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학교운영위원 간접선거 시정돼야

큰아이가 다니는 고등학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간접선거를 통해 학부모 운영위원을 선출했다. 전체 학부모가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없다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학년별로 날짜를 달리하여 교내식당에서 학부모 총회를 무리없이 했으니 정작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학부모들로서는 알 수가 없다. 매년 이맘때마다 학교운영위원(학운위원) 선출을 둘러싸고 이런 말과 저런 이야기가 많이 오간다. 올해는 학부모위원 간접선거에 따른 뒷말들이 도내 각 지역의 여러 학교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런 학교들은 대개 간선제 채택의 불가피함을 이렇게 설명한다. 학교 규모는 초대형인데 총회를 할만한 강당이 없다, 학부모가 직선제를 선호하지 않는다, 학년초라서 학교가 경황이 없고 준비하는 게 힘들다 등등. 그러나 이런 표면적인 이유와는 달리, 학교장이 1년간 ‘편안하게’(?) 학교를 운영하기 위해 자기 ‘입맛’에 맞는 학부모를 참여시키려는 의도에서 간선제가 계속 행해진다고 한다. 더구나 다음달에 있을 교육감 선거에서 소중한(?) 표를 확보할 ‘내사람 심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런 발상과 편법은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다. 학운위의 설치 목적에도 어긋나며 그 취지를 크게 훼손시키기 때문이다. 단위학교는 물론 우리 경기도의 교육발전에도 암적(癌的) 요소다. 7년째 학운위원으로 활동하는 필자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학부모위원 간선제는 세 가지의 중요한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는 앞서 본 것처럼 학교장이나 학교측의 자의(恣意)에 의해 학부모가 휘둘리고 조종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학부모간에도 ‘끼리끼리 집단’이 형성되어 ‘밀어주고 당겨주는’ 담합행위를 함으로써 대의제를 왜곡시킨다. 이와 함께, 학부모의 대표성 확보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 즉 자녀가 학급의 대표이거나 공부를 잘하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부모들이 학급별 대의원으로 대부분 선출되고 학운위원이 됨으로써, 아이의 학업이 뒤처지고 ‘왕따’를 당하거나 가정이 어려운 학부모들의 참여는 구조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학부모 총회를 통해 학부모 대표를 직접 선출하지 못할 이유는 사실상 없다. 교내에 전체 학부모가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없으면 외부의 공공 시설을 활용할 수도 있다. 그것도 곤란하다면, 학교 홈페이지나 자녀의 학급에서 CCTV를 통해 소견발표를 듣고 우편투표나 직접 투표를 할 수도 있다. 귀찮다, 어렵다, 복잡하다고 생각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학교가 교직원 위주의 사고와 행정편의주의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 1년에 한 번 어렵게 학교에 나오는 학부모들에게, 멋진 총회를 ‘기꺼이’ 열어주는 서비스 정도는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 간선제를 하는 학교는 우리 학부모들이 스스로 나서서 학교운영위원회 규정을 직선제로 고치도록 강력히 요구하자. 이와 함께, 도교육청에서도 간선제 실시 학교는 그 합당한 사유를 보고케 하고, 선출과정에서 불미스런 일이나 잡음이 없도록 특별 행정지도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사항을 조례에도 명문화하고, 정부는 간선제 근거가 되고 있는 교육법시행령 제59조 제2항의 단서조항을 폐지하여 진정한 학교자치를 보장해야 마땅하다. 학운위는 학부모와 교원, 지역인사 등 다양한 교육주체들이 각각 그 대표성을 띠고 참여, 활발히 토론하고 대안을 모색하며 건전한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 본령이다. 따라서 다른 생각을 차단하며 반대 의견을 억누르고 배제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일부의 반대 그룹이나 강성 멤버도 공식적으로 참여시켜 문제를 조기에 파악하고 갈등을 완화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제 학교경영자는 ‘쉽게 가겠다’는 편법보다는,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토론하고 설득하여 합의를 이끌어 내는 진정한 리더십과 자신감을 발휘해야 한다. /김 장 중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부회장

기고/‘태극기 박사’에게 상설 전시공간을

나라 사랑은 국기 사랑이며 국기 사랑은 나라 사랑이다. 독도 열기의 나라사랑 구심체 또한 태극기로 상징된다. 국기인 태극기는 민족정신의 표상이다. 고종 19년(1882년) 일본에 수신사로 간 박영효가 처음 사용하고, 이듬해 정식으로 국기로 채택되어 공포됐다는 것이 내가 아는 태극기 유래의 전부다. 더 보태면 건국후 1949년 문교부 고시로 지금의 태극기 제식으로 결정된 사실이다. 그러나 청홍의 태극 문양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 온 민족혼이다. 우주 만물이 생긴 근원으로 보는 것이 곧 태극 문양이다. 경북 경주시 양북면 용당리에 감은사란 절터가 있다. 신라 통일 직후인 신문왕 때 통일의 영주인 문무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절이다. 1천320여년 전이다. 지금은 절터만 남았지만 화강암 기단석에 양각된 태극 문양은 아직도 선명하다. 우리 민족은 이미 오래 전부터 태극 문양을 이처럼 민족혼으로 신앙해 왔음을 알 수가 있다. 박영효가 태극기를 만든 것은 전래의 이런 민족혼을 살린 것이라 할 수 있다. 태극기는 118년전에 미국의 수도 워싱턴 창공에 이미 휘날렸다. 1887년 당시 조선 주미공사관의 돔 모양으로 된 지붕위 기봉에서 태극기가 펄럭였다. 1920년 청산리전투는 북로군정서 독립군 2개 중대가 일본군 1만여 명을 상대로 싸워 대첩을 이룬 세계전사상 드문 격전으로 꼽힌다. 일군에게 3천300여 명의 사상자를 내게 했으면서 독립군의 피해는 100여 명에 그쳤다. 이 때 김좌진 장군이 진두 지휘하는 군기는 곧 태극기였다. 3·1독립만세운동, 상해임시정부, 윤봉길·이봉창의사, 광복전후, 6·25동란 때 학도병들이 혈서로 자원입대한 태극기 등 실로 수많은 태극기가 있다. 인상 깊은 또 하나의 태극기는 1948년 5월 북한 노동절 행사에 걸린 태극기다. 단상 요인석 뒤에 대형 태극기가 걸려 있었다. 북한은 그해 9월 인공을 건국하면서 인공기를 만들었으나 그 전까지는 이처럼 태극기를 썼다. 지금까지 밝힌 태극기 얘기는 내가 알고 있었던 게 아니고 ‘광복 60주년 기념, 태극기 변천사 전시회’장에서 본 걸 전하는 것이다. 지난 1일 경기문화재단 2층에서 시작된 전시회는 이달 말까지 계속된다. ‘대한 태극기 사랑 운동본부’ 박주형 본부장이 개최했다. 그는 35년 동안 태극기를 연구하면서 태극기 변천 과정의 소중한 사진 자료를 입수해 온 100여 점을 이번 전시회에 출품했다. 태극기에 관한한 가히 ‘박사’다. ‘태극기 박사’는 (사)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수원시지회 자문위원으로 필자와 같이 있어 마지 못해 체면 치레로 전시회장에 갔다가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실로 큰 감명을 받았다. 좀 더 큰 전시장에 상시로 전시하는 것이 ‘태극기 박사’가 애로사항으로 밝힌 간절한 소망이다. 홀 같은 전시장이 아니면 복도같은 곳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월드컵구장도 좋고, 도서관도 좋고, 종합운동장도 좋고, 아무튼 사람 많이 모인 곳이면 전시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태극기 사랑이며 나라 사랑의 길이라고 믿어진다. 일반 시민도 그렇지만 특히 청소년 학생들에겐 더 할 수 없이 좋은 체험적 전시공간이 될 것으로 보아진다. 올 2005년은 ‘경기방문의 해’다. 수원에 온 외지인들이 이같이 특이한 ‘태극기 박물관’ 같은 전시 공간을 만나게 해주는 것도 긍지를 갖고 보여줄 만 하다. ‘태극기 박사’는 다만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수집한 태극기 자료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기를 바라는 게 소박한 꿈으로 보인다. 희귀 자료의 태극기 사진 전시가 공공 장소에서 상설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보고 싶다. /이 지 현 (사)한길봉사회 경기도회장

기고/단기보다는 장기를 추구하자

우리 나라 사람들은 늘 무엇엔가 쫓기는 듯하고 그래서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우 조급해하는 경향이 있다. 최소의 시간과 비용으로 최대의 수익과 성과를 추구하는 것이 경제의 기본원리라고는 하지만 이것은 짧은 시간에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로또를 꿈꾸고 단기 주식거래를 통해 큰 수익을 올리려는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닫고 있을 것이다. 인생이란 것이 그렇게 짧지만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투자의 개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필자는 포스코(POSCO) 국민주를 지금도 소유하고 있는데, 15년새 주당 4만원이던 것이 이제는 20만원 이상으로 주가가 무려 5배 이상 상승하였고 현재 재건축 중인 필자 소유의 아파트도 12년 전 매입가 대비 약 4배 정도 상승한 것 같다. 세간에 회자되고 있는 부동산 투기가 문제되고 있는 것은, 단기 매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매매가를 상승시켜 이것이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을 점점 더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거주를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해 장래성을 추구한다면 부동산은 합법적인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초기비용이 너무 크다는 것이 역시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그런 의미에서 장기 고정금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은, 초단기 금융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재테크 영역 속에 숨어있는 알짜 틈새시장일 수 있다. 우리는 원금을 만기에 갚는 생활에 젖어 있다. 그래서 늘 민감하게 변동되는 대출금리에 맞춰 금융기관에 이자만을 납부하고 있다. 그러나 모기지론은 매월 원금의 일부를 상환함으로써 심리적으로도 자신의 소유부동산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될 뿐 아니라, 수년 후 이사를 위해 부동산을 매도할 때에도 거주기간 동안 상환하여 누적된 원금으로 인해 저축을 한 것과 같은 효과도 누릴 수 있다. 50대 초반에 접어든 금융기관 지점장은 항상 구조조정에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어느 지점장은 재테크 방법의 일환으로, 퇴직때까지라도 원금을 가능한 한 많이 상환할 수 있도록 조기에 모기지론을 이용했다고 한다. 국내 시장에 다소 생소한 한국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이라는 금융상품이 출시된 지 1년만에 4조원이라는 규모의 실적을 이루어낸 것은 장기적인 투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그만큼 변화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모기지론의 판매 독려를 위해 인근 금융기관 점포를 자주 방문한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고정금리의 위력을 잘 모르는 듯하다. 그래서 금리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고정금리 상품으로 금방 갈아타곤 한다. 최근 몇몇 금융기관들이 금리를 다소 인상하므로 인해 공사 모기지론의 판매실적이 크게 증가하였는데 이 또한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이 상황에서 금리가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사람들은 또 얼마나 후회를 할 지 심히 두렵다. 수시로 변동되는 것이 금리라고는 하지만 10년, 20년이라는 장기적 시차를 두고 본다면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차이에서 발생될 수 있는 작은 득실보다 훗날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 가져다 주는 혜택이 훨씬 더 크지 않을까. 느긋한 마음으로 눈앞의 작은 이익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는 삶이 건강에도 좋다. 또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는 법이다. 인생만사 새옹지마라 하지 않았던가. /안 상 모 한국주택금융공사 수원지사장

기고/도시의 특성화된 벤처산업 만들자

지방의회에서 활동하면서 갖게 된 지방자치의 미래는 희망과 걱정이 교차한다. 거시적으로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지방분권이 지방자치발전을 위한 선진형 국가행정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한다. 지방경찰과 교육행정까지 지방자치단체의 소관으로 위임된다면, 주민들의 의사와 선택이 더 반영될 수 있는 소정부형태의 지방자치제가 될 것이다. 반면, 미시적으로는 분권확대에 비례하여 지방의원의 단체장에 대한 견제장치가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어려운 경제상황 때문에 안양시를 포함한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 올해 예산규모가 동결되거나 축소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행사 및 선심성 예산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내년에 시행되는 지방선거를 앞둔 예산편성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국회와 달리 구속력이 적고, 제한적인 권한을 갖는 지방의회로서는 방만한 시정살림을 견제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어려운 경제상황과 지역이미지 제고의 필요성은 지역에 특성화된 산업을 만들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수도권 도시들의 공통적인 고민 중 하나가 기업의 지방이전과 베드타운 심각화 현상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지역경제의 위축과 실업률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도권의 여러 도시들이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벤처타운 활성화와 벤처기업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안양시에서는 2006년까지 1천여개의 벤처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숫자에 집착해서는 시 정체성 확립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종전의 벤처개념인 IT산업은 한계에 와있다고 전망되고 있다. 벤처산업의 대명사인 테헤란로는 전성기 때 기업수가 3천500여 개였지만, 한때 400여 개까지 줄었다가 경기가 꿈틀거리는 요즘에야 600~700여 개로 늘어났다고 한다.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신중하게 이행해야 할 이유이다. 생명공학(BT)산업은 성공률이 0.3%라는 보고가 있어 투기성이 강하다. IT산업 중에도 종전의 웹상산업이나 데이터분야는 과잉투자이지만, 모빌통신의 무선네트워크, 보안산업, 가전 자동제어(Home automation)나 자동차 관련분야는 아직도 유망하다. 로봇분야는 미래지향적인 산업이 될 것이지만, 현재 가장 건실하다는 게임분야는 효과가 미비할 수도 있다. 이렇게 조건과 전망을 검토하여 무분별한 벤처육성이 아닌 지역에 특성화된 산업위주로 육성하여야 할 것이다. 벤처기업 활성화를 계획하는 여러 도시들이 각기 특성화된 벤처산업을 만들어야 도시이미지 제고 뿐만 아니라 수도권 전체에서의 고용창출과 경제부흥을 가져올 것이다. /김영환 안양시의회 의원

기고/‘2005 경기방문의 해’ 성공을 위해

3년여 준비 끝에 막을 연 ‘2005 경기방문의 해’가 본격적인 지역관광시대를 선도하는 관광진흥 사업으로 국민들의 관심속에 지난 1월 선포되었다. 경기방문의 해 사업은 기존에 부산, 전북, 강원도 등에서 진행한 방문의 해 사업과는 질적·양적인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며 진행되고 있다. 사업면에서 관광인프라 구축과 진흥사업을 적절하게 구성하고 있으며, 운영면에서 추진기획단을 중심으로 후원기관, 자문위원회, 전문위원회가 사업을 지원하는 선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방문의 해’ 사업이 선포된 지 2개월이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 ‘경기방문의 해’ 사업을 실질적으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이다. 이에 경기도에서 15년간 관광사업체를 경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관광시즌과, 방문의 해 사업을 앞둔 시점에서 경기방문의 해에 대해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번째 제안, ‘시장 찾기, 시장 속으로’. 각 시·도가 관광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설정하고 무한경쟁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오는 관광객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이제는 경기도를 방문할 수 있는 잠재시장 속으로 보다 깊숙이 들어가 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경기방문의 해 사업의 일환으로 ‘경기 데일리 투어버스’ 사업은 그동안 ‘시장찾기, 시장 속으로’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규모 잠재시장인 서울에서 내·외국인을 경기도로 유치하는 사업으로 지금까지 다른 시·군에서 자체 시티투어 버스를 운영하는 소극적인 방법에서 탈피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기도 관광발전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시장을 찾아 시장 속으로 침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경기도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관광상품을 구성하는 사업, KOTRA의 국외 출장소 등을 이용하여 외국 현지에서 다양한 유치활동을 펼치는 활동 등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동경 신주쿠 거리에서 한류를 상징하는 연예인들이 경기관광을 주제로 거리퍼레이드를 펼치는 광경을 상상해 본다. 두 번째 제안, ‘지나가는 시장 찾기’. 경기도는 입지적으로 서울과 인접, 서울로 집중되는 국가교통망의 링크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하루에도 수백만의 내외국인들이 경기도를 경유하여 서울과 지방을 오가고 있다. 이런 경유형 시장이 일부분을 잠시라도 경기도에 머물게 한다면 경기도 관광산업 발전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경기방문의 해 사업에도 인천국제공항의 국제노선 환승객을 위하여 DMZ를 관광하는 환승 투어(Transit tour)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고 있으며, 보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전략을 가지고 경기도를 지나가는 시장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경기도를 통과하는 고속도로에 지나가는 시장을 유치할 수 있는 사인물을 설치하고, 휴게소에 경기도 특산품을 판매하고, 경기도 관광명소를 소개하는 활동 등이 있을 것이다. 더불어 우리나라 주변국의 국제행사에 찾아온 외국인들이 경기도로 연계할 수 있는 코스 및 상품을 개발해서 판매하는 방법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일본 아이치에 개최되는 만국박람회에 오는 수백만의 외국인 관광객을 경기도로 경유하는 여행상품 개발을 기대해 본다. 2005년 경기방문의 해 사업은 6천9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3조 4천911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지역주민의 관광에 대한 인식제고, 관광산업의 지원 및 시스템 정비, 경기도 관광이미지 창출 및 제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실행되고 있다. 아직 경기방문의 사업을 피부로 체감할 수는 없지만, 이제부터 경기도민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앞으로의 사업이 모두 성공해 경기도 경제에 플러스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배 정 완 경기도관광협회 이사

기고/‘유럽의 진주’ 프라하를 다녀와서

도의회 문화공보위원회 동료의원들과 의회사무처 공무원, 언론인 등 15명의 연수단원들이 ‘2005 경기방문의 해’와 ‘세계도자비엔날레’의 홍보 및 문화 관광교류, 정책 연구 등의 목적을 갖고 체코·오스트리아·헝가리 등을 7박8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먼저 크리스탈 유리공예, 맥주, 축구 등 스포츠로 유명한 체코에 도착했다. 친절한 현지 가이드의 안내로 사회주의 국가시절 공산당 서기관들이 애용했다는 체코에서 가장 훌륭한 프라하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11시간 30분이라는 긴 비행시간에 지친 몸을 짐 보따리와 함께 침대위로 던져버린 채 하루 일정을 마쳤다. 다음날 아침 공식일정으로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체코 프라하 관광청을 방문했다. 관광청 입구에 마치 나무처럼 곧게 서있는 안내원의 얼굴에서 공산주의의 잔재가 그대로 남아 있는 듯 했다. 서비스라는 단어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자유의 물결이 들어온 지 16주년쯤 되었다니 사회주의 문화가 금세 이해되었다. 또다시 사회주의 국가로 돌아가기를 원했던 독특한 체코 민족. 체코는 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역사의 중심지이다. 뿐만아니라 EU가 지정한 2000년 유럽문화의 중심지로 명명된 9대 도시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래서 체코는 ‘유럽의 진주’로 불리는 관광의 도시로 꼽힌다. 필자는 프라하 관광청에서 한국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경제·문화·역사·교육·사회·지도·국기 등등…. 한국에 대한 약간의 정보를 EU 자료를 통해서 알고 있었는데 그나마도 한국의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방문한다니까 겨우 자료를 갖고있는 듯 했다. 몇몇 자료는 잘못된 내용도 있었다. 그러나 김치를 알고있다는 프라하 관광청 홍보팀장의 말에, 한국의 김치가 세계속의 유명브랜드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기뻐할 수 있었다. 이곳 체코를 다녀가는 여행객은 한해 1억2천만명이라 하는데 5분의 1이 이웃나라 독일여행객이고 8%만이 순수 외국인 관광객이란다. 대체로 스쳐 지나가는 관광도시라는 것이 경기도의 현 주소를 보는 듯 싶다. 프라하만 선호하는 것이 어쩜 서울만 방문하고 경기도는 잠깐 둘러보고 지나쳐가는 도시라는 것이 닮은 꼴이다. 프라하 관광청에서는 2004년 대한항공의 체코 직항이 생겨 한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2005년 6월 한국에 체코 프라하 관광청을 준비중이란다. EU마케팅과 1천100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한국어 안내 책자를 제작하는 등 잰걸음으로 열심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연스럽게 공산주의를 받아 들였던 나라 체코, 러시아를 받아들이면서 체코인이 생각하는 사회주의가 아님을 깨닫고 민주화 운동 ‘프라하의 봄’을 통해서 그들은 자유화를 선언하게 된다. 10세기경 보헤미안 기사들과 함께 적진을 물리치고 국난을 극복했다는 체코의 위대한 영웅 바츨라프, 프라하의 봄을 기억하면서 아직도 기회의 땅 체코 프라하에서 밤을 보내는 감회가 남다르다. /금 종 례 경기도의회 의원

홍사종 칼럼/‘커리어 우먼’과 ‘아줌마’

최근 지역 언론에 ‘경기도가 여성인력을 활용하고 양성평등에 앞장서겠다고 도 출연기관에 여성 취업할당제를 적용했지만 대부분 기관들이 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그나마 ‘경기도문화의 전당’이 35.7%로 가장 많은 여성인력을 채용한 것을 빼고는 30~20%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각 분야에서 자기 실력을 인정받고 뛰는 ‘커리어 우먼’의 숫자가 미미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기도뿐만 아니라 가부장 권력이 지배하는 이 사회 전체가 용납하는 ‘커리어 우먼’은 전체 여성인구에 비례해 아주 적다. 남성사회의 입장에서 보면 권력의 부스러기 중 일부만 나누어준 셈이다. 따라서 가부장권력 사회는 남성권력이 위협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커리어 우먼을 인정하고 키운다. 나머지는 대다수가 가사 일에 전념하는 아줌마다. 아내라는 이름으로 여성들은 가부장이 일터로 나간 집을 지키고 육아 등의 잡사를 돌본다. 사실 잡사라 함은 가정에 남아 있는 주부, 즉 아줌마의 입장에서 뱉어내는 자조적 단어다. 아침에 일어나면 남편과 아이들의 밥상 차려주기, 옷이며 책가방 챙기기, 빨래를 끊임없이 반복해야하는 아줌마의 입장에서 보면 잡사임에 틀림없다. 아무리 문명의 이기들이 가사노동의 강도를 줄였다지만 아내들의 손에는 하루도 물기 마를 날 없다. 문제는 바로 이처럼 주부인 아줌마들의 일이 소위 커리어 우먼들처럼 전문적인 것이 아니고 일상적인 잡사라는데 있다. 아줌마들은 주부의 일은 잡사인 반면 커리어 우먼은 선택 된 존재들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TV 등 매스미디어는 한 술 더 떠서 커리어 우먼은 화려하고 빛나게, 아줌마들은 초라하고 빛바랜 존재로 대비해 놓기 일쑤다. 그러니 우리 아줌마들의 상대적 좌절감과 비애감은 더욱 커져갈 수밖에. 그래서 얼마 전부터 여성관련 TV나 라디오 프로그램을 보면 이런 주부들의 불만과 한숨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문적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만 보면 주눅이 들고 자신이 인생의 패배자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남편도 상대적으로 화려한 그들을 좋아 한다’ 이같은 푸념이 급기야 ‘결국 나도 인생의 성취를 위해 무언가 해야겠다’ 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세간에 물의를 일으켰던 피라미드 판매사건 등은 주부들의 이러한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 부산물이다. 그러나 이 땅의 아줌마들, 과연 그대들은 인생의 패배자인가. 아니다. 육아 등 가사 일은 아낙네의 일이라고 무책임하게 팽개쳐 버린 채 자신들만이 높은 세상의 이념을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 남성사회는 지금 스스로의 모순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수직과 폐쇄와 독점의 권력이 판치는 가부장 사회에서 남성들 또한 대부분 패배자가 되어 만신창이가 된 몸을 그대들 앞에 누이고 따뜻한 보살핌을 받는다. 또 하나의 세상인 우리 아이들도 당신들이 지키고 키워왔다. 엄밀하게 따지고 보면 오늘의 이 세상은 육아 등의 일은 아내들에게 맡기고 거창한 구호나 외치고 다닌 남성들이 지킨 것이 아니라 아줌마인 그대들이 사랑과 희생으로 지키고 이어져오게 한 것이다. 결국 당신들이 부러워하는 ‘커리어 우먼’의 탄생도 아직은 이 지킴이 정신 앞에 남성사회가 미안한 마음으로 던져준 떡 몇 쪼가리에 불과하다. 허장성세의 가부장 권력은 이제 곧 종언을 구할 수밖에 없다. 그대들이 이어져 오게 하고 지켜낸 세상을 홀로 독점하기에 남성들도 많이 지쳐있기 때문이다. 우선 내가 근무하는 직장에서도 그런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곧 권력도 분점 될 것이고 일자리도 나누어 질 것이다. ‘나눔의 사회’가 실현돼야 가부장인 남성들도 편안해진다. 당신들이 지켜낸 소중한 가치의 힘을 통해 누구나 주부이고 커리어 우먼이 될 수 있는 사회가 다가올 것이다. 지금 아줌마들이 세상 전면에 등장하고 있는 것도 다 이 때문이 아닐까. /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극작가

기고/‘수원예술인 100선’에 대하여

“예술 작품은 영혼의 꽃이다”라고 감히 단언하고 싶다. 작품의 성향이나 완성도를 떠나서 창작을 한다는 것은 피와 살과 영혼을 소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모든 예술 작품은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다. 얼마 전 수원예총에서 발간한 ‘수원예술인 100선’이라는 책을 보았다. 표제를 보는 순간 무척 당황스러웠다. 특정예술인을 선정했다는 취지도 마음에 안들었지만 회원간 위화감이 조성될 우려가 있는 책을 발간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드는 건 나 뿐이 아닐 것이다. 수원예총 산하 10개 단체에 가입된 회원이 약 1000명인데 이중 100명을 선정한다는 것은 다수에 대한 주최측의 오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예술인으로 선정된 사람은 예술인이고 제외된 사람은 비예술인 이라는 말인가. 글을 쓰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더 황당한 이유로는 첫번째, ‘예술인 100선’이라는 한정된 숫자가 주는 거부감이다. 예술인 중에 예술인을 선정하겠다는 취지도 잘못된 생각이지만 부득이 수원예술사에 기여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추진해야 했다면 선정기준을 좀 더 엄격히 하여 그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 모두를 예술인으로 인정해야 합당하다. 그런 면에서 인원수를 한정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두번째, 선정기준에도 문제가 있다. 예술인을 선정하는 일이니 만큼 선정위원도 예술성을 엄정히 평할 수 있는 심미안을 가진 사람이라야 하는데, 그렇다면 선정위원의 선정은 누가 어떤 기준으로 했는지 궁금하다. 선정위원들은 수원에 거주하는 모든 예술인들의 작품을 탐지했으리라 믿는다. 발간계획 공고를 보면, “선정의 공정성을 위해 공모접수와 선정위원회 추천접수 두 가지 방식을 적용해 50%씩 선정하기로 하고 예술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작가들을 포함한 예총 및 민예총 회원 중 10년 이상 수원지역에 활동하면서 지역예술 발전에 이바지한 예술인이며, 도덕적 문제 제기 소지가 있는 경우는 제외된다”고 공지 하였다. 물론 위의 조건에 합당한 사람들을 선정했을 것이며, 그러한 사람들이 선정 되었으리라고 믿는다. 그러나 부득이 제한이 필요했다면, 거주의 햇수나 작가 인지도보다 예술성에 둔다는 구체적인 조항이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그것이 예술의 본질에 가깝다는 생각에서이다. 공정성 여부에 의혹이 가는 사람들을 위하여 위원장 이창식(경기신문 주필), 위원으로는 홍기헌(경기언론인클럽 이사장), 양훈도(경인일보 논설위원), 이연섭(경기일보 문화부장), 박정임(중부일보 문화부장), 김의성(건축사), 남부희(화가·협성대 교수), 최근순(국악인), 김상용 전 수원시립교향악단 단무장 등 9명의 선정위원과 이석기 수원예총 기획단장을 비롯한 10명의 편집위원이 참여하였음을 밝힌다. 세 번째, 관료주의적 경영체제를 지양해야 한다. 다수의 의견 수렴은 공정성의 필요조건이다. 현재 수원예총 회원 수만도 1000명에 이르는데 만일 공문을 발송했다면 몇 명에게 보냈으며 미가입 예술인 경우는 어떻게 처리하였는지 그리고 책은 어떤 사람에게 몇부나 배부 되었는지 혹 발간 관계자를 비롯한 일부만 나눠 가진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더구나 비매품으로 발간되어 일반인들이 접할 기회는 더더욱 희박한데 이런 사안들은 대화의 공간을 공유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멀다는 생각이 든다. 네 번째, 예술문화의 활성화를 위한 단체라면 작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단체가 되어야 한다. 경제적 여건이 안되어서 예술적 역량을 맘껏 발휘하지 못하고 생계에 매달려야 하는 작가들을 위해 발표의 기회를 부여하고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정인을 선정하고 차별화 하여 회원 간에 위화감을 조성하는 단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보다 다양한 예술인들을 끌어안기 위하여 이런 책을 발간하기 까지는 많은 고민과 갈등을 거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자칫 주최측의 실적을 남기는데 그칠 우려가 있는 행사보다는 다수가 공유할 수 있는 행사를 추진했으면 한다. 끝으로 논지에서 조금 벗어난 얘기이지만 한 마디 부언하고 싶다. 현재 한국문단은 한국문인협회와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있는데 이런 단체를 지칭할 때 흔히 주류냐 비주류냐 혹은 이쪽이냐 저쪽이냐 라는 이분법적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가끔 듣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원예총은 자칫 편협된 운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내분열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언어사용부터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토분단도 안타까운데 고차원의 삶을 추구하는 예술세계 마저 분열을 조장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되겠는가. /조동례 시인

기고/사형제도 존속은 범죄의 잔혹성과 무관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경험하고 처한 곳에서 사물을 보고 판단하려는 관념이 지배적이다. 똑같은 사물을 놓고도 서로 다른 각도와 위치에서 볼 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컵에 물이 반쯤 들어 있는 것을 보고 한 사람은 반이나 있네, 또 한 사람은 반밖에 없네 라고 보는 차이를 말한다. 대다수 사람들의 의견이 이치와 논리에 맞아 지배적일때 바로 된 선택적 조건이 성립될 수 있다 하겠다. 모든 범죄는 행위당시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우발적 또는 계획적으로 범죄를 자행하게 되며 범죄후 어떠한 처벌을 받을 것인가를 미리 예상함과 형량의 한계를 정해가며 저지르는 범죄는 없다고 본다. 다만 범죄후 자기 방어적 수단으로 대처하고자 준비와 노력을 할 뿐이지 사형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증거인멸을 위해 더욱 잔악한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는 논리는 도저히 맞지가 않는다고 본다. 다시 말해서 사형제도가 있고 없고에 따라 범죄가 늘거나 줄거나 하며 잔혹해지고 잔혹해지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견해라고 생각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사형 제도를 유지하고 폐지했다고 해서 범죄지가 늘고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 사회구조 특성상 범죄가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에서 사형 제도를 폐지한다고 해서 지금보다 범죄가 줄고 유럽에서 사형 제도를 채택한다고 해서 지금보다 범죄가 늘어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나라 국민들의 문화·사회적 구조와 특성상 범죄가 늘고 줄고 흉악해지고 하는 것이지 사형제도의 존속이나 폐지가 범죄를 늘리고 줄이고 하는 것이 아님을 재강조하고 싶다. 오직 인권적 차원에서만 존폐의 논의가 필요할 뿐이지 범죄가 흉악해지고 안 해지고 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본다. 아울러 지금의 재판은 3심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심급마다 재판관구성이 3인 합의제로 되어 있으며 절대 변호사가 없는 심리는 할 수가 없으며 철저한 증인·증거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오판에 의한 억울한 사형수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하겠다. 1천명중 한 명 나올까 말까한 것을 가지고 사형 제도를 폐지하자고 하는 것은 교통사고와 흡연에 의한 사망이 두려워 생활에 필요한 자동차를 없애고 담배공장을 모두 폐쇄하자는 논리보다도 더욱 설득력이 없는 억지라고 생각된다. 아무리 흉악하고 잔혹한 살인죄라 할지라도 범죄발생동기, 방법 피해자와의 관계, 전과 생활환경 등을 참작하여 판결을 하고 있으며 죄명이 같다고 하여 형량도 똑같이 선고하는 것은 아닐뿐더러 살인죄에서도 최고는 사형에서 최소형으로는 5년형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살인죄로 수형 생활하는 수용자중 사형수나 무기수, 10년이상 형을 받은 사람보다 10년 이하의 형을 받은 사람이 사뭇 많음을 교정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범죄가 교화개선이 교육형주의에서 극악무도하고 파렴치한 살인죄에는 응보형주의를 택하는 나라가 요즈음은 증가할뿐만 아니라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국민의 81.4%가 사형제도의 존속을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이유없이 무고한 생명을 20여 명씩이나 살해한 범인에게 수개월전 1심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되었으나 국민 누구하나 잘못된 판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어 당연한 판결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같은 범죄자를 인권운운하며 사형 제도를 폐지하자고 한다면 범법자의 인권만 중요시하는 처사이지 그 범죄로부터 희생당한 피해자의 살고 싶은 인권은 왜 지켜주지를 못하였으며 그 가족 및 공포에 떨었던 국민이 갖고 있는 자유평등에 관한 기본적 권리인 인권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사형제도 존폐의 문제를 인권적 차원에서만 고집하지 말고 사회적으로나 국민정서, 범죄 예방적 차원과 수용관리에 어려움, 막대한 예산소모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된 후 결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단에서/여선생님 힘 내세요

여선생님 한 분이 결재를 받으러 왔다. 활기차고 기지 넘치는 평소의 그 분답지 않게 표정이 어둡고 눈까지 충혈되어 있었다. 당장 까닭을 묻기가 뭐해서 그 선생님께서 교실에 수업하러 들어가신 후 옆자리의 선생님을 찾아갔다. 사유는 이랬다. “어젯밤에 아기가 열 때문에 보채서 잠을 제대로 못 재웠대요. 아침에 겨우 도우미 아줌마한테 아기를 맡기고 출근을 했는데, 일과 준비에, 수업에, 담임 업무에 정신없이 보내고 나서 전화로 상태를 물었더니 아직도 열이 내리지 않고 우유도 안 먹고 칭얼댄대요.” 첫아기를 낳아 기르는 선생님이었다. 수업 시간을 바꾸더라도 시간을 내 아기를 돌보고 오라고 하면서, 아기 사랑의 아픔도 겪어야 더 훌륭한 선생님이 되는 거라고 위로를 했다. 그래도 그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미안하고, 수업을 바꿔 들어가야 하는 선생님께 죄송스럽고, 상급자의 눈치도 살폈을 것이다. ‘희망의 이유’의 저자로, 우리나라에도 두 번 다녀간 일이 있는 세계적인 영장류 학자 제인 구달이 침팬지의 습성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사실이다. 침팬지들도 부모, 부부, 친척들이 모여 집단을 이루고 사는데, 아기 침팬지가 사고로 어미를 잃는 경우가 있다. 이 고아를 큰엄마나 작은엄마가 맡아 키운다. 그런데 이렇게 자라는 침팬지는 서열이 엄격한 침팬지 집단에서 대개 낮은 지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제인 구달은 결혼 후 아기를 낳고 나서 몇 년 동안 자녀 양육에 전념한 후 다시 연구를 계속했다. 여선생님은 엄마이기도 하고 아내이기도 하다. 이들 중 대부분은 선생님의 역할과 엄마의 역할 중 어느 것을 우선해야 하는가를 가지고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때를 겪는다. 요즘은 3년까지 육아휴직을 할 수 있고, 그 밖의 제도적 보호 장치가 있어서 상황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그래도 자녀에 대한 사랑은 본능이어서 이들이 겪는 역할 갈등은 교단에 항상 존재한다. 한 인간의 영혼의 성장을 책임지는 교원의 직분을 수행하는 일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중노동이기 때문에 이 갈등은 심각하다. 더구나 선생님이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서 교직에 입문하는 연령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주로 여성들이 교육을 담당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2004년 통계를 보면 전체 교원 중, 여교원 비율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러한 현상은 점차 심화되고 있어서 금년 1월에 선발한 신규임용교사 중 남교사 비율은 초·중등 공히 20%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교사일수록 여교사가 많은 것이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성역할에 대한 올바른 인식 형성이라든가, 남학생인 경우 동일시 대상의 선택 등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 학생 개개인을 세밀하게 살피는 데에 교육의 출발점이 놓여있고, 사랑과 관심이 성장에 가장 유익한 자양이라는 점에서 여선생님의 모성본능은 교육에 매우 긍정적이다. 학교에서든 가정에서든 선생님이 즐겁고 행복해야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선생님의 이런 모습으로부터 학생들은 은연중 삶이란 즐겁고 행복한 것이고, 삶의 본질은 최선을 다하면서 보람을 찾는 데에 놓임을 배우게 된다. 여성들이 교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전제로 이들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서 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강구해야 하고, 여교사들 스스로도 교직 사명감에 투철할 수 있도록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학교마다 새 학년을 맞이하는 3월이다. 여선생님들 힘 내십시오. 아이들에게는 밝고 환한 모습만 보여 주십시오. 자녀와 똑같이 학생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베풀어 주십시오. / 김국회 도교육청 교육정책과 장학사

기고/단식중인 동료의원을 보면서

단식은 자신의 주장이나 의사를 관찰하기 위하여 시위하는 수단으로 특히 요즈음 유행하고 있는 듯 하다. 지율스님의 세계적인 기록 100일 단식으로 정부가 손을 들고 국책사업에 의한 공사를 중단하는가 하면 모 여성 국회의원도 현재 단식이 진행되고 있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본의원은 오래전 단식을 해 본 경험이 있어 그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몸으로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우선 단식에 돌입한 분들의 비장한 각오와 인내에 경의를 보내고 싶다. 과천 출신의 두 분 동료의원이 단식중에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나는 그래서 누구보다 단식을 결행한 사실 자체에 놀라움과 함께 경의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수도이전 문제에 대한 두 의원의 시각이나 의사는 전체 경기도 의회나 타 의원들의 생각과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고 본다. 이미 여야 합의를 거쳐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이 시행될 처지에 있는 것을 몇 사람이 단식투쟁을 통해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없을 것 같은 분위기다. 다만 의회내에 수도이전반대특위를 이끌어 왔고 특히 그 분들이 행정부의 각 부처 이전시 가장 큰 영향을 받게될 과천시 출신이라는 점에 단식에 돌입하게 된 배경과 의도에 충분히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행정수도이전, 정확히 표현하면 행정중심특별도시의 건설이 필요한 것이냐 아니냐는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고 국민의 완전한 합의나 지지를 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수 있다. 그런데 정치권이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치르면서 특별법을 통과시켜 버렸으니 구경하다가 찬물을 뒤집어 쓴 형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사실 수도이전 문제는 대통령 후보가 선거전략의 아이디어로 던졌다가 재미 좀 보았고(그쪽 표현 그대로) 지금도 재미를 보고 있는 중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면 클수록 재미는 더하게 되는, 말하자면 이길 수밖에 없는 ‘꽃놀이 패’인 것이다. 만일 수도 이전이 안되거나 지연되거나 부진하더라도 상대의 극렬한 반대 또는 발목잡기로 그런 것이니 책임질 일이 없고 여전히 찬성하는 쪽의 지지를 받게된다. 추진이 잘 된다면 그것은 최소한 역사에 남을 기록이 될 뿐 아니라 장기간 소요되는 일정에 따라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는 정권 재창출의 요긴한 재료가 된다. 더구나 이 문제를 던져 놓음으로써 상대 혹은 적진의 분열과 갈등 그리고 힘의 소진은 그렇게 만들려고 해도 어려운 재미난 현상이 되고 있다. 중앙정치에 접근하기 어려운 지방의회-경기도의 경우 더욱 그렇게 되고 있으며 목하 실제 상황으로 사단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동료의원의 몸부림은 한편으로 가상하고 다른 한편으로 안타깝고 애처롭기까지 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단식을 하고 그 이상을 한다해도 해법과 정리는 어렵다고 보는데 중요한 것은 진정 국가적인 차원에서 그리고 경기도민의 뜻에 따라 의회에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본다. 이번 임시회에서 보여질 의회의 결단은 그래서 폭풍의 위력과 함께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며 의원들 각자 지역민의 뜻을 받들어 심적 준비가 다 되어 있을 것이다. 이제 국면을 전환하고 이미 갈라지고 찢어진 상처를 꿰매고 치료할 대국적 큰 리더십을 기대하게되는 상황이다. 두 의원의 건강이 회복되고 지역의 요구와 자신의 소신을 위해 더 힘내 싸우기를 바라고 의회도 정상적이고 원만하게 돌아가기를 진정 바라는 마음 뿐이다. /김 수 철 경기도의회 의원

북한에 화학비료 대신 유기질비료를 보내야 할까?

며칠 전 한 기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북한이 최근에 우리에게 비료 50만 t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어떤 권위 있는 분들이 북한에 화학비료를 계속 보내주면 북한의 농토가 산성화하고 땅이 척박해질 것이므로 화학비료 대신 유기질비료를 보내주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라는 의견인데 내 생각은 어떠냐고 묻는 것이었다. 인터넷에 실린 내 글을 보니 이 문제에 대한 내 의견이 다른 분들의 의견과 다를 것 같아 내 의견을 묻게 됐다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북한에 화학비료 대신 유기질비료를 보내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유기질비료를 보내는 일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동기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화학비료를 쓰면 토양이 산성화되고 토양이 척박해지기 때문에 화학비료 대신 유기질비료를 써야 한다는 생각은 비록 적지 않은 분들이 사실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 같지만 반드시 적절한 것은 아니다. 이 생각은 실험실의 비이커에 담긴 흙에 유안 같은 비료를 주었을 때에는 옳지만 비를 맞고 농업부산물이 토양으로 들어가는 농사현장에서는 옳지 않다. 비가 많이 오고 빗물이 토양을 통해 지하로 잘 빠져 나가는 경우에는 화학비료를 쓰던 안 쓰던 토양은 산성화하고 그 반대인 경우에는 토양은 중성 또는 알칼리성이 된다. 비가 많이 오고 빗물이 잘 빠져나가는 토양의 경우에 토양이 산성화하는 것은 빗물에 공기 중의 탄산가스가 녹아 산성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빗물은 말하자면 농도가 낮은 탄산수라고 할 수 있다. 빗물의 pH는 약 5.4 다.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의 토양은 pH가 5.4 정도인 산성수로 계속 씻겨지는 셈이다. (pH 측정치가 7 보다 낮으면 산성) 그러니 토양이 산성화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여름동안에 많은 비가 온다. 거기다가 토양의 원료인 바위가 산성암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리나라 대부분의 농토 뿐 아니라 비료를 전혀 주지 않은 산지 토양까지 산성인 것은 화학비료를 준 것과는 큰 관련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 화학비료를 주면 토양의 유기물이 줄어들어 마침내 토양이 척박해질 것이라는 생각도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예전에 화학비료를 쓸 수 없던 때 논 300평에서 나는 볏짚은 450㎏ 정도였다. 그런데 화학비료를 적절히 줄 경우 볏짚 생산량은 300평당 700㎏ 정도다. 두 경우에 볏짚을 모두 논에 넣는다고 할 때 논에 들어 갈 수 있는 볏짚(유기물)은 화학비료를 적절히 줄 때가 훨씬 더 많다. 우리나라 속담에 “쓰는 괭이가 빛난다.”는 말이 있다. 농토도 잘 관리해서 소출을 높이면 토양에 돌려줄 수 있는 부산물도 많아져 토양은 비옥해지는 법이다. 북한에 화학비료 대신 유기질비료를 보낸다고 할 경우 생각해봐야 할 다른 문제도 있다. 가축 분뇨 같은 것으로 아주 잘 만들어진 유기질비료일 지라도 그것에 들어 있는 질소, 인산, 가리의 총량은 농가가 선호하는 복합비료에 들어 있는 것의 10분의 1이 채 안 된다. 그런 유기질비료로 복합비료 50만 t에 들어 있는 만큼의 비료성분을 보내려면 유기질비료를 적어도 500만 t은 보내야 할 것이다. 500만 t의 유기질비료가 북한의 어떤 항구에 도착했을 때 북한의 험한 도로를 통해 농가에 배분하는 하는 것은 생각처럼 그리 쉬울까. 내 설명은 다 들은 기자가 말했다. “대단히 혼란스럽습니다. 어떤 분의 이야기를 따라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습니다.” 했다. 북한에 유기질비료를 보내자는 분이 토양과 비료와의 관계에 대해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옮기는 분인지, 이 분야에 대해 전공한 분인지를 따져서 판단하라고 했다. 요즘처럼 학문분야가 분화되고 전문성의 깊이가 깊어진 때에는 한 분야의 박사는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문맹이나 다름없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귀띔해줬다. /홍 종 운 토양학박사

기고/교육감 선거

경기도의 교육감자리는 우리 나라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자리로 항간에 경기도 교육만 잘되면 우리나라 교육이 다 잘된다는 말이 시사하듯 아주 중요한 자리다. 학생수를 보면 190만2천87명으로 전국 839만6천527명의 22.6%이며 학교수는 3천470개교로 전국 1만8천853개교의 18.4%, 교원수는 8만4천463명으로 전국 40만6천1명의 20.6%로 수치로만 봐도 경기교육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4월부터는 제2교육청이 개청되며 부교육감도 두 명이 되고 예산 또한 전국최고의 5조9천억 여원에 달해 우리나라 교육의 4분의1을 차지하는 명실공히 교육웅도임에 틀림없다. 이런 중요한 차기 경기도 교육감 선거는 현행법상으로 현 교육감의 임기만료일(5월5일) 90일전부터 10일전(3월24일) 사이에 치르면 되게 돼 있어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와 경기도 교육청의 잠정합의로 4월18일로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경기교육의 수장을 선출하는 이번 교육감선거에는 여러 후보예상자들이 물밑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경기도민과 교육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훌륭한 교육감이 탄생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바람을 말해보려 한다. 첫번째로 전국 최고 웅도교육의 수장으로서 우선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 초·중·고·특수학교를 통괄하는 교육정책을 무리 없이 집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현재 거론되는 모든 후보예상자들이 우리 교육계의 원로들로서 손색이 없는 분들로 알고 있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공교육 신뢰, 대학수능시험과 내신문제, 각종 공사와 학교폭력, 왕따 등) 여러 문제들을 예방적 차원에서 관리하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고 학부모들이 학교를 신뢰할 수 있는 관리능력을 가진 사람이어야한다. 두번째로는 교원들을 대변할 수 있고 공교육을 살릴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8만명이 넘는 교원들의 총수로서 교원들의 사기진작은 물론 공교육이 붕괴된 교실을 되살릴 수 있고 교원들 위에 군림하는 교육감이 아니라 교원들과 눈높이를 같이 할 수 있고 학생들의 학습분위기를 최상으로 유지시킬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세번째로는 지연·학연에 의존하는 후보는 배제해야 한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로 유비쿼터스의 생활이 바로 눈앞에 와있는데 정치권에서도 용도폐기되고 있는 지연·학연의 끈을 잡고 교육감에 당선되고자 한다면 교육감 될 자격이 없다고 본다. 요즘 신문에 벌써부터 줄세우기, 합종연횡, 인사개입 등이 이뤄진다고 보도되고 있으니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연 학연에 의해 당선된 후에는 결국 이 족쇄에서 벗어날 수가 없을 것이다. 인사는 만사라고 하듯이 교육감은 사람을 볼 줄 아는 안목이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네번째로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인성교육인데 경기교육수장된 사람이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신뢰를 저버리는 사람은 다른 이익이 생기면 또다시 신뢰를 저버릴수 있기 때문에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교육감은 교원, 학생, 학부모와 모든 교육가족으로부터 신뢰와 믿음이 가고 약속을 지키는 후보가 당선돼야 할 것이다. 다섯번째로 가슴이 따뜻하고 겸손한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대화를 계속 나눌 수 있는 분위기 창출과 슬픔과 기쁠 때 같이 동참해주고 부하직원을 대할 때 권위보다 흉허물 없이 대화할 수 있는 부드럽고 따뜻한 가슴을 가진 인간미 넘치며 항상 겸손한 사람이 돼야 할 것이다. 논어에 ‘일이 잘못되었을 때 큰 인물은 자기 몸으로 돌아가서 반성하지만 소인은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린다’고 한다. 어떤 조직의 초급자리는 맹장이어야 하고 중급자리는 지장이어야 하며 상위자리는 덕장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어느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경기도 교육감자리는 어떤 자리일까. 이번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는 탁월한 능력과 높은 덕망을 가진 사람으로서 모든 이들이 존경 할 수 있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훌륭한 교육감이 탄생하기를 기원해 본다. /이 철 두 경기도 교육위원

기고/삶을 준비시키는 학교

얼마전 교장으로 있을 때 학부모 한 분이 학교에 찾아오셨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진로교육 덕분에 당신 아들이 조리고등학교를 선택해서 요리사의 꿈을 키우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는 것이었다. 여름 방학중에 내준 과제 중의 하나가 부모님의 직장을 방문하여 직업에 대해 여러가지 사항들을 알아오거나 관심을 갖고 있는 상급학교나 직업현장을 방문하여 보고서를 내라는 것이었는데 그 학생은 아버님과 함께 모 조리고등학교를 방문하여 그곳에서 배우는 교육내용과 취업상황 등과 같은 진로정보를 얻고 “아, 바로 이거야”하면서 대단히 만족해하면서 진로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또 어떤 분은 자녀가 자꾸 직업세계에 대해 질문을 해 약간 귀찮다는 이야기도 하셨고 어떤 분은 자녀보다 알고 있는 직업의 수가 적어 직업알아맞추기 게임에서 졌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그리고 그런 변화들이 모두 학교에서 학생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할 일, 갈 길에 대해 알아보고, 찾아보고, 고민하도록 독려했기 때문이라고 고마워하셨다. 사실 고마운 건 오히려 필자였다. 학생 스스로 자기 길을 찾고 준비하도록 돕는 교육을 하고 싶은 것이 필자의 교육적 소망이요, 보람이기 때문이다. 교육이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마음의 준비, 능력의 준비를 시키는 게 아닌가. 스스로 살아야 한다는 것, 자기답게 사는 길이 어떤 것이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묻고 답을 찾도록 돕는 게 아닌가. 비단 지금처럼 청년실업의 문제가 심각한 때가 아니더라도 성인이 되었을 때 자기 자신과 한 가정을 책임지고 꾸려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준비하고 책임지도록 독려하는 것이 교육의 1차적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삶과 삶터. 그런 것들과 연계되지 않은 삶이란 얼마나 공허하고 장식적인가.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는 창의적 재량활동, 자치·적응활동, 계발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자기탐색과 진로탐색의 활동을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친구는 어떤 의미를 지닌 존재인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고 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직업정보를 구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등에 대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귀찮아하거나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소극적이던 교사나 학생들이 차차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어서 그런대로 소기의 성과를 올려가고 있다. 그러나 직업관이나 직업위기에 대한 고정관념을 좀처럼 깨뜨리기 어렵다는 것과 학생들이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나 관심도가 부족하다는 점 그리고 변화하는 직업세계에 대해 필자 자신부터 너무 모르겠다는 점 등으로 인해 공연히 미안하고 자책감이 앞선다. 다행히 최근 진로 및 직업, 학과 선택과 관련된 정보가 풍부하게 나오고 있다. 워크넷에는 학과별 취업전망뿐 아니라 우리나라 1만여 개의 직업을 수록한 ‘한국직업사전’, 직업의 향후 전망을 담은 ‘한국직업전망’ 등의 자료를 볼 수 있고, 한국직업정보시스템(http:/know.work.go.kr)에서는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 갖춰야 할 역량과 그 직업의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또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출간한 ‘미래의 직업세계’도 학과별 진출 분야 및 직종을 자세히 담고 있고, 커리어넷에는 학생들을 위한 적성검사, 흥미검사, 가치관검사 등과 함께 수많은 직업정보들을 탑재하고 있어서 교사들과 함께 사이버상에서 직업심리검사도 해보고 정보도 찾아보고 한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호소한다. 여러분이 지금 좀 귀찮더라도 이러한 활동을 한 번 해 보면 몇 년후 자기의 진로를 탐색해야 할 때 지금 배운 방법들을 활용해 가치있고 유용한 정보를 찾게 될 것이라고.

기고/주민참여 시작은 홍보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14년이 흘렀다. 그동안 중앙 행정부의 권한과 기능이 지방행정기구로 이양되면서 주민의 의사와 여론이 직접적으로 행정에 반영되는 등 주민들이 행정에 참여하는 기회가 크게 늘었다. 아울러 자치단체들은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비중있게 받아들이며 주민을 위한 이익 창출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행정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새롭게 변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시장 원리에 의한 경영기법과 마케팅 개념의 행정을 펼치는 자치단체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시대적 변화에 가속을 더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의 하나가 바로 홍보전략이라고 말하고 싶다. 예컨대 민선자치시대 이전에는 공직자들이 언론과의 접촉을 회피했었다. 그러나 민선이후 공직자들은 언론에 대한 인식에 많은 변화를 보이며 자치단체장이 언론기관과 접촉하여 시정을 알리고 세일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 또한 행정기관 책임자나 담당자가 직접 언론매체에 출연하거나 기고를 통해 홍보활동에 나서는 적극성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방자치의 성패가 주민의 참여와 협조를 얼마나 이끌어 내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으로 참여를 통한 지방자치의 실현과 주민복지의 향상, 그리고 다원사회에서 요구되는 삶의 질 향상이 지방자치시대의 근본취지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안성시는 금년에 눈에 띄고 입으로 전해지는 홍보마케팅 전략을 펼쳐 제2의 안성맞춤시대를 열어가는데 초점을 두고 홍보에 주력해 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안성시립 남사당 풍물단의 아테네올림픽 공연과 제4회 바우덕이축제, 안성농업연합마케팅, 2007년 세계정구선수권대회 유치 등 안성의 특화 시책을 집중 홍보하여 안성을 부각시키는데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이같은 홍보전략이 성공하기까지는 행정기관과 사회단체,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홍보활동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였다고 본다. 올해는 공무원들이 소신과 긍지를 갖고 자신이 맡은 업무를 시민들에게 적극 알리는 홍보자세로 임하여 시정에 적극 동참하는 쌍방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 올바른 여론문화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박 영 석 안성시 마케팅담당관실 공보계장

기고/혁신, 강한 드라이브만이 성공한다

정부 혁신관리 매뉴얼에는 革新이란 묵은 방식이나 제도를 고쳐서 새롭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경제발전론에서는 기존시장이 파괴되고 신시장이 생겨나는 ‘창조적 파괴과정’을 혁신의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래서 혁신하면 기업이 먼저 떠오르고 이미 기업들은 강력한 경영 혁신을 통해 경쟁력도 상당히 확보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행정혁신방향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궁극적 목표지점은 기업형 행정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군림하는 행정을 고객중심으로 전환하고 공무원 조직체계를 성과중심으로 바꾸고 이러한 성과 측정은 종전의 목표관리제(MBO)보다 진일보한 균형성과표(Balanced Score Card : BSC)라는 평가시스템을 도입하여 성과를 많이 낸 사람에게 인사와 보상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기업혁신 형 행정혁신에 대하여 전적으로 동의하고 지지한다. 최근 대통령이 직접 걱정까지 하였다고 하는 정부혁신과 관련된 모일간지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러나 내가 교육을 통하여 확인한 참여 정부의 행정혁신은 그 기사내용처럼 사무실 캐비닛이나 없애고 어두 컴컴한 사무실을 개선하고 종이컵이나 없애는 그런 혁신만은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논쟁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혁신과 관행을 이해하지 못한 오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혁신에 참여하는 공직자들이 혁신을 혁신하는 사고로 접근하지 아니할 경우 그 일간 신문기자의 지적처럼 참여정부의 혁신은 조롱 그 자체로 끝날지도 모르는 위험성은 항상 내재하고 있다. 혹자들은 우리의 전통적 관료제가 무너지고 지나치게 기업이 추구하는 성과주의로 가고 있지 않느냐는 우려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전통적 관료제 같은 것이야말로 이제 과감히 박물관 같은 곳으로 보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전통적 가치에 머뭇거리기에는 우리 주변상황이 너무 많이 변해 있고 글로벌화 되어 있다. 우리 공직사회도 기업의 혁신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여 성과를 많이 낸 사람에게 인사우대도 해주고 보상도 해 주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나는 참여정부의 행정혁신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확신도 갖고 있다. 통치권자의 철학이 확고하고 이를 주관하고 있는 주무부처 장관의 의지 또한 강력함을 보았기 때문이다. 혁신의 성공은 리더에게 달려있는 문제라고 볼 때 이미 50%의 성공은 이루어 졌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주무부처의 국·과 조직을 폐지하여 팀 제를 운영하겠다는 최근의 언론보도 내용만 보더라도 장관의 의지를 충분히 헤아려 볼 수 있는 일이 아닌가. 다만 여기에서 우려되는 부분은 이번 교육에서 전국의 자치단체 간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 것처럼 혁신은 그 기관장의 의지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볼 때 정치단체장들이 과연 혁신사업에 선뜻 나설 것이냐 하는 것이다. 정부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보아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 한다. 혁신! 머뭇거리지 말고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야 성공한다. /이 국 돈 경기도 농업기술원

기고/‘韓·카메룬의 밤’

‘한·카메룬의 밤’이 얼마전에 있었다. 수원시내 인계동 한 한식음식점에서다. 그들은 촉망받는 카메룬의 신 엘리트들이다. 탄디아·조스튼·통카·셈씨는 NGO를, 어스턴·이마뉴엘·쫀씨는 최고경영자과정을, 리치씨는 국제법을 전공한다.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이들은 아주대학교대학원에서 2년 과정의 전공분야를 공부하는 유학생들이다. 이중엔 경기도 영어마을 강사로 나가는 이도 있다. (사)한국들꽃문화원장 박시영씨는 별명이 ‘들꽃박사’다. 야생화에 관한 그의 해박한 지식은 정상급 권위를 지녔다. ‘들꽃박사’가 일찍이 미국 유학시절에 고생을 지독하게 했을 때 큰 도움을 준 사람이 어느 카메룬 유학생이었다. 그 고마움을 늘 잊지 못했다. 어느날 경기TV방송에 수원청소년회관 행사의 일로 나온 카메룬 유학생 탄디아씨를 발견한 것은 우연이었으나 그것은 보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행운이었다. ‘들꽃박사’는 탄디아씨를 찾았다. 벌써 오래전의 일이었지만 미국에서 카메룬 사람에게 진 신세를 당신을 통해 갚겠다고 했다. 탄디아씨는 뜻하지 않은 ‘들꽃박사’의 배려속에 교분을 가지면서 동료 유학생들을 소개하여 수시로 함께 어울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카메룬 유학생 8명이 ‘들꽃박사’에게 감사의 뜻으로 제의하여 갖게된 것이 ‘한·카메룬’의 밤이다. 그날은 식당 주방을 카메룬 젊은이들에게 완전 개방했다. 미리 준비한 재료로 자기네 고유의 음식을 만드는데 족히 서너시간은 걸렸다. 신바람속에 음식을 장만하는 손 놀림이 아주 경쾌했다. “오늘은 ‘돌담골’ 주방이 카메룬 주방이 됐다”며 홍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카메룬은 축구를 잘하는 나라로 알고 있는 것이 내가 아는 상식의 전부였다. 카메룬 사람들의 공용어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아이들 말 문이 트이면서부터 영어를 한다기에 자료를 뒤적여봤더니 과연 그럴법 했다. 아프리카 기니만에 연한 카메룬공화국 역시 분단을 경험한 과거가 아직도 분단을 면치못한 우리와 동병상련의 정을 갖게 했다. 1884년 독일보호령으로 있다가 제1차세계대전후 국제연맹 위임으로 동부는 프랑스령 서부는 영국령이 되었다. 1960년 서부가 독립한데 이어 동부 또한 이듬해 독립하여 연방제로 있다가 1972년 연방제를 폐지하고 연합공화국이 된 것이 오늘의 카메룬이다. 면적은 한반도의 두 배가 넘는 47만6천㎢에 무진장한 광업과 농·목축업이 발달됐다. 그토록 드넓은 국토에 인구는 1천100여만 정도니 무한한 천연자원과 함께 미래가 밝은 나라다. 세계 문물 도입과 선진 지식산업 배양을 위해 우리나라에 유학온 게 이들 카메룬 젊은이들이다. 유학생들은 틈틈이 일본이나 독일에 가서 틈새공부를 하면서 전문분야의 새로운 자료를 가져오곤 하기도 한다. 이윽고 그들의 음식장만이 다 되어 ‘들꽃박사’의 초청으로 참석한 누구라하면 알만한 사람들과 함께 식탁을 같이했다. 초청된 여성 인사들은 유학생들이 준비해온 카메룬 고유 의상을 입기도 했다. 카메룬 젊은이들은 순박하면서도 당당한 게 무척 인상적이다. 식사와 환담이 무르익은데 이어 그들의 음악과 전통 춤을 선보이는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카메룬 미래의 지도자들이다. 아마 10년후면 카메룬의 각계에서 큰 역할을 하게될 것이다. “오늘 한국인이 베푼 카메룬에 대한 이해와 친절을 우리들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탄디아씨의 말이다. 수원시내 한 식당에서 무료로 제공되어 장소와 시간을 갖게된 ‘한·카메룬의 밤’은 이렇게 조촐했지만 두 나라의 민간 친선 가교에 큰 역할을 했다. 카메룬 유학생들은 아프리카의 21세기 새 시대를 열어갈 성장 동력이다. 행여라도 자만심을 가져선 안 되는 우리의 형편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지 현 (사)한길봉사회 경기도회장

기고/교권과 권위를 위하여…

지난 수능 때는 일부 학생들의 부정문제로 교육계가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그러다가 이번에 서울 모 대학의 입시부정과 모 고등학교의 성적조작사건을 비롯하여 전입사건이 터지면서 많은 사람들은 교육계를 향하여 비판의 말들을 하고 있다. 필자뿐만 아니라 교직에 종사하는 많은 선생님들은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이다. 일부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일이지만 우리 모두가 진심으로 부끄러워하며 반성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는 그런 사건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수없이 다짐도 했다. 하지만 그 사건으로 인하여 모든 선생님들을 싸잡아서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는 생각이라고 본다. 사실, 간혹 사람들은 일부의 문제를 전부의 문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쩌다가 한 두 사람의 공무원이 뇌물을 받았다면 나머지 공무원들은 바르게 직무를 다하고 있는데도 ‘요즘 공무원들은 다 썩었어’라고 규정해버리는 경우이다. 선생님들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공무원도 그러해야 하겠지만 특히 선생님들과 경찰공무원들에 대한 좋지 못한 사건은 법에 의해 원칙대로 처리하고 너무 외부로 떠들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 이유는 첫째로 선생님들과 경찰은 교권과 권위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교권이 약하면 약할수록 학생들은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게 된다. 그들은 일부가 전체로 인식될 때 ‘선생님들은 다 뇌물이나 받아먹고 성적을 조작해’라고 불평을 할 것이고 그 불평 속에서 가르치는 일은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당한 법 집행에도 불구하고 흔히 지구대에서나 경찰서에서 경찰관을 얕잡아보면서 행패를 부리거나 기물을 부수는 범법자들도 경찰이 권위가 있다면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둘째, 벼룩을 잡기 위하여 초가삼간을 다 불태워버리는 식의 생각이나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강조하자면 일부를 전부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양심적인 선생님들이나 정의구현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생을 하는 경찰관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이분들의 극히 일부가 실수를 했더라도 법의 저촉부분만 법에 따라 집행을 하고 지나치게 확대해 전체를 비판하기보다는 열심히 노력하는 다른 분들에 대한 격려와 칭찬을 통하여 더욱 양심적으로 가르치고 더욱 바르게 치안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그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선생님들을 얕잡아보거나 무시한다면 교육은 점점 힘들어 질 것이다. 성적조작자, 뇌물수수자로 인식되는 상황 하에서 어떤 학생이 그 선생님의 지시나 가르침에 잘 따르겠는가. 경찰을 함부로 생각하고 무시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법 집행이 잘 이루어 질 수 있겠는가. 흔히 범법자들이 부르짖는 것 중의 하나가 ‘민주경찰이 이럴 수 있어? 인권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거냐?’ 라는 것이다. 권리만 주장하고 책임을 부정하는 상식이하의 사람들에게 법을 집행하는 사람으로서 원칙적으로 한다고 해도 그들은 자기 눈의 높이와 자신의 기준에서 나오는 생각대로 판단을 하기 때문에 불평은 끝이 없을 것이다. 그럴수록 우리사회가 경찰의 권위를 세워준다면 우리 사회는 보다 밝은 사회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셋째, 선생님들이 양심적인 교육상황이나 경찰관들의 원칙적인 법 집행을 자주 알려서 그들에게는 사기를 높여 주고 일반 학생들이나 시민들에게는 존경심을 갖게 하여 교권을 세워주고 권위를 세워준다면 교육은 잘 이루어질 것이며 사회질서는 바로 잡아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선생님들의 교권이나 경찰관들의 권위를 위하여 그들의 양심적인 교육현장과 법 집행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선행을 많이 하는 사람들을 찾아서 널리 알려주고 힘을 심어준다면 더욱 우리 사회는 밝아질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양 승 본 서원고 교장·소설가

기고/3.1절과 일본대사의 독도망언

올해는 우리나라가 일제에서 해방된지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며, 3·1독립운동도 86주년이 되는 해이다. 우선 우리가 오늘과 같은 자유와 평화, 번영을 누리고 있는 것이 누구의 덕택이라고 생각해야 하는지, 물론 국민 각자가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열심히 일한 덕일 것이다. 그 이면에는 일제에서 국권을 되찾기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밑거름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일본 시마네현에서는 2월 22일을 ‘다케시마(竹島)의 날’로 정해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인 것처럼 주장한 것도 모자라 주한 일본대사는 서울 한복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다. 주한 일본대사의 이러한 작태는 명백한 우리나라 주권의 침해이자 100년전 자신들의 선조가 저지른 독도 침략을 되풀이 하려는 저의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1905년 한국 정부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은 물론 국제사회에도 알리지 않은 채 독도를 시네마현 고시를 통해 자기네 영토에 편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정부의 망언을 외교적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우리정부의 외교당국을 탓하는 시각도 있다. 겉으로는 ‘한·일 우정의 해’를 맞아 한·일 양국이 과거사에 발목을 잡히지 말고 미래로 향하자는 합의를 해놓고도 억지와 파렴치로 일관하고 있는 일본을 나무라기에 앞서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한번 똑바로 짚어봐야 할 것이다. 경기침체와 노사갈등으로 국민소득은 몇 년째 1만불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고, 계층간·세대간에는 심각한 갈등양상이 빚어지고 있으며, 내 것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으면서 상대편에만 양보를 강요하는 개인·집단이기주의의 만연, 더 열거하지 않더라도 너무 부정적인 요소들이 사회 전반에 팽배하고 있어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 안타까울 따름이다. 특정 국가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국민소득이 1만불 문턱에서 선진국으로의 진입이 좌절된 국가가 얼마나 많았는가. 부존자원도 없고, 더구나 검은 황금으로 불리는 석유도 한방울 생산되지 않는 우리나라가 모든 것이 풍족한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조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갈라져 반목하고 갈등하기엔 갈 길이 너무 멀다. 조금씩만 양보하고 또 양보하자. 제86주년 3·1절이 지났다. 우리 모두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정신을 되새겨 다시한번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가다듬을 때다. 그리고 이웃나라 일본이 명백한 우리의 영토인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더 이상 생떼를 쓰지 못하도록 우리 모두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하자. /윤 두 섭 수원보훈지청 보훈과장

기고/삼일절,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며

얼마전 토종 소나무가 외국에서 유입된 해충에 의해 고사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 생태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요인은 인간의 환경 파괴에도 있겠지만 부분별한 외래종의 수입으로 토종의 자리를 줄게 하는 것이 더 크다고 한다. 유럽공동체(EU)의 예를 보듯이 지금 세계는 산업화의 단계를 넘어 정보화, 세계화로 단일 생활권을 지향하고, 우리의 삶도 과거에 비해 풍요로워졌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국의 문화, 전통, 역량의 계승 발전 없이는 새로운 세계를 개척할 수 없음도 근세기 개항, 개방의 우리 역사를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구촌, 모든 민족과 국가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이 때에 86년전 우리 민족의 자존심과 세계평화의 여망을 실현한 3·1독립만세운동을 생각한다. 민족대표 33인의 독립선언서 발표와 신분, 계급, 종교, 사상을 초월한 온 국민이 자발적인 참여로 자주독립을 펼친 평화적 시위운동은 민족해방운동임을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3·1만세운동은 일제 식민지 지배하 우리민족이 겪은 고통과 잔혹한 일제의 만행을 세계에 폭로하며 모든 민족과 국가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야 함을 천명한 운동이었고, 국내 뿐만 아니라 만주, 미주, 일본 등 우리민족이 거주하는 곳에서는 어디에서나 독립선언과 독립시위운동이 일어났다. 3·1운동을 통하여 민족역량과 독립역량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임시정부를 수립, 독립군 무장투쟁, 각계각층의 항일민족운동이 이어져 광복을 기약할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역사속 애국선열들의 빛나는 민족정신이 있었기에 숱한 외침과 국난이 있을 때마다 우리민족은 단결된 힘으로 이를 극복하였으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사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우리로 하여금 느끼게 하고있는 것이다. 또한 3·1독립만세운동은 우리 나라가 선진근대국가로 출발하는 계기가 되었고 일본 제국주의의 야욕을 세계에 알리며 모든 민족과 국가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야 함을 천명한 운동이었다. 이는 당시 우리의 선조들이 태극기를 들고 전국에서 일제히 만세의 함성을 드높였고 그 방법은 평화적이었으며 그 결과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대한민국임시정부를 건립, 1945년 8·15해방까지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전개하게 하였고, 오늘날 우리가 세계 10대 무역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민족정신의 발로였다. 아직도 일본은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 하고, 경제력을 앞세워 군사대국화를 꾀하고 있는 현실에서 민족자존, 세계 평등 평화를 외쳤던 선열들의 함성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개방, 개혁이 시대의 과제라 할지라도 민족혼까지 버릴 수는 없는 것이며, 우리의 민족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틀을 먼저 세우고 이웃 나라와 평화 공존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임을 우리는 우리의 역사에서 배워야 할 것이다. 미국은 세계 유일의 1등 국가를 지향하여 세계평화의 파수꾼임을 자임하고 있고, 유럽은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 이에 대응하고 있으며, 중국은 괄목상대할 만한 경제성장을 무기로 동북공정 등 우리와 대치점을 만들고 있고, 일본은 경제, 군사력을 바탕으로 과거의 번영(?)을 도모하며, 북한은 핵무기로 우리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등 우리 주변 나라들이 모두 새질서를 모색하고 있는 이 때에 우리는 보다 근본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미래를 보아야 할 것이다. 나에 대한 반성보다 남에 대한 평가와 비판만을 앞세울 때 우리는 과거로 회귀할 것이고 방향마저 잃고 말 것이다. 우리는 우리 선열들이 피와 땀으로 이룩한 이 나라의 무궁한 미래를 위해 오늘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과거 세계 나라의 주권이 상실된 때 선열들이 보여준 애국·애족 정신이 오늘의 소중한 정신적 가치로 회복시켜 후손에게 계승 발전 키는 일이야 말로 오늘을 사는 우리의 소임이자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해본다. 86년전 우리 선열들이 3·1독립운동을 전개한 뜻과 정신을 되새길 때 우리는 후손들에게 자랑스런 선조로 기억될 것이라 생각한다. /노 영 구 수원보훈지청장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