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화, 근대화란 용어는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경제 성장을 위해 우리 나라가 지향해 온 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경제제일주의, 경제만능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되었다. 경제 우선 선진화만으로는 세계 속에서 인정받는 국가로 갈 수가 없다. 무엇보다 다양한 분야의 국력 향상과 국가의 격(國格)을 높여야 한다. 이달 초 ‘독수리 사랑 환송축제’에 다녀온 적이 있다. 이는 환경운동과 생명존중운동의 좋은 귀감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월 초에는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한 쓰나미(지진해일) 피해 지역인 인도네시아의 반다아체 현장에 누구보다도 빨리 달려갔었다. 인류애적 차원에서 같이 가슴아파하고 지원책을 강구하는 인간존엄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다면, 국제적인 재난지역에 누구보다도 빨리 달려갈 수 있고, 인간 존중의 자세를 널리 알릴 수 있다. 이러한 것이 참된 선진화를 위한 우리나라의 매력 포인트가 되어야 한다. 국제 재난지역에 코리아를 상징하는 동일한 색상과 복장을 하고 지원한다면, 우리의 인류애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인류애, 생명존중정신, 평화주의가 우리의 국가 매력이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일본에 지진과 같은 재난이 발생하였을 때 제일 먼저 한국이 지원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리고 이러한 인류애적 모습이 국제사회에 상징화되어 있다면, 누가 한국을 무시할 수 있을 것인가. 만약 그랬다면 지금처럼 독도 문제 등으로 한ㆍ일 관계가 악화되었을 때, 일본은 오히려 국제 사회에서 도덕적 치명타를 받았을 것이다. 이러한 국가의 매력이 문화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 문화예술, 문화산업이 발전해 간다면, 국제 경쟁력은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다. 우리의 문화에 인류 보편적 정신이 녹아들지 않는 이상, 한국의 매력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우리만을 위한 한류, 우리만을 위한 안보, 우리만을 위한 경제로는 더 이상 참된 선진화로 갈 수가 없다. 평화와 인류애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키워나가려는 노력, 이에 더해지는 우리의 창의성만이 세계 속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 것이고, 비로소 참된 선진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정 병 국 국회의원(가평·양평)
오피니언
경기일보
2005-03-2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