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전시·컨벤션 산업을 키우자

“전시(展示)산업은 선진경제 도약을 위해 매우 중요하므로 구체적 계획을 마련해 전시·컨벤션산업을 국가전략 산업으로 키워나가겠다” 지난 달 29일 공식 개장한 한국국제전시장(KINTEX)를 찾은 노무현 대통령이 한 말이다. 이번 킨텍스 개장을 계기로 컨벤션산업의 중요성을 새삼 재확인한 셈이다. 홍콩, 싱가포르, 일본뿐만 아니라 상하이를 중심으로 중국 또한 이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시점이어서 다소 늦었지만 그래도 다행스런 일이다. 컨벤션산업은 신기술 도입과 교류의 창구이자 비즈니스와 관광을 결합시키는 고부가가치산업이라는 점에서 우리도 발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고양에 들어선 킨텍스는 축구장 6개를 합친 것과 같은 크기로, 기존 코엑스의 1.5배에 해당하는 전시장 규모를 보유해 단일 전시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하지만 전시시설만 갖추어 놓는다고 해서 컨벤션 유치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컨벤션 유치를 위해서는 자료 수집, 제안서 작성, 심사 등 까다로운 절차들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복잡한 절차들을 개인이 해 나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전시시설 뿐만 아니라 환경, 관광 등 복합적인 인프라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즉 컨벤션에 참가하기 위해 오는 많은 사람들이 인근 관광지를 불편 없이 둘러보고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국제적 감각을 갖추고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우수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컨벤션기획사’라는 용어 자체가 아직 생소한데 전문교육기관을 통해 컨벤션 유치부터 진행까지 책임질 수 있는 우수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전시·컨벤션산업은 비즈니스와 관광이 연계되어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우리 경기도가 진정한 ‘세계관광의 떠오르는 보석’이 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전문인력 양성은 물론 컨벤션 유치전략 수립과 제안서 작성, 경쟁국가 분석, 컨벤션-관광지 연계 계획 등을 다각적으로 수립해야 할 것이다. 세계수준의 전시장인 킨텍스를 필두로 동북아 관광과 비즈니스의 허브로 떠오를 경기도. 이제 컨벤션산업의 새로운 장을 펼칠 때다. /신 현 태 경기관광공사 사장

천자춘추/에너지 저소비 구조로의 전환

에너지자원의 환경 변화에 따라 앞으로 각종 에너지기업의 생산 및 공급 비용이 상승할 것이다. 전기·가스 요금, 유류가격의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기업 및 개인이 에너지 사용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에너지 관련 비용이 상승하는 환경에서 유일한 대안은 에너지이용 효율 향상을 통한 에너지 저소비 구조로의 전환이다. 지난 98년부터 2002년까지의 5년간 1인당 에너지소비는 3.6TOE에서 4.3TOE로 20.3%의 기록적인 증가율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증가율이 1.3%인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의 에너지소비 증가율은 매우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에너지이용 효율 향상은 에너지 절약에서 출발한다. 실내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거나 불필요한 전등을 끄는 등 누구나 약간의 관심만 가지고 있다면 바로 실천할 수 있다. 기업은 각종 고효율기기 및 축냉설비를 도입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고효율 인버터, 고효율 변압기 등을 사용하면 에너지 효율 증대를 도모할 수 있다. 에너지 효율 증대를 위한 전력수요 관리제도, 고효율기기 지원제도 등도 도입해볼 만하다. 우리나라에서 각종 에너지자원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대응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오늘날의 기술 발전 덕분에 더 안전하고 깨끗하며 효율적인 원자력발전뿐이다. 특히 환경 측면을 고려할 때 이산화탄소 등 6가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극히 적은 원자력발전은 환경친화적 에너지원이다. 따라서 에너지 효율 증대와 안정적 에너지 확보를 위해 원자력발전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 이러한 원자력발전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원전센터 부지도 조속히 선정돼야 한다. 최근 정부는 병원에서 사용된 주사기, 원전에서 사용된 장갑과 같은 중저준위 수거물을 사용후 연료와 분리해 관리하기로 했다. 오는 2008년께 임시저장시설이 부족하게 될 중저준위 수거물만을 관리할 원전센터는 원자력발전을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효율 증대를 통한 에너지 저소비형 구조로의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위기는 기회라고 하지 않던가.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기업과 개인의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에너지이용 효율 향상에 매진하는 것이 절실한 때이다. /송 원 순 한국전력 경기지사장

천자춘추/외동아이 세상

여성들의 사회진출 욕구가 인구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자기성취에 정진하는 여성들은 결혼도 늦게 하며, 출산시기도 늦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려한다. 막대한 육아비용과 미흡한 육아지원제도는 가임부부의 출산의지를 절멸시켜 앞으로 ‘외동아이 가정’이나 ‘자식 없는 가정’이 다수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외동아이를 지칭할 때 ‘작은 황제(little emperor)’라 하는데, 이는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는 자기중심적 행위 때문이다. 외동아이가 지닌 장점도 있다. 성취욕과 자존심 수준이 높고, 머리가 좋고, 말도 잘하고, 건강상태가 양호하다. 그러나 부모의 과다한 관심 속에 자라난 외동아는 부모의 지나친 기대에서 비롯되는 정서불안, 형제자매 관계에서 생겨야할 학습경험 부족으로 극히 이기적이고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는 성인이 될 수 있다. 흔히 외동아이는 ①숫기가 없다 ②공격적이고 으스댄다 ③반사회적이고 그 결과 외로워 한다 ④공부벌레, 괴짜기질, 신동이다 ⑤외로움에 상상 속 친구를 만든다 ⑥버릇없고 제 고집대로 한다 ⑦이기적이고 의존적이다 ⑧정서적으로 문제가 많고, 애늙은이가 된다는 등의 지적을 받는다. ‘외동아이는 장애가 많아, 형제아이와 동일수준 적응능력으로 절대 살아갈 수 없다’라고 외동아의 사회적응 문제점을 역설한 학자도 있다. 외동아이에게 문제되는 심리발달 과정은 ①결핍기전 ②독자성기전 ③부모-자녀 관계기전 등 세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는 아동에게 결정적인 학습경험을 제공하는 형제관계의 부재로 인한 학습결핍, 둘째는 생후 수년간 부모의 전적인 관심을 받게 되는 맏이나, 동생의 출산으로 인하여 자리를 잃을 위험이 없는 막내와 유사한 경험을 공유하지만, 이들과는 또 다른 외동아의 독자적 경험, 셋째는 부모-외동아 사이의 상호작용 등등이 아동 발달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부모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자식인데, 하나만 낳아 심혈을 기울여 키운다고 만족스럽기는 어렵다. 부모의 지나친 애정이나 관심이 아동의 자발적, 능동적 학습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 자신의 아이가 남의 존재도 존중하며 클 수 있는 자연스런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다. 아이를 둘 이상 낳게 되면 자연 많은 것들을 아이가 배우게 된다. 성격 좋고 이해심 많고 똑똑한 우리의 아들딸들이 삼천리를 채우게 될 것이다. 국운을 위협하는 인구감소 해결을 위해서도, 지금 바로 ‘두 자녀 갖기’ 분위기조성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시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배 기 수 아주대병원 소아과학교실 교수

천자춘추/경제자유구역의 경쟁력 ‘사람과 문화’

지금 인천은 경제자유구역 개발이 한창이다. 국제공항과 항만이 있고 수도권에 속해 있는 인천의 지리적·전략적 이점을 살려 인천을 동북아 물류 거점도시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물류 거점 도시에는 IT, BT, 신소재 등의 첨단 산업과 다국적 기업의 본사 또는 지역 본부 등이 들어오기 때문에 물류거점 도시는 첨단산업과 국제 비즈니스 중심도시로 발전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경쟁국보다 늦게 시작한 우리가 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전략적 차별화 방안과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역시 우리는 우수한 자원인 ‘사람’과 ‘문화’로 승부하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특별한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내세울 만한 기술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우리는 우수한 인적자원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본다. 우리 특유의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요에 대응하는 국제적 수준의 맞춤식 교육과 질 높은 직업훈련이 요구된다. 경제자유구역에서는 경제적 논리에 따라 기능성과 효율성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칫 문화 수준이 낮고 개성이 없는 무미건조한 도시가 될까봐 걱정된다. 인천 송도의 중앙공원은 뉴욕의 센트럴 파크, 오페라하우스는 시드니, 수로(水路)는 베니스를 벤치마킹 한다고 한다. 건물이나 조경, 그리고 도시경관이 우리의 정체성과 역사적·문화적 특성을 살린 개성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하겠다. 경제자유구역에 사는 사람들은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높은 수준의 문화, 예술, 스포츠와 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국제적인 경영자나 기술자들은 도시가 기업하기 좋은 곳이라고 해서 그 도시로 오는 것은 아니다. 삶의 질과 마음의 풍요로움이 보장되는 살기 좋은 도시일 때 그 도시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멀지 않은 장래에 인천이 동북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고,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우수한 인적자원과 문화를 잘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글로벌 무한 경쟁의 와중에서 최고의 기능성과 효율성만 추구하는 무미건조한 도시가 아니라, 예의 바르고 개방적이며 근면 성실한 시민들이 있고, 문화적 수준이 높은 개성 있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 /박 동 석 인천상공회의소 부회장

천자춘추/우장춘과 나가하루

스나가 나가하루는 1898년 일본에서 태어나 동경제국대학 농학실과를 졸업한 후 일본 농림성 농사시험장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종의 합성’ 등 20여편의 주옥같은 논문을 발표하여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게 된 농학자이다. 언뜻 보면 우리와 무관한 뛰어난 한 일본인 학자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일본인이지만 아버지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적극 가담한 후 일본으로 망명한 한국인 우범선이라고 하면 우리와 무관하지 않게 된다. 또 아버지에게 칼날을 세우고 있는 조국에 단신으로 돌아와 조국의 종자자급을 위해 남은 인생을 마치고 조국에 잠들어 있다는 것을 알면 그는 더 이상 우리와 무관한 일본인이 될 수 없다. 그는 한국인이며, 그의 이름은 우장춘이다. 일본인으로서의 안락한 삶을 접고 한국인으로서의 삶을 선택한 동기에 대해서 그의 제자들은 아버지의 조국에 대한 원죄를 갚겠다는 생각이 컸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우 박사는 일본에 남은 가족들의 생활을 위하여 우리나라에서 모금하여 송금한 돈으로 현미경 등 연구 물품을 구입하여 귀국함으로써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는 시민환영대회에서 “나는 지금까지 어머니의 나라를 위하여 일본인 못지않게 일했다. 남은 여생은 아버지의 나라를 위하여 열심히 일할 것이고, 뼈를 조국에 묻겠다”고 의연한 각오를 피력하였고, 실제로 1959년 62세로 영면한 후, 그가 초대 소장으로 재직하며 제자들에게 “종자는 주권” 이라고 교육시켰던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가 내려다보이는 수원 여기산에 잠들었다. 노산 이은상 선생은 그의 묘비에 “흙에서 살던 인생 흙으로 돌아가매/ 그 정신 뿌리되어 싹트고 가지뻗어/ 이 나라 과학의 동산에 백화만발 하리라”고 헌시하였다. 올해는 광복 60주년이며, 일본 패망 60주년이기도 하다. 아직 잘못을 뉘우치긴 커녕 일본 극우파의 독도와 야스쿠니신사 망언이 나오고, 친일파 후손들이 자기 선조들의 땅을 법적소송으로 되찾고 있는 이때 우장춘의 인생행로와 업적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수원 서호변,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관에서는 10일까지 ‘우장춘박사 일대기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즐거운 휴일 아이들 손이라도 잡고 전시회와 농업과학관 관람도 하고, 바로 뒤에 있는 여기산 묘소도 참배해 보자. 대통령이 불러도 일하는 모습 그대로 찾아가고, 어머니를 못잊어 우물을 만들고 자유천(慈乳泉)이라고 이름 지은 한국인 우 박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강 상 헌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장

천자춘추/경기도의 두 거봉(巨峰)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에베레스트 산은 물론 8천m 이상의 세계 고봉 14좌를 모두 정복한 한국산악인은 묘하게도 경기북부 의정부시의 원도봉산 기슭에서 자란 엄홍길과 경기 남부인 오산 출신 박영석 산악인이다. 두 사람은 아시아 최초이고 세계에서도 7,8번째로 8천m 이상의 고봉 14좌 등정을 성공한 영웅이다. 엄홍길씨는 1988년 에베레스트 등정을 시작으로 1993년 초오유 시샤팡마, 95년 마칼루 드피크·로체, 96년 다울라기리, 마나슬루, 97년 가셔브룸1, 가셔브룸2, 99년 안나푸르나, 남카파르바트, 2000년 카첸중가, K2를 등정하고 2004년에는 세계 제5위의 높은 산 얄룽캉 등정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5좌에 성공한 ‘인간탱크’가 됐다. 그러나 엄홍길씨는 의정부 시민들이 히말라야 14좌 등정을 기념하기 위하여 그가 성장한 호원동 원도봉산 입구(망월사역)에 세워준 기념관 개관식에서 “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고 산은 오로지 나에게 인생의 목표 달성을 가르쳐 주는 스승 역할을 해준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세계의 고봉 15좌 등정을 성공하고도 그는 또 다시 중국령내 로체샤르의 정상을 오르기 위해 숨을 고르며 영어를 배우고 있다. 또 한 사람 대한민국의 자랑이요 경기도의 거봉인 박영석씨는 지금 히말라야 8천m 이상의 고봉 14좌 등정 성공, 7대륙 최고봉 등정, 그리고 3극점 중에 하나 남고 가장 힘들다는 북극점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그가 북극점 원정에 성공하면 한국의 허영호씨가 7대율 최고봉과 최고극점에 도달한 이후 그랜드 슬램에 성공하는 초인적인 기록을 세우게 된다. 박영석 북극원정 대장은 1963년 11월 2일 오산에서 출생하여 오산고 2학년때 산악등정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동국대 산악부에 들어갔으며 스물여섯살부터 등반대장을 맡았다. 사람들은 그를 부를때 늘 “박 대장”이라고 하며 일단 정한 목표를 바꾸지 않고 세상의 끝점만 간다고해서 ‘옹고집의 알피니스트’라고도 하는데 박 대장의 옹고집의 신념과 불굴의 기백이 오늘의 박 대장을 만들었다. 그런 그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인의 관심과 한국인의 응원속에 북극점 원정의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히말라야에는 에베레스트를 비롯한 8천m 이상의 고봉과 거산들이 즐비하지만 우리 경기도에는 히말라야 8천m 이상 고봉 14좌를 모두 정복한 산악등정의 거봉인 엄홍길, 박영석이 우뚝 서 있다. 북극점 도달을 눈앞에 두고 초인적인 사투를 하고 있는 박영석 대장과 원정대에게 격려의 큰 박수를 보내자. /조 수 기 경기북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사무국장

천자춘추/노을을 보며 마주기댄 노부부처럼

가끔 찾는 공원에서 손을 잡고 서로 의지하며 여유롭게 걷고 있는 노부부를 보면, 정말 좋아 보이고 부럽기도 해서 한참을 바라본다. 우리가 누리고 싶은 행복한 모습의 한 일면이 아닐까? 건강하고 여유롭게, 화목하고 평화스럽게, 즐겁고 행복하게 함께 할 수 있다면 세월이 흘러 뒤를 돌아보았을 때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유엔이 정한 고령화 사회를 이미 2000년에 진입한 상태이다. 올 1월 통계청 발표자료에 의하면 2018년이 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인구의 14.3%에 해당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우리 주변에서 무수히 많이 볼 수 있는 여러 어르신들! 그들은 과연 행복한 노년과 만족한 노후생활을 영위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단순히 나이를 먹고 생산 능력이 저하된 노인들이 사회의 짐이 되기보다는 사회구성의 일원으로 좀 더 건강하고 질 높은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만들고 가꿔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들이 사회문제의 표면으로 급부상 하면서 여러 가지 대안과 해결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경기도 여성회관만 하더라도 실버대학은 7개 과목에 9개 반이 활발히 운영되며, 수강 등록과 동시에 접수 마감되는 인기와 호응 속에 질 좋은 프로그램으로 노인들이 서로 교류하며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나름대로 여가활용과 사회활동에 흥미를 느끼고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무엇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 수요에 비해서 공급되는 다양한 복지정책과 프로그램이 아직까지 미비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들은 단기간에 걸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국가적인 장기 계획과 지역적으로 활성화된 자치 프로그램의 정착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 생각 된다. 누구나 알고 있는 말이 있다. ‘인생은 60부터’라고 하지만 우리 주변의 어르신들이 과연 60이 되어 말처럼 그렇게 행복을 누리고 만족한 삶을 누리고 계실까? 여기에 대답은 “아니오”가 대부분일 것이다. 서두에 말했듯이 여유롭게 서로 의지하며 걷는 노부부의 모습, 그러한 모습이 진정한 우리가 원하는 노년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또한 그럴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은 젊은 우리 세대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다. 사회적인 문제로만 치부되는 노인이라기 보단 우리 사회의 기둥이고 우리 가정의 가치관 정립의 표본이 되는 어르신들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사회 건설이 진정한 고령화 해결책이 아닐까. /이 순 희 경기도여성회관장

천자춘추/메뚜기의 끊임없는 뜀박질을 위하여

“메뚜기도 한 때”라는 속담이 있다. 메뚜기도 여름 한철만이 전성기이듯 농사일도 일할 수 있을 때 일을 제때에 해야 한다는 말을 이른다. 요즘 메뚜기도 한 때인 것 마냥 매우 바쁘다. 이번 주말로 다가온 재보선 선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당내에서 직책을 맡고 있고, 바른 선거와 올바른 인재를 뽑아주십사 국민들께 알리는 일이 바로 현직 국회의원으로서의 일이기도 하다. 4월은 선거의 달, 4·30 재보선에 참가하자!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에 의하면 국회의원 선거는 임기만료전 50일 이후 첫 수요일에 선거가 치러지게 되니, 5월 말까지의 임기인 국회의원 선거는 이변이 없는 한 4월에 치러진다. 또 지난 2004년 법이 개정되어 재보궐선거는 4월과 10월, 단 두 차례 치러진다. 대통령선거나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의원의 선거는 임기만료일이 달라 12월 혹은 6월에 선거를 하게 되지만, 국회의원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있는 4월이야말로 진정한 선거의 달이다. 올해는 30일(토)에 6곳의 국회의원 재선거, 7곳의 기초단체장선거를 비롯해 31곳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전통적으로 재보궐선거의 투표율은 50%에도 미치지 않을만큼 저조하다. 날씨 좋은 계절이고 주5일제의 본격적 시행으로 인해 이번 재보궐선거의 투표율은 사상최저일 것이라는 언론들의 우려도 있다. 선거는 우리의 대표를 뽑는 것이다. 국민을 대신해 일을 해줄 충직한 머슴을 뽑는 일이다. 따라서 반드시 선거에 참여해 나의 생각을 대변하는 사람을 국회로, 지방자치단체로 보내야 한다. 이미 국회 본회의 의결이나 각 정당내 선거에서는 정착화된 전자투표를 200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도입할 것이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가 있었다. 재택투표가 가능해진다면 아마 투표율도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한 때의 메뚜기가 아닌, 끊임없이 뛰는 메뚜기를 바라며 서두에서 말한 “한 때를 만난 메뚜기”의 의미를 재해석해보고 싶다. 제때를 만난 듯 날뛰는 메뚜기처럼 그때만 팔딱거리는 머슴을 택해서는 안된다. 일할 기회를 주었을 때 끊임없이 뛰어다닐 수 있는 메뚜기를 택해야 한다. 한번으로 끝날 메아리, 빌 공(空)이라는 뜻의 공약이라고 평가받는 국민들의 실망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메뚜기처럼 뛰는 인재를 선택하시기를 바란다. /이 기 우 국회의원(수원 권선)

천자춘추/Wind와 호흡

관악기는 우리가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악기이다. 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브래스드오프(Brassed Off)’라는 영화는 영국의 탄광촌 브라스밴드를 다룬 영화이고 최민식씨가 열연한 ‘꽃피는 봄이 오면’은 도계중학교 브라스 밴드가 중심이다. 학창시절 애국조회시간에 울리는 밴드소리는 추억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하고 모교의 교정에 들어서면 어디에선가 밴드부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브라스 밴드를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단체를 wind 오케스트라 라고 명칭하고 wind는 관악기를 뜻한다. 교향악단은 관·현악기와 타악기로 구성되어있고 관악기는 8파트나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음악지망생들이 현악기에 집중되어있고 금관악기는 연주자들이 별로 없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현악기가 배우기 쉽고 소리가 작아서 집에서 연습하기 쉬울 것이라는 이유일 것이다. 또한 4관 편성의 교향악단에서 1st, 2nd 바이올린이 약 40명인데 비하여 관악기는 파트별로 대개 4명이니 바이올린을 시키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금관악기에는 지망생이 별로없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수도권의 대학교와 청소년 교향악단에서 관현악 전공학생들을 가르치다보면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교향악단의 구성상 관·현악기의 편성이 제대로 되어야 하는데 금관악기의 전공생은 턱없이 부족한데 비하여 현악기와 퓰륫에만 많은 연주자들이 몰려있는 실정이다. 금관악기의 인기도가 낮은 것은 어렵고 힘든 악기라는 것과 소리가 크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연주가 그리 어렵지않고 제대로 배운다면 소리도 부드러워서 집에서도 연습이 가능하며 독주악기로서도 뒤떨어지지 않고, 악기의 구조가 간단하며 다루기 쉽고 짧은 기간에도 배울 수 있으며 악기의 가격은 저렴하고 관리하기가 쉽다. 금관악기들은 호흡을 많이 사용하여 연주하는데, 호흡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하며 모든 운동에서의 기초이며 건강의 활력소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호흡을 연구하고 연습하다보면 그것에도 리듬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음악에 있어서 리듬은 중요한 요소이다. 자라나는 어린학생들에게 금관악기의 연주는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얻을수있고 횡경막을 사용하는 복식호흡을 하므로 위와 장을 자극해 소화가 잘되어 발육에도 좋으며 단전호흡이므로 심신의 단련에도 도움이 된다. 음악의 선진국에는 금관악기의 지망생들이 많이 있고 보편적으로 보급되어 전체적인 음악이 골고루 발전되어서 교향악단의 수준이 높다. /윤 왕 로 화성청소년교향악단 지휘자

천자춘추/봄날 죽음에 관한 단상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일요일에 자식들에게 부담주기 싫다는 아버지가 마련한 작은 임야에 형제들이 모이고 산역을 하는 일꾼들이 지관이 정해놓은 가묘(假墓)터에 광중을 파고 봉분을 올릴때 나는 그제서야 겨우 죽음이 나와 연관이 있음을 실감했다. 그동안 내가 경험한 죽음이나 장례식은 나와는 무관한 일들이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인생 대부분을 고단하게만 사신 아버지와 어머니가 연신 이제야 마음이 편하다는 말씀을 계속하셔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옛날 어른들은 대문밖이 저승이며 태어난 순서는 있어도 죽는데는 순서가 없다고 경계를 하고, 자녀가 장성하면 사례(四禮)중에 가장 먼저 상장례를 익히게 하여 불시에 대비하였다. 우리가 아는 회갑잔치도 죽음의식이다. 자손들이 술잔을 올려 부모님의 만수무강을 축원하지만 사실은 부모에게 산제사를 지내는 의례이다. 회갑을 기점으로 논밭에 나가지 않아 한가롭게 생활하며 손자들을 교육하고 윤달을 택하여 장례물품과 유택(幽宅)을 마련하여 죽음에 대비하는 기간을 갖는다. 부고를 받고 장례식장에 문상을 가서는 동료들과 “어쩌면 남의 일 같지 않아” 하고 걱정을 한다. 하지만 내일 아침만 되면 나와는 상관없는 먼 곳의 이야기일 뿐이다. 만약 나에게 곧 죽음이 임박해 온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생각만 해도 아득하다. 늦게 혼인하여 얻은 어린아이들과 어리숙한 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내 인생이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었는가는 그만두고 주위에 폐만 끼치지 않았는가? 천국이 있다면 남을 미워하고 시기하기만 한 나를 과연 받아줄 것인가? TV에서 보듯이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는 자손과 친우들의 배웅을 받으며 유언을 남기고 엄숙하게 죽음을 맞이할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육체의 기력이 사라지고 병이라도 걸리면 끊임없이 고통이 반복되는데 과연 평화로운 임종이 가능할까? 사람은 누구나 필연적으로 죽고 생명을 가진 모든 사물들은 반드시 종말이 있다. 누구나 퇴계선생과 같은 품격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좌선하여 죽음을 맞이하고 해탈을 앞두고 열반송을 읊는 스님은 그 순간을 위해서 수십년을 수행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동안 잘먹고 잘사는 법이 인구에 회자되었는데 이제는 품위를 지키며 죽는 법을 궁리할 때이다. /윤 여 빈 경기문화재단 전문위원

천자춘추/관광기념품의 세계화

최근 ‘밀라노국제가구전’에 들른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겉모습만 꾸미고 치장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철학과 문화가 녹아있는 디자인이 생명이라는 말이다. 21세기는 디자인과 브랜드가 바로 경쟁력인 시대다. 제품을 만드는 제조업이 그럴진대 사람의 감성을 다루는 관광산업에서는 오죽하겠는가. 관광기념품은 오래 간직하며 여행의 추억을 되살릴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난 후 재방문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촉매제’다. 하지만 우리나라 관광산업에서 이 분야의 발달은 참으로 더디다. 어떻게 해야 관광기념품산업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을까. 첫째, 전략적인 상품기획이다. 무엇보다 상품개발 시 우선 고려되어야 할 것은 실구매자의 욕구이다. 실구매자인 외래 관광객들은 한국의 전통적인 분위기와 현대적 감각을 살리면서 저렴하고도 실용성이 있는 기념품을 원한다. 그런데 우리는 관광기념품을 공예품·토산품·민예품 등으로 한정하면서 관광객이 구매하고픈 다양하고 세련된 상품을 개발하지 못했다. 세계인이 좋아할만한 고품질의 상품을 발굴해 좋은 디자인으로 덧입히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기념품업계 종사자들의 의식도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외래 관광객들은 판매원들의 언어 소통 문제보다도 친절도를 더 중시했다. 그러므로 판매종사자들에게 기념품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친절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이다. 프랑스의 에펠탑, 독일의 맥주, 스페인의 투우. 관광선진국에는 나라 이름만으로도 떠오르는 상징물이 있다. 바로 이러한 상징물들이 한 나라를 대표하는 관광브랜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이렇다할 대표 브랜드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브랜드로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 평화와 생태의 보고로 재 평가받고 있는 ‘DMZ’, 세계도자의 메카인 이천·여주·광주의 도자벨트는 어떨까. 외래 관광객들에게 우리의 철학과 문화를 발신하고 끊임없이 추억과 재방문의 향수를 자극하는 ‘콘텐츠’는 도처에 널려 있다. 이제 이들 콘텐츠를 담아내는 그릇을 만들고 세계인과 교감하는 소통의 끈을 엮을 차례다. 그 첫 시도는 관광기념품의 세계화이다. 최근 경기도는 관광기념품의 세계화를 위해 ‘세계 관광기념품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그 밑그림을 그렸다. 이런 면에서 ‘2005 경기방문의 해’는 우리나라 관광기념품과 브랜드산업을 선도, 육성하는 일대 전기가 될 것이다. /신 현 태 경기관광공사 사장

천자춘추/고유가 시대의 에너지 절약

국제유가가 계속 치솟고 있어 아시아국가 경제성장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있다.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에너지 문제가 국가안보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유가의 급격한 상승과 에너지 자원 확보 전쟁은 이미 예견된 사실이다. 21세기로 접어 들면서 세계는 석유 매장량의 절반을 사용해 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7%를 넘는 자원 빈국으로서는 에너지자원의 확보 여부에 국가경제의 운명이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너지소비량 세계 7위, 석유소비량 세계 6위, 석유수입량 세계 3위, 온실가스배출량 세계 9위 이것이 우리나라 에너지부문의 자화상이다. 또한 우리의 산업구조는 4분의1 이상(26.3%)이 에너지다소비 업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선진국들은 우리나라보다 낮은 수준이다. 더욱 긴박한 문제는 우리나라 에너지소비의 증가 속도다. 에너지소비량이 1990년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미국도 겨우 19%만 늘었을 뿐이며, 독일은 오히려 감축에 성공했다. 세계 최고의 경제성장을 기록한 중국도 31% 증가에 그쳤다. 이러한 현상은 그동안 물가안정과 산업경쟁력 향상을 목적으로 전기요금 등 에너지 저가격 정책을 계속해 왔기 때문에 국민들의 에너지 위기상황에 대한 인식 및 대응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에너지 자원이 전혀 없다고 할수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에너지절약이 곧 국가경쟁력이며 제2의 생산이다. 따라서 하루빨리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구조로의 체질을 개선하고 에너지절약을 생활화해야 한다. 한국전력도 전력공급 설비의 확충과 함께 고유가시대의 에너지정책 대안으로 효율적 전력사용을 위한 ‘수요관리’를 전 기업체에 권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나눔 경영’의 일환으로 국민기초 생활자를 대상으로 일반조명기기를 고효율조명기기로 무상 교체해 주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고효율기기 무상지원사업은 시행 첫해인 작년 5천가구에 이어 올해부터는 연간 5만가구로 늘려 2007년까지 총 15만5천가구에 244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잘 살려면 우선적으로 경제가 발전해야 한다.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이 필수다. 따라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저소비형 구조로의 전환과 신재생에너지의 개발 및 보급확대, 해외자원의 현지 개발사업 추진 등 에너지 정책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송 원 순 한국전력 경기지사장

천자춘추/인구감소에 한몫하는 입시제도

최근 국내 인구가 급감하고 있어 인구 증가를 위한 사회여건 조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장기 동안 극심한 가정불화나 형제간 갈등을 겪었던 사람이더라도 일부를 제외하곤 자식을 넉넉히 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소망은 잠시고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한국에서 살고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엄청난 교육비를 첫 번째 원인으로 꼽는다. 한 명만 잘 키우려 해도 양 부모가 모두 일을 하며 뼛골이 빠지는 마당에, 두세 명을 낳는다는 것은 무책임하다 못해 자식에게 죄를 짓는 처사라는 생각이 자리잡게 되었다. 이에 사교육비를 줄이려면 입시제도를 부활하고 무한 경쟁 방식을 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변별력이 큰 방식으로 평가시험을 치르게 되면, 공부소질이 있는 학생의 구분이 뚜렷해진다. 변별력 낮은 평가제도 하에서는 착각 속에 계속 일류대학을 고집하며 요행을 바라는 경우가 늘게 되어 국가에 손실이 된다. 금년에도 EBS 강의 내용을 위주로 수능시험을 출제하겠다한다. 쉬운 문제로 큰 점수 차이가 나지 않게 출제하면 과외공부가 줄어들 것이라는 논리지만, 이러한 술책으로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이 줄어들지 의문이다. 한 문제라도 틀리는 경우에는 더욱 치명적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오히려 과외공부에 더 매달리게 된다. 입시제도는 자질구레한 사회현상을 교정하는 수단이 아니라 국가 인재양성을 위한 횃불이다. 평가방법이 옳지 못하면 인재 양성이 제대로 될 수 없다. 고교과정이 끝날 즈음까지 기초 소양을 다져놓고, 대학입학과 동시에 전문가로의 수업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 교육과정은 깊이 있고 박식한 아이를 되도록이면 자라나지 못하게 하는 입시제도 방식을 취하고 있다. 왜곡된 입시 공부로 기본소양을 쌓을 기회를 삭감당한 우리의 외동아들·딸들이 국제경쟁력 있는 연구결과를 내놓거나, 문화상품, 제품을 제값을 받으며 해외에 팔수 있을지 의문이다. 머리 좋은 아이는 여러 집안에 골고루 태어난다. 내 자식만을 고집할 일이 아니다. 금력지원이 필수인 무리한 입시제도만 아니라면, 이들은 과외공부 없이도 국제경쟁력을 지닌 인재로 자연히 자라나게 될 것이다. 바람직한 입시제도의 시행으로 우리 부모들이 자식 하나 더 두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배 기 수 아주의대 교수

천자춘추/실패를 용인하는 사회

어느 시대나 그 시대를 대표하는 시대정신이 있게 마련이다. 이 시대정신은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국가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요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대정신은 자율과 창의에 바탕을 둔 ‘변화와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자율과 창의의 중요성은 이미 80년대 중반부터 강조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율과 창의를 조장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숙성되어 있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한가지 예를 들면, 자율과 창의는 실패를 용인하는 유연하고 합리적인 사회분위기 속에서 발현되기 쉬운 것인데, 아직도 사회 곳곳에서는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경직되고 비합리적인 조직문화나 사회분위기를 자주 보게 된다. 실패를 용인한다는 것은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 변화와 혁신의 추구 과정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정신과 과업성취를 위한 지식과 경험의 축적이 필요하다. 이러한 도전정신의 함양과 지식과 경험의 축적을 위해서는 결과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경험과 과정도 중요시하는 문화가 빨리 조성되어야 한다. 우리와 비슷한 의식구조를 가진 일본은 벌써 10여년 전부터 실패경험을 활용하기 위해 체계적인 노력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실패사례에 대한 세미나 개최나 실패사례집의 발간 등을 통해 과업의 수행 과정에 축적된 귀중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이 실패가 용인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유연한 사회의 조성은 오랜 기간이 걸린다는 것이 문제다. 좀 오래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싱가포르의 이광요 전 수상은 우리나라의 의식구조가 경제발전 수준에 걸맞게 합리적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30년 정도 소요될 것이라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세상을 보는 통찰력이 매우 예리하다고 소문난 사람인데, 의식구조의 전환이 그만큼 어렵다는 그의 견해에 대하여 동감한다. 이는 우리가 노력하면 그 기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희구하는 창의와 혁신은 지식과 경험의 축적, 그리고 과감한 도전정신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실패가 용인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유연한 사회의 조성을 위하여 체계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역시 각급 지도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창의가 꽃피는 아름다운 사회’가 하루 빨리 도래하길 기대해 본다. /박 동 석 인천상의 부회장

천자춘추/실내식물과 웰빙

가히 웰빙 전성시대라고 할 정도로 ‘웰빙’이 한참 유행하고 있다. 웰빙(well-being)이라는 말은 ‘잘 존재하는 것’으로 직역할 수 있겠고, 네티즌들은 ‘참살이’라는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번역하였다. 다들 그 말뜻을 어렴풋이 알고는 있으나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한 웰빙인지 대부분 자신 없어한다. 그렇다보니 명품을 구입하고 비싼 음식을 먹는 것이 웰빙하는 것쯤으로 통용되는 것 같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웰빙이 먼저 시작된 서구에서 더욱 심각하며, 그 반향으로 미국에서는 개인의 욕망 달성에 앞서 사회와 환경을 생각하고 건강과 지속성장을 추구하는 로하스(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란 개념이 생겨나 사회의 한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우리도 로하스는 아닐지라도 자기중심적이고 소비지향적인 웰빙에서 벗어나 진정한 웰빙을 추구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한 웰빙일까? 우리 생활과 밀접한 웰빙의 예를 들어 보겠다. 요즈음 공기가 오염되고 새집증후군이 문제되어 공기청정기가 많이 팔린다고 한다. 공기청정기를 구입하는 것은 좋은 공기를 마신다는 측면에서는 웰빙이지만 사회적으로 보면 또 다른 오염원을 생성하는 것이 될 수 있으므로 반 웰빙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공기청정기를 구입하는 것 보다는 공해물질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오염물질 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실내식물을 키우는 것이 더 웰빙적일 것이다. 실내식물이 새집증후군 유발물질 제거와 음이온 생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침실에는 밤에 오염물질 제거효과가 좋은 선인장이나 호접란, 거실에는 휘발성 유해물질 제거에 효과 좋은 야자나무류나 산호수, 공부방에는 기억력 향상에 좋은 로즈마리 등의 허브류와 음이온 방출량이 많은 팔손이나무 등을 놓는다면 공기정화뿐만 아니라 습도조절, 정서안정 등의 여러 부수적인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웰빙이 될 것이다. 휴일날 잠을 자거나 TV앞에 앉아있질 않고 아이들 손을 잡고 가까운 산과 들로 산보라도 나간다면 훌륭한 웰빙을 하게 될 것이다. 웰빙은 알고 보면 멀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 가까이에 있고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강 상 헌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장

천자춘추/따뜻한 손길

금년 이월 그믐날 날씨가 매우 쌀쌀한 오후 지팡이를 짚은 노인 한 분이 우리 ‘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노인의 사연인즉 지난해 1월 19일 의정부시 금오동 사거리에서 직진하던 버스에 뒤를 추돌당해 전치 6주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당했는데 생활도 곤란하고 관계당국의 수사결과는 쌍방과실이기 때문에 버스회사로부터 치료비도 보상 받지 못했다고 하는 딱한 사정을 호소하였다. 이 교통사고 피해노인은 68세로 지체장애자이며 처와 선천성 장애 아들, 손자 2명 등 4명의 가족을 휴지판매로 부양하는 국민기초 생활수급 대상자(생활보호 영세민) 였다. 이에 우리 센터에서는 상담전문위원의 건의로 지난달 3일 센터의 의료전문위원이 경영하는 의정부시내 모 병원에 무료진료 신청을 하고 상담전문위원이 차량을 지원하여 일주일간 무료진료를 받은 바 있다. 또한 피해자는 평소 수술받았던 심장의 협심증 치료까지 도움을 요청함에 따라 본 피해자지원센터에서는 노인의 거주지 동사무소에 협조를 요청하여 노인거주지 관내 종합병원에서 협심증 재수술을 받도록 했고 노인의 수술은 잘되었고 일주일 후 퇴원하여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우리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고통 받는 범죄피해자들의 아픈 상처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도와주는 민간 자원봉사 단체다. 특히 전문위원은 법률상담과 법률구조 활동을 지원하는 9명의 변호사와 의료지원을 할 수 있는 의사, 약사 20명, 그리고 전문적인 상담을 지원하는 상담전문가 9명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범죄피해자가 본 센터에 전화나 (031-820-4678) 방문상담을 요청할 경우 상담 후 법률적 지원 및 의료지원이 가능하고 향후에는 범죄피해자의 경찰서, 검찰, 법원 등에 동행하는 직접 지원 활동도 할 계획이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범죄피해가 아닌 형제나 타인과의 토지분쟁, 지방자치 단체에 계류중인 고질민원까지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고, 어떤 경우는 고충처리위원회와 정부합동 민원실까지 진정하고도 해결할 수 없는 민원을 갖고와 한풀이 하기도 한다. 국가나 사회가 국민에게 해야될 최선책은 국민이 범죄피해 없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범죄예방이 더 중요하겠지만 “사회가 있는 곳에 범죄가 있다.”는 말과 같이 인간 사회에는 안타깝게도 늘 크고 작은 범죄가 일어나고 그에 따라 억울한 피해자가 생겨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어느 날 갑자기 당한 범죄피해자들에게 우리 모두 따뜻한 손길을 펼쳐 더불어 함께 사는 명랑한 사회가 되도록 피해자를 돕는 일에 동참하길 호소한다. /조 수 기 경기북부범죄피해자 지원센터 사무국장

천자춘추/사랑 한 스푼, 행복 한 모금

꽃이 피는 계절이 오면 누군가와 차 한잔의 여유로움이 그리워지곤 한다. 특히나 어머니들은 자녀들과 함께 하는 차 한 잔의 여유가 더욱 그리워 질 것이다. 여기서 나는 가정의 소중함과 대화의 중요성을 차 한 잔의 여유로 풀고자 한다. 가정이 몸과 마음의 쉼터이면서 동시에 가족간 서로 격려하고 사랑을 나누는 강한 공동체가 형성 된다면 사회도 이를 바탕으로 역동성을 갖게 되고 성취욕에 넘치는 사회활동으로 가정도 사회도 건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행복한 가정의 역할이야말로 안정된 사회의 기초가 되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요사이 가족구성원간의 대화가 사라져 가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도 아쉽기만 하다. 가족간의 의사소통이 메말라지게 된 것은 부모들의 책임이라고 본다. “자녀들이 부모의 얘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거나 “세대차이가 너무 커서 그렇다”고 또 “아이들이 학교와 과외수업 등으로 너무 바쁘기 때문”이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은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일방적인 요구와 교훈만을 말하려고 하지 아이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데 원인이 있다. “공부하라” “성적이 좋아야 한다” “좋은 대학에 가야한다”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 등등 부모의 입장에서 요구를 반복할 뿐 자녀들의 생활과 고민에 대하여 경청하지 않는 가정이 많다. 어머니는 자녀들의 친구가 되어 주어야 한다. 자녀들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 부모를 가진 청소년들은 탈선의 길로 쉽게 빠지지 않으며, 탈선한다고 해도 곧 다시 가정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이는 부모들과의 의사소통에서 이루어지는 잘잘못에 대한 이해도와 도덕적 판단에 근거를 두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가치관을 형성시켜 주기 때문에 스스로가 잘못을 뉘우치고 고쳐가는 깨달음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너무 크게 질책하거나 교훈하기 보다는 자녀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의견을 나누는 대화로서 서로 성장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 봄 차 한 잔을 사이에 두고 자녀와 함께 나누는 대화는 우리 가정에 사랑과 행복을 가득하게 해 줄 것이다. /이 순 희 경기도여성회관장

천자춘추/금강산의 봄, 그리고 나눔과 화합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 볼수록 아름답고 신비하구나…’ 지난 8일, 여야 동료의원 5명과 함께 남측 (사)사랑의연탄나눔운동과 북측 금강산관광총회사가 공동주최한 금강산 식목·온정리마을 연탄기증 행사에 참석했다. 금강산 구룡연 슬기넘이고개에서 잣나무 1천그루를 심으면서 마음속으로 흥얼거리던 이 노래는 초등학교 시절 음악시간에 따라부르던 그 노래였다. 금강산에 나무를 심으며 이 노래를 부를 수 있으리라고 그 당시 상상이나 할 수 있었던가. 강원도의 산불이 귀중한 문화유산 낙산사를 집어삼키며 수많은 피해를 냈고, 금강산도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 발생한 산불로 벌거숭이가 되었다. 나무가 없는 산으로 인한 더 큰 자연재해의 우려와 각종 재산피해를 고려하면 나무를 심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금강산 식목행사는 실질적 식목의 의미 외에도 평화와 화합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3시간 동안 나무를 심으면서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우리 민족의 화합과 평화를 갈구하는 마음에 한 그루 한 그루 소중했다. 금강산은 아름답고 신비한 민족의 영산(靈山)임이 분명하다. 봄이지만 흰눈이 머리에 남아있고, 자락자락 포개어 놓은 듯 웅장한 바위들, 태양이 떠오르면서 빛나는 아침이슬의 모습이 마치 금강석과 같다하여 지어진 이름이 무색하지 않은 자태였다. 그리고 나무를 심다보니 수원의 광교산과 다를 바 없는 흙이었다. 북한산의 공기와 다를 바 없는 공기였다. 남과 북이 함께 평화와 생명의 나무를 심은 금강산은 진정한 민족의 영산임이 분명하다. 식목을 마친 후 금강산 기슭에 있는 온정리 마을에 들러 연탄 5만장을 전달했다. 온정리마을 주민들은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고 있고, 산불로 벌거숭이가 된 금강산의 산림훼손이 주민들의 생활연료 공급을 위해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주민들에게 연탄이 공급되면 금강산의 벌목도 크게 줄일 수 있고, 안정된 연료의 공급으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함께 나눈 땀과 작은 정성이 모인 연탄전달은 마음과 마음을 나누었기에 남북교류 이상의 의미를 지닐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반가운 봄비가 내렸다. 화마에 고통받았을 강원도 곳곳도 적셔주고, 슬기넘이의 묘목에도 희망의 자양분이 되었으면 한다. 20㎝에 불과한 작은 잣나무 묘목이 20년 후 평화의 숲으로 울창하게 우거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기 우 국회의원 (수원 권선)

천자춘추/화성시 미래와 청소년교향악단

우리나라에 들어온 서양음악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그리고 경제개발과 더불어 대형공연장들이 생긴 것도 얼마 되지 않는다. 70년대 후반까지 규모가 큰 음악회는 대개 서울의 국립극장이나 이화여대 강당, 유관순기념관 등에서 열렸고 세종문화회관 개관 후 호암아트홀 등이 서울 강북의 문화 중심지였다. 서울 예술의 전당이 개관한 80년대 후반부터는 강남으로 문화공간이 이전되어 2000년대까지 우리나라 전반적인 문화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강남 역시 수많은 콘서트를 수용하기에는 부족하고 공간도 충분치 않아서 공연 기획사를 통하지 않고는 공연을 개최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보다 여유로운 공간을 갖고 있는 수도권 도시들의 예술 공연이 활발하다. 그런면에서 서울과 인접한 화성은 드넓은 땅을 가지고 있어 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건을 갖추고 있다. 서울보다 1.2배나 큰 면적을 가지고 있는 화성시는 대부분이 농촌으로 문화공간이 거의 없다. 아직은 문화의 뚜렷한 콘텐츠가 없는 도시와 농촌의 복합도시지만 화성시 청소년교향악단의 탄생은 미래의 문화도시로 걸음마를 시작했다고 볼수 있다. 앞으로 10년을 바라보며 준비하는 청소년 교향악단의 단원들은 초등학생부터 있다. 이는 어린 영재의 발굴과 체계적인 지도로 그들을 훌륭한 연주자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더욱 더 확고하게 해 준다. 또한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 나이에 악기를 배워야 더 많은 음악적 표현을 습득할 수 있기에 훗날 어린 교향악단 단원들을 뛰어난 연주자로 만드는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한다. 이들 개인의 실력은 대도시의 청소년과 비교할 때 다소 차이는 있겠으나 그들이 연주하는 하모니는 결코 뒤떨어지지 않으며 올해 2회의 정기연주와 6회의 찾아가는 음악회 및 기획연주를 할 예정이다. 마치 다이아몬드 원석처럼 아직 광채는 없지만 이들 속에 있는 재능을 찾아내는 기쁨이 지휘자인 내게 있다. 현재의 수준과 악기 편성은 정규 교향악단의 프로그램을 소화하기 어렵고 부족한 파트가 많아 내가 새롭게 편곡한 곡들로 연주를 하고 있는데, 점차 기존의 교향곡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한 번 연주가 끝날 때마다 그들의 실력은 정말 놀랍게 향상되고 있다. 앞으로 화성시민에게 산소와 같이 신선함을 공급해 주는 청소년 교향악단이 될 것을 약속한다. /윤 왕 로 화성시청소년 교향악단 지휘자

천자춘추/가정의 소중함 일깨워야

올해는 작년보다 혼인식이 많아져서 주말이면 어김없이 예식장에 가야한다. 새로운 가정의 탄생을 축하하자는 주례사를 들으며 하객들은 신혼부부가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그러나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부부가 되는 것이 가정의 탄생일 수가 있을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부부가 갈라설 경우에는 태어난 자녀들은 가정을 상실하고 마는 결과가 된다. 본래 가정이란 그렇게 수월하게 생길 수도 없고 없어지지도 않는다. 가정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만의 것이 아니고 오랜 옛날부터 조상들에 의해 이어져 오늘에 이르렀고 먼 훗날까지 자손들에 의해 영원히 이어지는 것이다. 때문에 현대를 사는 우리는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가정을 훌륭하게 관리하여 자손들에게 물려주는 중계자이며 일시적인 관리자일 뿐이다. 가정이 확대된 것이 곧 사회이며 국가이다. 부모에게 자식이 효도하는 마음이 밖으로 확대되면 이웃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나타나며,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을 미루어 나가면 그것이 곧 어려움에 처한 주위의 이웃을 사랑하고 돌보는 마음이 되는 것이다. 가정에는 나름대로의 오랜 역사가 있고 대대로 이어지는 전통이 있다. 국가와 민족에 역사가 있고 일정한 생활문화와 규범이 있듯이 사회조직의 핵심인 가정에도 역사와 전통이 맥맥히 흐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민법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됨으로써 호주제는 오랜기간 존폐 논란을 뒤로하고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호주제 폐지는 남녀 평등이라는 시대적 흐름속에서 민주주의의 발전이기도 하지만 혈족과 가장 중심이던 가족을 변화시킬 것이다. 가족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아무리 미세해도 사회와 국가 전체를 바꿔놓을 수 있다. 가족은 가장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사회단위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가족이 급속히 해체돼 가고 있다. 이혼율과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이고 출산율은 최저이다. 이 와중에서 노인문제와 소년소녀가장 문제처럼 국가 복지만으로는 감당하기 벅찬 부분이 커지고 있다. 가장을 중심으로 가족이 부모와 자녀의 생계와 복지를 책임지는 전통적 가족 복지의 몫이 더욱 절실한 상황임을 혼인하는 당사자들이 깊이 인식하기를 바란다. 또한 거시적인 차원에서 자치단체, 종교단체, 사회단체에서 신혼부부를 위한 혼인교실을 만들어 예비부부들에게 혼인의 준비와 행복한 가정생활의 경영에 대한 교육을 실시 할 것을 제안한다. /윤 여 빈 경기문화재단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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