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경제자유구역의 경쟁력 ‘사람과 문화’

지금 인천은 경제자유구역 개발이 한창이다. 국제공항과 항만이 있고 수도권에 속해 있는 인천의 지리적·전략적 이점을 살려 인천을 동북아 물류 거점도시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물류 거점 도시에는 IT, BT, 신소재 등의 첨단 산업과 다국적 기업의 본사 또는 지역 본부 등이 들어오기 때문에 물류거점 도시는 첨단산업과 국제 비즈니스 중심도시로 발전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경쟁국보다 늦게 시작한 우리가 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전략적 차별화 방안과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역시 우리는 우수한 자원인 ‘사람’과 ‘문화’로 승부하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특별한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내세울 만한 기술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우리는 우수한 인적자원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본다. 우리 특유의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요에 대응하는 국제적 수준의 맞춤식 교육과 질 높은 직업훈련이 요구된다.

경제자유구역에서는 경제적 논리에 따라 기능성과 효율성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칫 문화 수준이 낮고 개성이 없는 무미건조한 도시가 될까봐 걱정된다. 인천 송도의 중앙공원은 뉴욕의 센트럴 파크, 오페라하우스는 시드니, 수로(水路)는 베니스를 벤치마킹 한다고 한다. 건물이나 조경, 그리고 도시경관이 우리의 정체성과 역사적·문화적 특성을 살린 개성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하겠다.

경제자유구역에 사는 사람들은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높은 수준의 문화, 예술, 스포츠와 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국제적인 경영자나 기술자들은 도시가 기업하기 좋은 곳이라고 해서 그 도시로 오는 것은 아니다. 삶의 질과 마음의 풍요로움이 보장되는 살기 좋은 도시일 때 그 도시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멀지 않은 장래에 인천이 동북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고,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우수한 인적자원과 문화를 잘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글로벌 무한 경쟁의 와중에서 최고의 기능성과 효율성만 추구하는 무미건조한 도시가 아니라, 예의 바르고 개방적이며 근면 성실한 시민들이 있고, 문화적 수준이 높은 개성 있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

/박 동 석 인천상공회의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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