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과학수사의 어제와 오늘

경위 윤순용 11월4일은 뜻깊은 제73주년 과학수사의 날이었다. 과학수사 발전 과정을 살펴보면 지난 1948년11월4일 내무부 치안국에 감식과가 최초로 설치된 것을 계기로 11월4일을 지정해 매년 과학수사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경기남부청은 급변하는 치안환경에 대처하고자 형사과 소속 과학수사계 내 일선 경찰서 근무 과학수사팀을 광역과학수사 체제로 지난 2014년 10월1일 확대ㆍ개편했고 2017년 12월부터는 과학수사과(총경)로 체제로 전환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도민을 위해 높은 품질의 과학수사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 2019년 희대의 미제 살인사건의 증거물 보관 및 관리를 하던 중 사건 제보를 시작으로 면밀한 감식과 감정의뢰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춘재를 최초로 특정해 사건 해결에 실마리를 제공한 성과도 거두었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되는 전기금융통신사기사건(일명 보이스피싱 대면 편취 사건)은 피해자를 기망하고 그 피해액이 상당해 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파장이 크다. 이와 관련, 사건을 접한 필자도 지난 서울ㆍ과천 일대에 13억원 상당의 보이스 피싱 피해 사기사건의 감식을 의뢰받고 범인이 사용한 위조문서에 대해 즉시 감식과정의 과학수사 기법을 동원해 지류에 지문을 현출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당일 검거하는데 기여했다. 사건해결에 앞서 범죄의 피해자를 생각해 보면 피해자의 권리보호와 범죄로 입은 피해자의 회보적 경찰활동도 중요한 만큼 과학수사 활동 시 다소나마 피해자를 안위하고 아픔을 덜어 드리고자 5ml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5ml는 5minutes listening의 약자로 5분 이상 현장에서 피해자의 눈을 맞추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으로 피해자의 진술을 청취함으로써 피해자를 위무(慰撫)하고 피해자의 요구를 충족하는 피해자 중심의 국민 공감 과학수사 서비스 활동이다. 또 변사자에 대해서는 검시 전 묵념으로 고인 및 유가족에 대한 예우와 함께 인식표를 착용하는 활동을 하고 있고 현장에서는 시체 가림막과 시체 포, 시체 낭 등을 사용해 노출 및 훼손과 고인의 명예를 지켜 드리고 있다. 이와 함께 사건현장에서 원치 않는 피해자의 피해사건 노출의 최소화와 인권 및 명예를 위해 경찰 과학수사 차량의 원거리 주차와 사복착용의 감식도 이뤄지고 있고 현장 감식 활동으로 인한 대상물의 오염제거와 피해자 지원회복 제도를 활용, 해당 전문 경찰관에게 연계하는 활동도 이뤄지고 있다. 또한 과학수사 요원의 현장 출동 시 피해자에게 사전정보를 제공해 피해자의 과학수사 절차 참여를 보장하고 담당 형사 및 증거물에 대한 처리 결과를 단계적으로 통지하는 고품격 과학수사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화재 현장을 보더라도 위험한 장소에서는 조그마한 화재의 원인과 단서를 찾기 위해 가스로 가득 차고 붕괴 직전의 위험한 현장을 무릅쓰고 화재 감식활동을 하고 있으며 수중(水中)에서도 중요 증거물을 채증ㆍ감식하거나 사체를 인양하고 있고, 실종된 피구호자를 찾기 위해 채취 증거견(핸들러)을 활용해 요소요소에 과학수사의 세심한 감식활동은 이뤄지고 있다. 오늘도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라고 말한 에드몽 로카르의 명언을 되새기며 범죄에 맞서 과학수사의 모든 기법과 활용을 이용,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신속한 범죄해결의 단서와 피의자 특정의 사명감을 갖고, 과학수사는 도민과 함께하는 따뜻하고 믿음직한 경기남부경찰이 되고자 현장에서 땀 흘리며 노력할 것이다. 윤순용 경기남부청 수사과 과학수사부 과학수사대 경위

[기고] 현장 지휘관의 판단이 존중받는 조직

현장 지휘관의 판단을 존중해 주십시오. 동인문학상을 받은 칼의 노래(김훈ㆍ2001)를 보면 부산 앞바다에서 대기하다가 바다를 건너오는 가등청정(加7C50淸正)의 부대를 요격하라는 명령을 받고 이순신 장군이 권율 도원수에게 이렇게 대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 이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조정(朝廷)의 명령을 적극적으로 받들지 않았음을 볼 때 이순신 장군도 아마 현장 지휘관의 판단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새로이 통제사가 된 원균 장군도 부산으로 들어가서 싸우는 것이 어렵다며 공격하기를 주저했다. 그러나 도원수에게 불려가 곤장을 맞는 수모를 당한 후 조선 수군을 총동원해 출전하게 된다. 이것이 칠천량 해전의 시작이다. 현장의 판단을 존중하지 않은 조정의 명령이 조선 수군의 괴멸로 이어졌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방은 최근 20여 년간 가장 극적으로 변화한 조직 중 하나이다. 끊임없는 혁신으로 중앙부처의 일개 국(局)에서 소방청으로 발전했고 모든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되는 성과를 이뤄냈다. 소방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변화를 돌아보면 감격스럽다. 그런데 한편으로 소방이 한 단계 더 올라가기 위해서 이제 내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 그 중 하나가 현장을 중시하는 조직문화의 확립이 아닐까? 이는 어느 한 부분의 개선만으로는 달성될 수 없다. 현장이 중요하다면서 직원을 감시하는 기능만 강화하거나 현장의 자율권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상부 기관과 상사의 눈치를 보는 현상은 심해지고 각종 정책과 시스템은 오히려 현장과 멀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현장의 의견을 검증하지 않고 무조건 신뢰할 수도 없을 것이다.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시스템 혁신과 구성원 모두의 능동적 참여가 필요하다. 현장 지휘관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스스로 역량을 높이고 자기 판단에 대해 책임질 수 있어야 하며, 지휘부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존중해야 한다. 또 제도적으로도 이를 뒷받침해줘야 할 것이다. 조직 전체의 노력이 필요한 어려운 일이다. 명량대첩으로 다시 남해의 제해권을 장악한 이순신 장군이 노량에서 적에게 알리지 말라며 극적인 삶을 마감한 기일(음력 11월 19일)이 다가오고 있다. 백척간두에서 조선을 걱정하던 장군의 심정을 생각하며 소방의 앞날을 고민해본다. 현장 지휘관이며, 또 지휘부의 일원인 소방본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임원섭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장

[기고] 서이면사무소 문화재 지정 당장 해제해야

경기도의회 김성수 의원 수도권 서남부 지역에 살던 사람들에게는 안양1번가에 대한 추억이 하나씩은 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안양1번가는 수도권 서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안양 최대의 번화가였다. 안양역을 중심으로 백화점, 극장, 서점을 비롯한 문화시설, 수많은 맛집과 유행을 반영한 다양한 가게들이 젊은이들을 불러 모았고, 새벽동이 틀 때까지 불야성을 이뤘다. 드라마 태조 왕건의 궁예와 야인시대의 김두환 역할로 유명한 배우 김영철과 요절한 천재 시인 기형도의 청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곳도 안양1번가였다. 김영철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30년이 넘게 안양에 살면서, 기형도 시인은 안양에서 방위로 근무하면서 친구들과 안양1번가를 주름잡았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안양1번가의 명성은 서서히 사라지는 중이다. 새롭게 형성된 평촌이나 범계 등 신도시에 상권을 급속히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안양1번가가 옛 명성을 잃어버리고 있는 데에는 구 서이면사무소도 한몫을 하고 있다. 이곳 안양1번가에서 남부시장 쪽으로 가다 보면 수많은 현대식 상가들 속에서 갑자기 한옥양식의 건물이 발견된다. 구 서이면사무소다. 안양시가 행정구역상으로 시흥군 서이면 이었을 당시 면사무소로 지어진 건물이다. 이곳은 1949년 안양읍으로 승격될 때까지 면사무소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서이면사무소 건물은 2001년 도 문화재로 등록되면서 주변상권이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묶여 상인들에게 말 못 할 피해를 주고 있다. 안양1번지가 옛날의 명성을 빼앗긴 원인 중의 하나가 서이면사무소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물론 서이면사무소가 문화재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면 상인들도 피해를 충분히 감수하고, 인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속사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서이면사무소가 문화재로서 보존할만한 충분한 가치를 지녔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서이면사무소는 보존하고 전승해야만 하는 문화재가 아니라 하루속히 철거하고 청산해야 할 친일의 잔재이기 때문이다. 서이면사무소는 지역수탈과 만세운동을 탄압하는 교두보 역할을 했던 곳이었다. 뿐만 아니라 2001년 안양시가 서이면사무소를 매입하여 해체하고 복원하는 과정에서 명백한 친일행적이 상량문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발견된 상량문에는 조선을 합하여 병풍을 삼았다. 새로 관청을 서이면에 지음에 마침 천장절을 만나 들보를 올린다는 문구가 발견됐다. 경술국치를 찬양하고, 일왕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상량식을 했다는 것이다. 또한 서이면 초대면장인 조한구는 창씨개명, 학도병 징병, 위안부 모집에 앞장서 일제로부터 두 번씩이나 훈장을 받은 대표적인 친일인사이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시민단체와 안양1번가상인번영회에서는 줄기차게 서이면사무소 도지정 문화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상가번영회의 노력으로 2016년 문화재심의위원회에 도 문화재 지정 취소를 안건으로 상정하기도 했으나 부끄러운 역사도 역사다라는 이유로 안건은 부결됐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라는 말이 있다. 과거 외세에 의해 수탈받고 고통받았던 장소를 문화재로 지정하여 기념하는 것은 자학적인 행동일 뿐이다. 경기도는 민선7기 체제에서 도내 친일잔재 청산을 위해 노력을 지속적으로 벌여오고 있다. 지난 2019년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도내 친일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친일잔재 문화재 조사 용역 등을 실시하고, 1960년대부터 공식행사에서 불리었던 경기도의 노래를 친일인사가 작곡하였다고 교체하기도 했다. 그동안 경기도의 친일청산 노력을 반추해 보았을 때 서이면사무소의 문화재 지정을 해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지금 당장에라도 서이면사무소의 문화재 지정을 해제해야 한다. 김성수 경기도의회 의원

[기고] 고마운 ‘불’, 방심하면 ‘화’ 된다

겨울철 난방이 힘들었던 예전이나 냉ㆍ난방이 일상이 된 현대사회에도 겨울철에는 불조심해야 한다는 홍보를 강조한다. 아직도 1년 중 겨울철에 화재가 집중되고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전국 화재사망자 1천662명 중 겨울철 화재사망자는 597명으로 약 36%에 달한다. 이에 소방에서는 매년 화재피해를 최소화하고자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을 추진한다.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해 화재예방을 홍보하고 화재위험성이 있는 생활용품들의 안전한 사용 교육, 화재 취약시설 안전관리 강화, 관계인 중심 자율안전관리 문화 조성, 화재 취약계층 주택용 소방시설 배부, 소방차 길 터주기 운동 전개 등 겨울철을 앞두고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겨울철은 낮은 기온으로 화기와 난방용품의 사용량이 늘고 날씨가 건조해 화재위험요인이 증가한다. 보관하던 전기용품을 꺼내 사용할 때는 피복이 접히거나 눌려 훼손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오래된 제품은 제조사의 안전 점검을 받아야 한다. 난방용품은 사용 후나 외출 시 반드시 전원을 차단하고, 멀티콘센트는 문어발식 사용을 자제하며 허용 전력의 80% 이내로 사용하는 게 좋다. 전기용품 근처에 먼지가 쌓인 곳은 없는지 확인하는 등 우리 주변을 둘러보고 화재위험요인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가까이에서 빛을 밝히고 온기와 편안함을 주는 고마운 불이지만, 방심하면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고 모든 것을 재만 남긴 채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불이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하는 만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잘 관리해야 한다. 화마의 시작은 부주의에서 옮겨붙기 때문이다. 화재위험성을 항상 경계하고 불조심을 실천해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길 바란다. 이정용 동두천소방서장

[기고] 중도입국 자녀들과의 한국어 멘토링

중도입국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게 됐다. 외국에서 태어나 성장하다가 부모의 국제결혼이나 취업 등의 이유로 국내로 이주한 아이들, 중도입국 자녀들은 한국어를 거의 모르기에 그들에게 한국 학교는 너무나 높은 벽일 것이다. 내가 만난 아이들은 태국에서 온 눈이 말똥말똥하고 예쁜 1ㆍ2학년 자매들로 3학년이어야 할 언니는 한국어를 몰라 2학년이다. 첫 만남에서 번역기 도움을 받아 태국어로 인사했다. 태국어 발음이 이상했나? 아이들이 웃었다. 아이들이 웃다니. 얼른 한국어를 가르쳐야지 하며 의욕을 보였지만 금방 멍 때렸다. 뭘 가르쳐야 할까? ㄱㄴㄷㄹ,, ㅏㅑㅓㅕ, 막연했다. 그래서 미리 계획한대로 가르치려고 한국어(경기도교육청, 다문화 한국어 교재 장학자료)와 꾹꾹 다지는 국어(교육부&경기도교육청, 초등학교 국어 기초학습 프로그램)를 펼쳤다. 중도입국 자녀, 그들과의 한국어 멘토링(mentoring)은 이렇게 시작했다. 지난 교감 근무 시절, 퇴직 후 교직 경험을 유의미하게 국가에 환원하고자 글로벌 한국어교사가 되고자 꿈을 꿨다.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한국어 교원 양성 과정(124시간)을 이수한 후, 한국어교육학과에 입학해 한국언어문화학을 전공했고 한국어 교원 2급 자격을 취득했다. 5년 동안 힘든 과정이었지만 중도입국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게 됐으니 공부하길 참 잘했다. 반평생 대한민국 교원으로 근무하며 매년 저출산으로 학생 수는 줄고 그 빈자리를 다문화 학생이 빠르게 채워가는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다문화 학생과 외국인 가정 자녀를 만났다. 그들은 학습 한국어는커녕 한국어 의사소통의 기초 단계인 생활 한국어를 몰라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했다. 너무 안타까웠다. 그리고 학부모이며 다문화 가족인 외국인 및 국제결혼이민자들 역시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지식 부족 탓에 자녀 가정학습지원의 어려움, 학교와 가정 간 자녀 상담 부재, 한국 사회 부적응 모습을 보며 한국어한국문화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오늘도 중도입국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들은 내일의 소중한 한국인! 비록 소소한 한국어 멘토링이지만 하루빨리 한국어를 깨우쳐 자신 있게 말하며 한국 학생들과 밝게 웃으며 지냈으면 좋겠다. 아울러 중도입국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도록 기회를 주어 보람 한가득 안겨준 교육 관계자들과 중도입국 자녀 한국어교실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중도입국 자녀를 대한민국의 미래 인재로 성장시키기 위해 합력하고 있으니 모두 대한민국 교육입국(敎育立國) 역군이다. 김경호 前 수원 영덕초등학교 교장

[기고] 역대 최저 비축미량을 통해 바라본 식량안보

바닥 드러난 정부 비축미, 쌀 모자라 정부미 대량 방출했나, 쌀 수급 불안에 정부 비축미 재고 바닥 지난 두 석 달 동안 몇몇 언론사에 게재된 기사 제목이다. 주요 내용은 정부가 비상 상황을 대비해 저장해 놓은 공공비축비(정부미)의 양이 25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는 것이다. 시장에 쌀이 모자라 정부가 급하게 공공비축미를 공급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 또한 담겼다. 정부는 매년 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우리나라 1년 쌀 소비량의 18% 수준의 공공비축미를 저장한다. 정부는 이렇게 저장해놓은 쌀을 군대 급식 등으로 사용하거나, 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시장에 일정량을 풀어 가격을 조절한다. 그런데 올해 들어 정부가 약 37만t을 시장에 공급해, 정부 비축미는 25년 만에 최저인 14만t이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아직은 쌀 생산량이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쌀 소비량보다 많은 수준이어서 당장 문제는 되지 않지만, 우리는 이 상황을 주의 깊게 인지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공공비축미를 시장에 많이 내놓은 것은 지난해 쌀 생산량이 크게 준 것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 및 자연재해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는 쌀을 포함한 곡물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는 리스크의 증가로 이어진다. 우리나라는 쌀을 주식으로 하기에, 이와 같은 리스크를 인지하고 철저히 대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식량 위험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1980년 69.6%에서 2019년 45.8%로 40년간 23.8%p 감소했다. 이 가운데 양곡 식량자급률은 2010년 54.1%에서 2019년 47.7%로 10년간 6.4%p나 떨어졌다. 또한 2016~2018년 평균 곡물자급률은 22.5%에 불과하다. 반면,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은 곡물을 충분히 생산하며 식량안보를 철저히 하고 있다. 2016~2018년 평균 호주의 곡물자급률은 251.7.6%, 캐나다는 177.4%, 미국은 124.7%로 높은 곡물자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격차가 매우 크다. 인구가 1억명이 넘는 필리핀은 세계 1위의 쌀 수입국이다. 그러나 필리핀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쌀을 자급하고 남은 것을 수출할 정도로 쌀 생산량이 많았다. 하지만 농업 생산성 향상에 투자하지 않고 정부가 식량 자립을 포기하면서 필리핀은 1990년대 이후에는 쌀 수입국이 되고 말았다. 결국, 2008년과 2011년 국제 쌀 가격이 몇 달 만에 두 배나 오르자 필리핀 국민은 식료품 값 폭등으로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필리핀이 겪은 어려움은 우리나라에 큰 시사점을 안겨준다. 우리나라는 경지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다가, 이상 기후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식량 안보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양회술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기고] 코로나로 길어진 실내생활, ‘전열기구’ 사용주의

어느덧 쌀쌀한 바람이 가을의 문턱을 넘어 겨울로 접어들고 있음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11월이다. 겨울은 추위와 건조한 날씨, 그리고 전기히터나 전기장판 등 난로용품 사용이 급증하면서 화재가 가장 자주 발생하는 계절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기다. 화재 발생 통계학적으로 봐도 경기도 전체 화재의 35%가 11월과 12월에 집중되고 있으며 그 중 전기적 요인이 무려 56%나 차지하고 있다. 이에 안성소방서에서는 화재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만들고자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해 시민 공감형 화재예방 분위기 조성 및 시민 맞춤형 소방안전 교육을 시행함으로써 적극적인 화재예방 홍보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또한 계절적 특성과 사회적 이슈 등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화재로부터 인명은 물론 재산피해도 최소화하기 위한 현장 대응능력을 강화하는 등 안성소방서에서는 화재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키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전기장판, 온풍기, 난방기 등 각종 전열기구 사용이 급증하면서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가 우리 주변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전기화재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화재 발생 초기에 신속히 전원공급을 차단함으로써 화재의 연소확대를 방지할 수 있다. 기존 분전반이나 배전반에 설치된 누전차단기와 배선용 차단기는 과전류나 정상적이지 못한 통전상태에서만 효과가 있기에 전기화재의 가장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는 야크(불꽃)를 감지해 전기를 차단해 줄 수 있는 아크차단기 설치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전기화재에 이어 겨울철 주요 화재요인 중 하나가 바로 전열기구의 부주의한 사용이다. 3년 전 고시원에서 전기난로가 침구류로 넘어지면서 착화돼 고시원 영업장 전체로 불길이 번져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던 안타까운 화재사고도 있었다. 특히 전기장판은 접어두거나 켜둔 채로 외출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장기간 보관으로 오래 접어두면 내부 열선이 꼬이거나 손상돼 전기 누전이나 합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이불을 깔아놓고 장시간 사용하면 열이 축적되면서 내부온도를 상승시켜 장판 내부의 열선 피복을 녹여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라텍스 재질의 침구는 열 흡수율이 높고 열이 축적되면 잘 빠져나가지 않아 화재위험성을 더욱 높이므로 절대 전기장판과 같이 사용해서는 안 된다. 난방기구는 반드시 안전인증을 받은 규격제품을 사용해야 하며 온풍기와 같은 고정 전력소모가 많은 전자제품은 반드시 콘센트에 직접 연결해 사용하는 것도 바람직한 화재예방 방법이다. 대형화재의 원인은 사소한 부주의와 무관심에서 시작되기에 철저한 안전의식과 생활화된 안전수칙 준수로 모두가 행복한 겨울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고문수 안성소방서장

[기고] 경기도표 민생정책은 계속돼야 한다

경기도 지사직이 공석으로 남아있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이재명 전 지사가 사퇴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재명 전 지사가 중점적으로 펼쳤던 민생정책들이 지속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19 비상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실행됐던 민생정책들의 연속성이 훼손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재명 지사는 재임기간 동안 의회와의 협치를 통해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다양한 민생정책 시행으로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도민들에게 큰 힘을 주었다. 백미는 코로나19라고 하는 미증유의 국난을 맞아 경기도에서 선도적으로 펼친 재난기본소득이었다. 경기도가 재난기본소득을 선도적으로 실시했고, 곧이어 중앙정부의 전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이끌어내 빈사상태에 빠진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재난기본소득 지급 이후 BC카드 가맹점 매출액이 전년도 대비 39.7%가 늘었고, 소상공인 매장소비가 1.7배나 증가했다. 지역화폐를 통한 소비지원금, 여성청소년 기본생리용품 보편지급, 초등학생 치과주치의 제도, 청소년 교통비 지원, 코로나19 극복 통장 확대 등 민생정책들은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머리를 맞댄 결과였다. 의회와의 협치가 빛을 발한 것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 정책들도 있었다. 먹거리그냥드림코너는 코로나19로 인해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현대판 장발장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소중한 목숨줄이 되었다. 배달특급은 플랫폼 업체들의 독점을 혁파하고, 배달수수료를 절감하여 소상공인들의 매출증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반칙과 특권이 없는 경기도, 경제적 기본권이 보장되는 경기도를 이끌던 선장이 더욱 큰 함대를 이끌기 위해 배를 갈아탔다. 이제 배가 순항하는 것은 선원들의 몫이 되었다. 무엇보다 도정공백 없이 경기도호를 이끌기 위해서는 오병권 권한대행을 비롯한 공직자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다행히도 오병권 권한대행은 기자들과의 정담회에서 민선 7기 핵심가치가 지속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공직자들의 기강 확보 및 의회와의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유일교섭단체 대표의원으로서 오병권 권한대행의 입장을 환영한다. 경기도민들이 누리던 민생과 혁신정책들은 변함없이 계속돼야 한다. 132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함께하고, 힘을 보탤 것이다. 박근철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특별기고]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지자체 힘 쏟아야

2020년도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합계출산율 0.84명.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구절벽 앞에 선 우리나라의 현주소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가 지속되면서 정부 차원은 물론 우리 남양주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돌파구를 쉽사리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저출산의 근본적 원인 중 하나로 꼽는 것이 자녀 양육, 보육의 어려움이다. 이전과 비교하면 각 가정의 자녀 수는 줄었지만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지출되는 비용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과거 집 앞마당이나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떼 지어 어울리며 놀던 기억은 이미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으로 변한 지 오래다. 요즘처럼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영상 매체나 놀이 교구 등이 쏟아져 나오는 홍수 속에서 우리의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시는 영유아 가정의 고민에 작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시대의 변화와 이용자 니즈(Needs)를 반영한 시설 조성과 프로그램 발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새 모습으로 태어난 국내 최초 프로젝트형 놀이시설 도르르가 대표적 결과물이다. 호평동 체육문화센터 별도 건물에 자리 잡은 이 공간은 세계 우수 보육 철학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레지오에밀리아 접근법(태어날 때부터 아이들이 가진 잠재력, 재능, 창의성을 인정하고00A0단순 지식 전달이 아닌 또래와의 협력과 문제 해결을 통해00A0아이들 스스로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탐색하며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개인별 특성을 존중하고 고민하는 교육 방법)을 담아냈다. 2019년 시 관계자들과 함께한 유럽 정책연수에서 영유아기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보육 환경 조성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확인했고, 이후 남양주의 아이들이 건강하고 쾌적한 보육 환경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이 공간을 조성하게 된 것이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들이 이미 만들어진 기성 장난감과 놀이도구를 사용하기보다 종이, 블록, 빛, 색상 등 다채로운 소재를 중심으로 기획되는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 탐색하고 놀이로 창작해 보며 사고를 키워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의 놀이권 보장! 최근 우리 시가 또 하나의 복지혁신을 그려가는 부분이자 시의 보육 철학이다. 아이들이 사회적 격차 없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올해 7월 시설 리모델링 준공을 하고서도 코로나19 거리두기 단계 상향이라는 장벽 앞에 정식으로 문을 열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코로나19 정체기 속에서도 아이들의 성장은 계속되기에 소중한 영유아 시기를 조금이라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1일 1개소 참여 특별 시범운영을 진행해 그동안 억눌린 아이들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었다. 남양주시는 이와 함께 지난 9월부터 시ㆍ공간의 제한을 뛰어넘는 찾아가는 장난감도서관 사업도 시작했다. 현재 관내 3개의 장난감도서관이 있지만 넓은 남양주 전체 영유아 가정을 소화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면이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이동형 장난감도서관을 추진했다. 원하는 곳까지 배송하고 반납할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사업 시기상 아직 이용자 수가 많진 않지만 향후 점차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와 부모가 놀이시설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일하는 보람을 느끼는 한편 지자체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며 다양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복지 서비스를 확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남양주를 만들어 가기 위해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좀 더 나은 영유아 복지를 고민해 본다. 조광한 남양주시장

[기고] 김장으로 ‘농촌·이웃사랑’ 채워봅시다

11월22일은 정부가 정한 김치의 날이다. 일 평균 기온이 4℃ 이하이고 일 최저기온이 0℃ 이하로 유지될 때 김장을 하면 가장 맛있다고 하니, 마침 이날이 소설(小雪)인 모양이다. 정부에서는 김치의 우수성을 국내외 홍보하고 김치에 대한 자긍심 고취와 김치 수출 촉진을 위해 지난해 법정기념일로 정하고, 제1회 기념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김치를 구매해 먹는 가정이 많아지고 있지만 김장을 직접 담근다는 소비자 비율이 62%에 이르는 것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조사해 발표한 바 있다. 최근 김장 풍경도 많이 바뀌어 배추를 직접 절이는 것보다는 절임배추를 구매해 양념을 버무리는 가정이 더 많고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절임배추를 농가에서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농가소득에도 김치가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올해에는 8월의 잦은 비와 10월 고온으로 배추의 생육이 좋지 않아 농민들의 걱정이 많다고 한다. 반대로 고추는 너무 생산이 늘어 건고추 산지가격이 작년보다 44.5% 낮아져 한숨이 깊어진다고 한다. 경기도는 김장배추 재배면적이 전국 광역 지자체 중 두 번째로 넓고, 재배농가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다. 경기도에서는 배추농가의 소득 안정과 소비자에게 안전한 절임배추를 공급하기 위해 농가의 절임배추 생산시설 개선 지원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식당에서 반찬으로 내어놓는 김치는 아는 바와 같이 수입산 김치가 대부분이다. 100% 국산 재료로 만들어진 김치를 사용하는 음식점이 늘어날 수 있도록 경기도에서는 대한민국 김치협회 등과 연계해 국산김치 자율표시제 홍보도 추진할 예정이다. 행정에서의 정책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가정에 있는 김치냉장고를 직접 담근 김치로 채우고, 국산김치를 사용하는 음식점을 애용한다면 가족의 건강뿐만 아니라 우리 농업의 미래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김치를 담그지 않고 얻어먹는다는 가정도 6%가 넘는다고 한다. 올해에는 김장을 한 포기 더 담아 이웃과 나눠 먹으면서 농촌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하면 코로나로 어려운 이 시기를 좀 더 따뜻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김치의 날을 맞이해 생각해 본다. 황인순 경기도 농식품유통과장

[기고] 소와 지구온난화

소는 인간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동물이다. 소는 살아서는 농사일을 돕고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등 힘든 일을 도우며 죽어서는 영양분을 제공한다. 문제는 소도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2021년 세계기상기구 발표에 의하면 2020년엔 대기 중 이산화탄소 평균농도가 413.2ppm으로 2019년보다 2.5ppm 늘었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2010년에서 2019년까지 10년간 연평균 2.4ppm씩 증가했었던 것을 넘었다는 점이다. 실로 심각한 상황이라 한다. 메탄가스, 프레온가스, 폴리염화폐비닐, 유불화 유황, 이산화질소, 이산화탄소 등 여섯 가지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가 66%의 온실효과를 차지하는 점에서 중시하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농도가 400ppm을 넘게 되면 기온도 크게 상승 지구온난화가 급속도로 진행, 생태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거라 했다. 그런데 2010년 중반 이후 400ppm을 훌쩍 넘어 2020년에 413.2ppm으로 기온 또한 평균 2도를 넘었다.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크게 증가하는 원인은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의 대량 소비를 들 수 있다. 그 외에도 소 등 동물의 영향을 빼놓을 수가 없다. 그뿐만 아니라 아마존 남동부지역의 산림벌채, 대규모화전, 아프리카 등 사막화의 영향이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영향이 크며 다음으로는 소 등 축산시설이다. 소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세계 농지 중 67%가 사료작물재배 및 목초지로 사용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식량작물재배에는 27%가 사용된다. 축산 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온실가스배출량의 14.5%를 차지한다. 그 중 소 한 마리가 방귀나 트림을 통해 배출하는 양이 1년이면 70~100㎏의 메탄가스를 배출하며 이산탄소를 1년에 2천300㎏ 배출한다. 전 세계에서 사육하는 소가 15억마리로 그 소가 1년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34억5천t이다. 한국이 1년 동안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의 다섯 배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양이다. 자동차운행 등 화석연료 사용량을 최대한 감소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고기 소비를 위한 사육도 줄여야 한다. 지금 지구가 대기 중 온실가스로 해수면이 상승해 육지가 잠식되고 자연발아 된 불이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거나 폭염, 폭우, 폭설, 지진, 화산폭발 등에 의한 재난이 그치지를 않고 있다. 한국만 해도 2020년 여름이 20일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지는 온난화 추세다. 소고기 소비 감소 지구온난화를 저지하는데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기고] 친환경 농산물과 환경보호의 가치

202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핫 이슈의 단어를 선정한다면 친환경이란 단어를 먼저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 산업 발전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지구 환경을 후대에 물려주고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부터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함께 저렴한 식량 생산을 위해 화학 농약이나 비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토양이나 수질 오염 등 가장 기초적인 농업환경 문제에 직면하면서부터 출발했다. 이러한 문제를 미리 예측하여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친환경 농업에 관심을 두고 7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으며, 환경보호를 위해 얼마나 지속적으로 공헌하는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농업의 환경보호 기능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친환경농업 육성법을 제정ㆍ시행했다. 이에 친환경 농산물의 표시 사용 신고제를 도입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농업 정책의 첫발을 내딛는 정부 차원의 관심을 기울였으며, 현재는 화학농약과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산물 인증부터 화학농약은 전혀 사용하지 않지만 화학비료는 권장량의 3분의 1만 사용하도록 하는 무농약농산물 인증 등 인증 제도를 운영하면서 친환경 농업 관리에 내실화를 기하는 등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친환경 인증 제도가 본격 시행한 20여년을 돌아보면, 초창기 개인의 건강 유지를 위해 친환경 농산물을 구매하였다면, 지금은 지구환경 보호를 위해 도움이 되고자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한다 는 인식의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2010년대부터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친환경 학교급식을 활성화시켰다면 지금은 친환경 농산물을 먹음으로 환경보호를 실천한다 라는 구호 아래 학교 교육을 병행하여 어릴 때부터 환경보호 가치관의 습관화 형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교육ㆍ홍보를 추진하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은 친환경 인증 농산물을 국민이 믿고 신뢰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정부기관이다. 농관원은 생산 농업인들이 친환경 인증기준을 준수하여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농업지도와 함께 연간 12만여 건의 검사를 진행함으로써 일반재배 농산물이 친환경 인증 농산물로 둔갑되지 않도록 철저한 감시와 관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프로그램으로 친환경 위반여부를 자동으로 검색해 온라인으로 유통하는 친환경 인증품에 대한 사전 지도 및 단속 등을 시범적으로 추진하여 생산부터 유통을 거쳐 최종 소비까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렇듯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는 모든 국민이 친환경인증 농산물의 환경 보호적 가치에 마음 놓고 소비하고, 이러한 소비가 친환경인증 농산물 생산 활성화를 견인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한종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장

[특별기고] 산업현장의 고령화와 청년 공동화 극복 방안

오기섭 상임부회장 회사가 점점 늙어가고 있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없어요. 직원 50여 명이 근무하는데 절반이 50대 이상입니다. 20~30대 직원이요? 사무직 빼면 5명 정도밖에 안 돼요. MZ세대 관리하기 어렵다고 해도 일단 지원이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깊은 한숨을 쉬며 걱정하시던 어느 기업 대표님의 말씀이다. 중소기업 대부분 상황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젊고 우수한 인재들을 수혈하여 회사에 새로운 역동성을 불어넣으려고 하지만 20~30대 청년들의 입사지원서조차 받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어렵게 젊은 인력을 채용한다 해도 조기 퇴사하는 인력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입사 1년 이내 조기 퇴사율은 42.2%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산업현장의 고령화와 청년 공동화(空洞化) 현상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임은 물론 국가성장의 발판인 뿌리산업의 위기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 중 하나가 고용노동부와 교육부의 핵심 정책인 고교단계 일학습병행(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제도이다. 특성화 고등학생들이 학교와 기업을 오가면서 학교에서는 이론교육과 기초실습을 진행하고, 기업에서는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심화 기술을 익히도록 한 후 졸업과 동시에 우수기업에 취업할 수 있게 한다. 회사는 젊고 우수한 인재를 선점하여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훈련을 통해 양성한 후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고, 학생들은 우수한 기업에 취업하고 학위 취득과 병역특례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기업 담당자들과 특성화 고등학생들의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장점이 있는 고교단계 일학습병행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체계적 도제준비과정(잡마켓)이 필요하다. 도제준비과정이란 기업들과 학생이 제도 도입에 앞서 상호 정보를 공유하고 기업 견학과 직무체험, 면접 등을 거쳐 기업은 적합한 인재를, 학생은 원하는 기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한 정보를, 기업은 채용하고자 하는 학생에 대한 정보를 각각 파악함으로써 구인구직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미스매칭을 해소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6~8월까지 62개 특성화고를 대상으로 도제준비과정을 운영해 1천403명의 학생이 젊은 인재 채용을 원하는 730개 기업에 취업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부터 경기도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설치기관 경기경영자총협회)는 경기지역 우수 특성화 고등학교인 두원공업고등학교 학생 300여 명을 대상으로 원활한 도제준비를 위한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해 왔다. 현장체험 및 졸업생 특강, 기업 임원 특강 등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진로를 설계하도록 돕고, 경기지역 기업들이 젊고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여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고교단계 일학습병행 제도와 원활한 도제준비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은 경기도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서 충분한 안내와 참여 신청방법을 자세히 알려주는 만큼, 경기지역 기업들이 산업현장의 고령화와 청년 공동화(空洞化) 현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람이다. 오기섭 경기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ㆍ법학박사

[기고] 요양보호사는 또다른 소중한 가족, 지원 방안 찾아야

토요일 이른 아침, 아내는 아흔일곱살 고령인 어머니를 찾아뵈러 버스를 탄다. 매일 수시로 어머니의 일거수일투족 챙기려 통화한다. 특히 요양보호사와는 집중 통화한다. 어머니께서 식사는 제대로 하셨는지, 약을 복용했는지, 건강에 이상 없는지 묻고 또 묻는다. 지켜보는 나는 아내도, 요양보호사도 참 좋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는 지난 2018년에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오는 2026년에는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고 한다. 정부는 급격한 고령 인구의 증가에 대응하고자 2008년 7월에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했다. 제도 시행 13년, 아직 보완하고 개선할 점이 많으나 우리나라에 요양원이 널리 보급되고, 어르신 돌봄 서비스를 활발히 하고 있다. 요양보호사는 초기에는 일정 교육만 이수하면 자격을 취득했지만, 2010년부터는 시험을 통해 국가전문자격증을 취득했다. 지난 8월 7일 제36회 요양보호사 자격시험 응시자는 총 7만6천655명으로, 2010년 제1회 시험을 친 3만6천968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10차례 시험의 평균 합격률은 87.7%이고 누적 합격자 수는 118만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런데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자는 많아도, 일손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하는데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CBS 노컷뉴스가 보건복지부에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올 6월 기준 전국 요양보호사 근무자는 51만3천여명이다. 자격시험 누적 합격자 수와 비교해보면 절반도 채 일하지 않는 셈이다. 매년 현직자 수가 꾸준히 증가했지만 늘어나는 돌봄 수요를 따라가진 못하는 것은 요양보호사 10명 중 8명이 5060대인 실버 세대로 장기근속이 어려운 탓도 있다. 요양보호사는 보호대상자로부터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하거나 언어폭력 등의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와 도둑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다. 특히 치매를 앓는 보호대상자는 오해를 받는 일은 다반사이다. 보호대상자 가족들은 요양보호사를 단순히 가사를 도와주는 사람이나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문성을 가지고 어르신의 삶을 향상시키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다른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김경호 前 수원영덕초 교장

[기고] 천고인비 계절 가을 ‘건강 챙기기’

김주영 천고마비(天高馬肥) 가을은 높은 하늘 아래 말뿐만 아니라 사람도 덩달아 살찌게 하는 천고인비(天高人肥)의 계절이다. 요즘 공중파 요리방송에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전어와 대하로 집 나간 입맛을 돌아오게 한다. 여러 코스요리로 사람들의 입맛을 제대로 자극한다. 추석에 순간 방심한 탓에 포기해버린 나의 식단, 그리고 뱃살.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과 움츠러든 몸을 위해 야식을 순식(瞬?)해 버린다. 그리고 배달 업계의 명언인 불편한 진실을 보고 후회한다. 치킨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 이렇듯 가을은 살찌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과연 피할 수 없는 숙명 앞에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것인가? 상식적으로 대부분 여름보다 가을에 살이 더 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라고 한다. 우리의 몸은 체온을 유지하려고 하기 위해 체온이 떨어지면 내부 활동인 기초대사량을 높이려고 열에너지를 발생시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날씨가 추워지면 주변 온도가 낮아지므로 일정한 36.5도를 유지하고자 더 많은 열에너지를 발생시키려 한다. 다이어트 관점에서 외부 활동으로 소모하는 열량이 크면 클수록 기초대사량과의 차이만큼 효과가 좋은 것이다. 그러면 어떠한 외부 활동이 깊어가는 가을 하늘에 최적의 다이어트 운동은 무엇인가? 필자는 당연히 걷기와 산책을 추천한다. 걷기 운동의 주요 효과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ROI(Return on Invest), 가성비가 좋다. 첫째, 비타민D가 필요한 골다공증 관리에 좋다. 바른 자세로 걸으면 심호흡이 가능하고 어깨ㆍ목의 긴장을 풀어주며 허리ㆍ골반의 통증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휴식을 취한 가벼운 운동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들어 소화 불량에 도움을 준다. 셋째, 우울증,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하다. 햇볕을 쬐며 30분 이상 걷게 되면 멜라토닌, 세토로닌 분비가 늘어나 기본전환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넷째, 고혈압과 치매예방에 탁월하다. 규칙적인 걷기 운동은 혈액순환을 도화 심장기능을 개선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체중 감량에 탁월하다. 걷기는 체내 지방을 감소시키고 젖산의 분비가 다른 유산소 운동보다 덜해 오래 운동할 수 있게 된다. 자신만의 목표 설정도 가능하다. 직장인이라면 점심 식후 15~20분을 걷는 것을 추천한다. 혼자 걷거나 익숙해져서 빠르게 걷는다고 하면 대략 5㎞ (3.1마일)정도가 나오는 거리다. 시간적 여유가 있거나 주말 연휴에는 가족들과 천천히 한 시간 정도 걸으면 역시 5㎞로 정도를 걸을 수 있게 된다. 김주영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책임연구원

[기고] 부산을 향한 단 1분의 시간

지난 10월11일, 미국인 듀언 듀이(Duane Dewey)가 8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낯선 한 외국인의 죽음은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느낄 수도 있지만, 국가보훈처장은 이날 조전과 추모패를 보내 애도를 전했다. 듀언 듀이는 6ㆍ25전쟁에 참전해 1952년 4월 판문점 부근의 전투에서 적의 수류탄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 부대원의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한 참전용사다. 듀언 듀이처럼 타국에서 대한민국의 자유평화와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한 참전용사를 기리는 날이 있다. 바로 11월11일,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이다. 이날 국가보훈처에서는 부산을 향하여 1분간 묵념하는 행사(이하 턴투워드부산)를 통해 6ㆍ25전쟁에서 전사한 3만7천902명의 유엔전몰장병들을 22개 참전국과 함께 추모한다. 턴투워드부산은 범세계적 추모 캠페인으로 2007년 캐나다의 6ㆍ25전쟁 유엔참전용사인 빈센트 커트니가 대한민국 현지 시각에 맞춰 동시 묵념 및 추모 행사를 제안해 그해 11월11일 제1회 추모 행사가 개최됐다. 제2회 추모행사가 열린 2008년부터는 국가보훈처 주관 행사로 격상됐으며 2020년 3월24일에는 유엔참전용사 명예선양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특히 대한민국의 유엔가입 30주년 및 유엔기념공원 조성 70주년을 맞이한 올해 중앙행사에서는 6ㆍ25전쟁에서 전사해 2016ㆍ2017년 파주 일대에서 발굴된 영국군 무명용사 3구의 유해가 70년 만에 안장되는데, 유엔참전용사의 유해가 국내에서 발굴된 뒤 안장되는 첫 사례로 매우 뜻깊은 의미를 가진다. 경기남부보훈지청에도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을 맞이해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6ㆍ25전쟁 유엔참전 전몰장병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고 유엔참전의 의미를 자라나는 미래세대에게 알리는 계기를 마련해 나라 사랑의 마음을 북돋기 위해 유엔참전용사에게 전하는 감사의 편지쓰기 보훈콘텐츠와 그들이 지켜낸 자랑스러운 태극기 피규어로 꾸미는 테라리움 힐링프로그램을 결합한 행사를 기획했다. 또 6ㆍ25 참전용사 등 국가유공자가 거주하는 수원시 소재의 보훈원에서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과 공헌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관내 학생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지는 문화예술공연을 진행한다. 70년 전 인종, 언어 심지어 종교도 다른 전 세계 각국의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평화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하나가 됐다. 그리고 이들은 낯선 땅 위에서 꽃다운 젊음을 명예롭게 바쳤다. 유엔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들에게 고마움을 전할 시간은 아직 늦지 않았다. 다가오는 11월11일 오전 11시!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대한민국의 부산을 향하여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과 거룩한 헌신을 기억할 것이다. 이날 우리 국민 모두 한마음으로 추모 묵념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이 모두의 가슴속에 의미 있는 기념일로 자리 잡길 소망한다. 박용주 경기남부보훈지청장

[기고] 세렌디피티를 찾는 방법

1754년 영국의 작가이자 정치가였던 호레이스 월폴(Horace Walpole)은 소설에서 새로운 단어를 하나 만들었다. 의도치 않은 것에서 뜻밖의 발견을 해내는 지혜로운 사람을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고 표현한 것이다. 세렌디피티는 단순한 운과는 다르게, 훈련한다면 더 많은 기회와 운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렌디피티는 예상치 못한 만남이나 정보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지렛대로 활용하는 능력이자 기술이다. 세렌디피티를 찾는 방법으로 첫 번째, 인생에 행운이 들어올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세렌디피티 코드를 간파하는 사람들이 원래부터 운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세상을 보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연구결과와 제품들, 그리고 수많은 아이디어가 그렇게 만들어졌다. 결국 준비하지 않으면, 또 노력하지 않으면 뜻밖의 상황은 흘러가게 되고 세렌디피티는 그냥 지나치게 된다. 두 번째, 방향 감각이 있어야 한다. 예기치 못한 기회가 오더라도 방향은 알고 있어야 한다. 방향 감각이 있어야 세렌디피티를 경험하고 더 나은 결과를 낸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세렌디피티는 그냥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쟁취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저 열린 마음을 가진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내향적인 사람들보다는 외향적인 사람들이 더 잘하는 측면도 있다. 가급적이면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그 사람들과 자주 연락을 하는 것은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세 번째, 모든 가능성을 연결해봐야 한다. 발표된 초기에 논란이 된 논문이 있다. 미국의 프린스턴대학교 화학과의 데이비드 맥밀런 교수와 동료가 낸 논문이다. 그들은 여기에서 세렌디피티를 가속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즉 우연을 가속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왜냐하면 세렌디피티는 확률에 근거하기 때문에 통계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 뜻밖의 행운이라는 것은 반드시 존재한다. 그리고 그 행운을 가져가는 사람은 적어도 노력하는 사람일 것이다. 철저히 데이터에 바탕을 둔 과학 연구에서도 우연의 힘이 작용한다. 과학계의 중대한 발견 중 50퍼센트 정도는 우연한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뜻밖의 행운, 즉 세렌디피티를 잡느냐 마느냐가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우연으로 일어난 일들을 기회로 만든 사람들이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고 노력을 한다면 세렌디피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얼마든지 찾을 수 있고 만들 수 있다. 행운은 누군가에게만 찾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호 농협청주교육원 교수

[기고] 화석정, 보전 넘어 복원으로

차문성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올해 초 화석정 인근 80m에 군벙커가 들어서자 시민단체들이 앞장서 화석정의 온전한 보존을 외쳤다. 얼마 전 군부대와 파주시의 협의에서 군벙커 시설은 전망대로 전용하고 차선 확보, 주차장 시설 확충으로 결론을 지었다. 기존 군 시설물에는 파주시 문화유산 지도가 그려지는 등 민관군 거버넌스의 모범적인 사례가 되었다. 근래 들어 각 지자체에서는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 복원정비사업에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 역사문화도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화석정이 가진 의미를 되새기면서 민관군의 상생을 말해볼까 한다. 화석정이 온전히 복원되돼 할 이유는 수없이 많다. 지금도 널리 유포돼 있는 구비설화, 임진왜란과 율곡의 선견지명은 화석정이 파주시민만의 것이 아니라 일제에 항거한 우리의 민족정신이며 자존심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율곡 선생이 어떠한 분이기에 8년 뒤를 예견한 전설이 불현듯 나온 것일까. 기호유학 종장으로의 율곡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의 마지막 삶은 마치 죽은 제갈량이 산 중달을 이긴 것과 같았다. 율곡은 경연에서 양병설을 주장했고, 죽음을 앞두고는 북변으로 가는 서익에게 육조방략을 주어 나라의 안위를 염려했다. 이런 이유로 화석정 스토리는 일제강점기 때 각색돼 민간에 유포될 수 있었다. 최초의 기록은 1923년 조선일보에 언급됐고, 1929년과 1932년 동아일보 파주지국장인 홍천길의 기사에 지금과 같은 설화가 소개됐다. 화석정에 관한 율곡의 이야기는 단순히 구비설화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일제에 항거한 민족의 자존심과 역사의식에 관한 것으로 그 중심에 바로 율곡과 화석정이 있는 것이다. 임진왜란과 6202225 때 두 번 참화를 겪은 후 1966년 지역 유림의 성금으로 중건됐다. 의주길에 있는 화석정은 무려 300회나 시문집에 언급돼 건물의 주변 경관만이 아니라 율곡의 도학과 애민정신이 남겨진 곳임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화석정은 파주시가 계획한 디지털전시관 외에도 화석정의 올곧은 복원 건물을 통해 교육과 체험, 활용의 장소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현재 37번 국도의 소음으로 인해 별서정원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바라건대, 공원형 지상터널을 만들어 꽃과 괴석이란 본래 화석(花石)의 의미를 되살리는 것이 진정한 거버넌스일 것이다. 차문성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기고] 자연과 진정한 동행을 꿈꾸게 하는 K-water形 물 환경관리

물은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생존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자원으로 깨끗한 물을 확보하는 것은 생태계의 건강성 확보에 핵심적인 요소이며, 인간에게도 위생과 안전의 문제와 직결된다. 역사적으로 큰 강들은 세계문명의 발상지가 되었으며, 현대 대부분 도시들도 큰 강을 끼고 형성되어 있다. 더욱이 깨끗한 물은 모든 산업의 가장 기초적인 생산요소로서 경제발전의 중요한 인프라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30여 년간 대규모 투자와 환경규제의 강화, 혁신적인 정책 도입과 과학기술 발전에 힘입어 성공적인 물 환경 관리 제도를 정착시켰고 이는 경제사회적 발전을 견인해왔다. 그러나 많은 수계에서 난분해성 유기물질은 여전히 증가 추세이고 일부 상수원의 수질은 좋음(Ⅰ)등급에 미달하고 있으며, 가축분뇨 및 농업비점오염 관리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반면, 생활수준의 향상과 물 환경에 대한 인식 제고로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와 이로 인한 혜택을 향유하고자 하는 국민적 요구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강은 7개 광역시도 2천600만 시민들의 일상에 늘 함께하는 강으로 그 가치와 중요도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한강유역에서는 해마다 맛냄새물질이 검출되고 있으며, 여름철 강우 시기 고랭지 흙탕물의 소양호 유입, 충주호 중상류 하천의 녹조 발생, 강우 시 횡성호의 유기물 및 총인농도 증가 등도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수질 오염물질은 유역 전체로부터 유입되므로 유역을 연계한 수질관리가 필수적이며, 오염원의 수계 유입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따라 주요 수질관리 정책이나 계획은 유역 비점오염원 관리와 사전예측, 예방적 관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K-water는 유역 내 오염발생원을 더욱 철저히 관리하고 수계단위 유역관리대책을 수립하여 환경부, 지자체 등 관련기관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력하여 비점오염원 저감 사업, 신규 유역관리사업 발굴 및 시행 등 유역 물관리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K-water 한강유역본부는 첫째로 2025년까지 소양강, 충주, 횡성댐 등 한강유역 모든 댐의 수질개선으로 매우좋음(Ia)등급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수질현황, 오염원, 지역현안 등 유역특성을 고려하여 댐별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목표수질 달성과 생태가치 향상을 이루고자 한다. 둘째로, 댐 상류 지역 거버넌스를 활용하여 주민과 환경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오염원 줄이기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자율환경관리 활동 등을 시행하고 있다. 소양강댐 상류지역 하천쓰레기의 상시 수거관리를 위해 인제군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하여 깨끗한 하천환경 유지와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으며, 유역 내 타 댐에도 확장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셋째로, 민학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강유역 물 환경의 지속 가능한 수질과 생태계 보호 협력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수생태계 건강성을 확보한 물 환경의 조성이 계속 이루어지겠지만, 자연과의 진정한 동행을 위해서는 더욱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K-water形 유역 물 환경관리 체계의 성공적 정착으로 건강한 자연이 우리와 진정한 동행을 할 수 있는 그날이 속히 오기를 꿈꾸어본다. 박현철 K-water 한강유역관리처장

[기고] 파주가 꿈꾸는 도시

파주시 도시발전국 이수호 국장 파주는 지난 10년 새 인구가 급격히 증가한 도시 중 하나다. 전국적으로 인구가 2.29% 증가할 때 파주는 32.8%가 늘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파주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 있다. 2000년 교하지구를 시작으로 운정신도시 등 연이어 개발되면서, 파주는 그야말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개발은 파주의 터줏대감들에게 또 다른 고민을 안겨주기도 했다. 거주지가 더 이상 도심이 아닌 구도심이라 불리고, 그렇게 낙후돼버린 터전에 계속 머물기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어느 지역이 그러하듯, 파주 역시 구도심이 된 터전을 떠나는 주민들이 하나 둘 생겨났다. 이에 파주시는 원도심을 살리기로 결단했다. 상생을 위해 시가 나서야 할 때라고 여겼다. 그렇게 민선 7기 파주시는 2018년 10월 도시재생과를 만들었다. 이듬해 5월 도시재생 전략계획을 수립하고 10월 도시재생지원센터도 만들었다. 동시에 도시재생의 길을 함께 할 주민들을 모집했고 8개 지역이 재생돼 갔다. 어느덧 3년이 지났다. 시는 도시재생의 성과를 모았고, 3일 시민들과 함께하는 대축전을 연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선정된 금촌동의 사업 착공식을 시작으로, 도시재생포럼과 대표적으로 재생에 성공한 지역도 소개한다. 평화도시 문산, 축제도시 법원, 역사도시 파주 등 재생이 된 마을들은 오랜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도시재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신도시가 생겨나고 자족도시로 성장하듯, 재생사업은 계속된다. 나아가 2040 파주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할 때부터 지역 맞춤형 전략을 세우는 등 주민이 참여하는 정책을 펼친다. 물론 앞으로도 큰 비용과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정든 터전을 옮기지 않고 자녀와 손자와 함께 살 수 있는, 그런 터전이 될 것이다. 파주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하는, 대표적인 상생의 도시가 되길 기대한다. 이수호 파주시 도시발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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