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고교 평준화를 도입했던 1970년대, 이미 세계 대부분의 나라는 영재교육을 시작해 고부가 가치의 지식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인재의 양성을 목표로 국가의 역량을 집중해왔다. 지금까지 학계에서 논의되었던 영재성에 관한 정의는 일반적으로 IQ정의, 퍼센트정의, 성취후의 정의, 재능의 정의, 창의성의 정의 등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이런 다섯 가지 정의를 약술하면 IQ 정의는 IQ 135이상을, 퍼센트 정의는 집단의 1~5%를, 성취후의 정의는 사회 구성원이 가치 있게 여기는 특정분야에서 뛰어난 성취를 이룬 사람으로 학교나 국가, 세계적으로 뛰어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을 말한다. 재능의 정의는 기존의 학문분야를 포함한 음악, 미술, 체육 등의 분야에서 뛰어난 적성과 재능을 보이거나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창의성의 정의는 영재성을 규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 되는 뛰어난 창의력을 말한다. 따라서 전문가에 의해 판별된 영재아는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면서 뛰어난 성취력을 수행할 수 있는 학생을 말하고 있다. 위와 같은 정의를 배경으로 규정짓는 영재학생은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선발하여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까. 같은 아시아권에 있으면서 싱가포르의 래플스 주니어 칼리지의 영재교육은 졸업생(742명)의 절반 이상이 미국의 명문대에 진학하고 있으며, 인도 공대의 봄베이 캠퍼스는 1천200만명의 고교 졸업생 중 최고의 수재들이 수학(修學)하고 있다. 또한 세계 청소년들의 3개 과학 올림피아드(수학·과학·생물)에서 중국이 싹쓸이를 했다는 보도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지대하다. 세계는 휴먼 캐피털 (human capital)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 보고 미래를 걸고 있다. 그들의 타고난 영재성이 특수 재능으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동기, 성격, 태도와 같은 개인적 촉매 요인과 가정, 학교, 사회가 제공하는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훈련과 같은 환경적 촉매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인간 두뇌의 신경회로는 해당 영역에 따라 성숙되는 시기가 각각 다르다고 한다. 따라서 특정 회로는 특정 연령층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학생들의 적령기에 필요한 자극을 가하면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져 잠재력이 무한히 계발되지만, 질 좋은(훌륭한)자극과 경험을 제공하지 않으면 더 이상 계발이 되지 않고 두뇌가 정체되거나 퇴보하게 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후퇴할 수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학생들의 개별적인 영재성이 특수재능으로 발현되기 위한 다양한 잠재력 계발 및 심화학습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투입하여 산출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기존의 학제와 교육과정 전반의 차별화된 특수한 영재교육 기관을 설치할 법적 근거를 조속히 입법하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한가롭게 평준화 타령이나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세계는 지금 나노와 바이오 등 최첨단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선도할 인재를 얼마나 키워내느냐에 따라 국가의 명운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배출한 세계적인 석학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복제에 관한 학문적 업적과 경제적 가치는 영재교육의 결과를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김 기 연 여주초등학교 교장
오피니언
경기일보
2005-09-0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