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을 찾습니다 뒷얘기 19일 밤 방송

많은 사람들에게 지난 3월1일은 월드컵 D-100일이었고 4월19일은 D-50일을 하루 앞둔 날,6월10일은 월드컵이 시작된 이튿날로 인식됐다. 3·1절,4·19 혁명,6·10 항쟁 기념일이라는 의미가 올해만큼은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오는 25일 역시 ‘16강전이 시작되는 날’로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날은 그렇게 잊어버리고 지나기에는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6·25 전쟁 발발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19일 밤,프랑스전 결과에 떠들썩할 시간이지만 잠시라도 월드컵 일색의 프로그램들에서 눈을 돌려보는 어떨까. 밤 11시40분에 방송되는 KBS1 ‘오래된 TV’(연출 남기석)’는 6·25 특별기획으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제작 뒷얘기를 준비했다.

1983년 6월30일 방송됐던 전대미문의 생방송 프로 KBS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64%라는 시청률,여의도에 몰렸던 5만명의 인파,프로그램을 통해 가족과 상봉한 사람이 총 1만180여명에 달하는 등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당시 헤어진 가족을 찾는 사람들의 애끊는 사연과 감격적인 상봉 장면은 온나라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하루 종일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모이기만 하면 이산가족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 그 어떤 나라 국민들보다 월드컵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 모습과도 닮았다.

이산가족 찾기 운동은 6·25 이후 적십자사와 각종 매체를 통해 꾸준히 벌어져 왔는데도 전후 33년이 지나 방송됐던 이 프로의 위력이 그토록 대단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오래된 TV’ 제작진은 “1980년대 초는 가시적인 경제발전의 결과로 생활이 윤택해졌고 컬러 텔레비전의 보급으로 지상파방송의 영향력이 정점에 이르렀던 시기”라며 “또 지역간 생방송 연결 등 방송 신기술을 선보였던 것이 ‘이산가족…’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오래된 TV’는 ‘이산가족…’ 프로가 만들어진 역사적,시대적 배경과 의미를 짚어본다. 또 당시 연출자였던 이원군 KBS 현 제작본부장 인터뷰 등을 통해 당시 이산가족들의 염원과 시대상을 들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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