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多 産 多 福

우리나라는 10여년 전만해도 연간 100만명의 아이가 태어났으나, 이제는 50만 명이 채 안 된다. 인류 사상 자연적 인구감소율이 제일 빠른 국가로 1등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것은 IMF사태의 수백 배 이상 국가장래에 환란을 초래하는 악재다.

당장 분유회사가 기능성 식품으로 전향을 시도하거나 문을 닫는 등의 사태가 벌어졌다. 산부인과 전공을 지망하는 의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순으로 교사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 모든 수험생이 1순위로 지망하는 의과대학을 이미 마친 의사들마저 일자리를 찾아 조국을 떠나야 할 상황이 곧 올 것이다. 인구가 되지 않으면 일단 자립경제가 허물어지고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가 없게 된다. 내수가 없는데도 살아남아 경쟁력 있는 상품을 계속 만들어낼 기업은 존재하기 힘들다. 적당 인구수를 유지하는 것은 국가경쟁력 유지 발전을 위한 기본 요건이다. 운동시합에서 승리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선수, 감독, 체력, 전술, 환경 등을 고루 구비해야 하나, 인구수는 선수 숫자에 해당한다. 11명을 못 채우고는 축구가 성립되지 않는다.

가문의 번영을 위해서도 다산하는 것이 현명하다. 중국의 작가 林語堂의 말을 굳이 빌리자면, ‘한 명의 자식 보다는 여러 명을 두었을 때 집안이 흥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했다. 여러 명의 자식 중 1명만 성공해도 나머지 형제들이 모두 먹고살게 되고, 가문도 유지 발전된다는 말이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수많은 신생아들이 10개월 밖에 자라지 않았지만 성격은 각양각색이었다.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서도 장래가 바뀌긴 하겠지만, 먹이고 씻기고 달래는 중 판이한 아기들의 반응을 볼 때, 사주팔자가 장래를 결정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이제 자식을 많이 낳는 일이 국가를 위해 장한 업적이 되었다. 가문의 안위나 노후의 평안을 생각할 때 부모에게는 더욱 현명한 일이다. 물론 낳고나면 돈, 육체노동, 정신노동에 부모가 시달리게 된다. 인접한 곳에서 많이 낳고 싶어도 그러질 못해 안달을 하는 중국 부모들의 심정도 헤아려보자. 자식을 낳고 싶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우선적으로 정부의 일이다. 최근 하나 더 낳으면 국가에서 잘 키우도록 노력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시책이 다양하게 마련되고 있어 큰 기대가 된다.

/배 기 수 아주대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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