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3사는 ‘월드컵 전문 채널’?…“월드컵 올인 전파낭비”비난

월드컵 개막 이후 지상파 방송 3사가 대부분의 경기를 동시에 중계하고 있어 전파 낭비라는 지적이 높다. 월드컵이 전 국민적인 관심사인 것은 분명하지만 매일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세 경기를 경쟁하듯 동시 중계할 필요까지 있느냐는 것이다.

방송3사는 9일 개막식중계를 시작으로 독일과 코스타리카의 개막전,10일 잉글랜드-파라과이 등 세 경기,11일 네델란드-세르비아 등 세 경기를 거의 다 중계했고,낮 시간대는 월드컵 하이라이트를 방영했다. 뉴스를 제외한 기존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월드컵 프로그램으로 대체되거나 시간이 변경됐다. 가파른 인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MBC 드라마 ‘주몽’마저 6일 8회 방송이후 월드컵 중계 관계로 9회는 20일에야 방송될 정도다.

방송사들의 월드컵 올인은 토고전이 열리는 13일 절정을 이룰 예정이다. MBC는 이날 낮 12시50분 ‘2006 독일 월드컵 하이라이트’를 시작으로 ‘구텐탁 월드컵’을 방송한 뒤,오후 5시35분부터 한국-토고전 시작까지 4시간 동안 ‘생방송 가자! 대한민국’을 마련한다. 이후 토고전 중계에 이어 프랑스-스위스,브라질-크로아티아전을 새벽 6시까지 방송한다. 이뿐 아니다. 14일 오전 8시30분부터 토고전을 재방송한 뒤 낮 12시50분부터‘월드컵 하이라이트’가 이어질 예정이다. KBS와 SBS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상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들로 ‘도배’가 되는 셈이다.

이에 시청자들은 “축구보다 드라마가 보고 싶다” “다른 나라의 경기까지 방송3사가 다 중계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을 각 방송사 게시판에 속속 올리고 있다. MBC 노조역시 최근 성명을 발표하고 “현 경영진은 일시적인 즐거움으로 시청자들을 유혹해서 시청률이라는 과실을 챙기겠다는 생각밖에 없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6일 발표한 ‘월드컵 올인 중단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방송사들이 월드컵 특수를 잡기 위한 과열 경쟁에 빠져 채널 선택권을 빼앗고 중요하게 다뤄야 할 사회 문제들을 소홀히 취급하고 있다”며 “사회 현안과 월드컵 관련 방송을 균형 있게 내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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