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문화강국 코리아, 머지 않았다

작은 섬에 불과한 남이섬에 ‘겨울연가’의 주인공이 되어 보려는 관광객이 넘쳐나고 ‘대장금’ 궁중음식을 먹으러 대만, 홍콩, 중국 등지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 프랑스 칸영화제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한국영화들이 다수 초청되어 평론가의 찬사를 받고 있다.

한류열풍(韓流熱風)에 어깨가 으쓱해지는 한편으로 ‘과연 한류는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도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여러 학자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답변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한류가 왜 성공했는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 성공요인으로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은 바로 ‘문화콘텐츠’이다. 어느 지역에 있는 누구든지 좋아할만한 주제를 독창적으로 엮어낸 우리 문화콘텐츠의 우수성이 바로 한류의 근원인 셈이다. 따라서 한류의 지속성은 우리 문화콘텐츠의 우수성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한류와 한류 콘텐츠를 연구해 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상품을 재생산해 역(逆)으로 우리나라에 수출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고 한다. 동남아, 중국 각지에서 우리 한류상품들이 우후죽순으로 무단복제되어 팔리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문화적 잠재력을 가진 다른 나라에서 우리 콘텐츠를 연구해 재창조하려고 하는 움직임은 우리가 더욱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이렇듯 치열한 문화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체계화된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체계화되어 있지 못한 문화는 담을 그릇이 없는 물과 마찬가지여서 새어나가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경기도에서 준비하고 있는 한류우드에 기대가 크다.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한류우드는 ‘대장금 테마파크’가 들어선 양주 등 유명 촬영지와 연계한 관광기능과 문화콘텐츠를 제작하는 역할을 동시에 하게 된다. 결국 한류우드는 문화의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체계화된 시스템을 갖춘 한류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아울러 광명 음악밸리, 부천 만화밸리 등 장르별로 특화된 문화도시벨트와 한류우드가 연계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한류의 큰 축을 이끌고 있는 드라마와 영화, 만화, 게임, 음악 등이 한데로 묶여 세계의 문화인이 우리 문화를 배우러 달려오고,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문화강국 코리아의 저력이 경기도에서 발산될 그 날이 머지 않았다.

/신 현 태 경기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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