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쌀 이야기

세계에서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는 몇나라나 될까? 아마도 우리를 비롯, 일본, 필리핀, 대만과 인도 동부, 인도네시아, 태국, 방글라데시아, 캄보디아 외 중국의 동남부 등 10개국 정도만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다. 옥수수, 감자, 야콘 등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도 있으나 그 외의 대부분의 국가에선 밀을 주식으로 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왜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기후와 지형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70% 정도가 산악지대이고 7~8월 사이 집중적으로 비가 내린다. 따라서 산악지대에 내린 많은 비는 평야지로 흘러 내려 물이 넘쳐 흐르게 돼 작물을 재배하려면 물 속에서 잘 견딜 수 있는 작물이어야 하고 4계절에 맞춰 자랄 수 있는 작물이어야 재배가 가능하다. 물 속에서도 잘 자라고 봄의 낮은 기온에 싹이 트며 여름에 잘 자라고 가을엔 낮의 온도가 높고 밤의 온도가 서늘해 열매를 잘 맺을 수 있는 작물이 벼 말고 또 무엇이 있겠는가. 어디 그뿐이랴. 수확량도 많아야 하고 영양분도 고루 갖춘 작물이어야 인간이 먹고 살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 선조들께선 좁은 평야에서 우리 먹거리인 벼농사를 함께 지으며 두레정신을 길러 왔고 농사에서 얻어진 볏 짚단으로 초가집을 짓고 짚신을 지으며 이렇듯 환경을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며 우리의 먹거리를 해결해 가면서 몇천 년동안 그렇게 민족문화를 창조해 왔던 것이다. 요즈음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는데 이는 인류의 욕망에서 무분별한 개발과 온실가스가 그 원인이라고 하니 기상재해이라기 보다 인재라고 할 수 있다. 당나라 시절로 기억되는데 당시 양자강 유역에 큰 홍수가 나 많은 인명피해를 입게 됐다. 황제는 치수(治水) 관련 장관을 불러 물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죄를 물어 가족 앞에서 처형하고 난 뒤 재상의 아들에게 치수(治水) 관련 장관의 지위를 부여하고 물을 잘 다스려 그 아비의 죄를 대신하게 했다. 이에 그 아들은 장관 부임 전 몇 개월동안 여행하고 돌아와 황제에게 아비의 잘못을 고했다. 첫째 잘못은 물은 물길을 따라 잘 흘러갈 수 있게 정비해야 하는데도 새로운 도시 건설을 위해 물길을 꺾고 수로를 달리 옮기므로 물이 넘쳐 많은 인명 피해를 냈던 것이다. 우리도 몇해 전 수지신도시 건설시 농토를 무리하게 시멘트화시켜 많은 피해를 입었음을 상기해 볼 때 앞으로 우리 선조와 같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웠으면 한다. /이 충 현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

천자춘추/줄기세포와 국민의 신뢰

새해엔 많은 일들을 할 계획이지만 한해를 마감할 때는 필자의 계획대로 100% 성공을 거뒀는지 뒤돌아본다. 현실적인 ‘눈’이나 미래적인 ‘눈’ 등에 보이지 않는 이익과 시간, 돈, 개인의 노력 등을 투자한 연구팀에 대해 우리는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가와 관련된 국민들의 정서와 미래 발전상 등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주부가 오랜만에 웰빙식 간식으로 가족을 위해 고구마를 삶는다고 한다. 이미 그 가족들은 부엌에서 고구마를 삶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주부는 애가 탄다. 빨리 고구마가 익어 가족이 한자리에 있을 때 “짠”하고 내놔야만 가족들은 감탄한다. 주부는 빨리 익지 않는 고구마솥 뚜껑을 열고 계속 젓가락으로 찔러본다. 미래에 실현가능한 것에 대해 주부는 계속 ‘조금 기다리면 맛있는 고구마를 먹을 수 있다’고 희망을 주면서 가족을 기다리게 한다. 뚜껑을 몇 번 열어보고 삶은 고구마가 빨리 익길 바란다. 너무 빨리, 또는 자주 뚜껑을 열어 고구마가 채 익지도 않은 상태에서 가족일원이 외출하게 되면 주부는 맥빠지면서 의욕이 저하될 수 있다. 황우석 교수 사태와 관련, 전 세계에서 모두들 야단이었지만 남의 나라에 대해 비판적이고 야유스런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중국에 대해 생각해본다. 중국이란 나라는 다른 나라 내부사정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다는 점을 우린 생각해야 할 때다. 세계 정상 국가들과 교류를 원만하게 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때로는 그런 태도 또한 국제사회가 본받아야 한다. 기다려줘야 맛있는 고구마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한국의 줄기세포가 인간의 건강상 피해를 준 사실은 없다. 다만 앞으로 미래의 희망이 늦어 실망을 줬을뿐이다. 하지만 한국정부도 연구비 지원관계로 국민의 혈세를 함부로 썼다고 할 수 있다. 줄기세포와 관련, 다른 나라에 경제적 손실, 인간에게 치명적인 불치의 병 등을 안겨준 것도 없다. 학계에선 철저한 논문검색이 더욱 강화돼야 하고 정부는 미래를 위해 연구비지원에 대해 재정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젠 기다림이란 시간만 필요할 따름이다. 기업차원에서 연구원들과 줄기세포 개발에 힘을 모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실망과 분노보다 배려와 인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규 연 인천여성CEO협의회장

천자춘추/‘청연’과 인터넷 여론몰이

일요일, 최근 ‘친일’이란 낙인으로 날아보지도 못한 채 날개를 접어야 가고 있는 영화 ‘청연’을 보았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 ‘청연’에 대해 필자가 갖고 있는 정보는 각 방송사 영화 프로그램의 짧은 예고편과 인터넷의 ‘청연, 친일영화 논란’이란 제하의 기사 등이었다. 예고편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 있었던 필자에게 인터넷은 ‘박경원이라는 잘 모르는 역사’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지식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면서 ‘청연’을 보고 싶은 영화의 순위 밖으로 밀어내고 말았다. 작은 영화관의 몇명 되지 않는 관객들과 같이 영화는 보았지만, 인터넷은 박경원의 친일 행적논란에서 일파만파로 번져갔다. ‘청연’은 친일영화로 낙인찍히고 최초의 여류비행사 논란, 일본자본 유입설, 영화를 호평하고 옹호하는 사람들에 대한 친일파 논란 등으로 장마철 곰팡이처럼 퍼져갔다. 박경원에 대한 친일여부는 여전히 논란 한복판에 있다. 우리 사회에서 ‘친일’이란 낙인은 권력을 갖고 있는 위정자들을 제외하면, 거의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친일영화란 입소문은 식민지 봉건시대에 공정한 경쟁을 이겨내고 성공을 이룬 여성을 ‘제국주의 치어걸’로 폄하하면서 극장의 간판을 끌어 내리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은 진실이 확인되지 않은, 역사적 평가가 끝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종종 몰이에 나서고 있다. 한때는, 아니 여전히 사회적 통제를 깨고 정보민주주의의 발전적 장을 가져다 줄 것으로 확신하는 인터넷이 이젠 정보의 오류와 의식의 왜곡을 확대 재생산하는 메커니즘으로 오용되고 있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이다. 사물과 사실에 대한 고정화된 틀을 깨고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교환하면서 사고를 풍부하게 만들어 가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역기능을 이야기하면 2~3년 전만해도 음란물, 욕설, 사이버테러 등이 제기됐으나, 언제부터인지 인터넷 여론몰이가 그 자리의 주류가 되어 가고 있다. 자신의 의견도 없이, 사실에 대한 확인도 없이 퍼나르기식 논리만 있을뿐이다. 광적일 정도로 하나의 의견에 집착하는 사회적 현상,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반대보다는 원색적인 비하나 ‘즐-’로 대표되는 속어가 난무하는 인터넷이 과연 정상일까. 인터넷을 비난하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오히려 사전검열이나 마찬가지인 인터넷 실명제만 가져올뿐이다. 영화 ‘청연’을 두둔할 생각은 없다. 다만, 영화가 영화로 평가받지 못하고 인터넷 여론몰이에 의해 추락해야 한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유 진 수 인천참여자치연대 사무국장

천자춘추/‘반디’가 살아있는 오산천을 꿈꾸며

건설교통부는 환경을 중시하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 강과 하천을 환경친화적인 모습으로 가꾸기 위해 하천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오산천 복원사업은 국내 최초로 하천환경 정비를 위한 시범적 사업이다. 용인, 화성, 오산, 평택 등지를 흐르는 오산천을 복원해 과거처럼 반디(개똥벌레)와 버들치 등이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지난 98년부터 시작해 올해 가을이면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문제는 4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국가 예산이 투입됐지만 오산천에 반디와 버들치가 돌아 올 것을 기대하는 이는 드물다는 사실이다. 오산천 공사가 마무리되는 올해는 맑고 푸른 물이 흐를 수 있도록 각계 노력과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수질의 효율적 관리가 제도적·구조적으로 어려워 개별 단위 노력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국가하천인 오산천은 건교부, 고매천·치동천 등 지방하천은 자치단체, 수질 전반은 환경부 등으로 다원화된데다 최상류 기흥저수지는 농림부가 관리하고 있다. 지방하천중 고매천은 용인시, 치동천·신리천·장지천은 화성시, 궐동천·가장천·원동천은 오산시 등이 관리주체다. 관리주체가 이처럼 다양하지만 주체간 협력이 부재하고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상태가 지속되는 한 오산천 수질 개선은 요원하다. 이것은 비단 오산천의 문제뿐만 아니라 안양천, 황구지천, 안성천 등 모든 하천들에 해당되는 시스템상 문제다. 시스템상 문제는 시스템 개선으로 해결해야 한다. 따로 국밥을 한 밥상으로 모으는 하천유역관리체계를 수립하지 않으면 수질 개선은 요원하다. 오산천의 경우 건교부·농림부·환경부 등 중앙부처, 용인·화성·오산·평택 등 자치단체 등이 모여 공동의 오산천 수질관리 노력이 가능하도록 시스템 확립이 요구된다. 여기에 오산천 인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들과 시민단체들이 힘을 모아 명실공히 민관과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새롭고 시범적인 시스템을 확립할 때만이 오산천 살리기는 가능하다. 다행히 최근 오산천과 관련된 부처 장관 3명과 자치단체장 4명, 삼성전자, 각 지역 환경단체 등이 참여한 오산천 수질관리를 위한 의향서 체결이 성사돼 오산천 살리기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앞으로 의향서에만 그치지 말고 버들치와 반디가 살아있는 생태하천 오산천을 만들기 위한 공동의 실천이 따르기를 기대한다. 그러면 다른 하천살리기 사업의 모범이 돼 성공적 국가정책 선례로 길이 남게 될 것이다. /안 민 석 국회의원(오산)

천자춘추/미유라 아야코의 글을 읽고!

미우라 아야코 여사는 평생 병을 갖고 살았다. 처녀시절 결핵성 척추병으로 8년 이상 요양소에서 지내야 했고 파킨슨병과 여러 종류 습진 등으로 피부질환에 시달렸으며 말년에는 암으로 오랜 세월을 고생했다. 좀 몸이 편하다 싶으면 감기가 찾아오고 허리가 아팠다. 그의 말대로 그는 한순간을 건강하게 오래 살지를 못했다. 온갖 병들은 그림자같이 그를 따라 다녔다. 그러면서 오히려 병 때문에 믿음으로 살게 되는 것을 감사했다. 그는 이런 시를 좋아했다 아프지 않으면 드리지 못할 기도가 있다./아프지 않으면 믿지 못 할 기적이 있다./아프지 않으면 접근하지 못할 성소가 있다./아프지 않으면 우러러 뵙지 못할 성안이 있다./아 아프지 않으면 나는 인간일 수 조차 없다. 어쩌면 그가 좋아한 이 시는 그의 간증이기도 하다. 미우라 여사의 글은 읽기에 쉽고 평안하다. 아주 평범하다. 그러나 모든 글 속에 하나님의 따뜻한 미소가 있고 인생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해 주는 지혜가 있다. 필자는 미우라 여사의 남편 자랑에서 아내 자랑하는 것을 배웠다. 미우라 여사와 그의 남편 미쓰요의 삶을 통해 작은 자, 어려운 자 등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다. 필자는 미우라 여사의 글을 읽으며 생명의 소중함과 기다리는 지혜가 얼마나 귀함도 배웠다. ‘빙점’과 ‘길은 여기에’, ‘하늘의 사닥다리’, ‘생명의 샘터’, ‘고독에도 손길이’, ‘부부이야기’, ‘천사의 눈물’ 등 많은 소설들과 여러 책들. 필자는 미우라 여사의 책은 출판되는 대로 읽었다. 얼마나 주옥 같은 글들인가. 미우라 여사는 남편을 통해 그리스도를 만났고 성경을 읽으며 자기가 얼마나 건방졌고 얼마나 모순 투성이였던 사람임을 본다. 그래서 그는 모든 글 속에서 이런 인간의 무지를 깨우친다. 내 인생 내 것이라고 건방을 떠는 사람들은 미우라 여사의 글을 읽어 보아야 한다. 인생 살기가 고달프니 죽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미우라 여사의 글을 읽어 보아야 한다. 남편을 원망하고 아내를 원망하는 사람들도 미우라 여사의 글을 읽어 보아야 한다. 인생을 생각하며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미우라 여사의 글을 읽어 보아야 한다. 아내에게, 남편에게, 애인에게 미우라 여사의 글을 읽게 해야 한다. 미우라 여사는 갔지만 그의 지혜, 그의 따뜻한 삶 등은 우리에게서 계속돼야 한다. /권 영 삼 수원 영은교회 담임목사

천자춘추/행복의 종소리

구랍 31일 밤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가 2005년, 한해를 역사 속에 묻으며 새해를 알렸다. 필자는 오랜만에 가족들과 오순도순 둘러앉아 TV를 시청하며 가는 해와 오는 해를 맞이했다. 제야의 종소리가 울릴 때마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굳게 잠겼던 마음이 열리면서 가슴이 벅차올랐다. 송년이 그동안 흩어졌던 우리의 시선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듯 절정을 맞은 한해의 타종을 직접 보기 위해 모여든 보신각 주변에 많은 인파와 더불어 행복을 기원했다. 사람들 모두 만감이 교차하는 희로애락의 감정을 누르고 숙연한 자세로 한곳만 응시하는 것을 보면서 자칫 잊고 있었던 우리가 같은 민족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처럼 쌓인 앙금이 많을수록 희망은 간절하듯 제야의 종소리는 사악함을 물리치고 경사를 맞는 상징으로, 혹은 시작과 끝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소망을 담고 나라의 평화와 국민의 행복을 위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기원 전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은 자족하는 삶에 있다’고 정의를 내린지 오래됐지만 첨단문명이 발달할수록 현대인들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은 먼곳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것은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현주소에서 발견하듯 예측 불허의 미래에 대한 근심이 행복보다 먼저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심은 미래에 일어나지도 않을 것에 대한 걱정이고 희망은 미래에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에 대한 기대이다. 근심과 희망은 현재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말하자면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근심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며 자신의 힘으로 좌우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근심으로 낭비할 시간에 최선을 다해 희망을 갖고 질주해야 근심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 살다 보면 근심한다고 나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명한 자는 행복을 자기의 발치에서 발견하고 연속시켜 나간다. 한해가 시작 된지 1개월의 반이 지났다. 성서에도 있듯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도록 하자. 그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니라”는 말을 되새기며 다시는 오지 않을 오늘에 대해 최선을 다한다면 내일은 시작될 오늘의 행복이란 희망의 종소리를 들을 수 있으리라. /권 성 훈 시인

천자춘추/황우석을 넘어서

황우석 신화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황 교수 실험농장이 광주에 있는 관계로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사람으로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황 교수가 유명해지기 전 필자는 어느 단체 일원으로 그의 실험농장을 방문한 일이 있다. 그때 그는 한우와 백두산호랑이 복제에 매달려 있었다. 복제 대상을 우리 소와 호랑이로 잡은 뜻이 필자로선 정말 좋아 보였고, 그래서 그랬는지 복제방법, 특히 쇠젓가락으로 콩을 집는 한민족의 섬세한 손놀림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에 큰 감명을 받은 일이 있다. 이후 황 교수와 직접 교류하지 못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동물복제에서 얻은 핵치환 기술을 사람에게도 적용시켜 보고 싶은 욕망이 아마도 그에게 있었을 것이고 그 욕망이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연구로 연결됐을 것이다. 황 교수 이전에도 우리는 이미 난자를 인공 수정, 배양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었다. 다른 어느 나라보다 자신의 자식을 갖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 불임여성을 위한 연구가 많이 진척됐기 때문이다. 그 토대 위에서 대상을 사람으로 바꾼 황 교수의 복제 연구는 빠른 속도로 진척이 있었지만, 초보적 성과가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로 과대 포장되면서 하루 속히 국제특허를 받아야 한다는 국가적인 분위기 속에서 황 교수 자신도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성과를 조작한 황 교수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당연히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혹시 지금 우리가 그동안 황 교수를 맹목적으로 칭찬할 때 했던 것처럼 앞뒤를 생각해보지 않고 사회적인 분위기에 편승해 일방적으로 비난을 퍼붓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보아야 한다. 정부와 언론이 앞장서 날리고 있는 이 비난의 화살이 황 교수를 넘어 행여 우리의 생명공학연구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도 분명히 되돌아 보아야 한다. 황 교수가 이뤄놓은 성과는 분명히 있다. 마음같아선 황 교수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더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어렵더라도 제2, 제3의 황 교수가 나타나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만은 만들어 줬으면 한다. 같은 차원에서 경기도에 세우려 했던 황우석 바이오장기연구센터도 황우석 이름 석자만 지우고 그대로 추진, 차세대 대한민국 성장동력이 될 생명공학의 산실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정 진 섭 국회의원(한나라당 광주)

천자춘추/대학 교육의 역사와 역할

세계 최초로 1088년 이탈리아 볼로냐에 현대적 의미의 대학이 설립됐다. 그러나 최초의 대학은 오늘날 형태와는 조금 다르게, 일종의 교육 길드(Guild:중세도시가 성립·발전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상공업자의 동업자조직)같은 형태였다. 볼로냐대학은 11세기 들어 서면서 연구 중심지가 됐고 12세기 중엽 현재의 대학으로 거듭났다. 이후 프랑스 파리대학 1215년, 영국 옥스퍼드대학 1167년, 미국 하버드대학 1636년, 예일대학 1701년, 프린스턴대학 1746년, MIT 1865년, 러시아 모스크바대학 1755년, 일본 동경대학 1877년, 중국 북경대학 1898년 등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 교육의 역사는 고구려 372년(소수림왕 2년) 설립된 태학(太學)이 학교의 시초이다. 신라도 682년(신문왕 2년) 국학(國學)을 설립, 유교이념에 입각해 인재를 양성했다. 백제도 대학을 설립, 박사를 배출해 일본에 보내 선진문화를 전파했다. 고려는 992년(성종 11년) 개성에 최고의 고등인재 양성기관인 국자감(國子監)을 설립했다. 국자감은 당시로는 세계적으로 가장 큰 종합대학이었다. 조선은 수도를 한양으로 옮긴 후 1398년(태조 7년) 국립대학인 성균관(成均館)을 설립했는데 갑오개혁(甲午改革) 이후 신학제 실시에 따라 1895년 칙령으로 3년제 경학과(經學科)를 설치했으며 1923년 대학 설치에 관한 법령이 선포된 이후, 1946년 정규 4년제인 오늘날의 성균관대학으로 승격됐다. 이 시기를 전후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이 설립된다. 교육은 비영리 기관으로 그 시대의 사회적 요구와 인재를 양성, 궁극적으로는 국력을 키워 세계적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의미가 있다. 황우석 교수 논문의 진위여부를 가린다며 벌어졌던 일련의 보도들, 사립학교법(私立學校法)을 개정한다 안한다하며 벌어지는 이해 당사자들간 줄다리기, 비리 사학에 대한 감사를 하겠다는 등의 대립 양상은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때만 되면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며 교육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큰 목소리를 내고 이해득실엔 전혀 무관심하고 오로지 인재 양성에만 관심이 있는듯 주장해 왔으면서도 이처럼 국민을 볼모로 대립 양상을 보이는 건 좀 낯 뜨겁다. 하루 빨리 원만한 해결책을 찾아 교육기관과 교육 당사자들이 하루 빨리 제 역할을 해 주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진리의 상아탑이라고 하는 대학의 역사가 이제 1세기를 넘는 우리도 한번쯤 신중히 뒤돌아 볼 시점이 됐다.

천자춘추/좋은 만남

연말이 되면 송년모임에 자주 참석하게 되는데 여러 모임중 지역사회 범죄예방을 위해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법무부 범죄예방위원들의 송년모임은 주변의 어려운 이웃과 보호관찰대상자 등을 후원하는 행사와 함께 진행돼 왔다. 후원행사는 어려운 이웃과 보호관찰 청소년 등에게 생활비와 장학금 등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진행되고 이어 뷔페식당 등에서 만찬을 함께 하며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 한층 정겨움을 느끼게 된다. 많은 보호관찰 청소년들이 법무부 소속 민간 자원봉사자인 범죄예방위원과의 결연을 통해 재범의 굴레에서 벗어나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동력을 얻는다. 살아가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다. 숙명적으로 모든 사람은 싫든 좋든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그를 낳아준 어머니의 세상에 태어난다. 사람의 운명과 관련된 이러한 섭리는 선택이 아니고 주어진다. 보호관찰관으로 매일 만나는 많은 보호관찰 대상자(비행 또는 범죄행위자)들은 이러한 최초의 만남부터 불운을 타고 나지 않았나 생각된다. 상당수 비행 청소년들은 온전하지 못한 가정환경의 영향을 받고 있다. 대체로 이들은 결손가정이거나 빈곤층 자녀, 또는 인성교육의 부재로 규범의식이 미약한 청소년들이 많았다. 이러한 비행 청소년들은 좌절과 실패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하고 자학, 도피 또는 공격적인 태도 등 미숙한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비행을 저지르거나 불량한 친구와 어울려 충동적 집단행동을 자행한다. 비행 청소년들을 선도·개선하거나 또는 사회적응력을 함양시킨다는 건 결국 이들의 마음을 바꾸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기까지 가정환경을 비롯한 주변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기 때문에 가정·사회환경과의 숙명적 관계를 벗어날 수 없다. 심리학자 에릭슨(Erikson)은 “청소년기 발달과업이 원만하지 못하면 성인이 돼서도 부적응을 겪게 된다”고 말한바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만남은 축복된 만남으로 기쁨을 주지만 또 다른 어떤 만남은 불행한 삶을 가져오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잠시 정상궤도를 벗어난 보호관찰 청소년들을 범죄예방위원들이 따뜻한 온정으로 보듬어주는 일은 자원봉사자들에겐 봉사의 보람을 느끼게 해주고 보호관찰 청소년들에겐 자신의 인생에 있어 변화의 계기가 되는 좋은 만남이 되리라고 기대해 본다. /임 종 호 수원보호관찰소장

천자춘추/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자연환경에 쉴 새 없이 자신을 적응시키며 생명을 유지해 나간다. 적응을 위해 자신을 얼마만큼 잘 바꾸느냐에 따라 수명의 길이는 물론 행복지수가 달라지지 않나 싶다. 필자가 좋아하는 TV프로중 ‘자연다큐’와 ‘동물의 왕국’이 있다. 이를 보다 보면 말똥구리 같은 곤충부터 사자나 치타 같은 맹수에 이르기까지 살아가는 방법이 다양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배울 점은 대체적으로 힘이 세고 날렵한 동물의 종족은 소멸되고 약하고 작은 동물일수록 번성함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약하고 작은 동물이 환경에 더 잘 적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즈음 이상 기후로 인한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이상기후가 석탄연료 남용과 난개발로 인한 녹색지대 감소 등 인간의 무절제한 생활에서 비롯됐음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는 몇 년 전 용인 수지신도시 건설시 농지의 시멘트화로 불러 일으킨 엄청난 홍수피해를 기억하고 있는데 이는 농업의 중요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대부분 농업을 농산물을 생산하는 기능만 가진 것으로 자칫 오해할 수가 있는데 실제로 농업은 우리의 생명을 유지시키는데 필요한 에너지원을 생산하는 것 이외에도 아주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우리는 공익적 기능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논은 무려 춘천댐의 19배가 넘는 물을 보유하고 있어 홍수를 조절해 주고, 지하수 저장 기능, 산소 생산 등 공익적 가치는 농산물 가격의 2배가 넘는 50조원대에 이르고 있다. 경관효과와 문화효과 등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은 가히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올해부터 각급 학교 교육과정에서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에 대해 가르친다니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쌀나무’라고 말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농업과 농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해 그저 성적이나 걱정하는 그런 좁은 사고에서 벗어나 생명도, 환경도 생각할 줄 아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될 때 우리나라, 아니 지구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이충현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

천자춘추/‘희망 경기교육’과 글로벌 인재육성

김진춘 경기도교육감은 경기교육의 지표를 ‘희망 경기교육의 실현으로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글로벌 인재 육성’으로 설정, 추진하고 있다. ‘희망경기교육…’의 취지는 학생들은 글로벌 인재가 되고자 하는 희망을 품고 면학에 정진하며, 교사는 제자사랑을 통한 자아실현의 희망을 지니고 신바람 나게 가르치고, 학부모들은 학교교육에 희망을 걸고 자녀가 학교에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함으로써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경기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데 있다. 사회도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고 학생들도 변하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은 ‘교육은 희망’이라는 것이다. 교육을 통해 학생도 선생님도 학부모도 희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경기교육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한다. 경기교육이 희망의 산실이어야 한다. 국가의 미래에 대한 희망은 교육에서 움트는 것이므로 경기교육이 국가의 성장 동력을 교육의 힘으로 책임지겠다는 소명의식, 자기 분야에서 일류가 되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하는 경기교육의 기본정신 계승 등 ‘희망 경기교육’은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하여 교육 현실을 바로잡고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글로벌 인재 육성’은 더불어 사는 지혜, 창의력, 국제인의 소양을 갖추고,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가 되는 경쟁력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경기교육의 지향점이다. 개인적 측면에서는 자신의 소질과 적성 분야에서 세계 일류가 되고자 노력함으로써 보람과 행복을 느끼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는 점, 지역적 측면에서는 경기도는 민족사의 중심지로서 경기교육을 통해 민족 문화의 우수한 전통에 대한 자긍심을 길러야 하며, 동북아 시대의 전초기지로서 지구촌 시대를 이끌어 갈 글로벌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점, 국가적 측면에서는 세계가 이웃이 되고 있는 동시에 국가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고, 국가 경쟁력의 원동력이 물적 자원에서 인적 자원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므로 경기교육을 통해 세계 일류의 인적 자원을 육성해야 한다는 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리 경기교육이 적극적으로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 글로벌 인재 육성 체제를 공고히 해 나가는데 우리 경기도민 모두가 적극 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임 영 순 경기도교육청 교육정책과장

천자춘추/병술년과 경제성장 기대

일본의 자금은 국제적으로 일부는 부동산 투자로 흘렀고 일부는 경쟁력 있는 국가마다 다국적 기업 운영으로 기업의 비밀을 철저히 봉쇄하므로 오랫동안 생명력을 유지했다. 제조업체들이 꾸준히 개발하는 연구력 때문에 양면적 투자 방법은 국제화에 성공과 국내에선 세계시장 경쟁력을 키우고 있었다고 본다. 한때 일본이 불황에 많은 기업들의 유명 임원들이 불황 타개를 위한 강의를 많이 했다. 이중 일부만 예를 든다면 마른 행주도 다시 짠다는 방법, 작업의 로스(Loss)를 줄이기 위해 준비를 철저히 하는 교육, 한 번 입사하면 성실한 생활로 애사심 극대화 성공 등이 있다. 일본 기업들은 불황에 생산능력이 떨어지고 무기력하고 나른해지는 직원들을 위해 개를 키우기도 했다. 회사 마당에서 개가 움직이고 사람이 오가면 꼬리를 치고 낯선 사람이 오면 짖고 하는 모든 행동들이 개에서 찾을 수 있는 생동감을 느낀다. 순수함과 신선함 등과 함께 경쟁에서 제일 중요한 낯선 사람에게 짖는 건 곧 공격성을 갖게 하므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동기 부여와 끝없는 도전 정신을 배워야 한다. 부지런한 우리 국민의 정서로…. 새해 모든 사람들의 바람이 있다면 경제사정이 좀 나아지면 하는 기대감으로 조심스레 시무식을 했을 것이다. 옛말에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라는 말이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번 돈 정말 보람 있게 쓸 수 있는 해가 되려면 어느 정도 경기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 인간이 제일 가깝게 지내는 동물 학대를 줄이고 함께 가는 슬기로움을 보여야 한다. 삼국유사에서 백제가 멸망에 앞서 사비성의 개들이 왕궁을 향해 슬피 울었다고 한다. 집에서 기르던 개가 슬피 울면 집안에 초상이 난다고 개를 팔아 버리는 주인, 개가 이유 없이 땅을 파면 무덤을 파는 암시라고 해 개를 없애고 집안이 무사하기를 천지신명께 빌고 근신하고 불행의 사태에 대비했다.개는 늘 인간의 주위에서 존재해 왔고 구박과 멸시, 버림을 받고 자신의 몸을 희생하기도 한다. 인간이 개를 버려도 개는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 지구상에서 개만큼 직관적인 논리를 깨우친 예언자는 없다. 가끔 거래처를 방문하기 위해 차를 타고 가다 버려지고 헐벗은 개가 눈에 띄면 과자, 빵 등 항상 간식거리를 갖고 다니면서 기회가 되면 먹이로 준다. 새해 병술년 한해 인간을 보호해 주는 개는 ‘수호신’과 같은 존재이므로 경제의 적신호는 물리치고 청신호로 호황을 맞길 바랄뿐이다. /이 규 연 인천여성CEO협의회 회장

천자춘추/2006년, 그래도 희망을 걸어본다

새해가 밝았다. 더 이상 들춰 볼 날짜도 없는 달력이 새 달력으로 교체되면서 비로소 해가 바뀌었음이 실감난다. 그러나 실감만 날뿐 신명이 나질 않는다. 그건 필자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그 느낌의 제일 앞에는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언제나 지금의 어려움이 해결될 지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더 이상 지긋지긋하다고 해도 악착같이 살아가야 하는데, 세상사는 무슨 희망이라도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솔직히 새해가 밝았는데도 별로 반갑진 않다. 최고의 과학자가 양파껍질 같은 거짓말을 해대는 사회가 암울하기도 하고, 전자민주주의로 칭송을 받던 네티즌의 광폭한 여론쏠림이 어디로 튈지 몰라 두렵기도 하기 때문이다. X파일에도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는 삼성공화국에 어이가 없고 비정규직 노동자는 850만명을 넘어 더 확대시킬 법적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정치권을 대하기에 너무 당황스럽기 때문이기도 하다. 1%의 땅부자가 50%가 넘는 땅을 차지하고 엄청난 불로소득을 챙기는 사회, 5%의 돈부자가 50%가 넘는 돈을 차지하고 막대한 불로소득을 챙기는 사회, 극심한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 부재한 사회. 이런데 무슨 살맛이 나겠는가.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대명천지에 아직도 색깔론을 들고 거리에 나서는 한나라당 의원들, 황우석 교수 병문안에 혈안이 됐던 정치인들, 방폐장 유치에 이념공세와 지역감정까지 동원하는 황당함, 탈북자가 복수를 위해 핵풍선을 날린다는 해괴한 소재의 영화 등. 더욱이 이런 코미디같은 일들이 되풀이되고 있어 눈살까지 찌푸리게 하니 입맛, 밥맛이 다 없을 지경이다. 이러 저러한 일들을 보면서, 그래서 새해는 단지 날짜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강변하고 싶다. 평소와 같이 해가 지고 해가 다시 떴을뿐인데 세상이 바뀌기라도 한 것처럼 호들갑을 떨 필요까지 있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작은 희망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안다. 땀방울의 소중한 가치를 알고 소박하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고 삼성공화국을 고발한 방송사 기자가 있고 거인을 쓰러뜨린 젊은 과학자들이 건재하다. 이렇게 희망은 있지 않은가. 진실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진리가 있어 세상은 살아갈만 하다. 그 진실과 진리에 2006년의 희망을 걸어본다. /유 진 수 인천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

경기천자춘추/지방선거도 월드컵처럼 흥행했으면

2006년 병술년 새해가 밝았다. 이번 주는 새해의 결심을 다지고 계획을 잡는 시기인 만큼 좀 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몇몇 언론이 여론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2006년 한국사회 최대의 과제는 ‘양극화 해소’와 ‘국민통합’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조사를 보니 ‘새해 들어서도 생활형편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59%로 나왔다. 문제가 뭔지는 알지만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별로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소망도 없이 무엇을 이루겠는가? 기대와 실망의 반복 속에 자위책으로 발동된 ‘정치 냉담증’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결국 ‘정치 냉담증’의 최대 피해자는 국민 자신일 수밖에 없다. 다소 억지스럽더라도 병술년 새해는 다시 한번 온 국민이 정치적 열정을 모아보자. 올해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있는 해이다. 국민이 관심 없으면 지방선거는 건달과 지역토호들의 난장판이 되어버린다. 학연으로 지연으로 대충 찍어주면 나중에 뇌물 받고 구속된다. 엉터리 정치는 정치인의 책임이지만 사실 그 인물을 선택한 유권자의 책임이기도 하다. 특히 지방선거는 국회의원선거나 대통령 선거와 달리 좀 복잡하다. 시의원, 도의원, 시장·군수·구청장, 도지사까지 함께 선출하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명을 선택해야 한다. 경기도지사쯤 되는 인물이 아니면 평소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후보들이 많다. 그래서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나중에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동네선거이기 때문에 하늘에 뜬구름 잡는 정치적 언사만으로 땜질되지 않는다. 그만큼 구체적인 정책능력이 검증되는 진검승부일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점에 유권자의 관전 포인트가 있다. 누가 우리 동네 민심을 제대로 읽는 사람인가, 무엇이 우리 동네 고질병을 치유하는 해결책인가 따져봐야 한다. 관중들이 관심이 없어서 그렇지 벌써 경기는 시작되었다. 월드컵에 갖는 열정의 반의 반만이라도 지방선거에 관심을 보여달라고 말한다면 너무 구차한가? 하지만 정직한 바람이다. 국가대표 선수들 하나하나의 특기와 이력을 외우는 것처럼 지방선거 후보들의 면면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지방선거도 월드컵처럼 그렇게 열정적인 축제의 장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열정의 지방선거가 끝난 뒤 독일월드컵으로 가자. 맹목적인 애국주의와 승리지상주의에 함몰되지 않는 길거리 응원축제의 환희를 재현하자. /안 민 석 국회의원(오산)

천자춘추/인생의 작전 타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인생의 작전타임을 한번 가져보자. 인생의 작전타임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나 자신의 존재와 의미를 재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나의 인생 목표와 전략을 수정하는 시간이다. 무엇보다도 인생의 방향 감각을 잃어버려 표류하고 있다면 다시 한번 바로 잡아야 한다. 나는 실종된 채 표류하는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아니면 단지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무의미한 일에 나 자신을 소진하고 있지는 않은가? 또는 성공에 중독돼 성공의 노예는 되지 않았는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인생의 작전 타임을 한번 가져보자. 작전타임은 인생의 재충전과 반전의 기회로 만든다. 게임의 승패는 전반전이 아니라 후반전에 판가름 난다. 가끔 우리는 9회말 등판, 역전 홈런을 치는 스타를 본다. LA다저스의 최희섭 선수가 생각난다. 그때 우리는 짜릿한 역전 홈런의 주인공이 바로 당신이 되는 꿈을 꾸어보지 않겠는가. 나의 여생, 인생의 후반기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생의 전반기를 마무리하고 후반기를 맞이하는 사람들은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질문이다. 축구 경기에서 전반전보다 후반전이 중요하듯, 인생의 전반기보다 후반기가 더 중요하다. 전반기에 다소 부실했더라도 후반기에 충실하다면 인생은 성공한 것이다. 인생의 성패는 후반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인생의 후반전에서 성공하는 비결은 작업을 바꾸는 게 아니라, 마음을 바꾸고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꾸고 자신의 삶을 정비하는 것이다”(밥버포드). 인생은 시작보다 끝이 아름다워야 한다. 끝이 아름다운, 우리들의 멋진, 향기로운 인생 후반기를 꿈꿔보자. “끝이 좋으면 다 좋다”란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은 후반전이 약하다. 뒷심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많은 경우 인생의 전반기에 쌓아 놓았던 덕과 이미지를 후반기에 다 깎아 먹는다. 주변에서 인생 만년에 자기 관리에 소홀히 함으로써 실패한 정치가, 경제인, 종교인 등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인생은 끝이 중요하다. 갈수록 멋진 인생을 살자. 인생 후반기에 그윽한 기품이 서려 있는 생애를 살고 싶은가? 무엇보다도 인생의 후반기에는 눈이 아닌 마음으로 모든 것을 보도록 하자. 마음으로 보면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 우연히 마주친 사람, 무심코 만진 곳까지도 소중하다. 후반기에는 인생의 모든 게 축복이요, 선물임을 고백하고 “내 잔이 넘치나이다”(시23:5)하고 감사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 /권 영 삼 수원영은교회 목사

천자춘추/정상, 고통으로 정복한다

누구나 정상을 꿈꾼다.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올라갈 때는 힘이 들지만 오르고 나면 몸이 가벼워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산에서 정상을 정복했을 때처럼 산이 높을수록 기분은 상승한다. 하지만 산을 올랐으면 오른 만큼 비례해 그 만큼의 풍광을 보게 되는 반면에 산을 오른만큼 내려와야 하는 게 자연의 순리다. 짧은 산행길에서도 인생을 반추하듯 아래를 내려다 보며 지나온 삶을 회상하다 보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원형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진땀을 흘리며 산을 올라 본 사람들은 산이 험할수록 산세가 아름다웠다고 한다. 그것은 고통 뒤에는 즐거움, 즐거움 뒤에는 고통의 대가가 따른다는 필연적인 수식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준다. 이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이 인생을 관통하여 일컫는 비유이기도 하다. 필자는 지난해 겨울까지만 해도 광교산에 올라 야간에 설경을 보는 재미에 빠져 있었다. 해가 저물고 나면 눈 쌓인 겨울 산을 배낭을 지고 올랐다. 산중턱을 지나 봉우리에 올라서면 힘들었던 지나온 시간은 잊어버리고 밤의 눈 덮인 설경에 매료돼 멍하니 한참을 바라보고는 했다. 겨울산은 오르면 오를수록 신비스러운 자태를 드러 냈고 도시와 멀어질수록 야경은 더욱 아름다웠다. 그런데 어느날 욕심을 더 내 조금 더 높은 곳 절경을 보려고 산봉우리를 향해 등산을 하다 그만 미끄러져 오른쪽 무릎을 다쳐 연골판 절제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산의 아름다움을 훔쳐본 대가로 신체의 일부를 떼어내는 고통을 감수해야했다. 현재 정상에 서 있을지라도 그것은 완전히 정복한 게 아니라 공간·시간적으로 일시적인 것 일뿐이다. 다만 더 높은 곳을 위한 시작이며 거기에는 희생이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회 전반에 걸쳐 극심한 경제적 빈곤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병술년 한해가 시작됐다. 요즘 날씨처럼 삼한사온(三寒四溫)이 깨졌다고 말할 정도로 우리 사회는 경제적 이상기류의 힘든 시간을 건너왔다. 하지만 우리는 믿는다. 현재의 고통은 정상을 향해가는 과정임을 확신한다. /권 성 훈 시인

천자춘추/2005년 마지막 한마디

한해의 끝자락에 서서 되돌아본다. 저물어 가는 한해의 끝자락에서면 서글퍼지지 않았던, 다사다난치 않았던 해도 없었던 것 같다. 나는 올해 한 대학의 교수로서 정부에게, 정치인에게, 또한 나랏님에게도 수없이 많은 비판과 주문을 해왔다. 이 땅에서 태어난 고마움에 대한 보답이라는 차원에서 그들에게 너무 가혹한 비판과 주문을 했던 것에 대해 정중히 머리를 숙이는 바이다. 딴은 그들의 잘못만은 아니다. 그들을 뽑은 내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야 되는 일이며 그들을 깨닫게 하지 못한 나의 글재주를 탓하며 머리를 바윗 돌에 찍어야 되는 나의 우매함을 탓할 것인 일을…. 나는 이 경기도 지방에서는 유명한 천자춘추에 글을 쓴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많은 격려와 응원 그리고 이 글로 만약 형무소에 갈 지라도 다음 정부에서는 높은 사람이 될 거라 해주셨던 안성 고을원님 등 환희와 기쁨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가슴 한편이 저리는 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연말 각종 모임에서 나는 확실히 보았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호는 백년 전의 우(愚)를 다시 범하게 될 것이라는 무서운 사실을…. 노론 소론, 동인 서인, 남인 북인 경부선과 호남선의 정도가 아니다. 남과 여의 갈등을 비롯하여 부자와 빈자, 강남과 강북, 검찰과 경찰, 세대별, 친북파와 친미파, 지나간 정부와 현 정부의 갈등 등…. 도대체 누구 때문에 이렇게까지 되었단 말인가? 이런 무서운 망국병인 편 가르기가 왜 벌어지고 있단 말인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더 이상 대통령을 95% 밀어 줬다고 해서 현실에 맞지 않는 호남 고속철을, 갈라진 편의 숫자 많은 쪽을 언제나 밀어주는 등의 발상으로 편을 갈라 권력을 쥐는 일을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이것은 죽어가는 환자에게 마약을 주는 꼴입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도 마약은 단 몇 번에 중독자를 만들지 않습니까? 특정지역, 특정단체에 마약 주기는 한때나마 젊고 패기 있다고 생각했던 노 대통령의 손에서 끊어 없애야 합니다. 계속 해서 나를 95%찍어 주었던 특정지역을 배려하고 무작정 숫자 많은 단체의 손을 들어준다면 민주주의에서는 부끄러운 100% 찬성인들 나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제발 다시는 나와 같은 불행한…’의 구절을 생각하며 남은 기간만이라도 나의 텃밭에 좀 덜 주고, 나를 미워했던 단체들에게 좀 더 따스한 눈길을 준다면 먼 훗날 나라가 어려울 때 역사의 본보기가 되는 나랏님이 되리라 굳게 믿습니다. 지금까지 사랑해주셨던 경기일보 독자들, 전국체전 4연패를 위해 체중을 줄였던 정승우 처장, 그리고 외자유치를 위해 대한민국 역대 지사 가운데 가장 많은 여행을 한 손학규지사, 새해 병술년에도 선진 경기를 위해 우리 모두 파이팅! /전 병 관 경희대 교수

천자춘추/초대권 없는 극장

우스갯소리로 ‘한국인은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이 있다. 공짜를 좋아하는 우리 정서를 조금은 과대 포장한 속설일듯 싶은데 연말들어 공짜 마케팅이 봇물을 이루고 있고 그 효과도 적지 않다는 소식이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사이트방문자중 매월 30쌍을 추첨, 해외여행을 시켜주는 파격적인 이벤트로 관심을 끌고 있는가 하면 한 대리운전업체는 회식이 잦은 연말임을 감안해 일정 횟수 이상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푸짐한 경품을 지급, 화제가 되고 있다. 공짜를 좋아하는 국민정서를 절묘하게 파고든 공짜마케팅이 그동안 대형 마트 등에서 곧잘 활용되곤 했는데 이젠 모든 분야에서 불황을 이기는 하나의 마케팅기법으로 깊숙이 자리잡은 느낌이다. 그렇지만 유일하게 공짜 마케팅이 절대 활용되면 안되는 곳이 있다. 바로 공연장이다. 서울 한 대형 공연장에서 근무하는 지인은 인기 공연이 무대에 올라갈 쯤이면 하소연을 늘어 놓는다. 공짜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의 성가신 청탁때문이다. 여기저기서 들어 오는 청탁으로 아예 휴대폰을 꺼놓고 업무를 볼 정도라고 한숨짓는다. 이는 대부분의 공연장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사항이기도 하다. 이쯤되면 공짜표에 맛들인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뜻인데, 원천적으로 각 공연장 관계자들이 겪고 있는 이 고충은 공연 관계자 스스로 초래한 자업자득(自業自得)임을 부인할 수 없다. 원래 초대권은 기획사측이 과도한 홍보비를 댈 수 없어 궁여지책의 한 방편으로 현금 대신 제공한 게 시초였는데 언제부터인가 각 공연장이 텅 빈 객석을 채우는 한 방편으로 이용해 온 것이다. 무릇 초대권은 마약과 비슷해 공짜 표에 한번 맛들이면 웬만해선 자기 돈으로 표를 사지 않는다. 보고싶은 공연이 있으면 청탁해 표를 구하면 된다는 공짜의식이 내면에 깔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연장은 초대권이 당장 객석을 채우는데 도움이 될지언정 장기적으로 건실한 운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독(毒)이 되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공연장에도 개관 초기 초대권을 요구하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았는데 현재까지 꿋꿋하게 초대권 없는 극장으로 잘 운영되고 있으며 다른 공연장으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가끔은 출연단체들로부터 “다른 지역은 초대권을 주는데 유독 안산만 초대권을 안주냐”며 거친 항의를 받긴 하지만 어찌보면 초대권을 발행하지 않는 게 돈을 내고 공연을 보시는 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지도 모르겠다. 전통적으로 우리 사회는 공짜나 덤과 같이 무언가를 주고 받는 것에 대해 관대하게 여겨왔지만 공연장만은 예외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공짜 표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건강하고 건실한 공연장으로 가꿔보자. /이 두 철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관장

천자춘추/소망을 이루며

경기일보에 관심조차 없었는데 특별한 계기로 애독자가 됐다. 더 일찍부터 독자로서 위치를 가졌더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천자춘추(千字春秋)’란에 각계인사들의 글을 읽어볼 때마다 이 분들이 사회를 지키고 있으므로 든든한 한국으로 나갈 수 있다고 알게 됐다. 개인도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단단히 준비하듯 경기일보의 미래 계획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후원자와 독자가 늘어가는 게 더 말할나위 없이 바람직하겠다. 필자는 신분이 축복하는 자이기에 가슴 속 깊이부터 우러 나오는 축복을 하고 있다. 오늘은 홀로된 한 성도가 자녀와 함께 어려운 시기를 잘 이기고 나에게 보내온 글을 소개하면서 모두에게 축복을 빌고 싶다. 작은 소망을 새 부대에 “삼백육십오일 꽉 찬 한해살이를 보내며 어김없이 받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날들을 우리 모두는 시작하려 합니다. 해가 그렇듯 마음들은 설레임과, 당찬 계획과 희망 또한 건강과 행복을 간절히 바라는 우리의 모습들이 참으로 아름답게 보여지리라 생각합니다. 모년(某年)이 아픔과 얘기치 않은 고통과 실망과 분노가 채 가셔지지 않은 혼란 속에서 그래도 우리는 설마란 반기대(半期待) 속에 신음하는 생명의 불꽃을 일으켰던 영웅을 씁쓸하게 손가락질하며 상처를 싸매려 합니다. 새해에는 ‘과(過)한 것은 부족(不足)하니만 못하다’는 선인들의 지혜를 마음에 새겨봅시다. 올 겨울 수북이 내린 하얀 눈이 보기만 해도 징그럽다고 하듯이…. 미래를 향해 달려 갈 길만 계획하기보다는 뒤처져 기진맥진한 우리의 이웃과 뛰어 나게 잘하지는 못하지만 묵묵히 노력하며 안간힘을 쓰는 우리들의 형제와 무지(無知)가 아닌 사기(詐欺)는 더더욱 아닌 일그러진 영웅(英雄)이 있기보다는 실패(失敗)하고 쓰러졌을지라도 손잡아 일으키며 부축여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소박하고 순수한 진정한 삶이 가득 담겨진 새부대에 우리 모두의 소망이 듬뿍 넘쳐나길…” /안 명 환 수원 명성교회 목사

천자춘추/유아교육의 미래를 위해

유아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돼야 하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해 본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성장·변화한다. 그 과정은 지식을 습득하고 습득한 지식을 이해하며 생활에 적용해 가며 적부성을 분석하기도 하고 종합할 수 있기도 하며 평가하는 등 일련의 학습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한다. TV나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만 해도 이러한 과정의 시작을 적어도 초등학교 입학 이후로 알고 있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유치원 원아도 TV나 컴퓨터와의 접촉을 통해 지적 정보 취득이 어렵지 않아 지적훈련을 통한 인간성정변화의 연령적 시작을 유아교육단계로 앞당기는 건 시대적 흐름이다. 다른 하나의 이유는 산업활동구조가 과거 남성 중심에서 양성 참여 양상으로 바뀐 현재 해결해야 할 현안 중 큰 과제로 부부 직장인(맞벌이 부부)의 자녀보육과 교육문제 등이다. 어머니가 전업주부로 가사와 자녀양육을 전담했던 시대와는 다른 삶의 방식이 일반화 돼 그 대행적 보육과 교육대책이 세워지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어서 유아교육은 중요하다.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유아교육의 중요성은 유아를 둔 모든 가정과 사회와 국가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막중한 과제란 점에서 이론이 있을 수 없다. 필자는 유아교육의 미래를 위해 유아를 둔 젊은 부모들이 신뢰와 희망과 기대를 갖도록 실현성 있는 정책을 제시, 공감과 가능성을 얻는 건 지방선거에 임하는 해당 정치인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임에 틀림없기에 특별 주문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접근해보자. 과거 저출산정책에서 오늘날 출산장려정책으로 바뀐 현실에서 출산장려의 기폭제로 둘째, 셋째 자녀에게 직접 지원되는 정책을 가능한대로 후하게 펼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기를 바란다. 이 문제에 대한 정책의 호불호는 출산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연관된 고려사항으로 맞벌이 부부가 출산한 자녀를 위한 유아교육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당면한 문제로 유치원의 종일반 교사인건비 지원 및 종일반 환경개선사업비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해 주는 일이 선결과제다. 유아교육이 다른 정책에 밀려 뒷전이 된 일이 없지 않았다는 과거의 예를 상기하면서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유아교육 발전의 획기적인 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유아교육에 종사하는 모든 교사들과 학부모 등을 대신해 의견을 제시했다. /석 호 현 유치원연합회 경기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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