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행복의 함정 리처드 레이어드 著, 북하이브 刊행복의 메커니즘을 밝히고 더 행복해지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 책. 영국 런던정경대 교수이면서 토니 블레어 정부에서 경제자문을 지내기도 한 저자는 고대 철학과 심리학, 신경과학, 사회학, 경제학 등의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온전하게 행복해지는 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일곱 가지 요소로 가족관계와 재정, 일, 공동체와 친구, 건강, 개인의 자유, 개인의 가치관을 꼽는다. 값 1만5천원 유럽의 명문서점 라이너 모리츠 著, 프로네시스 刊유럽 전역에 위치한 독특한 매력의 서점 20곳을 소개한다. 원하는 손님에게 주제별 개인 서가를 마련해주는 런던 헤이우드 힐 서점, 서점 앞 광장에 햇빛을 가리는 차양을 치고 간이의자를 마련해둬 동네 사람들이 책을 빌려 읽도록 매주 일일독서장을 여는 취리히 베어 서점, 서점의 천 가방 하나로 세계 패션계의 주역이 된 런던 던트 서점 등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고서점들을 통해 책과 서점의 어제와 오늘, 내일도 살펴본다. 전문사진가들이 동행해 뛰어난 건축미를 지닌 서점들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값 1만8천원 불안의 시대 가디언 래치먼 著, 아카이브 刊최근 30년간 세계사의 주요 흐름을 돌아보면서 지금 세계가 처한 불안의 근원을 찾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위험을 동반하는 세계 정치ㆍ경제 문제로 새로운 긴장과 갈등 관계는 더욱 증폭되고 있으며 방치한다면 전쟁, 환경 재앙과 함께 파탄을 몰고오는 또 다른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하며 세계가 직면한 딜레마를 이해하려면 최근의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중국이 개방한 1978년부터 걸프전이 있던 1991년까지를 전환의 시대로, 이후 2008년까지를 낙관의 시대로, 2008년부터 현재까지를 불안의 시대로 명명해 세계 정치와 경제를 자세히 짚어보고 있다. 값 2만원 더 소울 오브 디자인aA 디자인 뮤지엄 著, 이마고 刊인테리어와 의류, 가구, 그래픽 등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물 20인을 소개한다. 가구 전문 박물관인 aA 디자인 뮤지엄에서 6개월에 걸쳐 디자이너들을 만나 취재한 내용을 묶었다.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의 가구들을 디자인한 프랑스의 피에르 폴랑, 덴마크의 전통 직조 기법으로 덴마크의 모던 디자인을 완성한 텍스타일 디자이너 한스 베델, 버려진 가구를 이용해 새 가구를 만드는 네덜란드 가구 디자이너 피크 하인이크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값 2만5천원

<문학나들이> 詩語로 그려낸… 耳順의 삶

견딘 세월이 짧지 않은데 / 욕된 일들도 적지 않은데 / 정말 아는 게 없다 // 무엇을 깨치고 / 무엇을 얻고자 했는가 // 부끄럼은 버리고 / 아름다움은 찾아야 한다는 / 그것마저 망각한 채 / 허둥대는 일상 // 다다를 곳은 멀지 않고 / 가는 길은 이 길인데 / 길눈이 어두운가 / 낯설고 힘들다 -어느날 문득 부분이순(耳順)의 나이에 자신의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고, 뒤늦게나마 온갖 이해관계로 뒤얽힌 세상 속에서 스스로의 본래적 가치를 갈구해온 시인이 있다. 수원에서 태어나 50대 후반에 문예창작대학원을 졸업하고, 제9회 한국작가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의 세계로 접어든 김석일 시인. 시인의 첫 시집 늙은 아들(월간 문학 刊)이 최근 출간됐다.시집은 총 4부로 나뉘어 책의 제목과 같은 늙은 아들을 비롯해 기다림, 디스크 수술대 위에서, 꿈 이야기, 오솔길 등 70여편이 실렸다. 작품들은 자신 밖의 세상과의 대결과 긴장의 끈을 결코 놓지 않으면서도, 궁극적으로 자신과 대화하고 교감하려는 삶의 자세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족이나 이웃, 공동체와 세계에 대한 관심을 전제로 펼쳐지는 시세계를 통해, 나의 순수한 존재감조차 타인들이 존재하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윤철원기자 ycw@ekgib.com

<책마을> 주옥같은 동서양의 옛글과 속담들…

동양 고전 노자도덕경, 논어, 대학, 중용, 손자병법, 서양 경전 탈무드와 이솝우화 등. 세상에는 주옥같은 지혜의 글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독서광이라도 워낙 방대한데다 그 내용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동서양의 고전을 독파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바쁜 일상에 책을 그리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단 한권 독파도 힘들다. 이런 독자를 위해 주옥같은 말이 필요한 상황에 따라 주제별 동서양 고전 일부를 발췌한 책이 출간돼 도움이 될 듯 하다.동서양의 고전에서 배우는 성공학 시리즈로 최근 부모가 읽으면 무릎을 치는 옛글(럭스미디어 刊)과 리더가 읽으면 무릎을 치는 옛글이 각각 출간됐다. 저자 오동희는 30대에 국내 굴지의 종합상사 본부장을 역임하며 한국의 무역사의 중심에 섰던 인물로, 1981년 프로스펙스 사업본부를 창설해 브랜드 런칭 3년 여 만에 선발주자인 세계적 브랜드 나이키를 제압하고 최우수 마케팅 브랜드에 선정된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그가 펴낸 책은 10년간 동서양의 옛글과 속담 등 귀담아 두면 좋은 말을 정리해 이를 지인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동서양의 방대한 고전에 심취했던 저자의 옛글 탐구 행보인 셈.실제로 저자로부터 짧은 글을 받았던 도올 김용옥은 저자는 생활인의 상식을 지키며 나눔을 실천한 분. 그가 삶의 굽이굽이에서 모은 고전의 말씀들은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 줄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이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저자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각 상황별 필요한 고전을 발췌해 스토리를 구성했기 때문에 현실성이 돋보인다.저자는 부모들에게 자녀 교육 가치관과 그 방법을 고전과 자신이 직접 겪고 느낀 생각을 병렬 나열하면서 전수한다.예로 하고 싶은 일에 인생을 투자하라는 대목에선 러시아 작가 막심 고리키가 말한 일이 즐거우면 세상은 낙원이요, 일이 괴로우면 세상은 지옥이다.와 스스로 선택한 짐은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서양 속담 등 주제와 관련된 동서양의 짧은 글과 주관적 조언을 곁들인다. 두 번째 시리즈로 내놓은 책은 서명 리더가 읽으면.에 어울리게 진정한 리더가 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중심에 서서 중심을 바라보라든가 준비된 자가 성공한다, 선배의 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라 등 현실 적용 가능한 처세술이 쉽게 읽힌다.특히 각 권의 인용글은 동양 고전이면 한자를, 서양 속담이면 영문으로 기록하는 등 효율적인 언어 공부도 돕는다. 각권 1만3천원 류설아기자rsa119@ekgib.com

<문학나들이> 공부안하고 영어로 말하고 싶다면…

좋은 라이팅 교재가 필요한 영어 선생님, 문법이 복잡해서 영어가 싫어지는 분, 서술형 영어시험이 걱정되는 학생, 리딩과 스피킹을 향상시키고 싶은 분을 위한 국민영어책이 나왔다.원능(원어민 능가) 시리즈-1 English Writing+저절로 문법(도서출판 앰버 프레스 刊)은 문법을 따로 힘들게 공부하지 않고 문장을 만들어 영어로 말하고 쓰는 데 초점을 둔 책이다. 또 스토리텔링으로 돼 있고 글의 흐름을 익히게 되는 것을 습득할 수 있고 연습문제 자체가 상식이 되고 관사(a, the)처럼 그동안 혼동됐던 것들을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남녀노소 모두가 최단 기간에 영어를 접근할 수 있도록 쉽게 구성됐다. 저자 조길자씨는 영어 교육 낭비를 바꿔보고자 33년의 기업 및 교육 현장 경험과 거의 모든 장르의 번역통역 경험을 바탕으로 특별히 한국인에게 맞는 쉬운 영어책을 출간하게 됐다며 학교에서 배운 영어로도 뭔가 항상 부족하고, 학원에 다녀도 어렵게만 느껴지고, 원어민 수업에서는 몇마디 못하고 영어 수준이 거의 같은 수준으로 머문다면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영어정복에 나서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값1만 8천원강현숙기자 mom1209@ekgib.com

<문학나들이> 동심으로 바라본 소외된 이웃들의 이야기

원로 동화작가이자 수원에서 왕성한 문인 활동을 벌이는 윤수천 씨가 신작 창작동화 고래를 그리는 아이(시공 주니어 刊)를 출간했다.윤 작가는 지난 1974년 소년중앙 문학상에 동화, 7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로 각각 등단했다. 40여 년간 창작 동화를 발표한 그는 작품이 교과서에 실리는 것은 물론, 중국과 대만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번역본으로 출간돼 인기를 끄는 등 국가와 나이를 초월한 순수하고 보편적 감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출간한 고래를 그리는 아이 또한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순수함과 작가로서의 열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책은 네 편의 단편 동화 모음집이다. 목발 없이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혁이와 학교를 하고, 교실을 고실이라고 부르는 조금 모자라는 아이 재덕이, 엄마에게 버림받고 천사네 집에 사는 뇌성 마비 장애인 용식이, 현업에서 은퇴하고 귀가 어두워 보청기에 의지하는 할아버지 등 소외된 이웃이 주인공이다.작가는 혁이가 운동회에 참가해 끝내 결승선을 밟게 하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모든 사람이 입었던 붉은 티셔츠를 화자로 등장시켜 재덕이를 응원한다. 표제작에선 고래만 그리는 용식이를 풍경화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고 영우네 할아버지가 보청기를 빼 주머니에 넣고 다닌 사연을 들려주기도 한다. 윤 원로 작가는 작품마다 예사롭지 않은 주인공을 등장시켜 살다 보면 누구나 넘어져 상처 입을 수 있지만 의지와 용기만 있다면 보상받을 수 있다고 메시지를 전한다.이승현 삽화전문가가 OHP 필름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 연필과 수채화 물감으로 연출, 오일 파스텔로 아이들이 그린 그림인 것처럼 표현, 판화 기법이 돋보이는 등 단편마다 그림 기법을 달리해 다양한 느낌을 주는 것도 매력적이다. 값 9천원 류설아기자rsa119@ekgib.com

‘아이돌’열풍… 문화적 욕망의 표상 대해부

짐승돌, 예능돌, 시크돌, 생계돌, 꿀벅지, 서바이벌 오디션, 노예 계약, 삼촌팬, 이모팬, 일반인 코스프레, 아이돌 고시 . 아이돌 월드라는 왕국이 있다. TV 예능 프로그램을 지배하고 일상을 관할하는 이 실재하는 가상의 왕국에서, 지금 우리는 모두 기꺼이 팬이라는 단체명을 가진 신민이 된다. 한국의 아이돌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국가의 가요계를 장악하고 있다. 그 뿐인가. TV 음악 프로그램은 물론 예능과 드라마, 영화, 뮤지컬, 광고 등 대중문화 전반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다. 아이돌 열풍은 지나가는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처럼 한국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아이돌 문화를 최초로 분석한 문화 연구서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비롯한 10여 명의 문화연구자가 기획하고 각 원고를 담은 아이돌이다.책에는 기획자들이 8개월간의 세미나와 6개월간의 월례 발표회를 통해 발표한 논문들이 담겼다.아이돌과 아이돌 팝, 아이돌 문화의 의미와 의의를 짚어보는 것에서 시작해 아이돌의 음악 세계와 계보를 정리하고 아이돌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 현상을 분석하고 있다.대중음악 평론가 차우진과 최지선씨는 1996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 아이돌 그룹의 역사를 구분하고 그 차이를 분석했다. 이동연 교수 등 문화연구자 10여명성공 이데올로기의 비판적 시각 등아이돌 관련 다양한 문화현상 분석10년간 아이돌 그룹 연대표 총정리HOT, 젝스키스, SES, 핑클, 신화, god 등을 1세대 아이돌로,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원더걸스, 빅뱅 등을 2세대 아이돌로 나눴다.2세대는 표면적으로 1세대에 비해 멤버수가 늘어났으며, 가요 시장이 디지털 음원시장으로 재편되면서 1~3개월 간격으로 발표되는 싱글을 중심으로 휴식기 없이 지속적으로 활동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었다는 차이점을 갖고 있다.또 기획사의 이미지 전략과 포지셔닝 방식은 2세대에 와서 더욱 정교해졌고 글로벌팝을 지향하는 경향도 두드러졌다.권경우 문화평론가는 신자유주의의 맥락 속에서 아이돌의 성공 이데올로기를 비판적으로 들여다봤다.지금 이 시대는 하나의 신화를 먹고 살아간다. 그것은 자신도 TV에 나오는 누군가처럼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다. 그 밑바탕에는 나도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이 짙게 깔려 있다. 그리고 현재 그 욕망을 표상하고 있는 것은 아이돌 그룹이다.(312쪽)이처럼 필자들은 아이돌 시스템이 자본과 산업 논리에 빠지면서 나타난 문제를 2세대에서도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이밖에 초국적화하는 동시에 민족주의 발현의 장이 되고 있는 K-POP과 걸그룹 전성시대에 담긴 함의 등도 다루고 있다.책 말미에는 1996년 데뷔한 HOT, UP, 영턱스클럽 등부터 2009년 데뷔한 미쓰에이, 2NE1, 애프터스쿨 등까지 10년 간의 아이돌 그룹을 총정리한 백서와 아이돌 연대표도 실렸다. 값 2만원.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문학나들이> 사랑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장은경 著, 푸른향기 刊

아가야, 사람은 누구나 가는 곳이란다. 함께 가주고 싶은데 미안해! 정말 미안해! 먼저 가 있어. 내가 곧 너에게 가면 그때는 더 많이 안아줄께. 그 말에 의식이 없던 아이의 입술이 열리고 죽음 앞에서 둥글게 말려 있던 아이의 굳은 혀가 펴졌었습니다. 내게 건낸 마지막 입맞춤. 아프기 전까지 강아지처럼 내 살갗을 핥아대던 아이의 유일한 사랑의 표현을 기적처럼 선물로 주고 떠난 나의 사랑하는 아이를 잊을 수 없어 웁니다. 끝없이 솟구치는 눈물 -사람에게 눈물샘은 중에서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 시를 쓴다는 휠체어 천사 장은경이 작은 평화의 집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담아 에세이사랑하는 일만 남았습니다를 펴냈다.장호원에서 작은 평화의 집을 꾸려가며 열여섯 장애아의 어머니로 살아가고 있는 저자 역시 어릴 때부터 소아마비를 앓아온 1급 장애인.이미 두 권의 시집과 한 권의 소설을 출간하며 화제를 모았던 그가 이번에 엮은 산문집은 저자의 눈물을 모아 써내려간 글들을 모았다. 저자가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과 나눈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진솔한 문장을 통해 전한다. 작은 평화의 집 가족들의가슴 울리는 진솔한 문장때론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동반되는 이별 앞에서 밤낮없이 흐르는 눈물이 내 앞길에 큰 강을 만들기도 했지만 그러한 시련들이 무색하리만치 지금의 가족들이 사랑스럽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저자에게 희망과 행복은 멀지 않다. 혈연으로 맺어지진 않았지만 그에겐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가슴으로 끌어안은 장애아들은 물론, 작고 낡은 오토바이에 김장김치를, 때론 쌀을 싣고 달려와 주는 아저씨, 손바느질을 해서 얻은 수익금을 들고 일 년에 두 번 찾아와주는 호주의 후원자, 봄이면 나물 보따리를, 어느 날은 열무 김치를 이고 먼 길을 걸어 올라오는 할머니도 작은 평화의 집 가족이다.책은 가정해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잔잔하고 평화로운 깨달음을 선물한다. 값 1만3천원.윤철원기자 ycw@ekgib.com

시작하라 멋진 노년을 이형 著, 글누림 刊

여든이 넘은 노인이 노인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소개하는 책이 나왔다.사람이 곱게 늙기는 쉬운 일이 아니나 곱게 늙으려는 노력은 게을리 하지 말아야 옳은 것 같다. 행복한 노년을 위한 특별한 처방은 어디에도 없다. 굳이 처방을 찾는다면 일상을 즐기려고 노력하는 마음가짐일 것이다.(322쪽)이형씨가 쓴 시작하라, 멋진 노년을!은 아름다운 나이듦에 대한 성찰을 담은 책이다. 우리 나이로 여든 둘인 언론인 출신의 저자는 노춘서곡(老春序曲) 12장이라는 부제를 붙인 이 책에서 열두 가지 화두로 나이듦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저자는 아름다운 인생 이모작(二毛作)을 위해 노인의 일은 노인이 더 잘 알게 마련이다. 이 책은 노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노인에 관한 이야기를 노인이 직접 소개하고 풀이하는데 그 의의를 두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늙는다는 것 노인다운 멋에 대한 사색적인 글도 있고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돈 늙은이의 성(性) 병을 안고 산다와 같이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들도 있다. 저자는 기자출신답게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의 처지를 통해 정부의 노인 대책 부재를 꾸짖기도 한다. 값 1만2천원.강현숙기자 mom1209@ekgib.com

금주의 새로나온 책 (5월 3주)

동물원을 샀어요 벤저민 著, 노블마인 刊20평짜리 아파트에 살던 평범한 가족이 3만여 평의 동물원을 사서 운영한다. 이 영화같은 이야기는 2005년 영국에서 일어난 실화다. 책은 재정난에 처한 영국 남부 데번의 다트무어 동물원을 전재산을 털어 매입, 1년여의 노력 끝에 성공적으로 재개장한 벤저민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벤저민과 일흔여섯의 어머니, 형과 누이, 아내와 두 아이까지 3대에 걸친 가족들이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값1만2천원. 백화점들 조경란 著, 톨 刊소설가 조경란의 에세이집 백화점은 그곳의 사람들, 그리고 쇼핑이라는 행위에 대한 관찰과 사색의 기록이다. 조씨는 백화점의 역사와 함께 매장 배치와 조명, 음악, 디스플레이 등 마케팅의 요소를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또 물품보관소, 구두수선실, 직원전용식당 등을 찾아 백화점의 또 다른 얼굴을 살펴본다. 저자는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을 통해 쇼핑의 심리학과 철학을 예리하게 파헤치고, 백화점에 얽힌 자신의 기쁨과 고통의 순간들을 고백한다. 값 1만3천800원. 평화만들기 101 메리 와인 애슈포드 외 1인 著, 동녘 刊시민사회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지침을 제시하는 책. 198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단체인 핵전쟁방지국제의사협회의 회장을 지낸 메리 와인 애슈포드와 환경평화운동가 기 도운시는 이 책에서 시민사회가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전쟁에 저항한 사례를 보여주며 이들로부터 폭력과 전쟁, 테러에 맞서는 101가지 지침을 이끌어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이 결코 대단한 영웅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이며 평화의 지침도 결코 어려운 것들이 아니라는 것. 값1만9천800원. 남아공 로드 김민철 著, 서해문집 刊2005년 한국 기자로는 처음으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특파원으로 파견된 김민철 연합뉴스 특파원이 남아공에 한발 다가설 수 있게 쓴 개설서. 저자는 역사와 사회, 문화, 인물 등 남아공의 다양한 면모를 가감없이 보여준다.저자는 남아공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가 트랜스포메이션, 즉 완전한 변화라고 말한다. 또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키워드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남아공의 어제와 오늘을 들여다보면서 남아공을 이해하는 데 빠질 수 없는 파워 엘리트들도 소개하고 있다. 값 1만3천900원.

<문학 나들이> 파출소서 만난 사람들 그들의 ‘특별한 사연들’

고향이 아닌 곳에서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새 책은 낯선 땅과 사람 등 저의 관계 맺기 과정을 보여줘 더 감회가 새롭습니다.작가이자 경찰로 바쁜 삶을 사는 박병두 수원시 교통정보센터장이 언론에 기고 및 연재한 글을 묶은 포토 에세이 길위에서 마주치다(일상이상 刊)를 출간했다.박 작가는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아주대학교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원광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생 시절인 1985년에 TV 드라마 대본 입선으로 문학계에 발을 디뎠고, 현직 경찰이면서 시인소설가시나리오 작가 등 다양한 글쓰기로 필력을 발휘하고 있다.수원문학상, 경기문학상, 아주문학상, 고산문학상, 이육사문학상, 전태일문학상, 경기예술대상, 행정안전부 공모 국무총리상과 행정안전부장관상 등 화려한 수상이력이 그의 글솜씨를 방증한다.그는 경찰이라는 본업(?)과 관련됐거나 전혀 다른 부문의 소재로 가상의 캐릭터와 세계를 그려왔다. 하지만 이번 책은 철저하게 경찰 작가로서의 현실을 담고 있다. 최근 5년간 파출소 소장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엮은 것. 배가 너무 고파서 나중에 꼭 갚겠다는 편지를 남기고 경찰관인 자신의 집을 턴 가출소녀, 자나깨나 자식 생각만 하는 독거노인, 낙엽처럼 거리에 나뒹구는 노숙자 등 총 45편에 실린 사연 많은 사람의 이야기에서 특별한 향기가 퍼지는 듯하다.특히 엽기적인 그녀와 클래식의 곽재용 영화감독을 비롯해 수원제일교회 이규왕 목사 등 저자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4명이 사진작가로 참여, 각 글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사진을 수록했다.박 작가는 경찰관과 작가라는 두 가지 삶에서 내적 갈등을 겪지만 사람들을 만나며 쓴 글을 통해 스스로 치유한다며 22살부터 시작된 작가 인생의 화두는 늘 사람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출판기념회는 오는 20일 오후7시 수원 리젠시 호텔에서 열린다. 문의(010)3895-3259. 값 1만2500원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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