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재래시장이 우리에게 주는 것

시장의 기능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재래시장의 경우 여성을 위한 신경정신과적 기능이 있음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동네에는 재래시장인 화서시장이 있다. 화서시장은 내가 자주 이용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3년전에 34세로 세상을 떠난 친구가 생각나는 곳이다. 위암말기로 투병중이었던 그 친구는 기운이 없고 퉁퉁부은 다리가 무거워 한발자국 떼기가 힘들었지만 죽기전까지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화서시장을 다니곤 했다. 나는 그녀의 시장산책에 여러번 동행했는데 거의 1시간을 족히 걸렸지만 우리는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 힘든 일을 왜 하느냐고 충고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녀는 “활기찬 시장사람들과 싱싱한 먹거리들을 보며 힘을 얻는다”고 했다. 며칠전 안산에 살고 있는 친구집에 몇사람이 병문안을 갔다. 동네가 꽤 큰 아파트 단지였지만 싱싱한 과일가게, 정육점도 찾을 수 없었다. 알고보니 몇 정거장 버스를 타고 가면 대형할인매장이 있어 주변의 작은 가게가 없는 것이라고 하였다. 갱년기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이제 50세가 가까이된 그 친구도 재래시장 근처에 살면 좀더 건강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엉뚱한 생각을 해 본다. ○○마트라는 영어로 거대하게 큰 매장들이 주변에 많이 생겨난다. 차를 가지고 가야하니 한꺼번에 많은 물건을 사게되고 보관을 위해 대형 냉장고를 바꾼다. 결국 다 먹지도 못하고 쓰레기통에 들어가는데 연간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환산해보니 15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환경파괴에 일조를 하는 것은 아닐까. 재래시장의 거래는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부분 물건을 파는 상인이나 물건을 사는 고객이 여성이 주류이다. 어린아이부터 아줌마, 연세가 지긋한 할머니들까지 다양한 분들이 사랑방처럼 이곳을 찾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세대의 만남, 사람냄새, 흥정하는 소리 등 인간적인 교류가 이루어지고 삶에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재래시장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기우일까. /유은옥 수원 YWCA회장

천자춘추/나무와 물이 어우러진 푸른 수원

수원시내에는 수원의 명산인 광교산에서 흘러내리는 수원천과 원천저수지에서 흘러가는 원천천, 서호에서 흐르는 황구지천이 시내를 관통, 물이 풍부하다하여 水原의 지명에 물 수(水)자가 들어간다. 수원천·원천천·항구지천에서는 맑은 물이 넘쳐나 30여년 전만해도 멱을 감고 천렵을 하였다. 그러나 급격한 도시화로 사람과 공장과 주택이 늘어남에 따라 생활하수와 공장폐수로 하천이 오염돼 물고기를 찾아볼 수 없고 교통이 혼잡해 수원천의 일부 구간은 복개 하였다 서울에서는 청계천 복개도로를 헐어내고 물과 나무가 어우러진 청계천을 만들기위해 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청계천 복원공사가 이달부터 진행되고 있다. 맑은 물과 푸른나무가 어우러진 살아 숨쉬는 청계천을 보기위해 많은 서울시민들의 교통불편과 상인들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 복원공사가 하루빨리 마무리 되기를 바라고 있다. 수원도 화성(華城)을 중심으로 녹지축 만들기가 시작되고 있다. 장안문 주변의 장안공원, 창룡문 주변의 공원화사업과 지금 시작된 화서문 주변 공원화사업도 화성을 중심으로 한 녹지축 조성사업으로 보아도 될 것 같다. 화성 주변에 나무를 많이 심어 성곽 주변이 푸른나무로 둘러싸인 녹지 축이 완성된다면 지금보다 더 아름다운 수원이 될 것이다. 삼성전자 앞에서 온수골까지 많은 나무를 심어 푸른 원천천변을 만들고, 수원천이나 황구지천 주변에도 많은 나무를 심은 녹지축을 만든다면 시민들이 푸른나무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을 보면서 조깅을 하고,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자전거를 타면서 삶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의 전원도시인 레치워스시와 웰린시도, 신도시인 밀턴케인즈시도,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시도, 차기 월드컵 축구시합이 있는 슈투트가르트시도, 프랑스 파리도 도로변과 하천변에 푸른 나무를 심어 녹지축을 만들어 살아 숨쉬는 도시를 만들고 있다. 화성 주변과 수원천·원천천·황구지천에 나무를 많이 심어 녹지축을 조성해 살기좋은 수원이 앞당겨 만들어 지도록 온 시민이 지혜를 모을 때가 되었다. 다행히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푸른경기 나무심기’ 운동을 전개하기 위하여 연구용역 중이라고 한다. 나무와 물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水原’이 하루빨리 조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유도형.수원월드컵경기장 관리재단 사무총장

천자춘추/좋은 영화 볼 권리

요즈음 영화계는 ‘스크린 쿼터제’에 대한 논란으로 뜨겁다. 한 여름의 불볕 더위 만큼이나 영화인들은 물론 반대입장이고 재경부는 ‘한미투자협정(BIT) 체결을 위해 축소가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이 제도가 처음 실시된 나라는 놀랍게도 영국이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일부 국가와 남아메리카,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도 이 제도를 시행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 제도를 유지하는 나라는 브라질, 파키스탄, 이탈리아 등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제도를 상당히 잘 지키는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 국제화·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이러한 제도 자체가 꼭 필요한가. 물론 우리 영화 산업은 보호해야 하고 우리 영화를 사랑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제도를 유지해야 할 만큼 우리 영화가 경쟁력이 없는 것인가. 팍스 아메리카나를 상업성과 대중성으로 교묘히 포장한 할리우드산 미국 영화가 뭐 그리 무서운가. 우리에게는 ‘쉬리’ ‘공동경비구역’ ‘친구’ 등의 영화가 있다. 작품성으로 논한다면 ‘취화선’ ‘박하사탕’ 등의 우수한 영화도 있다. 스크린 쿼터 제도가 일부 축소되었을 때 우리는 열악한 제작환경, 자금력 등으로 우리 영화는 곧 사양길로 접어드는 줄로 알았었다. 그런데 그렇게 되었는가. 보다 진취적으로 사고를 바꿔 보자. 미국 영화와 경쟁해서 이길 생각은 왜 못하는가. 거꾸로 우리 영화를 미국에 수출하여 달러를 벌어들일 생각은 왜 못하는가. 나는 영화를 사랑한다. 왜냐하면 영화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재미에 국적을 따질 일인가. 우리 영화가 재미없다면 나는 재미있는 다른 나라 영화를 볼 것이다. 왜 영화는 공급자 중심이 되어야 하는가. 수요자 입장에서 좋은 영화, 잘 만들어진 영화를 선택할 권리를 갖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 문제는 영화만의 문제가 아니고 한미투자협정에 관련된 문제가 아닌가. 우리가 좀더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더 많은 것을 얻어내면 될 것이다. 이제 국제화·세계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동참하는, 우리가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다. 아직도 울타리 안에서만 놀 것인가. /오병익. 경기도의회 의원

천자춘추/우리경제의 성장엔진, 수출은 지금

수출은 우리경제의 성장엔진이다. 우리나라 수출총액은 지난해 세계 11위를 기록했는데 1인당 수출액은 세계 몇 위일 지 궁금하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수출총액이 1천625억 달러니까 총인구 4천750만명으로 나누면 1인당 수출액은 약 3천420 달러로 세계 21위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1위는 싱가포르로 1인당 수출액이 3만달러가 넘는다. 홍콩, 아일랜드, 벨지움도 2만달러를 상회하여 상위를 점하고 있다. 네덜란드, 스위스, 핀란드 등 주로 선진소국들이 10위권에 들고 있지만 경제규모가 큰 독일의 1인당 수출액이 약 7천200달러에 달하며 개도국인 말레이시아도 3천800 달러로 우리를 앞서가고 있으니 우리 국민 개개인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수출증대의 여지는 아직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우리나라의 수출이 질적으로는 어느 수준일까. 무역협회 무역연구소가 최근 분석한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 현황’을 보면 200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수출품 가운데 시장 점유율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품목은 HS 6단위 기준으로 총 69개, 세계 14위로 나타났다. 1위는 미국으로 954개, 독일이 739개, 일본이 318개 등인데 중국이 753개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중국에 대한 두려움이 새삼 엄습해 온다. 우리나라 제품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품목은 선박, 일부 직물류, 에어컨, 전자레인지 등인데 대부분 시장규모가 비교적 작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집중되어 있다. 무엇보다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수출액이 73억달러가 넘는 세계 100대 수출품목 가운데 우리가 1위를 차지한 품목은 단 한 개도 없다는 점이다. 디지털 모노리디크 집적회로, 송수신기, 입출력장치 등이 각각 3위, 중소형 승용차가 7위, 인쇄회로가 8위를 차지하고 있는 정도이다. 지금은 수출총액 세계 11위라는데 만족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앞으로 5년, 10년 후 우리는 무엇을 수출하여 1인당 수출액을 10위권으로 올리고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으면 안된다. /여성철.한국무역협회 경기지부장

천자춘추/구전(口傳) 자료의 현주소

전승력을 보유하고 있는 노인들이 명을 달리하였거나, 전승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있음. 급격한 도시화로 상당량의 전설 대상이 사라지고 있음. 농촌공동체가 붕괴되면서 노동요가, 장례문화와 집짓는 공법의 변화로 의식요가 전면적으로 약화 내지 해체되기에 이르렀음. 주택개량으로 생활양식이 급변하면서 민속신앙 자료가 사라지고 있음.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세시풍속이 단절된 상태. 교통의 발달, 매스컴 접근의 용이성 및 루럴 엑소더스(Rural Exodos) 현상으로 지역 고유어가 변질되어 있는 상태임. 일부의 구비문학 자료는 변이된 양상으로 전승되고 있음. 이 같이 구비문학 자료가 소멸 또는 인멸되고 있어, 우리 문화의 건실한 기반이 무너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음. 이는 구비문학이 처한 상태에 대한 일반적인 문제제기이다. 어쩌면 이 문제제기 조차도 진부한 공언(空言)일 수도 있는 실정이다. 의정부시 15개 동 전역에 대한 구비문학 및 민속자료 수집을 실시하면서 다시 한 번 절감하였다. 10여 년 전의 전답에는 아파트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어, 전설의 대상물과 풍속은 이미 전승력을 상실한 상태였다. 노동요와 의식요의 선소리를 매기던 분은, 몇몇 분의 기억 속에 존재하고 있을 뿐이었다. 자연촌명 또한 그 유래는 잊혀지고, 이름만 어렵게 몇몇 분의 기억에 남아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40여 년 전부터 기록한 대동계 장부, 전승자가 명을 달리하기 전에 녹음으로 남겨 놓은 노동요와 상여소리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그 무엇에 견줄 수 없는 행운이었다. 또한 구비문학 본래의 성격은 퇴색한 상태이지만 현재성이 담겨 있는 자료를 만날 수 있었던 점은 퍽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구비문학이 위기에 처한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발로 뛰다보면 그래도 지켜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구비문학이 민중의 삶의 표정이 절절하고 진실하게 담겨 있음은, 우리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사실이다. 아울러 우리 민중들의 생활의 지침이 되고, 지역민들 끼리 정서를 공유함으로써 연대감을 돈독케 하는데, 큰 몫을 차지한다. 구비문학의 저력이 어디 그뿐인가? 지역민들의 정체감과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한민족 구성원들의 삶의 근원적 힘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생각할 때, 전면적인 현지채록에 입각한 연구가 절박하게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백운화.향토사학자

천자춘추/말걸기

7월 땡볕을 길가의 작은 나뭇잎들이 받아내고 있다. 작은 바람이 있는 날이면 여유로이 찰랑찰랑, 그렇지 못한 날이면 더욱 더 강렬하게 여름의 더위를 그 작은 잎으로 되받아 던지고 있다. 자연의 질서 속에서는 크고 작음이 따로 없다. 그래서 최후의 승자도 최후의 패자도 없다. 때로 그것이 맞설 수 없는 것이면 기꺼이 안아버리는 용기와 지혜가 자연에게는 있다. 그래서 어쩌면 가장 더운 여름날 풀벌레의 노래 소리가 더 커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법무부장관이 전국 검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검사의 한사람으로서 받았다. 장관의 표현에 의하면 ‘말걸기’를 해 온 것이었다.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느낀 검찰에 대한 기대감과 애정을 마빈 르로이 감독의 영화 ‘마음의 행로’에서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이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에 비유한 글에서 따뜻한 감동과 함께 검찰인의 한 사람으로서 사명감을 다지게 되었다. 더불어 장관과의 새로운 공감대로서 대화가 시작되는 것을 느꼈다. 우리들은 어색한 사이,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데 인색하다. 인터넷이 일상화된 생활 속에서 많은 대화를 하고 있는 듯하지만 실상 이러한 매체를 통한 대화는 그 대상이 대화자의 선택에 의해 제한되며 언제든 대화자가 원치 않을 때 중단할 수 있는 일방적인 속성을 지니기도 한다. 우리에게는 감정에 따라 중단하는 대화가 아니라 갈등 속에서도 지속될 수 있는 진정한 대화가 필요하다. 그 동안 우리는 각계각층에서 서로의 생각을 외쳐왔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러한 외침은 ‘관계’라는 연결고리 없이 일방의 메아리로 사라지기도 했다. 어쩌면 치열한 경쟁과 빠른 포기로 지치고 단절된 이 시대의 아픔이 진정한 대화의 회복에 의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의 우리 검찰은 우리를 향한 국민들의 애정어린 외침에 힘입었다. 이제 그 값진 외침이 헛되지 않기를 희망하면서 우리는 요즘 시민들을 향해 말걸기를 시작했다. 최근 우리 검찰이 도입한 시민모니터요원제, 시민옴부즈만제가 그것이다. 우리의 이 ‘말걸기’에 미소로 응답해 줄 동반자를 기대해본다. 이어 이어지는 대화 속에 검찰의 미래와 이 나라의 미래가 있다는 것을 확신하면서. /김인호.수원지검 고양지청장

천자춘추/장군님, 김정일 장군님!

오늘도 배고픔에 견디다 못하여 두만강을 건너는 북한유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일제단속에 다시 잡혀 북한으로 송환되고, 다시 못 먹으니 다시 탈출하고. 이들에겐 조국 북한이 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산하가 아니라 지도상에서 말살되어야 하는 원수의 나라일 것이다. 장백산 줄기 줄기에서 항일투쟁을 벌이던 어버이 김일성이 북한을 접수하여 고작 50년만에 북한주민을 빈곤으로 내 모는 결과를 초래하다니. 공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정치지도자의 제일덕목은 백성들이 비단옷입고 기와집에서 살면서 소고깃국에 흰쌀을 먹도록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어버이 김일성도 입만 열면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하더니 결과는 북한주민들을 부황끼 들게 만들다니. TV에서 보여준 북한산하는 나무 한포기 없는 민둥산이다. 공산국가라 하면서 세습을 하다니. 세계 어느 공산국가에서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대를 이어 통치하는 국가가 존재하는가. 결국 북한은 허울만 공산국가이지 실제 군대의 통치에 뒷받침된 김씨왕조국가일 뿐이다. 분배경제나 평등사상은 뒷전이고 백성들에게 오로지 돌아가신 어버이, 살아있는 신인 장군님에 대한 충성만 맹세케 하는 현대판 봉건국가인 것이다. 옛날 왕조국가시대에는 통치를 잘못하면 왕 스스로 어진 사람에게 왕위를 양위하였는데, 김정일 장군님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북한주민들은 헐벗고 있는데 돈이란 돈은 몽땅 핵탄두개발에 쏟아 부어 한반도를 긴장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으니. 북한의 이런 참상에 눈감고 남한 국회에서 북한인권을 개선하자는 결의에 반대표를 던지는 국회의원이 있다니. 열악한 북한인권을 개선하여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자는데 이를 반대해. 북한문제만 나오면 왜소해지는 친북인사들은 국내문제에선 핏대 핏대 내면서 인권을 외치니. 하찮은 백성들은 어디에다 눈높이를 맞추어야 할지 혼란할 뿐이다. 장군님, 장군님, 김정일 장군님 통치의 우선순위에서 핵탄두보다 백성의 복지를 앞에 두소서. 더 이상 독립투사도 아닌 북한주민들이 두만강을 건너 중국땅을 배회하지 않도록 좀 배불리 먹이소서. /강창웅.수원지방 변호사회장

천자춘추/녹색지대 사람들

어제는 미술관에 갔었다. 그 곳에서 십여년 전 안성 ‘미리내 성지’ 아랫마을에서 함께 살았던 공예가를 만났다. 옛님을 만난듯 반가웠다. 그의 눈빛은 세월의 두께에도 주눅들지 않고 살아있었다. 전업 작가로 버티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서, 그는 여전히 꿋꿋하였다. 나는 예술가들을 귀하게 여긴다. 왜냐하면 그들은 시대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은 스스로 타고났건, 또는 남달리 노력을 하며 감성훈련을 쌓아왔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하여 민감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온몸으로 시대를 느끼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사람과 사람이 만든 세계를 틀 지우고, 그 틀 속에서 만들어진 규범을 강요받는 것에 대해 힘들어 한다. 그들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들이다. 물론 간혹 얼치기 예술가들이 그들 속에 섞여있긴 하지만. 그래서 예술사회학에선 그들을 ‘녹색지대의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들은 보다 자연스럽게, 보다 자유스럽게 한 시대를 호흡하기 위하여, 안으로는 자기세계에 침잠하는 한편, 밖으로는 쉼없이 한 사회를 옥죄는 정치적, 윤리적 터부에, 개인적으로 또는 집단적으로 맞선다. 이들이 자신과 사회에 대하여 자신들의 주장을 하나로 모아 논리적으로 펼치며 대응하면 예술운동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고 혼자서 좌충우돌하면 예술가들의 기벽 또는 기행으로 비추어진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의 느낌과 주장 그리고 작품과 행동이 논리적이건 비논리적이건, 그것은 일반 사람들의 삶 및 그 삶을 있게 한 조건들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예술가들이 일반 사람들이 미처 느끼지 못한 것을 먼저 느끼고, 먼저 아파하고, 먼저 치유책을 찾아간다는 것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동 이해하며, 예술가를 귀하게 품고 사는 사회는 새로운 가능성이 늘 열려있다. /양원모.경기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

천자춘추/외국기업이 오지 않는 이유

외국인 해외 직접 투자가 투자 현지의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지대하다. 생산의 증대에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외환시장의 안정에 도움을 주며 나아가 선진 기술습득의 기회를 부여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투자현지국의 고용을 창출하여 실업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국민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함으로써 경제성장의 원천이 된다. 이러한 경제적 이점 때문에 선진국이나 개도국이 다함께 외국인 투자유치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미국의 알라바마주가 현대자동차 공장의 유치를 위해 2억달러가 넘는 비용을 들여 공장의 진입과 물류수송에 편이성을 제공하기 위해 철도를 신설하고 주변도로를 정비해준 사례와, 중국이 세제우대, 자율적 환경조성, 외자기업에 대한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특수지역의 지정 등 사회주의라는 제도적 한계를 과감히 뛰어넘는 중국정부의 외국인 투자유치정책이 세계경제의 불황속에서도 유일하게 고도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경우는 이를 잘 입증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98년 54억 달러에서 99년과 2000년에 각각 93억, 92억 달러로 외국인 투자액이 피크를 이루다가 2001년과 2002년에 각각 35억달러와 19억 달러로 감소하게 되었다. 나아가 2003년 5월말 현재 4.2억달러로 작년 동기간의 8.1억달러에 비해 절반으로 급감하게 되었다. 이는 OECD 가입국중 GDP대비 FDI비율이 가장 낮은 나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여러 가지 면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큰 요인은 먼저 외국인의 투자와 기업활동, 외국기업의 진출과 퇴출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간섭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나아가 북핵문제로 인한 정세의 불안감과 각종 비용의 인상 또한 그들의 투자결정을 미루게 하고 있다. 이보다 중요한 원인은 임금의 인상과 노사간 불협화로 인한 노동시장의 불안정, 나아가 노사문제에 대한 정부정책의 흔들림에서 오는 국제적 신인도 추락일 것이다. 북핵문제 등 외교정책의 일관성 유지,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규제완화와 환경조성, 대화와 타협과 시장원리를 바탕으로 한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 등 원칙을 바탕으로 한 일관성 있는 정부정책의 실현이 이 문제 해결의 유일한 길이다. /최상래.경기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천자춘추/친절과 행정

‘미인대감’이란다. 미소, 인사, 대화, 감사의 첫 글자만 딴 것으로 항상 얼굴에는 미소를 짓고, 목례의 인사를 하며, 대화를 할 때는 ‘잘 알았습니다’등의 완충적인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감사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기억하고 실천하면 친절이 몸에 배게 된다고 얼마 전 외부강사를 모셔다가 친절에 대한 얘기를 듣는 기회에 기억에 남은 말이다. 외국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사람들과 인사하고 얘기하는 습관을 길러서인지 처음 만나는 사이임에도 미소짓거나 문안인사를 예사로 듣게된다. 특히 서비스업 쇼핑센터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고객들에게 ‘오늘 안녕하십니까’를 하루종일 물어대니, 소소한 물건하나 사면서 대답하기가 귀찮을 정도다. 그러나 우리는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의도적이지 않게 한국사람들은 왜 그리 무뚝뚝하냐는 얘기를 외국에서 살다가 몇 번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국제화·세계화 시대에서 점차 변해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웃 간에 인사하는 예가 늘어가고 있고, 길가에서 몸이 부딪치면 미안하다고 말하는 예도 늘고 있다. 사회가 이렇게 변해 가는데 행정이 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경인지방노동청장으로 부임하던 날 과거와는 다른 느낌이 있었다.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노랑색 어깨띠를 두른 사람들을 볼 수 있었고, 그 어깨띠에는 ‘친절도우미, 친절히 모시겠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혀져 있었다. 1년 전 미국코넬대학 객원연구원으로 떠날 때, 그리고 그 이전에도 변하고 있다고만 생각했지 실제 느껴보지는 못했는데, 이제는 행정담당자들도 많이 변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동행정기관은 행정업무와 사법업무를 같이 담당하고 있다. 친절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고객의 격려이든 질책이든 교만하지 않게 귀담아 듣고 해결책을 최대한 같이 찾아보는 것이 행정기관이 실천해야 할 친절이라고 생각해 본다. 오늘도 이메일을 열어본다. 끝에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미소를 짓고 하루를 친절하게 그리고 감사하게 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조정호.경인지방노동청장

천자춘추/보육시설의 평가인증제

보건복지부는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보육시설에 대한 평가인증제를 이르면 내년부터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평가인증제란 보육시설인 어린이집, 놀이방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해서 일정한 기준에 도달한 시설에 공적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인증 여부를 인터넷 등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미 정부에서 평가인증제를 실시하는 가닥으로 방침을 정한 것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백지화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어린이를 사랑하고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면 잠시 멈추고,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유가 어떤 것인지를 귀담아 들어 달라는 것이다. 정부의 보육시설 확충 3개년 계획(1995 -1997)에 의해 보육시설들이 난립하는 과정에서 수준이 낮은 보육시설도 생겨나게 되었다. 이제는 보육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마음만 앞선 급조된, 보여주기 위한 제도의 실시가 아니라 보육의 질이 떨어지는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면밀히 분석하여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것이다. 요즈음은 중앙집권제도에서 지방분권제로, 권위와 독재에서 자유와 민주로, 통제에서 자율로, 획일화에서 개성화와 다양화로 변화하고 있다. 정부는 보육시설을 통제하고 관리·감시하여 획일화시키겠다는 구시대적 발상이 아니라 이런 시대의 조류에 따라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보육시설들이 자율적인 노력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그에 따른 여러 측면의 지원을 해야한다. 평가인증제는 객관적으로 평가가 가능한 물리적인 환경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보육프로그램이나 보육교사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은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이며 신뢰성과 타당성을 지닌 평가가 가능할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또한 평가를 잘 받기 위한 편법과 부조리가 생겨날 수도 있는 또 하나의 악수(惡手)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정책입안자나 연구용역을 받은 한국여성개발원은 마음에 새기고 추진하기를 바란다. /정원주.협성대 아동보육학과 교수

천자춘추/주한미군 재배치에 대해

최근 주한미군 재배치, 특히 주한미군 2사단 이전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한반도전쟁까지 관련지어 해석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방부는 2사단의 재배치는 2007년이후의 일이기 때문에 한반도 전쟁을 염두에 둔 변화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의 유력 언론의 보도는 전혀 다르다. USA투데이는 미국의 선제 공격으로 전쟁 발발시 미군이 북한의 반격으로부터 덜 취약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LA타임즈나 AP통 신도 같은 맥락에서 보도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양국 국방장관 회의에서도 미국의 서두름이 확인되었는데 미국이 그렇게 2사단 재배치를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세상이 변한다는 것을 한번 더 확인한다. 예전에 북한은 주한미군의 철수를 강하게 요구했고 특히 2시단에 대해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턱밑에 버티고 있어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을테니. 그러나 지금은 2사단 이전을 북한이 환영해야 하는데 전혀 아닌 것 같다. 이를 미국이 자신들을 공격하려는 의도로 보기 때문이다. 정부가 2사단 이전을 반대하는 것은 국방 전력 변화도 있겠지만 북한이 2사단 이전을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 의도로 간주하고 북핵 문제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에 대한 걱정때문으로 볼 수도 있다. 우리는 정부의 반대 입장이 타당하다고 보고 미국은 우리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그것은 바로 2사단의 조기 이전을 철회하는 것 밖에 없다. 미국은 우리 국민의 우려, 즉 한반도에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과 전쟁의 의도에서 출발하는 2사단 이전은 결단코 반대한다는 우리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2사단 이전을 중단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전 주한미대사 도널드 그레그의 충언을 미국은 새겨듣기 바란다. “북한은 미국의 2사단 재배치를 적대적 조치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주한미군 재배치는 한국군의 전력 및 기술보강과 북한핵문제 해결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장선.국회의원

천자춘추/시대에 뒤떨어진 결혼식 문화

얼마전 서른살된 아들의 결혼식을 치렀다. 그동안 많은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우리나라 결혼문화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겨왔지만 구체적인 생각을 하지는 못했었다. 막상 내게 닥치고보니 하나 하나 점검해보면서 불합리한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님을 알게되었다. 일생에 한번 있는 신성한 결혼식이 좀처럼 바뀌지 않는 체면문화와 상업주의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결혼예식은 장성한 남녀가 부모를 떠나 독립하여 한 몸을 이루게됨을 일가친척 친지들 앞에서 선포하는 선언적인 의미를 담고있어야 하는데 신랑신부 입장부터 마음에 걸렸다. 신부가 아버지에게 이끌려 들어온다. 그리고는 혼자 씩씩하게 걸어나가서 기다리고 있는 신랑에게 넘겨진다. 부모를 떠나 독립하는 의미라면 신랑도 부모와 함께 입장해야 할 것 같다. 폐백은 또 어떤가. 양가 친척들만 모인 자리라면 신랑신부가족 모두 폐백을 받아야한다. 그러나 요즘 결혼식엔 가족외에 하객들이 더 많다. 그렇다면 신랑신부가 함께하여 축하하며 감사의 인사를 나누는 피로연이 되기위해서는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신랑쪽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결혼식은 신부의 부모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뜻과 의미는 사라지고 보이기 위해, 과시하기 위해, 무엇보다 딸이 사랑받게 하기위해 분수에 지나친 예단을 남에게 뒤질세라 하게된다. 친척들이 한마을에 살지도 않고 더구나 분가해서 사는 핵가족시대에 이바지는 또 무슨 의미가 있는가? ‘호주제 폐지’가 코앞에 와있는 이때 신부가 신랑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결혼이라는 전통적인 사고를 점검해보아야하지 않을까? 결혼식에서 부터 남녀평등의 의미를 담아내지 못하면 양성평등은 구호에만 그치게 될 것이다. 미래학자들이 오래전에 예견했던 21세기 여성의 시대가 도래했다. YWCA에서는 앞으로 3년간 ‘여성이 만드는 건강한 세상’을 주제로 운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건강한 생활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양성평등한 50/50사회가 되어야한다. 다행히 겸손한 사돈댁을 만나서 아들결혼식엔 우리의 생각이 잘 받아들였지만 올 가을에 결혼하겠다는 딸에게는 어떻게 적용될지 자신이 없다. 특별히 여성주간을 맞이하여 양성평등은 한 가정이 탄생되는 결혼식에서 부터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유은옥.수원 YWCA회장

천자춘추/수원과 삼성과 축구

2002월드컵 이후 축구의 메카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수원시는 삼성과의 인연이 참으로 깊다. 삼성전자와 반도체가 수원에 있고 프로축구팀인 삼성블루윙스가 수원을 연고로 활동하고 있다. 수원시민은 삼성을 사랑하고 있다. 시민들은 지역산업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수출상품의 효자종목인 반도체 생산라인의 원활한 가동을 위해 공장증설이 규제 위주의 법령때문에 어렵다하여 삼성반도체 공장증설 촉구 시민궐기대회와 100만 시민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 프로축구 홈 경기가 있을 때에는 서포터즈인 그랑블루를 비롯하여 많은 수원시민이 ‘수원승리’, ‘블루윙즈 올레’ 등 목이 터져라 손바닥이 부서져라 외치고 응원하고 있다. 금년들어 수원삼성 블루윙즈의 성적이 중·하위권을 맴돌아 서포터즈의 실망이 너무 큰 실정이다. 블루윙즈 구단주인 삼성 반도체는 수원시민을 위해서 수원 프로축구 발전을 위하여 어떤 청사진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국내 타 구단의 경우 유소년 클럽을 직접운영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미국·일본·호주 등에서는 지역기업이 축구장 명칭을 사용 하는 조건으로 연간 수십억원을 지원하는 등 축구 발전을 위하여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구단은 홈경기장에서 관중이 줄어들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신중히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월드컵 이후로 높아진 관람욕구에 부응하고 좀더 양질의 경기를 보여주기 위하여 단기적으로는 자질이 뛰어난 외국 선수의 영입과 장기적으로는 유소년 축구 활성화를 통한 지속적인 축구 붐 조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지난 6월 18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관람좌석수 보다 많은 4만3천77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100만 수원시민은 수원 삼성이 홈구장에서 이겨주기를 바란다. ‘우리의 수원’, ‘블루윙즈 올레’를 목놓아 외치고 싶다. 축구를 통해 하나가 된 응원이 수원과 삼성사랑이라는 외침이 될 때 수원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축구 메카도시가 되고, 수원삼성 홈팀 연고지로 재부상 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수원 삼성 축구단과 수원시민, 서포터즈 등은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다. 월드컵 경기장에 관중이 넘쳐날 때 수원축구가 발전할 것이고 선수들은 신바람이 나서 더 열심히 뛸 것이다. 시민들이여, 월드컵 경기장으로 오시라. /유도형.수원월드컵경기장 관리재단 사무총장

천자춘추/법과 여론사이

몇년 전인가, 미국 서부의 새너제이 시에서 벌어진 일이다. 시립 도서관의 정기 간행물 열람대에 놓인 ‘플레이 보이’, ‘펜트하우스’ 등의 성인용 포르노 잡지 정기 간행물들이 인기를 누리는데, 문제는 독자들이 주로 미성년자라는 것이다. 이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머큐리’신문은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호응에 힙입어 연일 특집기사로, 사설로 시립 도서관을 질타했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도서관이 시민의 자녀들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이 문제에 대한 시립 도서관의 입장은 아주 당당했다. “도서관당국은 최근의 일부 잡지와 관련된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이 문제는 ‘구입도서선정위원회’의 다음 정례회의에서 충분히 검토될 것이다. 위원회의 별도 결정이 있기 전까지 문제가 된 성인 잡지들은 그대로 열람대에 놓여 있을 것이다.” 시립 도서관장은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도서관에 비치하는 책의 선정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한 절차를 통해서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때그때의 여론에 의해서 원칙이 무너질 경우에 우리 사회가 입게되는 폐해를 아이들이 포르노 잡지를 볼 때의 악영향보다 훨씬 더 크고 심각한 것이다. 공산주의나 반기독교적 서적들의 도서관 반입금지 조치가 우리사회에 결코 유익하지 않았다는 교훈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요즘 우리 사회는 병역의무는 회피한 채 국내에서 가수활동을 하려는 유승준이라는 젊은이의 문제로 시끄럽다. 물론 대다수 국민들의 의견은 그의 입국불허 방침에 찬성의사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그의 입국을 불허할 정당한 법적근거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론을 앞세워 그의 입국을 막아 옳은가. 유승준이 입국하여 그전 같은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여론 재판은 옳지 않은 것이며 여론은 정당한 절차에 의해서 제도와 법으로 구체화 되어야 한다. 법에 의하지 않고 여론으로 애매하게 응징할 경우에 우리 사회가 입는 피해는 그들을 처벌하지 못해서 우리 사회가 입는 피해보다 아마도 훨씬 더 클 것이다. /오병익.경기도의회 경제투자의원

천자춘추/중국의 인터넷 시장

중국에서도 인터넷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이 일반에게 인터넷을 개방한 것은 1995년이다. 지난 2001년말 통계를 보면 불과 5~6년만에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 수는 3천470만명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전체 인구에 대한 비중은 아직 적지만 숫자로는 우리나라의 1천670만명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한때 죽의 장막으로 불렸을 만큼 정보통제가 심했던 중국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정보의 공유와 이동을 가능케 하는 인터넷이 이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변화의 속도에 발맞추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중국에서도 이제 인터넷을 모르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취급을 받는다. 중국에서는 외래어를 발음과 의미를 감안하여 한자로 변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인터넷이나 컴퓨터의 용어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즐겨찾기’를 ‘我的最愛’로, ‘해커’를 ‘黑客’ 등으로 변환해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용어를 제대로 알아야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비즈니스맨으로 행세할 수 있다고 한다. 아직은 모뎀을 통한 인터넷 접속이 일반적이나 최근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이 급속히 보급되고 있어 머지않아 우리나라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는 인터넷카페가 우후죽순처럼 문을 열고 있으며 온라인 게임시장도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들은 중국의 온라인 게임시장에 진출하여 최고 동시접속자 수 20만명을 돌파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인터넷 확산과 더불어 중국도 예외없이 해킹과 불법복제, 음란물 유통 등 부작용 사례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정부는 인터넷 관리법을 제정하고 형법에 컴퓨터 관련 범죄 처벌조항을 새로 추가하고 있다. 중국이 오래지 않아 아시아 최대의 인터넷 시장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이제는 이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가 관건이다. 중국시장에 대한 면밀한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우리기업들의 활발한 진출이 필요할 때다. /여성철.한국무역협회 경기지부장

천자춘추/아름다운 눈물

약간의 늦잠, 삶의 여백 속에 언뜻언뜻 스치곤 하던 탁 트인 들판을 가슴 가득히 담아보고, 별 생각 없이 의정부시 제일시장 길도 걸어 보았다. 실로 오랜만에 맞이하는 한가한 토요일이기에 누릴 수 있었던 호사였다. 게다가 영화 한편에 눈물도 흘려 보았으니, 최소한 내 기준에서의 문화적 충족감을 만끽한 하루였다. 혹자가 치기(稚氣)어린 값싼 감성으로 치부할 할 수 있는 눈물을 흘리게 한 영화는, 오종록 감독의 처녀 연출 작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이다. 태일의 첫사랑 일매를 사수하는 멜로물을 코믹하게 만든 작품이다. ‘生則必死(생즉필사), 사즉필생(死則必生)’의 자세로 첫사랑을 사수하기위한 태일의 열정과 그 사랑을 숭고하게 받아주는 일매와의 사랑이야기다. 전국 30만등인 태일에게 일매의 아버이자 자신의 학교 학생부장인 영달이 전국 3천등 안에 드는 것에 이어, 사법고시에 합격하면 일매를 시집보내겠다는 제의에 코피를 쏟는 그 진지한 모습에 눈물을 흘린 것이다. 얻고자 하는 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모습에 갈채를 대신하는 눈물이었을 게다. 이런 눈물이라면 ‘눈물도 참 흔하다’는 지청구를 들어도 할 수 없지 싶다. 오늘날의 현실 속에는 원하는 것을 얻고자 취하는 양태도 퍽이나 다양하다.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고자 최선을 다하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눈물은 커녕 근심만 앞서게 하는 것이 있다. 철도파업을 비롯한 노동단체들의 불법·폭력시위가 그것이다. 정부의 경찰력 투입에 대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합세, 임단투(賃團鬪)와 대(對)정부 투쟁을 병행한다니 설상가상이다. 국민을 볼모로 자신들이 취하고자 하는 것만, 취하면 된다는 식의 모습에는 결코 눈물을 보낼 수 없다. 더욱이 지난 4월 철도구조개혁안 협상 때 노조의 뜻을 대폭 수용, 철도 민영화에서 공사화로, 철도청 직원 선별적 고용승계에서 100%고용승계로, 정년보장 명문화로 추진 목표를 대폭 낮췄단다. 그런데도 철도노조 측은 공무원연금을 계속 받아야겠다고 한다니, 철도노조 측의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의 행태는 노조문화를 퇴보시키는 것 같아 안타까워 눈물이 난다. /백운화.향토사학자

천자춘추/국민의 사랑받는 검찰을 꿈꾸며

“청장님! 전혀 검사 같지가 않으신데요.” “아니, 왜 그러시죠.” “글쎄요. 검사라면 뭐랄까 권위적이고, 근엄하고, 마주 대하기 어렵고 그런 느낌인데... 오늘 이 자리에 와 보니 너무 편안하고, 소탈한 느낌이어서 전혀 검사 같지가 않으신데요.” “하하하, 검사는 매일 찡그리고만 있어야 하는가요.” 지난 6월10일 우리 청에서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시민검찰모니터 위원’ 위촉식에서 있었던 대화의 한토막이다. 사실 그 동안 검사들이 구체적 사건과 관련된 조사에서나 국민들을 대하다 보니 국민들에게 보이는 검찰상이 그런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우리 고양지청은 검찰권 행사의 사각지대를 해소해 달라는 110만 고양 파주시민들의 여망을 받들어 신설된 청이다 보니 시작부터 많은 부담이 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우리 청에서는 ‘지역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따뜻한 고양검찰’이 되기 위하여 개청 이후 여러 가지 제도를 전국 최초로 만드는 등 많은 노력을 해왔다. 지역주민들로부터 검찰권 행사 방향, 검찰수사절차 및 수사제도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여 ‘시민면담보고제’, ‘시민의 소리 담당관제’, ‘시민 검찰모니터제’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검찰에 대하여 비판적인 의견을 많이 듣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면, ‘그간 검찰이 국민에게는 당당하고, 권력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거나 ‘검찰청을 방문했는데 담당직원이 불친절하여 기분이 상했다’는 의견 등이 그것이다. 반면에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고양지청 출신 검사들은 청렴결백과 투명성의 상징이 되었으면 좋겠고, 그렇게 된다면 국민들이 언제나 검찰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겠다’는 격려의 말도 많아 힘이 되곤 한다. 격려이든 질책이든 교만하지 않게 겸허히 받아들여 진정한 국민의 검찰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지청장실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소나무에는 개청 무렵부터 까치가 집을 짓고,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우고 있다. 본래 까치가 집을 지을 때는 나무 뿐 아니라 주변의 여러 가지 상서로운 기운들을 고려한다는 얘기를 들은 후론 더욱 애착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더불어 우리 청이 진정으로 지역주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멋진 검찰이 될 것이라고 격려해 주는 국민들의 선물이라 믿고 싶다. /김인호.서울지검 고양지청장

천자춘추/이상한 나라, 대한민국

초등학교때 여름방학책에 이상한 나라, 엘리스가 실렸다. 어린 소녀가 전혀 다른 미지의 세계를 경험한다는 내용이었다. 모두 모두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었다. 그때는 단순한 픽션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현상은 가공이 아니라 현실이다. 대통령은 말씀마다 원칙과 법을 강조하면서 불법파업에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긴급체포장이 발부된 조흥은행 노조위원장은 경제부총리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협상하고 있으니, 불법파업주동자는 엄정하게 사법처리해서 법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하지 않은가.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니 부총리도 우리 앞에 무릎을 꿇지 않은가라고 노동조합의 기만 세워준 꼴이 아닌가. 뒤에 이어지는 파업에서도 대통령이 아무리 큰소리쳐도 노조원들은 코방귀만 뀔 것이다. 대통령의 말은 하늘이다. 대통령의 말은 지켜져야 한다. 대통령의 말은 상대방과 상황에 따라서 함부로 변경되어서는 안된다. 대통령의 말이 시정잡배처럼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한다면 국민 누가 믿겠는가. 더구나 대통령이 정치자금법위반으로 기소된 안모 피고인과 청와대에서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었다는 기사를 보고 도대체 대한민국에 법이 있는 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물론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서 피고인이 불구속기소되었다 하더라도 아직 유죄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범법의 혐의를 받고 있는 자가 아닌가. 왜 대통령이 직접 만나서 격려해야 하는가. 물론 대통령과 동업자라는 특수관계라 할 지라도 법의 최고통수권자가 피고인과 마주 앉아서 얘기를 나누었다는 사실자체는 경악스러운 일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대한민국 국가기관임에도 불구하고 하는 짓이 책임있는 자의 언동이 아니다. 대통령이 국익 때문에 이라크에 파병을 결정했음에도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를 반대하다니. 미국에서는 일정한 사안에 대하여 반대가 치열해도 한번 결정되면 뭉치는데, 우리는 도리어 사분오열되니. 시민단체야 책임질 일이 없으니 함부로 떠들 수 있어도 국가의 녹을 먹는 공무원이 국가결정에 반대하다니. 참여정부 4개월동안 이상하고 해괴한 사태가 많이 발생하여 글쓴이 자신이 정상이 아니지 않은가라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이젠 시계추를 정상으로 돌려놓자. 일반대중들이 좀 더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지도자의 한마디는 옥음(玉音)이 되어야 한다. /강창웅.수원지방 변호사회장

천자춘추/사랑과 감사 그리고 긍정적인 사고

6월 22일은 절기 상 낮 시간이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다. 낮은 태양이 떠있는 시간이다. 낮에는 사방이 밝아 원근에 있는 사물의 구석구석을 정확하게 살펴볼 수 있어서 주변 세계가 분별이 되지 않아 방황하거나 혼동하는 경우가 밤 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언제까지나 우리의 일상 생활도 요즈음 같이 어둠의 시간보다는 밝고 환한 낮 시간으로 채워졌으면 좋겠다. 21세기의 새로운 천년을 맞이할 때에도 그리고 참여정부가 들어설 때에도 많은 사람들은 무엇인가 모를 희망과 기대로 가슴이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테러와 이라크전쟁 그리고 SARS 여파로 지구가족이 몸과 마음을 한껏 움츠리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파업과 만성적인 정치 불안정, IMF환란 이후 가장 심각한 불경기로 인하여 사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누적된 우리들의 잘못으로 주변 세계가 더욱 어두워지고 흉흉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들의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이러한 살기 힘든 세상을 물려줄 수는 없다. 아름다운 태양이 온누리에 내비치는 환경 속에서 모든 피조물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세상의 모든 어른들이 지금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을 에모토 마사루 박사가 저술한 ‘물은 답을 알고 있다2’에서 발견하였다. 에모토 박사는 파동에너지인 의식과 감정이 물의 파동과 공명을 일으켜 결정구조를 변화시켰음을 입증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행복에 파장을 맞추라”고 한다. 또한 욕심을 내고 남과 나를 비교해 버릇하면 불행의 파동이 일어나고, 반면에 자신의 처지에 감사하고 남과 나누며 잘 어울려 살면 내 작은 행복이 큰 공명이 되어 이웃과 사회, 나아가 온 세계가 행복과 활력으로 가득 차게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렇다. 이러한 혼돈과 어두움의 시대에서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미래를 물려주기 위하여 우리 어른들이 먼저 해야할 일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피조물을 사랑과 감사 그리고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선우 섭.경희대 체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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