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편의 단편 동화 모음집다양한 그림 기법 등 볼만
원로 동화작가이자 수원에서 왕성한 문인 활동을 벌이는 윤수천 씨가 신작 창작동화 ‘고래를 그리는 아이(시공 주니어 刊)’를 출간했다.
윤 작가는 지난 1974년 소년중앙 문학상에 동화, 7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로 각각 등단했다. 40여 년간 창작 동화를 발표한 그는 작품이 교과서에 실리는 것은 물론, 중국과 대만·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번역본으로 출간돼 인기를 끄는 등 국가와 나이를 초월한 순수하고 보편적 감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출간한 ‘고래를 그리는 아이’ 또한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순수함과 작가로서의 열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책은 네 편의 단편 동화 모음집이다.
목발 없이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혁이와 학교를 ‘하고’, 교실을 ‘고실’이라고 부르는 조금 모자라는 아이 재덕이, 엄마에게 버림받고 ‘천사네 집’에 사는 뇌성 마비 장애인 용식이, 현업에서 은퇴하고 귀가 어두워 보청기에 의지하는 할아버지 등 소외된 이웃이 주인공이다.
작가는 혁이가 운동회에 참가해 끝내 결승선을 밟게 하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모든 사람이 입었던 ‘붉은 티셔츠’를 화자로 등장시켜 재덕이를 응원한다.
표제작에선 고래만 그리는 용식이를 풍경화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고 영우네 할아버지가 보청기를 빼 주머니에 넣고 다닌 사연을 들려주기도 한다.
윤 원로 작가는 작품마다 예사롭지 않은 주인공을 등장시켜 살다 보면 누구나 넘어져 상처 입을 수 있지만 의지와 용기만 있다면 보상받을 수 있다고 메시지를 전한다.
이승현 삽화전문가가 OHP 필름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 연필과 수채화 물감으로 연출, 오일 파스텔로 아이들이 그린 그림인 것처럼 표현, 판화 기법이 돋보이는 등 단편마다 그림 기법을 달리해 다양한 느낌을 주는 것도 매력적이다. 값 9천원 류설아기자rsa11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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