천자춘추/한상(韓商)

이제 10년도 더 된 일이지만 ‘베니스의 개성상인’이라는 책을 흥미롭게 읽은 적이 있었다. ‘베니스의 개성상인’은 1983년 런던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고가에 팔려 화제가 된 네덜란드 화가 루벤스의 그림 「한복을 입은 남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쓴 책이다. 지금처럼 교통이 발달되지 않았던 시기에, 멀리 네덜란드의 화가가 어떻게 아시아 끝에 위치한 우리나라 사람을 그려낼 수 있었을까. 작가 오세영은 이 책에서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하며 이에 대한 해답을 ‘송상의 힘’에서 찾았다. 고려시대에 송상이 있었다면 오늘날에는 한상이 있다. 국제무역의 장벽이 높아지고, 국가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창의력으로 아이템을 발굴하고, 뚝심으로 일을 추진하면서, 지킬 것은 지키는 사람들이 바로 오늘날의 한상이다. 급속도로 경제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의 배후에 세계 도처에서 활약하고 있는 화상들이 있듯이 우리나라에는 한상이 있는 셈이다. 마음은 고향에 남겨둔 채, 고향을 떠나 먼 타지에서 온갖 고생을 다하면서도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품위를 유지하고 있는 한상들이 오는 9월 경기도에 모이기로 했다. 한민족 경제인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제4차 세계한상대회’가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린다. 섬유벨트 등 한상만의 특화된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고,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명실상부한 국제비즈니스 대회가 될 이번 한상대회가 우리 한상들이 화상들 이상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편으로 한상들에 대한 기대가 더욱 남다른 것은 이들의 가슴에 대한민국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고국의 소식을 항상 귀담아들으면서, 어떻게든 고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깊은 애정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0일부터 있을 고국방문캠페인(홈커밍캠페인)은 이들 한상들의 고국에 대한 깊은 애정에 보답하고, 타지에서 공허해졌을 마음을 자긍심으로 채워주기 위한 것이다. 또한 궁극적으로 ‘2005 경기방문의 해’를 맞아 경기도를 찾는 관광객들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한상들을 통한 구전마케팅은 한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의 유치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병역기피를 위해 우리나라 국적을 버리는 요즘 세태에, 전세계에 실핏줄처럼 퍼진 한상들의 힘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더욱 활기있게 뛰노는 날을 기대해본다. 대한민국 관광이 더욱 빛을 발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신 현 태 경기관광공사 사장

천자춘추/전력소비 증가와 수요관리

올 여름 이상 고온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더라도 전력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전력소비 증가율은 선진국들의 2~3%수준과 달리 최근 5년 평균 약 8%정도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매년 100만kW짜리 발전소를 3~4기 정도는 건설해야 한다. 그러나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누구나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발전시설을 확충하는데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상존한다. 최초 발전소부지 확보에서부터 건설에 따른 막대한 투자비, 주변의 환경문제 등을 고려할 때 공급설비의 적기 확보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최소비용계획의 일환으로 공급측 대안과 수요측 대안의 최적조합을 찾는 통합자원계획 개념의 수요관리를 통해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수요관리란 최소의 비용으로 소비자의 서비스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소비자의 사용 패턴을 합리적인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제반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는 전력공급 설비확충에 중점을 두어 온 과거의 공급측 관리에 대응되는 개념으로서 부하관리(負荷管理)를 포괄하는 상위개념이다. 전력수요를 관리하는 방법은 가격기능에 의한 방법과 비가격기능에 의한 방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가격기능에 의한 수요관리는 선택적 요금제도를 이용하여 소비자가 전기소비 절감을 위해 전기사용 패턴을 자발적으로 조절하는 간접방식의 수요관리 방법으로 현재 시행하고 있는 계절별·시간대별 차등요금제도, 하계휴가·보수기간조정 지원제도, 자율절전 지원제도, 심야전력요금제도, 직접부하제어 지원제도, 비상절전 지원제도 등이 여기에 속한다. 또 비가격기능에 의한 수요관리는 리베이트제도를 이용하여 고객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방법으로 소비자가 효율이 높고 경제성이 있는 기기를 자발적으로 선택하여 사용하는 제도이다. 축냉식냉방설비 설치, 원격제어 에어컨 보급지원, 에너지절약형 고효율조명기기 등에 대한 지원 제도가 있다. 에너지 부존자원이 없고 전력사용이 급증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수요관리를 통해 합리적으로 조절하고, 공급을 위한 과도한 투자를 억제 또는 지연시켜 최소의 비용으로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하는 방안이 경제발전에 초석이 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송 원 순 한전 경기지사장

천자춘추/이미 태어난 아이라도 잘 키우자

우리나라는 과거 40년간 가족계획으로 출산력을 낮춤으로써 경제성장 촉진을 꾀하여 왔고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반대급부로 이제는 ‘인구감소, 고령화, 경제침체’라는 3중고 속에서 국가소멸의 위기를 맞고 있다. 2002년 9월 출산율감소 지적이후 범 국가차원의 다양한 출산장려책이 마련되고 있으나, 이와 함께 이미 출생된 아이들을 잃지 않고 양육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미혼모 출생아, 10대 산모 아동, 유기아동 등의 경우 한해에 2천300명이 해외로, 1천500명이 국내로 입양되고 있다. 경제대국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해외입양 실적이 세계 4위를 달리고 있어 국내입양을 활성화하자는 자성이 일고 있으나, 아직 입양부모 자격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장애가 되고 있다. 입양을 통하여 공적지원만을 노리거나, 노동력 착취, 아동학대, 성폭력 등의 부작용을 막는 안전장치를 장착하고는 신속히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구의 수는 물론이지만 질적 확보도 매우 중요하다. 부실한 양육은 국민의 질 저하를 초래하여 인구감소의 위기를 더욱 확대시킨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아동학대로 인한 것이다. 아이를 제대로 먹이거나, 입히거나, 가르치거나, 치료하거나, 정서적으로 도와주지 않고 학대할 경우 피해아동은 자기 밥벌이는 물론 남을 부양할 만한 인간으로 커나가지 못한다. 인간은 나이별로 형성이 되어야할 필수 기능(정서발달, 인간신뢰, 상호관계, 기초학습 등)을 정상 성장과정을 통하여 습득해야 한다. 사람도 컴퓨터와 비슷하다. 시기별로 필요한 기능이 제 때에 지원되지 않으면, 전혀 부팅이 되지 않거나 불량 작동을 하는 곤란한 컴퓨터가 되고 만다. 태어나서 부모의 사랑을 받아야할 아이가 수개월이나 수년을 맞다가 죽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아기는 눈만 마주쳐도 웃게 마련이다. 학대받는 아기는 시선을 회피하며 세상의 근심을 혼자 짊어진 듯한 표정을 짓는다. 잘 나가는 기업이 국가를 부흥케 하고 경쟁력을 높이며, 건강하고 유능하게 자란 사람이 국민을 먹여 살린다. 역으로 옆집 자식에게 문제가 있으면 곧 우리 동네에, 사회에, 국가에 부담이 되고 나의 책임 일부로 귀착된다. 내 몸으로 낳은 자식만이 잘 되어야만 한다는 고집은 매우 저차원적이며, 선진국민 소양과는 거리가 멀다. 불우한 이웃도 돌보고, 입양한 옆집을 격려하고, 잘 커가는 이웃집 아이를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한 민족 특유의 긍지를 다시 돌이킬 때가 아닌가 싶다. /배 기 수 아주대병원 소아과 교수

천자춘추/공공기관과 지역발전

정부는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충남 연기·공주 지역에 조성하기로 하고, 그 후속 대책의 일환으로 수도권 소재 177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은 수도권의 과도한 집중을 억제하고, 각 지역의 균형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공공기관 지방재배치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해당지역의 성장잠재력이나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다. 그러나 각 지역의 유치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혹시 공공기관 이전 정책이 이 기본적인 원칙을 벗어나 추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 또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관련법에 의해 수도권에는 공공기관을 유치할 수 없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가균형발전은 수도권, 비수도권 가릴 것 없이 각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감안하여 추진하여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윈윈(win-win)전략이다. 수도권이라는 이유 하나로 그 지역 발전에 필요한 공공기관을 유치할 수 없다면 수도권의 경쟁력을 끌어내리는 것으로, 논리적 모순이라고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요즈음은 국제경쟁이 치열해서 대기업이던, 중소기업이던간에 기업이 독자적 힘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다른 기업, 공공기관, 대학, 연구소, 경제지원단체 등과 긴밀하고 효율적인 협력이 필요한 시대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협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기관과의 ‘지리적 근접성’이다. 최근의 지역발전 논리는 그 지역에 필요한 기업이나 기관의 집적을 통해 긴밀한 협력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장원리를 무시하고, 인위적인 방법을 동원한다면 우리가 바라는 지역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각 지역에 자연적으로 생성된 성장잠재력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해당지역발전에 필요한 공공기관을 그 지역에 이전하도록 하여야 한다. 지방이 골고루 잘 사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한다. 다만, 공공기관 이전 정책과 같은 국가 중대사가 시장원리를 무시하고, 인위적 방법이나 형식논리에 의해 추진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박 동 석 인천상공회의소 부회장

천자춘추/사과도 덥다?

사과 때문에 미인이 많다고 할 정도로 경북 대구는 예전부터 유명한 사과의 주산지였다. 그러나 아무래도 요즈음 대구 사과의 지명도는 예전에 비하여 낮아진 것 같다. 그 이유는 도시화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기온이 전반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의 최저 기온이 영하 10℃ 이하로 내려간 날이 1960년대는 11.3일인 반면 1990년대는 3.8일로 줄었으며, 한밤 기온이 25℃를 넘는 열대야는 두 기간동안 4월2일에서 8월2일로 늘어났다고 한다. 또 지난 100년간 한반도의 평균 기온이 2℃ 높아졌지만, 앞으로 100년간은 5~6℃ 정도 높아질 것이라고도 한다. 기온이 높아지고 있고, 그 속도는 점차 더 빨라진다는 것이다. 벌써 기온 상승으로 인한 우리의 삶과 환경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농업부문에서 느껴지는 변화는 더욱 크다. 요즈음 사과의 유명 산지는 대구보다 고위도인 곳이며, 이들 지역에서도 해발 400m 이상인 곳에서 좋은 사과가 생산되고 있다. 원예연구소에 따르면 평균 기온이 현재보다 2℃만 올라도 남한의 대부분 지역은 사과재배에 부적절한 지역이 되고, 지금까지는 너무 추워서 사과를 재배하지 않았던 강원도와 백두대간에서 좋은 사과가 생산될 것이라고 한다. 사과뿐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제주에서만 생산된다고 알려져 있는 한라봉도 남해안 지역에서 재배가 늘고 있으며, 복분자딸기, 참다래의 산지도 변해가고 있다. 우리나라 소나무의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는 재선충도 이를 옮기는 솔수염하늘소가 따뜻해지는 온도에 편승하여 그 활동 영역을 남부에서 중부로 급속히 확대해 가기에 더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기상변화가 일어나는 원인은 도시화, 프레온 가스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화석 연료 사용, 산림 훼손과 대형 산불 등이다. 앞으로 기상의 변화가 우리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커질 것이고, 어느 순간 우리가 감내해내지 못할 수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민족의 정체성은 그 민족이 뿌리를 내린 곳의 기후와 풍토, 그리고 그 곳에서 나는 농산물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당대의 민족 구성원은 그 것을 성공적으로 후대에 전달하기위하여 노력할 의무가 있으며, 그리할 때 비로소 한 민족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급속한 기상 변화를 예방하고, 또 그 변화에 대응하는데 국가적으로나 민족적으로나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강 상 헌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장

천자춘추/범죄피해자 구제 제도

각종 범죄나 재해로 인한 피해자들은 직접적으로 당한 피해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파생되는 후유증으로 정신적인 고통이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우리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찾는 피해자들을 보면 뺑소니 차량에 반신불구가 된 67세 노인의 가족생계 곤란과 좌절, 아르바이트를 하며 야간학교에 다니던 여학생이 성적피해를 당하고 심한 자책으로 본인의 정신적 불안과 부모의 절망, 그리고 몽골에 두고온 3남매와 처의 생계를 위해 이국만리 한국의 가구공장에서 일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병원에 누워 있으나 가해자는 불법체류자라고 거들떠보지도 않는 딱한 처지의 피해자들이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국가에서 피해자들의 권리를 구제하고 보호해 주는 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범죄피해자 구조금 지급제도가 있다. 구조금 지급제도는 범죄행위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중장해를 당하고도 가해자를 알 수 없거나, 가해자가 아무런 자력 배상능력이 없고 생계가 곤란한 경우 국가가 범죄피해자 또는 그 유족에게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둘째, 배상명령제도가 있다. 배상명령제도는 형사사건의 피해자가 범인의 형사재판 과정에서 간편한 방법으로 손해배상 명령까지 받아낼 수 있는 제도다.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 경우 강도, 절도, 폭력행위(폭행, 상해, 과실치상 등) 공갈, 사기, 횡령, 배임, 손괴 사건 등으로 범죄피해자 또는 그 상속인만이 신청할 수 있고, 범인 (가해자)이 피고인으로 재판 받고 있는 법원에 2심의 변론이 종결되기 전까지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피해자 구조제도가 있어도 우리 센터에 찾아오는 범죄피해자들은 대부분 모르고 있으며,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지원을 요청하는 분들의 70%가 ‘법률적인 구조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범죄피해자들이 자기가 배상명령을 받을 수 있는 피해자지만 그 피해를 배상받을 길은 없거나 있어도 많은 소송비용이 필요할 것 이라는 일반상식적 생각을 갖고 피해를 입고도 모르고 지나치는 분들이 많다. 우리 피해자지원센터를 찾아오신 분들중 배상명령 신청제도를 안내받고 새로운 것을 찾아낸 것 같은 표정을 짓는다. 또한 범죄피해자지원센터 효율성을 높이고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관계법 제정과 전국 센터간의 네트워크 구성, 그리고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내에 법률전문가의 상근 등이 발전과제다. /조 수 기 경기북부 범죄피해자 지원센터 사무국장

천자춘추/보람찬 주말을 위한 斷想

7월부터 주5일제 근무제가 확대 실시된다. 직장인들은 벌써부터 주말을 어떻게 보내야 효율적으로 보낼 것인지 고민을 하고, 기대에 부풀기도 한다. 기업에서는 주말을 이용한 자기계발 강좌를 열어놓고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우리 경기도여성회관에서도 주5일근무제 시행에 따라 직장여성들의 자기능력개발이나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다. 모 경제연구원에 의하면 주5일근무가 시작될 경우 실력위주의 인사 강화, 가족적 기업문화 대신 개성과 창의력을 강조하는 문화정착, 지적부가가치 중시 등의 방향으로 경영 환경이 바뀔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제 자기계발은 ‘권고’가 아니라 ‘필수’이며, 능력이 없으면 도태되는 극단적인 경쟁사회가 더 빨리 다가올 수도 있다고 한다. 주5일 근무제는 직장인들이 자기계발을 통해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고, 지친 심신을 쉬게 하여 재충전으로 업무의 능률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한 삶의 패턴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한다. 여가시간을 잘 활용하면 사회생활을 보다 풍요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5일 근무제를 이미 시행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주말여가 활동 가운데 여행(27.7%)을 가장 많이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고, 문화관광부의 조사에 의하면 62.2%가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하여, 주5일근무제가 가정에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 정부에서는 도농교류 정책으로 ‘1촌1사’ 운동을 활발하게 펼쳐나가고 있으며, 우리 경기도에서도 전통 먹거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슬로푸드 마을을 조성하여 가족체험학습의 장으로 개발하였다. 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별학습도 필요하겠지만 새롭게 생긴 주말시간은 가족이 함께 역사와 문화, 생태를 체험하고 학습하는 가족의 시간을 만드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농어촌을 경험하지 못하는 요즈음 아이들의 손을 잡고,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힘겹게 지키고 있는 우리의 농촌을 고향 삼아 농촌일손도 도와주고, 어르신들의 말벗이라도 해주면, 비용도 적게 들고 경제적 부담이 없는 보람 있는 주말프로그램이 될 것이라 생각을 해본다. /이 순 희 경기도여성회관장

천자춘추/-핀란드 방문기- 국민이 원하는 나라

핀란드 헬싱키에 살고있는 싱글맘인 캐리(Carrie)는 10살과 6살의 아이를 둔 취업여성이다. 6살짜리 딸아이는 시에서 운영하는 시립보육센터에 맡기고 올해부터는 무료로 제공되는 유치원교육도 받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은 9년 동안의 초등 및 중등교육을 받을 때까지 무료로 학교를 다니게 된다. 그녀의 아들은 핀란드 문화재단에서 실시하는 음악무료교육에 참여해 첼로에 재능이 있음을 알았고, 핀란드의 4개 예술전문대학 중 하나에 진학하는 것이 바람이다. 물론 대학에 진학해서도 학비는 없다. 캐리는 얼마 전까지 실업상태였는데, 실업기금에 의한 실업수당을 받으며 정부에서 실시하는 무료 취업교육을 이수, 최근 한 기업에 취업을 했다. 취업후 고용연금과 산재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했는데 국민연금과 함께 노후소득보장의 기틀이 된다. 일주일 전 캐리의 딸은 심한 감기를 앓았는데 진찰후 공공병원으로 옮겨 훌륭한 의사와 간호사에게 진료를 받았다. 그녀는 15세 미만이기 때문에 모든 의료서비스는 무료다. 지난 5월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해외시찰단 단장 자격으로 유럽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북유럽의 사회보장제도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고 우리나라의 적용가능한 제도가 있는지 직접 보고 관계담당자와 토론하기 위한 소중한 기회였다. 세계최고의 복지수준인 북유럽의 핀란드. 인구 500만의 작은 나라지만 1인당 GDP는 2만 6천달러로 국가경쟁력은 세계 1위 수준이다. 앞서 언급한 캐리의 사례는 핀란드의 사회보건부의 공무원이 대답한 사회보장제도를 꾸며본 것이다. 캐리와 마찬가지로 두 아이와 함께 사는 우리나라의 싱글맘의 현실은 어떨까?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친정어머니나 옆집아주머니께 부탁을 해야하며, 불가능할 경우 월 100만원 가량하는 보육시설에 맡기고 출근해야 한다. 만약 아이가 음악에 관심을 갖고 있어도 몇십만원씩 하는 사설학원에 보내기엔 아이를 둘씩 키우며 혼자사는 여성에게는 불가능하다.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전쟁이다. 우리나라도 사회안전망으로써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과 같은 여러 가지 제도들이 있지만, 완전한 질병 보장과 노후소득보장은 이루어지지 않고있다. 제도의 보완과 개혁이 절실하다는 사회적 요구에 국회에도 제도개혁을 위한 개정안이 여러 건 상정되어 있다. 국회의원으로서 책임감이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이 기 우 국희의원

천자춘추/효의 현대적 실천방안

주말 KBS 뉴스를 통해 충청도의 한 어르신이 어머니의 3년상을 마치고 탈상하는 장면이 보도되었다. 그분의 지극한 사연이 소개되고 묘소 앞에 엎드려 진정으로 곡(哭)하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그만 눈앞이 흐려지고 말았다. 오늘날에도 효 사상이 명실상부한 가치인가?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효의 내용은 무엇인가? 바로 대답하기가 어렵다. 근대사회로 전환하면서 변화된 환경은 효의 내용과 인식을 변화시켰다. 이제는 더 이상 자식이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을 지극한 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도 자식도 함께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현대식 아파트나 주택 구조는 3대가 공간을 함께 영유하기가 힘든 일이 되었다. 그 어른의 경우와 같이 친상(親喪)을 당하여 무덤 앞에 움막을 짓고 시묘(侍墓)하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주 특별한 효의 내용이다. 하지만 효나 예법에 관하여 조선시대에 관한 환상은 버릴 필요가 있다. 말이 3년이지 사실은 아버지의 상은 참최라 하여 햇수로는 3년째 만 2년, 어머니의 상은 재최라 하여 이듬해 1년만에 탈상을 한다. 그리고 이것은 장남에게만 해당되는 일이었다. 어버이의 산소 앞에서 3년간 시묘살이를 했다는 것은 분명 조선시대에도 어려운 대효(大孝)지만 지금의 직장인에게는 생업을 포기해야 가능한 일이다. 제사를 하루가 시작되는 자시(子時)에 지내는 것은 효를 모든일에 우선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아침에 겨우 지각을 면할 수는 있지만 공부나 업무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만약 우리 부모님이 중환이시면 옛날 어른들처럼 밤낮으로 병구완하는 것이 가능할까? 솔직하게 나는 자신이 없다. 다음 날의 걱정이 별로 없는 유복한 사대부(士大夫) 가문에서 하던 효의 내용을 바쁜 현대사회의 일반인들에게 강요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을 불효자로 만들뿐이다. 부모님의 병환을 위하여 살을 베어내고 손가락을 잘라 피를 낸다거나, 겨울철 산속에서 봄과일을 찾아내는 환상적이고 비과학적인 효를 강요하지 말고 ‘부모님에게 안부전화 자주하기’ 등 실질적인 효 생활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것이 현대에서도 여전히 효 사상이 유효한 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쉽게 실천할 수 있고, 밝고 아름다운 효행의 방법을 제시하여야 한다. 우선 경기도의 각 기관과 단체에서 매년 시상하는 효행상이 ‘병구완 몇 년’이 추천과 심사의 기준이 되는 어두운 옷을 벗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윤 여 빈 경기문화재단 전문위원

천자춘추/문화강국 코리아, 머지 않았다

작은 섬에 불과한 남이섬에 ‘겨울연가’의 주인공이 되어 보려는 관광객이 넘쳐나고 ‘대장금’ 궁중음식을 먹으러 대만, 홍콩, 중국 등지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 프랑스 칸영화제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한국영화들이 다수 초청되어 평론가의 찬사를 받고 있다. 한류열풍(韓流熱風)에 어깨가 으쓱해지는 한편으로 ‘과연 한류는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도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여러 학자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답변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한류가 왜 성공했는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 성공요인으로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은 바로 ‘문화콘텐츠’이다. 어느 지역에 있는 누구든지 좋아할만한 주제를 독창적으로 엮어낸 우리 문화콘텐츠의 우수성이 바로 한류의 근원인 셈이다. 따라서 한류의 지속성은 우리 문화콘텐츠의 우수성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한류와 한류 콘텐츠를 연구해 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상품을 재생산해 역(逆)으로 우리나라에 수출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고 한다. 동남아, 중국 각지에서 우리 한류상품들이 우후죽순으로 무단복제되어 팔리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문화적 잠재력을 가진 다른 나라에서 우리 콘텐츠를 연구해 재창조하려고 하는 움직임은 우리가 더욱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이렇듯 치열한 문화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체계화된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체계화되어 있지 못한 문화는 담을 그릇이 없는 물과 마찬가지여서 새어나가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경기도에서 준비하고 있는 한류우드에 기대가 크다.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한류우드는 ‘대장금 테마파크’가 들어선 양주 등 유명 촬영지와 연계한 관광기능과 문화콘텐츠를 제작하는 역할을 동시에 하게 된다. 결국 한류우드는 문화의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체계화된 시스템을 갖춘 한류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아울러 광명 음악밸리, 부천 만화밸리 등 장르별로 특화된 문화도시벨트와 한류우드가 연계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한류의 큰 축을 이끌고 있는 드라마와 영화, 만화, 게임, 음악 등이 한데로 묶여 세계의 문화인이 우리 문화를 배우러 달려오고,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문화강국 코리아의 저력이 경기도에서 발산될 그 날이 머지 않았다. /신 현 태 경기관광공사 사장

천자춘추/드뷔시와 화요회

마치 중세의 비밀 결사 모임의 이름 같지만 19세기말 프랑스 파리의 예술가들이 화요일마다 모여서 토론하며 교류하였던 모임의 이름이다. 클로드 드뷔시는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 1885년부터 1918년까지 빅토르 위고의 뒤를 이은 “시온수도회 뱃상공들 / 그랜드 마스터”로 나오는데 신비함을 간직한 프랑스의 위대한 작곡가이다.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드뷔시는 1862년에 태어났고, 천재적인 음악성을 가졌다. 10세의 나이로 파리 국립음악원에 입학하여 22살 때 로마대상을 받아 로마로 유학을 하였다. 드뷔시는 모든 예술, 즉 문학, 회화, 조각, 건축, 진화학, 그리스나 중세기의 성가, 1천여가지가 넘는 동양의 원시적 음계를 이해하는 놀랄 만큼 날카로운 감지력을 가졌다. 그의 이러한 뛰어난 예술적 능력은 당시 그가 매주 화요일 말라르메의 집에서 열리는 모임에서 받은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볼수있다. 드뷔시는 모리스 라벨과 더불어 인상주의(Impressionism) 음악을 창시하고 완성한 작곡가인데, 상징시인 말라르메의 대표작인 ‘목신의 오후’는 그와 정신적 교류를 나누던 드뷔시에 의해서 1894년에 관현악곡으로 작곡되었다. 그리고 무용가 니진스키는 이 시와 음악에 따라 1912년에 발레로 안무하였는데, 현대발레의 효시로 여겨지고 있다. 드뷔시가 창시한 인상주의 음악은 특히 미술 사조의 영향을 받아 당시의 대표적인 화가들의 인상주의 표본이 되었다. 당시 화요일 저녁때 파리의 상징주의 시인 말라르메의 아파트에서 젊은 예술가들이 모였고 후일 이 ‘화요회(火曜會)’ 모임에서 20세기 초엽의 문단에서 활약한 H.레니에, P.루이스, A.지드, P.클로델, P.발레리 등이 배출되었다. 문학과 미술 그리고 음악의 만남은 환상적인 기쁨을 느끼게한다. 百聞이 不如一見이라고 음악으로 표현할 때 같은 장르의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한편의 시를 낭송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우리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것은 ‘예총’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의 약칭으로 음악협회, 미술협회, 문인협회, 국악협회, 무용협회 등이 주축이되어 전국에 시 지부를 두고 있으며 매년 정기 총회와 이사회 등의 모임을 갖는다. 이러한 모임이 화요회와같은 교류로 발전하여 우리나라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게 되리라 전망한다. /윤 왕 로 화성시청소년교향악단 지휘자

천자춘추/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투자

기업 본연의 목적이 이윤추구에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사회는 그 기업이 성장과정에서 받은 각종 혜택과 이익의 일정부분을 환원토록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사회적 책임 요구에 따라 경영활동과 무관한 사회공헌활동, 즉 문화활동 지원·기부·자원봉사 등을 통해 그 책임의 일부를 실현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경제인 단체인 전경련에서는 경상이익의 1%이상을 사회공헌활동에 지출하겠다는 취지로 ‘전경련 1% 클럽’을 창립하여 추진하고 있고 현재 국내기업들도 기업평균 매출액의 0.37%를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출하고 있다. 또한 일부 대기업에서는 사회공헌 팀이라는 별도의 조직을 운영하고 사회공헌보고서를 내는 등 본격적인 공헌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공기업인 한국전력도 높은 경쟁력과 우수한 경영성과를 인정받고 있지만 사회공헌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지난해 전국 267개 조직 5000여명으로 구성된 사회봉사단을 창단하여 복지사회 구현 및 경제 문화 발전에 공헌하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에서 펼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의 규모와 투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기업은 외국에 비해 적지않은 규모의 투자를 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구성원의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일시적, 가시적 성과 위주로 사회공헌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어 사회 전반적인 공감대 형성에 한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이제는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공헌활동이 무엇보다 필요할 때이다. 아직도 일부 경영자는 사회공헌활동을 단지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무감에서 비롯된 한시적 비용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기업의 장기성장을 위한 투자전략으로 인식해야 한다. 또한 경영자는 사회공헌활동을 회사 경영정책의 기본 방침에 포함하는 제도적 장치를 하고, 기업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을 일치 시키고자 하는 새로운 가치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이미지를 제고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성장전략으로 이용해야 할 것이다. 보다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동참하여 계층간·세대간·지역간 갈등을 해소하고 다 같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송 원 순 한국전력 경기지사장

천자춘추/아이를 늦게 낳아도 괜찮을까?

우리나라는 저출산율(1.17명)에 이르기까지 약 40년이 소요되어, 선진국들의 경우인 150-200년에 비하여 매우 빠르다. 1983년 출산율은 인구대체기준인 2.1명에 이르렀으나 그 이후 지속적인 저하를 보이며 급속히 노령국가로 진입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장래를 걱정케 한다.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 사회진출 증가, 효과적 피임방법 등은 결혼시기와 첫아이 출생시기를 점점 늦추는 결과를 초래하여 인구감소를 앞당기는 원인 중에 하나가 되었다. 우리나라 가임여성들은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한 후에 적절한 시기를 보아 아이를 한둘 낳으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것이 35세 이상으로 까지 연장될 경우 고령임신으로 인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남성도 그렇지만 특히 여성의 경우 수태능력은 30세부터 감소하기 시작하여 40대중·후반이면 현격히 감소되고 잠재능력은 거의 없어진다. 이처럼 생리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성립되는 고령임신은 태아나 임신부 모두에게 각별히 높은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한다. 고령임신의 문제점은 임신중 합병증, 산후 산모합병증, 태아·신생아 질환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①임신중 합병증으로는 임신중독증(고혈압), 당뇨병, 유산, 전치태반, 태반조기박리, 조기진통, 양막조기파수, 융모양막염, 다태임신, 양수과소증, 양수과다증, 자궁경관무력증, 절박유산, 자궁근종, 빈혈 등이 있으며, ②산후 산모합병증에는 제왕절개, 출혈, 질벽열상, 심한 회음부 열상, 자궁경부 열상, 빈혈, 상처감염, 방광기능 부전, 비뇨기 감염, 범발성 응고장애, 폐부종 등의 심한 합병증이 있다. ③태아·신생아 합병증으로는 저체중, 태아발육제한, 거대아, 선천성기형, 자궁내태아사망, 신생아 중환자 발생, 생후 1주내 사망 증가 등등이 발생한다. 물론 젊은 임신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만 그 빈도와 정도가 고령임신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 요점이다. 나이가 많은 임신부에 대비한 의학의 발달은 눈부시지만 아직도 불가항력적인 질환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미처 대비하지 못함으로써 평생을 부담 속에 살아야 하는 사태 발생은 피해야 할 것이다. 젊은 여성들에게 ‘일을 마치고 아이를 낳기 보다는, 아이를 낳고 일을 한다’는 현명한 생각과 이를 지원하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염원한다. /배 기 수 아주의대 교수

천자춘추/기업인의 여유

우리 기업인들이 좀 더 여유있는 생활을 해야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창의적 혁신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세상에서 지식을 부단히 습득하고, 아이디어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사고력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여유를 가지고 여러 사람들과의 교류나 다양한 체험을 할 필요가 있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전 회장 제프리 존스는 한국 사람들이 ‘여유’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어서 이에 해당하는 영어단어를 찾아보았으나 찾기가 어려웠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왜 영어에는 이에 해당하는 정확한 단어가 없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고 한다. 英美社會는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안정된 사회이고 여유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여유’라는 단어를 꼭 써야 할 필요성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는 것이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한국사회는 별로 여유가 없는 사회라는 것을 지적하는 것 같다. 사실 우리 기업인들은 그동안 너무 정신없이 지내온게 사실이다. 특별한 자원도 없고, 특별한 기술도 없는 나라에서 우리 특유의 도전정신으로 남보다 두배, 세배 이상 뛰면서 오늘날의 발전을 이룩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70년대와 80년대 초에는 요소투입위주의 ‘압축성장’방식으로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식의 성장에 한계가 온지도 벌써 20년쯤 되는 것 같다. 열심히 뛴다고만 해결될 일이 아니다. 남보다 더 많은 지식으로 무장하고, 남보다 먼저 창의적 아이디어를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지식을 획득하는 수단은 교육, 전문서적, 인터넷, 언론, 간담회 등 다양하다. 이같이 다양한 수단 중에 고급정보를 가장 확실하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한다. 전문서적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얻은 지식은 산지식이 될 수 없다. 전문가나 경험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서 우리는 가장 쓸모 있는 고급정보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이렇게 해서 습득한 지식을 기반으로 개발된다. 또한 창의력의 생성과정은 다양한 사고력과 우연한 관찰이나 체험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인들이 자기 회사의 현장에만 있어서는 고급정보나 지식의 습득과 다양한 관찰이나 체험을 할 수 없다. 여유를 가지고 다른 기업인들이나 전문가들과 교류를 많이 하고, 다양한 사고력의 함양을 위해 예술, 문학 등의 이해나 외국어능력 향상을 위한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박 동 석 인천상공회의소 부회장

천자춘추/아프로디테의 눈물과 찔레

그리스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라는 미소년을 사랑하고 있었다. 이를 질투한 아프로디테의 남편인 불의 신 헤파이스토스는 멧돼지로 변하여 사냥하던 아도니스를 물어 죽였다. 이때 죽은 아도니스의 피에서 돋아난 꽃이 아네모네이고, 아프로디테가 아도니스를 도우려다 입은 상처에서 흘린 피가 흰 꽃을 붉게 물들였는데 이 꽃이 장미이다. 아프로디테의 신화가 암시하듯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장미는 야생종이 개량된 것이다. 야생 장미는 원산지가 아시아로 아주 오래전에 유럽으로 건너가서 장미 육종에 이용되었다. 이 중에는 우리나라 등 동아시아에서 자생하고 있는 찔레도 포함된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라고 우리의 가슴을 적시는 유행가가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찔레꽃은 붉게 피지 않고, 하얀 꽃을 피울 뿐이다. 요즈음 우리 가슴속의 아련한 찔레가 아프로디테의 피를 수혈 받고 화려한 장미로 변신하여 우리나라에 돌아와 한창 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 장미이고, 가장 재배규모가 큰 화훼작물이 장미이며, 일본에 연간 1천만달러 어치 이상을 수출하는 꽃이 장미이다. 하지만 외국 종묘회사의 로열티 청구액이 가장 많아 재배가와 국내 육종가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꽃이 장미이기도 하다. 다행히 찔레의 본 고장이라는 것에 부끄럽지 않게 우리나라의 장미 육종도 이제는 본 궤도에 올라 우수한 품종이 많이 육종되고 있으며, 남쪽나라 고향 추억을 채워주고 있다. 이 새로운 품종들 중에는 일본에 수출되어 호평 받고 있는 품종도 있다고 하니, 찔레의 화려한 재 외출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찔레의 자생지에서 새롭게 태어난 장미품종이 농민들의 꿈과 함께 세계로 뻗어나가길 기대해 본다. 5월은 장미의 달이다. 가장 싱그러운 달인 5월을 꽃의 여왕 장미가 차지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이 5월에 사랑하는 여인에게 장미꽃을 선물해 보자. 장미 꽃 향기는 천식을 예방하고, 여성호르몬을 자극하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선물하는 붉은 장미 한 다발에는 열정, 기쁨, 아름다움, 절정, 욕망 등의 꽃말과 함께 내밀한 호르몬 자극 물질도 같이 건너간다. 호르몬 자극으로 여성을 더욱 기쁘게 하고 프로포즈시 성공확률을 높인다는데, 망설일 이유가 없다. /강 상 헌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장

천자춘추/기다림의 손길에 따뜻한 온정을

‘5월은 가정의 달’. 모든 가정이 행복을 이루는 달이 되었으면 좋겠다. 주변에는 ‘가정’을 상실하고 지치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많은 이웃들이 있기에, 사회의 그늘진 곳을 돌아보며 가정과 행복 그리고 나눔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자 한다. 지난 어린이날 많은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행복한 모습으로 매일 매일이 어린이 날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또 다른 상당수 우리 아이들의 그늘지고, 어두운 모습을 방송을 통해 보면서 마음이 짠했다. 마찬가지로 어버이날을 기념하여 즐거운 한 때를 만드는 가정들이 있었는가 하면, 어버이날이 차라리 없기를 바라는 외롭고 소외된 어버이들이 많이 있었다. 물론 어디에나 천국만이 존재할 수는 없으며,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도 소외된 외로운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버려진 아이들, 가난으로 헐벗고 굶주린 노숙자들, 외로운 노인들이 너무 많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가정은 사랑으로 만들어진 공동체인데 요즈음은 이 사랑의 관계들이 깨어지고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지금까지 우리 경기도여성회관에서는 여성들이 학습하는 즐거움으로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갈 수 있는 프로그램들과 동아리를 통하여 지속적인 학습과 지역사회로 환원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경기여성공연단을 통한 위문공연과 자원봉사센터를 통하여 작은 마음을 나누려 하고 있지만, 이제는 보다 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프로그램을 펼칠 계획이다. 학습의 장으로 찾아올 능력도 기력도 없는 소외된 사람들을 돌아보고 도와주기 위해, 우리가 찾아가서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하고 찾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여러 선진국들에서는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대신 찾아 나서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수행하고 있다. 작게는 그들을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새로운 희망과 꿈을 키울 수 있는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너무 큰 사랑의 실천부담으로 실행하지 못했던 것을 작은 실천과 작은 나눔의 미덕으로,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들을 찾아가 따뜻한 손길을 뻗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겠다. 우리 회관을 찾는 모든 여성들이 나눔에 앞장설 수 있도록 훈련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 순 희 경기도여성회관장

천자춘추/행복한 가정 만들기

가족들이 오순도순 모여앉아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함께 보내는 5월엔 각종 행사가 다채롭게 꾸며지고 있고, 날씨 또한 눈부시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우리 이웃 한 켠에서는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잃어버린 자식을 찾아 생업까지 포기한 아버지, 어머니들이 있다. 지난 1월, 칼바람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일요일에 한 실종아동의 가정을 방문한 적이 있다. 지난 2000년 당시 여섯살이던 어린 딸 준원이를 잃고 난 후 집안에 웃음이 사라진지 이미 오래란다. “아이를 잃어버리는 일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라는 실종아동 준원이의 아버지는 “직접 돌려주기 힘들면 내가 찾을테니, 차라리 길거리에라도 버려달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매년 3천여 명의 실종아동과 장애실종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아동 및 장애가족의 귀가가 장기화될 경우 생업포기, 가족의 정서적 불안정 등으로 인해 가족이 해체되는 등 사회적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실종자 본인과 실종으로 인한 그 가족의 신체·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줄이고 가정해체에 따른 사회적·국가적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실종아동 관련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항상 제기되었다. 2월부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실종아동등의 보호·지원에 관해 상정된 3가지의 법안을 심의하고 토론하는 것에 박차를 가했다. 여당 차원에서 관련부처와의 당정협의, 여러 차례의 간담회와 토론회를 통해 설득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거쳐 여야 공히 합의하여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하였다. 법안에는 실종아동등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실태조사를 실시하며 실종 예방을 위한 홍보활동을 하는 보건복지부의 업무를 규정하였고, 신속한 발견을 위해 신고체계를 구축하고 인권침해의 우려없이 유전자검사를 실시하는 등의 책무를 경찰청에서 관할하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행히 몇 개의 자구수정을 통해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에서 이 법안은 5월 3일 무난히 통과되었다. 실종아동을, 실종가족을 둔 부모님들의 염원을 담아 법체계가 정비된 만큼 하루빨리 우리이웃의 자녀들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1월 만났던 준원이도 빨리 집에 돌아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 기 우 국회의원

천자춘추/어버이날의 회상(回想)

“어버이 살아진 제 셤길이란 다하여라 디나간 후면 애닯다 엇디하리 평생에 고텨 못할일이 잇뿐인가 하노라” 송강 정철의 훈민가처럼 지난 8일 혼자 목욕탕에 갔다가 지난날 부모님 생각에 눈물만 짓고 나왔다. 연천 비무장지역 시골에는 목욕탕 시설이 없는 집이 대부분이고 공중목욕탕은 이십리나 가야 하기 때문에 아버님은 겨울철이면 우리 집에 오셔서 목욕탕을 자주 가셨다. 아버님은 자식이 성장해서 커가는 모습이 대견한 듯 했고, 부모자식 지간에 살을 맞대고 등을 밀어주면서 부자(父子)지간에 따뜻하며 사려 깊은 사랑의 표현을 주고받았기에 나 또한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의 아버님에 대한 작은 효심도 내 자식에게 빼앗기게 되었다. 아버님이 중학교에 들어간 손자녀석의 손을 잡고 목욕탕에 가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아버님의 진의를 잘 모르는 손자녀석은 할아버지가 등을 아프게 밀어주신다고 푸념이다. 나는 목욕을 다녀온 후 투덜대는 아들의 손톱을 깎아 주면서 말없이 나무란다. “이 녀석아 할아버지 등을 밀어 드리라고 했지 언제 할아버지한테 때밀이 서비스를 받으라고 했냐? 눈치 없는 녀석아!” 그래서 결국 3대가 함께 목욕탕에 가게 되었다. 아버님을 모시고 단 둘이 목욕을 가면 가슴이 뿌듯하고 보람이 있었는데 이제는 나의 기분이 달라졌다. 늙으신 아버님의 등을 밀어드리면서 점점 어깨가 좁아지고 등뼈가 앙상한 아버님의 야윈 등을 행여나 아파하실까봐 정성을 다해 조심스럽게 밀며 나의 이 작은 효도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으면 가슴이 메어진다. 자식의 성장을 지켜보며 약동하는 봄을 찬미하듯 먼 장래의 꿈을 심어보는 목욕이기에 우리 3대의 목욕은 뜻깊은 혈육의 정을 나누고 애정표현의 장이 되기 때문에 뜨거운 온탕 속에서도 우리 3대는 ‘물보다 더 진한사랑’을 느낄 수 있어서 목욕탕 가는 날을 기다리곤 했었다. 그런데 5년전 아버님께서 노환으로 돌아가시고 아들녀석은 군대에 입대한 후부터는 나혼자 목욕탕에 가서 남의 등을 밀수도 없고 나의 등을 밀어줄 사람도 없어 늘 개운치 못한 목욕이 싫어졌다. 그 후 조기축구회 회원들과 토요일날 여러 명이 어울려 목욕을 즐겨 왔다. 그런데 이번 ‘어버이날’은 조기축구장을 못나갔기 때문에 혼자 목욕탕에 갔는데 손자와 같이 목욕을 하는 친지가 “요녀석이 할아버지 등을 제법 잘 민다”는 자랑의 말을 듣고 울컥 돌아가신 아버님의 등을 밀던 생각이 나자 손등으로 눈을 비비며 도망치듯 목욕탕을 나오고 말았다. /조 수 기 경기북부 범죄피해자 지원센터 사무국장

천자춘추/홍난파와 윤이상

우리나라 음악계에서 최근 서로 상반된 평가를 받는 음악가는 홍난파와 윤이상이다. 윤이상은 현재까지 세계음악계에 가장 잘 알려진 한국의 작곡가이다. 그는 살아있을 당시 이미 유럽에서 광범위하게 인정을 받은 행운을 누렸다. 하지만 남북 분단이라는 한반도의 상황은 그에게 비극적 흔적을 남겼다. 1967년 이른바 ‘동베를린 공작단 사건’이라는 누명을 쓰고 베를린에서 한국으로 강제 납치되어 모진 고문과 가혹한 수형 생활을 당했으나, 세계음악계의 구명운동에 힘입어 2년 만에 형집행정지로 독일로 돌아가서 끝내 고국에 돌아오지 못했다. 그후 북한의 음악발전에 힘썼고 윤이상음악연구소는 평양에 있다. 올해는 ‘용의 귀환’이라는 타이틀로 윤이상 평화재단이 설립되어 지난 3월18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창립기념식과 기념 연주를 하였다. 그의 명예회복의 시작이고 상처 입은 용의 승천이다. 홍난파는 우리나라의 최초의 작곡가이며 바이올리니스트이고 지휘자인데 그의 본명은 홍영후이다. ‘봉선화’ ‘금강에 살어리랏다’ ‘봄처녀’ ‘성불사의 밤’ ‘옛동산에 올라’와 같은 가곡과 ‘달마중’ ‘낮에 나온 반달’ ‘고향의 봄’과 같은 동요를 통해 해방 이후의 음악 교과서를 통해 한국인에게 일상적인 것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의 친일적인 활동이 이제 문제가 되고 있다. 두 분은 공통적으로 일제강점기에 일본유학을 하였고 홍난파는 동경음악학교에, 윤이상은 오사카음악학교에서 수학하였다. 우리의 위대한 음악가들이 이제는 서로 다른 평가를 받는다, 이념 때문에 금기되었던 윤이상은 민족의 영웅이 되고, 우리가 어릴 때부터 배웠던 음악교과서에 가장 많이 나오는 노래를 만드신 홍난파는 친일파로 낙인되어 가는데, 검증되는 시간이 너무 짧아 정치논리라는 의구심도 생긴다. 며칠전 어린이날인 5일 도쿄 NHK 홀에서 일본 NHK교향악단은 ‘봉선화’를 앙코르곡으로 연주하였는데 암울했던 일제시대, 한민족의 서글픈 운명을 빗대 불렀던 이 노래의 선택은 NHK교향악단 단원들이었다. 어린이날을 맞아 미래 세대에 ‘한·일 우정’ 의 참뜻을 일러주기 위해서 였다. 난파생가는 화성시 남양읍 활초리에 있고 21일에 제7회 난파생가음악회가 열리는데 필자는 난파합창단과 화성시 청소년교향악단의 지휘를 한다. 어릴 때 배웠던 노래의 추억에 잠기며 우리 민족의 어두웠던 과거를 떠올리며 더욱 열심히 연주자의 길을 걷겠다는 각오를 가지면서…. /윤 왕 로 화성청소년오케스트라 지휘자

천자춘추/인생의 첫 번째 관문 성년례

성년례는 상고시대부터 면면히 계승되어온 민족의 중요한 문화유산인 동시에 인생을 살아가며 누구나 거치게 되는 4가지 통과의례, 즉 관혼상제(冠婚喪祭) 중 첫 번째 관문이다. 기록에 따르면 멀리는 삼한시대 때까지 성년례의 역사가 소급된다. 또한 성년으로서의 계율을 가르치고 명산 대처를 순회하며 연마시켰던 신라시대의 화랑제도도 진보된 성년례의 한 표현이었으며, ‘고려사’에도 광종 때 왕세자의 관례를 행한 기록이 보인다. 한편, ‘관례’(남자의 성년식) 또는 ‘계례’(여자의 성년식)라는 명칭으로 일반화된 것은 고려 말 ‘가례(家禮)’의 유입에서 비롯된다. 관례 또는 계례라는 명칭은 성년이 되는 상징으로 남자에게는 관(冠)을, 여자에게는 비녀를 각각 씌워주었던 데에서 생겨난 명칭이며 혼례를 올리기 전에는 반드시 관례나 계례를 먼저 거치는 것이 일반적인 관습이었다. 특히 사대부 집안에서는 관례잔치를 어느 잔치보다 더 성대하게 하였는데 이는 관례가 모든 예의 근본이며 대례로서 간주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 사례편람(四禮便覽)에 의하면 “남자는 누구나 15세부터 20세 사이에 모두 관례(冠禮)를 해야 한다”고 했으며, 예기(禮記)에도 “이십의 나이가 되면 관을 쓴다(二十而冠)”라는 기록이 보인다. 이들 문헌에서 공통적으로 15세부터 20세 사이라는 연령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성인이 되는 데 필요한 행동규범을 충분히 몸에 익힐 수 있는 시기이며, 한편으로는 청소년들의 생리적·신체적 변화를 감안하는 규정이다. 성년의식은 전세계에서 보편적으로 행해져 왔다. 미국의 경우는 ‘시민의 날’로 정해 만 18세가 되어 새로 선거권을 갖게 되는 성년에게 축하잔치를 해 주었으며, 그 밖의 나라들도 성년례의 기원이나 형태, 양식은 비록 다를지라도 나름대로의 독특한 문화체계 속에서 이같은 의식을 진행해 왔는데 남방 원주민의 전통놀이로 알고있는 번지점프도 사실은 성년의식이다. 성년례를 거치면 언어와 행동의 규범도 달리 하도록 하며 또한 주변에서도 그렇게 대접하게 된다. 이렇듯 외적인 변화를 엄숙한 의식을 통하여 가함으로써 내적 정신의 성장과 변화의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바른 몫을 해 내도록 권고하는 의미가 있다. 매년 5월 셋째주 월요일에 맞는 성년의 날이 전국적인 축제일이 되기를 기대한다. /윤 여 빈 경기문화재단 전문위원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