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 된 목조 건물인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을 방문하게 되었다. 안내원의 말이 가장 오래 원형을 유지한 무량수전의 비결이 기둥에 있는데 이 기둥의 특징이 위 아래 보다 중간 부분이 두터운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며 우리 인체도 나이가 들면 적당히 살이 쪄야 건강하고 오래 살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비만은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 되고, 미용의 적이라 하여 최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다이어트 열풍이 대단하고 비만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도 매우 많은 요즈음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그렇다. 한의학에서 지나친 것과 모자란 것이 모두 병의 원인이 된다 하였는데, 지나치게 비만한 것도 질병의 원인이 되지만, 지나치게 마른 것도 질병의 원인이 된다 하였다. 물론 복부 비만은 동맥 경화, 고혈압, 당뇨, 관절염, 디스크 등 뇌세포의 노화를 촉진시켜 치매 중풍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므로 주의하여야 하지만, 지나친 체중 감량으로 인한 영양 결핍은 골밀도 저하, 근 무력증, 자궁 발육부진으로 인한 불임증 및 무기력 등으로 더 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늙으면 배 힘으로 산다하여 나이가 들면 적당히 배가 나오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하였고 표준 체중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증가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일률적인 표준 체중에 몸무게를 맞추려 하기 보다는, 사상 체질과 유전적 소인에 따른 본인이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던 체중을 기본으로 삼는 것이 좋다 하겠다. 배 나온 무량수전의 기둥을 보며 우리 선조의 지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며, 나이가 들면 적당히 체중을 늘려야 건강하게 활동하고 장수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오피니언
경기일보
2003-03-2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