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중국을 타산지석으로

중국붐이다, 조기유학이다, 한자교육이다 해서 열풍이 분다. 그런데 우리는 중국에서 과연 무엇을 발견해야 할 것인가. 중국의 MIT로 불리는 청화대(淸華大)를 한번 들여다 보자. 1952년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북경대와 연경대의 공학대학을 청화대에 합치고 문학과 법과대학은 북경대로 옮겼기 때문에 청화대는 중국 과학기술의 요람이 되었다. 400명의 중국과학원 위원 중 절반 가량이 청화대 출신이거나 교직을 맡았던 이들이라고 한다.

청화대는 학판기업을 관리하는 청화대학기업집단을 만들어 중국의 실리콘밸리인 중관촌의 발전을 이끌고 있고, 46개의 최신 산업 기업을 소유하고 있으며, 첨단기술 기업 6개의 주식을 상하이 증권 시장에 상장하여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한편, 학생들의 창업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학연이라는 벤처기업 연구 건물을 만들어 의욕을 북돋우고 있는데 여기서 3명의 학생이 모여 만든 벤처기업 시미락은 사무용 컴퓨터 모니터를 일본제의 반값으로 만드는 등 지금은 50여 명의 직원과 함께 더욱 발전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이런 흐름과 맞물려 중국 정치 지도자들 중에 청화대 출신이 정계에 많이 진출하여 화제가 되고 있는데 중국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상임위원의 경우, 9명 중 4명이 청화대 출신. 중국 권력 서열 1위인 후진타오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는 수리공정과, 공업담당 부총리 우방궈 전인대 부위원장은 무선전자학과, 우관정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위원장은 동력계 열공(熱工) 측량·자동제어 학과, 황줘 국무원 부총리는 전기공학과 출신이다.

청화대는 앞으로 우리나라와 더욱 가까워질 것으로 보이는데 인천 송도에 한국 정부, 기업과 힘을 합쳐 벤처기업을 세울 예정이고, 일산에는 테크노타운 형태의 차이나타운을 건설하기로 하여 필요한 공사비의 절반을 대기로 했다. 스위스 국제경영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교육 관련 경쟁력은 세계 30~40위권이고, 과학 교육의 경우는 더 처진다고 한다. 문제는 이공계 진학을 꺼리는 풍토가 날로 커진다는데 있다. 서울대를 없애자는 의견이 분분한데 우리도 명문대를 특화시켜 봄이 어떨는지. 묘책이 아니라 너무나 가깝게 다가온 이웃 중국에서 배우는 타산지석의 지혜를 발휘했으면…하고 기대해 본다.

/나채훈.역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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