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합계출산율 0.84명.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구절벽 앞에 선 우리나라의 현주소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가 지속되면서 정부 차원은 물론 우리 남양주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돌파구를 쉽사리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저출산의 근본적 원인 중 하나로 꼽는 것이 ‘자녀 양육, 보육의 어려움’이다. 이전과 비교하면 각 가정의 자녀 수는 줄었지만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지출되는 비용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과거 집 앞마당이나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떼 지어 어울리며 놀던 기억은 이미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으로 변한 지 오래다. 요즘처럼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영상 매체나 놀이 교구 등이 쏟아져 나오는 홍수 속에서 우리의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시는 영유아 가정의 고민에 작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시대의 변화와 이용자 니즈(Needs)를 반영한 시설 조성과 프로그램 발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새 모습으로 태어난 국내 최초 프로젝트형 놀이시설 ‘도르르’가 대표적 결과물이다. 호평동 체육문화센터 별도 건물에 자리 잡은 이 공간은 세계 우수 보육 철학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레지오에밀리아’ 접근법(태어날 때부터 아이들이 가진 잠재력, 재능, 창의성을 인정하고<00A0>단순 지식 전달이 아닌 또래와의 협력과 문제 해결을 통해<00A0>아이들 스스로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탐색하며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개인별 특성을 존중하고 고민하는 교육 방법)을 담아냈다. 2019년 시 관계자들과 함께한 유럽 정책연수에서 영유아기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보육 환경 조성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확인했고, 이후 남양주의 아이들이 건강하고 쾌적한 보육 환경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이 공간을 조성하게 된 것이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들이 이미 만들어진 기성 장난감과 놀이도구를 사용하기보다 종이, 블록, 빛, 색상 등 다채로운 소재를 중심으로 기획되는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 탐색하고 놀이로 창작해 보며 사고를 키워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의 놀이권 보장! 최근 우리 시가 또 하나의 복지혁신을 그려가는 부분이자 시의 보육 철학이다. 아이들이 사회적 격차 없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올해 7월 시설 리모델링 준공을 하고서도 코로나19 거리두기 단계 상향이라는 장벽 앞에 정식으로 문을 열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코로나19 정체기 속에서도 아이들의 성장은 계속되기에 소중한 영유아 시기를 조금이라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1일 1개소 참여 특별 시범운영’을 진행해 그동안 억눌린 아이들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었다.
남양주시는 이와 함께 지난 9월부터 시ㆍ공간의 제한을 뛰어넘는 ‘찾아가는 장난감도서관’ 사업도 시작했다. 현재 관내 3개의 장난감도서관이 있지만 넓은 남양주 전체 영유아 가정을 소화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면이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이동형 장난감도서관을 추진했다. 원하는 곳까지 배송하고 반납할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사업 시기상 아직 이용자 수가 많진 않지만 향후 점차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와 부모가 놀이시설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일하는 보람을 느끼는 한편 지자체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며 다양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복지 서비스를 확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남양주’를 만들어 가기 위해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좀 더 나은 영유아 복지를 고민해 본다.
조광한 남양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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