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소농(强小農)이다”

나는 강소농(强小農)이다요즘 시장에서 먹을거리를 고르는 주부들의 근심이 크다. 하루가 다른 장바구니 물가에 한숨을 쉬고, 나아가 식탁에 오르는 농산물이 우리 가족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지, 품질은 어떤지 고민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이러한 소비자의 고민은 고스란히 우리 농업이 헤쳐 나가야 할 큰 파도다. 밖으로는 국내시장의 문호 개방을 압박하는 세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상기후로 인해 100년만의 폭우가 쏟아지는가하면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 구제역 파동까지 우리 농업이 넘어야할 위기의 파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뿐만 아니라 농업은 기존의 1차 산업을 넘어 제조와 가공, 서비스 산업을 포괄하는 6차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정보(IT)바이오(BT)녹색기술(GT) 등을 융복합하면서 그 영역을 넓혀가는 등 미래 농업을 향한 파도 또한 일렁이고 있다. 파도를 탈줄 모르는 사람에게 큰 파도는 분명히 재앙이다. 그러나 파도타기를 즐기는 서퍼들은 파도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파도가 크면 클수록 환호한다. 위기의 파도와 기회의 파도는 다르지 않다. 아무리 큰 파도라도 잘 올라타면 기회의 파도가 된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우리 농업에 닥친 위기와 변화의 큰 파도를 강소농 육성이라는 서핑보트를 타고 기회의 파도로 만들어 가고 있다.강소농(强小農)이란 작은 경영 규모지만 혁신역량을 갖추고 경영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하는 농가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농가 호당 경지면적이 평균 1.46ha로 미국과 비교하면 1/100 수준에 불과하다. 영농 규모도 1ha미만인 소농(小農)이 전체 농업경영체의 64%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우리농업의 근간을 이루는 소규모 가족농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농업현장에서의 애로사항이나 경영진단을 전문가가 컨설팅해주고 있다. 또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찾아볼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하는 등 다양한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1만 5천 농가를 시작으로 매년 2만 농가씩 확대해 2015년까진 10만 강소농을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강소농에 선정된 농업경영체에는 경영진단을 통한 개선으로 소득 10% 올리기를 도울 예정이다.작년 10월 타임지에 실린 프랑스 농촌을 살리는 방법이라는 칼럼에서는 전형적인 소농구조인 프랑스 농촌을 살리는 대안으로 창의적인 농업을 제시했다. 신선한 아이디어로 농촌에 새 바람을 일으킨 프랑스처럼 강소농을 통해 우리 농업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 나갈 때 한국농업은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를 수 있다. 요즘 나는 가수다라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다. 가수들이 기존의 노래를 편곡해 부르면 현장에 모인 청중평가단이 순위를 매기는, 일종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그중의 하나는 주어진 미션곡을 창의성을 갖고 편곡하고, 최선을 다해 경쟁하는 것에 있지 않나 싶다. 매주 새로운 곡을 뽑아 도전해야 하는 가수들에게 이 미션은 위기와 변화의 파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곡을 자신의 목소리에 맞게 바꾸고 끊임없는 연구와 연습을 통해 완벽히 소화했을 때, 시청자들의 환호와 사랑 그리고 자신의 음악적 발전이란 기회로 돌아온다. 진정성을 가진 그 모습자체가 가장 인간다운 아름다움이다. 농업도 다르지 않다.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과 처한 상황 속에서 융통성을 발휘하고 거침없는 도전을 통해 머지않아 나는 강소농이다를 자신 있게 외치는 희망찬 한국 농업을 기대해본다.

시급한 노인부양, 누구의 책임인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1.3%가 노인이다. 이중 경기도에는 전국 노인인구의 18.7%가 거주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8.3%로 노인 2명중 1명이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전체 노인 중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노인은 86.6 %에 달하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의 혜택을 받는 노인은 6%에 불과한 실정이다. 노인의 상당수가 아파도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형편이란 뜻이다. 노인의 불안한 현실을 보여주는 통계는 이밖에도 많다. 도내 노인무료급식소는 현재 131개소로 하루 평균 1만 6 천명이 급식을 하고 있다. 유독 점심을 많이 드시는 노인을 볼 수 있는데 이분은 식욕이 왕성해서가 아니라 아침, 저녁을 굶기 때문에 미리 많이 드시는 것이다. 집에 가면 누가 챙겨주는 사람이 없는 외로운 어르신들이다. 상습적으로 노인학대에 시달리거나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자살하는 노인은 10만 명당 109.6명으로 OECD국가 평균보다 8.3배이고 년간 교통사고 사망자수보다 많다. 이것이 무역규모 1조 달러시대 세계7대 교역국임을 자랑하고 조선, 반도체 철강 등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으며 60여 개국에서 한강의 기적을 배우겠노라고 방문하는 대한민국 노인의 현주소다. 625전쟁 이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이제는 세계를 돕는 나라로 바뀌었다. 수 천년 동안 이어온 조상들의 찢어지는 가난에서 벗어나 이처럼 눈부신 도약과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60~70년대 새마을 정신으로 전 국민이 똘똘 뭉쳤으며 70~80년대 산업화를 바탕으로 경제발전에 총매진했기 때문이다.바로 그 주역들이 이제는 찬란했던 성장의 뒤안길에 홀로 서야 할 시점에 와있다. 베이비붐세대로 불려지는 55 년생부터 63년생까지 인구는 전국에 744만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22.45 %를 차지하는 167만명이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다. 경기도만 따지면 전체 도 인구의 14%가 이들 베이붐세대들이다. 이제 이 베이붐세대들이 앞으로 9 년 후면 과거 왕성했던 직업전선에서 완전히 퇴역하게 된다. 따라서 향후 9 년뒤 2020년에는 노인인구가 2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며 초고령 사회가 눈앞에 닥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미래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고 있는 것일까? 막연히 국가에서 알아서 해 주겠지 하고 방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그동안 경기도에서는 건강100세 프로젝트 시행계획을 수립,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기초한 기초수급자 보호는 물론 노인들의 주거의료시설확충과 무료급식지원, 재가노인돌봄센터운영, 노인자살, 학대예방사업, 노인일자리사업, 여가활동지원, 독거노인 신변위험 조기발견 시스템운영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 중에 있다.특히, 경기도에서는 이런저런 사유로 실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노인들을 위하여 60억원의 예산을 투입, 재가어르신 돌봄센터를 전국 최초로 31개 시군에 60개소를 설치운영 중에 있다. 이분들에게 주간에 목욕, 외출동행, 빨래, 청소, 화장실 수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은 대부분 장기요양 등급판정(123급)에서 제외되어 노인요양시설입소 및 돌봄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등급판정 탈락자로 도내 2만여명에 이른다.이 모든 시책은 경기도 단독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대한노인회경기도연합회. 노인복지시설연합회, 도노인일자리지원센터 등 노인관련 많은 단체의 참여와 협조가 필요하다. 노인은 버려지는 인생이 아니다. 컴퓨터를 모르는 현대에 뒤떨어진 불필요한 존재가 아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소중한 꿈과 희망을 이끌어낸 역사의 산 증인들이시다. 이들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지혜와 경험이 축척되어 있기에 과거를 미루어 미래를 바라보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소중한 인생경험을 거울삼아 적절히 활용하고 현실에 접목할 줄 알아야 한다. 이제는 이들의 노고를 국가에서, 사회에서 진솔한 마음으로 보살펴 주어야 할 때다.조광오 경기도 노인복지과장

새주소로 새롭게 태어난 대한민국

7월 29일은 도로명 주소가 법적으로 탄생된 날로 새주소의 경제적 효과를 차치하고라도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고 국가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역사적으로 뜻 깊은 날이다. 우리가 100여년간 사용해온 지번 주소는 1910년 일제가 우리의 토지와 생산물을 수탈하기 위해 토지에 구획을 하고 번호를 붙인 토지조사 사업의 결과물로 일제가 그들의 필요로 만들고 관리하던 토지의 번호라는 뜻의 지번을 사용한 주소 체계다.이렇게 시작된 지번 주소는 해방 이후 이를 대체할 주소 체계를 찾지 못해 그대로 유지됐으나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당시의 혼란스러운 정국을 감안 할 때 국가 주소체계의 전면적 개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다.그렇게 사용돼온 지번 주소는 70년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급격한 전환을 겪으며 그 한계를 드러내게 됐다. 도시가 발달함에 따라 토지의 분할합병으로 인한 지번의 변경과 말소가 빈번해졌으며 이는 무질서한 지번의 배열을 가져오게 돼 이제는 지번 자체로는 위치의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이에 정부에서는 지번 주소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임을 인식해 국제표준인 도로명 주소체계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으며, 1996년 최초 시범사업 이후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드디어 지난 7월29일 새로운 도로명 방식의 주소가 법적주소로 탄생하게 됐다.새로운 도로명 주소는 도로의 시작점으로부터 왼쪽에는 홀수, 오른쪽으로는 짝수로 순차적으로 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찾고자 하는 곳의 위치를 현장에서 쉽게 판단 할 수 있으며 경찰소방의 출동시간 단축 등 공공서비스의 개선과 교통 및 물류비용 절감 등 민간부분의 경제성 향상 등 그 효과가 검증된 선진국형 주소 체계다. 또한 현대의 모든 행정기록물은 종이로 대표되는 장부의 개념에서 수치적 좌표를 이용한 전산적 종합정보의 개념으로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유비쿼터스 시대를 대비한 세계적 추세로 도로명 주소는 이에 부합되는 대표적인 국제표준인 것이다.도로명 주소제도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채택하고 있으며 토지번호(지번)는 소유권행사 등 재산관리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고 생활주소는 도로명방식에 의한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당초 정부는 2012년 1월1일부터 기존의 지번 주소를 폐지하고 새로운 도로명 주소를 전면시행 할 계획이었으나 갑작스런 도로명 주소의 전환은 기존의 지번 주소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국민들의 일상에 불편을 줄 수 있다고 판단, 도로명 주소의 전면시행을 2014년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다시 말하면 2013년 까지는 기존의 지번 주소도 병행해 사용 할 수 있다는 것이며 병행기간에는 홍보정책을 강화해 도로명 주소가 국민의 일상에 자연스레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모든 것이 그렇듯이 도로명 주소 역시 초기에는 사용하는데 있어 다소 혼란스럽고 불편할 수 있겠지만 그러한 사업들이 훗날 자랑스러운 선택이 될 것임을 확신하며 앞으로 2년의 전면사용 연장기간 동안에 다양한 방안을 보완하여 혼란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뒤따른다면 국민들의 호응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며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선진국형 도로명주소가 하루빨리 일상에 정착되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우리모두의 많은 관심과 배려, 그리고 동참을 기대해 본다. 장광영안산시청 도시디자인과 팀장

디자인 유감

요즘 디자인(design)이라는 단어가 정치나 문화는 물론 도시 분야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음은 부정하기 힘들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이제는 도시 미관이나 공공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들어간 문장 한 구절 정도는 누구나 어렵지 않게 구사하고 있으며 지자체의 시장이나 공무원들도 도시 미관이나 디자인 운운하는 대세를 반영이나 하듯 해당 분야의 전문가 모시기나 위원회 인원 보강 등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 아마도 요즘의 일반적인 추세일 것이다. 간혹 건축이나 도시 심의라도 들어갈 양치면 왠지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면서 도시 맥락 따지기 정도 한 두 마디 하지 않으면 머쓱해지기도 하는 게 요즘 세태일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응용 미술이나 산업 디자인 등의 영역에서 조용히 힘을 키워나가던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이제는 건축이나 도시 나아가서는 문화를 모두 아우르는 전지전능의 화신처럼 둔갑해버린 느낌이다.결코 나쁜 일은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나 건축을 아름답게 꾸미고 치장한다는데 어찌 토를 달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아름답고 삶의 질이 높은 예쁜 건축이나 도시는 그 자체가 랜드마크화되어 상품화 가능할 것이며 그러다보면 내적으로는 자신의 건축이나 도시에 대한 자부심과 공동체 의식이 함양될 것이고 외적으로는 두바이나 스페인의 빌바오처럼 잘 나가는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관광이나 기술 이전 등을 통한 외화 벌이도 가능할 것이니 그 누가 어깃장을 놓거나 비판을 할까 싶다. 또한 내가 사는 건물이나 도시를 예쁘게 만들겠다는데 언감생심 그 누가 불만을 토로할 수 있을까 싶다. 동가홍상(同價紅裳)이라 했던가.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이고 같은 값이면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일게다. 그 누구라도 토를 달거나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보기 좋다는 것이 딱히 나쁜 것도 아닐 바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동가홍상이라는 말은 동가(同價), 즉 가격이 같을 경우를 우선 전제한다. 같은 값일 경우에 빨간 치마가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이지, 무작정 빨간 치마가 더 좋다거나 그래서 더 비싸게 팔거나 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격 관계없이 다홍치마만 고르리라는 법은 없다. 그렇다면 그 옆에 진열되어 있는 다른 치마들이 너무 속상할 일이다. 다홍치마라는 것은 가격이 같다는 전제하에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인 셈이다. 여기서 가치의 문제가 대두된다. 특히 다홍치마가 지니는 절대적 가치 말고 그것을 사고자 하게끔 하는 상대적 가치가 더 문제가 될 것이다. 요즘 디자인이라는 단어는 그 원래의 목적과는 달리 절대적 가치가 강조되는 경향이 강하다. 오히려 요란하기까지 하다. 서울을 비롯한 많은 도시들이 예뻐지려 하고 있고 명품 운운하는 도시나 단지부터 길거리의 간판에 이르기까지 사방이 디자인의 포장으로 넘쳐나고 있다. 또한 공공 디자인이라는 이름 아래 불요불급한 디자인이 중복되거나 특정지역에 편중되기도 한다. 아마도 디자인이라는 것의 주체와 객체의 관계가 애매해진 탓일 것이다. 디자인은 만드는 주체의 생각과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것을 즐기고 향유하는 객체의 니즈(needs)와 심리적 물질적 만족을 전제한다는 점을 잠시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디자인(design)은 희화적으로 표현하자면 de+sign으로 볼 수 있다. 원어에 충실하자면, 생각이나 관념을 구체화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학술적인 근거 등과는 별도로 de라는 접두사가 감소하다(down or away), 품격 등을 떨어뜨리다(debase), 제거/철거하다(removal) 등의 사전적 뜻도 지니고 있음을 생각하면 디자인이 우리에게 주는 일종의 경고를 읽어낼 수 있다. 이는 디자인 주체의 의도나 뜻(sign)이 너무 지나치면 품격을 떨어뜨릴 수도 있으며 의미가 전도될 수도 있고 결국에는 그 사명을 다하지 못한 채 제거될 수도 있음을 경고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혹은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하기 전에 또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의 환상이 몰개성과 낭비의 도시를 만들어내기 전에,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지니고 있는 현란한 의미 체계나 확대 해석을 경계하라는, 아니 오히려 줄이거나 없애라는 메시지일지도 모른다.김영훈 대진대 건축공학과 교수

새로운 시각으로 디자인을 누리자

올 초, 디자인 총괄추진단에 발령을 받고 오는 9월1일부터 3일까지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개최될 경기디자인 페스티벌 2011을 기획하면서 그동안 나 자신이 디자인을 특별하게 생각하며 인식하고 있지는 못했지만, 나의 생활에 수많은 디자인의 요소들이 깊숙이 스며들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혹시 나처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디자인이라는 것이 자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편견을 깨뜨리고, 또 경기디자인 페스티벌 2011 - 함께하는 디자인 축제를 우리 모두의 디자인 축제로, 같이 즐기는 계기로 전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나는 디자인이라 하면 주로 패션 디자인을 떠올리거나, 산업공업생활디자인 등일지라도, 여성들이나 어떤 특정층만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일상에서 매일매일 접하고 있는 제품디자인, 시각디자인, 환경디자인, 웹디자인 등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디자인의 물결 속에 살고 있었지만, 이제까지는 디자인을 디자인으로 잘 느끼지 못하고 사용 중이면서도 나와는 무관한 것으로 일관했던 것 같다. 그런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디자인에 대한 계획과 발상을 접하는 지금,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심도 있게 다가오며 내 생각을 채우고 있다. 일상 업무 또는 의무로서의 디자인이 아닌 나의 지극히 사적인 삶에서 이미 나에게 들어와 있었던 디자인들의 모습으로 말이다. 다시 말하면 새로운 시각으로 디자인을 접목한 후, 길을 걸으면서도 이전에는 별로 눈길을 주지 않았던 길가의 울타리와 담장 그리고 보도블럭들이나 주변의 많은 디자인된 것들을 바라보며 그 발상과 편리성, 실용성, 예술성 등에 감탄하며 걷게 되고, 차를 타고 다닐 때도 단지 글씨나 알림용 표시기호로 생각했던 광고간판들이 장식물로서 역할을 감당하는 것 같기도 하고, 식당이나 공공장소 사무실 안에서도 내가 사용하는 많은 도구와 사무기기들, 심지어는 화장실에서까지 새롭게 디자인을 바라보는 버릇이 생겼다.왜 이런 모양으로 만들었을까? 왜 저런 색의 도안이 필요했을까? 왜 저런 재질을 사용하였을까? 등에 의구심을 갖고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 그 디자인의 실용성과 편리성 그리고 배려함에 감동받기도 하고, 그런 조그만 아이디어를 실용화시킨 많은 노력에 고마움을 느끼기도 하였다.이 글을 쓰게 된 동기이기도 하지만, 왜 갑자기 이런 버릇과 시각이 생긴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내가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았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조그만 관심을 가질 때 눈에 띄고, 변화 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며, 그 결과로 저변 확대와 진보발전이 이뤄진다고 본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도민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사업으로 경기디자인 페스티벌도 매년 새롭게 기획되고 개최되는 것이라 생각하며 그 필요성에 공감을 갖는다. 나의 작은 관심이 세상을 바꾼다고 했던가? 이 글을 읽는 분들 가운데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디자인과 더불어 우리의 삶이 더 멋있고 풍요롭게 바뀌지 않을까 생각하여, 이런 것들을 함께 느낄 수 있고 함께 활용하며 즐길 수 있는 경기디자인 페스티벌 2011 - 함께하는 디자인 축제를 소개하며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이한준 道 디자인총괄추진단 디자인산업담당

日 국도변 휴게소의 매력

얼마 전 일본 남쪽지방인 구마모토에 위치한 구주오키나와 농업연구센터에서 근무 할 기회가 있어 2년 동안 일본에서 산적이 있었다. 주말에 시간을 내 일본의 국도변을 달리다보면 道の驛(미찌노에키)라는 곳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길가에 무슨 역이 있느냐고 지나쳐 버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국도변의 휴게소였다. 이러한 일본의 국도변 휴게소는 우리나라의 휴게소와는 많이 다르다. 일본의 道の驛(이하 국도변 휴게소라 함)는 국토교통성에 등록된 휴식시설과 지역 진흥시설이 일체가 된 도로시설로서, 도로 이용자를 위한 휴식기능, 도로 이용자나 지역주민을 위한 정보기능, 국도변 휴게소를 중심으로 한 지역 주민의 지역 연대기능 이라고 하는 3개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국도변 휴게소는 1993년 4월 전국에 103개소가 등록된 이후 매년 증가하여 올 3월 현재 일본 전역에 970개소가 있다. 이러한 국도변 휴게소 제도의 창설 배경에는 고속도로의 휴게소처럼 국도에서도 누구나 24시간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휴식시설과 더불어 그 지역의 문화명소 등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지역 농특산물 등을 직거래 할 수 있는 장소의 필요성과 함께, 철도역처럼 지역의 중심이 되어 도로를 통한 지역연대를 촉진 할 수 있는 역할로서의 기대가 짙게 깔려 있다. 우리의 국도변 휴게소와는 다르게 농산물 직거래장이 있고 상당히 활성화 되어 있다는 게 처음에는 많이 신기했다. 물론 가격도 도시의 대형마트보다 싸게 거래되고 있었으며, 싱싱함은 말할 것도 없고 생산자 실명으로 거래되므로 믿을 수 있는 안전 먹을거리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대부분 지역 농산물로 만든 식당도 같이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에는 이미 일본의 유명한 명소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맛으로 정평이 나있는 곳도 많았다. 평일에는 시간적 여유가 많은 노인들이 시장도 보고 점심도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주말에는 가족단위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완전히 자리가 잡힌 듯 했다. 바닷가 마을의 국도변 휴게소에는 생선을 팔고 직접 구워 먹기도 하고, 다소 고급 레스토랑도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유명하였다. 최근에는 캠핑카를 이용한 캠핑문화가 붐을 일으키면서 밤에는 캠핑카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곳도 많이 생겼다. 전국의 국도변 휴게소 를 찾아다니는 매니아도 형성되고 있다. 국도변 휴게소 자체가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농업인의 소득향상을 위해서는 농산물유통체계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러한 잘 정돈된 국도변 휴게소는 생산자 차원에서는 지속적인 판매망 확보는 물론 평균 43.4% 정도로 추정되는 과다한 농산물 유통비용 제거의 효과도 기대할 수있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원산지, 재배자 실명의 신뢰성이 보장된 안전먹거리 확보에 유리한 장점이 있다. 도로변의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우리나라에서 휴식기능, 정보발신기능, 지역연대 기능을 가진 휴게소가 도입되면 농촌지역 활성화는 물론 생활에 밀착된 관관상품으로서도 기여 할 것으로 생각된다.이봉춘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門化光’ ‘광화문’ 어떤 현판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광화문을 복원하면서 그 문패를 한글 현판으로 달기를 바라는 국민들이 백 번을 말했지만, 급기야 門化光으로 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현판은 몇 달이 지나 갈라지고 깨져서 흉칙하게 되니, 지금은 보수하여 임시로 달고 있습니다.이렇게 되고 보니, 문화재청은 새 현판을 달되, 전문가의 의견 수렴과 공청회를 거쳐 심의 후 결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하나. 복원이라는 말을 맨 앞에 내세우겠지요.門化光으로 주장하는 이는 복원이라는 말을 맨 앞에 내세웁니다.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갖다 놓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말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요, 동의합니다. 그런데 이번 복원이 어떻게 이루어진 겁니까? 1865년 고종 시, 중건 책임자였던 임태영의 글씨를 복원했다구요? 아닙니다. 잘 보이지 않는 글씨체를 디지털로 짜깁기하여 달았습니다. 사실 이 임태영의 글씨는 실체가 없는 것입니다. 경복궁영건도감의궤에 임태영이 썼다는 기록은 있으나 글씨는 남아 있지 않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바로 門化光이라는 현판은 복원된 글씨가 아닌 것입니다.한글 현판 광화문으로 달기를 바라는 국민들은 崇禮門 복원 현판에 대해서는 한 사람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분명히 복원이라는 역사의 가치가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둘. 박정희 글씨 현판 광화문 기간이 40년입니다.1962년에 박정희 대통령이 광화문을 복원하면서 한글 현판 광화문으로 달았습니다. 그 기간이 40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누구 하나 한글 현판에 대해서 이의를 달지 않았습니다. 40년은 참 긴 세월이고 한 역사입니다. 설마 그 기간을 없다고 할까요?또 그 글씨들을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짜깁기한 실체 없는 門化光은 다만 두루뭉술할 뿐 아무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박정희 시 복원 현판을 보시지요. 그 자유스런 분방, 힘 있는 뻗음-그것이 박정희 글씨체였습니다. 이것은 국민이 본 감정이며, 다수의 서체 연구가나 유명인이 보는 느낌도 같습니다.40년간 써온 것을 다시 갖다 놓는 것이니 그게 분명 복원입니다. 그리고 임태영 글씨가 조금이라도 흔적이 있다고 보더라도 임태영, 박정희 중 누구 글씨체를 선택하고 싶습니까?셋. 누구입니까? 남의 집 대문에 남의 나라 글자를 달자니.디지털 짜깁기로 門化光으로 써붙였던 때, 나는 우리나라에 유학 온 중국 유학생과 광화문 거리를 걷고 있었습니다. 그 현판 門化光을 본 학생이 내게 묻습니다. 선생님, 저게 어찌 된 일입니까? 한글이 세계 으뜸 글이라고 하면서 한자(漢子)로 하다니요? 나는 하도 부끄러워서 금방 대답할 길을 잃었습니다. 세종로, 세종대왕상, 이순신 장군상 그리고 광화문이 있는 거리는 우리 나라 안마당을 거치는 대문입니다. 그곳에 생각 없이 門化光으로 달다니요? 천만부당한 일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일일까요?현판 다는 일은 한글 현판 광화문으로 달아야 역사적 의미가 있는 가치 있는 일입니다. 내 얼굴을 똑바로 들고 떳떳하게 응시하여야 합니다. 우리 글의 자랑을 꿈으로 내뿜어야 합니다.박병찬 한글학회 회원

소통 행정이 낳은 신뢰

행정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 중 불합리한 것을 개선해 민원인의 이해와 편익을 도모하고 행정품질을 향상시키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개별공시지가 불복청구인 참여제도 가 이러한 실례가 될 것이다.개별공시지가의 용도는 크게 국세(양도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종합부동산세)와 지방세(재산세, 등록세, 취득세) 등 부과 기준으로 쓰인다. 이외에도 금융기관의 담보 물건에 대한 평가기준으로 활용되며 광의적으로는 표준지공시지가가 국가의 토지수용에 따른 보상금 산출기준이 되기도 한다.그렇기 때문에 개별공시지가는 그 입장에 처한 사람마다 희비가 엇갈리는 양면성이 있다. 이를테면 세금을 부담하는 사람은 낮을수록 좋고, 국가의 토지수용에 의한 보상금을 받거나 금융기관으로부터 융자를 받아야 하는 사람은 그 지가가 높을수록 혜택을 더 받는다. 때문에 매년 5월 31일에 결정공시하는 개별공시지가는 그 행정처분에 불복하여 이의 신청하는 토지 소유자가 많다. 그 사유를 요약하면 부동산시장 가격보다 저렴하여 올려 달라 또는 세금과 국민건강보험료 등의 부담이 크니 지가를 내려 달라 라는 내용이다.이러한 이의신청에 대한 행정처리 절차는 담당 공무원과 감정평가사가 서류 및 현장조사를 거쳐 부동산평가위원회에 심의 안건을 상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개별공시지가를 조정하거나 이유 없음을 사유로 기각하게 된다.어찌 보면 행정처분청이 관련법규에 의거 행정절차를 충실히 이행한 것으로서 별다른 문제가 없는 듯 하나, 간혹 이의신청인과 행정정보에 대한 교류 소통의 부재로 행정처리에 미숙함이 들어나기도 한다.그래서 불복청구인 위주의 신뢰행정 구현과 이익제고를 위해서 이의신청인이 행정조사 현장에 동등 지위로 참여하게 되었다. 마치 재판에서 원고 피고가 법정에 나란히 출석하듯이 말이다.이를 위해 이의신청인에게 SMS 및 유무선 전화를 이용해서 행정조사 일정과 장소를 사전 고지하고 있다. 여기에서 이의신청인이 의견을 제시하고 개별공시지가가 형성된 부동산의 환경적 요인을 하나하나 듣고 의견을 개진하게 된다.담당공무원은 이의신청인이 참여한 가운데 개별공시지가의 가격 반영요소를 설명하게 된다. 먼저 해당 토지에 적용한 표준지는 어떤 토지인가를 비롯해서 물건의 용도지역, 실제 이용 상황, 지형지세, 도로 조건, 유해시설물 접근성 등 18개 항목에 걸쳐 토지특성의 적정성 유무를 파악한다. 또한 주변지역의 토지들과 가격 형평성은 이루어 졌는지 꼼꼼히 진단하게 된다. 이렇게 객관적 기준에 의해 그 가치가 제대로 평가 되었는지를 상호 교류, 소통을 통해서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불복 신청인 참여제도에 대해서 이의신청인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내가 주장하는 만큼 지가가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관계 공무원이 자세히 설명해 주어 그 투명성과 공정성을 알게 되었다 또는 지가의 구조적 형성 과정을 알게 되어 고맙다라는 내용이다.담당 공무원과 불복청구인이 쟁점의 옳고 그름을 떠나 상황을 공감하고 만족하는 순간이다. 행정기관은 불복청구인의 어려움을 깊이 헤아린 것이고 불복청구인은 공익기관으로서의 불가피성을 이해한 것이다. 앞으로 행정의 핵심은 찾아가는 행정에 더하여 소통하는 행정이 주류를 이룰 것이다. 민원인 위주의 행정을 펼치기 위함이다. 신뢰행정의 원천은 상호 대화이고 정보의 공유이며 배려와 존중에서 나온다. 이렇게 할 때 오해의 소지는 물러가고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만 존재할 것이다.김낙중 인천 동구청 지적과장

무자격 교사 공모제

국민의 정부 때 전국 교사 노동조합(전교조)을 법제화하였다. 그 후 참여정부는 한 발 더 나아가 공모라는 명분으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교사가 교감 경력도 무시하고 바로 교장에 임용될 수 있는 무자격 교장 시대를 열어 놓았다. 그뿐만 아니라 금년부터는 무자격 교장의 교육장(장학관) 임용의 길도 열려 있다.(경기도교육청 공모교육장 자격 기준 나 항)현재 교사, 교감, 교장의 자격증 제도의 근간이 만신창이가 되어 일선 현장의 혼란과 교육적 역기능은 필설로 형언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교육계를 어지럽히며 퇴출 요인이 있는 일부 몰지각한 교장이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이들로 인해서 평교사를 교감도 아닌 교장으로 바로 임용한다는 것은 인사질서의 혁신이 아니라 파괴다. 이런데도 교과부는 정책 전환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이 기회에 교원 자격증 제도를 완전히 일몰 시키든지 아니면 무자격 교장 공모의 명분처럼 교사 자격증 없어도 교사로 임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라고 정치권과 정부에 제안하고자 한다. 말 나온 김에 첨언하면 현재 교감 자격연수는 180시간, 교장연수는 360시간인데 무자격 교장은 교사에서 60시간(2주)만 연수받으면 바로 교장으로 임용된다. 따라서 교감, 교장 연수 무용론이 비등하다.촛불은 꺼지기 전에 가장 밝다는 증권가의 격언처럼 요즘 교육계의 장밋빛 정책이 현란한 듯하지만 속으로는 중병이 들어가고 있다.교육에 인생의 혼을 묻으려는 다수의 교원들에게 무자격 교장의 행간에 숨은 노림수에 허탈감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그들은 노동운동 경력으로 인해 유명함은 될 수 있을지언정 유능함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결론적으로 무자격 교장의 산물은 특정 이념과 노동운동 그리고 포퓰리즘이 뒤엉켜 만들어 낸 합작품이다. 따라서 실패한 무자격 교장보다는 일정 비율의 무자격 교사 공모제가 더 타당하고 설득력이 있다. 교사 자격증이 없다 뿐이지 인품과 교수에 대한 열정 등 직무수행 전반에 더 잘 할 수 있는 인재가 얼마든지 있다는 세간의 여론이다.사회가 언제까지나 교사에 우호적이거나 협조적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너무 순진한 낭만이다.이 시점에서 국민들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당장의 이익과 우리가 잃을 수 있는 가치의 무게를 저울질해 봐야 한다. 당신이 구식이라고 버린 스카프(한국의 교육)를 다른 사람(미국의 오바마)이 주워 정말 멋지고 아름답다고 열광하면 버린 스카프를 다시 갖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이 아닌가. 혁신은 선이고 전통(보수)은 악이라는 발상은 포퓰리즘 차원에서 교조화되기도 하고 민주주의라는 명분으로 세력화하기도 한다.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한국산, 미제, 일제, 독일제, 러시아제, 휴대폰을 보여주며 고르라고 한다면 한국산을 고른다고 한다. 이게 다 선배 교사들의 헌신적인 교육의 결과다. 연애소설에는 실연 당한 여인보다 잊혀진 여인이 더 불행하다고 한다.겉으로는 교육 혁신을 외치며 속으로는 상위직급 권력욕에 눈이 먼 모순된 표층구조의 심층을 이루는 일부 교사가 교육계의 미꾸라지 노릇을 하고 있다. 학부모들에게 달콤한 정책과 약속이 장마철 흙담처럼 위태롭게 느껴지는 것은 필자만의 기우일까?김기연 여주점동초등학교장 전국 초중등교장회 대의원

동반성장은 자연의 섭리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생태계의 기본구조는 먹이사슬이다. 여기에는 자연이 수억년 동안 찾은 해법인 세가지 법칙이 존재한다. 세가지 법칙이란 에너지전달률 10%, 10배의 법칙, 100배 등의 법칙을 뜻한다. 초식동물 등이 포식자에게 전달되는 에너지는 10% 미만이며, 먹이 피라미드의 상위 단계마다 10배의 몸 크기가 존재한다. 하위단계에는 100배의 먹이규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식물은 초식동물에게 뜯어 먹히면서도 2% 정도의 영양(에너지)을 전달하는 게 서로를 위해 좋고, 초식동물은 육식동물들에게 8~10%의 에너지를 전달하는 게 전체 생태계를 위해서 가장 좋다고 한다. 그런데 이같은 법칙을 어기고 먹이가 없다고 식물의 밑동까지 먹어 버린 초식동물들은 결국 굶어 죽는다. 그러나 최근 인천지역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이같은 자연의 섭리가 무너지지나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정부의 출자총액제한한도 폐지와 감세, 고환율정책 등으로 대기업은 막강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하고 있지만 인천지역 중소기업들은 원자재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폭등과 내수시장 침체에 따른 수익감소라는 치명타를 입고 있다.더구나 대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인정받으려고 하기보다 SSM이나 두부, 막걸리, 빵집 등 인천지역 중소기업들이나 중소상인들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이렇다 보니 인천지역 중소기업들은 스스로 악조건을 파헤쳐 나가며 고군분투하고 있다.중소기업중앙회와 같은 단체를 통해 경영안정과 권익보호를 위한 각종 법을 제개정해달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전통상업보존구역 범위를 500m에서 1㎞로 확대, 대형마트와 SSM 출점을 막고 있다.인천지역에선 특히 금형주조단조용접열처리표면처리 등 대표 뿌리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친환경공단으로 탈바꿈하는 등의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폐차업체나 목재업체 등도 북항 배후단지에 집단화단지 조성을 추진, 공동설비 체계를 구축해 비용절감 효과를 노리고 있다.식물의 밑동까지 먹혀 버리지 않으려는 중소기업계의 몸부림이라도 없으면 모두가 공멸할 수도 있다.선주성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회장어쩌면 인천지역 중소기업이 이같은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는 건 자연의 섭리가 부지불식간에 우리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생을 넘어 동반성장을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건강한 숲 가꾸기

매년 장마철에는 산사태가 나고 나무들이 쓰러지는 피해가 발생한다. 작년에는 태풍 곤파스 때문에 경기도 산림 약 20만5천본이 피해를 입었다.사람의 몸통보다 굵고 키 큰 20~40 년생 나무들이 비바람에 뿌리채 뽑혀 힘없이 쓰러지는 이유 중에 하나는 수목들이 빛과 토양양분에 대한 서로 간에 경쟁이 치열하여 직경생장은 거의 하지 못하고 수고생장 중심으로 자랐고, 또한 빛이 차단되어 토양미생물의 활동과 뿌리 발달이 저하되어 허약한 숲이 되었기 때문이다.경기도의 산림면적은 52만5천ha이고 이중 75%에 해당하는 39만1천ha가 사유림으로 약 25만명이 소유하고 있다. 이중 75%가 1ha미만의 소규모 산림 소유자(이하 산주)이고 43%가 부재 산주이다. 이런 산림 소유 구조는 숲을 건강하게 가꾸는데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으며 비바람의 피해를 많이 보는 곳은 대부분이 사유림이다. 숲을 건강하게 가꾸기 위해서는 생육상태에 따라 10~20년 마다 솎아베기 등 숲가꾸기 사업을 해 주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매년 2만~4만ha 의 숲가꾸기 사업을 시행하여야 한다. 현재 경기도에서는 국도비 등으로 숲가꾸기 사업비의 전액을 보조하는 한편 산림소유자의 동의를 얻어 지자체에서 사업을 대행하는 등 숲가꾸기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년간 숲가꾸기 실행면적은 1만~1만5천ha에 불과한 실정이다.숲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산주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그 많은 산주에게 일일이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소규모 산주 및 부재 산주들의 무관심과 거부로 전체 산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해결 방안은 산주가 숲가꾸기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숲가꾸기 사업 실행에 적극 동의하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현실여건상 쉽지 않다. 산림을 40~60년 동안 가꾸어야 실질적인 소득이 발생하는데 이 또한 1ha 당 약 100만원 미만으로 금액이 적어 관심이 적을뿐더러 오히려 방치하여 개발대상지로 포함시켜 지가 상승에 따른 개발이익을 기대하는 산주가 더 많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일까. 우선, 산림을 잘 가꾼 산주에게는 재산세감면 등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주어야 한다. 잘 가꾼 숲은 방치한 숲에 비하여 산사태예방, 탄소흡수, 공기정화 등 공익기능이 2배 이상 증가하여 우리의 생활환경을 좀 더 안전하고 쾌적하게 해 주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둘째, 생장이 빠르고 목재가치가 높은 수종으로 갱신하여 소득발생시기를 앞당기고 좀 더 많은 소득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60~70년대에 심은 나무들은 녹화를 목적으로 하였기 때문에 목재가치가 낮고 40~60년 이후에나 소득이 발생하기 때문에 산주들은 숲을 가꾸는 것에 대해 무관심 할 수 밖에 없다. 셋째, 숲가꾸기에서 발생하는 간벌목이 수집매각되어 이익금이 산주에게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어야 한다. 현재 숲가꾸기에서 발생하는 간벌목은 수집운반비용이 과다하게 소요되어 현재 산림내 방치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를 활용하는 방안이 모색되어 매각이 이루어지고 발생되는 수익금이 산주에게 지급되어 산림에서도 계속하여 수익이 창출되고 있음을 산주에게 인지시켜 관심을 이끌어 내야한다. 숲은 맑은 공기는 물론 산사태, 홍수, 가뭄 등으로부터 우리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주는 공동 자원이다. 숲을 가꾸고 보존하는 일에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세우 경기도 산림과 산림자원담당

첨단 융합기술로 국내 농식품 차별화

우루과이라운드 타결, FTA의 확대 등 시장 개방과 기상재해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농업의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강소농(强小農) 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소농은 경쟁국에 비해 경영규모가 작은 우리 농가가 새로운 도전정신과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경쟁력있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강소농 육성사업의 주요 내용 중에는 소비자 선호도 흐름의 변화에 맞게 우리가 보유한 우수한 농업기술력을 IT나 BT 등 발달된 기초과학 기술과 접목하여 특화된 상품을 생산해 내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최근의 농식품 소비성향은 양적소비에서 질적소비로 전환되고 있으며, 인간다운 삶의 영위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인하여 농식품 구매 시 가격보다는 맛, 품질, 그리고 안전성이 더욱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 요구 변화에 맞추기 위해서는 대량 생산을 통해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수입되는 외국산 농식품과 차별화될 수 있도록, 소량이지만 고품질이며 안전한 농식품을 생산하는 것과 같은 국내 농식품 생산 농가의 경쟁력 제고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첨단융합 기술은 국내 농가의 고품질 안전 농식품 생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ITNTBT와 같은 최첨단의 단위 과학기술을 융합할 경우, 고품질 안전 농식품 생산에 필요한 신개념의 농업기계 기술을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농촌진흥청은 고품질 안전 농식품 생산을 위한 첨단융합 기술 연구의 일환으로, 농식품에 들어 있는 유해 미생물을 없애는 전해수 살균 기술, 농약이나 세균과 같은 해로운 물질을 신속하게 검출해 내는 바이오센서, 맛과 품질이 뛰어난 농식품을 비파괴적인 방법으로 선별하는 비파괴선별기 등을 개발한 바 있다. 또한, 첨단 IT 기술을 응용한 마이크로 단위 미세유로관과 레이저 광도파관 기반의 잔류농약 검출기술, 나노과학을 응용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식중독균을 신속히 찾아내는 나노바이오센서 등의 기술도 연구 중에 있다. 이러한 첨단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농업기계 기술을 이용하면, 품질과 안전성이 월등히 뛰어난 차별화된 농식품 생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반도체, 전자, 전기, 기계설비, IT 등 많은 분야에서 이미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앞선 첨단기술을 농업에 효율적으로 이용하면 고도화된 농업기계 기술 개발을 통한 농업 생산물의 세계시장 선점 및 수출 증대 등 농업의 새로운 비전 제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김기영 국립농업과학원 수확후처리품질과

‘문화나눔’ 앞장서는 지적공사

미국의 인문학자 얼 쇼리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경제적 도움보다 더 필요한 것은 중산층이 누리는 문화를 접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문화는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으로서 사고하는 힘을 길러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양한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일상의 행복과 삶의 여유를 찾아가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문화 예술 활동에 제약을 받는 소외된 저소득층에게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 바우쳐 사업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누구나 함께 누릴 수 있는 문화강국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 우리사회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공공분야는 물론 기업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으며 사회 공헌을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투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기업은 이윤창출을 통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으로 역할을 다한 것처럼 인식되어 왔으나 요즘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사회 공헌은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 되고 있어 사회공헌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활동도 눈에 띠게 늘어가고 있다. 특히 공기업 혁신의 핵심축도 그동안 윤리경영과 투명경영에서 나눔 경영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많은 공기업들도 사회공헌에 앞 다투어 나서고 있다. 몇몇 공기업은 나눔경영의 일환으로 일사일촌 자매결연, 소외계층 지원 사업, 소년소녀 가장 돕기, 장애우 문화체험 지원, 장학사업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실천하여 이미 지역사회 곳곳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이렇듯 공기업마다 기업특성에 맞는 나눔경영을 실천하고 있는데 공기업중 지적측량서비스를 전담하고 있는 대한지적공사에서는 전국 각지의 문화소외지역을 직접 찾아가 무료로 지역주민들에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아주 특색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발굴하여 실행에 옮기고 있어 좋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대한지적공사와 국립발레단이 공동으로 주관하여 찾아가는 발레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전국 각지의 다문화가정,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저소득층, 농어촌 주민 등에게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 순회공연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지적공사는 측량이라는 정밀한 기술을 서비스하면서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국민에게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한 감성마케팅 일환으로 여러 사회 공헌활동을 전개해 왔다. 올들어 문화예술을 직접 체험할 수 없는 지방의 문화사각지대의 소외계층 및 발레에 대한 관심과 동경하고있는 유소년들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난 4월 지적공사와 국립발레단이 업무협약(MOU) 을 맺고 국립발레단이 2개팀으로 나눠 돈키호테와 지젤 갈라 발레 공연을 무료로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 9 곳의 순회공연을 펼쳐 약 5천400명의 관객이 초청되어 국립발레단의 수준 높은 공연을 가까이서 감상하였으며, 관객들의 찬사와 문화체험을 갈망하는 지역주민들의 각광을 받고있어 1회성의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소외계층에 대한 문화혜택을 제공하는 일은 비단 지적공사와 같이 몇몇 공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닌 사회 모든 구성원들의 관심과 나눔의 미덕이 넘쳐나 우리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어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촉매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김태훈 대한지적공사 경기도본부장

우리 농업의 자가면역을 기르자

자연의 이치는 치열한 삶의 경쟁 속에서 적응하고 변화하는 생명체는 살아남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이다.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생명체는 살아남기 마련이나 그렇지 않은 생명체는 사라지게 된다.지금 우리 한국농업이 처한 상황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개방된 세계시장과 경쟁하며 적응하고 변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우리 스스로 노력하여 강한 농업이 되어 면역력을 길러야만 미래에 닥칠 더 큰 위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면역력이 강한 생명체는 아무리 강한 슈퍼바이러스가 침투해도 스스로 이겨내고 보다 더 강한 생명체로 그 명맥을 이어가듯 우리 농업 역시 스스로 강해져 경쟁력을 갖게 되면 FTA, DDA 등 외부 환경이 한국농업을 아무리 공략하여도 능히 극복할 수 있다.제주의 행복나눔영농조합법인은 온난화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해 변화에 적응한 강한 농업의 좋은 본보기이다. 영농조합법인에서는 감귤과 망고 하우스 재배로 높은 소득을 예상하고 시작하였으나, 예상외로 겨울철 난방비가 과다하게 지출되어 경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난방비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던 중 농촌진흥청의 기술자문으로 버려지는 발전소의 폐열을 활용한 폐열회수 냉난방기술을 도입하여 설치한 결과, 지난해 겨울 난방에너지 비용을 80% 이상 절감하여 6천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게 되었다. 영농법인에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색다른 아열대 과수 작목을 개발하고, 경영비를 절감할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접목하는 등 위기에 적응하고 변화하며 강한 농업으로 탈바꿈 하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 기울이고 있다.이렇듯 농업인들 스스로 꿈과 열정,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우리나라 농업이 가지고 있는 영농 규모의 취약성을 극복하고 차별화된 기술을 통해 지속적으로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작지만 강한 농업경영체를 만들어야만 변화무쌍한 세계시장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세계적인 부자 빌 게이츠는 빌&멜린다 재단을 설립하여 아프리카 오지 나라들을 돕고 있다. 재단에서는 당장 혜택을 주는 직접적인 지원보다 고무나무를 심는다든지 우물을 파 식수를 해결한다든지, 수로를 정비하는 등 농업 생산성 향상과 관련한 인프라 구축 등 간접적인 지원을 하여 시일이 걸리기는 하지만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근원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의 농업 역시 농업인의 소득을 일시적으로 보전하는 지원이 아니라 자가면역을 기를 수 있는 지속적이며 구체적이고 다각적인 차원의 기술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오히려 농업인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되고, 결국에는 좀 더 쉽게 FTA, DDA 등 개방화의 파고를 넘을 수 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는 강소농 10만 육성은 농업의 완전 개방에 대비한 자가면역을 가진 작지만 강한 농업을 육성하여 대비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 분야의 전문 인력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여러 분야의 전문성을 모아 융복합된 지식을 농업 현장에 적용하고 스스로 강한 소농의 탄생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여 농민 스스로 세계와 경쟁하는 강한 농업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는 멘토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고관달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장

최고의 경기미 ‘G+ -199라이스’ 아시나요?

경기미는 오래전부터 밥맛 좋은 쌀의 대명사다. 경기도는 전국 평균보다 낮은 기온과 밤낮의 일교차가 커 품질 좋은 추청(秋晴)벼를 재배하는 데 적합하다. 또한 강의 범람으로 퇴적된 고래실(바닥이 깊고 물길이 좋아 기름진 논)이 많고 물을 쉽게 댈 수 있어 쌀의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여기에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도 있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남한강 수운의 요충지인 경기도 여주군 양화진을 통해 경기미가 한양에 들어가게 된 것이고, 고품질의 경기미가 임금에게도 진상된 것. 경기도는 진상미의 전통이 어린 고품질 경기미의 명성을 유지하고 국민들의 입맛을 새로 잡기 위한 고품격 경기미 프로젝트를 추진, 큰 호응을 얻고 있다.경기도는 2007년부터 경기미 명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토양, 수질에서부터 쌀의 안전성 검사까지 직접 관리해 유해성이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품질 혁신단지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한 명품 프리미엄 쌀을 생산, G+ -199Rice란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G+-199라이스는 출하 전 검사를 통해 카드뮴(Cd), 납(Pb) 등 2개 중금속 성분과 197개 농약 성분 등 199개 항목의 유해성분이 식품의약안전청(KFDA) 안전 기준치보다 1/2 이내로 검증받은 쌀이다. 쌀 구입 후 소비자가 검사를 제기하면 도 농업기술원과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유해성분을 분석해 안전기준치를 초과한 경우 항목당 500만원까지 최고 1억원을 보상하고 있는 특별한 쌀이다.G+-199라이스는 정밀농업이 가능하도록 경지정리가 집단화된 용인(2), 평택, 화성(2), 파주, 김포, 이천, 포천, 여주, 연천 등 9개 시군 10개소 5775ha에서 한정 생산된다. 연간 생산량은 1만7천톤으로 이는 경기도 전체 쌀 생산량의 0.5%에 해당하는 세계 최고의 명품 쌀이다. 또 G+-199라이스는 밥맛 좋은 고품질 고시히카리, 추청 등 2개 품종만 재배한다. 종자는 전량 우수한 정부 보급종을 엄선해 공동 육묘장에서 키워 전용 콤바인으로 수확, 이품종 혼입율을 낮췄다. 토양분석, 포장검사, 위해요소 사전차단 등 표준관리 매뉴얼에 의한 생산은 G+ -199라이스의 재배의 기본 사항이다. 또한 관개용수(灌漑用水, irrigation water)는 수질분석을 통해 깨끗한 용수만 공급 경작하며,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등 12개 성분을 분석해 농업용수 기준이상 성분이 검출된 용수는 단지로 유입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 생산단지는 녹비작물 재배, 볏짚환원, 퇴비, 토양개량제 시비 등 친환경적 토양관리로 토양의 이화학적 환경을 개선하고, 단지 참여농가들에게는 토양관리, 시비, 농약 안전사용기준, 친환경 재배기술 등의 정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저농약저비료 등 친환경으로 생산된 G+ -199라이스는 현대화된 시설을 갖춘 농협 RPC에서 별도로 구분보관하며, 1년 내내 햅쌀과 같은 밥맛을 유지하도록 저온 저장하는 것은 물론 완전미율 97% 이상 단백질 함량 6.3%이하로 자체 품질 검사를 통해 기준이하의 쌀은 출하하지 않고 있다. G+-199라이스는 이처럼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이마트 및 농협유통센터에서 최고의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재구매율도 60~70%로 매우 높아 지난해 654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쌀 시장이 고전하고 있지만 G+-199라이스는 강화된 브랜드파워로 농가소득을 증대시키고, 소비자에게는 고품질의 안전한 쌀을 공급하는 한편 경기미 명성까지 유지하는 등 1석3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문제열 경기도 브랜드마케팅팀장

공공근로사업장 안전사고 예방법

지난 3월부터 경기도 내 각 지자체에서 관장하는 지역공동체 일자리 및 공공근로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이들 공공근로사업의 주요 내용은 다양하다. 환경정화 업무로서 사무실 복도에서의 청소 작업, 세제 및 왁스 등을 사용하는 대청소 업무, 건물 내외의 쓰레기 수거 및 분리 업무, 그리고 벌목, 제초 등 인근 야산의 숲 가꾸기 등이 있다. 또한 건물 주변의 경비 및 도난 방비 업무도 해당되며, 건물의 시설관리 업무인 주차, 승강설비 관리와 급배수 시설, 오수정화 시설 등의 관리 업무에도 근로자들이 투입되어 일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공공근로사업은 주로 도로변이나 하천, 주택가, 산림지역 등 야외에서 하는 일이 많아 근로자들이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공공근로사업의 특성상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50~60대 이상의 고령자이기 때문에 안전의식이 다소 떨어지고, 신체능력 저하에 따른 근력 부족 등으로 현장에서 경미한 아차 사고로도 재해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고령자들은 골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낙상 시 쉽게 골절이 되고, 성인에 비해 회복 능력이 떨어져 부상을 당하면 더욱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작업 시 주의가 필요하다. 이들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비정규직이고 이직률이 높기 때문에 미숙련 상태에서 근로에 임하고 있는 실정도 공공근로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근로자들에 대한 철저한 현장 안전관리가 매우 절실하다.또 공공근로사업에서 넘어짐 사고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 넘어짐 사고를 예방하는 제일 안전한 작업 방법은 바른 자세로 작업에 임하며 신발을 똑바로 신는 것이다. 작업 현장을 정리정돈하고, 작업 주의표지판을 설치하여 작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계단을 내려올 때 주의하고, 물건을 들고 이동하는 경우 시야 확보를 해야 하며, 특히 야간 경비 업무 등 어두운 곳을 이동할 시에는 손전등을 켜서 전방 시야를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넘어짐 사고와 더불어 재해에서 비중이 높은 추락 사고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특히 사다리 작업 시 떨어짐 사고가 빈번하다. 우리 주변에서 사다리 작업을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다리 작업은 자칫하면 사망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작업이다. 따라서 사다리 작업 시에는 사다리 밑 부분에 미끄럼 방지 장치가 부착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사다리를 오르거나 내려올 때 반드시 두 손을 잡고 이동해야 한다. 또한 사다리 각도는 70도 이상 가파르지 않도록 설치해야 하며, 가장 안전한 작업 방법은 2인 1조가 되어 한 사람이 사다리를 잡아주는 방법이다.여름철에는 밀폐공간 작업 시 특히 주의해야 한다. 하절기(5~10월)에는 기온상승으로 인한 미생물의 번식 속도 및 유기물의 부패 속도가 빨라져 산소 결핍으로 인한 질식사고 발생 우려가 높다. 밀폐 공간에서의 작업은 유해가스에 의해 한두 번만 호흡을 하더라도 작업자가 의식을 잃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밀폐작업 사고에서는 2~3명씩 한꺼번에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각별한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이러한 기본적인 안전관리가 현장에서 반드시 이루어진다면 공공근로에서의 재해는 확 줄일 수 있을 것이다.공공근로 사업에서 산업재해를 줄이고 근로자들의 귀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감독관청인 지자체 담당자들의 꼼꼼한 현장 확인이 반드시 이루어져야하며, 철저한 사전 안전보건 교육을 통해 안전을 생활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부디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공공근로사업에서 단 한 명의 재해자도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문용호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기남부지도원 교육문화팀장

여행자 세관신고서와 검사

해외여행을 하신 분들은 여행자세관신고서 작성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내용 중에는 총포도검 등 무기류, 미화 1만불 상당 초과,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 및 관련제품, 동식물, 축산물 과일채소류, 종자, 묘목, 위조상표 부착물품 해당 여부 등을 확인하도록 돼 있다. 특히 제일 관심도가 높은 것은 휴대품 면세범위에 관한 것일 것이다.면세범위는 취득가 미화 400 달러 이하이다. 당연히 초과물품은 세금부과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가끔 면세점 구입한도(미화 3천 달러)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면세품 구입시 반드시 영수증에 표시된 내용들을 꼼꼼히 읽어보아야 하며 세관신고서도 읽어본다면 통관사항에 많은 도움이 된다.세관검사의 목적은 세 가지로 대별된다. 첫째 헌법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공공의 안녕을 해치는 물품이 있는지, 둘째 마약총기류 등 국민건강 및 사회안전을 해치는 물품이 있는지, 셋째 미화 1만 달러 초과의 외화나 400달러 이상의 물품 등(세관신고대상물품)을 신고하지 아니하고 반입하려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세관에서는 APIS 지원을 위한 전산시스템(TIS)을 개발하는 등 방대한 업무를 한 치의 오차 없이 치밀하게 추진하여 우범 여행자를 비행기 도착 전에 파악하여 검사하고, 대다수의 일반 여행자를 신속하게 통과하도록 했다. 적은 세관직원으로 모든 여행자를 검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선별된 소수의 여행자만 검사하고 있다. 선량한 여행객들도 무작위로 선별돼 검사받을 수도 있는데 이는 국민경제와 모두의 안전을 위한 필요한 절차임을 이해해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안승국 인천공항세관 관세행정관

하나마나한 경찰의 수사권 조정

지난 6월 중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 수사 현실의 법제화를 위한 입법공청회가 열렸다고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는 수사권 독립을 요구하는 경찰들의 궐기대회장이나 다름 없었다고 한다. 이날 대구지검은 평검사 40여 명이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조항을 바꾸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고, 서울중앙지검과 부산. 광주창원수원인천지검 평검사들도 잇따라 대책회의를 가져 일선 검사들이 사실상 집단행동을 했다는 것이다.검경간의 수사권 조정은 매우 첨예하고, 해묵은 과제이기 때문에 서로 물러설 수 없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난 6월 20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극적으로 합의하여 발표했다.합의한 내용을 보면 형사소송법 제196조 제1항을 수사관, 경무관, 총경,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서 모든 수사에 관하여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로 개정하고, 다만 같은법 제196조 제2항에 사법경찰관리는 범죄혐의가 있다고 인식할 때, 수사를 해야 한다라는 수사개시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또한 검찰청법 제53조의 사법경찰관리는 범죄수사와 관련하여 소관 검사가 직무상 내린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삭제 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경찰에 수사권을 주자고한 당초의 취지와는 달리 모든 수사는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한다로 오히려 확대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여졌다. 또한 모든 수사에 내사가 포함되는지 여부를 놓고 벌써부터 논쟁을 뜨겁게 벌이고 있다.내사는 정식사건으로 입건(立件)하기 전에 범죄혐의를 확인하는 초기단계를 말하는 것이지만 검찰은 이 또한 수사의 범위에 포함시켜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검찰의 지휘를 받지 않고 사건을 내사해온 경찰의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다. 또한 범죄 혐의가 있을 때 수사할 수 있는 수사 개시권을 신설 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경찰은 범죄혐의가 있을 때 항상 수사해 왔기 때문에 현실을 법률에 반영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따라서 검경간의 수사권 조정에 대한 합의는 모든 수사는 검사의 지휘를 받는 것으로 검찰의 권한만 강화시켜 주었고, 경찰은 혹 때려고 하다고 혹을 붙인 결과가 되고 말았다. 검찰청법제53조의 사법경찰관리는 범죄수사와 관련하여 소관 검사가 직무상 내린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검찰청법53조를 폐지하기 위해 수사권 독립을 요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찰로서는 별 소득이 없다. 경찰과 검찰이 정부조직법상 엄연히 다른 국가기관이지만 복종의 의무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은 전 근대적이고, 비민주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따라서 군을 제외한 어떤 국가조직도 복종 의무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있고, 특히 타 조직에 복종의무 규정을 둔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검찰만이 독점하며 전횡(專橫)을 일삼던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 국민 대다수의 생각이다. 또한 지금까지 모든 수사의 98%를 경찰이 해왔기 때문에 교통을 포함한 민생치안에 대한 수사권은 경찰에 모두 넘기고 검찰은 거악(巨惡)을 척결 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만약 경찰수사에 문제가 있다면, 검찰만이 가지고 있는 기소권으로 경찰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검찰의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지난 6월 20일 합의한 수사권 조정은 하나마나 한 것이라는 혹평(酷評)이 따르는 것이다.오수진 한국총포협회 회장

편안한 경기버스 달리기 ‘중간 결산’

경기도에는 2만 5천여대의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이는 서울보다 1만 3천여대가 많고, 부산 등 6개 광역시의 합한 숫자보다 8천여대나 많다. 하루에 평균 476만명을 실어 나른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7억 4천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심장이라면 경기버스는 가히 심장의 맥박을 따라 흐르는 혈액과 같다. 경기버스를 통해 수도권은 물론 멀리 부산이나 목포까지 이용객을 실어 나르기 때문이다. 이제 금년도도 벌써 상반기가 끝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 대중교통과의 여러 가지 버스 정책 중 이용객 편의를 위해 추진한 몇 가지만 되짚어 본다.첫째, 스마트폰 이용자 1천만 시대를 맞아 지난 3월 버스민원 전담 트위터(ggbus1)와 이메일(ggbus@gg.go. kr)을 개설하고 대중교통 이용자를 대상으로 통신원 1천541명을 모집, 민간 모니터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원처리 기간이 기존 평균 8.6일에서 1일 이내로 8일 정도가 단축되는 성과를 거뒀고, 경기버스에 대한 이미지도 그간 부정적에서 점차 긍정적인 이미지로 변하고 있다.둘째, 도내 시군간 통행객의 교통편의를 위해 지난 해 8월 23일부터 경기순환버스 5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운행 초기에는 1일 이용객이 1천 여명이던 것이 현재는 1만 여명을 넘을 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용객이 증가하는 이유는 교통이 혼잡한 서울 도심을 경유하지 않고 외곽순환고속도로를 운행하기 때문에 통행시간이 많이 단축된다는 점과 저렴한 요금으로 시내버스와 전철까지도 환승이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셋째, 교통 혼잡 지역인 강남대로 신논현역 버스정류소에 용인 기흥, 용인 수지, 성남 분당, 수원 영통, 남양주 진벌, 안양오산, 화성 동탄 등 7개 권역에 방향별 안내표지판을 구분하여 설치했다. 강남 신논현역 광역버스 정류소는 전철 2호선과 9호선이 인접한 교통의 요충지로 광역버스 44개 노선에 2천539대가 운행하고 있다. 이용객도 1일 2만5천 여명에 달해 교통혼잡이 상시 발생되었던 지역인데 서울시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경기도는 권역별 정차노선 조정과 노선안내도를 부착하고 서울시는 노선안내 표지판을 설치하여 이용객의 편의를 개선하였다.이제 하반기를 대비할 때다. 하반기 첫 과제는 서울 사당역 환승거점 정류소의 쉘터 설치다. 사당역은 통행목적지가 6개 권역(수원역, 수원TR, 경희대, 수원대, 수원 정자, 화성 조암)으로 1일 19개 노선 303대가 2천86회를 운행하면서 6만 5천여명을 실어 나르는 교통의 요충지다. 그런데 쉘터가 없어 비오는 날이면 이용객이 비를 피할 곳이 없는 곳이다. 경기도는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하여 대형 쉘터 설치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연내 설치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두 번째는 대중교통 소외지역에 대한 노선 확대다. 자정 이후 운행하는 광역 심야버스를 46개 노선에서 3개 노선을 확대하여 도민의 경제활동 시간과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현재 광역 심야버스 이용객은 365만명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2006년 대비 435%가 증가한 것이다. 소위 총알택시, 나라시 택시가 사라진 것도 큰 소득의 하나이다. 농촌지역 노선도 확대된다. 현재 장날 이용객 편의를 위해 전곡, 가평장 등 4개 노선과 남한산성, 용문산 등 관광객 이용편의를 위한 3개 노선 등 총 22개 맞춤버스 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7월 중 수요조사를 거쳐 소외지역의 대중교통 이용편의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세 번째는 경기버스의 고급화다. 차량에 에어식 현가장치를 설치, 충격을 흡수해 승차감을 높이고 노선안내도를 LED 점멸등으로 개선하여 하차지점 식별을 용이하게 하며, 공기청정기를 설치하여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등 이용객 편의시설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매년 실시하는 버스업체 경영 및 서비스 평가를 강화하여 버스업체 간 서비스 경쟁을 지속적으로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도 우리 경기도는 경기버스를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김건중 경기도 대중교통과장

사도세자 249주기 기신제

지난 6월 22일(음력 오월 스무하루)은 1762년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힌 지 여드레째 되어 돌아가신 날이다. 성정이 격하신 어른이 얼마나 갑갑하셨을까, 존귀한 세자의 몸이 뒤주속이라니 당쟁에 희생된 게 얼마나 원통했을까, 문무를 겸비한 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세지재의 웅지를 펴지 못한 채 그렇게 돌아가셨다.하지만 아버지 영조 임금이 진심으로 아드님 세자를 죽일 생각으로 뒤주에 가뒀다고는 믿고 싶지 않다. 세자를 둘러싼 당쟁에 중신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진짜처럼 그랬던 것이 그만 주검을 가져온 것으로 안다. 난 역사학도는 아니지만 그렇게 확신한다.오월 스무하룻날, 효찰대본산 용주사 대웅전 앞 광장에서 사도세자 249주기 기신제가 거행된 것은 그날 오후 7시다. 용주사와 정조대왕기념사업회, 경기문화연대가 봉행한 기신제다. 그 자리엔 채인석 화성시장 등 관계기관 인사 및 시민 1천여 명이 참석했다.훗날 사도세자의 한을 불세출의 효를 다해 풀어드리고 조선 후기를 계몽군주로 꽃피운 이가 아드님인 정조대왕이시다. 그 정조 임금의 음덕이었을까, 그토록 내리던 비가 제향 시작이 가까워지면서 뚝 그쳤다. 이윽고 국보 120호 용주사 범종의 은은한 명종으로 봉행이 시작됐다. 스님들의 청아한 청혼 독경이 목탁소리와 함께 대웅전 너머 송림사이의 융릉 능침으로 울려 퍼졌다. 능침엔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 부부가 합장됐다.정조대왕이 아버지를 추모한 한문시에 풀이하면 이런 시가 있다. 혼정신성 다하지 못한 어버이 사모하여 / 오늘 또 화성을 찾아와 보니 /원침엔 가랑비 부슬부슬 내리고 / 재전에서 배회하는 그리운 마음 깊구나.또 이런 시도 있다. 사흘 밤 견디기는 어려웠으나 / 그래도 초상화 한 폭은 이루었다네 / 지지대 돌아가는 길에 머리 들어 / 벽오동 같은 구름 바라보니 속마음 일어나누나.정조 임금이 친히 판각에 올려 신축, 백성들에게 보급하도록 한 부모은중경 봉독에 이어 한참 동안 지역사회 각계 인사의 경건한 분향 재배가 진행됐다. 추모 공연은 어이하여 애를 끓는 듯 그토록 애절했던지 모두가 숨을 죽였다. 용주사 합창단이 부른 추모의 노래와 오색조명 가운데 펼쳐진 승무의 춤사위는 온 가람에 숙연함이 가득했다. 용주사는 사도세자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이는 정조대왕의 어의(御意)다. 즉 아버지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한 재궁으로 대웅보전 옆에 호성전을 건립해 위패를 모시게 했다. 이 같은 효찰대본산 용주사의 사도세자 기신제는 기실 정신문화의 지주다. 효가 인성의 근본으로 인간의 불변적 가치라면 기신제 봉행은 곧 시대를 초월한 전래 고유의 정신문화인 것이다. 학생교육, 공직교육, 사회교육 등으로 널리 선양되어야 한다.용주사 주지 정호 큰스님은 우리에게 큰 문화유산으로 남겨주신 정조대왕의 효행을 중생이 본받아 밝은 사회가 되길 바란다며 용주사와 융건릉 주변을 효테마 공원으로 조성하여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효테마공원 조성을 위해 지역사회가 새로운 인식으로 힘을 합쳐야한다는 것은 박천복 경기문화연대 상임대표의 말이다.사도세자 기신제를 마친 것은 약 두 시간이 지난 밤 9시경이다. 대웅전이 빛났다. 용주사 가람 만당에 서기가 감도는 듯했다.이지현 경기문화연대공동대표9대 혜경궁 홍씨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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