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알아야 할 '선비문화를 찾아서 : 명가와 고택'

이래저래 대부분의 인간은 사람이든 물건이든, 귀한 인물, 귀한 물건인 줄 모르고 산다. 그냥 당연하게 두고 지내다가 없어져 봐야 귀한 줄 안다. 그래서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던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회덕 동춘당이 딱 그렇다.(선비문화를 찾아서 : 명가와 고택, 노론 가문의 호연재 中) 한 때 세상을 호령하고, 역사를 만들어 낸 곳. 조선 왕조시절 명가와 고택들이다. 우리 주변에 있으나 옛 문화재로 잠들어 있던 이곳. 명가와 고택이 이야기를 입어 새롭게 태어났다. 언론인 출신인 김구철 경기대 교수가 펴낸 선비문화를 찾아서 : 명가와 고택(오색필통 刊)을 통해서다. 책은 저자가 2019년 본보에 명가와 고택을 찾아서를 연재한 글을 바탕으로 새롭게 엮었다. 저자는 2년여 간 전국 고택을 탐방하고 옛 기록을 들춰가며 공부했다. 그 속에 있는 이야기와 정신, 시대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중환의 택리지와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기본으로 풍수와 풍류의 조화, 자연과 인간의 조화, 고전적 인문학과 현대적 과학의 조화를 지향한다. 건축미는 물론 집안 내력까지 다룬다. 여주 보통리 김영구 고택이라고만 소개되던 고택이, 창녕 조씨 3대 판서댁이었으며 그 후손이 독립운동가라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다. 정자는 계곡물이 휘돌아 흐르는 큰 바위 위에 날아갈 듯 서 있다, 바위와 물과 노송의 기괴한 조화, 귀한 터와 명저의 조화, 선현과 후학의 지적 대화, 자연과 인간이 겹겹이 어우러지는 곳 등 고택을 둘러싼 자연의 묘사도 아름답다. 책은 고택과 명가, 서원이라는 하드웨어만 다루지 않는 게 특징이다. 저자의 깊은 통찰력으로 잠들어 있는 사상과 역사, 오늘날 우리가 알아야 할 시대정신 등을 폭넓게 다룬다. 친절한 역사학자, 이야기꾼이 옆에서 차근차근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한 기분이 드는 이유다. 저자가 직접 촬영해 실은 300장의 고택 등의 사진은 소장 가치를 높인다. 선비들이 왕실과 훈척에 맞서 정의와 공정을 부르짖고, 민생수호와 국난 극복에 목숨을 던져 세계 최초의 문민 국가를 건설했다.한국이 모범국가로서 발돋움하는데 밑거름이 된 선비 정신을 우리부터 잘 알고 간직해야 한다. 저자의 외침은 오늘날 우리에게 더 와 닿는다. 값 2만4천원 정자연기자

코로나 시대 사로잡은 신간 '나는 나와 놀아주기로 했다'

자신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지만, 정작 남을 더 신경 쓴다. 주변의 시선에 하루하루 치여 사는 모습, 낯설지 않을 테다. 신간 나는 나와 놀아주기로 했다(바이북스 刊)를 펴낸 조선화 한국통합예술상담연구소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모두가 즐거워도 내 마음이 행복하고, 풍요롭지 않으면 세상이 재미없고 아프다. 나와 잘 놀아주고 나를 잘 다독여줘야 한다. 현대는 분명 과거보다 삶이 풍족해졌지만, 마음이 텅 빈 이들이 많다. 나는 나와 놀아주기로 했다는 자신과 진정으로 마주하고 바라보며 자신을 위로해 줄 21가지 다양한 행복레시피를 담았다. 조 대표는 지난 23일 기자와 만나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을 하지만, 방법을 잘 모르고 정확하게 알려주는 곳이 없다며 책을 펴낸 이유를 설명했다. 책은 혼자 놀기의 달인인 저자가 30년간 직접 경험하고 응용한 테라피와 그림을 풀어냈다. 가정을 위해 아이들 발달 단계에 맞춰 자녀 교육과 심리 관련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다는 저자의 실용적인 성격처럼, 책은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따라할 수 있는 실용서로 구성됐다. 나는 나와 놀아주기로 했다 과거를 보듬고 미래를 그리는 이야기 테라피, 어린 시절의 나와 만나는 사진 테라피, 상처와 분노를 다스리는 욕 테라피 등 다양한 실행법이 있다. 저자 스스로 자녀, 때론 자신을 둘러싼 외부의 문제로 고통받고 마음이 어지러울 때 시도한 나와 놀기의 전문적인 방법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조 대표는 내가 슬플 때 나에게 그림 하나 그려줄 수 있고, 지친 나에게 토닥토닥 위로해 줄 수 있을 때 내 속에 있는 보석이 보인다라며 그때 꼭꼭 숨겨놓은 또 다른 나, 무의식의 나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출판 수익금의 일부는 어려운 다문화 가정에 기부한다. 책과 연계한 테라피 수업과 전시도 진행된다. 오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아지트에서는 그림 전시와 테라피 수업을, 다음 달 28일에는 한국에니어그램교육연구소에서 행복테라피를 알려주는 강의를 연다. 조 대표는 나와 논다는 것은 혼자 논다는 게 절대 아니라고 강조한다. 나와 논다는 것은 나를 통찰하고, 나의 지혜를 발견하고 깨달음을 얻고 진짜 나를 사랑하는 기초가 됩니다. 나를 잘 알고 나를 사랑해야 남하고도 정말 잘 놀 수 있어요. 책을 덮은 이후 진정한 나는 물론 타인을 만날 수 있는 이유다. 값 1만5천원 정자연기자 관련 영상은 경기 TV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전정희 신작 '두메꽃', 아날로그 사랑이 시작됐다

지난해 제17회 세계문학상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여류소설가 전정희가 신작 두메꽃을 펴냈다. 하얀 민들레에 이은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두메꽃은 모든 것이 디지털로 변화되는 세상에서 사랑만큼은 아직도 아날로그 감성이 통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작가가 써내려 간 글이다. 요즈음 사람들은 지그시 참고 기다리는데 서투르다. 책의 주인공들의 아날로그 감성과 사랑이 바보 같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내 주인공들의 진정한 사랑과 따스함은 독자로 하여금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따스하게 적신다. 특히 여류작가이면서 방송인인 그녀의 섬세하고 톡톡 튀는 감성을 곳곳에서 맛볼 수 있다. 여자의 마음, 엄마의 마음, 봄날의 따스함이 글에서 묻어낸다. 전정희는 장편소설 하얀 민들레로 종합문예지 월간 『문학세계』를 통해 소설가로 등단하면서 신선한 발상, 탄탄한 문장력도, 구상력도 뒷받침이 되어주는 짜임새 있는 탄탄한 소설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번에 내놓은 신작 두메꽃은 전 작가의 또 다른 문학적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 작가는 열정은 무엇에 열중하고 있느냐에 따라 개인마다 다르고 상황에 따라 그 종류가 천차만별이라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열정을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은 그 대상이 무엇이냐에 관계없이 행복한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어쩌면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윤달현 두 번째 자전 에세이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책 제목부터 심상찮다. 왠지 모를 통쾌함이 든다. 30년간 금융맨으로 살아온 윤달현 전 농협은행 서둔동지점장이 펴낸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도서출판 DIESIGN SF)는 저자가 자신을 비롯해 모든 이에게 하는 말이다. 지난 2018년 수필집 아내의 외출 이후 2년 반 만에 낸 책이다. 책은 새로운 세상을 만난 순간부터 좌충우돌하는 그의 일상과 이야기가 담겼다. 퇴직 전 1년과, 퇴직 후 인생 2막에 들어선 그가 바라본 세상과 일상, 삶의 고민과 다짐 등이 씨줄과 날줄로 엮였다. 요양원에서 일하며 느꼈던 점, 각종 자격증 따기와 새로운 취미생활 만들기 등 자전 에세이를 풀어냈다. 퇴직을 앞둔 여느 누구처럼 저자도 퇴직 이후의 삶이 막연히 불안하고 때론 기대감에 사로잡히기도 하면서 감정이 널뛰었다. 직원이 어느 날 퇴직 대상자 명단을 들고 오는데, 당연히 내가 대상자인 줄 알면서도 막상 닥치니 기분이 묘하더라는 그는 퇴직 전 1년간 인생 2막을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고 요양보호사 자격증, 택시운전사 등 각종 실습과 시험을 쳤다. 퇴직 이후 금융맨, 농협인의 타이틀을 벗어던지니 홀가분했다. 장남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 그동안 참고 살았던 것, 하지 못했던 것, 이미지 또는 나이 때문에 망설였던 투명막을 벗어버리고 하고픈 일을 하나씩 만들어가기로 했다.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저자 윤달현 그동안 고정관념에 사로잡혔던 일들을 새롭게 보고, 다른 시각으로 살펴보니 다 재밌게 보이더라는 그는 당구, 자전거 타기에 도전해 실력을 쑥쑥 키우고 있다. 소설 출간도 꿈꾸며 공부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직장 생활할 때도 틈틈이 해 왔던 봉사활동도 여전히 열심이다. 현재는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 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 경기남부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그린 10컷의 삽화는 순수함과 애틋함이 묻어난다. 요양원에서 느낀 일들과 함께 그렸던 요양원 의자, 택시자격증을 땄던 날 쓴 일기에 함께 넣었던 택시 그림 등등이다. 저자는 너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는 내 또래뿐만 아니라, 20대 후반인 아들 30대 초반인 딸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면서 많은 분께 위로와 공감이 되는 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시간이 멈춘 카리브의 섬나라 쿠바 여행 에세이] 에피소드7-①

온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난은 자초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로부터 받지만, 예수의 수난은 신학적으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구속 사업이다. 그러나 기독교와 동반 진출한 스페인의 중남미 식민지 수탈은 원주민의 역사와 문화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고 영혼까지 서로 뒤섞이어 하나가 되게 만들었다. 쿠바는 유럽에서 대서양을 건너 중남미로 가는 길목이라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스페인은 이 곳을 선점한 후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해적들로부터 끊임없이 침공을 받았다. 전투에는 스페인 군대 외에 아프리카 노예를 참전시켰고, 살아남은 자들은 진지를 구축하거나 복구하는데 끊임없이 노동력을 착취당하였다. 스페인 왕실 금고에는 식민지에서 채굴한 금과 은으로 가득 채워졌고, 그 후 더 가져갈 금을 채굴하지 못하자 침략자들은 설탕과 담배 무역으로 수익을 창출했다. 그 과정에서 노예는 혹독한 강제 노동과 질병에 시달렸고, 목숨을 잃어도 인간다운 예의를 받지 못하였다. 트리니다드에서 북쪽으로 16㎞ 떨어진 곳에 있는 잉헤니오스 계곡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이 곳은 아프리카 노예를 끌고 와 사탕수수농장을 일군 수탈 현장으로 트리니다드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1988년 등재됐다. 시 외곽 한적한 곳에서 마주한 기차역과 플랫폼은 지나간 세월의 무게만큼 남루한 모습이 처량해 보이나 1950년대 후반 우리나라 시골 역을 보는 듯 정겹다. 타고 갈 증기기관차 겉모습은 너무 낡아 움직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지만 보는 순간 초등학교 수학여행 때 탔던 기차여행의 향수가 떠오른다. 출발한 지 몇 분 지나지 않아 기차는 느린 속도로 들판과 계곡을 달린다. 철로 주변에는 잡목과 덩굴 식물이 무성하고 레일 사이에는 잡초가 많아 이 지역의 흥망성쇠를 보는 듯하다. 과거 설탕 산업이 활황일 때는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극진한 보살핌을 받았으나 지금은 하루 한두 차례 여행객을 실어 나르는 남루한 관광열차에 불과하다. [카리브해의 섬나라 쿠바 여행 에세이] 8-① 체 게바라의 사회주의 혁명과 쓸쓸한 뒤안길 물라티 종업원과 영어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 음식을 가져올 때마다 쿠바에 관해 물어본다.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이 종업원은 트리니다드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고작 20㎞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외가댁에 가본 것이 전부라는 말에 귀를 의심한다. 영어를 어떻게 배웠느냐고 질문하자 그녀도 오후에 이야기를 나눈 여학생처럼 독학으로 깨우쳤다고 한다. 덧붙여 시골 학교에서는 영어를 제대로 배울 수 없다고 이야기하며 주변에 있는 다른 종업원의 눈치를 살핀다. 사회주의의 숨겨진 뒷모습일까. 이야기를 반추하면 아마도 50여년 이상 쿠바와 미국 간의 관계악화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트리니다드는 16세기 초에 건설되어 번성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19세기 말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전투에서 이 지역 설탕 농장은 모두 폐허가 됐다. 하지만 설탕 산업 붐으로 이룬 부의 흔적은 성당이나 카라라 대리석 바닥과 철제 격자를 갖춘 농장주의 황폐한 저택에서만 그 영광을 찾아볼 수 있다. 트리니다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양콘 해변은 쿠바에서도 손꼽히는 해양 스포츠 명소로 젊은 여행자들이 찾는 1순위 여행지다. 특히 밤마다 도시 곳곳에 있는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펼치는 아프로 쿠반 밴드의 공연과 살사 춤사위는 언제나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쿠바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그중 으뜸은 젊은 사회주의 혁명가 체 게바라의 꿈이 실현된 나라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노인과 바다를 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숨결이 남아 있는 곳이다. 쿠바에선 통치자 카스트로 가문이 더 유명할 수 있지만, 쿠바사람들에게 노스탤지어의 원천인 체 게바라를 빼놓을 수 없다. 오늘은 트리니다드를 출발해 체 게바라의 도시 산타클라라로 간다. 그가 불멸의 청춘을 불사른 곳이자 잠들어 쉬는 곳이다. 아바나에서는 동쪽 290㎞ 지점에서 차로 약 4시간 이상 걸리지만, 트리니다드에서는 아바나로 가는 길목에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 어두컴컴하지만, 곧 밝아올 새날의 여명이 지친 여행자를 설레게 하여 생기를 돋게 한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차려준 아침 식사를 마치고 카리브 커피 한 모금을 들이키자 어느새 진한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집주인의 배웅을 받으며 차에 오른다. 그녀는 아쉬움을 담아 또 놀러 오라고 인사하지만, 다시 찾기는 쉽지 않은 곳이라 가슴이 찡하다. 이처럼 자연을 닮은 사람의 행복한 미소는 길 떠나는 여행자의 마음을 포근하게 해주고 지울 수 없는 여행의 향수에 취하게 한다. 박태수 수필가

윤금아 동시작가, 동시집 [그래 넌, 별이잖아!] 출간

윤금아 동시작가(58)가 네 번째 동시집 그래, 넌 별이잖아!(뜨락에 刊)를 출간했다. 10일 윤 작가는 이번 동시집의 출간 동기와 관련해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치유받을 수 있는 시를 소개하고자 했다며 시집의 제목도 읽는 독자들이 표지만 봐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문구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윤 작가는 지난 2002년 아동문예 문학상 수상을 시작으로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동화구연가는 물론, 아동문학가와 인문학강의 강사로 활동하며 시낭송과 글쓰기를 지난 20년간 꾸준히 해왔다. 지난해부터는 유튜브 채널 더-스토리 방송을 개설해 동화구연과 시낭송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윤금아 작가 4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번 시집 그래, 넌 별이잖아!는 총 5부 67편으로 구성됐다. 명쾌함, 단순함, 진실성, 교육성을 표방하고 있어 편안함 속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대표적으로 작품 빨랫줄은 간당간당한 외줄타기로부터 공포를, 오락가락한 공중그네를 통해 두려움을, 흔들흔들한 빨랫줄에서는 고단함을 표현해 인생의 구성하는 요소를 알린다. 이어 작품 비밀은 없어에서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란 큰 상자 속이라며 비밀이란 없다는 사실을 친근하면서도 다독이는 말투로 전달한다. 향후 윤 작가는 다섯 번째 동시집 제작은 물론, 오는 6월 자신의 두번째 시집도 출간할 계획이다. 윤 작가는 그 동안 현장에서 오랫동안 인문학을 지도하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책 놀이 활동과 토론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동시를 창작했다며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동시를 통해 인문학적 감성을 키우고 행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재민기자

'행복의 선택' 펴낸 김청송 교수…“행복하고 싶다고? 괴로움 없애라”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 꾼다. 하지만 모두가 행복하진 않다. 사람들은 저마다 불행한 이유를 잔뜩 가지고 살아간다. 행복의 선택(싸이앤북스 刊)을 펴낸 김청송 경기대학교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누구나 행복해 질 수 있다. 행복하게 사는 것은 습관이다. 현대의 삶은 과거보다 풍족해졌지만, 마음은 텅 빈 이들이 많다. 코로나블루란 신조어가 생기고 마음의 병을 앓아 상담사 등 전문가를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신작 행복의 선택은 누구나 스스로 행복해 질 방법을 찾아가도록 돕는다. 김 교수는 행복해지는 것이 삶의 경쟁력이라며 OECD 국가 중 11년간 자살률 1위, 부부 이혼율 아시아 1위 등 행복지수가 낮은 한국의 현실을 마주 보며 행복의 선택이라는 질문을 던지게 됐다고 출간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무엇일까. 김 교수는 완전한 행복은 하루하루 괴롭지 않게 살아가는 것이라며 기쁨과 즐거움은 아침이슬과 같이 일시적이므로 지속 가능한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책은 행복으로 가기 위해 가져야 할 삶의 습관을 풀어놨다. 긍정심리와 스트레스의 심리적 기제, 열등감 등을 살펴보고 가족관계와 인간관계, 사랑 등 행복을 결정짓는 중요 요인들을 세세하게 설명한다. 특히 타인과의 대화 방식과 긍정적 인간관 등 많은 이들이 현실에 적용할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현대인들이 잘못 아는 행복의 기준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태내기부터 중년기, 노년기를 거쳐 죽음에 이르기까지 나라는 존재를 알아 인간의 발달과 행복을 알도록 한다. 특히 자신 스스로 마음을 진단하고 행복을 습관화할 수 있는 챕터별 진단지가 첨부됐다. 12개의 자기 성찰 연습이 제시돼 스스로 성찰하며 사고방식과 자존감 수준, 인간관계와 사랑의 형태 등을 진단할 수 있다. 행복을 위한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서적이지만 대중서답게 챕터별 들어가는 글이 재미를 더한다. 행복과 삶이라는 어려운 철학을 다루면서도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일들을 예시로 풀어 쉽고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김 교수는 중앙대 대학원 심리학과를 졸업한 후 경희대 의과대학에서 신경정신과 수련과정을 이수하고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객원교수, 한국건강심리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경기대 청소년학과 교수로 한국청소년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주로 청소년의 심리를 다룬 전문서적을 발간했다면, 2년 만에 내놓은 행복의 선택은 전 연령층을 주제로 한 대중서다. 김 교수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디딘 갓 성인이 된 스무 살부터 죽음을 앞둔 분들까지 불행이 아닌 행복을 마음에 지닐 수 있는 지침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값 1만4천원 정자연기자

'경기광경展: 박정민 사진전' 9일부터 행궁길갤러리

행궁길갤러리에서 오는 15일까지 경기광경 展 : 박정민 사진전이 열린다. 경기광경 展은 박정민 작가의 여섯 번째 개인전으로 지난 2015년에 개최한 하나를 위한 이중주 이후 6년 만의 개인전이다. 전시는 10여장의 단작 및 연작 사진과 슬라이드쇼로 구성됐다. 그는 4대강 사업과 관광 홍보 조형물 등을 찾아 전국을 다니면서 자신의 열정이 경기도에 있음을 직시했고 그 이후 도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작가는 10년 전 경기도로 주소를 옮기고 꾸준히 도내 지역 곳곳을 찾아다니며 도시의 무쌍한 가변성과 노골적인 양면성에 주목했다. 작가는 자신만의 시선으로 경기도의 풍경을 개발된 곳과 개발될 곳, 두 가지로 나눴다. 경기도는 시외, 근교, 외곽이라는 지난 인식에서 벗어나 많은 사람이 찾는 중심과 변두리의 경계가 생겨났다. 그는 외진 곳 즉, 개발될 곳에서 볼 수 있는 중장비가 오고가는 모습을 중장비의 노란 고함이라고 표현했으며 이미 개발된 신도시는 새댁 같은 도화색이라고 표현했다. 작가는 이런 두 부류의 장면을 씨줄과 날줄 삼아 직조해 경기도의 풍경을 완성시켰다. 박 작가는 이번 전시는 수원 딥틱에 이은 두 번째 경기도 작업의 연(緣)이자 변(辯)이다라며 생겨난 만큼 사라져간 것들을 기억할 여유조차 호사스런 이곳에서 바라본 마음을 담아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무료로 개최되며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닝 및 작가와의 만남은 갖지 않는다. 김은진기자

기억하십니까, 세월호 [당신의 사월]

쓰러져 가던 배를 바라보며 슬퍼하던 교사. 대통령을 만나러 온 유가족을 보며 말 한마디 못 건넨 카페 사장. 유가족 곁을 지키며 버텨온 인권 활동가 사고 해역에서 시신을 수습했던 기억에 힘들어하는 진도 어민. 수업 시간에 소식을 접하고 그저 뉴스를 바라본 학생. 모두 같은 기억을 안고 사는 이들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이다.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흉터처럼 남아 있는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영화로 꺼내놓는 당신의 사월이 오는 4월 1일 개봉한다. 당신의 사월은 그날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다큐멘터리다. 우리 마음속 깊이 자리한 희망을 이야기하고, 위로한다. 영화는 지금까지 세월호 사건을 다뤘던 영화들이 주로 집중했던 부분을 비켜간다. 영화의 주인공은 희생자나 유가족도 아니다. 영화가 지속해서 상기시키고 호출하는 것은 트라우마다. 영화는 사고 당사자로 인정받지 않은, 현장 주위에 있던 존재들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트라우마와 우리가 기억하고 되짚어야 할 일들은 무엇인지 질문한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진상 규명은 사건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한국의 사회적 재난은 어떤 성격으로 이해되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주현숙 감독의 작품으로 세월호 7주기에 맞춰 참사 피해자 및 유가족들에게 연대와 공감을 전하고자 제작됐다. 정자연기자

책으로 돌이켜보는 ‘1919년 3월1일’… [만세열전], [조선의 딸, 총을 들다]

대한 독립만세가 전국에 울려 퍼지던 1919년 3월1일. 누가 만세운동에 참여하고 누가 독립을 위해 힘썼는지 정확하게 아는 이는 몇 없다. 대부분 역사에 기록된 몇 명의 독립운동가만 알고 있을 뿐이다. 삼일절을 앞두고 100여 년 전의 당시 상황과 역사의 조명을 받지 못한 숨은 독립운동가들의 목소리를 책으로 만나보자. ■열 살 학생부터 평범한 농민까지 참여한 3ㆍ1운동만세열전 3ㆍ1운동, 만세운동은 유명한 독립운동가 이외에도 학생과 교사, 농민, 노동자, 순사보 등 평범한 많은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유명한 독립운동가가 아니기 때문에 역사에 거의 기록되지 않았다. 만세열전(생각전원刊)은 역사의 스포트라이트 뒤에 가려진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명하고 있다. 책은 독립선언서의 배달하고 조선독립신문을 배포한 열아홉 살 김동혁 학생부터 경찰복을 벗고 만세 행진에 참여한 정호석과 그의 열 살 딸, 모진 고문을 견뎌낸 보성사 사무원 인종익까지 평범한 이들이 만세운동에 참여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책은 역사적 사실과 숨은 주역들을 조명하고 각 인물이 처한 상황과 고민을 다룬다. 그들의 활동과 잡힌 후 심문 과정에서 3ㆍ1운동에 참여했던 이유와 과정 등이 생생하게 전개돼 독자들은 100년 전 그날, 그곳에 있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용감해서 더 아름다운 독립운동가조선의 딸, 총을 들다 광복 70년이 지났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여성 독립운동가는 유관순 열사뿐이다. 수많은 여성이 남성 못지않게 평생을 바쳐 투쟁에 나섰음에도 역사와 대한민국은 그들을 잊어버리고 있다.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샌채호의 아내 박자혜, 이봉창과 윤봉기의 의거를 도운 백범 김구의 비서 이화림으로 기억되지만 그들은 누군가의 어머니나 아내이기 이전에 일본에 맞서 치열하게 싸웠던 독립운동가였다. 조선의 딸, 총을 들다(인문서원刊)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독립유공자 대열에서 잊힌 여성 독립운동가 24인의 삶과 행적을 복원했다. 책은 남자현, 동풍신, 부춘화, 김향화, 안경신 등 24명의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에 집중했다. 이들은 독립 호소를 위해 네 번째 손가락을 자르고 조선 총독 암살에 가담하고, 임신한 몸으로 평남도청에 폭탄을 던지며 일제의 수탈에 맞서 일경 파출소를 습격, 수원지역의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작가는 책을 통해 치열해서 더욱 빛나는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주목하고 독립운동=남자라는 편견을 무너뜨린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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