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자춘추/지방분권화와 지역경제

지방분권화와 지역경제 /성남상공회의소 사무국장 전태경 최근 10여년간 국가간 무역장벽이 사라지면서 세계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란 우리제품을 세계시장을 상대로 수출하는 국제화와 외국상품을 받아들이는 개방화를 합친 개념이다. 세계화는 강자를 위한 논리가 지배하는 경제구조로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이 혜택을 보는 체제를 의미한다. 한국과 같이 대외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이 조류에 동승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설자리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이렇게 세계화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추진되다 보니 그의 반발 작용으로 나타나는 것이 몇 개의 나라가 뭉치는 블록(block)화 현상이다. 이러한 새로운 변형 보호주의 방식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NAFTA, 유럽을 중심으로 한 EU,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ASEAM을 블록으로 만들어 일종의 보호주의 장벽을 만들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세계화에 맞설 수 있는 방안으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경제구조를 지방기업의 대외경쟁력 강화차원에서 강력한 지방분권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자치입법권을 활용하여 지역 기업에 탄력세율을 적용해 그 지역의 여건에 맞는 특정산업에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한 것은 지방화 촉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재 1조원 규모의 중소기업정책자금을 중소기업의 연구개발비로 지원하면 지방마다 지역경제의 특색을 살릴 수 있으며 지방분권화는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경제의 중심에 있는 상공회의소의 역할은 중요한 기능을 갖는다. 상공회의소는 지자체, 지방의회와 더불어 지방자치를 지탱하는 3대축의 하나다. 상공회의소는 지역경제의 구심점으로 대표성과 함께 지방자치의 발전에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 따라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추진될 지방분권화는 중앙정부의 후원 하에 상공회의소, 지자체, 지방의회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과정에서 지역경제의 활성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결국 지역경제의 발전방향은 시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의 효율적인 운용에 지방의회가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고 경제의 중심에 있는 상공회의소가 삼위일체가 되어 지역 중소기업을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육성할 때 경제의 지방분권화는 가능할 것이다.

경기천자춘추/설 민속문화의 계승과 발전

설 민속문화의 계승과 발전 / 경기도 기획행정실장 박봉현 오는 2월 1일은 음력으로 정월 초하루날로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 ‘설’이다. 국가, 민족, 지방에 따라 동지 또는 입춘을 시작으로 하는 등 새해를 맞는 날도 다르고, 풍속도 다르지만 대체로 악귀를 멀리하고, 건강과 행운 그리고 풍요를 기원하는 것은 공통이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섣달 그믐 밤 자정 이전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흰다고 하고, 날이 밝을 때까지 불을 켜두며, 귀신이 신을 신고 가면 불길하다고 신을 감추고, 자정이 지나자마자 복이 담긴다는 복조리를 팔고 사며, 새벽에 거리에 나가 처음 듣는 소리로 한 해의 운수를 점치기도 하고, 삼재(三災)를 물리치는 부적이나 세화(歲畵)를 문에 걸어두기도 한다. 모든 가족이 모여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음복을 하며, 세찬과 세주를 함께 하고, 성묘를 행한 후 어른들께 세배와 새해 인사를 드리는 것은 변함이 없다. 또한,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등의 전통 세시 민속놀이를 시작하여 정월대보름까지 이어졌었다. 농경정착사회에서 시작되어 발전해온 ‘설날 민속’이 고도산업사회로 변화하고, 정보통신혁명을 맞아 일부는 지속되고 있지만 일부는 고궁이나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고, 일부는 그나마 볼 수 없는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설날을 맞아 귀성, 역귀성을 통해 가족이 함께 모여 현대적 감각에 맞게 개량한 한복을 입고 조상을 회상하며, 음식을 나누고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것은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연휴로 인식하고 있어 이를 노리는 여행상품이 인기를 끌고, 콘도미니엄이 만원을 이루는가 하면, 편리함을 찾는 일부의 욕구에 맞춰 인터넷 제사, 사이버 묘지, 의례 대행업체가 속출하고 있어 한편으로 씁쓸하게 하기도 한다. 이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관심을 갖고 우리의 전통 설날 민속을 국제경쟁력을 갖춘 관광상품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이미 사라졌거나 사라질 우려가 있는 민속 가운데 계승하여야 할 것은 되살리며, 고도산업사회, 정보화시대에 걸맞게 많은 주민들이 신명 속에 공동체 의식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문화전통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경기천자춘추/비닐봉지 천국

비닐봉지 천국/ 전미희 외국영화를 보노라면 우리네 쌀포대 같은 누런 종이봉투를 든 여주인공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에린 브로코비치의 줄리아 로버츠나 스위트 노벰버의 샤롤리즈 테론은 세련된 의상에 어울리지 않게 커다란 종이봉투를 가슴에 안은 채 스크린을 누빈다. 그들은 종이봉투에서 온갖 식료품들을 쏟아내기도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닐봉지를 선호한다. 과일이나 과자를 사도 그렇고 문구나 도서를 구입해도 마찬가지다. 또 비디오테이프를 빌려도 비닐봉지에 담아 준다. 너도나도 비닐봉지에 중독되어 있다. 우리 아파트는 분리수거가 잘 지켜지는 편이다. 주민들은 정해진 요일과 장소에 쓰레기를 버리고 음식물 재활용기를 따로 마련하여 물기를 제거한 음식물쓰레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음식물 재활용기 주변에 늘 비닐봉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어 지나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이는 각 가정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느라 사용한 봉지들인데 음식물쓰레기를 위한 전용 바구니를 준비하지 않은 탓이다. 필자는 시장에 다닐 때면 비닐봉지를 챙겨 간다. 집안 곳곳에 굴러다니는 봉지를 재활용하자는 마음에서다. 언젠가 과일을 산다음 가져간 봉지에 담아달라고 하자 상인은 못내 귀찮다는 표정이다. 게다가 ‘다음엔 그냥 오라’고 덧붙이며 ‘그것 좀 아껴서 뭐하냐’고 너스레를 떤다. 돌아서는 발길이 개운하지 않은 건 당연지사다. 최근 들어 지구촌 곳곳에서는 이상기후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독일과 체코에서는 사상 초유의 홍수 피해를 입었고 페루에서는 이상한파로 인하여 혹한이 몰아 닥쳤다. 비슷한 시기 남아공에서는 폭설이 내려 인명피해를 입었으며 아시아는 황사먼지로 뒤덮이기도 했다. 정상적인 자연현상으로 볼 수 없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환경파괴와 지구온난화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환경을 무시하고 무분별한 개발을 일삼은 결과라는 것이다. 우리 모두 자연의 경고를 겸허하게 경청하고 환경의식을 고취해야 할 때다. 환경보존은 거창한 슬로건이나 정책만으로 실현되지 않는다. 썩지 않는 비닐봉투를 덜 쓰는 마음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천자춘추/'경제자유구역 정책' 활발한 추진을

새해 인천경제의 화두는 단연 경제자유구역이다. 10월에 미국 게일사의 대규모 건설사업이 착공되는 송도신도시를 포함하여, 동북아 중심국가정책의 핵심에 인천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소 활력이 떨어진 듯한 인천경제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차원에서도 범시민단체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주변의 여러 나라들도 우리와 비슷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하여, 대표적 도시인 상해는 제조업에서 금융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산업을 고루 갖춘 국제적인 도시가 되었고 최근에는 디즈니랜드의 테마파크까지 유치하였다. 홍콩,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유사한 정책을 실행하고 있으며, 일본조차도 산업 공동화에 대비하여 경제특구개념의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경쟁에서 이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는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다. 경쟁자가 없어서 성공가능성이 높고, 그 혜택도 오랫동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미 선점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주변국과 힘들게 경쟁해야만 하는 상황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지정학적인 이점을 살린다면 성공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한다. 다만 경쟁국들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전제를 달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진행과정을 보면, 노력이 충분한 것 같지 않다. 대부분의 사업을 지방정부나 단체에 일임하고 있으며, 정부이전 과정에서도 많은 시간이 허비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의 지정이 금년 7월임에도 아직까지 추진조직 구성이나 인력 확보와 같은 기초단계의 준비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서북부(김포)매립지의 개발도 예정보다 1년 이상이나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선진경제는 정교하고 치밀한 계획의 수행에 의해 달성된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고전적 경제의 배경과는 다른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 있기 때문이다. 경제자유구역 정책이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하여, 새 정부에서는 보다 강력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천자춘추/가난한 이들에게 사회적 일자리를

/임영인 신부(성공회 수원나눔의집 원장) 프랑스 파리를 다녀온 사람은 한결같이 거리에 쓰레기통이 없고 무척 지저분하다는 것에 놀란다. 거리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유명한 백화점에도 쓰레기통이 없다. 아무 곳에서나 쓰레기를 버려 파리 시민은 공공질서의식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판단일 뿐, 가난한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비록 큰 돈벌이는 안되겠지만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가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 제공되는 일자리는 공공화장실 청소, 거리와 공공기관의 청소, 플라스틱·가전제품·폐식용유·음식물찌꺼기 등의 수거 및 재활용하는 영역에서의 일 등 다양하다. 이러한 사회적 배려를 하는 곳은 단지 프랑스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유럽 각국은 물론 가난한 제삼세계국가에서 조차도 나름대로 다양하게 ‘사회적 일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러한 ‘사회적 일자리’에 대해 인색하다. ‘사회적 일자리’란 단지 가난한 이들이 공공부조를 받으며 노는 것을 못 봐주겠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노동시장에서 탈락한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재기의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고, 노동능력이 취약한 사람들에게도 노동의 권리를 보장해 주기 위한 것이다. 시장논리에 맡겨도 되겠지만 굳이 가난한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들이 하는 일이 서툴러서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에 대한 배려는 효율성과 생산성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것은 일을 통해서 기회를 주는 것이고 희망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배려를 하는 사회는 그만큼 성숙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우리사회가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추구한다면, 그리고 건강하고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면 가난한 이들을 향해 적극적으로 사회적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격언 중에 ‘낭비 없는 사랑 없다’는 말이 있다. 가난한 이들을 향한 배려가 인간에 대한 사회적 사랑의 표현이라면 그 사랑의 본질은 ‘아낌없는 배려’라는 것을 두고 기억해 볼일이다.

천자춘추/전세계를 촛불의 바다로

지금 평화의 촛불이 파도치면서 전세계로 퍼져가고 있다. 불평등한 소파개정을 요구하던 촛불시위는 한반도를 넘실대더니, 이제 평화와 미국의 전쟁반대로 이어가며 전세계를 촛불의 바다로 물들이고 있다. 이 촛불의 불씨는 뙤약볕이 따갑던 지난 여름 미군장갑차에 여중생 둘이 깔려 죽으면서 시작됐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쳤건만 재판조차 제대로 해보지 못한 이 못난 국민들은 끝내 울분을 참지 못하고 너나 없이 촛불을 든 채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민들은 광화문과 수원 남문을 비롯한 전국 방방곡곡에 촛불을 밝힘으로써 어이없이 죽어간 효순이와 미선이를 추모하고 미군처벌과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다 전쟁의 위협이 있는 곳에 두 여중생의 죽음은 언제든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반전, 평화라는 한층 승화된 메시지를 만들어 냈다. 미국 중심부에서 발생한 9·11 폭파사건 이후 미국은 공공연하게 이라크 공격과 북한공격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구가 또다시 전쟁의 위협에 노출된 것이다. 미국의 타협 없는 전쟁위협 속에서, 2002년 마지막날 지구를 한바퀴 돌았던 촛불파도타기는 새해로 들어서면서 반전, 평화의 이름으로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제 우리는 ‘반전, 평화’라는 또 다른 출발점에 와 있다. 미군 장갑차가 누비는 곳이 대한민국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제는 아프칸 ,오늘은 이라크며 내일은 한반도일 수 있다. 이라크 공격은 초읽기에 들어갔고 북한공격 가능성은 여전히 미국의 실력싸움을 유리하게 만드는 카드로 쓰이고 있다. 미국의 장갑차를 몰고 가는 것은 명령에 복종하는 하급 병사가 아니라 전쟁을 확산시켜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미국의 이기주의적인 욕망이다. 또한 장갑차에 깔려 죽은 이들은 효순이 미선이로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욕망이 미치는 곳이라면 지구 어디서든 제2 제3의 효순이 미선이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북한에서도 말이다. 따라서 우리의 태도를 ‘반미’로 매도해서는 안된다. 단순한 ‘반미’가 아니라 전쟁을 부르는 미국의 태도에는 반대하기 때문이다. 미군 장갑차에 화염병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전쟁위협과 자국이기주의를 향해 평화, 반전의 촛불을 들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가족과 이웃의 손을 잡고 촛불을 움켜쥐어보자.

천자춘추/양반 상인 토정 이지함

/이윤규(경기대 경영학부 교수) 토정 이지함은 중종 12년부터 선조 11년에 걸쳐 살았던 목은 이색의 6대손이요, 율곡의 친구이다. 토정은 경전과 백가를 섭렵하였고 천문, 지리, 의약, 관상에도 능하였다고 한다. 친구인 史官 안명세가 을사사화로 죽음을 당하고 나서 천하를 주유하면서 살게되었는데, 이때 물산(物産)과 인물을 두루 살피게 되었다. 실학자이며 의병장인 중봉 조헌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고, 포천과 아산에서 현감을 지낼 때는 획기적인 가난구제 방안을 상소하였으나 채택되지 않자 곧 사임하였다. 조선은 유교중심의 행동양식이 지배하고 있는 양반관료사회라 할 수 있으며 상업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하대(下待)가 당시 사회에 팽배하였다. 그러나, 조선조의 통치이념이 유교라 하여 신라, 고려의 눈부신 상업정신이 명맥이 끊긴 것은 아니다. 토정이 씨를 부리고 반계 유형원, 청담 이중환, 농암 유수원, 초정 박제가, 다산 정약용이 그 상업정신의 맥을 이어왔던 것이다. 양반 상인 토정의 열린 생각은 훗날 청담 이중환 생리론(生利論)에서 꽃핀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면 이미 바람으로 호흡할 수 없고, 이슬을 마실 수 없으며 깃털을 입을 수 없다. 생업에 종사하여 조선(祖先)과 부모를 공양하고 처자를 거느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무시한다면 실용보다는 공명이 앞서게 되어 도덕과 인의를 말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즉 상업은 사람에게 곡 필요한 활동이며 재이(財利)를 말하는 것이 먹고살기 위한 것이라면 의에 어긋나지 않으니 사농공상(士農工商)의 四民이 평등하다는 것이다. 이는 토정의 민본주의적 상업관의 정수이다. 이렇게 우리 선조들의 상업관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민본에 바탕을 두고 있어 이득을 얻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을 자랑으로 삼았다. 록펠러, 카네기도 만년에는 사회환원에 열중하여 어느 정도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기도 하였다. 이제 우리의 재벌들도 특혜성, 관료성, 부패성을 박차버리고 멋진 선비들의 참다운 상인정신을 만나보기 바란다.

천자춘추/민족의 보배 '한의학'

얼마전 평택 함대사령부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이곳에 이순신 장군의 시구와 거북선 모형이 있어 매우 감명깊게 보았다. 간신들의 모함으로 귀양갔다 돌아와 보니 오직 12척의 배 밖에 남아있지 않았는데, 공께서는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商有十二)’라며 나에게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으니 죽기로 각오하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必死卽生)는 글귀였다. 얼마나 넉넉하고 여유있는 말인가. 도통한 성인의 말씀으로 과연 성웅으로 세계 최고의 해군제독으로 받들만한 어른이구나하며 감탄하였다. 세계 최초의 철갑선 거북선,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세계에 자랑하는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한글, 세계 문화 유산 경주의 석굴암 등 세계에 자랑스런 우리 민족의 보배가 많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우리의 한의학(韓醫學)이 아닌가 한다. 중국의 한의학을 수입하여 새롭게 정리 발전시킨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 선생은 세계 4대 의성으로 추앙받고 있다. 혈액형을 발견하 듯 체질의학을 창안하여 새로운 치료의학으로 발전시킨 이제마 선생의 사상의학은 선생이 예언한 대로 사후 100년이 지나 그 놀라운 치료 효과를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그 효과를 인정 받고 있다. 헌법 21조에 전통의학의 발전을 명문화로 규정하고 모든 서양의사와 중의사(한의사)의 사회적·법적 지위 동등에 관한 국무원 지시각서와 9개국 31개 과에 이르는 ‘국가 중의약 관리국’이라는 한의학 전담 부서 설립의 국가적 지원으로 이룬 성과인 것이다. 수능 1%의 영재들이 전국 11개 한의과 대학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한의학으로 기량을 다지고 있는 이때, 복지부의 1개국도 아닌 1개 정책관 2개과의 한방 전담 부서는 너무 왜소하지 않나 생각된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우리 민족의 보배 한의학을 세계 속에 꽃피울 수 있도록 애정어린 관심과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천자춘추/격려-작은 희망의 말

어느 강연에서 들었던 이야기이다. 인간관계 심리학을 전공한 학자가 일생을 두고 두 부부를 연구하였다. 한 부부는 둘 다 재능도 뛰어나고 나무랄데 없는 선남선녀였다. 그렇지만 다른 부부는 평범하고 큰 개성도 없는 편이었다. 빼어난 아내를 두었던 첫 번째 부부의 남편은 ‘아내는 이 한 가지 단점만 제외하고는 완벽한 여자야. 내가 어쩜 이렇게 좋은 여자를 만났는지!’ 마음 속으로 늘 감탄을 했다. 그렇지만 아내에게는 “여보! 이 점을 꼭 고쳐. 당신은 이걸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 단점만 고친다면 정말 환상적이겠다는 즐거운 상상과 함께…. 반면 또 다른 남편은 아내에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둥글둥글, 평범하기만 했지 매력도 없고 단점도 많은 여자였다. 하지만 같이 살려니 혼자라도 최면을 걸어야겠다 결심하고, 좋은 점을 계속 상기하며 격려를 했다. 이렇게 살기를 20년. 두 부부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었을까. 아내가 거의 완벽한 여자라고 믿었던 남편은 히스테릭하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쭈그렁 여인을 발견하고 놀랐다. 학자의 말로는, 이 여자는 남편이 단점만 일깨우는데 질려서, 즉 사랑받지 못해서 시들시들 시든 꽃과 같이 되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남편에게 칭찬의 말을 들은 여자는 ‘이 여자가 이렇게 변할 수 있다니!’라는 생각을 할만큼 여유있고 멋진 중년 여성이 되었다. 그 남편도 아내의 변화한 모습을 보며 놀라워했다. 이들의 결혼 생활이 행복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겠다. 두 남자의 인생을 대하는 사고 방식이 달랐기에 결과도 달랐다. 성경에 따뜻한 말은 생명나무와 같다고 했다. 정말 한 입에서 나오는 말이 사람을 죽이고 살린다. 그래서 천 냥 빚도 갚을 수 있는 말, 입에 달린 칼과 같은 혀(말)라고 했던가. 별 생각 없이 했던 말이 자녀에게, 직장 동료에게, 친구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활을 떠난 화살이니 돌아올 리도 없다. 상담가 로렌스 크랩은 ‘격려란 사람들로 하여금 어려운 삶속에서도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갈망하도록 돕는 작은 친절’이라고 했다. 사람이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아마도 격려라는 은은한 빛은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것일 터이다. /서수봉(한국토지공사 경기지역본부장)

경기천자춘추/새로운 한미관계의 모색

새로운 한미관계의 모색 / 경기도 기획행정실장 박봉현 최근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한 국민들의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 개정 요구, 북미 관계 갈등으로 한·미관계가 어수선하기만 하다. 그동안 미국은 자국 내에서 지방정부를 존중하고, 환경 관리에 엄격하며, 제3세계의 인권 개선에도 목소리를 높여 왔다. 그러나 주둔국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의 관계, 환경관리 등에 소홀히 하며, 미군에 의한 주둔국 국민들의 인권 침해에 대해서도 눈을 가리는 이중적 자세를 보여 주기도 하였다. 경기도는 SOFA에 대해 지방자치를 저해하고 있는지, 주민의 재산권과 인권 침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공간적인 국토 보존뿐 아니라 질적인 국토 보존을 병행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연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5일 제2청사에서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진과 관계공무원들의 열띤 토론이 있었다. 이달 말까지 시민단체,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계속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의견 수렴 및 연구결과를 토대로 SOFA 개정(개선) 의견을 중앙정부에 전달하여 반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미군과 관련한 주민 피해 예방과 손실 등의 보상을 지원하기 위해 제2청사(850-2111)에 ‘주한미군관련상담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미군 공여지, 훈련, 영외 활동 등과 관련한 각종 민원과 민사 문제 등을 상담 안내하고, 국가배상신청서 작성을 대행하고 있다. 또한, 도를 비롯한 시군, 군부대 등 유관기관과 미제2사단 관계자가 참여하는 ‘한미협력협의회’를 설치하여 주한·미군상담센터에 접수된 민원에 대해 합동 현지조사를 벌이는 등 주한미군 관련 민원의 신속한 처리와 예방대책을 마련하는 등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고 있다. 우리는 미국과 주한미군이 한국의 규범과 기준을 보다 존중하여 환경과 주민들의 재산권 및 인권이 더 한층 보호하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경기천자춘추/경기도민과 세금

경기도민과 세금 -안기영 (경기도의회 예결위원장) 경기도민들은 1년에 어떤 세금(지방세)을, 얼마만큼 내면서 살고 있을까. 지방세로 크게 도세와 시군세를 낸다. 도세는 취득세, 등록세, 레저세와 이들 세금과 함께 부과되는 지방교육세다. 평범한 도민인 A모씨는 결혼생활 10년동안 여러번 이사를 다니면서 월세에서 전세로 그리고 지난해 마침내 군포시 산본동 소재 25평형 아파트를 장만했다. A씨는 취득세 93만8천원과 등록세140만7천원, 그리고 지방교육세28만1천원을 포함해 모두 262만6천원을 도세로 냈다. 또다른 평범한 도민 B모씨는 그동안 출퇴근시 버스를 이용해왔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직장이 격주 토요휴무를 실시해 가족을 위해 큰 결심을 하고 1500cc 승용차를 구입했다. B씨는 취득세 20만원과 등록세 50만원을 합해 70만원을 도세로 내게 되었다. 경기도의 중요한 세금은 취득세와 등록세로 부동산(주택, 자동차)의 취득과 관련된 세금이다. 지방세 수입 4조8천700억원 중 취득세는 1조2천910억원, 등록세 1조 7천900억원, 레저세가 5천950억원을 차지한다. 이러한 세금을 바탕으로 도로, 항만 등 SOC 사업과 교육, 복지, 환경, 경제개발 등 도의 행정을 처리 하는 것이다. 2003년 금년도 예산은 경기도 예산이 약 8조4천억원, 도교육청 예산이 약 4조7천억원으로 13조1천억원에 이른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추경예산까지 감안하면 15조원에 이르는 규모이다. 또한 경기도 예산중 지방세 수입이 69.2%로 광역자치단체로서는 양호한 자립구조를 갖고있다. 지방자치가 발전하면 할수록 내가 얼만큼의 세금을 내고 그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예산운영으로 경기도가 얼마만큼 발전하고 있는가에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경기도의회 예결특위가 예산개혁을 추진하는 목적이 여기에 있다. 성과지향적 예산제도의 도입, 결산심사시 성과보고제도 도입이 그것이다.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검토와 철저한 준비로 예산이 효율적이고 경기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예산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경기천자춘추/기업의 성장과 생존전략

21세기 들어 정보통신(IT)분야가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기업의 환경변화도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다. 특정한 기술이나 경제분야뿐 아니라 사회·문화 모든 분야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만약에 국내 경제여건이 나빠진다면 실업률도 증가하고 고용시장 여건도 나빠질 것이다.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이 없으면 향후 우리나라는 경제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수 도 있다. 다른 한 측면은 IT 분야에 엄청난 버블이 생기면서 정보산업이 발전할수록 불확실성과 불완전성이 더욱 확대된다는 점이다. 즉 정보통신의 발달과 함께 모든 사람들이 투명성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 이것을 투명성의 딜레마라고 한다. 기업들도 이 문제로 인해서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며, 기업을 투명하게 경영하면 바로 기업의 내부사정이 드러나기 때문에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앞으로는 앞서가는 기업과 뒤처지는 기업의 차별이 극명하게 나타난다. 미래에는 대기업들이 국제기업화하기 때문에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국내기업들은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다. 세계화·국제화 사회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는 어느 분야든지 앞서가는 분야를 육성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가는 전략을 세워 추진하여야 한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일류의 기술 마케팅 전략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초일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국내를 거점으로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세계 우량기업과 경쟁할 능력이 없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기업의 생존전략으로 첫째, 아웃소싱 기회를 확대시켜야 한다. 세금과 시장경제에서의 인센티브를 확장시켜 기업서비스 전문회사도 육성하고 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둘째, 기업분할이나 신설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셋째, 네트워크 기반을 조성하여 국내 기업간 협력을 통해서 해외로 진출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신용을 전제로 한 경영활동을 돕는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한다. /전태경 (성남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경기천자춘추/컨텐츠 강국, 코리아

컨텐츠 강국, 코리아 필자는 2년 전 한 미디어 포털에서 컨텐츠 생산하는 일을 담당했었다. 컨텐츠는 말 그대로 ‘내용물’을 의미한다. 기술 벤처라면 신기술을 가리키고 커뮤니티 사이트인 경우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말한다. 당연히 필자 회사는 뉴스와 아이템 등이 그 내용물에 해당되었다. 필자는 양질의 컨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팀원을 독려하거나 우수한 컨텐츠를 보유한 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느라 동분서주했다. 유저가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고 최고의 컨텐츠를 보유하는 게 회사의 생존 전략이었기에 직원 모두 최선을 다했다. ‘winner takes all’을 뼈져리게 경험한 시기였다. 만일 우리 사회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인프라를 컨텐츠에 비유한다면 그 양과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또한 외국과 비교할 때 경쟁력 있는 컨텐츠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을까. 직장인에서 주부로 돌아와 일상생활을 하며 느끼는 바로는 우리사회는 여전히 부실한 컨텐츠가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또 경쟁력 측면에서도 흡족한 수준이 아니다. 물론 하루가 다르게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 아이들과 이웃이 안심하고 양질의 삶을 누리기에는 부족하기만 하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 한탕주의, 흉악범죄, 안전불감증, 인명경시풍조는 우려할만한 수준이고 국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교육분야도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가간 장벽이 무너지고 교류가 빈번한 요즘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집중 조명을 받으려면 이러한 잘못된 병폐를 뿌리째 뽑아내고 경쟁력있는 훌륭한 내용물로 채워나가야 한다. 중요한 사실은 우수한 컨텐츠를 창출하는 힘은 바로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새해 벽두에 이런 상상을 해본다. 먼 훗날 컨텐츠를 구입하고 싶다며 한국에 제안서를 보내오는 국가가 너무 많아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을 담당자들의 표정을 떠올려 보았다. /전미희(프리랜서)

경기천자춘추/기업하기 좋은 나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정부차원에서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기업 경쟁력이 바로 국가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우리와 같이 규모가 작고 보유자원이 적은 나라일수록 더욱 더 적극적이다. 네덜란드에서는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우량기업에게 로열(Royal)이라는 칭호를 부여한다. 해당기업에 대한 격려와 함께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인증서를 발급하는 것이다. 일본의 대표기업인 소니사는 브랜드가치만 2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상설전시관을 전 세계에 설치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핵심 요지에도 곧 개관될 예정이다. 각종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 보다는 자체 홍보가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결정이며, 높은 기업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IT(정보통신)분야의 세계적인 강국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100억 달러이상의 브랜드가치를 가진 기업은 없다. 대통령 당선자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든다고 한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도록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을 구별하고 잘못된 경영관행과 제도를 고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상시적인 구조조정의 추진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직접 나서서 기업자체를 변하게 할 수는 없다는 점은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기업의 생사나 성장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시장 그것도 세계시장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주된 기능은 감시자로서 나쁜 행위를 할 수 없도록 제도정비와 여건 조성에 있다. 자국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각국 정부의 보호정책과 격심한 경쟁은 기업들이 자신들만의 힘으로 헤쳐 나가기 벅찬 상황이다. 세계시장에서 기업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격려하고 지원하는 것이 절실하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 4강의 초우량기업을 배출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정책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장익환 (인하대 경영학부 교수)

경기천자춘추/미래를 위한 육아휴직

미래를 위한 육아휴직 임영인 신부(성공회 수원나눔의집 원장) 맞벌이부부의 고민은 많다.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살림살이가 옹색하다. 아이를 갖고 키운다는 것이 부담스럽다. 아이를 낳아서도 보육시설에 맡겨야만 하지만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겨둔 가족들은 일터에서도 언제나 마음이 불안하다. 특히 영아일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여성을 보호하고 또 미래의 노동력을 보존한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미래세대를 건강하게 키워야 하기 때문에 육아의 문제는 사회가 함께 책임을 져야할 문제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도 이제 ‘산전후 휴가급여’도 지원되고 아이의 부모 누구든 ‘육아휴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사회의 현실은 ‘육아휴직’에 대해 여전히 인색하다. 공무원이나 교사, 대기업의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꿈도 못 꾸는 일이다. 여성은 휴직보다 퇴직이 강요된다. 법이 있어도 제대로 시행이 안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래서 맞벌이 부부는 언제나 갈등을 한다. 일터로 나가기 위해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겨본 사람들은 안다. 그때의 헤어짐이 얼마나 가슴아픈지, 퇴근후 고단한 몸에 달라붙는 아이들의 몸짓이 얼마나 애뜻한지! 얼마 전 육아휴직을 한 ‘남성’을 만났다. 아이를 낳고 얼마 안되어 부인이 다시 직장을 나가게 되자 고민에 빠졌다. 부부간에 싸움도 잦았다. 그러던 중 유아휴직을 서로 상의했다.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 유아휴직은 당연히 여성이 해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당연히 아이의 엄마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아이를 선택할 것인가, 일을 선택할 것인가. 유아휴직 후에 복귀는 현실적으로 무척 어려운 일이다. 남성이 유아휴직을 한다는 것은 사회에서의 도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아내의 일을 위해 ‘남편’이 유아휴직을 선택했다. 부부 중에 어느 한사람이 유아휴직을 선택했다는 것은 두 부부의 서로에 대한 배려이다. 그러나 이제 두 부부간의 배려를 넘어, 경제적인 이해득실을 넘어, 과감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

천자춘추/대책없는 출산장려

지난 6일 보건복지부가 ‘출산장려대책’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출산율이 세계 최저수준인 1.3으로 미래의 생산력과 노인부양 등 사회·경제적 문제점들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처해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전 “아이 마음놓고 낳아라. 다 키워줄 수 있다”고 장담까지 했다. 만약 인구정책이 출산장려 쪽으로 가닥이 잡힌다면 경제적 혜택인 출산수당이나 아동양육보조수당, 세액공제 확대나 교육비 경감 등 장려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이는 스스로 크지 않는다. 어디서, 누가 키울 것인가. 2001년 발표 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보육시설 가운데 국공립시설은 6.6%에 불과하고 직장탁아소는 1%뿐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민간보육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모가 연장·야간·휴일근무를 해야할 경우에는 더욱 난감해진다. 전국 국공립보육시설 가운데 고작 1.9%만이 24시간 보육을 실시하고, 시간연장형(휴일보육 2.1%, 시간제보육 3.7%, 야간보육 4.4%) 보육시설은 희망아동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더 심각한 건 산모의 출산휴가가 끝나고 나서다. 아이가 최소 2살이 넘어야 받아주기 때문에 36개월 미만의 영아를 맡길 곳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결국 여성이 직장을 그만두거나 부모님 또는 아는사람에게 떠맡겨야 한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보육과 교육의 문제가 고스란히 가정내의 문제로 전가되었기 때문이다. 무조건 출산만 장려하고 돈만 쥐어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대대적인 보육시설 확충 대책이 없다면 더 많은 아이들이 부모 손에 이끌려 맡겨질 곳을 찾아다니는 안타까운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천자춘추/북핵문제 TV토론을 보고

/이윤규(경기대 경영학부 교수 얼마전 모 방송국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북핵관련 TV토론을 지켜보았다. 민감한 문제가 자유스럽게 거론된다는 자체가 우리 사회의 성숙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흐뭇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론자들이 마음속에 있는 말을 다하지는 않는구나 싶었다. 6·25전쟁과 월남전을 겪은 세대와 시민혁명을 주도한 세대와의 시각차 만큼이나 핵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다. 한미공조에 대한 인식의 차이도 매우 컸으며 북핵문제에 대한 해법도 차이가 났다. 물론 모두가 진정으로 이 나라를 걱정하는 충정에서 발언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가장 극단적으로 보면 남북한이 통일하고 핵도 보유한다면 주변 강대국들 눈치 볼 것 없이 경제강국, 군사강국이 될 것이라는 논리가 있을 수 있고, 한편으로 미국이 필요한 우방이고, 민주시장경제의 유지가 절대생존의 조건이라면 미국의 51번째 주로 들어가서 군사비 절감과 경제발전, 영어교육, 민주제도의 고수라는 효과를 노릴 수도 있을 것이다. 양쪽 모두 가끔씩 술자리에서 나오는 극히 위험하고 자조적인 궤변들이다. 이러한 부류의 극단적인 논리의 대립이 아직도 이 사회에 존재한다는 것은 말조심하는 토론자들의 태도에서도 엿볼 수 있으며, 우리사회가 극좌와 극우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도 있다. TV토론에서 어떤 토론자가 사대주의 외교가 중국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 있다고하며 미국에도 그러한 자세를 취해야한다고 시사했는데, 이를 실리주의 외교라고 표현할 수는 없었는지. 우리 민족은 영원히 사대주의적 외교로만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인지 감상적 민족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는데 민족은 원래 감상적이고 운명적인 것이 아닌지. 냉철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왜 통일을 해야하는 것인지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면서 평화공존하면 되는 것이지 구태여 통일을 위하여 막대한 경제적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인지. 너무나 궁금한게 많다. 새해에는 이러한 의문들이 대화를 통하여 가장 민주적으로 풀리기를 기대해본다.

천자춘추/건강한 사회 건강한 삶

새해 인사말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덕담은 ‘건강하십시오’ 라는 말인것 같다. 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래서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는가 싶다. 그럼 건강이란 말의 정의는 무엇일까? 세계보건기구는 “건강이란 육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완전한 안녕상태를 말하며, 단지 질병이나 결함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정의한다.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완전한 안녕상태를 건강이라 할때 새해 인사로 ‘건강하십시오’는 가장 이상적인 덕담이며, 모두가 추구해야 할 꿈과 목표가 아닌가 싶다. 인간의 노화는 다리부터 온다고 한다. 다리를 구성하고 있는 긴장근 섬유는 뇌세포를 구성하고 있는 긴장근 섬유와 성분이 같아 매일 1만보 이상 빠른 걸음으로 걷기만 하여도 70% 근육운동이 되고 특히 뇌세포의 노화를 방지하는데 좋은 효과가 있다. 건강의 3대 요소는 잘 먹고 잘 뛰고 잘 싸는데 있다고 하였다. 고기양의 2배와 생선양의 1.5배의 야채를 섭취하며(소육다채·少肉多菜),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며(소식다동·小食多動), 번뇌 망상을 줄이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규칙적인 배변으로 몸 안의 노폐물을 잘 배설하는 것이 육신의 건강을 유지하는 길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하였다. 마음이 평화로워야 건강하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금의 현실보다 못한 상황을 생각하여(不及其下) 항상 감사하는 생활을 하여 정신 건강을 유지해야 겠다. 새해·새날·새아침 새대통령과 함께 우리 국민 모두 새 희망의 잘사는 나라, 지역감정 없이 동서가 하나되는 나라, 핵전쟁의 위험이 없어지고 통일의 꿈이 영글어 가는 건강한 사회, 건강한 삶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다 함께 가져 본다.

천자춘추/새로 거듭나는 경기도

/안기영(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계미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선거가 없어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모두 힘차게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해다. 선거 등으로 야기된 갈등과 반목을 하루 빨리 극복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주변환경의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른데다 우리 사회 내부의 변화욕구가 너무 강렬해서 과거에 집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러한 대내외적인 도전에 제대로 응전하지 못하면 우리 사회는 도태되고 말 것이다.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도 선진 경기도로 거듭날 수 있도록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고 도민의 힘을 결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손학규 도지사는 취임 이후 다원주의적 발전 전략차원에서 ‘민주주의적 리더십’과 ‘의회민주주의 존중’을 도정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 손 지사의 이같은 사고는 과거의 중앙집권식, 권위주의적인 사고로는 변화의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정보화시대를 주도해 나갈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이 맡고 있는 분야를 전국 최고로, 더 나아가서 세계 최고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다원주의적 발전전략이다. 이처럼 각 부문별 경쟁력이 높아질 때 경기도는 선진화될 것이고 세계속의 경기도가 될 것이다. 계미년 새해를 시작하면서 경기도민 모두가 자신이 맡은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로 새출발했으면 한다. 필자도 새해의 출발선에서 위원장을 맡은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전국에서,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수준높은 예산심의 의결기구로 만들어야겠다는 포부를 가져본다.

천자춘추/2003년 새해에 거는 기대

계미년 새해가 밝았다.올해는 양띠 해이다. 작년은 말띠 해로 열심히 앞만 보고 목적지를 향해 힘차게 달렸다. 월드컵 4강 진출과 붉은 악마의 거리응원, 여중생 사망사건 관련 촛불시위, 16대 대선에서 2030세대의 약진 등 말띠 해의 상징적 의미와 내재된 힘을 읽을 수 있었다. 2003년은 양띠 해에 걸맞게 양처럼 순박하고 질서에 순응하며 주어진 일들을 묵묵히 잘 추진하고 당면한 여러 현안들을 순조롭게 잘 해결해내는 발전적이고 안정적인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년에는 월드컵 등에서 태동된 국민적 열의와 변화의 욕구 등이 그 어느 때보다 힘차게 분출되었던 해였다면 금년에는 그 흐름과 의지가 국가 발전과 선진사회로 가는 밑거름이 되어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우뚝서는 으뜸국가의 시금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대외적으로 현시점에서 시급한 북한 핵문제가 평화적으로 잘 해결되어 한반도내 평화적 통일기반 조성과 세계의 평화공존 토대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정치적으로는 신구세대간, 지역간 갈등구조가 해체되고 본질적 통합을 이룸으로써 안정적 발전을 이룩해 내는 것이 바로 시대적 요청이라 할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소외 계층과 사각지대없이 모두가 혜택받는 풍요로운 사회, 어두운 그림자가 없이 밝고 맑은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새해를 맞이하여 한국토지공사에서는 국민을 위하고 국민에게 한발 더 다가가는 국민기업으로 사명을 가지고 국토환경을 중시하고자 하며, 국토의 균형적이고 사전계획적 개발을 도모함으로써 국토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난개발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최대한 노력하고자 한다. 또한 보다 더 민주적이고 균형적인 감각을 가지고 지자체와 지역종합개발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함으로써 미래지향적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국토정책사업을 충실히 이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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