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화성시 미래와 청소년교향악단

우리나라에 들어온 서양음악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그리고 경제개발과 더불어 대형공연장들이 생긴 것도 얼마 되지 않는다.

70년대 후반까지 규모가 큰 음악회는 대개 서울의 국립극장이나 이화여대 강당, 유관순기념관 등에서 열렸고 세종문화회관 개관 후 호암아트홀 등이 서울 강북의 문화 중심지였다. 서울 예술의 전당이 개관한 80년대 후반부터는 강남으로 문화공간이 이전되어 2000년대까지 우리나라 전반적인 문화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강남 역시 수많은 콘서트를 수용하기에는 부족하고 공간도 충분치 않아서 공연 기획사를 통하지 않고는 공연을 개최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보다 여유로운 공간을 갖고 있는 수도권 도시들의 예술 공연이 활발하다.

그런면에서 서울과 인접한 화성은 드넓은 땅을 가지고 있어 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건을 갖추고 있다. 서울보다 1.2배나 큰 면적을 가지고 있는 화성시는 대부분이 농촌으로 문화공간이 거의 없다. 아직은 문화의 뚜렷한 콘텐츠가 없는 도시와 농촌의 복합도시지만 화성시 청소년교향악단의 탄생은 미래의 문화도시로 걸음마를 시작했다고 볼수 있다. 앞으로 10년을 바라보며 준비하는 청소년 교향악단의 단원들은 초등학생부터 있다. 이는 어린 영재의 발굴과 체계적인 지도로 그들을 훌륭한 연주자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더욱 더 확고하게 해 준다. 또한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 나이에 악기를 배워야 더 많은 음악적 표현을 습득할 수 있기에 훗날 어린 교향악단 단원들을 뛰어난 연주자로 만드는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한다. 이들 개인의 실력은 대도시의 청소년과 비교할 때 다소 차이는 있겠으나 그들이 연주하는 하모니는 결코 뒤떨어지지 않으며 올해 2회의 정기연주와 6회의 찾아가는 음악회 및 기획연주를 할 예정이다.

마치 다이아몬드 원석처럼 아직 광채는 없지만 이들 속에 있는 재능을 찾아내는 기쁨이 지휘자인 내게 있다. 현재의 수준과 악기 편성은 정규 교향악단의 프로그램을 소화하기 어렵고 부족한 파트가 많아 내가 새롭게 편곡한 곡들로 연주를 하고 있는데, 점차 기존의 교향곡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한 번 연주가 끝날 때마다 그들의 실력은 정말 놀랍게 향상되고 있다. 앞으로 화성시민에게 산소와 같이 신선함을 공급해 주는 청소년 교향악단이 될 것을 약속한다.

/윤 왕 로 화성시청소년 교향악단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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