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어김없이 맞이하는 광복절이지만 제60회 광복절을 맞이하는 아침이 다른 해보다 무거운 것은 왜일까?
중앙정부, 자치단체, 민간단체 등에서 광복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행사를 성대히 거행한다. 일본 제국주의에 국권을 침탈당하고, 우리 선조들은 중국·일본·연해주·러시아·하와이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며 인고의 35년 세월을 보내고 나서야 이 땅에 자주 독립의 감격을 맛보았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세우기도 전에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기도 하고, 자유·민주·평화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반 독제체제에 도전해 민주화가 정착하기까지 우리 선현들은 귀중한 생명을 조국을 위해 바치며 아리랑고개를 울면서 넘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며 그 험난한 길을 넘어왔다.
그리고는 고도성장이라는 다리의 기초를 놓아 주었다. 이제 광복 60주년의 의미와 전망을 새로이 갖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열고있다. 대한민국의 자주독립과 민족의 번영을 위해 일신의 안일함을 다 버리고 풍찬노숙과 초근목피의 고통도 마다하지 않았던 독립운동가와 그 유가족들의 삶을 광복절 아침에 다시 생각해 봤다.
요즈음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의 공기가 이상야릇하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갈망(?)하는 핵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의 기사가 연일 보도되고 있으며, 그 자리에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만만치 않은 듯 하다.
회담에 참여하는 그들의 마음은 어떨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핵무기의 뜨거운 맛을 본 그들이라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심정으로 회담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라는 걸까? 아니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마지막 영화 장면이 그들의 현실이 될까봐 겁이 나서일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길에는 많은 동반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들은 아직도 종군위안부 보상, 야스쿠니 신사 참배, 독도시비, 왜곡 역사교과서 등등의 파렴치한 일들을 서슴지 않고 행하고 있다.
인사성 밝은 민족, 깔끔한 민족 뒤에 숨어있는 양파껍질처럼 계속 벗겨도 속이 보이지 않는 민족, 가깝지만 언제나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 그들과 우리는 필요시 서로 어깨동무도 해야 한다. 이제 광복이 된지도 반세기가 훨씬 지나가고 있다. ‘과거에 눈을 감은 자는 현재에 장님이 된다’는 말을 기억했으면 한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과거에 눈을 감은 민족이 아니라 부릅뜬 두 눈으로 현실을 직시하되 아리랑 고개를 넘었던 날들을 기억하고, 무궁화 꽃을 삼천리와 글로벌 세계에 화려하게 피게 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보고 싶다.
자주독립국가의 탄생을 위해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가신 애국선열의 뜻을 되살려 오늘의 당면과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통해 선열들의 애국의 향기가 광복 60주년을 맞아 온 누리에 퍼지리라 믿어본다.
/류 재 중 수원보훈지청 관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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