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 볼수록 아름답고 신비하구나…’
지난 8일, 여야 동료의원 5명과 함께 남측 (사)사랑의연탄나눔운동과 북측 금강산관광총회사가 공동주최한 금강산 식목·온정리마을 연탄기증 행사에 참석했다. 금강산 구룡연 슬기넘이고개에서 잣나무 1천그루를 심으면서 마음속으로 흥얼거리던 이 노래는 초등학교 시절 음악시간에 따라부르던 그 노래였다. 금강산에 나무를 심으며 이 노래를 부를 수 있으리라고 그 당시 상상이나 할 수 있었던가.
강원도의 산불이 귀중한 문화유산 낙산사를 집어삼키며 수많은 피해를 냈고, 금강산도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 발생한 산불로 벌거숭이가 되었다. 나무가 없는 산으로 인한 더 큰 자연재해의 우려와 각종 재산피해를 고려하면 나무를 심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금강산 식목행사는 실질적 식목의 의미 외에도 평화와 화합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3시간 동안 나무를 심으면서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우리 민족의 화합과 평화를 갈구하는 마음에 한 그루 한 그루 소중했다.
금강산은 아름답고 신비한 민족의 영산(靈山)임이 분명하다. 봄이지만 흰눈이 머리에 남아있고, 자락자락 포개어 놓은 듯 웅장한 바위들, 태양이 떠오르면서 빛나는 아침이슬의 모습이 마치 금강석과 같다하여 지어진 이름이 무색하지 않은 자태였다. 그리고 나무를 심다보니 수원의 광교산과 다를 바 없는 흙이었다. 북한산의 공기와 다를 바 없는 공기였다. 남과 북이 함께 평화와 생명의 나무를 심은 금강산은 진정한 민족의 영산임이 분명하다.
식목을 마친 후 금강산 기슭에 있는 온정리 마을에 들러 연탄 5만장을 전달했다. 온정리마을 주민들은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고 있고, 산불로 벌거숭이가 된 금강산의 산림훼손이 주민들의 생활연료 공급을 위해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주민들에게 연탄이 공급되면 금강산의 벌목도 크게 줄일 수 있고, 안정된 연료의 공급으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함께 나눈 땀과 작은 정성이 모인 연탄전달은 마음과 마음을 나누었기에 남북교류 이상의 의미를 지닐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반가운 봄비가 내렸다. 화마에 고통받았을 강원도 곳곳도 적셔주고, 슬기넘이의 묘목에도 희망의 자양분이 되었으면 한다. 20㎝에 불과한 작은 잣나무 묘목이 20년 후 평화의 숲으로 울창하게 우거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기 우 국회의원 (수원 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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