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이후 노사관계(勞使關係)는 인류와 함께 한 역사의 산물이자 이 시대의 문제이다. 오늘날 노사는 외형적 균형에도 불구하고, 내면적으로는 불평등관계가 계속되고 있다. 노사의 불평등관계를 균형 잡힌 평등관계로 전환하기 위하여 노동자에게는 노동삼권을, 사용자에게는 직장폐쇄의 길을 열어주었으나, 아직도 노사간에는 긴장과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바람직한 노사관계는 금슬(琴瑟)이 좋은 부부와 같다고 보기 때문에 적대와 대립을 원하지 않는다. 노사가 협력하여 열악한 근로환경과 조건을 개선하고, 복지향상에 역량을 집중하면 생산성이 높아져 노동자에게는 임금이, 사용자에게는 이윤이 증대된다. 노사관계는 수레의 양 바퀴와 같아서 서로의 균형이 깨지면 공멸하고, 균형을 유지하면 공생하게 된다. 마치 부부가 싸우면 가정이 흔들리는 것처럼, 노사가 다툼을 계속하면 갈등이 고조되고, 마침내는 파국을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하여 윤리적인 대처방안을 모색해 보기로 한다. 우선 노사관계는 종속성을 극복하고 대등한 관계 속에서 상호 협력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이 같은 세 가지의 기본 바탕 위에 첫째, 노사간의 적극적 협력관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사측의 경쟁력 강화와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노사 공동의 선을 실현하기 위하여 노사 당사자는 소극적 대립관계를 적극적 협력관계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둘째, 노사 양자가 권리와 의무를 동시 추구함에 있어 역할이 분명해야 한다. 셋째, 노사간에 문제가 발생하면 대증적 방법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차원에서 예방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넷째, 노동자의 일방적 욕구충족체제를 쌍무적 노사관계로 전환해야 한다. 즉, 노사관계를 요구하고 주는 관계에서 주고받는 쌍무적 관계로 바꾸어야 한다. 노사관계는 상호간의 책임과 의무를 성실하게 실천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단기적 성과·분배·보상보다는 장기적 고용안정 위에 파이를 키워나가야 하며, 상호협력의 범위를 넓혀나가야 한다. 결국 노사관계는 불평등에서 평등으로, 대립에서 공존으로, 일방적 삶에서 공생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노사간의 문제와 그 해법의 본질은 인간 존엄에 대한 숭고한 정신과 실천의지에서 시작되고 마무리된다는 것을 노사는 다같이 인식해야 한다. /조 휘 각 한국국민윤리학회 회장 인천대 교수
오피니언
경기일보
2004-08-2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