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봄은 희망의 계절이다. 오늘은 앞산으로 산책을 나섰다. 일주문도 없는 산사에는 앞을 다투어 피어나는 하얀 목련, 개나리가 우릴 반긴다. 나무들은 따뜻한 햇살에 눈을 틔워 초록 잎이 보일 듯 말듯한데 연분홍 진달래는 만개해 있다. 꽃을 향해 날아오는 나비, 새소리가 아름답게 들려 온다. 내 몸도 봄에 물든 듯 싶다.
맑은 날씨 탓인지, 연휴 탓인지 웬 사람이 이렇게 많을까. 숨가쁘게 변화하는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도시의 콘크리트 빌딩에서 하루만이라도 탈출하기 위해 산을 찾는 인구가 점차 늘고 있고, 휴식을 취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꿈의 장소로도 애용되고 있다. 이토록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혜를 받고있는 우리는 산림의 공익기능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산을 아끼고 사랑하고 깨끗하게 해야한다.
한 귀퉁이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자연보호’라는 낡은 현수막을 보면서 인간의 보호를 받을 만큼 자연이 연약한 존재인가, 자연을 인간이 보호해야 할 대상이 되었다니…. 한편으론 ‘인간이여 겸손 하라’는 뜻으로 들린다. 일부 몰지각한 이들은 유희를 즐기다가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나무와 꽃을 꺾고, 음식을 먹고 난후 쓰레기를 다 버리는 곳이기도 하다. 산은 쓰레기와 산불로 생긴 상처를 치유하느라 몸살을 앓고 있다. 산은 양심을 버린 인간들을 제일 무서워 한다. 무심코 버린 귤 껍질이 썩는 기간이 3년이 걸린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한번 파괴된 산림환경의 복원이 얼마나 힘든 지에 대하여는 다시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산림의 혜택은 우리들이 마음대로 쓰고 파괴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다. 산을 잘 가꾸고 깨끗하게 하는 것은 후세들에 대한 현대인들의 의무이자 도리이며 다음세대에 넘겨줄 자산인 것이다. 우리 모두 산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아름다운 산을 가꾸고 만드는데 노력 해야 할 것이다.
지난주말 모과나무 감나무 밤나무 호두나무 앵두나무 등 유실수 몇 그루를 심었다. 이 열매를 내 평생 따리라는 생각은 안 한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처럼 실행에 옮겼을 뿐이다. 언젠가 누군가 그 열매를 따겠지 하는 마음뿐이다. 나무 심는 마음으로 세상을 건강하게 살자.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라는 시 구절을 외우며 산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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