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외로움은 어쩌면 한 몸이었는지 모른다. 사랑과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이들에게 잔잔한 파도를 안겨주는 노르웨이 소설 <너의 외로움을 천천히 나의 외로움에 기대봐>(그러나 刊)가 국내에 출간됐다.
책은 외로움과 사랑을 수학과 음악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감성적으로 풀어냈다. 1800년대를 살았던 소피야 코발렙스카야와 현대를 사는 라켈 하브베르그, 두 명의 여성 수학자를 통해 시대를 넘나든다. 두 여성의 삶과 시대를 읽어내며 순수하고도 가차없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랑을 분석하기도 하고 숫자와 음악과 문학에서 그 사랑의 해답을 찾아간다.
책은 사랑을 다루면서도 인생이 무너져 내릴 때 삶의 의미와 맥락을 찾으려는 노력을 담았다. 수학을 음악으로, 삶을 시로 바꾸는 저자의 뛰어난 필력과 방대한 지식이 돋보인다. 질병, 수학, 예술, 음악을 다루면서 존재의 의미를 구하고자 예술을 사용하려는 시도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 클라라 베베르그는 음악과 문학을 공부하다가 프랙탈 이론에 대한 논문으로 수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그녀가 삶의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의 감정과 방대한 지식이 이번 소설로 발현됐다.
국내 독자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노르웨이 소설이지만, 단어 하나하나 낯설지 않고 아름다운 사랑의 시와 삶의 처절함으로 태어났다. 번역은 노르웨이 현지 각종 언론을 통해 한국을 알리는 심진하 전문 번역가가 맡았다. 한국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이후 노르웨이로 건너가 오슬로대학교에서 동아시아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같은 대학에서 노르웨이어와 노르웨이 문학 과정을 밟고 있다.
책은 노르웨이에서 지난 한 해 10대 베스트 소설에 꼽혔으며, 내년에 영어로 출간예정이다. 값 1만4천원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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