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강릉단오제

중국이 우리의 ‘강릉 단오제’를 유네스코 ‘인류 구전(口傳) 및 무형문화재 걸작’으로 등록하려는 일에 대해 문화 약탈 운운하며 비난하고 나섰다는 보도를 접하고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중국의 단오절도 중국인이 중시하고 있는 명절 중에 하나임은 분명하다. 그 유래는 정확하지 않으나 당나라 현종의 생일이 팔월 초닷새인 것과 관련, 음력 오월 초닷새를 단오절로 정했다고 한다. 사실은 이런 풍습이 그 이전부터 전해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금까지 전해오는 중국 단오절의 풍습 가운데 용선(龍船) 경기라는 것이 있다. 화려하게 장식된 호화판 배로 만들어져 한편에 십여 명의 선수가 일조가 되어 지휘자의 지시에 따라 배를 젓는다. 이 화려한 경기는 외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단오절의 별식으로 쫑즈(宗子)라는 것이 있다. 찹쌀밥 속에 고기나 생선을 넣거나 팥과 과일 등을 넣어 뭉쳐서 만든 주먹밥이다. 팥이 들어 있는 것은 우리 찹쌀떡과 비슷한데 우리 찹쌀떡은 가루 반죽을 익혀서 만들게 되지만 중국의 쫑즈는 찹쌀밥을 그대로 뭉쳐 만들어지는 것이 다르다. 한편 각 가정에서는 대문에다 쑥이나 창포잎을 달아놓는다. 이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여러 가지 해충이 번성하게 되니까 물리지 않도록 방지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날 어른들은 슝황지우(雄黃酒)라는 술을 마시기도 하고 부녀자들은 창포잎을 삶아서 나온 물로 머리를 감기도 한다. 이렇듯 중국의 단오절 행사는 우리와 비슷한 점도 더러 있으나 상당한 차이가 있다. 강릉 단오제의 경우 수십 개의 굿판이 벌어지고 각종 놀이가 결합된 농경문화 축제로 대관령 넘어 동해안의 대표적 단오 행사로 오랫동안 자리잡아 왔다. 중국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물론 중국은 과거 수천 년 동안 주변 국가에 대해 문화 수출국으로서 지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중국 중심의 문화주의가 수천 년 전 영향을 미쳤다고 해서 오늘날까지 그런 지위를 누릴 수는 없는 일이다. 또한 그들이 자기들 문화 외에는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배워야 할 것(必須學)일 뿐 배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不値得學)’라는 문화적 우월주의 역시 시대착오적인 문화 제국주의에 빠질 위험에 있다. 이제 중국은 문화 제국주의보다 이웃 나라가 전승 발전시켜온 문화적 우수성을 높이 평가하는 도량을 갖는 쪽으로 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채훈.역사소설가

천자춘추/용천참사와 열린 마음

‘1톤짜리 폭탄 100여개가 한꺼번에 터진 듯한 위력’. 이번 북한 용천참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그 여파가 북한은 물론 남한 전체를 요동치게 했다. 현재 대한적십자사는 다각도의 채널을 통해 대국민 성금품 모집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벌써 164억원 상당의 정성들이 답지한 상태다. 이처럼 한민족으로서 함께 하자는 남측의 인도적 움직임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연일 각종 매스컴을 통해 사회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는 이제껏 남북문제의 해결에 있어 상호주의를 표방해 왔다. 하나를 줬으니 하나를 달라는 식의 접근이었다. 이로 인해 남북간의 협상은 으레 줄다리기식의 신경전이 되기 십상이었으며 종국에는 첨예한 이해대립으로 인해 긴장국면을 맞게 되는 양상이 되풀이됐다. 또 북측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비료지원이나 물자지원 등이 있을 때면 으레 국내 보수세력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은 달라진 모습들이다. 현재 연일 이어지고 있는 대북지원은 지난 1997년, 북한의 식량난 해결을 위해 ‘옥수수보내기 범국민운동’을 전개한 이후 북한돕기운동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 정도의 원조라면 벌써 목소리를 높여서야 할 법한 국내 보수세력들도 이번만큼은 제목소리 내기를 자제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한편 고무적이게도 북한 역시 남측의 지속적이고도 순수한 지원손길에 화답하려 하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체제 유지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거부해오던 육로수송이 얼마전 실현됐고, 또 북측 언론들이 이례적으로 남측 동포들의 순수한 구호손길에 대해 사의를 표하는 보도를 잇고 있다고 한다. 상호주의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으로 다가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점에서 필자는 모순되게도 유사이래 손꼽힐 만한 몇 안되는 민족참사중 하나라 볼수 있을 이번 용천역 폭발사고가 오히려 민족의 화합과 통일에 물꼬를 트는 새로운 전기 내지는 단초가 되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흥분된 기대를 갖게 된다. 남과 북은 같은 핏줄을 공유하고 있는, 그래서 언젠가는 다시 합쳐 하나가 되어야 할 한민족이다. 고초를 겪고 있는 동족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은 당연지사다. 또한 국적, 종교, 이념을 초월한 인도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적십자사가 이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야 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고통에 빠진 또하나의 우리를 보듬는 마음으로, 상호주의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북측을 향한 마음의 문을 더욱 활짝 열어가면 어떨까. /윤여갑.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사무국장

천자춘추/스승의 날 유감(遺憾)

교직생활 35년, 이제는 교직의 꽃이라는 교장이 된지도 어느새 4년여! 올해도 어김없이 반갑잖은(?) ‘스승의 날’을 또 맞게 되었다. 왜 ‘반갑잖은’ 날이겠는가. 가슴이 아프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 우리는 자랑스런 선생님들, 존경받아 마땅한 교육자들이다. 이 나라 동량(棟樑)들을 누가 가르치고 누가 키우는가! 자부와 긍지를 가지고 사명감에 불타 오직 보람과 영광을 느끼며 열정적으로 몸바쳐야 할 교직 아닌가. 그래서 예부터 교직을 신성히 여기고, ‘군사부일체(軍師父一體)’란 말도 생겨났는데! 특히, ‘스승’은 부모님보다도 앞세워 임금님 다음으로 끔찍히 여기며 극존경의 예(禮)를 다해 섬겨왔다. 또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며, 대통령을 비롯한 사회지도층까지 이날만이라도 옛 스승을 찾아뵙거나 청와대 등 각 기관에 초청하여 깍듯한 예로 모셔왔다. 그 중에도 고 박정희 대통령은 특별했다. 선생님들을 극진히 받들며 모든 공공 행사 때 ‘교장선생님을 상석에 모시라’는 등 교직우대 정책까지 폈다. 때문에 한때는 우리 교직자들도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자부와 긍지를 갖기도 했다. 사실, 이 땅의 모든 직업 중에 스스로의 직업에 ‘님’자를 붙이는 영광이 또 어디 있는가. 그래서 비록 가난하고, 힘없고, 보잘 것은 없어도 제2세 국민을 가르치고 기른다는 ‘교육(敎育)’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히 사명감을 불태우며 묵묵히 이 길을 지켜온 게 사실이다. 이제 며칠 후면 다시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 제정과 관련해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청탁성 촌지니 선물이니 하여 국민의 비판과 질타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어쩌다 한 두 사람의 몰지각한 실수 때문이지만, 이는 급격히 전체 교육자들을 욕되게 하고 성스런 이름을 먹칠케 했다. 그렇다고 부분을 보고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된다. 기실, 일부 언론은 어디서 요상한 기사만 취재하여 확대 클로즈업시키는 바람에 솔직히 ‘스승의 날’이 우리 교직자들에게는 반갑잖은 날, 모욕적인 날, 피하고 싶은 우울한 날이 돼왔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금년에도 많은 학교들이 행사도 없이 쉬려고 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스승’은 영원한 법, 결코 그 순수성만은 간과해서는 안된다. 부모와 스승없이 어떻게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겠는가. 평생토록 감사하고 받들 분은 오직 저들뿐이리라! /김남웅.광명 충현고 교장-시인

천자춘추/용천 대참사

용천 대참사를 보고 많은 국민들의 성금과 구호물품이 용천으로 보내지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보며 정말 아름답고 살맛 나는 세상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경기도약사회에서도 회원들의 성금을 모아서 2천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선편으로 용천에 보냈다. 사상의학을 주창한 이제마 선생은 맹자의 사단론(四端論)을 인용하여 ‘베푸는 삶을 살게 되면 자기의 수명을 늘린다’고 하였다. 사단론이란, 측은지심·수오지심·사양지심·시비지심을 가리키는데 측은지심(惻隱之心)이란 남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을 말하며 인(仁)의 실마리가 되고, 수오지심(羞惡之心)이란 자기 잘못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남의 옳지 않은 것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의(義)의 실마리가 된다고 하였다. 사양지심(辭讓之心)은 남에게 양보하는 마음으로 예(禮)의 실마리가 되고, 시비지심(是非之心)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으로는 지(智)의 실마리가 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4가지 마음을 갖고 수양하고 수신을 하며 살아가면서 인간 도리를 하고 불쌍한 사람에게 봉사하며 베푸는 삶을 사는 것은 자기를 위할 뿐 아니라 3대 후손에까지 후광이 미친다고 한다. 그러니 베푸는 삶은 나 자신뿐 아니라 자식을 위하여 좋은 일이다. 북한에 도움을 주면 김정일 외에 몇 사람의 배만 불리기 때문에 돕지 않겠다고 하는 말을 종종 듣는다. 남한이 북한을 도와주는 것을 북한에 퍼준다고 표현하는 주변의 말을 들을 때 웬지 손학규 도지사의 말이 생각난다. ‘북한 정권을 보고 돕는 것이 아니라 불쌍한 우리 동포를 보고 도와야 한다’는 말이었다. 정치적 이데올로기는 정치하는 사람이나 중요하지 동포들은 공산당이란 사상을 알지도 못하면서 지도자를 잘못 만나 불행한 삶을 사는 것을 보면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가.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다. 우리는 배가 터져 죽는데 북한 동포는 굶어서 죽어가니 세상은 너무 고르지 못 한 것 같다. 우리는 다이어트를 한다고 먹지 않고 음식을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넘쳐나는 음식을 볼 때 나는 실향민이기 때문인지 웬지 남의 일 같지 않아 보인다. 남북한 모두 공평하게 잘 사는 세월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경옥.경기도 약사회장

천자춘추/부모님이 이렇게 키웠겠지

어버이날이다. 아무리 바쁜 세상이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부모님께 선물을 사드리고 식사 한 끼라도 정성껏 해드리면서 그간의 노고를 풀어드리는 날이다. 그러나 오래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 나니 정말로 허전하다. 살아계실 때, 어버이날 사드렸던 중절모와 하모니카를 꺼내서 만져본다. 유품을 통해 아버지의 진한 체취를 맡으면 그리움이 가슴속에 저며 온다. 중절모는 아버지의 소중한 보물이었다. 치매 증세가 심하긴 했지만, 자리에서 일어나기만 하면 중절모를 쓰시는 버릇이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는데 큰 몫을 하였다. 다른 것은 까맣게 잊어버려도 모자만은 챙기셨기 때문이다. 하모니카는 유일한 장난감이었다. 하모니카를 만지작거리시면 정신이 곧 돌아온다는 신호이고, 하모니카로 노래를 연주하시면 정신이 돌아왔다는 신호였다. 하모니카 소리가 나면 우리 가족은 환호성을 질렀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시고 이십 오년 동안 홀로 살아오신 아버지.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아들 셋 가운데 유난히 막내아들을 좋아하셨기에 아버지를 모시느라 노력은 했지만, 돌아가신 뒤에 생각해보니 후회스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식은 서너 살까지만 부모에게 효도하고, 그 뒤는 애물단지’라고 말한 어느 어른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사랑은 어떠한 사랑일까. 인간의 사랑은 남녀 사이의 사랑, 친구 사이의 사랑, 종교적인 사랑, 부모와 자식 사이의 피로 얽힌 사랑 등 여러 가지 사랑이 있다. 다른 사랑은 사귀면 사귈수록 가까워지는 사랑인데, 부모와 자식 사이의 사랑은 점점 멀어지는 사랑이다. 어머니 뱃속에서 떨어져 나오고, 결혼하면 부모의 곁에서 떨어져 나가고, 자식이 생기면 살기 바빠서 부모의 주위에서 떨어져 나온다. 그리고 자식을 길러보고 난 뒤에 후회한다. ‘우리 부모님이 나도 이렇게 키웠겠지…’하고. 그러나 부모님은 저 세상으로 가신 뒤이다. 인간이 바보스러운 것은 즉시 깨닫지 못하고 한 발짝 늦게 깨닫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계시니. 직장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했는데, 오늘은 아무리 바빠도 가족과 함께 처가에 다녀오리라. ‘세상을 살아갈 때, 한 발짝 빨리 깨닫도록 노력하자’는 다짐을 하면서. /정동환.한글학회 인천지회장.협성대 교수

천자춘추/동아줄

사무실 창밖을 내다본다. 햇빛을 가득받은 라일락 꽃과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을 보니, 바람이 부는가 보다. 어제 만난 사람이 떠오른다. 3년여만에 만났는데, 처음에는 약간 나이든 것 말고는 말하는 것이나 생각하는 것이나 변함없이 비슷한 것 같기도 했다. 예전에도 자신의 성격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고쳐보려고 애를 쓰는 것이 그의 주된 일이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전보다야 노력한 결과가 있는지 사람들과의 교제나 외부활동은 나아진 부분도 있다. 결국엔 항우울제를 복용하게 되었고 관련서적을 읽으면서 드디어 자신을 설명하는 단어를 찾았다. 이름하여 ‘고정관념’, 자신이 계속 틀에 갇혀 있는 것은 자신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내성적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무지하게 애를 쓴 결과, 말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고 남들 앞에 서는 것도 수월해졌다는 얘기다. 처음에는 다행이다 싶었는데, 대화가 진행되면서 그가 또다시 ‘고정관념’이라는 틀에 갇혀 있음을 본다. 4시간여를 만났는데 내 머리에 조차 새겨질 만큼 ‘고정관념’ 단어를 많이 들었다. 자신을 설명하고 극복하기 위해 찾은 그 단어가 이제는 삶 가운데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이해하는 코드가 되어있다. 자신 안에 어떤 문제를 만날 때마다 ‘자신이 깨뜨려야하는 고정관념’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또 하루하루 그것을 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다. 연장자인 관계로 몇 가지 조언을 하긴 했지만, 헤어질 때에는 오히려 새롭게 지명된 고정관념을 어깨에 한 짐 지고 큰 숙제를 받은 아이처럼 힘없이 돌아갔다. 나도 어디엔가 갇혀 있지 않을까? 매일 반복되는 일상, 거의 같은 공간, 늘 비슷한 문제와 해답들, 생각들, 관점들… 어느날 우물에서 빠져 나왔는가 싶었는데, 그곳이 좀 더 큰 우물일 뿐이라면 그야말로 해와 달의 오누이처럼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와 온전히 구출해 주기를 기도해야하겠지, 결코 끊어지지 않는 굵고 튼튼한 줄로. 아무래도 밖에 나가 햇빛과 바람을 직접 만나야겠다. /임용걸.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의무원장

경기천자춘추/교육문제, 자치단체가 나서야

많은 사람들의 초미의 관심사 중의 하나가 교육문제가 아닌가 한다. 각종 언론보도에서 매일 빼놓지 않고 보도되는 것 중의 하나도 바로 교육문제이며, 이 교육문제의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제언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정작 교육문제에 대해서 지방자치단체는 뒷짐만 지고 있다. 교육자치와 일반자치가 구분되어 있어 교육자치의 영역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는 해괴한 논리를 피면서 말이다. 그러면서도 지방자치단체장을 새로 선출하는 선거 때만 되면 ‘외국어고등학교를 포함한 특수목적고등학교를 유치하겠다, 자립형사립고를 유치하겠다’고 외친다. 특수목적고등학교를 유치하면 하루아침에 그 자치단체의 교육여건이 개선되는가. 진정 교육문제의 해결에 관심이 있는 지방자치단체, 지방자치단체장이라고 하면 교육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교육환경개선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한다. 지금 각 지방자치단체의 전체 예산 중 교육관련예산이 몇 퍼센트나 될까. 지방자치단체가 교육내용, 교육제도에 관여할 수 없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교육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제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가 교육내용이나 제도에 대한 결정권한이 없음은 사실이나,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투자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눈에 보이는 특목고 유치라는 구호만 외칠 뿐 정작 교육의 전반적인 질적 향상을 위한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예산확보와 투자에는 인색하다. 이런 방법도 있다. 예컨대 지방자치단체가 실내체육관, 수영장, 도서관 등을 건립한다고 하자. 이러한 시설을 학교 안에 건립하는 것은 어떨까. 지방자치단체가 이러한 시설을 학교에 건립해 주면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또는 방과후에 이용할 수 있게 하고, 또 일반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왜, 이러한 시설들은 학교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시민들의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나. 학교에 이런 체육시설들을 건립하면 시민들의 접근이 쉽고, 학생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지 않겠는가. 더 이상 특목고 유치라는 구호만 외치지 말고 교육환경개선을 위해서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라.

천자춘추/과거 용서하고 현실에 충실하자

세상을 살아가면서 요즈음처럼 과거의 잘못에 대해서 너무 집착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누구나가 잘못된 과거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 그것이 정상일 것이다. 어떻게 완벽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단 말인가, 신이 아닐 바에…. 그러나 잘못된 과거를 지금에 와서 바꾼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오히려 잘못된 과거에 집착하다보면 세상은 시끄러워진다. 요즈음 시끄러운 세상을 사는 것이 남의 잘못된 과거에 너무나 집착하는데서 오는 것이 아닐까? 어떻게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 있겠는가?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아무리 고민을 해도 한 방울도 되찾을 수 없다. 이미 늦었다. 다만 다시는 엎지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과 엎질렀으면 완전히 잊어버려야 한다는 것을 교훈으로 배운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과거의 잘못을 냉정하게 분석해서 다시는 반복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오히려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못으로부터 교훈을 얻기는커녕,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방황한다. 과거에 집착한 나머지 지금 해야 할일들에 대해 오히려 소홀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 끝난 일에 이러쿵저러쿵 고민하는 것은 또 다른 잘못을 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잘못을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리고 두 번 다시 그 일에 대해서 말하지 말라. 물론 말은 쉽지만 실천은 결코 쉽지 않다.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서라도 과거를 지워버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건설적인 일에 몰두하여 과거의 일로 고민하는 한가한 여유를 없앰으로써 멋지게 위기를 극복해 보려고 노력해보자. 현명한 사람은 앉아서 과거의 잘못으로 인한 손해를 한탄하지 않는다. 오히려 힘차게 일어나서 그 손해를 보충할 방법을 찾는다. 과거 속에서 살아갈 생각도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생각도 없다. 빨리 받아들이고 그것을 청산한 뒤에 앞날을 위해 전력을 다하려고 한다. 그러면 과거의 행복했던 시절보다도 훨씬 더 즐거운 생활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병만.경기도의회 사무처장

천자춘추/‘u-Korea혁명’유비쿼터스

성수대교와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는 수많은 사상자를 낸 대형 참사로 사전에 이를 감지못한 부주의로 빚어진 수치스러운 사건이다. 만일, 이 시설물속에 소위 ‘감지정보칩(반도체)’이 장착돼 수시로 시설의 안전상태를 감지하고 무선이나 유선 네트워크로 중앙감시센터에 알려주는 시스템이 있었다면 대형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도시 공간 곳곳에 고성능 소형 칩을 부착해 감지, 추적, 감시할 수 있는 환경, 우리는 이러한 환경 설명을 위해 유비쿼터스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유비쿼터스 환경은 도시 전체에서부터 세부적으로는 가정내 냉장고, 에어컨, 전기히터, 보일러, 욕조, 형광등, 감시장치 등 거의 모든 전기기기에 컴퓨터와 네트워크 기능이 이식되어 기기들간에 수많은 정보가 교류되고 자연스럽게 흘러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환경을 조성한다. 유비쿼터스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언제 어디서나’, ‘동시에 존재한다’ 라는 뜻이다. 유비쿼터스는 단순한 네트워크나 반도체 산업을 위한 기술적 발전을 반영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가올 미래생활의 혁명적 변화를 예견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특히, 지금 우리와 같이 향후 10년 뒤에 IT기업들의 장래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의문과 걱정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 우리 젊은 두뇌들은 과거 인터넷에 기반을 둔 다양한 벤처기업들을 설립하여 IMF를 극복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사라지고, 성공의 주역이었던 그들이 할 일이 없어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니 안타까울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시적인 경기부양이나 단순한 국가정보화 전략의 수정은 인터넷 이용률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IT강국 코리아’ 실현의 대안으로는 부족하다. IT 코리아가 세계에서 또 한번의 기적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발상과 비전의 대 전환이 필요하다. e-코리아 전략이 지금까지의 한국의 IT산업의 운명을 이끌어 온 일등공신 이었다면 이 운명을 바꿀 새로운 기술 및 생활 혁명을 위한 변화된 국가전략이 바로 ‘u-Korea’ 혁명이다.(u는 ubiquitous의 앞자로써 미래 첨단기술을 대변하는 의미) 한국은 적어도 IT분야에서는 세계를 선도하고 있고, 이러한 선도적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온 세상이 뒤바뀌고 인류 문명역사가 다시 쓰여지는 ‘u-혁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 따라서 밀려오는 유비쿼터스 혁명속에서 살아남아 번영을 구가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양봉기.KT수도권 강남본부장

천자춘추/중국을 타산지석으로

중국붐이다, 조기유학이다, 한자교육이다 해서 열풍이 분다. 그런데 우리는 중국에서 과연 무엇을 발견해야 할 것인가. 중국의 MIT로 불리는 청화대(淸華大)를 한번 들여다 보자. 1952년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북경대와 연경대의 공학대학을 청화대에 합치고 문학과 법과대학은 북경대로 옮겼기 때문에 청화대는 중국 과학기술의 요람이 되었다. 400명의 중국과학원 위원 중 절반 가량이 청화대 출신이거나 교직을 맡았던 이들이라고 한다. 청화대는 학판기업을 관리하는 청화대학기업집단을 만들어 중국의 실리콘밸리인 중관촌의 발전을 이끌고 있고, 46개의 최신 산업 기업을 소유하고 있으며, 첨단기술 기업 6개의 주식을 상하이 증권 시장에 상장하여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한편, 학생들의 창업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학연이라는 벤처기업 연구 건물을 만들어 의욕을 북돋우고 있는데 여기서 3명의 학생이 모여 만든 벤처기업 시미락은 사무용 컴퓨터 모니터를 일본제의 반값으로 만드는 등 지금은 50여 명의 직원과 함께 더욱 발전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이런 흐름과 맞물려 중국 정치 지도자들 중에 청화대 출신이 정계에 많이 진출하여 화제가 되고 있는데 중국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상임위원의 경우, 9명 중 4명이 청화대 출신. 중국 권력 서열 1위인 후진타오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는 수리공정과, 공업담당 부총리 우방궈 전인대 부위원장은 무선전자학과, 우관정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위원장은 동력계 열공(熱工) 측량·자동제어 학과, 황줘 국무원 부총리는 전기공학과 출신이다. 청화대는 앞으로 우리나라와 더욱 가까워질 것으로 보이는데 인천 송도에 한국 정부, 기업과 힘을 합쳐 벤처기업을 세울 예정이고, 일산에는 테크노타운 형태의 차이나타운을 건설하기로 하여 필요한 공사비의 절반을 대기로 했다. 스위스 국제경영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교육 관련 경쟁력은 세계 30~40위권이고, 과학 교육의 경우는 더 처진다고 한다. 문제는 이공계 진학을 꺼리는 풍토가 날로 커진다는데 있다. 서울대를 없애자는 의견이 분분한데 우리도 명문대를 특화시켜 봄이 어떨는지. 묘책이 아니라 너무나 가깝게 다가온 이웃 중국에서 배우는 타산지석의 지혜를 발휘했으면…하고 기대해 본다. /나채훈.역사소설가

천자춘추/호스피스

호스피스라는 말을 사전적으로 풀이하면 순례자, 참배자를 위한 여행자 휴식소, 혹은 말기환자를 위한 병원을 뜻한다. 오늘날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호스피스는 후자를 뜻한다. 프랑스 남쪽과 스페인 사이에 루르드라는 시골마을이 있다. 1858년에 이곳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베르나데트라는 14세의 소녀앞에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 기적의 샘물을 솟게하여 그 물만 마시면 죽어가는 중병자가 낫는 것이다. 지금도 연간 300여만명의 중병을 앓는 순례자가 끊임없이 다녀가고 있다. 로마 법황도 신중한 의학적인 조사 후 이를 기적이라 말하며, 유럽의 의학계에서도 그 기적을 의학적으로 증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간은 믿음이나 감정, 인간관계, 가족관계, 도덕같은 정신이나 정서작용이 생리기관 등 육체작용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루르드의 임상연구에서 확인하고 기적적 쾌유도 가능할뿐 아니라 죽어가는 사람에게 어떤 정서적인 처방으로 보다 더 편안하게 죽을 수 있다는 생리원칙을 발견해 냈다는 걸 어느 책자를 통해서 들은 바 있었다. 요즈음 사람들은 안락하게 그리고 손쉽게 아기를 낳기 위해 산부인과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편안하게 죽어가기 위한 병원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보다 안락하게 죽어가기 위해 생긴 병원이 바로 호스피스로 주로 영국을 중심으로 발달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호스피스 관습이 있었다. 해원(解怨)이라 하여 임종 때 죽어가는 사람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자식들이 돌아가면서 손을 잡아주고, 다음 세상에서는 더 좋은 모습으로 환생할 것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이제 우리나라 정치도 싸움질만 하는 정치가 아니고 훌륭한 정책으로 서구 유럽과 같이 호스피스 병동이나 민간 시설을 많이 만들어서 환자의 통증을 덜어주고 이들이 안락하고 편안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의사 간호사 사회사업가 영양사 자원봉사자 등을 부단히 개발하여 죽어가는 환자들에게 불안이나 두려움이 없이 편안히 생을 마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은 아직도 먼 나라만의 이야기인지. /김석우.대한적십자사경기지사 사무국장

천자춘추/이제는 和合이다

시인 엘리어트의 그 ‘잔인한 4월’이 어느새 다 지고 있다. 다행이랄까, 왜 이렇도록 눈부신 축제의 4월을 그리 증오했었던지- 어쨌든 우리에게 지난 한달여 동안은 시인의 말대로 참으로 캄캄하고 암울했었다. 더욱이, 정치권임에랴! 그 중에도 한나라당은 그런 대로 기사회생(起死回生)한 편이지만, 특히 민주당과 자민련은 ‘절망’ 바로 그 자체였다. 아무튼 그토록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소추 사건은 4·15총선과 맞물려 정국의 혼란과 갈등을 가중시키며 나라 안팎을 온통 무서운 소용돌이 속에 휩싸이게 했다. 이 와중에서 열린우리당의 반수가 넘는 의석 획득이나 한나라당의 개헌저지선 확보는, 어쩜 둘 다 놀라운 예술이요, 우리 국민의 지혜로운 승리요, 배려같다. 고로, 여(與)는 앞으로 결코 자만 말고 겸손한 자세로 포용정치, 수용의 정치를 펴나가고, 야(野)는 더 이상의 반대를 위한 반대나 투쟁을 위한 투쟁, 특히 극한투쟁은 이제 지양해야만 한다. 하여, 제발이지 좀 화합된 모습을 보고싶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상생(相生)의 정치가 그리웁다. 비록 좀 무식하고 가난하더라도 국민이 주인되고, 국민이 마음놓고 웃으며 잘 살 수 있는 나라에, 진실로 안정되고 화합된 참 ‘참여정부’, 정말 새롭게 변모한 새 국회상을 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일반 서민대중을 위한 일자리 늘리기로부터, 실업자 구제대책 등 소외계층을 위한 정국운영에 치중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동안의 모든 앙금에 매듭을 풀고,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저 희망찬 5월을 맞도록 하자. 5월은 어린이 날에 어버이 날, 스승의 날이 함께 어우러진 청소년의 달이요, 가정의 달이다. 우리의 꿈과 이상이 예 있고, 우리의 사랑과 행복이 예에 숨쉬는 이 싱그런 5월에 악몽같던 지난 일들은 어서 말끔히 잊어버리자. 뼈아프지만 내일을 위한 하나의 좋은 거울로 삼아, 오히려 전화위복의 새로운 계기로 만들어보자. 그렇다면 이제는 무조건 화합(和合)이다. 그 위에 오직 민생(民生)을 우선하라! 그런데, 아직도 우리는 대통령 탄핵소추라는 중요한 문제를 남겨놓고 있다. 여야 일각에서는 헌재(憲裁)에 앞서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정신으로 풀어보자는 주장도 대두됐었다. 그건 애초부터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던 터요, 4·15총선으로 이미 국민적 심판은 끝났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결과로든 국민은 이제 모든 것이 화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남웅.광명 충현고 교장-시인

천자춘추/젊고 건강하게 오래사는 비결

노화와 암과 ‘활성산소(free-radical)’ 관계에 대해 많은 학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에너지 대사가 클수록 수명이 단축되고 암발생률이 높다는 것이다. 과음·과식이나 지나친 운동은 에너지대사를 높여 산소의 소비량이 많은 만큼 활성산소의 발생도 많아진다. 예전에는 늙는다는 것은 유전적이라 하여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 들였지만 최근엔 음식섭취나 운동, 생활 습관 같은 것을 통하여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다. 노화와 암의 억제방법으로서는 첫째, 음식 양을 적게 먹는 것이다. 건강하려면 잘 먹어야 한다고 흔히 얘기하는데 오히려 적게 먹어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예부터 ‘소식 장수’라는 말이 있다. 둘째, 채식을 위주로 하는 식사는 칼로리도 적고 기름기도 없고 풍부한 섬유질로 인해 변비를 풀어주어 몸안의 독소를 제거해주며 몸안의 콜레스테롤을 변으로 배출시키므로 비만과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채소에는 항산화제인 각종 비타민과 플라보노이드가 들어있는 비타민C가 들어 있어 암 예방에도 좋다. 셋째, 되도록 튀겨놓은 음식은 산패되어 유해산소를 많이 품고있어 암과 노화를 촉진하나 단백질과 신선한 불포화지방은 유리기의 생성을 억제하고 과산화지질의 활동력을 약화시키므로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염이나 심장병,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하여도 불포화지방산인 생선류가 좋다. 특히 등푸른 생선에는 오메가 3, DHEA등이 있어 하루에 한끼는 반드시 먹는 것이 좋다.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하여서는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는 껍데기를 벗긴 닭살, 특히 가슴살이 좋다. 고기대신 콩요리, 즉 콩밥, 두부, 콩자반, 콩비지 등으로 대체해서 먹는 것도 좋다. 넷째, 항산화제인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영양소를 섭취해야 하는데 이미 생성된 과산화지질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글구타치온 퍼옥시다제의 원료인 유기 셀레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음식물로 필요양의 영양소를 다 섭취하기가 어려우므로 영양제를 따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항산화 효과가 좋은 것은 비타민E와 비타민 C, 셀레늄 등이다. 다섯째, 적절한 운동은 육체기능을 보존하고 골다공증 예방은 물론 신체의 면역기능을 증가시키며 기분을 전환시켜 정신건강상에 유익하며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그러나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유해산소와 젖산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피로와 권태로움 뿐만아니라 암을 이르키기 쉬우므로 반드시 과일을 먹거나 비타민제를 먹어야 한다. /김경옥.경기도약사회장

천자춘추/촛불집회를 독서 열기로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전국 주요 서점에서 ‘책과 장미 축제’가 열렸다. 사단법인 한국출판인회는 ‘책의 날’ 기념행사로 서점을 찾는 고객들에게 책 한 권과 장미 한 송이를 무료로 나누어 주었다. 이 행사 때문에 연인이나 친구, 가족에게 책을 선물하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오랜만에 듣는 흐뭇한 소식이다. 어렸을 때에 책은 가을에만 읽는 것으로 알았다. 가을의 문턱에 이르면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면서 책을 읽게 하려고 갖은 애를 쓰던 기억이 난다. 얼마나 책을 읽지 않았으면, 가을만이라도 책을 읽게 하기 위해 이런 아이디어를 냈을까. 그러나 그 시절에는 정말 책을 읽을 만한 여건이 갖춰 있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서 ‘제 나이에 읽어야 할 책을 읽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책을 구하기 어려웠으니 제 나이에 맞는 책을 골라 읽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 읽어야 할 책을 중학교 때 읽거나 중학교 때 읽어야 할 책을 고등학교 때 읽는다면 독서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수 없다. 독서를 통해 알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해 주고 새로운 감동과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인데, 나이와 책의 수준이 걸맞지 않으면 깨달음의 정도나 감동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요즘은 일년 내내 손쉽게 책을 구할 수 있고, 마음 놓고 독서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정말로 행복한 시대이다. 책은 사람이 만들어 내지만, 만들어진 그 책이 사람을 만들어 낸다는 말이 있다. 두고두고 곱씹을 가치 있는 말이다. 책 한 권은 어느 한 사람의 수고로 만들어지지만, 수많은 사람에게 올바른 지식을 주고 건전한 정신을 갖게 해 준다. 17대 총선은 끝이 났다. 850여 단체로 이뤄진 부패정치 청산 범국민행동은 서울 광화문 등 국내외 50여 곳에서 보름 동안 대대적으로 촛불집회를 가졌다. 이번 선거 과정을 통해 누가 나라의 주인인지 보여주었고 부패한 기성 정치인을 바꾸고 싶어 하는 국민의 여망도 반영되었다. 이 촛불집회의 열기를 그대로 간직하여 독서 열기로 가득 채워보자. 밤늦도록 촛불을 켜고 책에 빠져 들어가자. 어렵던 경제는 순조롭게 풀려 갈 것이고, 우리는 머지않아 선진국 반열에 오를 것이다. /정동환.한글학회 인천지회장.협성대교수

천자춘추/우리네들의 삶

휴일이다. 아침 일찍 산을 향해 떠났다. 아침부터 서둘지 않고는 이래저래 나서기가 쉽지 않다. 산에는 벌써 개나리, 진달래, 목련 등 화려한 꽃잔치를 끝내고 이제 신록빛을 내기 시작한다. 한달 사이에 초여름이 된 듯하다. 지난 겨울엔 눈이 올 때마다 묘하게 산에 오르게 되어 눈꽃을 즐겼다. 매번 올 때마다 전혀 색다른 모습이다. 산길을 올라가면서 산수유, 찔레꽃, 철쭉, 굴참나무, 단풍나무… 아는 이름을 붙여본다. 겨울에는 다들 마른 가지 같아서 어느 것인지 잘 모르겠더니 어느 결에 앞 다투어 자기이름을 얘기한다. 어린 나뭇 가지에서 푸른빛들이 돌기 시작한다. 꽃들도 제법 피었다가 사라진 흔적들이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나이 많아 고목은 아닐까싶던 나무들조차 푸른빛을 내고 생명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 나무 어디에 그것들을 감추었는지, 나이 많아 내 나이는 되었을 만한 그 몸에서도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잎을 내고 꽃을 피운다. 섭리에 따라, 그 몸에 기록한대로 꽃을 피우고 잎을 내고 그러다가 또 낙엽을 떨구고 겨울을 살 것이다. 그렇게 한해를 보내면 나무는 뿌리가 더 깊어져 있고 키가 자라있고 나이테가 한 겹 늘어있겠지. 나는 그 섭리에 따라 살고 있는지 새삼스럽게 질문이 들어온다. 사람은 어리면 어리다고 제값을 안쳐주고 또 나이 먹으면 먹은 만큼 존경받지 못하는 요즈음, 나는 이미 나의 삶을 퇴색한 것으로 보고 있지 않는지, 나는 나의 하루하루에 대해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지, 내가 생동감 있게 어떤 일을 해본지가 얼마나 되었는지… 어린 나무에게 계절을 겪으면서 얻게 되는 성장이 있듯이, 나이 많은 나무에게도 동일한 무게가 있는 것을 본다. 자라나는 젊은이들에게 뿌리 깊은 나무의 위용을 보여주고 매년 몸 안에 연륜을 새겨갈수록 더욱 매력 있는 삶이 있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로 하여금 나이 먹은 것을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게 할 수는 없을까? 오늘 산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여러 종류, 여러 세대가 어우러져 섭리에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네들의 삶이 그렇지 못한 안타까움이 마음 한켠에서 올라온다. 한편으로는 격려와 도전도 받는다. 내 안에 아직도 감추어져 있는 푸르름이 있어서, 섭리에 따라 드러내지고 피어날 것에 대해 신선한 기대감으로 마음 안에 품어본다. 여러 가지 생각과 나무들의 어우러짐을 내 안에 담아 산을 내려오면서, 산에서의 오늘은 특별한 쉼이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 오늘의 쉼으로 시작하는 내일은 어제와 다른 넉넉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임용걸.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의무원장

천자춘추/총선후 정치권의 탄핵논란

거센 바람과도 같았던 1개월이 지나갔다. 대통령에 대한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소추결의,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소용돌이와 국민들 사이의 갈등, 이 모습을 보면서 정치권에 대해 서운함을 감출 수 없다. 아마도 이번 제17대 총선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여당이 원내 제1당으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최고의 공로는 야당에 의한 탄핵발의와 탄핵소추결의라고 할 수 있으니, 여당은 야당에게 고맙다고 큰절이라도 해야할 판이다. 총선은 끝났고,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은 남아있다. 이 탄핵문제를 놓고 여당은 정치적으로 해결하자고 한다. 아마도 여당이 이야기하는 것은 탄핵소추를 취하하자는 취지로 보인다. 국회가 의결하여 소추하였으니, 국회의 의결로 취하를 하면 되는 것 아니겠느냐는 논리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관련법령에 탄핵소추와 관련하여서는 규정이 있으나 그 취하에 관하여서는 관련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정치적 해결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관련법령에서 형사소송법을 준용하고 있으니 취하가 가능하다고 한다. 형사소송법을 준용하여 취하가 가능하다고 한다면 어떠한 절차에 따라서 취하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게된다. 안타깝게도 관련법령에서는 그 절차가 규정되어 있지 않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탄핵소추를 취하하기 위한 의결정족수의 문제다. 이 문제를 둘러싸고는 취하가 가능하다고 하는 입장에 서있는 사람들도 일치된 견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결국, 탄핵소추의 취하라는 정치적 해결은 취하를 위한 절차적인 문제(특히, 의결정족수)에 대한 논쟁거리만을 남겨놓게 된다. 이미 탄핵소추는 이루어져서 헌법재판소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더 이상 정치권은 논란을 하지 말고 헌법재판소의 심판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어떨까. 우리나라 헌법이 국회의 의결로 탄핵을 마무리 짓지 않고 국회에는 소추의 권한만 부여하고, 최종적인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맡겨 놓았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그 이유가 정치적인 이유에 의한 탄핵을 제한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지금 이 시점에서 탄핵소추만으로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는 문제, 탄핵과 관련한 여러 절차적인 문제에 대한 규정이 결여되어 있는 문제 등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에 대하여 논의를 해야 한다고 본다. /이주형.변호사

천자춘추/생각을 바꾸어 보자!

인간은 겉으로 보이는 외면적인 것보다 내면에 흐르는 안 보이는 것, 즉 정신세계가 그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사람사람마다의 마음자세야 말로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생각 없이 행동이 나올 수 없지 않은가? 매일매일 생각하는 내용들, 그것이 바로 그 사람이다. 그러므로 인간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올바른 사고방식을 선택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있다. 즐거운 생각을 하면 즐거워진다. 비참한 생각을 하면 비참해진다. 무서운 생각을 하면 무서워지고 질병을 걱정하면 질병에 걸리게 된다. 실패를 걱정하면 실패하게 된다. 자기연민에 빠진다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그러나 당신은 당신 자신이 생각하는 그런 인간은 아니며, 생각 그 자체가 바로 당신이다. 그러므로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소극적인 자세에서 탈피하여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모든 원인은 정신 그 자체이며 모든 결과는 정신적인 현상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생각을 바꿈으로서 어떤 질병도 몰아낼 수 있으며 생활을 쇄신할 수도 있다. 일상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마음의 평화와 기쁨은 인간이 어디에 위치하는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누구인가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마음을 어떻게 가지느냐에 따라서 결정된다. 변신을 바란다면 우선 밝은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 그리고 자기 일신상에만 집중시키던 애정의 낭비를 줄이고 그 일부를 다른사람에게 나누어 주어야 한다. 인간이 사물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게 되면 자기에 대한 사물이나 다른 사람의 태도도 바뀐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따라서 나의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보자! 그리고 주위사람들까지 확산되어 더 밝고 진취적이고, 합리적이며 명랑한 사회를 만들어가자! 인간이 성취하는 것은, 모두 생각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이병만.경기도의회 사무처장

천자춘추/마라톤과 인생-제2회 경기마라톤대회 참가기

페르시아와의 전투에서 그리스의 승전보를 알리려 아테네까지 달려간 병사 ‘페이디피데스’ 가 달려간 42.195km의 길을 인생의 승리자가 되어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필자는 지난 일요일 우리 KT 직원 및 가족 등 500여명과 함께 경기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운동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형형색색의 운동복을 입은 건각들이 저마다의 힘찬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었고 사방은 온통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비록 풀코스는 아니고 10km를 달리면서 좋은 인생의 경험을 느끼는 시간을 만끽했다. 필자는 산을 좋아해서 자주 산을 타고 건강을 다져 가벼운 마음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하지만 마라톤 레이스 길은 거의 평지였지만 3번 정도의 경사진 레이스에서는 숨이 가빠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곤 했다. 함께 달리는 동료들을 힐끗 쳐다봤을 때 지쳐 보이고 무더운 날씨로 인해 힘들어 보이기도 했는데, 아마도 그때 누군가 포기하는 사람이 나왔다면 나도 중간에 길을 벗어나 시원한 그늘 길로 갈 생각이 간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 하나 포기하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 뛰는 우리 KT 참가자를 볼 때, 또 골인지점에서 환호하고 있을 우리 직원들을 생각하니 도저히 그대로 주저 앉을 수 없었다. 마라톤 레이스에서 좌절하면 내 인생의 포기는 물론 우리 KT 강남본부 3천700가족의 리더가 될 수 없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완주하게 되었다. 마지막에 스퍼트하여 회사의 깃발을 흔들며 골인했고 환호하는 직원들의 함성을 듣고는 가슴이 뭉클해 짐을 느꼈다. 인생도 이와 같은 것이다. 어려워도 격려해주고 성원해 주는 주변인들 때문에 포기할 수 없고, 또 스스로의 성취감에 포기할 수 없고, 또 나를 둘러싼 많은 동반자들이 함께한다는 것이 인생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때로는 페이스 조절로 실패와 좌절을 겪기도 하지만 여러 번의 번민과 갈등 끝에 당당하게 골인할 수 있는 순간이 있는 것도 인생과 닮은 꼴이다. 마라톤이 끊임없이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 숨가쁜 레이스를 펼치듯이 우리 인생도 새로운 목표를 향해 또 성취와 승리를 위해 달린다는 점에서 같으며 신기록을 내며 사는 인생을 위해 우리는 반드시 달려야만 할 것이다. 제1회 대회보다 짜임새 있는 준비와 진행으로 이제 자리를 잡은 경기마라톤대회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하면서 마라톤과 같은 인생도 우리 모두 함께 성공으로 달렸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양봉기.KT수도권 강남본부장

천자춘추/농촌노인복지

고령화율이란 전체인구중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차지하는 비율로서 7%가 넘어서면 고령화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노인인구는 1960년도 2.9%에서 2003년말에는 전체인구의 8.3%인 397만명으로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으며 2026년에는 1천만명 노인시대가 열려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율이 빠르게 진전되는 것은 출산율 감소도 원인이겠지만 경제성장에 따른 생활개선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늘어난 것이 주요인이다. 평균수명은 1960년 51세에서 2000년에는 75.9세로 늘어나고 2020년에는 80.7세(남자 77.5세, 여자 84.1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농촌지역의 고령화는 농촌의 젊은이들이 교육기회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남에 따라 도시에 비해 2배 내지 3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2000년말 고령화율을 보면 동 지역이 5.4%인 반면 읍·면 지역의 경우에는 동 지역의 3배에 가까운 14.7%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농촌지역의 고령화와 함께 농촌 노인들의 복지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음에도 노인복지 인프라가 서울과 대도시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데다가 노인복지 예산의 많은 부분이 지방자치단체 재정에 의존하고 있어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은 ‘복지의 사각지대’로 남겨져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다음으로 농협이 장수대학, 순회진료서비스, 건강진단, 경로당지원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수년 전부터 중앙대·한신대 등과의 산학협력으로 노인 전문봉사자를 양성하고 있지만 운동체이면서 경영체인 농협의 한계성 때문에 기대에는 못미치는 수준이다. 농촌노인복지 문제가 우리보다 먼저 도래한 일본의 농협은 2000년에 개호(介護·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보험제도를 도입하고 국고의 지원을 받아 홈 헬퍼(Home helper·노인가정 봉사원제)사업을 전개하는 등 선진적인데 농협도 이러한 시스템 도입을 적극 검토하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절실하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농민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농협의 농촌복지사업 가운데 노인복지(응답자의 25.8%)와 보건의료서비스(21.4%)에 가장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만큼 농촌사회의 노인복지문제는 당면 현안이 되었다. 이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학계, 농협 등이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체계적으로 농촌노인 복지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박재근.농협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17대 국회의원 당선자들께

이제 총선은 끝났다. 흥분이나 감정과잉상태에서 벗어나 차분히 돌아보아야 할 때다. 왜 목소리를 높이고 갈등했는지, 무엇 때문에 그토록 싸웠는지 그 이유는 단 하나여야 한다. 더 좋은 나라를 만들자는 것 외는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없다. 따라서 명실상부한 다수당으로 책임있게 국정을 주도해야 하는 열린우리당은 무한책임과 균형 감각으로 국가 경영의 전문성을 보여주어야 하고, 한나라당은 패배를 겸허히 수용하면서 건전 보수로서 권력의 견제와 감시는 물론 상생의 정치에 나서야 하고, 제도권에 진입한 민주노동당은 합리적 사회민주주의 세력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각오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예상 의석을 낮게 잡는 치졸한 엄살을 떨고, 상대당이 득세하면 마치 나라가 거덜날 것처럼 야단법석을 치고, 눈물 연설, 3보 1배, 사퇴 단식 등 온갖 감성 쇼크가 총동원되었다는 비판을 조금이나마 희석할 수 있을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아직도 정치에 식상해 있으며 정치가 또다시 국가 발전에 장애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 17대 국회에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다는 사실이다. 수십 년간 누적된 나라 전반의 문제점을 하루아침에 뜯어고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 1년처럼 나라 전체가 일하는데 신경은 쓰지 않고 목소리 높여 서로에게 손가락질 하며 싸우는데 시간을 허비한다면 과연 우리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회남자(淮南子)’란 책에 ‘천하의 세 가지 위험’을 지적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 ― 덕(德)이 없는데도 임금의 총애를 받는 것이 첫째 위험이고, 재주가 별로 없는데도 지위가 높은 것이 둘째 위험이며, 큰 공로가 없는데도 후한 포상을 받는 것이 셋째 위험이다. 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신 299명의 의원들에게 축하의 말씀과 더불어 고언 한마디 해야겠다. “마음을 한곳으로 모으십시오. 누가 이기고 지고가 문제가 아니라 이제 모두가 자기의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만이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살아날 수 있는지 의원님들부터 모범을 보이셔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는 투쟁이니 편 가르기니 하는 일은 이제 거두시고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 보다 진지해지시기를 ‘세 가지 위험’이 무엇을 뜻하는지 한번쯤 곱씹어 보시기를 거듭 거듭 부탁드립니다.” /나채훈.역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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