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식(39). 촐싹거리고 거드름을 피워도 왠지 밉지 않은 배우. 그는 요즘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연기자 중 하나다. 지난해 첫 주연을 맡은 영화 ‘마파도’의 성공 이후 상영중인 ‘공필두’에 이어 ‘구타 유발자들’ ‘플라이 대디’가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극과 영화만으로는 성이 안차 이번엔 가장 대중적인 매체인 TV로 시청자를 만난다. ‘다모’와 ‘죽도록 사랑해’에 조연으로 출연한 적은 있지만 드라마 주연은 이번이 처음. 그것도 연애와 사랑을 다룬 멜로 드라마 주인공이다. ‘연애시대’ 후속으로 방영되는 SBS ‘101번째 프러포즈’(윤영미 극본·장태유 연출)에서 그가 맡은 역은 외모 학벌 집안 뭐 하나 내세울 것이 없고,심지어 나이도 많은 노총각 박달재. 그런 그가 여러모로 완벽해보이는 아나운서 한수정(박선영 분)을 만나 사랑하게 된다. 23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만난 그는 연신 “시골출신이라서…. 이 몽타주(얼굴)에 뭘”하며 몸을 낮췄다. “멜로는 처음이라 엄청 떨려요. 성격이 소심하고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서 제대로 프러포즈 해본 적도 없어요. 그냥 술마시고 “내가 남자로서 매력이 안 느껴지냐”고 슬쩍 물었다가 반응없으면 말고 그런 식이었지요. 지금도 방송국에서 예쁜 연기자 보면 가슴이 떨려 오랫동안 눈 마주치기도 힘들어요. 제가 시골에서 자라서. 어쨌든….” 그는 자신에게 멜로가 들어와서 깜짝 놀랐단다. “혹시 나한테 멜로가 들어와도 ‘노틀담의 꼽추’식의 비뚤어진 캐릭터려니 했어요. 이 몽타주에 이런 역할은 앞으로도 없을거고,그러니 해야겠다 싶었지요.” 무슨 얘기를 하든지 쑥쓰러워 죽겠다는 식으로 몸둘 바를 모른다. 서른여덟이 되도록 노총각인 극중 박달재의 모습이 그의 실제와도 많이 닮았단다. 인간 이문식 역시 서른 일곱이던 2003년에야 결혼했다. 지금이야 “이번 작품 하고 쉬지 않으면 이혼하겠다”고 벼르는 아내와 아빠가 놀아주기만을 기다리는 두 아들이 있지만,그에게도 외롭고 고단했던 시절은 상당히 길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때 처음 전기가 들어올 정도로 후미진 시골(전북 순창)에서 나서 1985년 처음 서울에 올라온 얘기,우여곡절 끝에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사연,1987년 시국이 어수선할때 시위대열에 동참해 삭발하고 혈서쓰던 얘기,군대 첫휴가때 7년사귄 애인에게 차여 죽네 사네 했던 소동,극단 한양레퍼토리에 들어가 연극하던 시절 연봉 1000만원만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얘기 등을 주루룩 털어 놓았다. 예의 사람 좋은 웃음속에 밀항까지 상상하던 어려운 시절이 묻어났다. “연극하던 시절엔 돈이 없어 1500원짜리 라면 먹으러 갔다가 2000원이면 못 먹고 올 정도였지만,지금은 얼마든지 먹어요. 예전엔 술 마시면 돈은 누가 내나 고민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고민 안해요. 하지만 연기나 열정이 그때보다 나아졌는지는 단언 못해요. 그때는 연극자체가 목적이었는데 지금은 가정도 생각하고 개런티도 신경써야하고요.” 이제는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많이 알아본다. “그게 굉장한 힘이자 부담이죠. 전성기요? 아니요. 이제 시작이죠. 5부 능선 정도 왔을까요. 하면 할수록 두렵네요.” 그러면서 얼마전 ‘다모폐인’들에게서 선물로 받은 열쇠고리 얘기를 꺼낸다. “거기에 ‘초심’이라고 적혀있었어요. 그거 보고 뜨끔했지요. 나이들수록 타협하고 그러다가 그냥 그렇고 그런 배우로 남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제 시작이라 말하는 이 나이든 배우는 타성에 젖거나 겉 멋이 드는 순간 바로 추락할 수도 있는 이 동네 생리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드라마에서 보여줄 그의 연기가 궁금해졌다.
2005년 한국의 사회지표에서 밝혀진 한국인 주요관심사 1위(44.9%)는 건강이다. 일명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시민들의 관심과 노력이 날로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방송사들은 앞 다투어 ‘건강’ 및 ‘웰빙’에 관한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하고 있다. 현재 KBS에서는 익히 알고 있는 ‘생로병사의 비밀’이, SBS에서는 ‘건강스페셜’ 그리고 18일(목)첫 방송 예정인 MBC의 ‘닥터스(파일럿 프로그램)’가 대표적 의학관련 교양 프로그램이다. 이 외에 SBS의 ‘TV종합병원’이나 ‘비타민’ 등 연예인과 전문가를 함께 내세워 건강이나 웰빙을 주제로 좀 더 편하고 친숙하게 접근한 프로그램 등이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일단 어느 한 질병을 놓고 질병의 원인을 분석, 치료법 및 예방법을 제시해 주어 건강하고 오래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TV에 등장하는 의사들 역시 권위와 명성을 바탕으로 신뢰성 있는 자가 진단법이나 응급 대처법을 설명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방영된 다음 날, 곧바로 그 날의 처방이 전국에 유행이 될 정도로 매스미디어의 힘은 이미 알려진 바 대로 상당하다. 과거 ‘종합병원’이라는 메디컬 드라마를 기억 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94년 첫 방송부터 인기를 모아 늦은 시각에 방송됐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시청률이 높았던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특히 외과 레지던트 1년차 역을 맡아 인기를 누렸던 신은경 씨를 비롯, 구본승, 김지수 등 당시 신인 배우들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드라마이기도 하다. 실제로 현재 외과 전문의인 Y씨(여)는 당시 드라마 속 신은경의 열연에 반해 막연히 ‘의사’라는 직업을 동경해 서슴없이 의대에 지원, 여성 지원율이 낮은 외과에 지원했다. 또한 입시에도 영향을 받아 당시 배경이 됐던 아주대학교병원 역시 인기가 높아졌다. 그러나 드라마 속의 의사 이미지는 현실과 많이 차이가 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 응급실의 경우, 밤새 환자와 씨름하며 끼니를 거르기 일쑤고, 수면 부족을 호소하는 일도 많다. 이러한 의사의 이미지를 좀 더 사실적으로 그려내기에 그동안의 드라마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 이에 18일부터 MBC에서 방송되는 ‘닥터스’는 기존 의학 정보 프로그램과 달리 리얼리티를 바탕으로 질병의 원인과 치료 성공기 등을 살펴보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의학다큐멘터리 형식으로 KBS에서 방송되는 ‘생로병사의 비밀’은 먹고, 자고, 활동하는 우리 삶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통해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건강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고 있다. 생로병사의 비밀은 단순한 질병 설명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각종 질병에 대한 첨단의학 정보를 통해 100세 건강 인생을 위한 맞춤 건강 정보를 제공함을 기획 의도로 삼고 있다. 질병 발생의 원인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현장 취재를 담아 시청자들로 하여금 보다 쉽게 의학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는 평을 얻고 있으며, ‘명의 클리닉’이란 코너를 통해 명망 있는 전문의들로부터 질병 예방과 진단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이와는 다소 성격이 다른 의학다큐멘터리 ‘닥터스’는 응급실에 설치된 CCTV를 통해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한 환자와 의료진의 사투를 그린 코너인 ‘응급실 24’와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의 미스터리를 밝히는 코너인 ‘원·인·불·명’으로 구성된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연대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꼬박 1주일을 머물면서 CCTV 17대와 방송카메라를 통해 응급실의 실제 상황을 담았다. 리얼리티와 미스터리 기법으로 기존 의학다큐멘터리와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의도이다. 새로운 의학관련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박준현 재활물리의학 전문의는 “단순 의학 정보만을 제공해 주는 프로그램이기 보다는 일반 시민들이 어떻게 하면 질병을 미리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생활습관 등을 제시해 준다면 시청자들에게 보다 유익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우리 국민은 대부분 약물이나 수술 등의 방법으로 질병을 급히 다스리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스스로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는 게 미디어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외과 전문의는 “의학 정보 프로그램을 이용해 소수의 비양심적인 의료인들이 이를 통해 상업적으로 의료 행위를 부채질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매스컴을 통해 각종 의학 정보를 접 할 때는 상식과 흥미를 구분하여 객관적으로 정보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어찌됐건 의학 프로그램은 유용하면서도 재미가 있어야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아 둘 수 있어 각기 다른 의학 프로그램들의 시청률 전쟁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TV 드라마 제작 발표회가 달라지고 있다. 불과 6개월전만해도 드라마 제작 발표회는 주로 방송국 회의실에서 이뤄졌다. 담당 PD와 주연 배우들이 참석해 언론매체와 이야기를 나누는 소박한 자리였다. 전례가 없진 않지만 최근에는 거의 모든 드라마 제작 발표회가 경쟁이라도 하듯 고급 호텔에서 진행되고 있다. SBS는 ‘연애시대’(제작 옐로우 필름)에 이어 ‘스마일 어게인’(이김프로덕션)을 한남동 하얏트 호텔에서 가졌고 KBS ‘미스터 굿바이’(올리브나인)는 논현동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렸다. 태평로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MBC ‘불꽃놀이’(초록뱀미디어)는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고 가수들이 나와 주제곡까지 부르는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이미 촬영한 화면이 회의실의 작은 TV대신 넓고 쾌적한 호텔 대형 스크린으로 상영됐다. 최소 500만원의 장소 대여비,여기에 행사후 식사라도 제공한다치면 식사비용이 700여만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경쟁이라도 하듯 호화 발표회를 여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에 언급한 드라마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방송사 자체제작이 아닌 외주제작이라는 것이다. 현재 SBS의 경우 아침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전 드라마가 외주제작사에서 만들어진다. 타 방송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렇게 외주제작사들의 참여가 활발하다보니 제작 발표회 역시 이들의 의견이 전적으로 반영된다. MBC ‘궁’이나 SBS ‘연애시대’는 아예 홍보까지 홍보대행사에 맡길 정도로 공을 들였다. 제작사들은 대부분 상장회사이고 신생회사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기본적으로 외부에서 투자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겉포장이 중요하다. 한 외주제작사측은 “단순히 국내 방송사에서 전파를 탄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외판권이나 한류까지 고려한 ‘상품’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판을 크게 벌려야 해외수출에도 힘을 얻는다”고 전했다. 편당 제작비가 올랐고,영화에만 몰두하던 스타들이 드라마로 돌아오는 것도 영화같은 호화 제작 발표회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요즘 미니시리즈 한회당 제작비는 최소 5000만원에서 1억을 넘어선다. 주연 배우들의 개런티도 회당 2500만원의 기록을 깼다. 손예진 감우성(연애시대) 김희선(스마일 어게인) 안재욱(미스터 굿바이) 등 스타급 배우들은 제작사 입장에서 대우해줘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솔직히 고급호텔에서 한다고 시청률이 높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 비용을 제작비에 쓰라고 권고해도 화려한 곳에서 떠들썩하게 했다는 욕심 때문에 대부분 호텔을 고집한다. 당분간 호화 발표회는 계속될 것같다”고 말했다.
고구려 드라마 ‘주몽’이 MBC를 살릴 수 있을까. 지난해 ‘PD 수첩’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MBC의 시청률 하락에 청신호가 켜졌다. 시청률조사기관 TNS미디어 코리아에 따르면 15일 첫방송된 특별기획 드라마 ‘주몽’이 16.3%로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오르며 상큼하게 출발했다. 이는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SBS ‘연애시대’(13.5%)와 KBS 2 ‘봄의 왈츠’(7.1%)를 앞서는 수치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연애시대’와 맞붙어 고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마저 말끔히 날려 버린 것. 최근 몇개월동안 전체 시청률 20위권에 드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었던 MBC로선 고무될만한 기록이다. MBC는 ‘주몽’에 사활을 걸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극장에서 1,2회 시사회를 가졌고 드라마 방송 1주일전엔 신동엽의 사회로 특별 다큐프로그램 ‘주몽 스페셜-신화 속 영웅을 만난다’를 편성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첫 회를 본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주몽(송일국)과 소서노(한혜진) 등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 시청률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청자들은 첫 회에 대해 “한편의 영화를 감상한 느낌”이라며 “최완규 작가와 정형수 작가가 ‘허준’과 ‘다모’에서 보여준 그 무언가를 예감하게 했다”고 평했다. 해모수(허준호)와 금와(전광렬) 유화(오연수) 등이 극을 이끌어간 이날 방송분은 대규모 전쟁신과 액션신이 눈길을 끌었다.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대하 역사드라마가 시청률을 견인하는 40∼50대까지 TV 앞으로 불러 모을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한류스타 김희선이 17일 첫방송되는 SBS 드라마 스페셜 ‘스마일 어게인’으로 시청자를 찾는다. ‘신인간시장’으로 주목받았던 홍성창 PD와 ‘아름다운 날들’ ‘별을 쏘다’ 등을 집필한 윤성희 작가가 손잡은 이 작품은 스위스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한 스포츠 드라마. 15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에는 중국과 일본 홍콩의 매체까지 참석해 한류스타 김희선의 인기를 실감케했다. 검정 원피스 차림의 김희선은 특유의 발랄한 웃음을 잃지 않고 행사 내내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김희선이 맡은 역은 그동안 방송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소프트볼 선수. 회사에 소속된 선수이지만 비인기 종목인 탓에 오전엔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오후엔 훈련을 한다. 자존심이 세지만 정과 의리에 약한 성격. 소프트볼팀 감독 재명(이진욱)과 실연의 상처를 준 조향사 하진(이동건)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김희선의 드라마 출연은 MBC ‘슬픈연가’ 이후 1년만이다. 당시 김희선을 비롯해 권상우 연정훈 등 톱스타가 대거 출연해 화제를 모았으나 ‘해신’(KBS) ‘유리화’(SBS) 등에 밀려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김희선은 “시청률에 연연하는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신경은 쓰인다. 극중 아버지로 나오는 임채무 선생님의 출연작 ‘사랑과 진실’이 70%를 넘었는데 우리 드라마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김희선은 ‘스마일 어게인’에서 완벽한 소프트볼 선수를 연기하기 위해 국내 최초 여성투수인 안향미 선수로부터 투구자세를 배웠다. “몇 십년 연습한 사람을 하루 아침에 따라잡기는 힘들다. 공던지는 자세 등을 따라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평소 운동은 전혀 안하다”고 웃었다. 데뷔이후 꾸준한 미모를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선 “이런 질문 10년째 받고 있다”며 “잘 먹고 잘 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많다. 6월1일 친구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게 된다. 결혼을 하면 사람이 살면서 기본적으로 해야 할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결혼시기에 대해서는 “곧,곧 하게 될 것같다”고 말해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영영 잊혀지는 줄 알았는데 여기저기서 불러주시니 너무 기뻐요.” 지난해 단역으로 출발한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에서 2회분 주인공으로 방영 도중 배역이 교체되는 행운을 안고, KT 기업광고 ‘Life is wonderfull’에서 노메이크업으로 선보인 섬세한 표정 연기로 세인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을 때 유다인은 행복했다. 그리고 가을, 김원희 이규한 주연의 드라마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에 주연급으로 낙점됐을 땐 날아갈듯이 기뻤다. 배역도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역. 흔히 드라마에선 캔디만이 아니라 캔디를 괴롭히는 이라이자도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드라마가 두번째인 신인에게 있어 주연급 악역 캐스팅은 드라마 제목처럼 ‘기적’이었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김원희가 연기한 주인공 봉심이를 괴롭히면서 시청자들과 네티즌으로부터 미움을 많이 받았다. 맘고생은 인기와 지명도로 이어지지 않았다. 현재 모 포털사이트에서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를 치면 김원희, 이규한, 오대규, 리경의 사진 네 장이 뜬다. 애초엔 리경의 자리에 유다인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수록 탈북자 출신의 배우 리경은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고 배역도 커졌지만, 유다인의 역할은 줄어들었다. 유다인은 “미움을 받을 당시엔 ‘김원희 선배가 정말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드라마가 끝난 뒤 공백 기간 동안 저 자신의 연기를 계속 모니터링 해보니 ‘나의 연기에 내공이 부족했다, 살아있는 악역이 아니다’라는 평가가 서더라구요”라며 지난 일을 회상했다. 유다인은 공백 기간 동안 열심히 연기 공부와 발성 연습에 임했다. “별다른 캐스팅 제의가 없이 몇 개월을 보내다 보니 이러다 영영 잊혀지는거 아닌가 불안하기도 했어요. 아무렇지도 않았다면 거짓말이에요. 그렇지만 한편으로 저를 독려했어요. ‘다행이다, 내공을 닦을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열심히 내실을 갖추다 보면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라구요.” 그녀에게 기회는 왔다. 그녀를 먼저 불러준 건 KT 광고에서 보여준 깨끗한 이미지를 기억한 CF감독들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 이미지 광고, 대한생명 기업광고, 롯데제과 빙과류 ‘와’를 찍으며 분주한 봄을 보냈다. 대한생명 광고를 찍으며 여배우에게 꽃이라는 웨딩드레스도 입었고, 특히 전지현-이소연이 출연해 ‘스타의 산실’로 불리는 ‘와’에 캐스팅되면서 한층 기대주로 부각됐다. 와신상담한 유다인에게 ‘그녀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왔다.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봉만대 감독은 공포영화 ‘신데렐라’의 메가폰을 잡게 된 후 주인공인 현수(신세경 분)의 친구 ‘수경’ 역을 놓고 오디션을 실시했다. 4차까지 이어진 치열한 공개 오디션에서 유다인은 수경 역을 따내면서 배우로서의 능력을 1차 검증받게 됐다. 유다인의 소속사인 G-Star 관계자는 “오디션 관계자들로부터 ‘신인답지 않게 감정폭이 넓은 배우’라는 평을 받았다. 특히 봉 감독은 ‘기쁨과 슬픔이 교차를 표현하는 내면 연기가 필요한 수경 역을 표현 할 수 있는 눈빛과 감정을 가졌다. 앞으로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줄 배우로 성장 할 것이다’라는 칭찬을 들었다”고 전했다. 영화 ‘신데렐라’에서 예뻐지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은 후 알수없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공포를 겪는 수경 역을 맡아, 복잡 다단한 내면 심리를 연기하고 있는 유다인. 그녀는 “소심하고 조용한 수경의 캐릭터에 푹 빠져 한동안 주위 연기자들이나 스태프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어요. 그런데 제작진의 여러 분들께서 격려를 해주셔서 편하게 촬영에 임하고 있습니다. 정말 고마울 따름이에요”라며 신인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잊지 않은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큰 욕심 내지 않고 한발 한발 진정한 연기자가 되기 위한 길을 걸어갈 겁니다. 연기에 지름길은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언젠가 많은 분들이 ‘연기자 유다인’으로 기억해 주시기만을 바래요”고 말했다. 유다인의 색다른 이미지를 볼 수 있는 영화 ‘신데렐라’은 오는 8월 개봉된다.
● 짝패 무엇이 두렵더냐…이것이 바로 생짜 액션! 깔끔하고 담백하다. 생생한 액션에 드라마 역시 군더더기가 없다. 류승완 감독과 정두홍 무술감독이 주연배우로 이름을 올린 ‘짝패’(감독 류승완·제작 외유내강)는 작심하고 만든 액션 영화의 틀을 재미나게 형상화했다. 지난 2000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소개하며 영화계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들)로 등장한 류승완 감독은 나이가 많지 않은데도 줄곧 액션 영화에 천착해 왔다. ‘다찌마와 리’나 ‘피도 눈물도 없이’, ‘아라한 장풍 대작전’, ‘주먹이 운다’ 등 모든 연출작들마다 액션키드였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 영화에서 감독, 제작, 배우, 각본 등 1인4역을 해낸 류 감독은 “최근의 영화가 어린 시절 보고 자란 액션 활극은 아닌 것 같았다. 순수한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다. 지금 하지 못하면 영원히 하지 못할 것 같았다. 평생 후회하고 싶진 않아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무술감독으로 한국 영화계에서 주요한 위치를 담당하고 있는 정두홍 감독은 지금까지 자신이 구축한 영화 속 무술을 맘껏 담았다. 감독이자 두 주연배우의 액션은 물론 정 감독의 꿈이 실현된 서울액션스쿨 소속 연기자들이 펼치는 투박하면서도, 그렇기에 오히려 정감 있게 느껴지는 액션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아무래도 프로페셔널은 아닌 이들의 연기 틈새를 이범수가 확실히 메워줬다. 이범수는 우정마저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악덕 부동산 개발업자로 등장, 드라마를 진중하게 이끌어간다. 영화의 외형은 류승완과 정두홍, 내실은 이범수가 다져간 것. ‘혈의 누’에서 촘촘한 구성을 선보였던 이원재 작가는 이 영화의 목표를 잊지 않는 깔끔한 전개로 욕심 부리지 않고 간결하게 내용을 채워갔다. 20년 뒤 성공해 직접 담근 뱀술을 나눠 먹자던 친구 5명. 서울에서 조직폭력배 잡는 형사로 생활하는 태수(정두홍 분)는 어린 시절 패거리를 이끌었던 왕재(안길상 〃)가 숨졌다는 소식을 접하고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다. 조폭 생활을 청산하고 호프집을 운영하던 그가 어설픈 양아치 칼에 맞았다는 게 믿기지 않은 태수와 석환(류승완 〃)은 범인을 쫓는다. 석환은 계속 고시에 낙방하는 바람에 집안마저 말아먹은 동환(정석용 〃)의 동생. 5인방에 늘 끼었다. 태수와 석환은 범인의 뒤를 쫓는 과정에서 고교생들로부터 집단 공격을 당하고 동환이 부동산 개발업자가 된 필호(이범수 〃)로 인해 마약 중독자가 됐다는 걸 알게 된다. 필호는 관광단지로 지정된 고향땅을 서울 부동산 개발업자(사실은 조직폭력배와 다름없다)와 손잡고 잔인한 방법으로 잠식해가고 있다. 어느새 짝패가 된 두 사람은 필호를 향해간다. 마치 비보이의 힙합 춤을 연상하게 하는 액션과 자전거를 이용한 고난도 액션, 무엇보다 연출이 아닌 진짜 치고 받는 합(合)이 느껴지는 격투신이 볼만하다.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운당정에서의 결투는 마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 빌’을 연상하게 한다. 그러나 제작사측은 “‘킬 빌’ 역시 액션 영화에 대한 오마주였고 ‘짝패’ 역시 그러해 분위기가 비슷할 수 있으나 ‘킬 빌’을 의식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운당정이란 공간은 오리엔탈 이미지를 극대화시킨다. 단층으로 낮게 깔린 한국식 기와집에서 일본풍의 옷을 입은 종업원들과 사무라이 활극을 펼친다. 이범수와의 마지막 결투가 벌어지는 실내 공간은 중국 스타일이 묻어 난다. 생생한 액션 속에 개발이란 미명으로 스러져가는 고향의 의미와 함께 각기 다른 삶을 살게 된 다섯 친구를 통해 쓰라린 현실을 반추하게 한다. 영화 내용은 절박하다. 그런데 웃음이 터진다. ‘짝패’의 주요한 웃음 코드는 충청도 사투리. 세상에 영화나 드라마 결투 신에서 충청도 사투리를 쓴다는 걸 지금까지 상상이나 했나. 온양 출신 류승완, 부여 출신 정두홍, 청주 출신 이범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 사람은 모두 충청도 사투리로 말하는 게 편했다고 한다. 90분의 짧은 상영시간과 25억원의 적은 제작비까지 여러 면에서 깔끔하게 마무리한 영화다. 오는 25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 가족의탄생 복잡한 가족사 뭐가 어때? 상처와 사랑 보듬는 감동스토리 이처럼 황당한 가족이 또 있을까. 전혀 다른 핏줄이 모여 한 가족이 된다. 그 과정이 통쾌하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가족의 탄생’(감독 김태용·제작 블루스톰)은 아주 오래된 모계 중심사회였다면 가능한 일을 현대에 재구성된 영화다. 지금 보면 아주 기상천외한 일들이 폭탄처럼 펑펑 터지지만 사실 냉정히 생각해보면 안 될 것도 없는 가족의 탄생이다. 과연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웃통 벗고 한판 붙어 보자는 식이다. 한국사회를 비롯한 부성 중심사회가 수많은 세월을 거쳐 이뤄 놓은 순혈 가족주의를 통쾌하게 꼬집는 영화. “넉넉한 모성으로 사람을 받아들일 때 세상은 평안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영화에서 만큼은 여성이 세상의 중심이다. 독특한 주제와 생동감 있는 소재를 감칠 맛 나는 대사로 배우들이 맛깔나게 버무렸다. 5년만에 집에 돌아온다는 동생 형철(엄태웅 분)의 전화에 미라(문소리 〃)는 들뜬 마음으로 부산하다.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형철 뒤에 세상에, 동생보다 20년은 나이가 든 무신(고두심 〃)이 새치름한 표정으로 따라 들어온다. “자기야”나 “마누라야” 등을 닭살 돋게 외치는 두사람이 미라는 못마땅하지만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기막힌 일은 잇따라 벌어진다. 무신의 전 남편의 전 부인이 낳은 여자 아이 채현이 무신을 찾아 미라집에 들어 온다. 이 상황이 답답해진 백수건달 형철은 대책 없이 내빼고 만다. 일본인 관광 가이드 선경(공효진 〃). 엄마 매자(김혜옥 〃)때문에 남자에 대해서도, 세상에 대해서도 삐딱하다. 엄마는 자신에게 다가 오는 남자는 거절하지 못하는 정 많은 품성때문에 늘 선경의 마음을 괴롭힌다. 엄마 탓에 사랑을 믿지 못하는 선경은 오래된 남자 친구 준호(류승범 〃)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지 못해 결국 떠나 보내고 만다. 엄마가 낳은 번듯한 가정이 있는 유부남의 아들 경석(봉태규 〃)을 구박하며 엄마에게 모진 소리를 일삼는 선경은 외국으로 떠나기 직전 엄마를 하늘로 떠나 보낸다. 결국 경석때문에 주저 앉는 선경. 점점 그는 엄마를 닮아 간다. 경석과 여자친구인 채현(정유미 〃). 위태로운 관계가 된 두사람은 이별을 말하지만 헤어지지 못한다. 처음 기차에서 만났을 때처럼 채현이 오른 기차에 동승한 경석이 채현 집에 가게 된다. 채현은 이젠 주책 맞은 할머니가 된 무신과 푼수기가 여전한 미라를 채현은 모두 엄마라고 부른다. 이제 이들은 모두 한 가족이 될 것을 예고한다. 심지어 10년도 더 넘은 지난 시간이 지나 느닷없이 대문을 두드리는 형철과 그의 또 다른 여자마저도. 미라와 무신은 형철로 인해 자매같은 사이가 되고, 핏줄 하나 섞이지 않은 채연을 딸처럼 키운다. 아버지가 다른 선경과 경석은 누구보다 살가운 남매가 돼 있다. ‘여고괴담-두 번째 이야기’를 만들었던 김태용 감독의 작품. 오는 1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연합뉴스 ● 롤러코스터의 공포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졸업을 앞두고 놀이공원을 찾은 웬디는 친구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뭔가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다. 결국 롤러코스터를 탄 후 사고가 발생하고 웬디는 죽음의 운명을 직감한다.
하얀 피부의 구혜선(22)은 ‘인터넷 얼짱’으로 얼굴이 알려졌다. 2004년 모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투표에서 ‘5대 얼짱’의 한 사람으로 뽑힌 후,MBC 시트콤 ‘논스톱 5’로 데뷔했다. 그 후 SBS 사극 ‘서동요’에 제법 중요한 역으로 캐스팅됐지만,연기는 산뜻한 외모를 따라주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왔다. 전체 시청률 1,2위를 오르내리는 KBS 일일극 ‘별난남자 별난여자’의 후속 ‘열아홉 순정’(극본 구현숙·연출 정성효 황인혁)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것이다. 그가 맡은 역할은 순진무구한 옌볜처녀 양국화. 미리 약속된 남자와 결혼하려고 한국에 왔지만 예비 남편은 결혼식을 앞두고 돌연 세상을 떠났다. 한국에 홀로 남겨진 양국화는 좌충우돌하며 역경을 딛고 일어선다.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구혜선은 여려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당차고 똑부러졌다. “제가 감독님의 의견에 무조건 ‘네,알겠습니다’하며 따라 가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꾸중을 듣는다면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은 신인의 입에서 나오기엔 과감한 이야기다. “원래 제 성격이 마냥 밝기만 한 건 아닌데 전작처럼 또 밝은 캐릭터라서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감독의 입장에서 캐릭터를 직접 만들어 본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했어요. 주인공이라서 하기로 한 건 아니고요.” 그러면서 “저도 글을 쓰는 사람이고 연출 욕심도 있는데…”하며 말꼬리를 흐린다. “고등학교 때부터 틈틈이 시나리오를 써 왔는데 12∼13편이나 돼요. ‘마리아나’라는 작품은 책으로 내려고 지금 수정 중인데,1∼2년 내에 영화로 만들어 보려고요.” ‘별남별녀’의 인기 때문에 부담도 크다. “저 혼자 이끌어가는 부분이 많아요. 제가 감독이라도 나를 안뽑았을 거예요.” 멋쩍은 듯 웃더니 다시 굳은 결심. “자신 있어요. 만약에 잘 안 되더라도 스스로를 압박하거나 남을 탓하지 않고 열심히 할 겁니다.”
"감독님 스타일에 100% 맞춘다는 게 반드시 제 스스로도 만족한다는 뜻은 아니죠. '네, 알겠습니다'라며 무조건 따라가지는 않아요. 꾸중을 듣는다면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똑 부러지다못해 '칼 같은' 말투다. 더욱이 연속극에서 처음으로 주요 배역을 맡은 신인 연기자의 입에서 이런 당찬 코멘트가 나와 눈길이 쏠린다. 구혜선(22)이다. 당찬 신인 구혜선이 KBS 일일드라마의 주인공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30%를 웃도는 시청률의 '별난 여자 별난 남자'의 후속으로 22일부터 전파를 타는 '열아홉 순정'(극본 구현숙, 연출 정성효ㆍ황인혁)에서다. 구혜선은 MBC TV '논스톱5'에서 엽기적인 성격의 시나리오작가 지망생으로 출연한 바 있다. 밝은 캐릭터였지만 망가진 연기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열아홉 순정'에서도 꿋꿋하지만 밝은 성격의 캐릭터를 맡았다. 옌볜 처녀 양국화 역이다. 양국화는 미리 약속된 남자와 결혼하려고 한국으로 건너온다. 하지만 예비 남편은 결혼식을 앞두고 사망했다. 이에 양국화는 좌충우돌하며 역경을 딛고 일어선다. 재벌가에 며느리로 시집을 간 뒤에는 가식으로 포장된 시댁 식구들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일견 '서동요' '논스톱5' 등에서와 유사한 밝은 캐릭터다. 이에 대해 그는 11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비슷해 보일 수 있는 인물을 왜 맡았는지에 대해 특유의 명쾌한 화법으로 설명했다. "원래 제 성격에는 우울하기도 하고 여성스러운 면도 있는데 또 밝은 캐릭터라 고민이 많았죠. 하지만 연출가의 입장에 서서 캐릭터를 직접 만들어 본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했어요. 결코 주인공이라서 출연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그는 연출과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 서울예대 방송연예과 3학년 휴학 중인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틈틈이 시나리오를 써 왔다. 12~13편이나 된다. "'마리아나'라는 호러물은 책으로 먼저 내려고 지금 수정 중이에요. 저의 감정이 많이 담긴 작품이죠. 1~2년 내에 영화로 만들어 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옌볜 출신으로 등장하는 만큼 사투리 준비에도 남다른 신경을 썼다. 그는 "처음에는 옌볜 출신 친구로부터 사투리를 배웠다"며 "하지만 현실과 달리 북한 사투리와 비슷하게 옌볜 말투를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옌볜에서는 강원도 사투리와 비슷한 말을 쓴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기존 드라마와 영화에서 이미 북한 사투리와 비슷한 말을 써 왔기 때문에 이에 일정부분 맞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양국화가 서울 문화에 익숙해지면서 옌볜 사투리는 표준어로 바뀌어 가게 된다. 시청률이 높은 '별난 여자 별난 남자'의 후속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자신은 있지만 부담은 된다"며 "만약에 잘 안 되더라도 스스로를 압박하거나 남을 탓하지 않고 열심히 연기할 생각"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쾌걸 춘향’과 ‘온리 유’를 통해 확실한 주연으로 자리잡은 한채영(26)이 MBC 주말 미니시리즈 ‘불꽃놀이’(극본 김순덕·연출 정세호,김홍선)로 돌아온다. ‘신돈’의 후속으로 13일 첫방송되는 이 드라마에서 한채영이 맡은 역은 사랑을 찾아 위장 취업하는 서른살 신나라역. 7년을 사귄 애인(윤상현)에게 배신당한 후,애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자(박은혜)가 있는 화장품 회사에 동생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고졸 판매사원으로 위장 취업한다. 드라마는 그녀가 험한 세파를 헤치며 직장에서 만난 또 다른 남자(강지환)와 티격태격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을 담았다. 9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 한채영은 흰색 초미니 치마를 입고 나타나 시선을 한 눈에 사로 잡았다. 작은 얼굴과 큰 키,긴 다리로 ‘한국의 바비인형’으로 불리는 그는 “데뷔초부터 ‘섹시하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나쁘지 않다. 여배우에게는 칭찬으로 생각한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시놉시스를 읽고 너무 재미있어 자청하고 선택한 작품”이라며 “이야기 진행이 빠르고 ‘스타카토’처럼 통통 튀고 지루함이 없다”고 소개했다. 자신을 버린 남자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위장 취직할 만큼 자존심과 고집이 센 이번 배역은 한채영과 닮았다. “누구나 실연의 아픔을 겪기 마련인데 나라는 포기 않고 이겨내는 명랑한 성격이죠. 저도 슬픈 일이 닥쳐도 빨리 잊는 낙천적인 편이고요. 시청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있는 역할입니다.” 말투에 당당함이 묻어났다. 드라마처럼 오래 사귄 애인이 다른 여자가 생겼다며 헤어지자고 한다면 한채영의 반응은? “그냥 보내진 않을 것 같아요. 아마 당한만큼 복수하지 않을까요. 제가 가장 싫어하는 유형이 바람둥이라 다시 만나진 않겠지만요.” 2003년 ‘와일드 카드’이후 영화 출연이 뜸했던 한채영은 “다음 작품은 영화를 해보고 싶다. 주연이 아니더라도 좋은 작품이라면 참여하고 싶다”며 “개인적으로는 액션영화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