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하늘은 없다

지난주는 일 때문에 제주도를 다녀왔다. 김포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딛고 섰던 땅을 떠나 하늘로 떠올랐다. 비행기 창문을 통해 그 동안 딛고 살았던 땅을 내려 보니 땅에서 바라보던 하늘과 하늘에서 내려 보는 땅의 느낌이 다르다. 거리를 오고 가는 수많은 사람과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 높이를 자랑하며 선 건물, 울긋불긋 단장하고 있는 숲, 하늘에서 내려 보니 땅에서 바라볼 때와 다르게 느껴진다. 하늘에서 보니 땅의 기준과 하늘의 기준이 분명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다. 땅에선 높이를 자랑하고 수를 세지만 하늘에선 넓이와 양이 보인다. 서울대 정진홍 교수는 ‘하늘과 순수와 상상’이란 책에서 “현대인들은 하늘을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하늘을 쳐다보는 여유조차 가질 수 없이 바쁘게 움직인다. 농경사회에서 아침에 일어나면 하늘을 보았다. 오늘 날씨가 어찌될 것인가가 중요한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하늘을 바라볼 여유도, 이유도 없다. 아침에 TV를 통해 전달되는 일기예보를 들으면 그뿐이다. 하늘이 개입할 여지가 없게 됐다. 사람들이 하늘을 우러러 보지 않으니 하늘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하늘이 무섭지 않느냐”는 말도 하지 않는다. 정치인들은 말로는 민심이 천심이라고 하지만 하늘을 무서워 하지 않으니, 하늘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니 백성의 마음이 어디 있는지 물어볼 이유도 없다. 그저 힘 자랑, 키 재기를 하며 서로 자신이 높다고 허장성세를 떨뿐이고 하늘의 마음을 묻지 않으니 민심도 물을 이유도 없고 온갖 조작과 가식으로 모아 온 표로 하늘을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하늘이 오염돼 온갖 재앙이 지구촌을 덮을 때도 누가 오염물질을 배출했는지 찾아 헤매지만 진정 하늘을 바라 보지는 않는다. 하늘이 사라진 것이다. 윤동주가 노래했던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의 하늘은 시에서나 존재하는 하늘이고 우리들 가운데 하늘은 이제 더 이상 없다. 잃어버린 우리들의 하늘을 찾기 위해 날마다 시간을 정해두고 하늘을 보는 시민운동이라도 해야겠다. 하늘을 두려워하는 정치인과 하늘이 무섭지 않느냐는 말에 겁을 내는 시민들이 더 많아지도록…. /문 병 하 장암종합사회복지관장

천자춘추/환경보전과 시민의 역할

언젠가 어느 전문지를 읽으며 공감했었던 내용이 있다. 인류의 역사는 자연과 문화가 만나 삶의 다양한 터전을 가꾸고 다양한 문물을 만들어 온 과정이며, 수만년 전에 시작됐다는 인류의 농경도 자연과 문화가 만나는 방식 중의 하나였기에 자연과 문화가 어떻게 만날 것인지는 태고적부터 인류의 과제였고, 앞으로도 그 과제가 인간 삶의 핵심을 이룬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자연과 문화가 갈등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개발 수준이 낮은 시대에선 자연과 문화의 만남이 자연스러웠으며 환경문제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환경오염과 자연훼손이 가속화되면서 자원 고갈과 기후 변화 등 에너지·환경문제가 시급한 당면과제로 급부상했다. 또한 정보(IT), 생명(BT), 문화(CT), 환경(ET) 등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산업구조 개편으로 유해 오염물질들이 다양해지면서 생활환경이 크게 손상됐고 시민의 건강생활은 위협에 직면하게 됐다. 자연과 문화의 만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헌법 제35조는 국민의 환경권을 명시하고 있다.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환경권 조문은 국민의 생존권적 기본권의 하나로 환경권을 보장하면서 국가와 국민의 환경보전의무를 동시에 부여하고 있다. 자연과 문화의 만남, 그 행복을 위한 시작이 바로 국가와 국민의 환경보전의무부터 시작됨을 의미한다. 이제 주민자치시대가 활짝 열렸다. 주민자치시대는 환경자치시대이다. 환경자치시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선 시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민들은 누구나 오늘의 지구환경이 더 이상 훼손되면 안된다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지켜 내기 위한 실천에는 소극적이다. 소비자로서의 구매 권리를 통해 반 환경기업에 대한 압력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자연과 조화된 환경친화적 도시 조성과 시민·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한 환경정책을 추진해 나가도록 관의 정책 감시자로서의 역할도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참여가 여의치 않을 경우 환경시민단체에 가입해 활동하거나 이를 후원하는 간접적 참여도 생각해볼만 하다. 살기 좋은 지역사회 만들기, 맑고 푸른 지구 공동체 건설을 위한 환경자치시대 역할 수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황 경 철 동남보건대 환경생명과학과 교수

천자춘추/2차 민주화운동으로서의 지방분권 확대

격동의 지난 30년을 민주화와 1인당 국민소득이라는 측면에서 조명해 보고 싶다. 1972년 10월 유신독재체제가 시작되었고, 1974년은 이에 항거하던 학생운동권을 용공 반국가 조직으로 몰아 탄압한 민청학련사건이 발생하였으며, 1975년은 유신헌법에 대한 부정적 논의 자체를 금지했던 긴급조치 제9호가 발표됐으며, 그 해 1인당 국민소득은 594달러였다. 그리고 5년이 흐른 1980년에 5·18광주민주항쟁이 발생하였으며, 그 해 1인당국민소득은 1천597달러였다. 5·18광주민주항쟁이후 1980년대는 대대적인 민주화운동을 벌인 시기였다. 그 결과 유신헌법이후 15년만인 1987년에 대통령직선제를 쟁취하였으며, 1988년에는 88올림픽을 치렀고, 그 해 1인당국민소득은 4천296달러였다. 1인당 국민소득이 향상되면서 한국사회와 한국기업은 개방화가 필요하였고, 이는 민주화운동으로 표현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1990년대 들어서 민주화의 확대를 위하여 1991년 지방의회가 출범하였고,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였으며, 그 해 1인당국민소득은 1만1천432달러였다. 그리고 1997년에 국제금융위기를 맞이하였지만 그 위기는 극복되었고, 2005년 1인당국민소득은 1만6천달러로 예측되고 있고 세계경제규모는 11위로 상승되어 있다. 한편, 1990년대 민주화운동은 시민운동, 인권운동, 노동운동 등으로 전환되었다. 결국 한국사회에서 민주화의 진행과 1인당국민소득의 향상은 밀접한 연관속에서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1970년대와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인사들 중 상당수가 정부와 여당의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2008년에 1인당국민소득 2만달러, 2020년에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한다는 한반도 한민족 비전을 설정하면서, 민주화인사들은 민주화운동을 왜 했는지 깊이 숙고할 필요가 있다. 민주화운동은 인간답게 사는 것이 목표이며,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확대할 수 있는 인간적인 사회로 이행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사회가 1인당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을 위하여 전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극대화하려면, 지방분권의 확대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즉 독재정권의 타파가 1차민주화운동이었다면, 지방분권의 확대는 2차민주화운동으로서 적극 실현시켜야 할 새로운 과제인 것이다. 2차민주화운동은 과거 민주화인사들의 전유물만은 아니라는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최 정 철 인천경실련 정책위원장

천자춘추/내 마음의 디자인

꿈 많고 호기심 많던 사춘기때 한번쯤 생각해 보았던 의문이 있다면 사람이란 무엇인가, 왜 사는가, 나는 누구인가 등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며 파스칼도 ‘생각하는 갈대’라고 정의했다. 전혀 다른 이 두 개의 정의에서 하나의 공통점은 바로 사람의 몸은 한없이 나약하다는 것이다. 약한 힘에도, 저항 없이 부러지는 갈대와 같이 허약해 혼자선 도저히 살아 나갈 수 없으면서 사회를 만들고 그 조직의 일원으로 지탱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심하게 아파 본 사람은 인간의 육체가 가진 허약함을 뼈저리게 인식하겠지만 그래도 인간은 지금 지구의 주인으로 살고 있다. 그렇다면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학자에 따라 여러가지 정의를 내리지만 필자는 한마디로 마음이라 정의하고 싶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 주는 게 바로 마음이고 이 마음의 발전이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해결하지 못하는 숙제중의 하나가 교육문제다. 매년 그 문제와 대안이 이슈로 등장하지만 명쾌하게 이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그 이슈를 조금은 긍정적으로 보면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는 기술과 기능을 가르치는 게 교육의 전부가 아니라 사람과 짐승을 구별하는 마음의 힘과 크기를 키워 주는 과정이기에 정답이 없는 게 아닐까. 수치로 나오지 않고, 도형으로 만들 수 없는 게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같은 심성의 크기는 꼭 학교에서만 만들어 지는 게 아니다. 졸업하고 가정을 꾸리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마음의 크기가 줄었다 커지길 반복하고 있다. 동네마다 도서관이 있고, 화랑이 있고, 야외무대가 있는 나라들이 인류문명과 문화의 선진국이 되고 있다는 것도 어쩌면 마음의 크기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이 주변에 많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도 지천명의 나이에 작은 공간이지만 화랑을 만든 건 우리들 마음의 크기를 키워 주기 위함이다. (현재 방문객의 추세를 보면 조금은 아쉬움이 있다.) 이같은 측면에서 독자들에게 내면의 디자인에 관심을 가져 보라고 권하고 싶다. “느낌은 영원까지 영향을 미치고 어디서 그 영향이 끝날지 아무도 알수가 없다”는 말처럼 단 한사람이라도 더 좋은 느낌을 가져 가 마음을 키우는 게 화랑이 문을 연 이유일 것이다. 이 가을 내 마음의 디자인을 무엇으로 채색할지 한번쯤 생각해 보자. /최 수 아 수아아트 갤러리 대표

천자춘추/새참(사이참)에 대한 단상

초가을이 되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열매가 익어가는 들녘에서 땀흘려 일하다 잠시 쉬고 있노라면 멀리서 함지박에 무엇인가 담아 가지고 종종 걸음으로 일터에 나온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아낙의 손길로 바로 새참(사이참)을 만들어 왔다. 냄새조차도 매우 구수한 느낌이다. 그때에 지척에서 지나가는 길손이 보인다. “여보시오. 여기 와서 잠시 쉬어가시지요” 마치 기다렸다는듯 통성명하곤 함지박을 사이에 두고 정겨움이 시작된다. 가을 하늘은 짙어만 가는데 언제부턴가 이러한 정경이 있어 왔다. 지난 60년대쯤인가. 나는 그때 실제로 이러한 목가적인 모습을 목도했다. 우리와 우리 이웃사이에 배려해 줄줄 아는 정겨운 모습이다. 지금 우리 족속의 핏속엔 현대 사회에 밀려 사라졌을지라도 지나가는 길손을 불러 함께 나눴던 모습들은 마음의 영상에서 사라질 수 없으며 그 정신은 지금도 혈관을 흐르고 있다. 얼마 전 미국 뉴올리언스에 허리케인으로 상상할 수 없는 이재민과 생명을 잃어 버렸다. 이때 피해를 입은 우리 교포도 분명히 있었는데 임시 숙소로 정해 놓은 컨벤션센터에는 한국 계열이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기사를 보며, 또 이어지는 쇼킹한 내용은 해를 입은 그들을 교포들의 집에서 보호하고 있었고 한인 교회도 기쁘게 보호하며 고난에 동참한 모습이 비쳐진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미국 사회도 닮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우리 족속에겐 하루 말미에 되어진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기쁨으로 냉수한 그릇과 같은 베품의 긍휼의 삶이 선대들부터 핏속을 통해 내려온 것이 아닌가. 슬픔과 두려움을 가진 이웃들을 돌볼줄 아는 모습이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족속들의 장래가 밝다. 희망적이며 결코 소멸되는 정신이 아니라 더욱 필요한 정신으로 함양 되어져야 할 것이다. 가을이나 봄이나 새참(사이참)이 주어졌던 아름다운 그 영향은 생각만 해도 지워질 수도 없겠지만, 가을의 덜마른 낙엽 타는 구수한 내음새가 나는듯 하다. /안 명 환 수원명성교회 목사

천자춘추/대형유통점 규제완화와 재래시장 미래

93년도 E-Mart 창동점을 1호점으로 대형유통점은 지난해 275개, 내년이면 350개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비율로 볼 때, 대형유통점의 적정수는 340개라는 판단이 있다. 이 추정치로 볼 때 2007년부터는 대형유통점간의 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 상태에서 문제는 재래시장이 더 이상의 경쟁력이 없어진다 할 것이다. 전국 어디나 재래시장, 자영업자, 소상공인 할 것 없이 대형유통점간의 갈등의 폭은 커져가고 있다. 그런데 대형유통점 개설 등록 규제완화 방안 확정으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 지난 5월 6일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방침이었으나, 소상공인, 재래시장의 반대로 잠정 유보된 상태이나 시행시기가 임박해 있다고 판단된다. 대형유통점의 규제완화가 단순히 재래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에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상공인, 재래시장 할 것 없이 모두가 문을 닫고 그 여파가 지역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차 , 2차 산업에 까지 막대한 손실과 영업이익을 감소시키고 있는 실정임에도 대형유통점의 매출은 계속 증가세에 있다. 이 시점에서 몇 가지 문제점을 짚어본다면, 96년 유통개방으로 급성장한 대형유통점의 지역 자본잠식으로 지역경제의 자본이 편중되고 있다. 자금의 순환 고리가 수백년간 쌓여있던 구조를 부익부 빈익빈의 구조로 바꾸어 놓고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지역상권 붕괴로 인한 영세상인의 폐점, 결국 여· 야 의원이 나서고 국가가 나서서 대형유통점 출점과 영업 시간규제 입법안을 계획하기에 이른 것이다. 나라경제가 어려운데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독도가 중요한 것은 우리의 것이라 소중한 것이며, 재래시장 또한 우리의 것이라 소중한 것이다. 우리의 것이 모두 없어지고 정체성이 없는 외국의 것에 무의식적으로 잠식당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볼 때, 재래시장이 노력하고 경쟁력을 갖출 시기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기존의 대형유통점과 서로 공생할 수 있는 길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알아야한다. 재래시장 물건 하나 사주는 것이 몰락하는 지역경제를 살리고 우리의 전통을 살리며 가진자와 없는자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최 극 렬 경기도시장상인연합회 수석회장

천자춘추/황산이 주는 교훈

‘만만디’로 일컬어지는 중국인의 국민성, 우리는 이 ‘만만디’를 그들의 흉허물인양 여기며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작금에 들어 그들에게 있어 이 말은 흠이 아닌 여유로움 속에서 묻어나온 생활의 지혜라 여겨짐은 어인 일일까? 필자가 지난 여름 중국 천하절경이란 황산을 트레킹하면서 느낀 소회를 이 지면을 통해 풀어 본다. 황산 대협곡을 트레킹하면서 제일 먼저 느낀 점은 오랜 기다림을 기꺼이 수용하며 즐기는 중국인들의 여유와 단체여행객은 물론 그 어느 누구에게도 할인하지 않는 공평함이었다. 또한 우리 나라와는 다르게 험한 등산로를 따라 놓여 있는 쓰레기통과 항상 관리하는 많은 인력으로 청결함이 유지되고 있는 모습은 우리의 등산로 구석구석에 버려진 쓰레기로 인해 인상을 찌푸리던 기억과 장마 때 강으로 흘러 드는 쓰레기 더미를 생각하면 너무나도 비교되는 등산로 관리시스템이라고 생각됐다. 이것은 15억에 가까운 국민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국정부의 노력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버스여행중 보았던 도로공사에서도 중장비로 할 것도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매달려 하고 있었는데 이 또한 국민들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하니 ‘이태백, 사오정, 오륙도’라는 유행어가 생긴 우리의 실정과 비교하면 어느 누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까? 서해 대협곡에 설치된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오를 수 있도록 계단과 설계에 12년, 공사기간 9년이란 서두르지 않는 그들의 느긋함과 치부라 할 수 있는 곳은 개방하지 않고 자랑할만한 곳만 개방해 자기 나라의 위상을 높이려는 정책적 판단은 유치하고 보자는 우리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한다. 수도 이전과 부동산정책 등은 물론 지속적인 정책 추진으로 청소년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줘야 할 교육정책에 이르기까지 우리 전부가 추진하는 졸속적인 행정 행태를 보면서 이웃 나라의 눈부신 변화가 못내 부럽기만 하다. 과거사를 들춰 내 역사를 바로 잡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나 공정한 잣대에 의한 객관적인 기준이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과거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주길 국민들은 원하고 있음을 정책 입안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과거 우리가 흉을 보던 ‘만만디’란 국민성, 중국인들은 이것을 바탕으로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솟을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고 이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조 용 호 道교육위원회 의장

천자춘추/TV 토론 문화 이대로 좋은가?

신이 인간에게 내린 경이로운 선물들이 많이 있지만 그중 으뜸가는 것은 표현의 수단인 ‘말’ 하는 것이라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영화속에서 종종 원시 수단으로 결투의 장면도 보곤 하지만 오늘날의 현재, 특히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모든 국가들에 있어서의 합의점 도출은 질서정연한 토론에 의해서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사회도 올바른 자유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그 역할과 임무를 다하고 있는 중요한 매체인 TV, 라디오들은 나름대로 제법 활발히 그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빈번히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내용을 보고 있노라면 그것은 질서 정연한 가운데 무엇인가 서로 의견 차이를 좁히고 양보하여 합의점을 도출해 결론에 도달키 위함이 아니라 언뜻보기에는 주먹다짐만이라도 말려줄 사회자를 등장시켜놓고 싸우는 시정잡배들의 말다툼 보다도 못한 꼴불견들을 연출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저자거리의 싸움들은 많은 사람들의 편듦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끝나게 마련이지만 매체들에 등장하는 토론 속의 의원님들은, 대학교수님들은, 시민단체의 장들은 제각기 처음부터 아예 만들어서 나온 자기 결론들을 가지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적반하장격의 논리를 편다. 그 모습들에서 나는 그 분들이 과연 토론자로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의심치 않을 수 없으며, 지적 차원까지도 가소로운 웃음을 보내지 않을 수 없음을 안타깝게 여긴다. 70%의 지지여론을 가지고 나온 사람도 두 사람, 30%의 지지여론을 가지고 나온 사람들도 두 사람, 패널도 정확히 50%, 전화방문, 네티즌들도 꼭꼭 50%의 지지와 반대로 정해놓고 하는 이 토론이 이 사회의 무엇을 위해 필요하단 말인가? 이것은 결론없이 이어지는 차라리 이 국민들을 그 두 양론의 지지하수인으로 만들어 그 틈새를 챙겨 이득을 보려는 정치인들의 장난에 놀아날 뿐이라는 것을 감히 필자는 단정하는 바이다. 이제 이러한 백해무익한 소모성 논쟁은 빨리 집어치워야 한다. 지금 우리 서민들은 여름날 장대비에 불어오르는 한강물 같은 세금에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사오정·오륙도에 이어 이태백이 쏟아져 나오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한가로이 정권의 시녀역할이나 하는 듯한 매체들의 토론은 더 이상 꼴도 보기 싫다. 에이 잡귀야 물러가라! 하루 빨리 성숙한 토론의 문화를 되살립시다. /전 병 관 경희대 체육학부 교수

천자춘추/문화 패권주의

문화관련 서적을 읽다보면 가끔 울화통이 터지곤 한다. “문화는 평등하며 패권주의가 성립하지 않는다.” 정말 그럴까? 지금 우리는 소리 없는 총성, ‘문화전쟁’ 을 치르고 있다. 외국의 거대자본에 맞서 처절하리만큼 문화전쟁을 치르고 있다. 공연계도 영화계도 모든 문화예술분야에서…. 왜 문화잠식을 당하면 안 되는지 그 이유는 자명하다. 우리네 정체성과 관련이 있고 우리 아이들의 교육과도 연관이 있다. 영화를 예로 들어 보자. 우리나라 자동차회사의 수만 노동자들이 2년동안 땀 흘려 만든 자동차의 부가가치가 단 한편의 영화 타이타닉의 부가가치보다 떨어진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질적 폐해말고도 정말 심각한 것은 정신적 폐해이다. 이미 우리 아이들은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에 익숙해져 있다. 여기에 외국영화에 의해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상황 설정과 허위성, 이념에 대한 무비판, 인종 편견 등까지 가미된다면 그 아이가 성장해서 형성될 가치관은 심각한 수준까지 이를 것이다. 문화자본의 폭력성이 얼마나 무시무시한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거대외국자본-문화패권주의에 맞서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어떤가. 지방분권화시대를 맞아 지역특성에 맞는 문화콘텐츠 개발육성이 시급함에도 총체적인 노력은 커녕 서로를 폄하하는 문화에 익숙한 것 같아 아쉽다. 예로부터 중앙은 ‘모든 문화의 중심지’란 지역적 우월성에 빠져 아직도 지방문화에 대해 평가하기를 주저하고 예산투입마저 인색한 편이다. 그러다보니 지역에 맞는 문화콘텐츠가 나오기 힘들다. 그리고 지방은 지방대로 패배주의의 늪에 빠져 그 노력을 포기하고 만다. 다행히 이번에 중앙과 안산시가 힘을 합쳐 제작한 뮤지컬 ‘꼭두별초’가 성공리에 공연을 마쳤다. 이번 공연을 통해 중앙은 수준 높은 지역브랜드에 대해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며 지방은 지방대로 지역특성에 맞는 브랜드개발에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소리 없는 전쟁, 절박한 순간에도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역특성에 맞는 문화콘텐츠개발에 역점을 두자. /이 두 철 안산문화예술의전당관장

천자춘추/교육과정을 알고 유치원을 보자

우리나라의 유치원 교육은 1897년 부산에서 시작됐지만 설립 주체와 교사 및 교육 대상 등 모두 우리나라 사람으로 시작된 유치원은 1916년 박희도가 정동교회 내 현재 중앙대 부설유치원의 전신인 중앙유치원이다. 그후 1969년 최초의 유치원 교육과정령이 공포됨으로 우리나라 유치원 교육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초·중등교육법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다 2005년 이르러서야 독자적인 법을 갖고 유치원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됐다. 이렇게 유치원교육이 시작된 지도 어언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교육기관인데도 일반인들은 유치원교육이 놀이시설을 겸한 보육기관 정도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편견을 지워 드리고자 유치원교육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교육과정을 소개한다. 흔히 말하는 교육과정이란, 학교 교육에 있어 학생들에게 어떠한 교육목표를, 어떠한 교육내용과 방법, 평가를 통해 성취시킬 것인가를 정해 놓은 공통적·일반적 기준이다. 이런 관점에서 유치원교육과정이란 어떤 모습을 한 것인가? 유치원교육에도 기본 방향이 있다. 21세기 세계화·정보화 시대를 주도할 자율적이고 창조적인 한국인을 육성하자는 것이 큰 틀로서의 기본방향이다. 이 기본 방향을 위해 교육의 목표는 건전한 인성과 창의성을 계발하는 기초·기본 교육의 충실에 뒀고, 교육의 내용은 세계화·정보화에 적응할 수 있는 자기 주도적 능력의 신장으로 했으며, 운영면은 유아의 능력, 적성에 적합한 유아 중심 교육을 실천하도록 했다. 이러한 목표와 내용과 운영을 위한 제도는 지역이나 유치원마다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교육 과정을 편성해 운영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학습 내용의 정선 및 수준별 적절성을 도모했으며, 교육시간 운영의 다양화와 기본 생활습관 형성 및 협동적인 생활태도와 감성 계발 교육의 강조, 창의성 및 정보능력 함양 교육의 강화 등이다. 또 유치원교육의 안과 밖은 다지다양한 학습경험을 통해 건전하고 건강한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하되 더불어 사는 지혜를 터득함에 따라 조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온전한 성장을 이루도록 편성했다. 이제 우리 성인들은 유아교육과정을 알고 유치원교육을 바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기를 소망해 마지 않는다. 유치원에도 엄연히 제도화된 교육과정이 있음을 차제에 분명하게 인지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리는 바이다. /석 호 현 한국유치원연합회 경기지회장

천자춘추/진실한 약속을 목말라 한다

유태인으로 세계적인 임상병리학자인 브리즈니츠는 인간의 희망에 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스라엘 육군 훈련병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병사를 4개조로 나눠 완전 군장을 하고 20㎞를 행군시키는데 각 조마다 조건을 다르게 제시했다. 1조에게는 출발할 때 행군거리를 미리 알려주고 매 5㎞마다 앞으로 얼마의 거리가 남았다고 예고했다. 2조는 행군거리를 알려 주지 않고 지금부터 먼 거리를 행군하겠다고 말했다. 3조는 12㎞를 행군하겠다고 말했다. 14㎞ 지점에서 20㎞를 행군한다고 변경·통지했다. 4조는 25㎞를 행군한다고 말했다 14㎞지점에서 원래 행군거리가 20㎞였다고 말해줬다. 행군이 끝난 후 각조의 병사들이 받은 스트레스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1조의 병사가 가장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것으로 나왔고 막연히 걸은 2조가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는 예상거리보다 짧게 행군한 4조가 예상 거리보다 먼 거리를 행군한 3조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브리즈니츠 박사는 “나쁜 소식이 행군에 큰 지장를 일으키지 않았다. 3조 병사들은 화가 났지만 추가된 거리를 넉넉히 걸을 수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예상하고 있던 거리 보다 감축됐다는 소식을 들은 4조 병사들은 긴장이 풀리고 피로가 갑자기 왔던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도 적용된다. 고난이 결코 우리를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공허한 약속이 우릴 힘들게 한다. 지도자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때 백성들은 어렵더라도 넉넉히 이겨내지만 지도자들이 약속을 했다 말을 자꾸만 바꿀 때 백성은 힘들어한다. 지금 경기도에도 보궐선거로 뜨거운 동네들이 있다. 이곳에 사는 시민들은 헛된 약속보다는 어렵더라도 진실한 공약에 목말라한다. 지도자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문 병 하 장암종합사회복지관장

천자춘추/지구촌의 위기

지구촌에 잇단 자연의 대 재앙이 몰아닥치고 있다. 지난 8일 리히터 규모 7.6의 강진이 파키스탄과 인도 접경지역인 발라코트를 강타하면서 도시 전체가 초토화되어 파키스탄에서 4만명, 인도에서 650여명 등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25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같은날 중남미지역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멕시코, 콜롬비아 등지에서도 허리케인 ‘스탠’이 덮치고 지나가 수천명이 숨졌고 수십만명이 고립됐다. 지난 8월말에는 미국 남동부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에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휘몰아 쳤으며, 이 ‘카트리나’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허리케인 ‘리타’가 도시를 삼켜 버려 공식 사망자수만 해도 1천209명에 이르고 ‘카트리나’ 피해지역 복구에 3천억달러, 리타 피해복구에 1천억달러 등 천문학적인 복구비가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브라질 아마존 일대에선 최근 60년만에 찾아온 극심한 가뭄 사태로 강물이 말라 붙으면서 수상교통수단이 마비돼 일부 지역이 고립됐으며 식수 및 식량 부족과 질병 확산 등으로 마을 수백곳이 사실상 재앙을 맞고 있다. 환경학자 및 기후학자들은 이러한 인류 대재앙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기후 온난화 문제에 관한 최신의 정보를 축적해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보고서에 의하면 앞으로 특별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지구 전체가 평균적으로 10년마다 약 0.3℃, 2025년까지 약 1℃, 21세기말에는 약 3℃의 기온 상승이 유력하다. 미국 국방부는 “20년 안에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네덜란드 헤이그 등의 주요 도시들이 물에 잠기고, 북극 빙하가 녹아내림으로 해류 순환에 변화가 생겨 영국과 북유럽이 시베리아성 기후로 변화하면서 전 세계적 기아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균 해수면의 상승과 함께 뉴욕이나 도쿄같은 연안 저·습지대 대도시들이 물에 잠길 가능성이 있으며 해안지대에 대한 이러한 사태를 방제하기 위한 비용이 많아질 것이고 해발고도가 더 높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환경난민 수백만명을 발생시킬 것이다. 또한 가뭄, 태풍, 홍수 등의 기상이변이 속출할 것이고 전 세계의 삼림이 황폐화되며 강수의 지역편차로 인한 갈수기의 빈도증가와 수종에 따른 생육지역의 변화가 초래된다. 이같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나서 온실가스 감축의무 부담에 따른 경제적 부작용에 대비하면서 지구를 구하는 일에 적극 나선다면 극복이 가능하다. /황 경 철 동남보건대학 환경생명과학과 교수

천자춘추/연정과 지방분권

한국은 2004년에 국내총생산(GDP)이 6천801억달러로 세계경제규모 11위이다. 그리고 세계경제규모 10위권내의 국가를 살펴보면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스페인, 캐나다, 인도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들 국가를 살펴보면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고는 연정이라는 정치체제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든 국가가 예외없이 지방분권이 발달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는 관심이 거의 없다. 노무현정부는 한국이 세계경제규모 10위권의 진입과 1인당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을 꿈꾸고 있는지 선진적인 정치체제로 연정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선진국 진입의 필요충분조건은 지방분권의 확대이며, 연정과 지방분권은 부창부수의 관계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들의 중앙정권이 연정이라는 형태로 이합집산하더라도 국민생활이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은 굳건한 지방분권이 확보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지방분권이 확대되어 있을 때는 안정된 사회적 기반하에서 중앙정치무대에서 당의 정강정책에 따라서 얼마든지 이합집산하면서 연정을 꾸릴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1995년에 김영삼정부에 의하여 지방분권이 도입되어 10년의 세월이 흘렀건만 지방분권은 불균형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즉 국세와 지방세의 비중을 80대 20으로 고정시켜 놓고서 모든 지방이 재정자립도를 달성할 수 없도록 만들어 중앙에 구걸하게 만드는 정치구조이며, 경제, 교육, 치안 등 대부분의 중요 기능은 중앙권력이 계속 장악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러한 중앙집권적 권력구조이기에 모든 지방에서 중앙정권을 획득하기 위하여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진정 노무현정부가 지역구도를 타파하고자 한다면 지방분권을 확대하는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다. 지방분권의 확대는 낙후된 정치체제를 갖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가장 선진적이며 글로벌한 정치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라는 역의 진실을 깨우치기를 기대한다. 한편, 지방분권의 확대는 자기결정권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민주화의 길이며, 인간화의 길이라는 것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최 정 철 인천경실련 정책위원장 경영학 박사

천자춘추/무등록시장은 인정시장 등록해야

정부는 재래시장에 대한 대비책 없이 96년 유통업계 전면개방 후 IMF사태를 겪고 대형 유통점이 늘면서 재래시장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재래시장 몰락은 영세 상인의 생계수단에 타격을 주었고 지역상권 붕괴로 지역경제 위축을 가져왔으며 대형 할인점의 무질서한 확산은 자본의 외국 유출로 부의 편중을 심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재래시장과 대형 유통점의 갈등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부와 여·야 국회의원 모두는 재래시장의 붕괴를 인식하고 특단의 조치로 재래시장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 금년 3월1일부터 시행하게 되었다. 이 특별법은 한시적으로 2014년까지 기간을 정하여 시행중에 있다. 재래시장은 영업주기별로 정기시장과 상설시장으로 구분하며 등록여부에 따라 등록시장과 무등록시장으로 구분한다. 중기청 통계에 의한 전국재래시장 현황은 1천702개 시장 중에서 등록 1천218개(71.6 %), 무등록 484개(28.4%) 시장이지만 앞으로 작은 골목시장과 상점까지 인정시장으로 포함한다면 그 수는 훨씬 증가하게 된다. 재래시장을 위한 특별법은 재래시장의 현대화를 촉진하여 유통산업의 균형 있는 성장을 도모함으로써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특별법에서 인정시장으로 허가를 받기위한 몇 가지 기준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시장 상인회 구성이 되어있고 10년 이상 시장의 기능을 행하였으며 도·소매 용역업을 영위하는 점포의 수가 50개 이상이고 일정 구역안의 장소, 건물, 편의시설이 점유하는 토지면적의 합계가 1천㎡ 이상인 곳으로 되어있다. 인정시장의 등록이 중요한 이유는 정부가 시행하는 재래시장육성특별법에 의한 시설현대화, 경영현대화의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법적근거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특히 재래시장상인들의 일치단합과 대표의 리더 발휘도 중요하지만 지자체 담당 공무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로 인식되고 있다. 경제가 어렵고 힘든 이 시기에 무등록시장의 인정시장 등록은 몰락하는 재래시장에 한 가닥 희망의 불씨를 피우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무등록 재래시장의 살길은 먼저 인정시장으로 등록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하며 그 선택의 열쇠는 지자체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최 극 렬 경기도시장상인연합회 수석회장

천자춘추/무소불위의 언어, 그림

문화의 사진적 의미는 자연을 이용하여 인물의 이상을 실현시켜 나아가는 정신 활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우리는 인간성을 약화시키는 물질문명에 상대어로 정신문화라고 흔히 부른다. 이런 정신 문화에는 많은 영역이 있겠지만 오늘은 그중에서도 그림에 대하여 생각해 보려고 한다. 인류는 탄생 그 발생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추구하고 있는 것이 하나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의사전달이다. 즉 인류는 자기의 의견과 감정, 생각 등을 옆사람에게 또는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심지어는 먼 훗날의 후손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수단과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노력이야 말로 인간과 다른 동물을 구분짓는 결정적 요소이다. 이렇게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끊임없이 역사와 함께 변화시키고 발전하는 노력의 자취를 따라가 보는 일은 대단히 흥미롭고 지적인 모임이 될것이다. 이 결과 아득히 먼 옛 문명에서도 지금의 우리와 비슷한 감정과 정서의 흔적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대부분 시각예술에서 발견되다. 그림은 문자보다 먼저 생겨 났고 이후 문자와 함께 발전했다. 그러나 문자는 그 비밀을 풀 줄 아는 몇몇 선택된 사람에게만 접근이 허락된다. 하지만 그림은 본질적으로 음악이나 무용 같은 다른 유희처럼 누구나 쉽게 다가 설 수 있다. 이러한 그림을 보다 잘 이해 하려면 화가와 대중 사이에 숨어 있는 세번째 요소를 포착 해야한다. 미술작품은 시나 산문 또는 복잡한 문구처럼 매우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단 하나의 올바른 해석이란 없으며 실로 천을 짜듯 여러 해석이 만나 작품의 새로운 의미가 나온다. 이래서 미술은 지성뿐만 아니라 감각에도 호소하고 지역과 시대를 초월하여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정신적인 만족과 그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 가을이 다 가기전 화랑이나 미술관을 찾아 작가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숨겨진 감각과 자신의 언어소통을 찾아보는 것은 바쁜 일상이지만 또다른 의미를 가져다 줄 것이다. /최 수 아 수아아트 갤러리 관장

천자춘추/역사는 돌이킬 수 없는 것

얼마 전 인천자유공원이 많은 내방객들로 인하여 매우 북적였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뼈아픈 과거의 진실을 간직하고 있는 그 곳을 지키려는 자와 부수려는 자들이 모여 서로 힘 겨루기를 하였다는 가슴 아픈 소식이다. 왜 과거를 부정하려 하는가? 6·25는 분명 적화통일을 바라는 김일성을 비롯한 공산세력의 음모에 의해 저질러졌고, 그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였음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세상이 변하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를 침략하여 짓밟고 고통을 안겨준 그들을 반기고, 우리를 도와준 우방을 모욕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한국전쟁에서 우리를 도와준 대표적인 우방국중 하나인 영국대사는 맥아더 장군의 동상 철거논쟁은 연합군의 노력을 모욕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인터뷰를 하였다. 미국에서도 철거하려면 가져가겠다는 뜻을 전하였다고 한다. 필자도 같은 생각이다. 전쟁을 직접 겪은 기성세대의 낡은 사고라 할 수도 있겠으나 그들의 만행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말할 자격도 없다고 한다면 지나친 독설일까? 온 국토가 붉게 물들기 직전에 전쟁사에 길이 남을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킴으로써 우리나라를 구한 전쟁영웅이 급진적인 사고를 지닌 집단에 의하여 매도당하는 것을 보니 가슴 아프기 한량없다. 6·25를 통일전쟁이라고 말하는 그들은 과연 아이들을 어떠한 관점에서 가르칠 수 있는지 묻고싶다. 나름대로 가치관이나 이념정립이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일방적인 남침을 통일전쟁이라 치부할 수 있는 것인지? 만일 유엔의 참전이 없었다면 지금쯤 우리나라는 어떤 지경에 이르러 있을 것인지 상상이나 해 보았는지? 자신의 이념과 다르다 해서 생각이 다른 집단을 부정하고 매도하여 적대시하는 것은 그릇된 생각이다. 이념도 국가가 존재할 때 가능한 것이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은 민주국가에 살고 있어 가능함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집착하여 있는 사실을 왜곡하고, 자신의 주장만을 관철시키려는 독선적 행태에서 벗어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포용력 있는 삶과 냉철한 사고가 필요한 시대라 생각된다. /조 용 호 경기도교육위원회 의장

천자춘추/‘0’에서 출발하는 한국인

지구상에는 수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다. 이중 침팬지는 그 많은 동물들 가운데 가장 높은 지능지수를 가지고 있으며 교육을 통해 10년 즈음 생활하면 어린이 5~6세 정도의 지능을 갖출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침팬지가 언제나 동물원에 남아있는 이유는 바로 0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문화는 예를 들어 어떤 우수한 인간이 태어나 100이라는 문화를 남긴다면 다음에 오는 인간은 100에서 150으로 200으로 쌓아가지만, 침팬지는 아무리 훌륭한 침팬지가 출현하여 높은 문화를 남긴다 해도 다음의 침팬지는 언제나 0에서 출발하는 때문으로 오늘날까지도 동물원에 남아있다. 그런데 오늘날의 현실을 조명해 본다면 더욱이 똑같은 우리의 문화를 전해 받은 우리의 제자 나라라고 할 만한 일본의 역사와 비교해보면 우리는 바로 침팬지의 역사와 같은 0에서의 출발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일본은 과거 역사 중 단 한번도 천왕을 죽인 일이 없으며 특히 오늘날도 아무리 유능한 신임 대신이라고 할지라도 절대로 정책을 한꺼번에 바꾸는 경우는 없다. 바꾼다 해도 제일 나쁜 것 하나, 제일 좋은 것 하나를 심사숙고해서 버리고 입안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잘잘못은 제쳐두고서도 수백년을 이어내려 오는 전제군주 정치를 이승만이라는 미국 유학생 한 사람이 이 땅에서는 전혀 새로운 미국식 민주주의를 들여와 0에서 출발한 것을 필두로 장면정부도 박정희 정부도 전두환 정부도 그리고 그의 친구였던 노태우 정부도 이어서 민주를 외쳤던 두 대통령인 김영삼씨도 모든 것을 바꾸면서 0에서 출발하였고 김대중씨 마저 제주4·3폭동, 대구폭동, 여순반란사건, 6·25전쟁을 보는 종래의 역사적인 시각까지도 바꾸어 0에서 출발하였다. 지금도 우리는 개혁 개혁을 외치면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을 잊고 있다. 이러다간 이민족의 역사를 고조선에서 다시 짜야 할 판이다. 전통이 있는 문화민족이 이렇게 늘 0에서 출발하는 것을 보았는가? 제발 지금의 눈으로 과거를 보지 말자! 과거는 어떠했던 과거의 현실위에서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아니 우리역사는 힘없고 가난한 나라라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차라리 ‘왜 그러지 않았으면 안 되었을까’를 생각하면서 다시는 0에서 출발하는 동물원의 침팬지와 같은 한국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난하고 침략에 한맺힌 우리를 이제 다시는 배고프고 나약한 나라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 /전 병 관 경희대 체육학부 교수

천자춘추/안단테와 알레그로

이따금씩 안산의 하와이로 불리는 ‘대부도’로 바람을 쐬러 가곤 한다. 가 보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대부도는 시화 방조제로 연결되어 지금은 육지가 되었지만 아직도 섬이 가진 낭만과 서정이 곳곳에 남아 있는 곳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대부도를 좋아하는 것은 ‘어머님 품 같은 온화함과 정겨움’, 그리고 안단테풍 느림의 미학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잔잔히 밀려오는 파도에 온화함이 묻어 있어 좋고, 무엇이 그리도 부끄러운지 수줍은 듯 바닷 속으로 얼굴을 파묻는 저녁의 석양이 정겨워 좋다. 그리고 맛조개랑, 소라를 듬뿍 연탄불에 올려 손수 구워 주는 조개구이 할머니의 여유로운 손길이 있어 더욱 정겹다. 우리네 일상은 긴장과 분주함의 연속이다. 음악으로 말하자면 긴장과 빠른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알레그로(빠르게)’라고 할 수 있다. 원래 빠른 템포의 음악은 경쾌함이 있어 좋고, 속도감이 있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인생이 알레그로 일색이라면 사람을 금방 지치게 하고 삭막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바쁘더라도 돌아가고 쉬어가는 느림의 미학을 한번쯤 즐겨보자. 그런 의미에서 올 가을에는 ‘알레그로’풍의 동해안보다는 다소의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는 ‘안단테’풍의 서해안을 권하고 싶다. 어떤 시인은 ‘동해바다의 대책 없는 파도, 대책 없는 제주의 바람 파도보다/ 이곳은 진펄 밭의 페로몬 냄새의 원동력 속에/ 베개를 포근히 베고 잠들 수 있었음은/ 얼마나 싱싱한 삶이었던가’ 하면서 서해 바다의 여유로움을 노래한다. 10월은 알레그로의 빠른 템포를 잠시 접어두고, 서해안에서, 특히 안산에서 안단테의 여유로움과 문화예술의 정취를 즐겨 보길 바란다. 마침 이달에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자체 제작한 ‘고품격’ ‘안단테’ 리듬의 뮤지컬 ‘꼭두별초’가 올려진다. 고려시대 이 지역에서 있었던 대몽항쟁(대부별초이야기)을 고품격 뮤지컬로 꾸민 것으로 안단테리듬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공연이다. 올 가을은 ‘안단테’를 즐겨보자. 안단테! /이 두 철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관장

천자춘추/다음 세대에 대한 배려

태안해안국립공원의 명소로 태안반도 서쪽 끝에 있는 만리포 해수욕장은 천리포 해수욕장과 남북으로 이웃한다. 간만의 차가 커서 썰물 때의 넓은 사장이 드러난다. 백사장의 길이 2.5㎞, 너비 100m, 면적 20만㎡로 국내 최대 해수욕장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보존 가치가 있는 천혜의 자연 경관이 위기를 맞고 있다. 개발이라는 문명의 이기가 만리포까지 밀어닥침으로써 태고적 창조주가 선물로 준 금수강산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만리포는 요즘 해수욕장으로서의 가치를 위협받고 있으며, 모래사장의 끝부분에는 폐건축 자재들이 흉물스럽게 널브러져 있다. 이는 비전문가인 내가 보아도 환경훼손과 남용으로 인한 후유증이다. 러브록 교수의 ‘가이아이론’이란 것이 있다. 가이아란 지구와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 대기권, 대양, 토양까지를 포함하는 하나의 범지구적 실체로서, 지구를 환경과 생물로 구성된 하나의 유기체로 보는 이론이다. 즉 지구는 자기 조절을 위한 능동적 기능을 통해 안정화하는 방향으로 스스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자연은 그대로가 최상이다. 사람들의 편의와 이익을 위해 마구 다루고 남용하면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해안도로의 옹벽은 파도를 따라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모래의 움직임을 어렵게 하고, 무분별한 모래 채취는 모래층이 빈약해져 더 이상 아름다운 모래사장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위기감은 바닷가 뿐 아니라 금수강산이던 산과 강 모든 곳에서 느낄 수 있다. 환경은 생명이다. 이제는 심각하게 우리만이 아닌 다음 세대와 우리들의 후손을 생각하고 배려해야 할 시기이다. 벌써 늦었는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각성과 환기를 통해 자연환경 남용의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국가와 사회에서 강제하는 법규와 제도도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 자연의 유익을 누리고 있는 개인의 각성이 절대적으로 시급하다. 그 실천은 큰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깨어 있는 자원을 사용,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절제가 요구되는 것이다. 지금 좀 번거롭지만 주변을 한 번 둘러보며 쓰레기통을 관심있게 들여다보는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 /안 명 환 수원 명성교회 목사

천자춘추/유아교육에 대한 이해 높여야

교육이 한 나라의 국운과 미래를 담당한다는 견해는 이미 상식이 되어 있어 나라마다 교육 개혁을 국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중차대한 이 과제의 “첫 시작은 어디서부터인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물론 가정교육으로부터라고 하겠으나, 제도화된 교육으로 말한다면 당연히 ‘유아교육’을 지칭하는 것이 국제적인 상례이다. 즉 제도화된 기초교육으로서의 유아교육의 중요성에 공감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실제로 유아교육의 개혁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에 대하여 동의하면서 지금까지 유아교육은 초등교육의 일부인 양 법적으로 초·중등교육법의 범주에 소속되었다가 유아교육만의 독립된 법적 지위, 곧 ‘유아교육법의 제정 공포’로 유아교육만의 독자적인 법을 갖기에 이른 것이다. 법은 제정되었으나 아직도 유아교육의 독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교육청의 초등교육을 전담한 행정기관에 속하여 그 독자성과 독립성이 인정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은 조속히 바뀌어야 할 행·재정적 문제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예컨대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초등학교와 중등학교가 운영되며 고등교육법에 따라 대학교육이 운영되고 있듯이 유아교육법에 따라 유치원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변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항간에 유치원교육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이해의 부족으로 유치원교육을 왜곡 해석하는 사례까지 대두되는 현실은 엄연히 유아교육법에 의하여 운영되고 있는 유아교육에 대한 그릇된 편견의 발로라 생각되어 개탄해 마지않는 것이다. 실로 입법부에서 제정 공포해 놓고 제대로 시행도 되지 않은 걸음마 상태인 현실에서 유아교육법을 무시한 언행이 나옴으로써 유치원 교육을 맡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유치원교육의 새로운 출발과 발전에 기대를 모으고 있는 많은 학부모님을 당혹하게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유아교육 연령인 만 5세아를 초등교육으로 이관해야 한다느니 하는 말을 하고 있는 이들이 있는 바, 이는 유치원교육의 본질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자의적인 해석에 의한 무책임한 발설이 아닐 수 없다. 유치원 원아의 연령은 많은 연구의 결과, 이 연령은 유치원교육의 적령이라는 검증의 결과에 따라 이루어지는 제도인데 단순히 신체적으로 전보다 커진 사실이라든지, 사회·문화적 환경의 영향으로 지적 수준이 전보다 좋아졌다는 이유에 의존하여 유치원 연령을 마음대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히며 향후 유치원 교육의 본질적인 발전에 적절하지 못한 자신 없는 개인소신을 공론의 대상으로 언급되지 않길 소망해 마지 않는다. /석 호 현 한국유치원연합회 경기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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