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1088년 이탈리아 볼로냐에 현대적 의미의 대학이 설립됐다. 그러나 최초의 대학은 오늘날 형태와는 조금 다르게, 일종의 교육 길드(Guild:중세도시가 성립·발전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상공업자의 동업자조직)같은 형태였다. 볼로냐대학은 11세기 들어 서면서 연구 중심지가 됐고 12세기 중엽 현재의 대학으로 거듭났다. 이후 프랑스 파리대학 1215년, 영국 옥스퍼드대학 1167년, 미국 하버드대학 1636년, 예일대학 1701년, 프린스턴대학 1746년, MIT 1865년, 러시아 모스크바대학 1755년, 일본 동경대학 1877년, 중국 북경대학 1898년 등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 교육의 역사는 고구려 372년(소수림왕 2년) 설립된 태학(太學)이 학교의 시초이다. 신라도 682년(신문왕 2년) 국학(國學)을 설립, 유교이념에 입각해 인재를 양성했다. 백제도 대학을 설립, 박사를 배출해 일본에 보내 선진문화를 전파했다. 고려는 992년(성종 11년) 개성에 최고의 고등인재 양성기관인 국자감(國子監)을 설립했다. 국자감은 당시로는 세계적으로 가장 큰 종합대학이었다. 조선은 수도를 한양으로 옮긴 후 1398년(태조 7년) 국립대학인 성균관(成均館)을 설립했는데 갑오개혁(甲午改革) 이후 신학제 실시에 따라 1895년 칙령으로 3년제 경학과(經學科)를 설치했으며 1923년 대학 설치에 관한 법령이 선포된 이후, 1946년 정규 4년제인 오늘날의 성균관대학으로 승격됐다. 이 시기를 전후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이 설립된다. 교육은 비영리 기관으로 그 시대의 사회적 요구와 인재를 양성, 궁극적으로는 국력을 키워 세계적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의미가 있다. 황우석 교수 논문의 진위여부를 가린다며 벌어졌던 일련의 보도들, 사립학교법(私立學校法)을 개정한다 안한다하며 벌어지는 이해 당사자들간 줄다리기, 비리 사학에 대한 감사를 하겠다는 등의 대립 양상은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때만 되면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며 교육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큰 목소리를 내고 이해득실엔 전혀 무관심하고 오로지 인재 양성에만 관심이 있는듯 주장해 왔으면서도 이처럼 국민을 볼모로 대립 양상을 보이는 건 좀 낯 뜨겁다. 하루 빨리 원만한 해결책을 찾아 교육기관과 교육 당사자들이 하루 빨리 제 역할을 해 주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진리의 상아탑이라고 하는 대학의 역사가 이제 1세기를 넘는 우리도 한번쯤 신중히 뒤돌아 볼 시점이 됐다.
오피니언
경기일보
2006-01-1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