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독스럽고 카리스마 넘치는 ‘자미부인’(해신)에서 생활력 강한 억척 아줌마로. 맡는 역마다 녹슬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주었던 채시라(38)가 KBS 수목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로 1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7월5일 첫 방송되는 이 드라마는 ‘건빵선생과 별사탕’ ‘줄리엣의 남자’ 등을 집필한 박계옥 작가가 극본을,‘웨딩’의 정해룡 PD가 연출을 맡았다. 드라마 포스터 촬영을 위해 KBS 별관에 들어선 채시라는 특유의 똑 부러지는 성격과 발랄함으로 새 드라마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어깨선에 살짝 닿을 듯한 웨이브 파마와 눈썹 위까지 닿는 앞머리,헐렁한 옷차림은 화려했던 자미부인의 스타일과 몰라보게 달라졌다. “머리도 아줌마 파마로 했고 옷차림도 편안한 것 위주로 준비했어요. 소영이는 가족을 위해 세차부터 보험영업까지 안 하는게 없어요. 대본을 읽는 내내 웃고 울고 했어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너무 공감이 가더라구요. 바로 제 이야기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 이야기이자 주부 이야기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채시라는 억척스러운 주부 소영 역을 맡았다. 소영은 대학 때 장수(유오성)를 만나 자신을 짝사랑하던 준호(조현우)를 버리고 그와 결혼했다. 그러나 강력계 형사인 남편은 범인을 잡으러 다니느라 가정을 등한시한다. 결국 참지 못하고 이혼을 하지만 남편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것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간다. “드라마 ‘서울의 달’ 영숙이 이후 이런 역은 처음”이라는 그는 “배역을 고를 때마다 전 작품과 상반되는 배역을 고르는 편인데 이번 작품에서의 소영 역이 그런 것 같다”고 역할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나는 가슴 아픈 인생을 그리고 싶어요. 쌍둥이를 낳지만 한 아이가 발달장애를 겪어요. 혼자서 가정을 이끌어가며 아이를 키워야 하는 가슴 절절한 삶이 시청자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지상파 방송 3사가 일제히 기획한 고구려 사극이 자칫 중국과 외교문제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MBC가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을 소재로 한 60부작 대하드라마 ‘주몽’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데 이어 SBS는 7월부터 고구려사를 다룬 100부작 대하드라마 ‘연개소문’을,KBS는 고구려의 후예가 세운 발해사를 소재로 한 100부작 ‘대조영’을 9월부터 방영할 예정이다. 광개토대왕을 소재로 한 ‘태왕사신기’도 ‘주몽’에 이어 MBC에서 연말쯤 전파를 탄다. 이처럼 방송사들이 고구려 사극을 잇달아 내놓는 이유는 고구려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시기였고 영웅이 많았기 때문. 유동근이 연기할 연개소문은 당 태종이 보낸 사신을 토굴에 감금시키고 안시성 전투에서 태종의 한쪽 눈까지 잃게 만드는 등 용맹한 영웅으로 평가된다. 송일국이 주연을 맡은 주몽 역시 활을 잘 쏘고 말을 잘 다루는 용장이며,최수종이 연기할 대조영은 고구려 장군 출신으로 멸망한 조국의 부활에 앞장서며 발해를 세워 당나라에 맞선 인물이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중국측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21일 폐막한 ‘상하이 국제방송영상견본시 2006’(STVF 2006)에 참가한 중국 측 방송 관계자들은 “방송 3사가 일제히 고구려사를 다룬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이 중국의 동북공정 작업에 대한 한국정부 차원의 대응이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견본시에 참가했던 KBS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중국에서는 방송 3사가 고구려 발해 소재 사극을 거의 동시에 편성한 의도에 대해 적잖은 의심을 품고 있다”며 “과거 ‘대장금’ 사례에서 봤듯이 만약 이를 한류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려 든다면 중국 정부 차원의 대응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방송위원회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가장 문제삼고 있는 부분은 ‘한류’의 일방통행에 따른 무역 불균형이며 일부 방송사의 신중하지 못한 판매·홍보전략도 문제가 되고 있다”며 “중국에서 고구려사를 다룬 드라마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등 신중치 못한 처신은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드라마 외주제작사 ㈜제이투픽쳐스는 21일 탤런트 김재원씨와 소속사를 상대로 “드라마 출연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손해를 봤다”며 2억3000만원의 부당이득 반환 등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제이투픽쳐서는 소장에서 “김씨 측은 작년 10월 드라마 ‘웃지마라 정든다’에 출연계약을 맺고 출연료 중 1억1000만원을 선불로 받았으나 다른 일정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촬영을 거부하는 등 계약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김재원과 소속사는 선불로 받은 1억1000만원과 같은 액수의 위약금,출연계약 불이행으로 드라마 촬영 지연 손해배상금 1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사드라마 ‘태왕사신기’가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한류스타 배용준이 일본인 여성관광객들을 몰고 다니면서 제주가 한류관광의 진원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3월 태왕사신기 촬영이 시작된 이후 제주↔일본 직항로를 이용해 제주를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는 법무부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통계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 2월 8128명에 그치던 일본인 관광객은 3월 들어 1만2328명으로 껑충 뛰더니, 4월에는 1만3250명, 5월에는 1만5970명으로 늘었다. 5월 한달만 비교하면 지난해에 비해 50% 가까이 증가했다. 일본인 관광객 증가를 이끌고 있는 것은 ‘욘사마 열풍’을 쫓는 일본여성들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3월에는 35%(1638명), 4월에는 52%(2063명), 5월 들어서는 무려 103%(3711명)나 증가할 정도로 일본인 여성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원화절상 등의 영향으로 감소하던 일본인 관광객이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제주도는 ‘태왕사신기 효과’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배용준이 투숙했거나 식사를 했던 호텔·음식점마다 일본여성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고, 묘산봉 인근지역에 아예 상주하는 고령(?)의 열성 팬도 등장했다. 한편 묘산봉 세트장은 현재 6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8월 예정된 제작발표회 취재를 희망하는 외국언론사 기자만 700명 정도에 달한다는 게 제작사의 설명이다.
‘그 해 처음으로 개봉하는 공포영화는 대박이 난다’는 속설이 ‘아랑’으로 입증될까. 올 여름 첫 공포를 여는 영화 '아랑'이 20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롯데시네마에서 첫 선을 보였다. 상영되는 내내 장내에는 스산한 기운이 맴돌았고 화면에서 튀어나와 관객을 압도하는 공포에 문득문득 괴성이 울렸다. 영화는 끔찍한 귀신의 형상이나 적절한 시점에서의 돌출적 등장만으로 관객을 두렵게 하지 않는다.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 그에 대한 추적, 원혼이 지닌 한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씨줄날줄을 꿰어가며 이야기는 시종일관 긴장을 놓을 수 없도록 팽팽하게 진행된다. ‘속에 감춰둔 진실’이 나에게 ‘치명적’인 것일 때 느끼는 공포가 귀신과 맞닥드릴 때 느끼는 공포보다 ‘치명적’임을 웅변한다. ‘아랑’이 장편 데뷔작인 신예답지 않은 안상훈 감독의 연출력이나 분장 등의 특수효과를 더욱 빛나게 한 것은 주연을 맡은 송윤아와 이동욱의 연기다. 으레 공포영화의 주인공들은 공포에 질린 얼굴이나 귀청을 찢는 비명을 인상에 남긴다. 그러나 두 사람은 ‘태풍의 눈’처럼 공포의 한가운데 위치하되 한 발짝 떨어진 인물들처럼 차분하고 냉정하다. 여기에 ‘아랑’의 반전이 숨어있고, 이야기의 해결과 영화의 끝을 보는 재미가 잉태된다. 여형사 민소영 역을 맡은 송윤아는 “시나리오의 소영이는 건조하고 중성적이고 멋있는 여자였다. 욕 한마디를 해도, 담배 한 대를 피워도 멋스러운 여자였다. 처음엔 그런 걸 잘 표현해 내고 싶었다. 그러나 스스로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을 못하고 작품들을 해서인지, 여러분들께 익숙한 송윤아의 이미지가 좀 부담이 됐던 것인지 촬영이 다가오면서 걱정이 됐다. 이런 나의 고민을 감독께서 잘 받아들여 주셨고 원안 캐릭터에서 송윤아 식으로 수정이 가해졌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송윤아는 “제가 잘 표현해 냈는지는 모르겠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아픔을 지녔으되 내색하지 않는 터프한 여형사 역할을 잘 소화해 냈다. 겸손하기는 이동욱도 마찬가지. 첫 영화 연기임에도 관객을 감쪽 같이 속일만큼 ‘반전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도 “출연한 드라마를 가족들과도 못 보는 성격인데 첫 영화를 수백 명과 함께 보려니 민망하다. 내 연기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다면 쥐구멍을 찾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답했다. ‘홍길동전’ ‘Pass Over’ 등의 단편으로 각종 단편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던 안상훈 감독. 안 감독은 “밤에 잠들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운 정통 공포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만들고 보니 ‘호러 스릴러’라는 변종 장르를 만들게 된 듯하다. 사람이기에 할 수 있고 생길 수 있는 실수와 상처, 오해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는 말로 연출의 변을 대신했다. ‘아랑’은 안상훈 감독이 쓴 시나리오 ‘라인’에 우리의 전통설화인 ‘아랑설화’의 옷을 입혀 만들어진 영화로 오는 28일 개봉된다.
많은 사람들에게 지난 3월1일은 월드컵 D-100일이었고 4월19일은 D-50일을 하루 앞둔 날,6월10일은 월드컵이 시작된 이튿날로 인식됐다. 3·1절,4·19 혁명,6·10 항쟁 기념일이라는 의미가 올해만큼은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오는 25일 역시 ‘16강전이 시작되는 날’로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날은 그렇게 잊어버리고 지나기에는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6·25 전쟁 발발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19일 밤,프랑스전 결과에 떠들썩할 시간이지만 잠시라도 월드컵 일색의 프로그램들에서 눈을 돌려보는 어떨까. 밤 11시40분에 방송되는 KBS1 ‘오래된 TV’(연출 남기석)’는 6·25 특별기획으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제작 뒷얘기를 준비했다. 1983년 6월30일 방송됐던 전대미문의 생방송 프로 KBS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64%라는 시청률,여의도에 몰렸던 5만명의 인파,프로그램을 통해 가족과 상봉한 사람이 총 1만180여명에 달하는 등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당시 헤어진 가족을 찾는 사람들의 애끊는 사연과 감격적인 상봉 장면은 온나라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하루 종일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모이기만 하면 이산가족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 그 어떤 나라 국민들보다 월드컵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 모습과도 닮았다. 이산가족 찾기 운동은 6·25 이후 적십자사와 각종 매체를 통해 꾸준히 벌어져 왔는데도 전후 33년이 지나 방송됐던 이 프로의 위력이 그토록 대단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오래된 TV’ 제작진은 “1980년대 초는 가시적인 경제발전의 결과로 생활이 윤택해졌고 컬러 텔레비전의 보급으로 지상파방송의 영향력이 정점에 이르렀던 시기”라며 “또 지역간 생방송 연결 등 방송 신기술을 선보였던 것이 ‘이산가족…’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오래된 TV’는 ‘이산가족…’ 프로가 만들어진 역사적,시대적 배경과 의미를 짚어본다. 또 당시 연출자였던 이원군 KBS 현 제작본부장 인터뷰 등을 통해 당시 이산가족들의 염원과 시대상을 들어볼 예정이다.
‘엄상궁’ 한영숙(55)씨가 ‘쓸쓸하게’ 하늘로 돌아갔다. 18일 오전 7시30분 경기도 일산 백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영결예배에는 유족과 여의도 순복음교회 성도들이 자리를 지켰다. 20분여간 진행된 예배가 끝나자 고인의 시신은 영구차로 운구되어졌고 벽제 화장터로 향했다. 노후를 보내고자 정성들여 가꿔온 ‘조치원으로 돌아가고 싶다던’ 고인은 한 줌의 재로 돌아간 채, 1973년 첫 발을 디뎠던 MBC에서 오후 1시 노제를 지낸 후 경기도 일산 청아공원에 안치된다. 한영숙씨의 마지막 길은 여러가지로 쓸쓸하고 아쉬웠다. 빈소나 영결식에 동료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기 어려웠던 것도 그렇고, 동료나 후배의 애도사 고별사를 통해 고인의 연기 인생을 되짚어보는 시간 없이 예배로 간소하게 치러진 영결식도 그랬다. 으레 세상을 떠난 연예인의 장례식이나 부모상을 당한 연예인의 빈소 등에 몰리던 취재진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고인의 죽음에 의료진의 책임이 있다는 유족의 주장과 수술 및 치료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의료진의 주장 중 어느 쪽이 진실인지 가려지지 못한 채 장례가 치러진 것도 고인의 가는 걸음을 무겁게 할 듯하다. 성우로 입사했지만 고인은 1973년 MBC 드라마 ‘구서방 배서방’을 시작으로 ‘휘모리’(1994) ‘카루나’(1996) 등의 영화와 ‘대장금’ ‘그 여자’을 비롯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했다. 특히 사극 ‘여인천하’에서 원칙론적이고 엄격한 ‘엄상궁’ 역을 맡아 배우로서의 한영숙을 각인시켰으며 이후 ‘올드 미스 다이어리’에 출연하며 인기를 구가해 왔다. 이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고인은 얼마나 많은 이들과 인연을 맺었을까. 고인이 주연급이 아니었기에 더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수많은 동료 선·후배들과 호흡을 맞춰 연기를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의 애도 속에 떠나는 마지막 길이 되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다. 설사 함께 연기를 하지 않았더라도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한국을 넘어 세계로 진출하기까지 어려운 시절을 견디며 초석을 다져온 선배 연기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라도 마지막 길을 함께 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지난 4월19일 설사 증세를 보여 입원했던 고인은 같은달 25일 심장 근처 흉복부 대동맥 방류 수술을 받은 후 호전되는 듯하다가 작은 창자에 천공이 생겨 여러 차례 천공을 꿰매는 수술을 받다 지난 16일 복막염으로 인한 폐혈증 증세로 운명을 달리했다. 많은 작품들에서 제 몫을 단단히 해내며 강한 인상을 남겨온 고인은 2001년에는 ‘이름없는 초상화’라는 장편소설을 출간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올드 미스 다이어리’의 영화화에 힘쓰고 있었다. 못다 펼친 재능과 못다 이룬 꿈들을 하늘나라에서 이루길 염원한다.
배우 겸 가수 이정현(26)씨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이 오는 25일 발간할 예정인 학술지 ‘국제이해교육’ 16호에 ‘문화교류,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란 제목의 글을 싣는다. 1년에 두 차례 발간되는 ‘국제이해교육’은 ‘내가 생각하는 국제이해’라는 신설 코너의 첫 기고자로 이씨를 선정했다. 이 글에서 이씨는 일본과 독도 분쟁,중국과 고구려 역사 분쟁 등 경직된 국제관계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는 해결책으로 문화교류를 꼽았다. 그는 “한류가 바로 문화적 이해의 징검다리”라며 “중국 등에서 드라마를 촬영하며 몸으로 부딪치는 문화교류를 통해 진정한 국제이해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 최지우,일본배우 다케노우치 유타카 등과 함께 출연한 TBS 드라마 ‘윤무곡-론도’ 촬영 당시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씨는 “앞에선 90도로 몸을 낮추지만 돌아서면 차갑게 변하는 일본인들에게 상처받아 한동안 힘들었다”며 “그러나 드라마 촬영 때 스타들이 제작진과 어울리고 한 컷에도 열정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했다. 이어 “쫑파티 날 일본 남자 제작진 한명이 여자 한복을 입고 한국 배우에게 보내는 편지를 한글로 적어 읽어내려갔다”며 “100여명의 일본 제작진이 한국 배우와 이별을 아쉬워하며 눈물을 흘렸고 한국 배우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문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감정을 심어줬다. 이보다 더 바람직한 국제이해가 있을까”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월드컵을 거론하며 전세계가 하나 되는 포괄적인 국제이해 교육의 매개체라고 덧붙였다.
월드컵 개막 이후 지상파 방송 3사가 대부분의 경기를 동시에 중계하고 있어 전파 낭비라는 지적이 높다. 월드컵이 전 국민적인 관심사인 것은 분명하지만 매일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세 경기를 경쟁하듯 동시 중계할 필요까지 있느냐는 것이다. 방송3사는 9일 개막식중계를 시작으로 독일과 코스타리카의 개막전,10일 잉글랜드-파라과이 등 세 경기,11일 네델란드-세르비아 등 세 경기를 거의 다 중계했고,낮 시간대는 월드컵 하이라이트를 방영했다. 뉴스를 제외한 기존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월드컵 프로그램으로 대체되거나 시간이 변경됐다. 가파른 인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MBC 드라마 ‘주몽’마저 6일 8회 방송이후 월드컵 중계 관계로 9회는 20일에야 방송될 정도다. 방송사들의 월드컵 올인은 토고전이 열리는 13일 절정을 이룰 예정이다. MBC는 이날 낮 12시50분 ‘2006 독일 월드컵 하이라이트’를 시작으로 ‘구텐탁 월드컵’을 방송한 뒤,오후 5시35분부터 한국-토고전 시작까지 4시간 동안 ‘생방송 가자! 대한민국’을 마련한다. 이후 토고전 중계에 이어 프랑스-스위스,브라질-크로아티아전을 새벽 6시까지 방송한다. 이뿐 아니다. 14일 오전 8시30분부터 토고전을 재방송한 뒤 낮 12시50분부터‘월드컵 하이라이트’가 이어질 예정이다. KBS와 SBS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상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들로 ‘도배’가 되는 셈이다. 이에 시청자들은 “축구보다 드라마가 보고 싶다” “다른 나라의 경기까지 방송3사가 다 중계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을 각 방송사 게시판에 속속 올리고 있다. MBC 노조역시 최근 성명을 발표하고 “현 경영진은 일시적인 즐거움으로 시청자들을 유혹해서 시청률이라는 과실을 챙기겠다는 생각밖에 없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6일 발표한 ‘월드컵 올인 중단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방송사들이 월드컵 특수를 잡기 위한 과열 경쟁에 빠져 채널 선택권을 빼앗고 중요하게 다뤄야 할 사회 문제들을 소홀히 취급하고 있다”며 “사회 현안과 월드컵 관련 방송을 균형 있게 내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TV 드라마나 영화를 주무대로 삼던 스타 배우들이 애니메이션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송강호 강혜정 손예진 류승범 황정민 등 내로라하는 유명 배우들이 애니메이션 목소리 출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제작자들은 이런 스타배우 목소리 출연이 애니메이션을 관객에게 한걸음 더 다가서도록 한다고 설명한다. 애니메이션 성우 데뷔 열풍은 배우에 국한된 게 아니다. 인기 개그맨,가수,스포츠 해설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목소리 출연에 도전하고 있다. 야구 해설가 하일성,수영선수 조오련,인하대 최연소 대학생 송유근군 등이 최근 애니메이션에 출연했고 보아,신동엽,김용만,옥주현,탁재훈 등 상한가 연예인도 경쟁적으로 애니메이션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자기 영역에선 최고이지만 성우로선 초보인 유명인의 데뷔를 바라보는 관객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나치게 홍보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와 동떨어져 보이는 이들까지 기용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성우로서 준비 안된 목소리가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는 강도 높은 비판도 일고 있다. ‘디아카 엘스먼’이란 아이디의 네티즌은 “애니메이션 화면과 따로 노는 연예인 목소리에 내 귀가 괴롭다”면서 “제대로 된 발성 교육도 없지 유명 연예인을 녹음실로 들여보내는 일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또 아이디 ‘나나나쑤와’ 는 “연예인이든 성우든 어울리는 사람이 목소리 연기를 하는것은 이해하지만 단지 유명세 때문에 더빙에 참여하는 것은 결국 작품을 망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성우협회 관계자는 “목소리 연기를 성우만 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애니메이션 시장 확대 측면에선 유명인들이 애니메이션에 참여하는 것은 오히려 반길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애니이션 더빙은 목소리만으로 캐릭터를 충분히 표현하는 작업으로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외모나 이미지만 그럴듯하고 대사 소화에 한계가 있는 사람을 홍보 차원에서만 뽑아 쓰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