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자춘추/설 민속문화의 계승과 발전

설 민속문화의 계승과 발전

/ 경기도 기획행정실장 박봉현

오는 2월 1일은 음력으로 정월 초하루날로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 ‘설’이다. 국가, 민족, 지방에 따라 동지 또는 입춘을 시작으로 하는 등 새해를 맞는 날도 다르고, 풍속도 다르지만 대체로 악귀를 멀리하고, 건강과 행운 그리고 풍요를 기원하는 것은 공통이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섣달 그믐 밤 자정 이전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흰다고 하고, 날이 밝을 때까지 불을 켜두며, 귀신이 신을 신고 가면 불길하다고 신을 감추고, 자정이 지나자마자 복이 담긴다는 복조리를 팔고 사며, 새벽에 거리에 나가 처음 듣는 소리로 한 해의 운수를 점치기도 하고, 삼재(三災)를 물리치는 부적이나 세화(歲畵)를 문에 걸어두기도 한다. 모든 가족이 모여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음복을 하며, 세찬과 세주를 함께 하고, 성묘를 행한 후 어른들께 세배와 새해 인사를 드리는 것은 변함이 없다. 또한,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등의 전통 세시 민속놀이를 시작하여 정월대보름까지 이어졌었다.

농경정착사회에서 시작되어 발전해온 ‘설날 민속’이 고도산업사회로 변화하고, 정보통신혁명을 맞아 일부는 지속되고 있지만 일부는 고궁이나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고, 일부는 그나마 볼 수 없는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설날을 맞아 귀성, 역귀성을 통해 가족이 함께 모여 현대적 감각에 맞게 개량한 한복을 입고 조상을 회상하며, 음식을 나누고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것은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연휴로 인식하고 있어 이를 노리는 여행상품이 인기를 끌고, 콘도미니엄이 만원을 이루는가 하면, 편리함을 찾는 일부의 욕구에 맞춰 인터넷 제사, 사이버 묘지, 의례 대행업체가 속출하고 있어 한편으로 씁쓸하게 하기도 한다.

이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관심을 갖고 우리의 전통 설날 민속을 국제경쟁력을 갖춘 관광상품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이미 사라졌거나 사라질 우려가 있는 민속 가운데 계승하여야 할 것은 되살리며, 고도산업사회, 정보화시대에 걸맞게 많은 주민들이 신명 속에 공동체 의식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문화전통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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