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부처님 없이 나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었다는 책을 펴내 큰 반향을 일으킨 폴 니터가 한국인 독자를 위해 붓다 없이 나는 그리스도인일 수 없었다(클리어마인드 刊)를 펴냈다. 논리적으로 호응이 되지 않는 제목이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폴 니터는 미국 신학 명문 유니온 신학대학원의 석좌교수로서 종교다원주의신학의 세계적 석학이다.그는 오랫동안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온 개인적인 경험을 신학적으로 성찰해 풀어냈다. 저자는 책에서 40여년 간 불교를 탐구해오며 단순히 공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불교의 명상 수행을 그리스도교 영성과 통합하려 노력했다. 불교 공부와 수행이 넓어지고 깊어지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음을 알게 된 것. 이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와 그리스도교 교리를 바라보는 방식에 불교가 스며들었다고 설명한다.니터 교수는 1장 열반과 초월적 타자 하느님부터 결론 영적 문란인가 혼종인가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도교 전통에 속하면서 불교의 전통을 통해 깨우친 성찰을 7개의 장과 서론, 결론을 통해 상세히 보여준다. 철저한 그리스도인으로서 불교적 세계관을 지니면서 겪었던 종교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 불교를 통해 더 깊은 통찰과 진리를 제공받으며 더욱 안도하게 됐다는 고백은 종교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해 생각게 한다.두 종교전통에 속하는 것에 대해 뭐가 그리 새로운가라는 쿨한 반문은 종교에 대해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옮긴이 정경일 외. 값 1만9천원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책에 푹 빠진 독자에게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일종의 보너스와 같다. 머릿속에 그렸던 흐릿한 주인공과 어렴풋한 풍경이 눈앞에 또렷이 나타날 때의 짜릿함과 생생함은 독서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그런데 이제 그 즐거움이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탄탄한 원작을 배경으로 영화를 주목하던 것에서, 영화 개봉으로 원작을 재조명하는 현상이 바로 그것. 이른바 스크린셀러로 통하는 원작들이 주목받고 있다. 소설의 영화화는 독자에게 탄탄한 구성과 흥미로운 줄거리를 약속하는 일종의 보증서인 셈이다.이번 가을에는 개봉을 앞둔 도가니와 완득이가 가장 주목받는 스크린셀러로 등극했다. 출간 당시 이미 속도감 있는 전개와 예리한 통찰력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원작들이다. 영화 감상에 앞서 책을 통해 자신만의 스크린을 그려봄은 어떨까. ■완득이(김려령, 창비)2008년 출간된 완득이는 국내 소설 중 좀처럼 보기 드문 청소년 성장소설로 서구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이나 일본소설 Go와 비교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열일곱 살 소년 도완득은 집이 가난하고, 성적도 엉망이지만 싸움에만 열 올리는 철부지다. 라면에 햇반을 주식으로 하고, 친절한 상대에겐 어쩌라고?가 대꾸인데다, 얄미운 담임을 죽여주십사 기도하며 싸움에 질 줄 알면서도 꼬리를 내리는 법이 없다. 그러나 철부지 반항아 같기만 한 완득이는, 철천지원수에서 애증의 관계로 변하는 담임 똥주와, 아들에게 끔찍한 난쟁이 아버지, 기억에도 없는 베트남인 엄마, 부잣집 딸에 전교 12등을 다투면서도 왠지 완득이에게 관심을 끊지 못하는 같은 반 윤하 등 주위 사람들과 부딪히고, 마음을 열어가며 조금씩 성장해간다. 모나고 거칠지만 가슴만은 따뜻한 완득이와 개성 만점 캐릭터들이 연출하는 진풍경은 눈앞에 그대로 그려진다. 출간 이후 50만부 정도의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로 지난 6일 영화 제작보고회가 있은 직후 교보문고 일일 판매량이 3배 정도 늘어났다.최용배 청어람 대표가 출간 당시 첫 몇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이미 가상 캐스팅을 완료했다고 할 정도로 영화화가 진작부터 고려, 톡톡 튀는 캐릭터와 더불어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되는 스토리가 일품이다. 값 9천500원 ■도가니(공지영, 창비)인기 작가 공지역의 신작 단편 도가니는 지난 2008년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된 원고를 다듬어 2009년 출간됐다. 다음 연재 누적조회수가 1천100만건 이상을 기록하면서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은 도가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성폭행 사건을 바탕으로 현실의 부조리를 파헤친다.남쪽 도시 무진시에 있는 청각장애인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내려가게 된 강인호는,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교사들이 다수인 무서우리만큼 고요한 학교에서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부임 첫날 우연히 듣게 된 여자화장실의 비명을 신호탄으로, 청각장애아들에게 공공연히 자행된 구타와 성폭행, 성추행을 알게 되지만, 쉬쉬하는 학교와 경찰에게서 암묵적인 카르텔을 알게 된다. 이에 매스컴 등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려 해도, 기득권세력이 사건무마를 위해 갖가지 비열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면서 강인호는 절망만을 안게 되는데.지난 2005년 TV를 통해 알려진 광주시 한 장애인학교에서 자행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취재를 바탕으로 쓰인 이 소설은 장기간의 취재 후 집필됐다. 작품 곳곳에 묘사된 폭력과 성폭행의 끔찍한 장면은 읽어내려가기 어려울 정도지만, 작가는 실제 사건의 3분의 1도 채 묘사하지 않았다고 한다. 작가는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감추려는 거짓과 폭력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실체를 제시한다. 값 1만원 성보경 기자boccum@ekgib.com
25년 경력의 전직 아나운서가 자신만의 말하기 노하우를 공개했다. 소통이 화두인 시대에서 상대방을 설득하며 마음을 움직이는 비법은 다름 아닌 따스한 배려라고 이야기 한다. 각종 자기개발서가 넘쳐나는 가운데 전략적으로 단계를 밟아가며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정도(正道) 아니라는 핵심이 눈길을 끈다.비법서는 광주 MBC 아나운서 출신으로 현재 나선희 스피치커뮤니케이션즈를 운영하는 나선희 대표가 펴낸 따뜻한 말로 이겨라(랜덤하우스코리아刊)다.20년 이상의 방송 활동과 스피치커뮤니케이션 카운슬링을 통해 소통에 도통한 나 대표는 책을 통해 사람과 행운을 끌어당기는 스피치 전략을 제시한다.1장 소통, 2장 공감, 3장 감동, 4장 비주얼로 구성된 책은 상대를 설득하는 과정의 연속인 사회생활에서 말 잘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한 대화법을 다룬다.인간관계에서 불리한 화법, 표현에 약한 이들의 문제, 소통을 잘하는 이들의 노하우 등을 저자가 방송과 강의에서 접한 사례를 통해 흥미롭게 풀어낸다.특히 그는 성공을 부르는 대화법으로 공감감동소통의 대화법으로 정확한 언어를 구사하면서도 재미를 주고 감동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이에 대한 예로 이금희 아나운서, 컬러허 전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회장 등 말 잘하기로 손꼽히는 유명 인사들을 분석하면서 독자들이 친근하게 책장을 넘기도록 했다.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내 방식대로 말하지 않고 상대를 배려하며 따뜻하게 말하는 데 있다는 수십 년 경력 말쟁이의 겸손한 비결이 귀 기울여봄 직 하다. 값 1만2천500원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한국시학 가을호(한국시학사刊)계간 한국시학(한국시학사) 가을호가 나왔다. 특집으로 한국시학이 선정한 노벨문학상 후보 한국시인, 한국의 명시, 나의 삶, 나의 문학을 특집으로 꾸리고 익히 알려진 홍윤숙, 기형도, 윤석산 시인을 소개한다. 자선시와 함께 시인 소개와 사진이 곁들여져 명사와의 만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한국 문단사 생존 시인 중 여성시인 1세대에 속하는 홍윤숙 시인의 왕성한 작품 활동,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책에 수록된 홍윤숙 시인의 자선시 15편과 시인의 글이 깊어가는 가을밤, 생각의 깊이를 더해준다. 값 1만2천원 ▲내 청춘 시속 370km(이송현著/사계절刊)주인공 동준은 응사(매잡이) 노릇에 빠진 아버지가 내팽개친 가정 속에서 인생이 불행하기만 한 열일곱 청춘이다. 불행한 그의 꿈은 근사한 바이크를 타고 세상 끝까지 달려보는 것. 결국, 바이크 값을 벌기 위해 아버지 조수로 들어가고,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매를 길들이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야생 매나 다를 바 없는 보로와 한 팀을 이룬 동준, 과연 매 길들이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작가는 생소한 매사냥을 소재로 매를 길들이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보듬어 가는 소년의 성장을 이야기한다. 고민, 또 고민뿐인 질풍노도 청소년에 추천. 값 9천800원 ▲나의 도전 나의 열정(정몽준著/김영사刊)정주영 현대 회장의 아들, 2002년 월드컵 유치 공신, 국회의원 정몽준씨의 삶과 정치에 대한 고백. 저자는 자전적 이야기를 소설적으로 풀어내며 기업인과 축구인, 정치인으로서의 인생을 들려준다. 생모를 둘러싼 루머와 진실, 저자를 겨냥한 유언비어와 같은 민감한 소재부터 학창시절의 일화와 청년 시절의 연애담 등 소소한 이야기까지 폭넓게 다뤘다. 특히 계파 정치에 대한 회의감과 기업인 조기 사면에 대한 신중론,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에 대한 이야기 등 정치 이야기에만 책의 3분의 1을 할애, 저자의 정치관을 세세하게 접할 수 있다. 값 1만4천원 ▲세종에게 길을 묻다(이청승著/일진사刊)2008년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취임해 세종이야기와 세종르네상스를 만들고 세종문화벨트를 제안한 자타공인 세종 마니아 이청승씨의 신간.창조적인 생각의 실천과 현장 근무 시의 창조성을 강조하는 그는 비법으로 세종 르네상스를 제시한다. 창조성을 펼치려면 처음 시작할 때의 용기와 믿음으로 돌아가는 본질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 본질에 대한 길을 제시한 이가 세종이라고 말한다.자신의 출중함을 밖으로 꺼내 남들의 창의성까지 일깨운 세종의 르네상스를 제시, 세종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설명한다. 값 1만6천원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명품 인간 조련사로 널리 알려진 인천 계양고등학교 유병철 교장의 자녀교육 성공법을 담은 교육 에세이 모르쇠 선생님과 빨래터 제자들(도서출판 자료원 刊)이 교육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무상급식 논란이 치열한 정치쟁점으로 변하면서 아이들에게 밥 한끼주는 문제에서 각 정치세력간의 힘싸움으로 돼 버린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고개 숙인 공교육의 부활을 위해 개똥철학을 내세우며 34년간 교육자로 살아온 저자의 진솔함이 학부모뿐만 아니라 교육계 안밖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것. 책은 유 교장이 평교사로 교육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34년간 모르쇠 선생님, 섬마을 선생님, 메뚜기 선생님, 선생님 아버지 등으로 불리며 경기인천지역 중고등학교에서 교육자로 재직하며 보고, 느끼고, 행동으로 옮겼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많은 제자들의 생활습관과 학습태도를 변화시켜 교육적 성공을 거둔 사연 33편이 수록되어 있다.특히 33편의 교육 에세이 속에 등장하는 150여명의 캐릭터들은 한국의 1980년대부터 2011년 현재까지 대략 30여년 간 한국 중고등학교 학교 울타리 안과 밖에서 일어났던 일과 그 일에 대응하는 교직자들과 교육계 내부의 적나라한 현실이 그 어느 르포기사 보다 더 생생하다.사교육시장 33조원 시대, 집집마다 자녀 교육비로 허리가 휘청거리는 이 시대, 3년만에 벽촌이나 다름없었던 섬마을 종합고등학교를 명문고등학교로 변화시킨 유 교장의 열정과 교과서 반복학습에 대한 개똥철학은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전국 600만 학부모들과 학생들을 감동의 도가니 속으로 끌어들이기에 충분한다. 값 1만2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ekgib.com
1. 도가니 / 공지영 /창비2. 아프니까 청춘이다 / 김난도 / 쌤앤파커스3. 사라진 소녀들 / 안드레아스 빙켈만/ 뿔(웅진문학에디션) 4.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 박옥수 / 온마인드 5. 나의 도전 나의 열정/ 정몽준/ 김영사 6. 혼자 사는 즐거움/ 사라 밴 브레스낙/ 토네이도7. 이 세상 살지 말고 영원한 행복의 나라 가서 살자/ 우명/ 참출판사 8. 김병만 달인정신: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 /김병만/ 실크로드 9. 학교란 무엇인가/ EBS 학교란 무엇인가 제작팀 /중앙북스 10.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 문은희/ 예담
경기문화재단이 발행하는 문화교양지 경기문화나루 9~10월호가 출간됐다.이번 호에는 오는 26일 개관하는 국내 최초 독립형 어린이 공간인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을 특집으로 다뤘다. 박물관의 시설 및 전시 프로그램 등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백남준 사후 가장 주목받고 있는 미술가, 강익중씨의 인터뷰도 실렸다. 강익중 작가가 경기도미술관의 5만의 창 미래의 벽과 경기도어린이박물관에 작품을 설치하며 경기도와의 인연을 이어가는 과정과 그의 작품세계가 소개됐다. 또 17일부터 경기도미술관에서 시작되는 불사조의 심장:아랍에미리트 연합 샤르자의 문화와 예술 展과 관련한 소식도 전하고 있다. 이밖에도 남양주시의 올레길 가운데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실학박물관 인근 다산길 걷기, 2011년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미리 보기, 경기창작센터 입주 작가 김나영, 그레고리 마스 부부 인터뷰와 대동법 시행을 주창한 잠곡 김육의 일대기를 소개한 경기 인물 열전 두 번째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윤철원기자 ycw@ekgib.com
눈이 부시도록 푸르고 높은 하늘에 살랑거리는 바람까지, 평소 책을 멀리하던 사람들도 한 권의 책을 손에 들게 만드는 계절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책을 고르기 어렵다면 대중이 선택한 베스트셀러 또는 믿을만한 기관이 선정한 추천 도서 목록 중 한 권을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올해 9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선정한 분야별 도서 10종 가운데 일부를 소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위원회 홈페이지(http://www.kpec.or.kr)의 웹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추천 도서 목록도 볼 수 있다. ▲책의 미래(로버트 단턴 著, 교보문고 刊)쌓인 책을 보고있노라면 정보에 압도당하는 느낌, 중요한 자료만을 찾아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속수무책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풀 수 있는 해답은 책 없는 도서관. 컴퓨터 단말기로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최신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검색엔진을 통해 읽고 싶은 것을 찾으면 된다. 말도 안 되는, 아직은 먼 미래 이야기 같은 소리가 아니다. 그런 도서관은 이미 만들어졌다. 바로 구글 도서검색이다.구글은 수십 개의 연구도서관 장서를 디지털화해서 수 백만 권의 책이 저장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있다. 구글은 곧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공상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제껏 상상하지 못했던 초대형 디지털 도서관을 구축할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도서관을 비롯한 4개 대학 도서관의 장서를 전자책으로 전환해 서비스하려 했던 구글 도서검색을 배경으로, 전자책으로 대변되는 책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하버드대 도서관장이자 책 역사가인 저자는 전자책을 실마리로 정보의 평등화를 꿈꾸는 디지털 계몽주의와 지식의 상품화, 독점의 우려 등 책에 관한 다양한 화두를 던진다. 값 1만5천원▲ 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마이클 킨슬리 著, 이콘 刊)우리는 경이로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창조적 자본주의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방법을 찾는 데 지금 몇 십 년의 시간을 쏟을 수 있다면 우리는 빈곤을 줄일 지속 가능한 방법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 과업은 열려 있습니다. 결코 끝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도전에 답하려는 열정은 세계를 변화시킬 것입니다.2008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빌 게이츠의 연설 중 일부다. 책은 그가 던진 화두 창조적 자본주의에 대한 40여 명의 경제학자와 사상가, 현장 활동가 등의 토론을 보여준다.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되는 현실 속에서 자본주의의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혁신하자는 창조적 자본주의. 빌 게이츠의 다보스포럼 연설부터 그와 워런 버핏의 대담이 펼쳐진다. 지금의 자본주의가 착한 것인지 나쁜 것인지, 나쁘다면 정부와 기업은 어디까지 착해져야 하는 것인지, 반값 등록금 같은 현실의 문제를 창조적 자본주의로 해소할 수 있을 지 등 현 자본주의의 문제를 극복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값 1만7천원▲ 북유럽 디자인(김 선미 외 著, 아트북스 간)전 세계적으로 북유럽 디자인의 인기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 책은 자연과 전통에 대한 존중, 일상의 중시, 창의성 추구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북유럽 디자인을 소개한다. 의자 하나에도 사람의 무의식적인 움직임을 고려하고, 그릇 하나에도 환경과 전통을 지키려는 북유럽 디자인에는 자연과 일상, 타인과 미래 세대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다. 자연과 삶을 여유 있게 즐기고 약자를 포함한 모든 사회 구성원을 생각하는 북유럽 디자인의 역사와 현황, 철학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왜 북유럽 디자인이 현대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지 그 배경과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저자는 북유럽 디자인을 그대로 우리에게 적용하는 것이 답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우리 사회와 문화에 맞는 우리만의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지역에서 그 근원을 찾아 나가야 한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다. 값 2만2천원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흔히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역사 교과서와 관련 서적에서 승자를 중심에 두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새로운 시각으로 교과서 속 역사를 풀어내느 시리즈 도서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한국사 속 인물을 원고와 피고 등으로 내세워 가상 재판을 벌이는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시리즈로 최근 정순 왕후와 정조대왕을 재판장에 세운 왜 정조는 화성을 쌓았을까(자음과 모음 刊)다. 책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왕이 된 정조에 대해 정조의 할머니인 정순 왕후가 패륜아이자 독재자라며 제기한 소송을 다룬다.일명 정조 박사로 불리는 김준혁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의 신간으로 조선 시대 세종과 더불어 위대한 국왕으로 평가받는 정조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김 교수는 정조 대왕이 만든 조선 최초의 신도시 수원에서 살고 있으며, 중앙대 사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조선 정조대 장용영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수원화성박물관 학예팀장으로 활동했으며, 이산 정조 꿈의 도시 화성을 세우다와 정조 새로운 조선을 디자인하다 등의 저서를 냈다.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색다른 이 역사서에선 원고와 피고가 된 정순 왕후와 정조 대왕을 비롯해 조선 제일의 무사 백동수와 다산 정약용, 박제가 등이 증인으로 등장한다. 이들의 치열한 공방을 따라가면서 균형 잡힌 관점으로 한국사를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다. 값 1만1천원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명품 인간 조련사로 널리 알려진 인천 계양고등학교 유병철 교장의 자녀교육 성공법을 담은 교육 에세이 모르쇠 선생님과 빨래터 제자들(도서출판 자료원 刊)이 교육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무상급식 논란이 치열한 정치쟁점으로 변하면서 아이들에게 밥 한끼주는 문제에서 각 정치세력간의 힘싸움으로 돼 버린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고개 숙인 공교육의 부활을 위해 개똥철학을 내세우며 34년간 교육자로 살아온 저자의 진솔함이 학부모뿐만 아니라 교육계 안밖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것. 책은 유 교장이 평교사로 교육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34년간 모르쇠 선생님, 섬마을 선생님, 메뚜기 선생님, 선생님 아버지 등으로 불리며 경기인천지역 중고등학교에서 교육자로 재직하며 보고, 느끼고, 행동으로 옮겼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많은 제자들의 생활습관과 학습태도를 변화시켜 교육적 성공을 거둔 사연 33편이 수록되어 있다.특히 33편의 교육 에세이 속에 등장하는 150여명의 캐릭터들은 한국의 1980년대부터 2011년 현재까지 대략 30여년 간 한국 중고등학교 학교 울타리 안과 밖에서 일어났던 일과 그 일에 대응하는 교직자들과 교육계 내부의 적나라한 현실이 그 어느 르포기사 보다 더 생생하다.사교육시장 33조원 시대, 집집마다 자녀 교육비로 허리가 휘청거리는 이 시대, 3년만에 벽촌이나 다름없었던 섬마을 종합고등학교를 명문고등학교로 변화시킨 유 교장의 열정과 교과서 반복학습에 대한 개똥철학은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전국 600만 학부모들과 학생들을 감동의 도가니 속으로 끌어들이기에 충분한다. 값 1만2천원.강현숙기자 mom1209@ekgi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