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대변한다. 저질스러운 말 한마디가 듣는 사람에 따라 절망과 상처를 안겨주고, 품위 있는 고귀한 격려의 말 한마디가 꿈과 희망을 심어 주기도 한다. 그래서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기도 하고 천냥 빚을 지기도 하며, 천박한 말 한마디가 천박한 사람을 만들고 거짓말쟁이로 만들기도 하며, 겸손하고 예의 바른 정직한 말 한마디가 사회질서를 지켜가는 정의의 사도로 존경 받기도 한다. 성선설과 성악설을 함께 지니고 살아가는 삶 속에서 정직한 언어와 선의의 거짓말은 어쩔 수 없이 공존 할 수 있겠다 싶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고 거짓말도 많은 세상이다. “태양은 우리들에게 빛으로 말을 하고, 향기와 아름다운 색깔로 꽃들은 얘기한다. 구름과 비와 바람과 눈은 대기의 언어이며, 자연은 온갖 몸짓으로 가을을 속삭이고 있다. 태양과 꽃들과 자연은 금싸라기 같은 언어로 속삭이고 있는데, 벌레들이 좀 먹는 옛 탁자 앞에서 사람들은 거짓말로 사랑을 말하고 있었다” 폴렝의 말이다. 세상이 온통 거짓말과 거품 속에 파묻힌 느낌이다. 헐뜯고 비방하고 빈 깡통이라 소리가 요란한가. 닭잡아 먹고 오리발 내밀며 뒷구멍으로는 황금의 텃밭을 가꾸어온 높은 분들과 가진분들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 얼마나 많은 장삼이사의 어리석은 백성들이 속아 살아왔는지를 회상 해보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듣는 이가 없다. 말은 많은데 쓸 말이 없다. 그런 어른들의 겉 다르고 속 다른 이중언어의 어려운 말들을 유식하게 유창하게 하면 알아듣기도 쉽지 않다. 인사만사가 새옹지마라. 촌지와 떡값의 차이가 유전무죄와 유권무죄로 이어지고, 대도무문에서 천도무친으로, 청권입국에서 대의멸친으로, 토사구팽은 격화소양으로, 종용유상은 실사구시로, 기승전결은 소이부답으로, 이전투구는 당동벌이와 합종연횡으로, 정경언유착은 소통령과 몸통과 깃털로 나누어 지며, 한국적 민주주의는 평화의 댐으로, 보통사람의 위대한 시대는 문민정부 국민정부 참여정부의 운구복일과 하로동선으로 이어져 악어의 논법을 백성들이야 알리가 있나? 높은 어른들은 21세기에 가 계시고 국민들은 아직도 17세기에 머무르고 있다니 과연 백성들은 시대의 낙오자인가? 바보천치인가? 너나 없이 모두 입조심 해야 하고, 내일 모레면 추석명절인데 이번 추석에는 황금들녘에 스쳐가는 시원한 바람과 귀뚜라미 소리 타고 가슴이 탁트이는 속 시원한 말 한마디 들었으면 좋겠다. 꿈과 이상은 높아야 하지만 몸과 마음은 낮아야 한다. 그래야 백성들의 소리가 들릴 것이다. /신 명 희 여주군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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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2005-09-1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