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저출산율(1.17명)에 이르기까지 약 40년이 소요되어, 선진국들의 경우인 150-200년에 비하여 매우 빠르다. 1983년 출산율은 인구대체기준인 2.1명에 이르렀으나 그 이후 지속적인 저하를 보이며 급속히 노령국가로 진입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장래를 걱정케 한다.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 사회진출 증가, 효과적 피임방법 등은 결혼시기와 첫아이 출생시기를 점점 늦추는 결과를 초래하여 인구감소를 앞당기는 원인 중에 하나가 되었다. 우리나라 가임여성들은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한 후에 적절한 시기를 보아 아이를 한둘 낳으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것이 35세 이상으로 까지 연장될 경우 고령임신으로 인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남성도 그렇지만 특히 여성의 경우 수태능력은 30세부터 감소하기 시작하여 40대중·후반이면 현격히 감소되고 잠재능력은 거의 없어진다. 이처럼 생리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성립되는 고령임신은 태아나 임신부 모두에게 각별히 높은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한다.
고령임신의 문제점은 임신중 합병증, 산후 산모합병증, 태아·신생아 질환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①임신중 합병증으로는 임신중독증(고혈압), 당뇨병, 유산, 전치태반, 태반조기박리, 조기진통, 양막조기파수, 융모양막염, 다태임신, 양수과소증, 양수과다증, 자궁경관무력증, 절박유산, 자궁근종, 빈혈 등이 있으며, ②산후 산모합병증에는 제왕절개, 출혈, 질벽열상, 심한 회음부 열상, 자궁경부 열상, 빈혈, 상처감염, 방광기능 부전, 비뇨기 감염, 범발성 응고장애, 폐부종 등의 심한 합병증이 있다. ③태아·신생아 합병증으로는 저체중, 태아발육제한, 거대아, 선천성기형, 자궁내태아사망, 신생아 중환자 발생, 생후 1주내 사망 증가 등등이 발생한다.
물론 젊은 임신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만 그 빈도와 정도가 고령임신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 요점이다. 나이가 많은 임신부에 대비한 의학의 발달은 눈부시지만 아직도 불가항력적인 질환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미처 대비하지 못함으로써 평생을 부담 속에 살아야 하는 사태 발생은 피해야 할 것이다. 젊은 여성들에게 ‘일을 마치고 아이를 낳기 보다는, 아이를 낳고 일을 한다’는 현명한 생각과 이를 지원하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염원한다.
/배 기 수 아주의대 교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