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실용주의란 무엇일까. 오랜 세월 가난과 불확실한 미래 속에 고군분투하며 살아야 했던 한국인들은 어떤 실용주의를 채용하게 됐을까. 신간 한국인의 에너지 실용주의(피어나 刊)는 이 모든 것의 해답을 찾아나선다. 저자는 한국인들은 때로는 명분주의, 원칙주의에 맞서기도 하고 때로는 현실적 실리를 추구하기도 했다고 평가한다. 때로는 갈등을 겪기도 하고 또 때로는 갈등을 회피하면서, 가족이나 경제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실용주의를 추구했다는 것이다. 책이 풀어가는 실용주의의 시대적 스펙트럼은 넓다. 유교적 명분과 원칙에 저항했던 조선 후기 실용주의부터 산업화, 도시화를 거치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적응해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실용주의까지 검토한다. 저자는 실용주의가 역동적 한국사회의 에너지가 되려면 기회주의, 상업주의적 사상으로 치부된 실용주의 연구의 지평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의 근현대 사상에서 개인주의적 실리가 아닌 공동체적 실용주의(공공성, 거버넌스)의 요소를 발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 실용주의와 공공성 위기를 극복하고, 민주적 국가운영(국정, 지방행정)을 위한 민주적 리더십과 거버넌스 시스템 구축의 가능성을 발견해야 한다는 저자의 제언은 깊이 새겨들을 만하다. 저자 이창언은 고려대, 연세대, 성공회대 연구교수를 역임하며 사회운동, 지속가능발전과 협치, 도시지속가능성을 연구했다. 한국NGO학회 이사,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정책자문위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평가위원, 평택학연구소 연구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값 1만8천원 정자연기자
출판·도서
정자연 기자
2020-10-14 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