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적지나 관광지에서는 여기에 깃든 사람과 지역의 이야기가 핵심이다. 아무리 멋진 구중궁궐이나 석탑도 여기에 스며든 ‘사정’을 알지 못하면 눈으로 스쳐가는 장식품에 지나지 않는다.
문화유적지와 역사, 이야기를 풀어낸 <문화관광 해설사와 함께 떠나는 이야기 힐링여행>(행복우물 刊)이 출간됐다. 가평에서 10년 넘게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한 저자가 그동안 꾸준히 학습하고 모아 온 자료를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책은 멀리 소크라테스 시대의 이야기로부터 최근의 유머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흥미진진하고 교양이 넘치는 이야기를 펼친다. 1장 ‘시인 박목월의 사랑’, 2장 ‘케네디가와 링컨 거의 기막힌 숙명’, 3장 ‘이토 히로부미 암살의 일등공신은 일본기자?’, 4장 ‘한국 머슴 vs 일본 머슴 vs 미국 머슴’, 5장 ‘사돈(?頓)이란 말의 유래’로 구성됐다. 목차만 봐도 우리나라 역사뿐만 아니라 주요한 세계사적 이슈를 다루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알아야 할 이야기로 녹여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압축판 조선왕조실록’이다. 원전으로 따지면 무려 1천893권 888책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저자는 단 50여 쪽으로 압축해서 한 눈에 들어오게 했다.
문화해설관광사가 알아야 할 지식과 상식도 풍부하게 담겼다. 재미화가인 최순분 화백이 그린 30여 점의 작품이 글을 읽는 재미와 풍성함을 더한다. 책으로 읽지만 마치 문화관광해설사가 유적지에서 직접 설명해주는 듯 생생함이 느껴진다.
저자 전익기는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나서 모토로라 코리아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다. 2010년부터 문화관광해설사로 근무하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가평의 자연과 역사, 나아가 우리나라를 알리고 있다. 저자는 “관광객에게는 흥미로운 안내서, 문화 해설사나 예비 해설사들에게는 알아야 할 지식과 상식을 담은 개념서로 읽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값 1만5천원.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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