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요일 휴무가 시작되는 첫날이다. 아직은 격주지만 그래도 주중에 이틀씩이나 쉴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 유치원 다니는 작은 아이는 토요일 아침부터 같이 놀아줄 수 있어서 좋다. 초등학생 큰 아이도 토요일을 쉴 수 있다면 다같이 여행이라도 갈 수 있을 텐데…. 이 행복한 날 무엇을 할까? 남편과 작은 아이는 좀 더 자도록 두고, 큰 아이가 올 때까지 오전에 집안 일을 대강 하고, 오후에 아이가 돌아오면 점심을 해결하고 가까운 교외에 드라이브를 가서 아이들도, 나도 신선한 공기로 숨을 좀 쉬면 좋겠지? 광릉 숲 근처나, 아니면 양평 강가로 갈까? 근처에서 오랜만에 손두부 요리로 저녁을 먹고, 아이들을 강가에 풀어놓고 남편과 느긋한 토요일 오후를 보내볼까? 내일도 쉴 수 있다니… 정말 좋다! 그런데 양평까지 왕복 3시간은 잡아야겠지? 차에 기름이 없는 것 같던데 우선 기름부터 가득 채우고, 네식구 저녁값은 2만5천원 정도면 되려나? 넉넉히 3만원 잡자. 한번 쓰지 뭐! 중간에 아이들 간식은 좀 싸가야 되겠지? 혹시라도 차가 막히면, 시간이 길어질 것이고 차안에서 징징거리며 싸울테니, 책이나 장난감도 준비해야겠지? 아니야, 오늘 분명히 차가 막힐 거야. 첫 휴무인데 다들 쏟아져 나오지 않겠어? 행복한 첫 출발을 차안에서 짜증으로 시작할 순 없지. 그렇다고 모처럼 찾은 합법적인 연휴인데 집에서 TV와 뒹굴 수는 없고…. 가까운 대공원이나 갈까? 땡볕에 자외선 경보, 피부에 좋지 않을텐데. 그럼 뭘 하지? 아! 미술관에 가볼까? 미술관이야 다들 한적하고 경관 좋은데 있으니, 오늘 큰맘먹고 한번 찾아 가봐야겠다. 어차피 아이들에게도 교육적인 일이고, 전시장에서 그림도 보고, 산책도 하면서 야외에서 좀 쉬다가 오면, 문화적인 향기가 물씬 풍기는 보람찬 하루가 되지 않겠어? 내 머리에서 나온 생각이지만, 정말 기특하다. 돈도 안 들고, 교육적이고, 여유 만만이고 그야말로 일석삼조군. 훌륭해! 미술관에서 그림도 배워 볼까? 나는 어려서부터 그림에 재능이 있다는 얘길 좀 들은 편인데, 앞으로 시간도 있고 정기적으로 그림을 배울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이 들어 취미로 그림을 그리거나 제대로 감상만 할 줄 알아도 얼마나 즐거운 일이겠어. 자! 우리 집에서 제일 가까운 미술관이 어디더라? /이승미 제비울미술관 학예실장
오피니언
경기일보
2004-07-0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