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국민의 철도

요즈음 고속도로는 자동차가 많아서인지, 도로가 부족해서인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만약 철도이용이 공짜라면 어떨까? 도로는 넓어지고, 빨리 갈 수 있어 길은 가까워지고, 기름 소비는 크게 줄어들겠지만 세계 어느 나라도 공짜 철도운행은 없다. 철도적자를 경영 잘못이나, 인력 과다 등등 여러 요인으로 분석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운임수준으로는 결코 적자를 면할 길이 없을 뿐 아니라 사회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적정수준까지 인상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적자폭을 줄여보려고 밤새워 근무한 직원들은 쉬어야 할 비번 날 손님을 모아 관광열차를 운행하고, 과도한 인력감축으로 안전운행을 위협하고, 서비스의 공백을 가져오며, 가뜩이나 어렵게 살아가는 시골의 그나마 편리하던 역은 정차열차가 줄어들고, 심한 경우는 아예 역이나 노선이 폐쇄되어 정말 살기 어려운 동네로 바뀌어 버린다. 경영개선을 위해 갖가지 수익사업 개발 등 안간힘을 쓰는 것이 개인적인 치부를 위해서나 급여를 더 받으려는 것도 아니건만 눈에 보이는 효과가 없다보니 노력한 만큼 인정도 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대부분의 노선과 열차는 적자경영이며 경영개선만을 위한다면 수도권과 일부 특정 대도시를 제외한 적자노선이나 적자열차 및 적자 역들을 폐쇄시켜야 된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지금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의 대명제 달성을 위하여 각종 정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적자노선이나 적자 역을 폐쇄시켜서는 결코 안된다고 생각된다. 전국 모든 철도가 함께 발전하고 같은 수준으로 이용이 편리해야 되며, 이것이 지역균형발전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철도경영자가 적자경영 탈피를 위해 매달리기 보다는 좀 더 나은 서비스 제공으로 전국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철도를 만드는데 온 정력을 기울이도록 해야 하고, 차장이나 기관조사 없이 기관사 홀로 열차를 운행하는 위험을 막아야하며, 필요한 곳에 적정 인원을 배치하여 적정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단독승무나 서비스 인력의 공백은 채용하려 해도 채용할 인력이 없는 부득이한 경우 비상수단일 뿐이지 예산절감을 위해 할 일은 아니다. 철도는 설령 정부기관이 아닌 철도공사가 운영한다 해도 국민의 철도다. 모든 국민이 고루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철도의 적자운영은 당연히 받아들여져야 된다는 생각이다. /손 길 신 철도박물관장

천자춘추/화성(華城)의 유료화

세계문화유산 ‘화성’ 안에 거주하며 대부분의 생활을 이곳에서 하는 나로서는 화성은 커다란 축복이며 기쁨이다. 이제 화성은 세계인을 향해 발돋움하고 있다. 수원시는 관광객유치를 위해 여기저기 보수를하며 문화유적이 관광 상품으로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 급격하게 변모한 화성행궁 주변, 화서문 로터리 공원, 수원천변, 연무대 주차장, 화성행궁 광장, 화성박물관 부지, 장안문 외곽 관광객 주차장 등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정리되고 있다. 한편으론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는다. 이와 맞물려 시에서는 화성을 유료화할 방침이다. 당연한 일이다. 어쩌면 커다란 일일 수도 있고 소소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얼마 전에 붙여진 홍보 현수막의 글귀가 눈에 거슬린다. 글귀가 거슬리는 것이 아니라 담겨져 있는 뜻을 이해하려다 보니 미간이 찌푸려지는 것이다. 현수막이 걸려진 날이 유료화를 시행하는 날(8월 1일) 보름 전에 붙여진 것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최소한 2~3달, 아니 반년, 더 나아가 1년이라도 충분히 시민들이 납득하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일을 진행해도 되는 일이 아니었을까. 화성은 세계인의 것이 되었다. 그러나 그전에 화성은 수원시민, 특히 성안 주민의 삶의 터전이다. 대의 명분도 좋고 세계적인 일이라도 좋다. 우선 시는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오랫동안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시민들에게는 든든한 울타리인 것이다. 새로운 일을 행할 때에는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라 오랜 기간 준비하고,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상세한 홍보가 있어야 불편함을 최소화해야 한다. 일단 내걸고 공표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는 듯, 시가 추진하는 일에 대해서만 집중 홍보하는 홈페이지 등은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저 현수막 몇 장 붙여놓고 시민은 따라오라 하는 식으로 가장 편한 방식을 선택하는 행정보다는, 조금은 번거럽고 힘들지 몰라도 시민들이 충분히 이해하는 분위기에서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무엇이 수원시민, 성안 주민의 참 행복과 권리에 대해 도움이 되는가를 생각해보는, 행정의 묘미를 발휘했으면 한다. /김 정 집 대안공간 눈 대표

천자춘추/누구의 잘못일까!

무장한 장교와 사병이 정체를 모르는 괴한들의 습격을 받아 칼에 찔리고 소총을 빼앗긴 후 포박당하여 승용차에 실려 다니다 도로가에 버려지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2004년 10월에 강원도 철책선이 절단당하고 누군가가 월북한 사건이 발생한 이래 2005년 4월의 동해안 술 취한 어선의 월북사건, 5월의 서해 대청도 해군기지 고속정 분실사건, 그리고 6월의 북한군 1명 철책선 남하사건 및 전방 GP 내무반 수류탄 투척으로 장병 8명이 사망하는 사건 등 군 관련 사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한나라당이 국방장관의 해임 안을 제출하기도 하였으나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조직적인 반대로 부결되었다. 이로 인해 일련의 사건을 책임지는 당국자가 없는 이상한 모습이 되어 버렸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군 관련 사고의 근본원인이 당사자인 군 장병들 자신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관할 군단장과 사단장에 대한 징계 결과 감봉 3개월의 처분이 이루어지고 해당 연대장의 보직도 변경되는 등 실무라인에서 책임지는 것처럼 보여지나, 이는 미봉책에 불과 할뿐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오히려 근본적인 원인은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있는 것이지, 일선에서 힘들게 국토방위임무에 앞장서고 있는 장병들에게 책임전가 할 일이 아니다. 지금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북한의 김정일을 만나 감격하는 모습을 국민들 앞에 낱낱이 보여주고 있으며, 앞장서서 쌀과 비료 등 각종 물자를 북한에 보내고 있고, 금강산을 다녀온 관광객은 100만명을 초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개성공단을 자유로 왕래하고 북한당국자나 군인들과도 만나고 있다. 이런 터에 우리의 장병들에게만 열악한 GP나 오지에서 한 치도 오차 없이 경계근무에 충실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태도이다. 정부당국자 자신들이 북한당국자들과 내통(?)하는 마당에 주적개념 없는 장병들에게만 적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대비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무리가 아닐까 한다. 계속되는 군 관련 각종 사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당국의 절제되고 냉정한 대북관과 안보관을 확립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고 확신한다. 우리의 장병들은 협소한 침상에서 칼잠을 자면서 국토방위를 위해 경계를 서고 고생하는데 이들이 각종 사건 사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려면 정부 당국자들부터 냉정해지고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고 조 흥 국회의원(포천·연천)

천자춘추/東方禮儀之國

한때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 열심히 탐독하던 영어 참고서에 영국문호 셰익스피어작 햄릿에서 나온 주인공 햄릿과 그의 친구 호레이쇼의 대화를 인용한 한 구절이 생각난다. “호레이쇼, 이 세상에는 소위 우리의 상식으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있다” 물론 햄릿의 이 말에는 숙부의 간계로 어머니가 연루된 선왕인 부친의 비극적인 죽음을 의식한 말로 기억된다. 버트란트 럿셀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사람은 망원경이 볼 수 있는 먼 물체도 못보고 현미경이 볼 수 있는 미세한 것도 보지 못한다. 미끈미끈하게 보이고 느껴지는 평면도 현미경으로 보면 얼마나 울퉁불퉁한가?”라는 취지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우리는 흔들리는 낙엽에서 또는 한여름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식혀주는 시원함 속에서 바람의 존재를 의심치 않는다. 우리가 숨쉬는 공기와 함께 각기 다른 수많은 전파가 떠돌고 있지만 우리는 그 전파를 볼 수 없다. 단지 각기 고유의 사이클과 채널에 따라 라디오나 TV로 그 소리를 듣고 그 모습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다행스럽게도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따른 엄청난 소리도 듣지 못한다. 우리는 이러한 인간의 한계를 의식하고 자신의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 특히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고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한때 ‘東方禮義之國’이라 불려졌다. 평소 자신을 아끼는 주인을 불길로부터 구하고 죽은 개에 관한 이야기, 뱀의 먹이가 될 뻔한 둥지속의 새끼들을 구해준 나그네를 죽어가면서 살린 까마귀의 전설을 듣고 있다. 미물도 은혜를 은혜로 갚는데 우리들이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일이 없는지 이제 우리 자신을 돌이켜 보자. 東方禮義之國이 東方無賴之國이라는 이름으로 전락되지 않도록 우리 자신과 주변을 다시금 돌이켜 보자. 아니 더 적극적으로 각종 재해와 사고가 빈발하고 온갖 물신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하며 혼미한 이 세계에 참평안과 기쁨이 되는 진리의 샘물이 우리나라와 우리 민족에게서 샘솟게 할 수 없는지 찾아보자. 이의 가능성을 타고르는 예견하고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켜지는 날에 너는 東方의 밝은 빛이 되리라”고 갈파하지 않았겠는가. /황 치 영 인천항만물류협회 이사장

천자춘추/행복하려면 단순하게

인간은 생로병사(生老病死)와 애오욕(愛惡慾)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불교는 스스로의 깨달음, 즉 석가모니 부처님의 해탈(解脫)을 통해 이러한 고통·번뇌·속박으로부터 벗어나 속세간 근심이 없는 편안한 심경에 이르고자 정진하는 것이다. 기독교는 천지를 창조하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가 인간의 모든 죄악을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으로써 하나님을 믿는 모든 사람은 죄를 용서받는 것이다. 이슬람교는 마호메트 예언자 계시에 따라 절대 유일하고 전지전능하며 천지만물의 창조자이자 지배자인 알라신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각 종교는 인류를 구원할 유일한 길임을 강조하면서 탐욕에서 비롯된 오욕의 삶을 견디는 방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조계종 원로스님인 혜정스님의 ‘내가 소중한 만큼 남도 소중하다’는 간명한 이치인 연기사상은 사회통합에 기여하고, 정쟁과 갈등 등을 해결하는 정치적 대의로도 안성맞춤이다. 스님은 “개인주의가 만연한 지금 다양성 존중을 강조하는 연기사상은 화합과 협력의 밑거름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스님은 불교만이 지니는 차별성에 대해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전지전능한 신을 상정하고 그를 철저히 믿음으로서 삶을 완성할 수 있다는 타력신앙이라면, 불교는 스스로의 힘으로 성불할 수 있다는 자력신앙”이라고 답했다. 부처님도 신이 아니라 인간이다. 단지 깨달음에 먼저 도달했다는 차이 뿐이라는 것이다. 결국 신이란 마음에서 나온 것으로 전지전능한 마음을 체험하기 위해 수행해야 한다. 스님은 “지금 머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부단하게 성찰하는 것, 그것이 수행이다. 불교는 마음을 찾아 깨치면 누구나 부처님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연기는 우주만물 개개가 주인이라고 가르친다. 우주 전체가 주인이라면 결국 나도 우주의 중심인 셈이다”고 설명했다. 수행의 기본은 마음을 잠재우는 일이다. 스님은 “계를 잘 지켜야 하는 이유는 청정한 마음을 갖기 위한 기반을 닦는 일이다. 욕심을 줄이고 삶은 최대한 단순화해라”라고 주문했다. 마음이 불교요 한 생각이 수행의 근본이다. 스님은 “수행법은 뭐든 상관없다. 참선, 기도, 염불, 간경, 절 등 자기성향과 근기에 맞는 수행법을 골라 마음을 다스려라”고 촉구했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비롯되는 모든 문제도 스스로 풀어야 한다. 이는 부처님의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이라는 유훈을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다. /홍 사 광 (사)한국사회문화연구원 이사장

천자춘추/여름피서 ‘농촌으로 떠나자’

장마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된 찜통더위가 일주일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다. 아마도 ‘100년 만의 폭염이 찾아올 것’이라는 세계적인 기상 전문가의 예측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다. 때마침 학생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각 직장마다 여름 휴가가 시작되면서 지난 주말은 전국의 산하가 온통 피서객들로 붐벼 말 그대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뤘다. 또 여러가지 형편상 휴가를 떠나지 못한 사람들은 가정에서 선풍기와 에어컨 등 냉방기를 켜놓고 외출을 꺼려하는 ‘방콕족’들이 있는가 하면 밤에도 최저기온이 25℃를 넘는 이른바 ‘열대야 현상’으로 잠못이루는 사람들은 집 근처의 공원이나 나뭇그늘 아래에 자리를 펴고 누워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올 여름은 예년에 비해 훨씬 혹서기가 길어질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예보다. 무더위와 함께 동반하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바로 불쾌지수다. 요즘같이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대다수의 사람이 불쾌감을 느낀다는 80을 넘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이 처럼 계속되고 있는 폭염과 함께 불쾌지수가 높아지면서 주변사람들과 사소한 일로 다투거나 감정이 상하는 등 몸과 마음이 상하기 쉬운 때가 바로 무더운 여름철이다. 무더위를 이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오히려 열로써 열을 다스리는 ‘이열치열(以熱治熱)’ 방법을 권하고 싶다. 며칠전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한 후배로부터 “현장에서 작업복을 입고 일을 하며 땀을 흘릴 때는 더운 것을 이길 수 있는 데 가만히 방안에서 더위를 참는 것은 정말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 그 후배는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현장에서 육체적인 일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것이 오히려 더위를 이기기에 훨씬 낫다는 말로 ‘이열치열’을 강조했다. 무더위를 피하지 말고 적당한 육체적인 활동을 하며 이를 극복하는 것은 정신과 육체적인 건강을 함께 가져올 수 있을 뿐아니라 무더위를 이기는 지름길이다. 집안에서 냉방기를 켜놓고 무료하게 더위를 피할 것이 아니라 도심을 벗어나서 일손이 모자라는 농촌지역을 찾아 농촌돕기 봉사활동을 하며 땀을 흘리는 것도 더위를 이기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유난히 무덥다는 올 여름. 피서지를 찾아 휴가를 보내는 것도 좋겠지만 아직 마땅히 휴가를 보낼 피서지를 정하지 못했거나 경제적인 문제로 휴가를 망설인다면 가까운 친지가 있는 농촌지역을 온 가족이 함께 방문해 일손을 도우며 아이들에게 농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이열치열 피서법’을 교육하는 것이 어떨는지…. /함 홍 규 道생체협 사무처장

천자춘추/공짜 점심은 없다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의 주택 가격이 최근 큰 폭으로 올랐다. 중대형 주거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공급 물량 부족이 이유라는 분석도 있고, 개발 기대감과 저금리를 배경으로 한 투기적 가수요가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세제 개편을 통해 문제를 구조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신문과 방송에서 부동산 관련 기사가 빠지는 날이 없을 정도이다. ‘뜨겁다’는 표현이 딱 맞아 떨어진다. 요즈음의 주택가격 급등은 비단 우리나라의 현상만은 아니다. 미국, 영국, 호주에서 뿐만 아니라 프랑스, 스페인, 중국의 자산시장도 그야말로 부글거리고 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주택의 실질가격이 세계 역사상 ‘이렇게 빨리, 이렇게 오래, 이렇게 많은 국가에서 오른 예가 없다’고 할 정도이다. 부동산 자산의 가격이 상승하면 보유자산의 가격이득에 고무되어 소비 지출은 늘어가게 마련이다. 이렇게 늘어난 소비수요는 산업생산을 자극하여 경기를 부양한다. 높아진 주택가격은 주택건설을 촉진시켜 경기상승에 더욱 힘을 보탠다. 또 노후를 대비해 여유자금을 주택자산에 운용하고 있는 개인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정신적 안정감을 갖기도 할 것이다. 좋은 일이다. 그렇다고 주택 가격의 폭등 상황을 좋은 일 만으로 받아들여도 될까? 경제학의 제일 원리가 ‘공짜 점심은 없다’인데 부풀어 오른 것은 언젠가는 터지게 마련이다. 폭등 속에는 폭락의 인자가 내포되어 있다. 더구나 최근의 주택 매수 동기에 거주소유 뿐 아니라 투자가 상당히 많이 섞여 있는 상황이고 보니 하락 조짐이 보이게 되면 투매현상이 야기되고 이는 주택가격의 가속적 하락으로 이어지리라는 것은 불보 듯 뻔한 일이다. 그렇게 되면, 소비 위축으로 갑작스레 생산이 침체되고 건설 활동은 얼어붙을 것이다. 정책 당국이 부동산 붐을 잡고 이를 부추기는 투기세력을 잠재우려는 것은 그럴 때 겪게 될 경제적 고통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의 급상승에 따른 점심 값은 시장 영역에서만 치르는 것은 아니다. 공동체의 영역에서도 상승 주택 보유자와 그렇지 못한 보유자(또는 무주택자) 사이의 위화감 심화라는 점심 값을 치러야 한다. 유대감을 잃은 사회에서 영위되는 물질적 삶은 고달프다. 그런 사회에서는 시장도 효율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경제는 시장과 공동체로 구성된다고 보고 있는 경제인류학자가 떠오른다. 두 영역에서 점심 값을 치르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왕 용 기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천자춘추/거짓말 공화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모든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국호와 정체 주권 양심의 자유를 명문으로 제정한 우리나라 헌법의 내용이다. 그런데 거짓말 공화국 이라니? 그리고 이 시대의 정직함과 양심은 과연 존재하고 있는 것인가? 가치관의 혼돈이라는 어려운 고비를 겪고 있으면서 지금처럼 나라의 앞날이 염려되는 때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께서는 “나라가 없고서 일가와 일신이 있을 수 없고 국민이 천대를 받을 때 혼자만이 영광을 누릴 수 없다”면서 험난하고 어려웠던 애국심과 지도자의 길을 선택해 오셨다. 오늘의 현실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정치인들이나 권력형 특권층, 공공성이 강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정직한 양심과 도덕성이 필요한 때인데 오히려 분과 뇨를 가리지 못하는 그런 분들의 행동거지가 이래도 되는 것 인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거짓말쟁이는 최고의 욕이며, 최대의 모욕이고, 멸시와 천대의 표현 일뿐만 아니라 인간의 순수함을 황폐하게 하고 모든 사회악의 근원이 되며 범죄의 동기가 되는 것이다. 어쩌다 거짓말 천국이 되었는지 통탄스럽고 원망스럽다. 도대체 누가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을 거짓말 공화국으로 만들어 놓았으며, 국가사회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양심을 파괴하고 온갖 사회악과 갈등을 조장해 왔던 공공의 적들은 누구인가? 역대 정권들마다 빈부의 격차를 해소하고 특권과 반칙 없는 사회를 만들고 부동산 투기를 뿌리 뽑겠다던 높은 분들이 오히려 부동산 투기에 앞장서 재테크를 이루고, 병역을 기피하고, 재외동포법 개정안을 부결시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를 구분하여 눈치 빠른 여러 사람들이 갈팡질팡 허둥거리게 하며, 끼리끼리 당동벌이가 되어 초록은 동색이고 가재는 게 편인가. 입이 있다고 할 말을 다하는 세상은 아니다. 말없는 황우석교수의 배아줄기세포와 축구천재 박주영 선수가 힘 없는 백성들에게 꿈과 희망을 살려주고 있다. 장삼이사 민초들의 인내심도 한계가 있고, 국민들은 두 번 이상 속지 않을 것이다. 거짓말쟁이들은 모두 내 안에 있다. 누구 때문에 거짓말 공화국이 되었는지 모두 깊이 반성해 봅시다. /신 명 희 여주군의회 의원

천자춘추/국제열차

얼마 전 1944년 목포에서 중국 봉천까지 기차로 얼마나 걸렸었냐는 전화 문의가 있었다. 대답해줄 수 있는 곳이 철도박물관이라는 생각에 곧바로 관련 자료를 찾아 목포에서 오후 2시30분 기차를 타면 대전에 밤 10시40분 도착, 부산~북경 간 열차 ‘흥아호’를 대전에서 다음날 새벽 1시52분 갈아타면 봉천에는 다음날 밤 12시25분 도착이니 36시간 55분 걸렸다고 대답해준 적이 있다. 지금은 퍽 생소한 질문과 대답이다. 국제열차라면 유럽 주요도시를 잇는 유럽국제특급열차(TEE:Trans-Europe Express), 영국과 프랑스 해협을 해저터널(유로터널)로 연결 운행되는 유로스타(EUROSTAR)를 떠올리게 되고, 프랑스 파리와 스위스 각 도시를 연결하는 초고속 열차 떼제베(TGV)를 생각할 수 있다. 좀 색다른 국제열차라면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독일의 함부르크와 베를린의 리첸부르크 역에서 덴마크의 코펜하겐 중앙역까지 기차가 배를 타고 연결되는 열차다. 육지의 선로를 달리던 열차가 항구에 도착하면 기차는 승객과 화물이 실려진 채로 배에 실려지고, 타고 있던 승객은 기차에서 내려 식당과 면세점 등 배의 편의시설도 이용하고, 배가 바다건너 항구에 도착하면 기차는 배에서 내려 다시 육지의 선로를 달리는 열차가 있다. 아시아의 경우 중국에서 직접 러시아행 열차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를 거쳐 러시아까지 운행되는 열차가 있다. 중국과 몽골리아를 운행하는 국제열차는 양국 간의 궤간(기차 레일간격)이 달라 국경지역 알렌에서 상·하행선 열차가 만나 대차(기차 바퀴부분)를 바꿔 달고 달리는 열차도 있다. 북한에도 국제열차가 있다. 평양에서 베이징행과 모스크바행이 있어 일주일에 베이징행 1회와 모스크바행이 2회 운행된다. 이 열차가 바로 목포에서 봉천 갈 때 갈아타던 부산발 북경행 열차였지만 남북이 갈라지면서 우리는 국내열차만을 운행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경의선과 동해북부선이 개통되면 우리 KTX는 베이징이나 모스크바는 물론 유럽까지도 연결될 것이다. 교통학자들은 그 이전에 앞에서 예를 든 덴마크처럼 배를 이용하여 열차를 중국에 바로 연결하는 방법도 심도있게 검토하고, 최근 한국과 일본 간 해저터널을 건설하여 국제열차 운행을 연구하는 한일터널연구회의 활동도 꿈만은 아닌듯하다. 그동안 중단되었던 대한민국의 국제열차가 좀 더 빨리 유럽대륙을 누비는 날을 기다리는 마음은 우리 온 국민의 한결같은 바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손 길 신 철도박물관장

천자춘추/바캉스 베이비

지루한 장마도 끝나고 무더위 속에 바캉스 철이 왔다. 젊은 연인들은 아름다운 추억만들기에 한껏 마음이 들떠 있겠지만, 전에 들은 산부인과 의사의 이야기가 떠올라 머릿속이 개운하지 만은 않다. 찬바람이 불면 산부인과에는 여름휴가의 ‘결과물’인 바캉스 베이비를 지우려는 여성들로 붐빈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의 출산력 저하가 중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출산장려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제시되고 있는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심각한 저출산 시대에 적정한 생산인구를 유지해야 하는 우리사회의 미래와 연관지어 본다면, 바캉스 베이비도 가능한 한 낳도록 사회제도적으로 배려하는 것이 아마도 출산장려 정책과 맥락이 통할 것 같다. 그러나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보면 바캉스 베이비는 한마디로 원치 않는 임신을 의미한다. 원치 않는 상황에서 태어나는 아기들은 제대로 된 사랑과 보호받지 못하게 되며 결국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우리사회에서는 더구나 미혼의 남녀가 자녀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이 원치 않는 임신을 한 경우 대부분 낙태를 통해 그 흔적을 없애거나 이미 낙태의 시기를 놓쳤을 때에는 출산 후 해외입양의 수순을 밟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해외입양아의 99%가 미혼모의 아기라는 점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바캉스 베이비, 즉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한 출산이 장려되어서는 안 되며, 원치 않는 임신을 어떻게 예방해야 할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성교육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임에 대한 실용적인 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성에 대한 정보, 특히 왜곡된 정보는 다양한 통로를 통해 범람하고 있으나, 막상 피임에 대한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고 피상적이며 구태의연해서 현대의 실생활을 거의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우리사회에서 출산장려는 시급한 과제이다. 하나 원치 않는 바캉스 베이비를 권장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원치 않는 임신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방비 상태로 여름휴가를 떠나도록 방치하기 보다는 철저한 피임준비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 훨씬 현명할 것으로 생각된다. 얼마 전 신문기사에서 본 바캉스 베이비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에 대한 소개는 오늘날 우리사회의 흐름을 제대로 읽은 것으로 생각된다. /박 숙 자 경기도가족여성개발원장

천자춘추/‘콩나물 교실’ 어두운 미래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 소강당에서는 ‘경기도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경기도 교육환경의 열악성을 토론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다. 사실 경기도의 교육여건 및 환경의 열악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00년 7·20조치 이후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완성하겠다는 계획연도가 2003년이었다. 2005년도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초등학교 48명, 중학교 53명, 고등학교 39명까지 학급당 학생수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OECD 국가들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을 교육으로 생각하고 교육에 집중 투자하여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줄여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의 교육환경은 OECD 기준은 고사하고 정부가 정해 놓은 기준에도 턱없이 모자란 상태이다. 교사 1인당 학생수, 1인당 공교육비, 과밀학급 비율, 학생 1인당 공교육비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경기도는 전국 최저 상태이다. 더 심각한 것은 현재 상태만을 유지한다면 경기도의 학교, 교실, 교사, 예산 등에서 그 열악성을 면치 못하고 누구도 예견치 못한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좀 더 구체적인 근거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경기도의 학급당 학생수는 전국 평균과 비교하여 5.2명이 많고, 경기도 일부 중학교에서는 학급당 학생수가 50명을 넘고 있는 실정이다. 교원 1인당 학생수에 있어서는 경기도와 가장 차이가 적은 서울과 비교하여 2.2명이 많고, 전국적으로 가장 적은 전남과 비교해보면 8.14명 정도나 많다. 인건비를 제외한 국고지원 학생 1인당 교육비에서도 경기도는 최저 수준에 이른다. 2005년 경기도 중학교 교사 법정정원 확보율은 78.5%로 전국 평균 86.7%보다 8.2%나 적다. 가장 많이 확보한 지역보다는 무려 12.1%나 모자란 상태이다. 지금까지 경기도 교육여건이 열악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 학생수의 증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교육예산의 배분과 둘째, 행정자치부가 공무원 총정원을 통제하고 있어 필요한 만큼의 교사를 확보하지 못하며 셋째, 그린벨트 규제에 묶여 학교를 지을 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결국 경기도 교육여건 문제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선결 과제임과 동시에 1천만 경기도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문제이다. 교육의 질은 교육환경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만약 지금이라도 경기도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교육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박 석 균 전교조 경기지부장

천자춘추/히말라야 트레킹

경기일보에 히말라야 가셔브럼 등정에 대한 기사가 종종 소개되고 있다. 경기원정대가 히말라야를 등정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소개하는 것으로 유난히 관심이 쏠린다. 보통 사람들이 히말라야에 가기가 쉽지 않지만 나의 경우 두 번이나 그곳에 갔었기 때문이다. 물론 높은 산을 등정한 것은 아니고, 2천~5천m 구간에서 트레킹을 했지만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아직도 지난해 다녀온 쿰부히말라야 트레킹이 눈에 선하다. 경기문화재단이 지원한 예술인 세계문화체험 일환으로 ‘백두대간-히말라야 프로젝트’에 참여, 네팔의 쿰부히말라야 트레킹을 하고 온 것이다. 참가자 대다수가 트레킹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한 가운데 홍콩을 거쳐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99년도에 이은 두번째 방문이라 낯이 익어서인지 모든 풍경이 정겨웠다. 트레킹에 앞서 며칠동안 관광도 하고 트레킹 준비도 하면서 보냈다. 트레킹은 고교리(5,483m)와 칼라파타르(5,545m)가 주목적지였다. 히말라야 동쪽에 위치한 쿰부히말라야는 산세가 거칠고 남성적인 면모를 지녔으며, 하늘을 찌르는 설산의 위용이 장관이다. 일반적으로 루크라(2,700m)에서 시작하는데 고도가 높아질수록 고봉들의 위용이 온몸을 전율시키고, 곳곳에 그들만의 터전이 우리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고소에 의한 불안과 추위, 피로, 소화불량 등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자연이 주는 산소를 호흡하고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때로는 다리가 아프도록 걷고 또 걷는 것이 더없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우리가 올라갈 때는 오르는 것에 정신이 없어서인지 일본인 단체 트레커들을 본 기억이 없는데 내려올 때는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가는 일본인 트레커들을 하루 2~3팀(한 팀이 20~30명)이나 만났다. 그들은 젊은이가 아닌 대부분 50대 이후로 보였다. 어떤 사람은 정말 걷기도 힘든 노인인데도 양손에 스틱을 잡고 휘청거리는 다리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험난한 산세를 자랑하는 히말라야에서 나이가 들었어도 무언가를 보고 느끼려는 그들에게서 부러움과 건강함을 볼 수 있었다. 과연 나도 10, 20년이 지난 후 다시 히말라야 트레킹을 할 수 있을 용기가 있을는지…. /김 정 집 대안공간 ‘눈’ 대표

천자춘추/연정(聯政)에 연정(戀情)을 갖는 이유?

최근 노무현 대통령은 야권과 국민들을 향하여 연정(聯政)에 대한 강력한 연정(戀情)을 보내고 있다.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의 대표격인 문희상 당의장도 취임 10주년 기자회견에서 지역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선거제도만 야당에서 합의해주면 야당에 총리지명권을 주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하면서 역시 연정(聯政)에 대한 간절한 연정(戀情)을 보내고 있다. 지난 4·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0:23이라는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여권에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부동산 가격폭등, 경제침체에 군관련 각종 사고 등이 잇따르면서 민심이반이 눈에 보이게 되자, 여권에서 국면전환용으로 연정(聯政)을 제시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문제는 여권에서 단순히 선거제도나 내각책임제에 대해서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보자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여권에서는 聯政(연정)에 대한 근거로 4·30재·보궐 선거 이후 여소야대(與小野大)의 정국 하에서는 경제대책이든 외교, 국방이든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들고 있다. 그러나 여권의 제안내용을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해보면 그 숨은 동기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여권은 지역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선거제도의 도입에만 야당이 합의해주어도 총리지명권을 주겠다고 제의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제하에서 내각제적 정치제도를 전면 도입한다는 것은 위헌적 발상이다. 대통령은 행정수반이고 국가원수로서의 막강한 지위와 권한을 가진다. 현행헌법상 국무총리는 대통령과 같은 지위와 권한을 결코 가질 수가 없다. 헌법상 인정되지도 않는 정치체제를 인위적으로 만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야당에서 결코 받아줄 수 없는 연정(戀情)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지역구도가 현실타파된 것이 아니고 선거제도만 고치기로 약속만 해도 총리를 주겠다고 하는데 그렇게 총리자리가 값싼 자리인지 의문이다. 여권으로서는 연정(聯政)을 제안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서 정국혼란과 경제파탄의 책임을 야당의 발목잡기로 책임 전가해보려는 시도인 듯하다. 연정(戀情)은 서로가 이성을 그리워하고 간절히 사모하는 마음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나 여당에서 과연 야당이나 국민들에 대한 戀情(연정)이 있어서 聯政(연정)을 제안한 것인지 묻고 싶다. /고 조 흥 국회의원(포천·연천)

천자춘추/동방의 등불

일제 암흑기에 일본을 방문한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일정상 우리나라를 방문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면서 ‘동방의 등불’을 동아일보를 통하여 우리 민족에게 선사하였다. 당시 일제의 혹독한 탄압에 시달리고 있던 절망적인 상황에서 어느 누가 우리 민족에 대한 기대와 소망, 존경을 이렇게까지 표현할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는 8·15해방에 이어 좌우의 극심한 대결과 혼란, 민족상잔의 비극을 거치면서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하였으며 무역규모나 GNP 등에서 세계에서 10위권으로 진입하였다. 한때 크게 몰아쳤던 코리안 드림, 아직도 생생한 한류의 실체는 무엇일까. 우리가 선진국 문턱에서 10여 년 이상을 맴도는 사이에 중국의 급부상과 함께 인도의 역동성이 돋보이고 있다. 공산주의의 체제붕괴에 따른 혼란을 수습한 러시아는 석유재원을 기반으로 모든 분야에 자신감을 회복할 정도로 안정되었다. 10여 년 동안의 불황에서 벗어난 일본도 국제사회에 그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아직도 선진국이 되지 못하였음에도 선진국형 문제점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 우리나라가 다시금 도약할 수 있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그 해답은 “한류의 실체를 찾는 작업에서 시작함”이 어떨까 한다. 한류의 본원은 국경을 떠나 세계화가 되어가는 현대에서 매혹케하는 요소가 우리나라의 젊은 연예인들에게 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국력의 신장이 정체되고 무엇인가 끌리게 하는 요소를 계속 창출하지 않으면 한류는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이제 우리의 격을 높일 수 있는 문화적 가치의 중심을 선현들의 유산을 통해 발굴하여 세계에 보여주자. 이것만이 아직도 불고 있는 ‘한류’를 넘어 동방의 등불이 될 수 있으리라. /황 치 영 인천항만물류협회 이사장

천자춘추/러시아 푸틴대통령과 한국 외교

2000년 취임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빠른 시일 안에 강력하고, 경제적으로 발전되고,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국가로의 발전”을 국정목표로 정했다. 특히 그는 2010년까지 러시아의 GDP를 배증시킨다는 목표하에 각종 정책을 강력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매년 경제성장률 7%를 지속시켰고,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제고, G8국가로 만들었다. 러시아는 작년에도 8%의 GDP성장률을 실현했으며, 외환보유고는 1,000억 달러에 달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분간 다민족사회의 국가통합성 유지 및 제반 정치·사회문제의 효율적 해결과 고도 경제성장을 통한 강대국 건설을 명분으로 ‘러시아식 민주주의 및 시장경제 체제, 즉 관리 민주주의와 관리 시장경제 체제’를 유지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푸틴은 국내 에너지 산업의 국가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고유가를 외교무기와 지렛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즉 유럽국가, 미국 등과는 에너지 협력협정을 체결했으며, 시베리아 송유관을 놓고 대일, 대중, 대한 외교에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의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안보현안들, 북핵문제, 남북교류 및 협력,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동북아 다자안보협력 등에 대한 정책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평화번영 정책은 물론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책과 거의 일치한다. 특히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유라시아에 걸쳐있는 영토의 광대성과 막강한 핵 무장, 한반도와 지리적 인접성 등은 러시아가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어떤 형태로든 한반도 평화정착 및 통일과정에 관여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에서는 보편적 가치기준보다 개별적 가치가 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흔히 “에따 러시아”라고 표현한다. “이게 러시아야”라는 뜻으로 러시아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만큼 러시아 외교, 안보정책에서 푸틴대통령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한·러 정상회담 정례화 실현은 ‘상호 신뢰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성숙시켜 한·러 관계를 한 차원 더 높게 끌어올릴 것이다. 노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공동체 건설은 인접국이자 무진장한 천연자원 보유국인 러시아의 협력과 참여없이는 큰 실효를 거둘 수 없음을 감안, 대러 경제협력 외교를 강화시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작년 9월과 올해 5월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 에너지 분야의 긴밀한 협력합의와 동시에 삼성과 LG의 에너지산업에 투자키로 한 것은 무척 다행스런 일이다. 올해로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 121년. 이제 양국은 약속한 협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서, 발전된 양국관계를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적극 활용해야 한다. /홍 사 광 ㈔한국사회문화연구원장

천자춘추/7·3·30운동의 확산을…

요즘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도심 근린공원이나 고수부지, 동네체육시설 등에서 각종 체육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1일부터 주 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주말이면 가족 또는 동호인 단위로 체육활동으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하지만 아직도 바쁜 일상생활로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해 운동을 하고싶어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거나 때로는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 망설이는 사람들 또한 적지않다. 필자의 주변에서도 개인의 건강을 위해 운동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정작 마음만 먹고있을 뿐 이를 실천에 옮기지 못한다며 넋두리 하는 사람들을 많이 접하고 있다. 이런 분들에게 ‘7·3·30’ 운동을 권하고 싶다. ‘7·3·30’이란 ‘일주일에 3회, 30분이상 운동을 하자’는 생활체육 캠페인이다. 아무리 바쁜 생활이라도 일주일에 적어도 3일 정도는 잠깐의 시간(30분)을 투자하는 것이 개인의 건강은 물론 가정의 행복 뿐아니라 직장에서의 업무 효율도 제고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사고는 체육활동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돈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선입견이 운동을 하고싶어도 좀처럼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게 하는 원인인 것이다. ‘7·3·30’ 운동은 직장이나 가정에서 의지가 있으면 얼마든지 실행할 수 있는 가장 최소 단위의 자기를 위한 투자다. 직장에서 점심 식사시간을 활용해 가까운 공원이나 공터 등지에서 사색을 하며 걷기운동을 한다든지, 아니면 가정에서 아침 또는 저녁 식사를 전후해 30분이상 가벼운 스트레칭 또는 조깅, 줄넘기, 자전거타기 등을 실천해보자. 비록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운동을 하고나면 한결 몸과 마음이 개운하고 가뿐해질 것이다.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어 스포츠센터에서의 운동이나 등산, 수상레포츠,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활동을 할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이처럼 짧은 시간과 경제적인 부담 없이도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생활체육의 시작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처럼 건강은 부와 명예, 그 어느 것보다도 가장 소중한 재산이다. 또한 개인의 건강은 자신 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 자신이 속한 모든 조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오늘부터라도 잠시 짬을 내 ‘7·3·30’ 운동을 실천해보자. 일주일에 3번, 30분을 투자하는 것이 분명 당신의 삶을 행복하고 활기넘치게 바꿔놓을 것이다. /함 홍 규 경기도생활체육 협의회 사무처장

천자춘추/‘양배추 투구’와 공정성의 정신력

얼마 전 ‘양배추 투구’가 세간의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내용인즉 한 프로야구 투수가 더위를 식히기 위해 미리 얼려 놓았던 양배추 잎을 머리에 쓴 채 공을 던지다, 모자가 벗겨지는 바람에 이 사실이 드러난 일이었다. 사태는 ‘투수는 타자를 현혹하는 이물질(異物質)의 착용을 금지’하도록 한 ‘야구규정’의 위반 논란으로 번진 후, 급기야 야구위원회가 회의 끝에 향후 금지 입장을 정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속임수 예방 차원에서다. 경기 또는 놀이하는 사람들은 꼭 상대방을 이겨야 한다는 욕망에 사로잡히지만 승리는 경기 규칙을 지키면서 얻어져야 한다. 규칙이 무시되거나 속임수가 횡행하면 놀이의 긴장이 떨어져 경합당사자는 물론 구경꾼의 재미는 망쳐진다. 또 경기를 통해 고양되던 숭고함과 아름다움도 사라진다. ‘호모 루덴스’의 저자 J. 호이징하의 혜안이다. 경기의 목적은 승리에 있다. 또 승리의 열매가 명예와 존경, 명성인 경우도 있지만 경기 결과에 거는 내기 또는 ‘상(賞)’과 결부되어 있는 경우가 더 흔하다. 그런데 영어로 상(prize)이라는 낱말은 원래 시장 영역에 있던 라틴어 pretium(가격)에서 태어나 놀이와 경기의 영역으로 옮겨 앉은 파생어이다. 이렇듯 놀이와 상거래는 의미론적으로 얽혀있다. 놀이에서 이긴 사람은 상을 받고 성공한 장사꾼은 좋은 가격을 통해 이득을 얻는다. 시장터에서의 거래규칙 준수도 놀이터에서의 경우 못지않게 긴절하다. 담합과 속임수와 무질서가 난무하는 시장은 공정한 가격을 낳지 못한다. 가격이 공정치 못하면 시장거래의 이득이 참가자 사이에 부당하게 배분될 뿐 아니라,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가져오는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도 기대할 수 없다. 질서가 존중되지 않으면 놀이도 상거래도 재미롭지 못하고 유익하지 못하다. 호이징하는 이렇게 말하였다. “놀이하는 사람에게는 꼭 이겨야한다는 욕망에도 불구하고 경기의 법칙만은 꼭 따라야 하기 때문에 용기, 끈기, 역량과 함께 마지막으로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인 ‘공정성’의 정신력이 요구된다”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 인용구에서 ‘놀이하는 사람’을 ‘시장에 참가하는 사람’으로 바꾸어 되새길 필요가 있다. 속임수를 써서 얻은 승리는 승리가 아니며 담합과 사기를 써서 챙긴 이득은 이득이 아니다. /왕 용 기 한국은행 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일원짜리 동전의 경제적 가치

산수와 모든 수열의 시작은 하나에서 부터 시작하여 수학의 이론이나 이치에 바탕을 이루게 할 뿐만 아니라 물리화학이나 자연과학의 기초를 이루어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하기도 하고 해롭게 하기도 한다. 하나가 둘이면 이가 되고 하나가 열이면 십이 되며 하나가 아흔 아홉이 넘으면 그 다음엔 백이 된다. 하나가 셀 수 없이 많으면 억겁이 되지만 하나가 하나도 없으면 하얗게 영점을 이루게 되기도 한다. 모든 숫자는 하나에서 출발하며 하나에서 끝맺음을 이르게 하므로 하나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나게 되는 것이다. 억겁을 채우고도 채워지지 않는 것이 사람의 욕망이기에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의 표현이 바로 숫자의 개념이고 보면 하나보다는 백 천 만 억 조 등의 일확천금을 꿈꾸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렇게들 염치없이 바쁘게 살아 가려는 모양이다. 그런 부도덕한 몰염치 속에서 일원짜리 동전이 그 경제적 가치를 상실한지도 이미 오래 전 일이다. 10원짜리 동전이 땅에 떨어져 있어도 관심이 없고 100원짜리 동전 하나만 가지고는 별로 살수 있는 물건이 없다. 물론 50원짜리 동전도 마찬가지 이나 공공요금 수납에나 겨우 유통이 이루어지는 정도일 뿐이다. 500원짜리 동전하나로 점심 한끼 해결하기가 어렵지만 일본에서는 그들의 500엔 짜리 동전하나로 점심 한끼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동전들이 천대와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수억 대 이상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 중에는 그까짓 동전 몇 닢쯤이야 안중에도 없으신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하루종일 땡볕아래 폐품들을 모아 동전 몇 닢이라도 더 벌려고 비지땀 흘리는 서민들에게는 천만금 보다 더 귀중한 경제적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물가앙등 이나 통화팽창 등으로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동전들이 멸시를 받는다면 국민 소득 3만불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일원짜리 동전이 그 경제적 가치가 상실되었다고는 하나 그 동전이 지니고 있는 의미는 상징적으로 귀중하게 보호되어야 할 것이다. 왜 일원짜리 동전에 무궁화 꽃이 새겨져 있을까? /신 명 희 여주군의회 의원

천자춘추/봉사활동

철도박물관에서는 크게 나누어 세 가지의 봉사활동이 진행된다. 첫째, 법의 판결에 따라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분들의 봉사활동, 둘째, 박물관 전문 안내(DOCENT) 자원봉사 활동, 셋째, 학생들의 정해진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한 봉사활동이 있다.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분들은 반드시 명령된 시간동안 봉사활동을 해야하므로 짧게는 며칠, 길게는 한 달 이상 걸린다. 한마디로 말해 아주 좋은 제도라고 생각된다. 어떤 범법행위가 있었는지는 모르나 자신의 과오를 봉사활동으로 사회에 갚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서 좋은 것 이라기보다는 대부분 사회봉사자가 봉사활동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해주는 마음이 고맙고 미덥다. 청소를 하다가 중국인 관람객 단체가 입장하는 것을 보고 중국어 통역을 자원하여 중국인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대학생, 사회에서 페인트칠 전문이었다며 박물관의 퇴색된 곳들을 산뜻하게 칠해주던 분, 나이 육십이 되도록 남을 위해서는 처음 일을 해본다며 보람까지 느끼며 열심히 일하던 분들…. 박물관 직원들과도 오래된 동료들처럼 잘 어울린다. 자원봉사자 도슨트씨는 철도박물관의 경우 시간이 남는 사람들이 아니다. 자기 직장이 있고, 가정이 있는 분들이 주말이나 비번일 등 시간을 내어 경비를 써가며 약속한 시간에 어김없이 출근, 관람객들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설명을 듣고 이해하거나 만족해 하는 관람객의 표정에서 보람을 찾고 자원봉사 기회제공을 고마워한다. 한국국제전시장에서 진행 중인 ‘세계박물관 문화박람회’의 철도박물관 부스 안내담당 도슨트씨는 차장승무를 마치고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자원봉사하는 철도공사 구로열차승무사무소의 차장들과 철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철도문화협력회 회원들이다. 매스컴에서는 사회가 불안하고, 이기적이고, 곧 무슨 일이 날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이분들을 보면 우리 사회는 나쁜 면 보다는 좋은 면이 더 많은 것 같다. 요즈음 학생들에게는 봉사활동의무가 주어진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목표시간 달성을 위해서 꽤나 애쓰는 모습들이다.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며 찾아온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을 보면 너무도 예뻐 보이고,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은 믿음직스럽기만 하다. 다만 일부 어른들로 인하여 봉사활동 본래의 취지가 왜곡될 때는 안타까운 마음 그지없다. 다 큰 아들과 봉사활동을 함께 하겠다는 엄마의 과잉 사랑, 실제 시간보다 확인시간을 늘려달라는 비뚤어진 사랑 등은 오히려 자녀에게 피해를 주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봉사활동에는 항상 너그러운 마음도 함께 해야겠다. /손 길 신 철도박물관장

천자춘추/해외입양 막을 대안은?

매년 5~6월이 되면 해외로 입양된 한국출생아들의 모국 방문이 이루어지고, 매스컴에서는 이들의 부모찾아주기 운동을 벌인다. 한국전쟁이 끝난지 이미 반세기가 지났는데도 왜 한국아이들이 외국으로 입양을 가야만 하는지, 부모를 찾는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특히 스웨덴에서 30년이상 살고있는 친구가 얼마 전 한국에 나와 하는 이야기를 듣고는 눈앞이 캄캄했다. 어려서 스웨덴에 입양된 한국출생 청년이 모국 방문을 통해 한국 아버지를 찾았는데, 스웨덴에 돌아와서는 자살을 했다는 기사가 스웨덴 신문에 크게 실렸다고 한다. 그 기사에서는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인 한국에서 왜 아기를 외국에 수출하는지, 그리고 스웨덴에서는 왜 OECD에 가입한 선진국의 아기를 데려다 길러야 하고 스웨덴의 국민으로 성장한 젊은이가 고민속에 자살을 하게 만들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비판적 기사가 실렸다는 것이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입양은 1천641명, 해외입양은 2천258명으로 해외입양이 훨씬 많았으며, 1명을 제외한 해외입양아 모두가 미혼모 출생아라고 한다. 현재 정부에서는 저출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셋째 자녀부터는 출산수당을 지급하고 보육료를 감면해 주는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낙태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으며, 낙태의 시기를 놓친 미혼모의 자녀들은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해외입양을 줄이고 국내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매년 5월 11일은 ‘입양의 날’로 지정할 방침이라고 하며, 이는 가정의 달인 5월에 한 가족(1)이 한 아동(1)을 입양하여 건강한 새로운 가족(1+1)으로 거듭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정책을 통해 아기수출국의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 해외입양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젊은이들이 원치않는 임신을 하지 않도록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실질적인 피임교육이 필요하며, 일단 임신이 된 후에는 미혼모들도 당당하게 자녀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제도적 지원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문화운동이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키울 수 없는 미혼모의 자녀들은 국내입양을 통해 입양아가 아닌 친자로써 자라날 수 있도록 신분등록제의 개선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친부모를 찾는 해외입양인들의 눈물어린 호소를 듣지 않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박 숙 자 경기도가족여성개발원장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