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자춘추/대형안전사고 이번이 끝이길

대형안전사고 이번이 끝이길 박 봉 현 의정부시 부시장 이번 대구지하철 참사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당한 분들의 빠른 쾌유를 빈다. 사고 당시의 상황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이렇게 많은 희생을 가져온 갖가지 원인들에 대해 우리 사회가 미리 대처하지 못했음이 안타깝고, 공직에 종사하고 있는 한사람으로써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고 등 많은 대형사고로 큰 피해를 입었고 그럴때마다 원인분석과 예방대책들을 마련하고 매스컴과 사회단체 등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감시활동도 했지만, 그러한 대책과 관심 등이 지속적이지 못했던 것도 이번 사고를 예방하지 못한 한 원인이다. 따라서 이번에야말로 총체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항구적으로 시행함은 물론이고 국민 스스로가 안전에 대한 의식을 혁신함으로써 이와 같은 대형안전사고가 다시는 발생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 다른 모든 것에 앞서 국민의 안전은 가장 소중한 것이며, 안전을 위해서는 어떠한 비용의 지불과 불편도 감수하는 풍토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특히 각종 공공시설의 설치와 운영이 너무 수익적인 측면에 치우쳐 안전에 대한 투자가 소홀한 부분들을 모두 찾아내 개선해 나가야 하며, 그에 따른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 또한 모든 공공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하나의 직업이기 이전에 국민의 안전과 직결돼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업무를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은 능력이 뛰어나며 응집력이 강한 민족이다. 이번에야말로 민족의 저력을 바탕으로 사고 없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자. 잘못된 사회적 시스템을 바로잡고 안전에 대한 의식을 혁신하여 무고한 국민들이 몸으로 대가를 치르는 이러한 대형사고가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길 기원한다.

천자춘추/존경받는 기업인의 조건

한국경제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필수조건은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것이다. 급부상하는 동북아시아 경제와 세계화 추세 속에서 21세기 새로운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산업화 속도를 볼 때 한국을 동북아시아 경제활동 중심지로 구축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중심에는 정부 기업인 근로자의 삼각축이 상호작용을 해야하는데 특히, 기업인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과연 존경받은 기업인의 조건은 기업의 질적인 성장과 어떠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의의가 있다. 첫째, 기업인 스스로가 존경받는 사회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업인들이 한국인의 잠재능력인 기업가 정신을 마음껏 발휘하고 모든 역량을 경제발전에 쏟아 부을 수 있는 사회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인 스스로가 투명경영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기업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기업인은 대외경쟁력을 좌우하는 산업평화 정착에 앞장서야 한다. 기업인이 열린 기업문화를 구축하고 투명경영을 실천할 때 조직구성원 모두가 기업의 비전과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셋째, 기업인은 투명한 회계방식으로 기업을 건전하게 육성해야 한다. 투명한 기업경영은 내적으로는 기업의 미래가치와 성장을 결정할 수 있는 훌륭한 지침이 되며, 외적으로는 기업에게 신뢰성을 부여하고 신용사회 정착에 큰 밑거름이 되어 이익실현으로 다가올 것이다. 기업인이 서구의 선진화된 자본주의 국가의 기업인들처럼 존경받으면서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사회적인 성숙이 따라야 하고, 이와 병행하여 기업의 근간이 되는 노사문화도 이익실현을 먼저 고려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21세기 세계 경제구조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기업인을 존경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다.

천자춘추/보톡스에 중독되는 사람들

시몬느 보봐르는 ‘제2의성’에서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부모로부터 부여받은 성에 천착하지 말고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당당하게 가꾸어 가야 한다는 말이다. 주체적이고 자신있는 여성이 되기 위해서는 외적인 아름다움보다는 내면을 살찌우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데 아쉽게도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외모 지향주의가 성행하고 있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외적으로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구가 강하지만 외모만을 중시한 나머지 지방흡입수술, 얼굴성형수술 등이 무분별하게 시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주름살 치료제로 알려진 보톡스 시술이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친한 사람들끼리 보톡스 계를 조직해 무리지어 병원을 찾는가하면 저렴하지 않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습관적으로 시술을 받고있다. 일반인들에게 보톡스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주름살 제거에 탁월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보톡스는 정제된 독소 1g으로도 수백명의 사람을 호흡근 마비로 죽게할 수 있는 인류 역사상 가장 가공할 만한 신경독소다. 정제된 소량의 보톨리늄 독소는 8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안전성을 공인 받았으며 의료계에선 제2의 페니실린으로 불릴 정도다. 그럼 보톡스는 얼마나 안전한 것일까. 체중 70kg의 성인의 경우 치사량은 한번에 보톡스 30병 정도를 주입해야 하며, 이상 증상이 나타나려면 5병 이상을 맞아야 한다. 얼굴 전체의 주름살을 치료한다해도 60 Unit(한병 100 Unit)를 넘지 않으므로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근무력증 환자, 알부민에 과민반응이 있는 자, 수유부, 임신부, 14세 미만 어린이는 아직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 며칠 전 코널 의과대 데이비드 베커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보톡스를 맞고 무심결에 표정을 지을 경우 새로운 주름살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톡스가 주름살 치료에 효과적이며 안전하긴 하지만 의사와 환자 모두 치료할 때 새로운 주름살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불행은 스스로 만족함을 모르는 데서 비롯된다. 주름살을 주사 한방으로 없애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 잘 가꾸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천자춘추/변화지향성과 개혁성

우리는 눈(雪)에서 무질서와 질서를 함께 본다. 강한 바람에 흩날리며 내려오지만 조용히 내려앉은 모습은 차분하고 평온하다. 바람에 따라 흐트러진 무질서가 결국에는 질서로 다시 나타난다. 이러한 눈의 변신에 착안하여 학계에서는 무질서속에 내재되어있는 정제된 규칙을 찾는 노력이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다. 혼돈(chaos)이론이 대표적인 예이다. 우연으로 보이는 현상도 적절한 관찰이 가능하다면 비록 정확하게 예측은 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해석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라스베이가스의 도박에 도전한 혼돈이론가도 있다. 이들은 룰렛 게임에서 바퀴를 돌리는 힘, 바퀴의 기울기와 받는 저항, 공을 던지는 방향과 힘, 파여진 홈 등을 면밀히 관찰하여 공이 떨어질 장소를 예측해주는 방정식을 만들었다. 발가락으로 조작할 수 있는 작은 컴퓨터까지 동원하여 상당한 금액을 벌었다. 카지노와의 마찰로 오래 계속하지는 못하였지만, 예측불가능으로 여겨졌던 게임의 결과를 작은 오차 내에서는 예측할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혼돈이론은 다양한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경제분야에서는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눈은 바람을 고스란히 받아들여 자신을 흩트리지만, 사람들은 자신을 변화시키는 바람에 대항하여 반응하고 그 방향도 다양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바람에 흩날리는 눈은 시인에게는 또 다른 아름다움일 수도 있겠지만, 정책수행자에게는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변화를 싫어한다고 한다. 따라서 논리적으로는 예상되는 저항을 능가하는 강력한 조처를 취하지 않는다면 혁신적인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 그러나 사람들은 강요된 변화를 싫어하지, 변화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즐긴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유행에 민감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 요즘의 세태이다. 최근 언론에 자주 보도되는 개혁이나 파격과 관련된 내용들이 변화를 강요하는 외풍이 아니길 바란다. 눈은 스스로 녹아버리지만, 사람은 더 강하게 바람을 대응하기 때문이다.

천자춘추/인간이 인간을 부정하는 전쟁

성직자로서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를 꺼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혹시나 있을까 이야기를 꺼내기가 조심스럽다. 그러나 미국에 의한 이라크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가 있고 평화를 위한 국제적인 분위기와는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이 둔감하다는 생각이 들어 한마디 하고 가야겠다.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전쟁은 약소국의 땅이나 재화를 빼앗기 위한 강대국의 집착에 의해서 일어났다. 미국은 빈 라덴과 사담 후세인의 테러에 대한 보복을 위해 이라크를 공격해야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진짜이유는 석유에 대한 집착 때문이라고 한다. 이라크의 석유는 전 세계 매장량의 10%나 되고 질도 우수하다고 한다. 그것을 미국이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부시가 석유상이었던 것은 물론이고 부통령 딕 체니는 원유개발회사의 회장을 지냈으며, 에너지 주무장관, 그리고 여러 각료급 인사들이 에너지업계와 얽혀 있다는 것을 보면 그 속내도 짐작이 간다. 어떤 사람들은 부시행정부를 ‘석유행정부’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어쨌든 미국의 이러한 집착과는 달리 미국을 지지하는 나라는 유엔에서도 불과 영국, 이탈리아 등 소수에 불과하다. 지난 15일에 열린 ‘국제 반전의 날’에 영국런던에서 200만명이 모인 것을 위시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1천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평화를 위한 집회를 가졌다. 한편으로는 미국의 공격에 인간방패가 되기 위해 이라크를 향해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인간방패가 된다는 것은 결코 사담 후세인을 지지 하기 때문이 아니다. 전쟁이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몸으로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말 그대로 살신성인의 정신이다. 전쟁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인간을 부정하는 행위이다. 전쟁의 후유증도 상상을 초월한다. 엄청난 재산상의 손실은 물론 무고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게 되며, 설혹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그 정신적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또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생이별을 겪었으며, 얼마나 많은 어린아이와 여자들이 능욕을 당했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유랑의 길을 떠돌았는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경기천자춘추/수원시 여성정과 신설을…

‘평등사회 구현’ ‘여성의 사회참여촉진’ ‘여성복지의 증진’ 등 여성정책의 3대 목표를 규정한 여성발전기본법이 제정된지 8년이 지났다. 이 법에 따라 정부가 ‘건강한 가정의 구현과 국가 및 사회발전에 남녀가 공동 참여하고 책임을 분담하는 사회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마련했던 제1차 여성정책기본계획(1998~2002)도 끝났다. 이제 ‘실질적 남녀평등사회 실현’을 목표로 한 제2차 여성정책기본계획(2003~2007)을 세워놓고 각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세부시행계획안을 제출하게 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1998년부터 2004년까지 7개년간 경기여성발전 중장기 계획을 완성했고, 2000년 1월에는 경기도 여성발전기본조례까지 공포하였다. 또한 올해에도 여성정책을 여성인적 자원개발, 여성인권보호강화 및 복지증진 등에 중점을 두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렇다면 수원시의 여성정책은 어디까지 왔는가. 우선 중앙 정부나 광역자치단체의 여성정책은 기초자치단체의 여성정책을 통해서 구체화된다. 이 때문에 여성발전기본법도 자치단체에게 여성정책관련 조례나 정책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의 여성정책은 이를 담당할 인력과 조직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런데 경기도의 수부이자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인 수원시에 아직도 여성정책을 전담하는 여성정책과(가칭)가 없다. 50만8천801명(2003.1.1기준)의 여성에 대한 여성정책을 사회복지과(문화환경복지국 산하)안의 여성복지계에서 단지 서너명이 담당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수원시가 여성정책을 제대로 개발하거나 시행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수원시의 각종위원회에 여성참여율이 30% 미만이고, 여성발전기금이 인근 시에 비해 적은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여성공무원들이 대부분 6급이하의 하위직급에 편중되어 있어 여성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도 없다. 도내 기초자치단체 중 의정부, 성남, 부천, 군포, 안양은 ‘과’수준에서 여성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이제 수원시는 조속히 여성정책과(가칭)를 신설하고 이를 기점으로 여성정책에 관한 중장기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수원시 의회는 여성발전기본법의 목표를 구체화시키는 여성발전기본조례를 제정해야 한다. /이 은 주 수원시의원

천자춘추/외국인 노동자

외국인노동자의 고용과 관련하여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들을 접하면 우선 가슴이 답답하다. 아마도 당장은 시원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행의 외국인 연수취업제도를 개선하자고 하는 측이나 고용허가제나 노동허가제를 주장하는 측이나 다 일리가 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수행으로 양산된 불법체류자와 관련한 주장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른바 산업기술연수생으로 입국하여 그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현실은 당사자나 기업에 책임을 돌리기에는 정부당국의 산업인력수급정책의 잘못이 너무나 크다. 따라서 바로 잡는 일도 기본적으로 정부의 몫이다. 불법체류자로 인하여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으며, 이들과 관련된 송출비리와 사기사건은 정도가 지나치다. 중국 조선족 동포에 대한 사기사건의 82%가 연수취업과 관련한 것이라고 한다. 취업연수제가 값싼 노동력으로 국내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하는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값싼 노동력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한다는 것은 매우 원시적인 경영태도로 볼 수 있다. 세계화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하여도 외국인 노동자관련 정책을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 나라에 와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모국이 항상 못살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부모 형제들이 미국이나 독일로, 중동으로, 월남으로 나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가? 그러한 고생 중에도 인권을 유린당하고 그 정도만 줘도 너희 나라에서는 큰돈이 된다는 고용주의 인식아래 지나치게 낮은 임금으로 일한 기억이 있다면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이미 필리핀에서, 네팔에서, 인도네시아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분풀이성 보복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들 나라의 노동자들이 당한 수모를 되돌려 주는 것이다. 특히 인권 침해는 장기적으로 우리의 기업에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국익에도 해로운 일이다. 다행히 외국인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하여 우리의 따뜻함을 보여주는 외국인 노동자의 집, 센터들이 있고 자치단체에서도 이들을 걱정해 주는 활동들이 있어 다소나마 안심이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당국의 결단이 시급하다.

경기천자춘추/통일 한국의 꿈

무디스의 신용평가에서 우리나라가 두단계 하향조정되었다는 발표가 있자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떨어지고 외채이자가 올라 또 다시 IMF사태와 같은 경제 불황이 오는게 아닌가 근심하는 소리가 높다. 우리나라 신용평가 절하의 원인은 북한 핵위기 때문이라 하는데 당장 10억달러의 외채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고 한다. 국내적으로는 현대상선의 2억달러 대북 송금문제로 여야간 정치공방이 치열하고, 여론도 분분한 상태에서 새정부 출범에 따른 정권이양기에 위기가 증폭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지난해 학회일로 대만을 방문하여 대만학자로부터 통일문제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동서독 통일로 서독사람들이 경제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데 본인의 생각은 어떠한가 하는 말이었다. 우리나라에 김동길 교수라는 유명한 철학교수님이 계신데 그 분이 논평하길 우리 남한민족이 경제적으로 지금보다 절반으로 가난해진다 해도 반만년 한민족의 미래를 위해 기꺼이 감수하고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생각에 나도 동감하며 대다수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서독정부가 통일을 위해 동독에 지원한 돈이 600억달러에 이르며 교역 불이익 비용까지 포함하면 1000억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대북 송금 4억달러의 최초 발설자는 래리닉슨이라는 미국의회조사 연구원이라고 한다. 남북 화해와 통일에 긍정적이지 않은 미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에 맞서 한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통일의 시대를 열어가는데는 우리 민족 구성원 모두가 자기 희생과 불이익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되지 않나 생각된다. 남북핵전쟁 발발시 당일에만 100만명이상의 사상자가 예측되며 경제적 피해액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경의선, 경원선 철도 연결과 금강산, 개성으로의 도로연결로 남북이 하나되고, 시베리아 철도로 유럽과 연결된다면 우리나라는 동북아 물류의 중심국이 되며, 제2의 경제부흥으로 선진강국에 진입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안 대 종 경기도 한의사회 회장

경기천자춘추/경기도를 하나되게 하는 것을 찾자

지리적으로 보면 경기도는 서울시를 품안에 안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말 경기도 인구는 1천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안에 서울시 인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예산규모는 서울시보다 많다. 이것만 보아도 경기도의 규모를 짐작할 수가 있다. 이러한 경기도는 과연 무엇인가? 손학규 도지사체제의 경기도는 ‘세계속의 경기도’를 지향한다. ‘동북아경제중심’이 도정목표이다. 경기도의 도정목표가 동북아중심지 건설인데 공교롭게도 새로운 정부의 국정목표도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에 동북아 중심국가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들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렇다면 결국 경기도는 동북아 중심국가의 중심지가 된다는 것이다. 경기도가 이제는 서울의 변방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서울을 품에 안고 동북아의 중심지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경기도에 1천만명의 경기도민들이 살고 있다. 서울의 변방이 아니라 동북아 중심국가의 중심지에 살고 있는 경기도민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기도민을 하나되게 하는 길은 없는가? 경기도는 “정체성이 없다. 경기도민은 모래알이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실제로 경기도와 경기도를 하나되게 하는 그 무엇이 없다. 대중가요를 예로 들어 보자. 서울시와 관련되는 가요는 ‘서울의 찬가’에서 ‘서울 서울 서울’ 등 잘 알려진 노래들이 많다. 부산과 관련된 가요도 ‘이별의 부산정거장’에서 ‘부산갈매기’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잘 알려지고 불려지는 노래가 많다. 그런데 경기도에는 없다. 옛날에는 ‘경기민요’가 많이 불려져서 경기도를 대변했을텐데 말이다. 동북아 중심지로 나아가는 경기도에 사는 1천명만의 경기도민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1천만명을 하나가 되게 하는 그 무엇이 필요하다. 그 무엇이 경기도의 정체성이다. 경기도의 정체성은 여러 가지 차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의 역할과 기능에서 찾아질 수가 있고, 스포츠에서도 찾아질 수가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찾아질 수가 있다. 이러한 경기도의 정체성을 찾는 것, 그래서 1천만명이 넘는 경기도민들이 하나되게 하는 것은 민선3기 경기도의 과제이다. /안 기 영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경기천자춘추/굴뚝에서 피어나는 온정

우리나라의 전통난방은 구들식으로 방마다 아궁이가 있고 굴뚝도 여러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반해 서양의 난방은 벽난로식으로 한두개의 굴뚝으로 빠져나가는 중앙집중식으로 되어 있다. 굴뚝의 높이는 지역에 따라 달라 남부지방으로 내려올수록 낮아지는데 취사보다는 난방이 중요한 북쪽에서는 많은 열을 내도록 굴뚝이 높고, 취사가 위주인 남쪽지방에서는 굳이 굴뚝을 높이 올릴 필요가 없어 대개 처마를 넘지 않았다. 서양의 굴뚝은 지붕위로 연결되어 외부로 배기되지만 우리나라의 굴뚝은 처마밑에 있어 굴뚝에서 나온 연기가 지붕을 한바퀴 감싸 돌아가면서 집 안팎을 소독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여기서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굴뚝에는 우리조상들의 멋과 풍류가 배어있다. 굴뚝만 보아도 어느 정도 지체 높은 가문인지 얼마나 살만한 양반집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 기와를 덮고 연가를 얹어 치장을 하기도 하고 정성껏 돌을 쌓아올리기도 했다. 또한 굴뚝에는 ‘정’이 있다. 어릴적 산으로 들로 온 종일 뛰어 놀다 배가 고파지면 굴뚝에서 연기가 올라오기만 기다려진다. 굴뚝연기는 집으로 부르는 신호인 것이다. 외지생활을 하다 고향마을로 귀향할 때 마을 어귀에서부터 저 멀리 보이는 고향집 굴뚝연기가 어머님을 떠올리게 한다. 굴뚝연기는 그리움인 것이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굴뚝연기는 포근한 집으로 이끄는 부름의 신호이자 어머님을 떠오르게 하는 그리움이 있다. 요즘은 고향마을에서도 보기 힘들어진 굴뚝에서 퍼져 나오는 구수한 장작 타는 냄새를 떠올리며 온정을 되새겨본다. /서 수 봉 (토지공사 경기지역본부장)

경기천자춘추/대보름의 방액(防厄) 민속문화

오는 2월 15일(음력 1월15일)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세시명절의 하나인 정월 대보름으로 상원(上元)이라고도 한다. 농사철을 앞두고 설날 시작한 축제를 마무리짓는 고유 명절로 개인별로 또는 마을 단위로 한 해의 길흉을 점치고 나쁜 운수를 막기 위한 방액(防厄) 행사를 갖는 것이 큰 특징이다. 작은 보름이라 불리는 1월14일부터 큰 보름이라는 1월15일까지 이어지는 민속에는 귀밝이술(耳明酒), 부스럼을 예방하고 치아 건강을 기원하며 피잣·호두·밤 등을 깨물어 버리는 부럼(咬瘡果), 오곡밥과 아홉가지 묵은 나물 그리고 약밥, 흰쌀밥을 김 또는 참취나물에 싸먹는 복쌈, 열두개의 다리를 건너 열두달의 액을 막는다는 답교놀이, 연 실 끊기, 동전 한 잎과 함께 버리는 호로병, 달맞이와 불놀이, 조밥을 흰종이에 싸서 물고기에 주어 액을 면하는 어부슴(魚鳧施) 등 많은 종류의 방액(防厄)이 행해진다. 또한 달의 희고 붉음 보기, 소밥주기(찰밥과 나물), 윤월(潤月)놀이(수수깡을 세로로 잘라 12개의 구멍을 내고 콩을 하나씩 넣고 상대방의 것과 마주 대고 짚으로 묶은 후 하룻밤을 물 속에 넣었다가 불고 불지 않음을 보아 그 달에 비가 내리고 가뭄이 드는 것을 점치는 행위) 등을 통해 풍흉(豊凶) 또는 홍수와 가뭄을 점치고 1년 농사를 준비하기도 한다. 농경생활의 순환 속에서 농사주기에 맞춰 발전해 온 우리의 민속명절 가운데 한식·단오·유두·백중·동지 등 많은 부분이 쇠퇴하거나 사라지고 있지만 설날, 추석과 함께 정월 대보름은 아직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한 해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는 사람의 마음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보건 위생수준이 높아지고 의학이 발달된 21세기에 이러한 방액(防厄) 민속이 효과가 있다고 믿을 수 없지만, 전 국민이 똑같은 민속을 행함으로써 공동체의식을 높일 수는 있을 것이다. 농경사회가 산업사회, 정보화사회로 변화한 만큼 5천년 역사를 뒤돌아보며 앞으로 온 겨레를 공동체로 엮어 만년을 지속할 새로운 민속문화를 전승하고, 창조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 봉 현 경기도 기획행정실장

경기천자춘추/에너지절약 기업수익성에 기여

산업자원부에 의하면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7.4%에 이르고 국내 총수입액 가운데 20.2%에 이르는 316억달러를 에너지 수입에 사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속적인 국제유가 상승은 국내 물가 상승, 산업생산성 약화, 국제수지 악화 등 경제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액의 80.4%를 석유제품이 차지하는 현실에서 국제유가의 급등에 대응해 자발적인 에너지 소비절약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특히 전체 에너지 사용량 가운데 56%를 차지하는 산업현장에서 에너지 절감은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기업체들의 경우에도 유가가 인상되면 원부자재 가격의 상승과 생산성 약화로 제품의 생산원가가 높아지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국내 산업기반 약화 및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고유가 시대에 기업들이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절감 프로그램을 과감하게 도입하고 고효율 기자재의 보급을 통하여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방안이 에너지절약 전문기업(ESCO : Energy Service Company)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에너지 사용기업체가 에너지절약을 위하여 기존의 에너지 사용시설을 대체 또는 보완하고자하나 기술적·경제적 부담으로 시행치 못할 때 절약전문기업으로 대신 투자토록 하여 효율적인 에너지절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 방안은 정부 지원을 통해 에너지 절감시설을 갖출 수 있고 투자금액에 대해 법인세를 돌려 받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두 번째 방안으로는 고효율 유도전동기 설치 장려금 지원 사업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에너지소비 효율이 개선된 고효율 유도전동기를 일반 기업체가 경제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제품가격에 대해 적정규모로 장려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에너지 부존자원이 전무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직시하고 에너지절약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강구하면 기업의 생산성과 직결되어 원가부담의 감소로 이어지고 나아가서 기업의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다. /전 태 경 성남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경기천자춘추/재미없는 방학생활

‘너는 뭐하면서 놀았니?’이랬던 대화가 ‘넌 문제집 몇 권이나 풀었니?’로 변했다 요즘 아이들에게 신나는 방학이 사라지고 있다. 평소 부족한 공부를 보충하고 취미생활과 봉사활동 등으로 보내야 할 방학이 선행학습을 위한 학원 과외, 특기교육 등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어린시절 필자는 여름방학이 되면 친구들과 함께 얼굴이 까맣도록 산과 들을 누비며 곤충채집을 했고 겨울에는 썰매를 타거나 편을 갈라 눈싸움을 하곤 했다. 이밖에도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여행을 다녔다. 그 당시 공부는 방학생활의 중심테마가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어떤가. 자연을 찾는 대신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각종 학원차에 몸을 맡긴다. 미술이나 악기 실력도 일정수준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또 가족끼리 오붓하게 여행을 떠나려 해도 학원공부에 지장을 줄까 선뜻 나서질 못하는가 하면 일부 지방학교는 방학을 이용해 서울 명문학원으로 원정 입학하는 해프닝을 벌이고 있다. 흔히 동일한 취미를 갖고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마니아라고 부르는데 아이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는 컴퓨터 게임 축구 보드 자동차 만화 등 다양하다. 마니아가 되면 관련 지식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규칙적으로 즐긴다. 무조건 좋아하는 차원을 넘어 나름대로 전문가가 되려고 노력한다. 그들이 마니아가 되는 데는 부모의 영향이 크다. 부모의 조언이나 격려가 지적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한경쟁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천편일률적으로 공부마니아가 되기를 요구하는 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제너럴 일렉트릭사의 잭 웰치 회장은 ‘정보화사회에서는 미래에 대한 대응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응능력은 혁신적인 문화를 체질화 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획일적인 교육방식과 단조로운 경험으로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대하기가 힘들다. 앞으로는 어른들이 공부가 만사라는 생각을 버리고 방학동안 아이들이 맘놓고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 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런 다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넉넉해진 아이들을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주는 일이 남아있다. /전 미 희 프리랜서

천자춘추/상속세 강화와 파급효과

/장익환 인하대 경영학부 교수) 상속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가 도입되면, 별도의 제외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상속증여로 간주되는 모든 거래에 대해 과세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상속세제도를 대폭 강화함으로써 탈세와 불법적인 부의 세습을 근절하는데 효과적이며 일반 서민들은 영향을 받지 않고 재산이 재벌 수준인 경우에만 적용된다는 이유로 위헌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 새 제도와 관련하여 금융시장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무기명 채권의 가격이 급등과 급락을 오가고 있으며, 월 납부액이 천만원을 넘는 고액 보험도 상속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상속세를 피하고 수익률이 불확실한 부동산이나 금융상품을 물려주는 것보다 이 방법이 훨씬 낫다는 계산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특정 부유층에 한정된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일단 제정된 법은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쉽게 적용될 수 있다는 의심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잔디밭의 잡초만을 솎아내는 것은 극히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간과 비용이 문제가 되며, 끊임없이 다시 생겨나기 때문이다. 잔디밭 전체에 강력한 제초제를 뿌린다면 잡초는 제거할 수 있겠지만 잔디까지 망쳐버릴 수도 있다. 정부 정책도 특정계층만을 대상으로 선별적이고 차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또한 큰 비중은 아니더라도 채권이나 고액보험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은 정상적인 자금흐름과 금리구조를 왜곡시켜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상속 자체가 지탄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상속은 바로 저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아껴 쓰고 저축하여 모은 재산을 자식들을 위해 물려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문제는 지나친 가족 이기주의에 빠져 자식의 능력과 관계없이 기업을 대물림하는 것과 같은 부도덕한 부의 세습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입법이나 세무조사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가의 윤리의식, 건전한 경영관행과 기업지배구조 등의 개선으로 해결하여야 할 보다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과제로 여겨진다.

천자춘추/경쟁보다는 협력과 연대

임영인 성공회 수원나눔의집 원장·신부 적자 생존이라는 말이 있다. 강한 것들이 환경의 장애를 넘어서 살아가는 것을 두고 다윈이 그렇게 말했다. 모든 생물들은 환경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를 거듭한다는 것이다. 다윈의 말에 신뢰를 하는 이들은 사람을 놓고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세상의 자원은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식량과 땅이 부족하기 때문에 인간은 다른 인간을 경쟁자로 또는 적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있는 힘을 다해 그들과 싸워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고 도덕적으로 정당하다는 것이다. 그 논리에 서서 서구 열강들이 근대에 동양과 아프리카에 침략을 하면서도 전혀 죄의식을 갖지 않았다. 그리고 그 힘의 논리로 세상을 평정하려는 경향은 국제정치의 현장에서 지금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자연자원이 거의 없고 인구가 밀집된 영국에 살았던 다윈으로서는 적자생존을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광활하고 인구가 드문 나라인 러시아에서 살았던 비평가 크로포트킨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간은 한정된 세상에서 제한된 재화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고 거친 환경과 싸우기 위해 서로 협력한다는 것이다. 자원이 부족하고 인구가 밀집된 우리나라는 영국이나 러시아와는 다른 환경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적자생존의 원리만이 지배하고 있는 것 같다. 정치나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문화, 교육, 심지어는 소외된 이들을 위해서 일한다고 하는 사회복지와 종교의 영역에서조차도 이러한 적자생존 방식의 경쟁 논리만이 남아있는 것 같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다윈의 말처럼 적자만이 살아남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래를 생각하는 건강한 사회라면 이 적자는 이웃과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사람이며 서로를 보호하고 도움을 주는데 참여할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결코 약자 위에 힘을 행사하는 강한 사람이나 도와줄 동료도 없이 혼자 남아 있는 사람은 아니다. 상호협력과 연대는 경쟁 보다 더 중요한 원리다.

천자춘추/장애여성인 정책도 필요하다

충남 아산시는 올해부터 장애여성에게 출산보조금과 육아보조수당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국민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으로, 장애여성의 출산을 지원하기 위해 출산보조금 50만원과 육아보조수당으로 월 10만원씩 지원한다는 것이다. 비장애여성을 위한 복지정책이 대부분인 현실을 생각한다면 아산시가 장애여성의 출산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했다는 것은 큰 박수를 보낼만한 일이다. 장애인들은 부당하게 차별받고 살아가는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교육과 취업의 기회가 적다는 불평등과 어려움, 이동의 불편함, 사람들의 편협한 인식…. 이런 것들이 장애인의 삶을 비장애인의 삶과 차별을 만드는 것들이다. 인생 전반에 걸쳐 일상생활 하나 하나가 차별의 연속인 것이다. 이런 장애인으로서의 삶이 하나의 차별이라면 장애여성인들은 이중차별을 받고 있다. 그나마 있는 현재의 정책들이 남성장애인 위주로 마련된 것들이고 장애여성인을 위한 정책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땅의 장애여성인들은 ‘장애’와 ‘여성’이라는 두가지 차별 속에서 억압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출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여성이 임신을 하면 그 과정에서 신체적 변화가 나타나게 되는데 장애여성이 겪게될 물리적인 어려움은 비장애여성인들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장애여성인들이 임신을 꺼리는 직접적인 이유가 되고 장애여성들의 결혼자체를 힘들게 하는 원인이 된다. 장애여성의 결혼과 임신, 출산과 양육은 하나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애여성인을 위한 체계적인 임신, 출산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야 한다. 장애여성이 임신을 하면 출산때까지 건강을 관리해 주고, 출산 후에는 적절한 산후 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몸이 불편한 장애여성인의 자녀양육을 도와줄 가정도우미제도 등 장애여성인을 위한 좀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이 절실하다.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장애여성인 차별금지법(가칭)등 관련법제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천자춘추/좋으 기업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하여 왈가왈부하는 것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논쟁이며, 윤리경영을 하였을 경우 장기적으로 기업의 이윤이 증대된다는 것은 여러차례 검증된 바 있다. 기업이 사회에 대하여 책임을 가진다는 것은 다음 몇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기업은 조직내의 개개인이 새로운 지식 또는 기능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둘째, 기업은 기업조직의 활동으로 인한 환경파괴 행위를 극소화하거나 완전히 제거하여야 한다. 셋째, 기업이 생산한 제품, 또는 제공하는 용역은 소비자의 복리와 생활환경 개선에 기여하여야 한다. 넷째, 기업은 기업이 속해있는 지역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좋은 기업은 바로 이러한 몇 가지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들이다. 대기오염물질을 규제치 보다도 훨씬 덜 배출하려는 노력, 승진 및 보수에 있어서의 남녀차별을 없앤다거나, 종업원의 재교육, 작업환경 개선, 소비자가 안전하게 믿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하는 일도 쉽게 기업의 장기적 이윤을 보장하게 해 주는 것이 된다. 요즈음 차기 정부의 개혁방침에 기업의 경제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개혁이라는 구호가 나오는 것도 무척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세계화, 정보화, 선진경영기법 도입을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실천해 온 기업들이 선진국의 좋은 기업제도와 관행을 모를리 없는데, 왜 우리 나라에서는 그러한 제도와 관행의 도입에 경제가 위축된다는 것인가. J. C. 페니는 소수 민족이나 여성이 소유한 사업체로부터 우선구매 하였으며, 존슨 & 존슨은 맞벌이 부부를 위한 최고의 지원시스템을 갖고 있는 것을 우리의 기업경영자가 모를리 없다.

천자춘추/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 어린 시절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한 집안 어른들께 새옷을 차려입고 세배를 가곤했던 추억이 있다. 이 때 맛있는 음식과 함께 용돈 받는 재미가 쏠쏠해 설날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집안의 최고 어른으로 모든 결정권을 가진 존경과 권위의 상징이었다. 통계에 의하면 2000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7.2%라고 한다. 최근 평균수명이 크게 늘고 있는데 남성이 72세, 여성이 79.5세로 2019년이면 전체인구의 14%를 차지하여 본격적인 노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노령화 사회에 대비해 다각적인 정책과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겠지만 그중 제일은 역시 건강하게 노년을 보내는 것이리라. 노인들의 만성질환 유병률(有病率)은 86.7%로 현재 전체 의료비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는 30~40%를 노인 의료비가 점유하고 있는 형편이다. ‘무병장수 불노장생(無病長壽 不怒長生)’은 인류의 오랜 소망이지만 노인문제는 이제 우리 모두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개인과 가정·사회 문제가 되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멋진 구호도 있지만 열심히 일해 자식들 교육과 뒷바라지에 모든 것을 베풀고, 가진 것 없이 몸은 늙고 병든 채 노년을 맞이한 우리의 어르신들께 가족과 사회의 따뜻한 보살핌과 관심이 필요한 때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는 꽃은 사랑을 받기만 하지만 사람은 사랑을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는 은혜를 아는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말처럼 열심히 일해 가정과 국가발전에 기여한 노인들에게 행복한 여생을 위한 보은(報恩)운동이 일어나야겠다. 한 부모는 10자식을 거두어도, 10자식은 한 부모를 모시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오늘 내가 부모님께 한 어르신 공경은 훗날 자식으로부터 내가 받을 그 공경이요, 내가 부모님께 행한 불효는 훗날 내가 받을 불효가 아닌가 싶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고 세계 많은 나라중에 대한민국이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염원을 가져 본다.

천자춘추/경기도는 발전하고 있는가?

모든 것은 변한다. 나 자신도 변하고 우리 사회도 변한다. 정보화 시대는 그 변화의 속도가 빨라서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시대에 과연 우리 경기도는 변하고 있고 발전하고 있는가, 그래서 1등 경기도를 향해서 가고 있는가, 더 나아가 세계속의 경기도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는가? 물론 경기도도 변화의 흐름을 따라서 변하고 있다. 그리고 발전하고 있다. 경기도의 변화와 발전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관심있는 분야를 다른 시도와 비교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인 경기도의 변화와 발전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예산서를 보면 어느 정도는 알 수가 있다. 왜냐하면 경기도의 거의 모든 행정행위가 예산으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서는 무슨 일을 하는지, ○○부서는 출장을 얼마나 자주 다니는지, ○○부서는 야간근무를 얼마나 자주 하는지를 예산을 보면 알 수가 있다. 도지사가 어떻게 움직이며 판공비를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도 예산을 보면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경기도의 예산제도는 이러한 변화와 발전을 알기 어렵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경기도의 예산제도는 품목별예산제도로 행정자치부가 예산편성지침을 통해 시달해준 장·관·항·목이라는 틀에 맞추어 짜여져 있는데 예산을 전문적으로 보는 의원들도 무슨 목적과 목표로 얼마의 예산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기가 어렵다. 그런데 일반도민들이야 말한들 무엇하랴! 경기도의회 예결특위가 예산제도를 개! 혁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산이 무슨 목적과 목표로 어떻게 사용되고 있으며 어떻게 평가되고 검증되고 있는가를 일반 도민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산제도로 바꾸려고 하는 것이다. 성과중심 예산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예산제도 개혁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도민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경기도 예산을 보면서 경기도정이 얼마나 변하고 발전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경기도정을 잘 이해하게 되면 내가 낸 취득세, 등록세, 레져세가 어떻게 쓰여지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고 도정에 대한 참여도 늘어날 것이다. 도민들의 참여가 확대될 수록 경기도는 더욱더 발전해나갈 것이다.

경기천자춘추/설의 의미를 되새기며

설의 의미를 되새기며 /한국토지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서수봉 설날의 다른 이름은 ‘세수(歲首)’ ‘원단(元旦)’ ‘원일(元日)’ ‘신원(新元)’이라고도 하여 시작 또는 첫날이라는 의미로 쓰여졌으며, 근신·조심하는 날이라 해서 ‘신일(愼日)’이라고도 쓴다. 필자가 자라던 시절에는 설날하면 떠오르는 것은 그 날만은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것과 도회지로 뿔뿔이 흩어졌던 친지들이 돌아와 마을 잔치가 벌어진다는 기억이 새롭다. 또한 어른들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위하여 세배할 때 ‘새해에는 공부 잘 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 등 덕담을 주고, 어린이들은 어른들께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등 인사를 여쭙는 것으로 새해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 이후 설날을 말살하기 위하여 갖은 방법을 동원하였다. 그 이후에도 이중과세에 따른 낭비 등을 사유로 설날의 의미를 축소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도입하였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이름을 ‘신정’에 대비하여 ‘구정’이라고 쓰도록 하였으며 공무원의 설 과세를 금지하는 정책을 도입하였다. 또한 급속한 도시화에 따라 고향의 공동화로 마을단위의 공동체의식이 사라지게 되었고, 교통난 때문에 귀향을 기피하게 되어 요즈음은 ‘설’ 하면 남자들은 교통난에 따른 어려움을, 여성들은 음식 만들기 등 가사에 따른 어려움이 먼저 떠오르게 되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국력의 신장에 따른 생활이 안정되면서 신토불이 등 우리 전통을 찾자는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구정이 다시 설날로 바뀌면서 공휴일 수도 신정이 하루 밖에 안되고 대신 설날은 3일 연휴로 되어 명실상부하게 설날이 된 것이다. 이제 와서 과거에 갖고 있던 추억의 설날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자신의 영달을 위하여 남을 헐뜯고, 비판하는 것이 일상처럼 된 사회에 설날의 큰 장점중의 하나인 덕담을 주고받는 훈훈한 설날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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