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이창식 집필, 생생한 증언·자료 엮어
경기도청·삼성전자 유치, 화성 복원 등 기여
한 정치인 생애와 함께 수원 발전사 고스란히
오늘날 산업문화의 도시 수원이 있기까지 고(故) 이병희 의원(1926~1997)의 역할을 빼놓고 얘기하기 어렵다. 고 이병희 의원은 1963년 38세에 수원에서 제6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7선을 내리 역임했다. 치열한 정치인생을 살았던 이 의원의 삶, 그와 함께 성장한 수원의 현대를 담은 <마당발 정치인 이병희>(신원커뮤니케이션 刊)이 출간됐다.
책은 지역 원로 언론인이자 숱한 향토사서 발간과 연구로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온 이창식 선생이 집필했다. 이창식 선생은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의원은 5·16혁명(쿠데타)의 실세로 제6~10대까지 5선을 하는 동안 지역사회 발전과 의정활동 면에서 눈부신 활약을 했다”며 “초라하기 그지없던 수원을 근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책은 고 이병희 의원이 작고한 지 스물세 번째 해를 맞아 그가 남긴 자취를 기록으로 남기고자 유족과 지인들이 뜻을 모아 냈다. 이창식 선생은 책을 지난해부터 집필해 올 초 완성했다. 코로나19로 출간을 미뤄오다 지난 4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책은 이병희의 유소년 시절과 정치인으로서 승승장구하거나 굴곡을 겪었던 파란만장한 삶, 이병희가 이룩한 수원 굴기의 이모저모, 정치인으로서의 빛과 그림자, 이병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을 다룬다. 이창식 선생이 국회 출입기자 시절부터 직접 접하며 겪은 증언과 사진, 방대한 자료로 ‘그 시절’의 이병희를 생생히 그려낸다.
이창식 선생은 “이 전 의원은 1963년 제6대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나서 경기도청사를 수원으로, 또 같은 해 6월 삼성전자와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를 유치했다. 화성복원에도 기여해 지금의 수원을 만드는 데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정조대왕이 18세기 수원화성을 축성한 것이 오늘날의 수원을 있게 한 개벽의 원년이 됐다면 1960~1970년대 변혁의 굴기에는 이 전 의원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책은 이 전 의원을 한 시대의 영웅으로 보지 않는다. 정치인의 빛과 그림자를 짚을 뿐만 아니라, 한 정치인의 인생과 함께 수원의 1960~1970년대 민 낯도 고스란히 그려낸다. 이창식 선생은 “평전을 집필하려면 ‘없었던 일을 있었던 것으로, 있었던 일을 없었던 것’으로 쓰지 않아야 하며, ‘사소한 것을 과장하지 말아야 하고’, ‘개인의 감정을 앞세운 미화를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분을 지키면서 책을 완성했다”는 게 그의 말이자, 책에 대한 평가다.
한편, 이창식 선생은 지난 1930년 평양에서 태어나 1953년 경인일보의 전신인 인천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해 한국신문편집인협회 심사위원등을 역임하고 1976년 ‘월간 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경기도사>, <수원시사>, <경기예총사> 등 여러 권의 향토사서 발간과 기전향토문화연구회 회장, 국사편찬위원회 조사위원으로 향토사 연구에 역할을 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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