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0년도 더 된 일이지만 ‘베니스의 개성상인’이라는 책을 흥미롭게 읽은 적이 있었다. ‘베니스의 개성상인’은 1983년 런던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고가에 팔려 화제가 된 네덜란드 화가 루벤스의 그림 「한복을 입은 남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쓴 책이다. 지금처럼 교통이 발달되지 않았던 시기에, 멀리 네덜란드의 화가가 어떻게 아시아 끝에 위치한 우리나라 사람을 그려낼 수 있었을까. 작가 오세영은 이 책에서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하며 이에 대한 해답을 ‘송상의 힘’에서 찾았다.
고려시대에 송상이 있었다면 오늘날에는 한상이 있다. 국제무역의 장벽이 높아지고, 국가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창의력으로 아이템을 발굴하고, 뚝심으로 일을 추진하면서, 지킬 것은 지키는 사람들이 바로 오늘날의 한상이다. 급속도로 경제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의 배후에 세계 도처에서 활약하고 있는 화상들이 있듯이 우리나라에는 한상이 있는 셈이다.
마음은 고향에 남겨둔 채, 고향을 떠나 먼 타지에서 온갖 고생을 다하면서도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품위를 유지하고 있는 한상들이 오는 9월 경기도에 모이기로 했다. 한민족 경제인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제4차 세계한상대회’가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린다. 섬유벨트 등 한상만의 특화된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고,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명실상부한 국제비즈니스 대회가 될 이번 한상대회가 우리 한상들이 화상들 이상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편으로 한상들에 대한 기대가 더욱 남다른 것은 이들의 가슴에 대한민국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고국의 소식을 항상 귀담아들으면서, 어떻게든 고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깊은 애정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0일부터 있을 고국방문캠페인(홈커밍캠페인)은 이들 한상들의 고국에 대한 깊은 애정에 보답하고, 타지에서 공허해졌을 마음을 자긍심으로 채워주기 위한 것이다. 또한 궁극적으로 ‘2005 경기방문의 해’를 맞아 경기도를 찾는 관광객들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한상들을 통한 구전마케팅은 한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의 유치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병역기피를 위해 우리나라 국적을 버리는 요즘 세태에, 전세계에 실핏줄처럼 퍼진 한상들의 힘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더욱 활기있게 뛰노는 날을 기대해본다. 대한민국 관광이 더욱 빛을 발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신 현 태
경기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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