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 어린 시절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한 집안 어른들께 새옷을 차려입고 세배를 가곤했던 추억이 있다. 이 때 맛있는 음식과 함께 용돈 받는 재미가 쏠쏠해 설날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집안의 최고 어른으로 모든 결정권을 가진 존경과 권위의 상징이었다.

통계에 의하면 2000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7.2%라고 한다. 최근 평균수명이 크게 늘고 있는데 남성이 72세, 여성이 79.5세로 2019년이면 전체인구의 14%를 차지하여 본격적인 노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노령화 사회에 대비해 다각적인 정책과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겠지만 그중 제일은 역시 건강하게 노년을 보내는 것이리라.

노인들의 만성질환 유병률(有病率)은 86.7%로 현재 전체 의료비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는 30~40%를 노인 의료비가 점유하고 있는 형편이다. ‘무병장수 불노장생(無病長壽 不怒長生)’은 인류의 오랜 소망이지만 노인문제는 이제 우리 모두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개인과 가정·사회 문제가 되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멋진 구호도 있지만 열심히 일해 자식들 교육과 뒷바라지에 모든 것을 베풀고, 가진 것 없이 몸은 늙고 병든 채 노년을 맞이한 우리의 어르신들께 가족과 사회의 따뜻한 보살핌과 관심이 필요한 때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는 꽃은 사랑을 받기만 하지만 사람은 사랑을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는 은혜를 아는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말처럼 열심히 일해 가정과 국가발전에 기여한 노인들에게 행복한 여생을 위한 보은(報恩)운동이 일어나야겠다.

한 부모는 10자식을 거두어도, 10자식은 한 부모를 모시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오늘 내가 부모님께 한 어르신 공경은 훗날 자식으로부터 내가 받을 그 공경이요, 내가 부모님께 행한 불효는 훗날 내가 받을 불효가 아닌가 싶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고 세계 많은 나라중에 대한민국이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염원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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