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움이란 인류 역사 속에서 누구나 갈망하고 희망하는 상태일 것이다. 그런데 전 인류가 한 명도 싫어하지 않고 바라는 평화가 우리의 실제 생활에서는 왜 실현되지 않는 것일까? 생각하면 사실 답답하고 화도 날 법한 일이다.
원불교의 좌산 종법사는 금년 초에 우리 모두가 평화를 생산하는 사람이 되자는 요지의 말씀을 하시면서 이러한 현실을 이렇게 진단하셨다. 그것은 사람들이 겉으로 주장하는 명분이나 말과 실제로 행동으로 다투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예를 들면 평화를 주장하면서 실제의 행동은 평화를 파괴하고 있고, 통일을 이야기 하면서 실제는 분단의 사고와 행동을 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이다. 때문에 우리가 그렇게 바라는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실제로 우리 모두가 평화를 생산해내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어느 특정한 사람이나 특정 집단에게 미룰 일도 아니고 힘 있는 국가나 단체나 통치자만이 할 일도 아니다. 결국 그것은 우리 모두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개인적으로 또는 가정에서 국가에서 사회에서 일터에서 어느 곳에서나 이 일에 동참하고 함께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을 해나가는 가운데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평화를 생산하는 길이 될까? 불교에 오렴수(汚染修)란 말이 있다. 수행을 하는데 참 수행을 해야지 오렴수를 하면 천년만년을 해도 도를 이룰 수 없다는 뜻이다. 비유하자면 청소를 할 때 맑은 물로 씻어내면 깨끗해지지만 청소를 한다 하면서 더러운 물로 씻으면 아무리 씻어도 깨끗해지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우리가 평화를 이루려면 마음에 평화가 생산되어 밖으로 베풀어야지 마음에 불평과 원망과 미움과 갈등으로 투쟁하면서 평화를 이루려한다면 마치 더러운 물로 깨끗하게 씻으려 하는 것과 같아서 아무리 노력해도 결코 평화는 올 수 없다.
우리 모두 마음에서 미움과 원망과 투쟁을 몰아내자. 이 세상 모두가 알고 보면 다 나를 살려주고 있는 거룩한 은혜의 덩치임을 자각하자. 그래서 모두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은혜를 갚자. 평화는 원하지 않아도 저절로 찾아올 것이다.
/김주원.원불교 경인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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