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화성’ 안에 거주하며 대부분의 생활을 이곳에서 하는 나로서는 화성은 커다란 축복이며 기쁨이다. 이제 화성은 세계인을 향해 발돋움하고 있다. 수원시는 관광객유치를 위해 여기저기 보수를하며 문화유적이 관광 상품으로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 급격하게 변모한 화성행궁 주변, 화서문 로터리 공원, 수원천변, 연무대 주차장, 화성행궁 광장, 화성박물관 부지, 장안문 외곽 관광객 주차장 등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정리되고 있다. 한편으론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는다. 이와 맞물려 시에서는 화성을 유료화할 방침이다. 당연한 일이다. 어쩌면 커다란 일일 수도 있고 소소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얼마 전에 붙여진 홍보 현수막의 글귀가 눈에 거슬린다. 글귀가 거슬리는 것이 아니라 담겨져 있는 뜻을 이해하려다 보니 미간이 찌푸려지는 것이다. 현수막이 걸려진 날이 유료화를 시행하는 날(8월 1일) 보름 전에 붙여진 것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최소한 2~3달, 아니 반년, 더 나아가 1년이라도 충분히 시민들이 납득하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일을 진행해도 되는 일이 아니었을까. 화성은 세계인의 것이 되었다. 그러나 그전에 화성은 수원시민, 특히 성안 주민의 삶의 터전이다. 대의 명분도 좋고 세계적인 일이라도 좋다. 우선 시는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오랫동안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시민들에게는 든든한 울타리인 것이다. 새로운 일을 행할 때에는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라 오랜 기간 준비하고,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상세한 홍보가 있어야 불편함을 최소화해야 한다. 일단 내걸고 공표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는 듯, 시가 추진하는 일에 대해서만 집중 홍보하는 홈페이지 등은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저 현수막 몇 장 붙여놓고 시민은 따라오라 하는 식으로 가장 편한 방식을 선택하는 행정보다는, 조금은 번거럽고 힘들지 몰라도 시민들이 충분히 이해하는 분위기에서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무엇이 수원시민, 성안 주민의 참 행복과 권리에 대해 도움이 되는가를 생각해보는, 행정의 묘미를 발휘했으면 한다. /김 정 집 대안공간 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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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2005-08-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