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영 잊혀지는 줄 알았는데 여기저기서 불러주시니 너무 기뻐요.”
지난해 단역으로 출발한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에서 2회분 주인공으로 방영 도중 배역이 교체되는 행운을 안고, KT 기업광고 ‘Life is wonderfull’에서 노메이크업으로 선보인 섬세한 표정 연기로 세인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을 때 유다인은 행복했다.
그리고 가을, 김원희 이규한 주연의 드라마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에 주연급으로 낙점됐을 땐 날아갈듯이 기뻤다. 배역도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역. 흔히 드라마에선 캔디만이 아니라 캔디를 괴롭히는 이라이자도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드라마가 두번째인 신인에게 있어 주연급 악역 캐스팅은 드라마 제목처럼 ‘기적’이었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김원희가 연기한 주인공 봉심이를 괴롭히면서 시청자들과 네티즌으로부터 미움을 많이 받았다. 맘고생은 인기와 지명도로 이어지지 않았다. 현재 모 포털사이트에서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를 치면 김원희, 이규한, 오대규, 리경의 사진 네 장이 뜬다. 애초엔 리경의 자리에 유다인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수록 탈북자 출신의 배우 리경은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고 배역도 커졌지만, 유다인의 역할은 줄어들었다.
유다인은 “미움을 받을 당시엔 ‘김원희 선배가 정말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드라마가 끝난 뒤 공백 기간 동안 저 자신의 연기를 계속 모니터링 해보니 ‘나의 연기에 내공이 부족했다, 살아있는 악역이 아니다’라는 평가가 서더라구요”라며 지난 일을 회상했다.
유다인은 공백 기간 동안 열심히 연기 공부와 발성 연습에 임했다. “별다른 캐스팅 제의가 없이 몇 개월을 보내다 보니 이러다 영영 잊혀지는거 아닌가 불안하기도 했어요. 아무렇지도 않았다면 거짓말이에요. 그렇지만 한편으로 저를 독려했어요. ‘다행이다, 내공을 닦을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열심히 내실을 갖추다 보면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라구요.”
그녀에게 기회는 왔다. 그녀를 먼저 불러준 건 KT 광고에서 보여준 깨끗한 이미지를 기억한 CF감독들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 이미지 광고, 대한생명 기업광고, 롯데제과 빙과류 ‘와’를 찍으며 분주한 봄을 보냈다. 대한생명 광고를 찍으며 여배우에게 꽃이라는 웨딩드레스도 입었고, 특히 전지현-이소연이 출연해 ‘스타의 산실’로 불리는 ‘와’에 캐스팅되면서 한층 기대주로 부각됐다.
와신상담한 유다인에게 ‘그녀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왔다.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봉만대 감독은 공포영화 ‘신데렐라’의 메가폰을 잡게 된 후 주인공인 현수(신세경 분)의 친구 ‘수경’ 역을 놓고 오디션을 실시했다. 4차까지 이어진 치열한 공개 오디션에서 유다인은 수경 역을 따내면서 배우로서의 능력을 1차 검증받게 됐다.
유다인의 소속사인 G-Star 관계자는 “오디션 관계자들로부터 ‘신인답지 않게 감정폭이 넓은 배우’라는 평을 받았다. 특히 봉 감독은 ‘기쁨과 슬픔이 교차를 표현하는 내면 연기가 필요한 수경 역을 표현 할 수 있는 눈빛과 감정을 가졌다. 앞으로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줄 배우로 성장 할 것이다’라는 칭찬을 들었다”고 전했다.
영화 ‘신데렐라’에서 예뻐지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은 후 알수없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공포를 겪는 수경 역을 맡아, 복잡 다단한 내면 심리를 연기하고 있는 유다인.
그녀는 “소심하고 조용한 수경의 캐릭터에 푹 빠져 한동안 주위 연기자들이나 스태프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어요. 그런데 제작진의 여러 분들께서 격려를 해주셔서 편하게 촬영에 임하고 있습니다. 정말 고마울 따름이에요”라며 신인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잊지 않은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큰 욕심 내지 않고 한발 한발 진정한 연기자가 되기 위한 길을 걸어갈 겁니다. 연기에 지름길은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언젠가 많은 분들이 ‘연기자 유다인’으로 기억해 주시기만을 바래요”고 말했다.
유다인의 색다른 이미지를 볼 수 있는 영화 ‘신데렐라’은 오는 8월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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