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국민의 사랑받는 검찰을 꿈꾸며

“청장님! 전혀 검사 같지가 않으신데요.”

“아니, 왜 그러시죠.”

“글쎄요. 검사라면 뭐랄까 권위적이고, 근엄하고, 마주 대하기 어렵고 그런 느낌인데... 오늘 이 자리에 와 보니 너무 편안하고, 소탈한 느낌이어서 전혀 검사 같지가 않으신데요.”

“하하하, 검사는 매일 찡그리고만 있어야 하는가요.”

지난 6월10일 우리 청에서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시민검찰모니터 위원’ 위촉식에서 있었던 대화의 한토막이다. 사실 그 동안 검사들이 구체적 사건과 관련된 조사에서나 국민들을 대하다 보니 국민들에게 보이는 검찰상이 그런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우리 고양지청은 검찰권 행사의 사각지대를 해소해 달라는 110만 고양 파주시민들의 여망을 받들어 신설된 청이다 보니 시작부터 많은 부담이 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우리 청에서는 ‘지역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따뜻한 고양검찰’이 되기 위하여 개청 이후 여러 가지 제도를 전국 최초로 만드는 등 많은 노력을 해왔다. 지역주민들로부터 검찰권 행사 방향, 검찰수사절차 및 수사제도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여 ‘시민면담보고제’, ‘시민의 소리 담당관제’, ‘시민 검찰모니터제’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검찰에 대하여 비판적인 의견을 많이 듣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면, ‘그간 검찰이 국민에게는 당당하고, 권력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거나 ‘검찰청을 방문했는데 담당직원이 불친절하여 기분이 상했다’는 의견 등이 그것이다. 반면에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고양지청 출신 검사들은 청렴결백과 투명성의 상징이 되었으면 좋겠고, 그렇게 된다면 국민들이 언제나 검찰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겠다’는 격려의 말도 많아 힘이 되곤 한다. 격려이든 질책이든 교만하지 않게 겸허히 받아들여 진정한 국민의 검찰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지청장실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소나무에는 개청 무렵부터 까치가 집을 짓고,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우고 있다. 본래 까치가 집을 지을 때는 나무 뿐 아니라 주변의 여러 가지 상서로운 기운들을 고려한다는 얘기를 들은 후론 더욱 애착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더불어 우리 청이 진정으로 지역주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멋진 검찰이 될 것이라고 격려해 주는 국민들의 선물이라 믿고 싶다.

/김인호.서울지검 고양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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