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생태계 보고로 재탄생

시화호는 1994년 안산시의 탄도불도대부도와 시흥시의 오이도를 연결하는 12.6㎞의 방조제가 모습을 들어내며 탄생했다.시화방조제 건설은 시화지구 간척사업의 일환으로 169㎢에 달하는 국토 확장은 물론 해안선 단축, 농업용수, 농지 및 산업단지와 주거용지를 확보하기 위한 사업이었다.그러나 방조제 완공 이후 늘어만 가는 산업시설들을 뒷받침 해줄 만한 환경기초시설은 턱없이 부족했고 결국 시화호는 심각한 수질오염으로 몸살을 앓아야만 했다.수자원공사는 서둘러 정부의 각 기관 및 연구단체의 전문가들과 함께 시화호 수질개선 종합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시화호 유역에 대한 장기적인 종합계획을 수립했다.먼저 급격하게 늘어나는 생활하수와 공장폐수를 처리하기 위해 하수처리장의 용량을 확장하고 고도처리시설을 도입했으며, 오염된 하천수를 자연정화처리하기 위한 인공습지 조성, 해수유통과 더불어 잘못 연결된 공공하수관로를 전면적으로 보수작업을 실시, 시화호 수질은 1997년 COD(화학적산소요구량) 17.4ppm에서 현재는 방조제를 막기 이전인 3~5ppm으로 회복됐다.시화호 수질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100㏊)의 인공습지인 시화호갈대습지는 수질정화 기능 뿐 아니라 사계절 습지를 보금자리로 살아가는 야생동물과 텃새 가족, 겨울이면 찾아오는 7천여 마리의 철새들에게 다양한 생태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시화방조제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시설용량 25만4천㎾) 건설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으며 금년내 완공, 상업발전을 개시 할 예정이다.조력발전소는 무공해 청정에너지를 생산함으로써 유류 수입비용 절감은 물론 이산화탄소를 저감해 지구온난화 예방을 위한 UN기후변화협약에도 적극 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시화호의 하루 해수 유통량은 현재 보다 5배나 많은 1억5천만t으로 늘어나게 돼 시화호의 수질도 개선하고 주변생태계도 외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시화호 북측 간석지(9.47㎢)와 남측간석지(55.82㎢)는 시화호 주변지역의 천혜의 자연경관을 활용한 첨단복합산업단지와 해양신도시로 조성하는 사업이 진행중에 있다.프랑스와 스위스의 관광명소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레만호도 거슬러 올라가면 시화호와 비슷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1960년대 레만호는 합성수지로 인한 수질오염으로 생물이 서식할 수 없는 죽음의 호수였다.하지만 오늘날의 레만호는 국제휴양의 중심지이자 수질개선 및 성공적인 친수공간을 이루어낸 사례로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호수 주변의 도시는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 국제 재정 및 국제기구의 중심지로 거듭 태어났다.이제 시화호는 더 이상 죽음의 호수가 아니다. 매년 150종에 15만여마리의 철새가 찾아오고 있으며 숭어와 전어 등 많은 물고기들이 서식하며 생태계의 보고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시화호가 희망이 넘치는 대한민국의 레만호로 거듭 태어나게 될 날을 기다려 본다.박용순 K-water 시화지역본부 차장

공직자 입문과정서 느낀 국가의 소중함

돌이켜 보면 지난해는 다사다난했다. 내게도 여러 변화가 있었다. 그중 제6기 경기도 신규공직자 입문과정에 입교해 교육을 받고 수료했던 기억이 난다. 수료식이 있던 날에는 새벽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북수원 언덕위에 우뚝 솟은 경기도 인재개발원 13층에서 내려다보는 파장동 일대와 이목리 노송지대는 동화속의 마을이 되고 아파트단지도 하얀 옷을 갈아입고 잠들어 있었다. 온 누리가 포근하고 평화로웠다.눈은 소년시절에도 그랬고 50세를 훌쩍 넘긴 지금에도 나를 들뜨게 한다. 창가에 기대어 아직 녹지 않은 눈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문득 4주간의 교육과정들이 스쳐 지나간다.지난해 11월초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4주간의 신규공직자 입문과정에 입교하라는 교육명령을 받고 난 무척이나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우선 경기도인재개발원의 인재라는 용어가 맘에 들었다. 공무원을 인재로 여기는 것 같아 우쭐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기쁜 마음도 잠시, 또 한편 걱정도 컸다. 늦깎이 공무원이 된 처지라 아들 딸 또래의 신규공직자들과 합숙 생활을 잘할 수 있을까, 교육과정을 잘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드디어 11월22일 입교식 날이 밝았다. 2009년 8월 경기도 지방공무원 공개채용시험에 합격한 신규 공직자들이 각 시군에서 수원에 소재한 경기도인재개발원에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새내기(?) 남여 공무원들의 얼굴에는 개선장군의 위용과 눈에서는 철판도 뚫을 수 있는 광채가 빛을 발했다. 입교식에 이어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됐다. 경기도인재개발원 신규공직자입문과정은 크게 직무교육, 정신교육(공직가치, 공직윤리, 안보 및 국가관), 현장학습 및 액션러닝, 미래사회와 창의력, 친교 및 체육활동으로 이뤄져 있었다. 그런데 이번 교육은 70년대 필자가 받았던 학교교육방식과 사뭇 달랐다. 첫째는 창작의 단계다. 강사의 일방통행식 교육에 익숙해있던 나는 피드백과 참여로 상호 소통하는 단계를 거쳐 이제는 거칠고 투박하나마 교육생 스스로 분임별 창작의 결과물을 내놓아야하는 단계에 이른 것에 깜작 놀랐다. 아무리 졸작이라도 창작의 산고가 얼마나 힘들고 분임원간 협동이 왜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둘째로 교육방법의 스토리텔링과 시각화다. 각 과목의 전문 강사나 교수님들이 학습내용을 스토리텔링으로 엮어서 재미있게 강의하며 생생한 영상자료를 도입하여 학습내용들을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그리고 실내교육과 현장학습, 현답활동을 적절히 병행하여 교육효과를 향상시키며 교육생들의 흥미를 촉진시켰다. 마지막으로 소셜 네트워크다. 친교 및 체육활동시간이 적절히 안배되어 있어 요즘 한창 사회에서 중요시되는 인적 사회조직의 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특히 나는 신규공직자입문과정을 통해 두 번 전율했다. 첫 번째는 국학 과목시간에 본 짧은 영상으로 일제강점기 우리의 무명 독립 운동가들이 일경에 붙잡혀 작두에 머리가 잘리고, 잘린 수많은 머리들이 대롱대롱 줄에 매달려 있는 장면이었다. 두 번째는 입교식 첫날, 신규공직자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113 명 전원은 경기도인재개발원 원장님과 함께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며 삼군 군악대의 연주에 맞춰 국기에 대한 맹세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올렸다. 이런 군대의식들에서 멀어져있었던 나는 조금 겸연쩍었지만 오랜만에 가져보는 엄숙함이 싫지만은 않았다.30여 년 전 ROTC(학사장교) 시절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하여 여의도광장에서 행했던 절도 있고 씩씩한 열병과 분열의 느낌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민간인 포격이 이어져 긴장감이 고조된 때이기에 내 마음에 더욱더 와 닿았다. 국가에 대한 소중함이 되살아났다고나 할까.이제 나는 임지로 떠나는 출발선상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스프린터처럼 팽팽한 긴장감과 집중력으로 지방행정과 민원의 일선에서 제 역할을 다하기로 다짐해본다. 다른 신규동료공직자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리라. 서대운 가평군 교육협력과

구제역 막을 근본대책 세워야

지난해 11월 29일 경북 안동에서 첫 발병한 구제역이 40여일 만에 경기도와 강원도, 충남남도 등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가축 살처분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국내 축산업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구제역은 지난 10일 현재 전국 6개 시도 60여개 시군으로 확산됐고, 구제역에 감염됐거나 감염 우려가 있어 매몰 대상인 가축이 3천305개 농장 128만2천345두로 늘었다. 이 중 105만7천939두(82.5%)가 살처분됐다. 국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소와 돼지 10마리 중 한 마리는 땅에 묻힌 셈이다.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리고 가축질병 위기경보 단계를 최상위인 심각으로 높여 경기도와 충청도, 강원도 지역의 모든 소와 종돈모돈에 구제역 예방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백신 접종대상 가축은 132만두에 이르고 이 중 약 70%인 약 91만 6천346두가 접종을 마쳤다.이처럼 국내 전체 사육 규모(1천320만여 마리)의 10%에 육박하는 대규모 살처분과 백신접종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인구 대이동이 예상되는 설 연휴가 다가오면서 국내 축산업 자체가 붕괴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 전파 원인은 90% 이상이 사람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구제역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축산업은 물론 다른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이미 가축 살처분 보상금과 백신접종비, 방역 장비와 인력동원비 등으로 1조원 이상이 들어갔고, 쇠고기 소비량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대표적 겨울축제인 화천 산천어 축제를 비롯해 80여건의 겨울철 행사가 취소돼 관광객 수가 감소하는 등 지역경제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구제역은 소와 돼지, 염소,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 질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한게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구제역 파동을 계기로 가축방역행정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하고 국내 축산업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근본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방역행정과 관련, 현재 사육농가 및 지자체 중심으로 돼 있는 방역체계를 중앙정부 차원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번 파동에서 보듯이 최초발병 40여일 만에 전국으로 확산되는 구제역 특성상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농가와 지자체 방역만으로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국내 실정에 맞는 실질적인 축산업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현재 국내 축산업은 수입사료에 의존해 밀집된 공간에서 대량생산하는 체제인데 이 같은 가축사육방식으로는 구제역과 같은 전염병을 막을 수 없다는게 축산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지금 당장 사육방식을 바꾼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정부가 도입키로 한 축산업 허가제는 조속히 도입되어야 한다. 허가제를 통해 축사면적대비 사육 마릿수를 제한하고, 축사 담 설치 의무화 등 허가조건을 강화하면 일차적인 예방조치는 현재보다 나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축산업 관련규정 개정과 축산농장 근로자 등록 의무제 등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대책을 면밀히 검토해 신속하게 추진해야한다.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이번에 우리는 너무 많은 소를 잃었고 앞으로 얼마만큼의 소를 또 잃을지 모른다. 그러나 소를 잃은 원인도 알았고 앞으로 잃지 않을 방법도 알고 있다. 단순히 외양간을 고치는 수준이 아니라 외양간을 새로 짓는 근본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를 위해 축산농가와 전문가, 정부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한다. 현명철 화성미래연구원장

방과후학교 활성화 위한 지원센터 역할

지난 해 2월 발표된 통계에 의하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이 참여하지 않는 학생보다 사교육비를 연간 약 53만원 적게 지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방과후학교 사업의 사교육 대체 역할이 학생, 학부모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지역과 단위학교의 방과후학교 활성화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치운영되고 있는 방과후학교지원센터의 중요성이 보다 커지고 있다. 시행 5년을 맞아 현재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130개 방과후학교지원센터의 역할에 대해 몇 가지 제언해 보고자 한다.먼저, 방과후학교지원센터의 설치운영에 교육청과 지자체가 유기적인 연계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설치 장소를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으로 하여 공동으로 구성한다. 예를 들어 센터장은 지자체 또는 교육청의 과장급 이상으로 하고 전담인력은 장학관, 장학사, 평생교육사 또는 사회복지사, 일반직, 사무직원 등 융통성 있게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둘째, 지자체와 교육청이 해야 할 일을 명료하게 구분하고 책임있게 일을 수행한다. 예를 들면 센터 운영 및 발전 계획, 모니터링 계획, 성과분석 및 환류 계획, 홍보계획 등은 처음에 공동으로 수립하고 지자체는 예산지원, 지역사회 인적물적 자원 발굴 및 연계협력 지원 등의 업무를 맡으며 교육청은 연수, 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 우수사례 발굴 및 보급, 강사 관리 등의 업무를 맡으면 될 것이다. 셋째, 지자체와 교육청의 의사결정책임자(기관장, 주요부서장 등), 실무담당자(계장, 장학사 등)간에 정기적인 협의를 통해 정보와 의견을 교류하고 사업을 조정해 나가야 하며 현안에 따라서는 비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인간적인 친교를 맺어 연계 협력을 강화한다.넷째, 방과후학교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초중고등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후학교, 대학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원,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청소년아카데미, 지역아동센터, 지역보육센터, 예술문화스포츠 등 각종 돌봄 프로그램을 통합연계 지원한다.다섯째, 방과후학교지원센터는 지역내 방과후학교 관련 정보센터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우수강사 및 지역사회전문가, 자원봉사 인력풀을 구축하여 학교에 인력풀 정보를 제공하고 강사에게는 강사채용 정보를 제공한다.여섯째, 지속적인 연수를 통해 센터관계자들의 전문성을 제고하여 센터가 수행하는 업무의 질을 높이고 각급학교의 방과후학교 운영에 대해 적극적으로 컨설팅해 준다.일곱째, 방과후학교 콜센터를 운영한다. 교사, 학생, 학부모, 외부강사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방과후학교와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하거나 고충이 있을 때 문제를 해결해 주는 콜센터를 운영하는 것이다.여덟째, 각급 학교에서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언제든지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당 기관이나 단체와 협약을 체결한다.아홉째, 학교간, 학교급간 연계 프로그램 운영 방안을 연구지원하고 방과후학교 우수사례 확산, 우수 콘텐츠 보급에 앞장선다.마지막으로 방과후학교지원센터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교육청과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지원센터의 역할과 사업 내용에 대해 학교의 담당교사, 학교장, 운영위원장,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안내해 이용률을 높여야 한다.방과후학교지원센터는 단위 학교에서의 방과후학교 운영에 필요한 각종 정보 및 우수강사 인력풀을 제공하고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각급학교가 방과후학교를 추진하면서 당면하는 어려운 점을 해결해 줌으로써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주민의 만족도를 향상시켜 주어야 한다.정종민 가평교육지원청 교수학습과장

신규공직자의 자세 ‘독(讀)·톡(talk)·똑’

좋았던 순간은 늘 짧게만 느껴진다. 4주간에 걸친 경기도 인재개발원에서의 2010년 5기 신규공직자 입문과정이 어느덧 막을 내렸다. 교육 시작 첫 주에는 막막함과 서먹함으로 인해 시간이 빨리 가기만을 바랐는데 마지막 주가 다가오자 시간이 더디 가기만을 바라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도 놀랐다. 4주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에 내 마음이 변한 것이다. 마음이 변하면 행동이 변하고, 행동이 변하면 인생이 변한다는 말처럼 신규공직자 교육은 나 자신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는 도서가 베스트셀러인 현재, 나 역시 공직 사회에서도 마찬가지 원칙이 적용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교육 과정을 거치는 동안 그 믿음은 변했다. 우리는 독종(毒種)보다는 독종(讀種)이 돼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독(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고 더 나아가 사람과 세상을 읽고 이해함을 의미한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를 두고 교육 기간 내내 철저하게 고민했다. 나는 과연 마음이나 성격을 모질게 먹는 사람인가, 아니면 다른 이들의 마음이나 성격을 읽고 이해하는 사람인가? 말하지 않으면 사랑도 오지 않는다는데 나는 교육 초반에 침묵은 금, 웅변은 은이라는 클리셰(cliche)를 충실하게 따르는 우를 범했다. 이로 인해 7분임의 출항이 순탄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분임장을 하겠다고 당당하게 나선 만큼 좌초는 안 된다는 일종의 소명의식까지 느꼈기에 마음을 바로 잡았다. 그 이후로 툭 터놓고 톡(talk)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비록 말을 잘 하는 편은 아니었으나 진실이 담긴 눌변이 거짓된 달변보다 낫다는 말에 고무돼 톡을 하다 보니 예전과 같이 과묵했더라면 모르고 지나칠 뻔했던 순간순간을 붙잡을 수 있었다. 분임원 개개인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독특한 성격까지도 모두. 이는 분임원 간 단합의 단초가 돼 참여와 조율 그리고 소통이 중요한 액션러닝에서 유감없이 발휘되었다.처음부터 일을 잘하는 신규공직자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업무가 숙달되지 않아 고생하고 있을 무렵 선배가 시간이 약이라고, 곧 익숙해질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격려해주셨다. 그 당시에 내 마음은 물음표(?)에 가까웠으나 교육을 받으면서 점점 느낌표(!)에 바투 다가섰다. 4주간의 교육이 업무 처리능력을 수직 상승시킨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업무에 임하는 자세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공직자 마인드, 공무원의 역할과 모습, 공직자 윤리 등의 교과 과정을 이수하면서 적극적인 태도와 긍정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슴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당장은 서투를지라도 똑 소리 나는 공직자가 되는 마중물이 바로 경기도 인재개발원에서의 교육이었고 생활이었다.영국의 사회사상가 존 러스킨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노력에 대한 가장 값진 보석은 노력 끝에 얻게 되는 무엇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수료식을 마치면서 느낀 것은 교육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사람인가 아닌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우리 2010년 경기도 인재개발원 5기 신규공직자 과정을 마친 101명의 동기들은 가장 값진 보석을 이미 얻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 모두가 독(讀)톡(talk)똑하길 바란다. 양윤수 고양시 고양동주민센터

거대한 시한폭탄이 되어버린 북한정권

도대체 왜 북한은 대한민국을 향한 무자비한 도발을 계속하는 것인가? 무모한 도발과 협박의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왜 북한은 군사적 도발과 협박을 멈추지 않는 것인가? 대한민국을 향한 도발과 협박의 목적은 무엇이고 종착점은 어디인가? 북한의 속내를 알 수가 없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남한의 포사격 훈련을 앞두고 북한은 전면전, 핵참화를 언급하며 온갖 협박을 일삼았다. 정작 포사격 훈련이 실시되자 북한은 일일이 대응할 가치 없다면서도 2차, 3차 타격할 것이라며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 북한의 이러한 협박에 도적이 매를 든다는 표현도 적절치 않다.북한의 연평도 포사격 도발로 G20 의 성과가 고스란히 증발했고 국민들은 불안해졌다. 지난 해 3월의 천안함 사건 때만해도 일부 국민들과 야당은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믿었고 특정 단체가 유엔(UN)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북한의 연평도 포사격 도발을 겪고 나서야 북한을 바로 보기 시작했지만 아직 멀었다.북한정권의 도발과 협박이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은 마지막 발악이기 때문이다. 60여년동안 남한과 대결을 해왔던 북한, 여기에 40여년을 테러와 도발로 독재통치 스타일을 굳혀온 김정일 정권은 조용히 사라지지 않는다. 김정일은 후계자가 되었을 때부터 전쟁으로 통일을 하겠다고 큰 소리쳤었다. 300만을 굶겨 죽이고도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은 잔인한 김정일이 잘 살고 발전하는 남한이 배아파서 그냥 죽지 못할 것이다.북한의 도발이 단기적으로는 체제유지와 3대 세습을 위한 것 같지만 내막은 전혀 다르다. 남쪽은 잘 살고 북쪽은 망해가는 것을 그냥 봐주지 못하겠으니 함께 죽자는 소위 이판사판인셈이다. 남한의 포사격 훈련에 대해 실전이니 전쟁이니 핵참화니 하는 가능한 모든 협박수단은 총동원한데서도 알수 있다.만약 북한이 포사격 도발과 협박으로 지원을 얻어냈다고 해도 결국에는 붕괴할 것이다. 북한이 붕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크게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지도자의 리더십과 비전 때문이고 두 번째는 북한정권의 부패와 경직(硬直), 세 번째는 북한주민의 깨어남이다. 변화를 거부하는 김정일과 무모함과 욕망만 가득한 김정은으로는 북한체제의 변화와 안정을 이룰 수 없다. 북한정권의 부패와 경직은 어떠한 지원도 효과를 내지 못하게 만들 것이고 여기에 북한주민 의식의 깨어남은 거대한 변화의 동력이 될 것이다.북한정권의 붕괴는 필연적이고 피할 수 없다. 이제 북한은 붕괴라는 시한을 정해놓은 거대한 시한폭탄이 되어버렸다. 문제는 북한정권이라는 거대한 시한폭탄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폭발하는가 하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사격 도발에 북한의 붕괴를 예측할 수 있는 단서가 있다. 많은 전문가들도 북한의 도발이 계속될 것이고 또 대부분 국민들도 그렇게 보고 있다.북한정권이 붕괴하기까지는 많은 위기가 대한민국을 괴롭힐 것이다. 북한정권이라는 시한폭탄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 김정일의 심장수술때부터였다. 2008년의 김정일 뇌졸중, 2009년의 김정은 후계자 지명, 2010년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은 북한정권=김정일이란 등식을 성립시키며 종말을 예고한다. 3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야 정부도 국민도 정당도 북한정권이라는 시한폭탄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깨닫기 시작했다.2008년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이미 정부는 대북한 위기관리에 들어갔어야만 했다. 천안함이 폭침했을 때 국민은 북한의 도발이 김정일의 마지막 발악임을 알아챘어야 했다. 연평도 포사격 도발은 국민과 정부, 여야가 총력대비태세에 들어가는 계기가 됐어야 했다.지금도 북한정권 붕괴라는 거대한 시한폭탄은 계속 작동 중이다. 대한민국이 일치단결해서 지혜와 용기로 총력을 다해 대비해야 할 때이다.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

욕(辱)에도 품격이 있다

지난 2006년 포루투갈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스타 호나우두는 유럽축구연맹으로부터 한 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1만 프랑(약 750만원)의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그 징계사유는 관중들에게 자신의 중지(가운데 손가락)를 위로 치켜드는 손가락 욕을 한 혐의였다. 욕은 욕설의 줄임말이다. 욕설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저주하는 말, 남의 명예를 더럽히는 말이다. 사람들이 흔히 욕설을 퍼붓다라고 하면 상대를 저주하는 말과 명예를 더럽히는 말을 마구하다로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행위를 뜻한다.말을 할줄 아는 사람이라면 아마 욕 한 두 마디 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때로는 말을 배우는 어린 아이들 조차도 종종 욕을 입에 담아 부모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한 조사에 의하면 타 언어에 비해 우리나라 언어가 욕의 종류와 양이 많다고 한다. 조사된 총수만 해도 무려 1천700여 가지나 되니 아무 말이나 욕을 만들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영어의 경우 아주심한 욕으로는 Son of a bitch!(창녀 새끼야), God damn!(제기랄), Shut the hell up!(입 닥쳐),Shit!(제기랄) 등으로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중국어에는 王八蛋(개XX) 등 20여 가지가 고작이라고 하며 일본어는 우리와 유사하지만 おろかもの(멍텅구리), ちくしょう(짐승), たわけもの(바보, 천치), へんたい(변태) 등으로 30여개 정도 된다고 한다. 우리말에 욕이 많은 것은 귀한 것일수록 함부로 대해야 오래 간다고 하는 속신이 작용했을 것이다. 또 격식을 파괴한 대화가 더 친근감을 준다는 그릇된 언어관도 한 몫 했으리라고 본다. 물론 욕은 우리사회에 부정적 기능을 하는 것만은 아니다.먼저 욕은 원초적인 욕망이 쌓인 것을 풀어내는 카타르시스다. 몸속에 꽉꽉 막혀있는 앙금이나 분노를 입을 통해 풀어버리는 것이다. 두 번째 욕은 부정적 언어임에도 불구하고 호의적일 수 있다. 인심 좋은 욕쟁이 할머니의 경우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많이들 쳐 먹어라 이놈들아!란 식으로 말하며 푸짐한 밥상을 차려주는 욕쟁이 할머니의 인심 담긴 욕은 충분히 즐길만하다. 세 번째 욕은 문화의 감미료다. 전통문화 속에 양반의 위선을 꼬집고 조롱하며, 권력자의 비리와 부정을 꼬집는 탈춤 같은 것에 등장하는 욕이 그것이다. 이러한 문학작품의 욕은 단어를 풍부하고 기름지게 할뿐만 아니라 걸쭉한 구수함까지 느끼게 해줌으로써 욕이 없는 판소리나 문학은 오히려 무미건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을 금기하려는 것은 욕이 가져다주는 부작용과 폐해 때문이다. 그래서 욕을 금기하는 사회정서는 어느 나라에서나 엄중하게 여겨졌음을 알 수 있다. 그리스의 속담에는 혀는 뼈가 없어 약하나 많은 사람을 찌르고 죽인다며 욕의 폐해를 말하고 있으며, 베트남의 속담에는 사람의 혀에는 백 개의 칼날이 달려있다며 욕을 금기하고 있다. 또한 미국 뉴저지주는 욕 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상소리 금지법까지 있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글로벌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욕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선진화된 언어관이 필요한 시기다. 따라서 욕도 분별해서 사용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사용보다는 의미를 알고 품격(品格)있게 활용하고 욕을 함으로써 생기는 결과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욕에 대한 사색도 필요하다. 칭찬은 마음만 있으면 되지만 욕은 마음과 생각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욕을 자주하면 억압이나 스트레스를 오직 욕으로 풀어버리려는 중독성이 생긴다. 또한 듣는 이들의 귀가 더렵혀지고 욕을 한사람의 인격도 천격(賤格)해진다. 따라서 품격있는 욕을 해야 한다. 욕은 욕이로되 욕 같지 않은 말이 있는가 하면, 들으면 바로 귀를 씻어야 하는 상스러운 욕도 있다. 같은 물을 먹어도 독을 뱉는 뱀보단 꿀과 우유를 생산하는 벌과 젖소가 되자. 신묘년, 토끼의 지혜로 욕도 융해해내는 이성과 지성을 겸비한 인격과 품격 있는 사회를 만들어 보자.장보웅 수원시 기획예산과 전략팀장

도전하세요! 농업의 미래는 밝습니다

최근 농업인 고령화는 우리 농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하여 해결해야 할 큰 과제이다. 2008년 농가인구 통계를 보면 20세 이상 49세 미만의 농업인이 79만6천명, 50~59세 미만의 농업인은 58만4천명인데 비해 60세 이상 농업인은 무려 138만5천명으로 59세 미만 농업인을 합한 수 보다 더 많다.하지만 농가인구의 고령화가 우리농업 발전에 아주 비관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고 본다. 최근 귀농귀촌이라는 단어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면서 30~40대의 젊은이들뿐 아니라 퇴직을 앞둔 베이비붐 세대들도 농업농촌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IT와의 융복합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모습도 농업의 미래를 밝게 한다. 최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판매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농업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SNS를 활용함으로써 뉴스보다 빠른 정보를 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도 쉽게 소통할 수 있어 광범위한 시장을 점유할 수 있는 장이 열린 것이다. 며칠 전 어떤 분이 30대의 아들과 농업을 해보겠다고 필자에게 조언을 구하러 온 적이 있다. 그 분은 경기도내에 조그마한 땅을 마련해 놓았는데 은퇴 후 과수원을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하지만 농사라곤 지어본 적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 하고 있었다.귀농은 단순한 거주지 이전이 아닌 가족과 함께 농촌으로 돌아가는 삶 전체의 전환을 의미한다. 또한 농업도 과학이고 시대흐름에 빠르게 적응해야만 가능하다. 때문에 배울 것도 많은데 과연 농업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는 건 당연했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얘기한대로 농업의 미래가 아주 밝기 때문에 배움과 노력으로 승부한다면 승산이 충분하다고 조언하고 싶다.그분처럼 농업을 망설였거나 어떻게 배워야 할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요즘 많은 농업관련 기관, 단체에서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니 문을 두드려 보는 것이 좋다. 특히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농업인 고령화 문제를 해소하고 젊은 후계농업인 육성을 위해 지난해 40세 미만 신세대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경영마인드, SNS를 활용한 농산물 유통, 마케팅, 세무상식, 생활법률, 재테크방법, 리더십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예비영농CEO를 위한 맞춤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과정을 마친 수료생들이 큰 만족도를 나타냈으며, 비전과 농업마인드에 경영마인드를 가미한다면 더욱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비췄다.올해도 농업기술원은 신세대농업 CEO들을 많이 육성하기 위해 수요자가 원하는 자기주도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농업에 새바람을 불어 넣을 예정이다. 경기도농업이 젊어지길 희망하면서 젊은이들이 미래CEO로서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농업인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미래의 농업CEO에 도전하길 기대해본다. 임영춘 道농업기술원 인력육성팀장

시민참여조례 공론화 통해 도입돼야

지난 해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최성 고양시장은 시정추진 계획을 밝히는 과정에서 진즉에 민간인도 참여하는 고양시정운영위원회 설치를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에까지도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음은 어인 까닭일까. 그런 차에 얼마 전 어느 언론에 실린 기사를 보고 그 답을 얻을 수가 있었다. 골자는 시민단체가 위원회를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시의회가 자칫 무력화 될 수도 있기 때문이란다. 진보신당 김혜연 의원 등 야당 시의원 11명이 공동 발의한 고양시정주민참여위원회에 대해서도 고양시의회 의원들의 상당수는 동일한 논리로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선은 고양시정운영위원회란 것이 과연 현 고양시장의 당선에 기여한 진보적 시민단체들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구상이 됐을까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선 긍정도 부정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진전된 결과물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고양시정운영위원회가 설립될 경우 시민단체가 세를 몰아감으로써 시의회가 무력화될 수도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조례제정 권한이 시의회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추론을 한다는 것은 좀 지나친 면이 있지 않은가 싶다.셋째는 시의회 의원들이 정말로 시민에 대한 대표성을 갖고 있고, 시장을 견제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해왔다 말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들 중 다수는 과연 누구의 눈치를 보면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자기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넷째는 과연 본 제도의 바람직한 도입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공론의 장을 펼쳐볼 생각은 해보았는지 묻고 싶다. 고양시정운영위원회 설치안이 나온 지가 벌써 6개월이 지났고, 내용면에서 상당부분이 변형된 고양시정주민참여위원회 조례안도 아직껏 심의조차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볼 때 본 조례의 제정에 대해 시의원들의 관심이 없다는 방증이지 않겠는가. 다섯째로는 후보시절에 대한 추억을 잊었는가도 묻고 싶다. 언론에도 이미 공표됐듯이 고양시민참여기본조례 제정과 관련해 필자가 62 지방선거일 직전에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던 바, 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2010년도 말까지 고양시민참여기본조례 제정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응답한 시의원은 김경희김동기김영식김필례김혜연 의원 등이었으며, 또한 고양시민참여기본조례 제정을 신중히 검토해보겠다고 응답한 시의원은 선주만왕성옥우영택이상운이중구현정원 의원 등이었다. 이렇게 볼 때 11명의 발의자와 위 명단이 어떻게 겹쳐지는지도 잘 모르겠다. 이상을 종합해 볼 때 필자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우선 기본적으로 시민참여기본조례 제정은 참다운 주민자치의 실현을 위해 어느 지역에서든 반드시 도입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한편 시의회의 경우 주민을 대표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은 지극히 당연하다 할 것이지만 부끄럽게도 시민들 다수는 시의원들이 정치적 편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보고 있음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위원회의 운영에 지장을 초래해도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전혀 별도의 검토를 필요로 한다. 결론은 고양시장의 고양시정운영위원회 설치 구상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척될 수 있도록 이참에 아예 공론화시켜서 보다 많은 시민들이 다양한 견해를 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시민참여제도는 반드시 도입하되 그 운영 또한 진정 편향됨이 없이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이민세 뉴라이트경기연합 상임대표

대한민국이여 어깨를 펴라!

매년 새해가 되면 개인과 국가의 안녕을 소원해보지만 돌이켜보면 지난 2010년은 불안한 날들이 많았고 이로인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잊어서는 안될 것이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던 한 해였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분단국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국민이라는 사실을 잊고 지냈다. 특히 북한을 지원해주기만 하면 평화가 오는 것으로 착각하는 어리걷음을 범했다. 지난해 3월 북한은 우리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을 백령도 서남방 2.5㎞ 해상에서 침몰시켰다. 이로인해 승조원 40명이 사망했으며 6명이 실종됐다. 그것도 모자라 연평도에 무차별 사격을 가해 군인과 민간인까지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고 부상자들은 아직까지도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군사시설은 물론 민간인 지역에까지 해안포와 곡사포를 무차별 난사한 북한의 연평도 도발사태에 대해 엄청난 충격과 함께 끓어오르는 분노를 가눌 길이 없었다. 특히 우리의 아들들이 아무런 이유도 모른체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온 것을 보며 어머니의 한사람으로서 울분을 토해낼 수 밖에 없었다. 대한민국 어머니의 마음은 다 똑같다. 북한의 만행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연평도 포격 사건 발생 후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가 회원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원제1야외음악당에서 북한 연평도 포격도발 경기여성 규탄대회를 개최한 것도 그 이유에서다. 이런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강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사무실에서도 한기가 느껴지는데 하물며 북방한계선에서 경계근무를 서는 군인들은 얼마나 춥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없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우리의 아들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이번 연평도 사건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결집된 모습으로 하나가 되야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돌이켜 보면 어떻게 이뤄낸 대한민국인가? 아직도 북한은 핵을 무기삼아 포격 위협을 계속하고 있지만, 그런 가운데도 우리나라는 G20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의장국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속에 각인시켰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4회 연속 종합 2위를 달성하는 업적을 남겼다.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영하의 추운날씨에 구제역이 발생해 소, 돼지 등을 생매장하고 있다.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농축산인은 물론 공무원들까지 나서서 밤잠을 설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수그러 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경기여성들도 아픔을 같이하고 방역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25년간 개최했던 경기여성지도자 신년인사회를 심사숙고 끝에 취소키로 했다. 아무쪼록 국민의 염원을 담아 구제역이 사라지고 모든 재앙이 없어져 농축산업인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으면 한다. 그리고 신묘년 새해에는 국민이 올바른 생각을 갖고 도리에 맞는 행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경제가 되살아나 일자리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취직걱정에 대학 졸업이 무섭다는 청년들이 어깨펴고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제각각의 몫을 해 낼 수 있게 말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세계속에 우뚝설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해 본다. 이금자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회장

딸기 선별과정 개선으로 농가소득 증대

먹을거리가 풍족해진 오늘날에는 소비자들의 기호가 안전한 농산물, 신선하고 맛있는 과실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농산물 개방으로 인해 국내 유통여건 역시 외국 수입 농산물과 경쟁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 때문에 우리 농업은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공급하기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할 것이다. 여름 딸기가 새콤하고 부드럽다면, 겨울 딸기는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경쾌하고 코 끝을 자극하는 향이 일품이다. 딸기에는 비타민 C가 99㎎이나 함유돼 있어 귤보다 1.5배, 사과보다는 무려 10배나 많다. 하루에 딸기 34 개를 먹으면 1일 필요량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특히 비타민 C는 호르몬을 조절하는 부신피질의 기능을 활발하게 해 체력을 강화하고 독감 예방, 피로 회복, 식욕을 증진시킨다. 항암 작용과 시력 회복효과가 있는 안토시아닌과 식이섬유인 펙틴도 많이 포함돼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크게 낮추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딸기 재배 농민들은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한다. 지금까지의 딸기 재배농가에서는 딸기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상품을 차별화하기 위해 공동선별과 포장을 통해 품질을 규격화했다. 또 저온유통 기술을 도입, 신선도를 더 오랫동안 유지토록 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해 왔다. 하지만 딸기는 타고난 물성이 연약하기 때문에 수확한 후 손질이 많아지면 쉽게 물러져 상품성이 급속이 낮아진다. 이로인해 그동안 선별과정을 기계화하기란 쉽지 않았다. 소비자 만족도 조사결과 딸기 구매시에 느끼는 가장 큰 불만사항 중 하나가 맛이 없다(41%)로 조사됐으며, 실제 시중에 유통되는 딸기의 당도를 측정해 보면 같은 상자 내에서도 당도의 편차가 3~4.4 브릭스(brix)로 나타나 개체간의 맛 차이가 매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딸기의 당도는 11 브릭스 이상이면 최고 품질로 꼽힌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딸기의 품질 경쟁력과 소비자 만족도를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광센서를 이용한 딸기 당도 선별기를 개발했다. 소비자 만족도 제고와 고품질 딸기 유통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개발된 딸기 비파괴 당도선별기는 근적외선 광을 조사할 때 투과되는 광 스펙트럼의 변화를 이용하여 딸기 내부의 당도를 판정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즉, 딸기를 투과하는 빛의 스펙트럼과 당도와의 연관성을 계측하여 맛을 측정하는 원리이다. 특히 비파괴 당도선별기는 딸기의 물성이 매우 약하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유이송접시를 채택하여 작업자가 이송중인 접시 위에 딸기를 한 번만 올려놓으면 중량 측정, 당도측정 등 품질판정을 통하여 정해진 등급으로 배출되며 등급별로 배출된 접시 위의 딸기를 포장상자에 담아 시중에 유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현재 일반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과일 선별기의 배출방식은 접시가 쓰러지면서 접시 위의 과일을 굴려서 배출시키는 방식으로 이런 방식을 물성이 연약한 딸기에 적용하면 쉽게 물러져서 상품성은 30%도 채 되지 않게 된다.딸기 비파괴 당도선별기는 당도 측정오차가 0.5브릭스 이내, 중량은 1g 이내의 오차로써 정밀 측정이 가능하며 특히, 초당 3개(시간당 약 1만개)를 선별할 수 있어 인력에 비해 4.5배 뛰어난 처리능력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도 속을 보지 않고도 맛을 알아낼 수 있어 일반 딸기에 비해 10% 이상의 부가가치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진청은 딸기 선별에 비파괴 당도선별기를 이용, 생산량의 20%를 처리한다고 하면 연간 140억원 이상의 소득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손재용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

기술개발(R&D)이 미래 경쟁력

최근 정부가 대중소기업 상생을 독려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들거나 감시 체제를 가동시키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의 관계를 조정하고 개선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이 부족한 것을 스스로 갖추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중소기업이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생산하거나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여야 한다.이런 기술력을 확보하는데는 R&D에 대한 투자가 필수다. 코스닥 전체 기업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2.7%, 이중 히든 챔피언 기업의 투자 비중은 4.7%에 달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 중소 제조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1.26% 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 중소기업 중에서 R&D 투자를 하는 기업이 30%도 안되는 실정이다. R&D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이 절실해지는 지금 우리 중소기업들은 자체연구소나 전담부서도 없거나, 조직은 있어도 기술개발비는 전혀 투자를 않고 대기업이나 외국기업 베끼기만 하는 수준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R&D와 인력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정부의 R&D 투자규모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연평균 12.2%나 되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올해 중소기업 연구개발 지원 예산은 지난해 보다 12% 이상 늘어난다. 중소기업청은 지난 해보다 3.9% 늘어난 1조5천331 억원을 올해 사업 운용에 집행할 계획이며,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은 산업기술 지원으로 6천588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산업기술 지원 사업 중 중소기업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데 6천288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와 같이 중소기업 R&D 지원에 대한 정부의 노력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신제품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기술개발 자금부터 연구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고가 연구장비 지원, 대학연구소 등과 산학협력을 통한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에 필요한 R&D예산을 지원하고 있다.따라서 중소기업인들도 자금 부족만을 탓할게 아니라 이러한 정부지원에 대한 정보들을 잘 파악하는 일도 중요할 듯하다. 중소기업 스스로가 각종 사업안내, 추진일정, 지원과제 공고일정 등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정부 지원과 더불어 중소기업 모두가 아낌없는 R&D 투자로 기술과 품질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할 수 있는 기술혁신역량제고 노력 또한 절실하다. 김성용 경기중기청 시험연구지원팀장

노년기 가사, 남녀평등하게 분담해야

직업생활 은퇴와 함께 각종 사회적 관계가 축소되는 노년기에 가족은 노인에게 직접적이고 가장 중요한 환경이다. 특히 평균수명 연장에 따라 노년기가 길어짐으로써 부부관계는 새롭게 조명될 수 있다. 자녀들이 출가한 후 부부만의 생활기간이 어느 때보다 길어져, 노년기 부부관계의 중요성은 생애 다른 시점보다 부각될 수 있다. 학계에서도 노년기 부부생활이 노년기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속속 보고하며 노년기의 생활만족도를 가장 잘 예측하는 변수가 부부관계의 질이라는 결과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 해 연구원이 실시한 경기도 노인생활실태 조사 결과는 중요한 합의점을 준다. 도내 800명의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배우자가 있는 노인의 노인부부간 가사일 분담정도를 알아봤다. 그 결과 모든 가사에 대해 부인이 주로 한다는 응답이 60%를 상회할 정도로 높았는데, 주로 부인이 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분야는 식사준비(83.4%)였고, 그 다음은 빨래(81.6%), 설거지(78.3%), 물건사기(68.1%), 청소(65.6%), 노인 및 환자돌보기(61.3%), 그리고 손자녀 돌보기(60.7%)순이었다. 즉 식사준비나 빨래는 압도적으로 부인이 한다는 응답이 높았다. 가사노동 중에서 다른 항목에 비해 남편이 하는 비율이 비교적 높은 것은 청소(11.0%)였고, 부부가 함께 가사노동을 분담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분야는 손자녀돌보기(26.5%), 노인환자 돌보기(25.2%)로 나타났다. 정리하면, 사회생활 은퇴로 인해 사회적 관계가 축소되고 가족 내 생활이 강조되는 시점인 노년기에도 부부간 가사일분담은 이뤄지지 않고 부인에게 일방적으로 부과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우리는 노년기는 부부 모두 사회적 노동에서 은퇴한 이후 시기이므로 가사노동분담이 이뤄질 수 있는 물적 토대가 갖추어진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노인부부에서 가사노동분담은 생각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앞서 언급한 바 있듯이 노년기 부부관계의 질은 노인의 생활만족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따라서 노년기에 부부간 평등한 가사노동분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 여성노인의 삶의 질은 피폐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심심찮게 이슈로 떠오르는 황혼이혼의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따라서 여성노인의 삶의 질을 제고하고 노년기를 보다 성 평등한 시기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노년기는 기존의 성역할 관계에 도전하는 시기일 수 있으며, 남성노인의 사회로부터 가정으로의 복귀는 가족 내 성역할 관계에서 중요한 전환을 제공하는 토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러한 기대를 비껴가는 결과가 나타났는데, 남성의 사회적 역할이 축소된 노년기에도 불평등한 가사분담 실태를 보여주었다. 이는 부부 공평성 문제를 일으키며 자칫 여성노인의 정신건강을 위협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평등한 부부교육은 이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다. 혹자는 신혼부부도 아닌 노인부부를 대상으로 구태여 부부교육이 필요하냐고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부교육은 신혼기 등 특정시점에서 필요한 것이 아니라 부부생활 전반, 즉 생애 전반에서 필요하다. 노년기는 그 시기가 길어진 만큼 부부관계의 질 개선에 더욱 노력해야 할 시기이다. 매스컴에서 종종 보도되는 황혼이혼의 증가 등을 보면 이러한 노년기 부부관계 질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더욱 공감하게 된다. 현재 건강가정지원센터 등 일부 기관을 중심으로 노인부부교육이 실시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양적인 확대와 더불어 교육대상자들이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사업의 내실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김영혜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선임연구원

무상급식, 유상급식, 외상급식

지난해 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무상급식이었다. 여기에 더해 서울시는 친환경 무상급식이다. 내 돈(私財)이 아니니까 학생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앞뒤 가리지 않고 얼마든지 말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량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나 하는 소리인지 도대체 신뢰가 가지 않는다. 고상한 이념과 현실 간의 괴리이자, 정치인의 자질 개선은 백년하청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수직적 권위 시대가 가고 수평적 사고의 시대에는 화분의 꽃이 되기보다는 거름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앞뒤 안 가리고 뱀의 혀처럼 말하는 달변인지도 모른다.국가 예산은 일정기간(보통 1년)동안 정부의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정수입과 지출계획을 의미한다. 이 때 재정 수입이라 함은 대부분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 된다. 지출의 우선순위는 경중완급(輕重緩急)에 따라 집행 되어야 함은 재정학의 ABC이다.그런데 지난 10년 간 햇볕정책이 파놓은 계급의골을 메울 때까지 노랑풍선은 망령처럼 한국 사회 곳곳에 부유(浮遊)하고 있다. 급기야 교육계까지 오염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차제에 급식뿐 아니라 의복, 주거까지 다 국가가 책임지라하면 어쩔것인가.인구의 10%는 세상을 바꾸기엔 너무 적고, 무시해 버리기에는 너무 많은 숫자라고 한다. 10%가 골치 아픈 존재라면 그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가톨릭에서 과식은 7대 죄악 중의 하나에 포함된다고 한다. 여기에서 과식이라 함은 식생활의 과식뿐 아니라 마음의 과욕까지 정치인들의 예산을 고려치 않은 과한 공약까지 말하지 않나 싶다. 요즘 학교급식의 해법을 보면 마치 임진왜란을 앞둔 동인과 서인의 분열, 병자호란 전후의 척화파와 주화파의 분열, 개화기 때의 개화파와 위정척사파의 분열을 보는 듯하다.교육에 교육논리보다는 정치논리가 우선하면 무늬교육으로 전락되어 국가적으로 불행한 후과를 감당해야 한다. 언제부터 교육에 그리 많은 관심을 갖고 초중등 학생들을 위해 헌신했는가. 정의의 홍수 속에 사회 전체가 떠내려가고 있는 느낌이다.바둑에서 9급 10만명의 훈수는 9단 한 사람의 혜안을 못 당한다고 한다. 9단의 혜안을 가진 진정한 교육자와 원로가 우리나라에는 없는 것인가, 아니면 침묵하고 있는가.급식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의 세금을 더 걷어야 된다면 납세자(국민) 입장에선 유상급식이라 해야 더 타당할 것 같다. 그리고 지방정부가 예산이 모자라 국채나 지방채를 발행하여 급식예산을 충당한다면 그것은 외상급식이 아닌가. 따라서 무상급식은 원초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일부 정치인의 이상주의적 레토릭(修辭수사)에 불과하다. 정해진 예산에서 급식예산이 늘면 다른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풍선효과의 구조다.교육자치와 일반자치가 이원화된 현실에서 국가예산 집행의 비능률과 중층복층 낭비 요소 사례가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학교운영비를 포괄하여 배정하면 각 학교의 특성에 맞게 학교와 학부모가 상의하여 학생들 급식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학교의 자율성 측면에서도 더 부합될 것이다. 이후, 수익자 부담이던 무상이던 직영이던 위탁이던 도시락이던 학교자율에 맡기는 것이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는 지름길이라고 본다.김기연 한국초등교장協 홍보위원장 여주점동초등학교장

‘물의 미래’ 준비해 나가야

방송이나 신문, 잡지에서 심심치 않게 황혼녘에 사막의 전경을 볼 때가 있다. 지평선 너머로 해가 넘어갈 때 수 십 마리의 낙타가 사막 저편으로 사라지는 풍경이야 참으로 매력적이지만, 그 사막이 생활의 터전이라면 황량하기 그지없다. 그 곳에서 물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라. 굳이 사막이 아닐지라도 물이 없어서 수십 리를 걸어 가축들의 배설물이 녹아든 웅덩이의 물을 퍼 담아 머리에 이고 먼지 나는 길을 가는 소녀들을 생각해 보라. 그리고 우리가 그야말로 물을 물 쓰듯 하는 날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까도 생각해 보라.우리나라는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에서 정한 물 부족국가에 해당한다. 이 연구소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93년 1인당 물 사용 가능량이 1천470㎥로 물 부족국가에 속해 있고, 2025년도에는 많게는 1천327㎥, 적게는 1천199㎥가 될 것으로 갈수록 물 사정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연간 강수량이 1천283㎜로 세계평균인 973㎜보다 많지만 국토의 70%가 급경사인 산지로 이루어져 있고, 강수량의 대부분이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내림으로써 많은 양(72여%)이 바다로 그냥 흘러가는 한편 약 28%만 농사용, 산업용, 식수용으로 사용되며, 높은 인구 밀도로 인해 1인당 강수량은 세계평균의 12%에 지나지 않는다.우리나라의 강물은 앞에서도 언급 했듯이 국토가 좁고, 급경사로 인해 강의 길이가 다른 나라에 비해 짧아 땅에 머무는 시간도 짧다. 그렇기 때문에 이른바 물그릇인 댐과 보(洑)의 필요성이 생기는 것이다. 지구의 온난화는 남북극의 빙산을 녹여 가고 있다. 문제는 그 속도가 점점 빠르게 진행되어 가는데 있다. 그래서 저지대에 위치한 나라들은 해수면의 상승을 걱정하고 또 다른 나라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증기의 증발가속화로 인한 사막화와 공기 중의 습도가 많아져 구름의 불규칙한 분포로 인해 집중강우, 태풍을 걱정하게 되었다. 어릴 적에는 임진강 물이 두껍게 얼어서 썰매도 타고, 김장 김칫독이 얼어 터졌던 기억이 생생한데 요사이는 삼한사온도 옛 이야기가 되었다. 여름도 매우 덥고, 길어지고, 열대야도 많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쉽게 생각하면 다 자연의 이치라고 치부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식을 갖고 곰곰이 생각해서 원인이 되는 사안들을 미리미리 하나씩 고쳐나가면 치유될 수도 있을 것이다. 치유가 안 되더라도 문제의 발생을 늦출 수는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수많은 문제 덩어리 앞에 놓여 있다. 저출산 고령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문제, 화석에너지 고갈, 통일비용 등등. 이 모두 지금 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 것이 분명하다. 미래에도 오늘처럼 물이 풍족한 생활을 하려면, 적어도 물에 관한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40여 년 전 부터 시행해 온 치산녹화사업, 국토의 물그릇을 크게 하려는 4대강사업,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확보관리 하려는 수질개선사업은 모두 물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우리 모두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서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우리 자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줘야 하는 것이 지금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의 의무일 것이다. 유동운 팔당수질개선본부 수질정책과장

추모공원조성 반대 정치인에 묻는다

중국 정나라의 정승 자산은 겨울에 찬물을 건너는 백성을 차마 볼 수가 없어 자기의 수레로 건너게 하니 정나라 사람이 다 칭송했으나 뒤에 맹자께서 이것은 은혜나 인덕이 아니니 여름 장마철이 지나거든 곧 다리를 놓으라는 주공의 법률이 있지 않느냐 하였다고 한다. 관리가 아니라면 자기 수레로 건너게 한 것은 칭송받아 마땅하지만 관리라면 당연히 제도를 바로 세우고 시설물을 건설해 주민 불편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안산추모공원건립추진위원으로 참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흔쾌히 승낙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안산시 상록구 노인들의 대표로서 반드시 안산추모공원 조성을 빠른 시일 내에 이뤄내야겠다는 소망이 간절했다.안산시 주민의 75%가 안산 추모공원 조성에 찬성했고 현재 안산시 화장율은 76.3%로 그 찬성율을 상회한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연간 1천830명이 화장을 하고 있으며 화장장이 없어 안산시민은 예약 및 비용에 대한 차별을 받으며 인근 수원, 성남으로 원정화장을 떠나는 불편을 체감하고 주민이 실제 시설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의미다. 그러나 주민의 대표로 선출된 의원들은 좀 달라야 하지 않는가. 지금 정치권 일각에서는 졸속으로 추진되었다. 후보지 선정 발표를 앞당긴 것은 입지를 내정해두고 짜 맞춘게 아니냐는 등 안산추모공원조성사업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다.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무엇을 위해 안산추모공원 조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가?, 반대 이유가 무엇인가? 오늘도 우리 경로당 회장 부인이 갑작스럽게 작고하셔서 수원성남 화장장도 못 가고 벽제화장장으로 가 자기지역 주민보다 열배나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겨우 모셨다.대의명분을 따라 필수불가결한 대사에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면 다함께 참여해 문제에 대한 답을 내어 놓는 것이 인덕을 갖춘 정치인의 바람직한 태도라고 본다. 이종한 대한노인회 상록지회장

첨단 기술개발로 안전한 농식품 공급

늘어나는 외국 농산물의 수입으로 인한 농식품의 유해물질 오염 파동과 잦은 식중독 사고 발생으로 인해 소비자의 농식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농식품 안전성 저해요소 중 가장 비중인 큰 식중독 관련 사고는 최근 10여년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농식품 안전성 향상을 위한 유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이나 농산물우수관리제도(GAP)와 같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식중독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식중독균 검사방법은 증식배양, 선택배양 및 생화학검사를 포함한 3~5일의 분석시간이 소요되며, 이 때문에 식중독 사고 발생 이후 식중독 원인균을 분리동정할 목적으로 사용될 뿐 조기에 세균을 검출해 식중독을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식생활 패턴의 변화에 기인한 대량급식 및 외식의 증가와 가공 농산물의 대규모 유통으로 인한 대형 식중독 사고의 방지와 오염 농산물의 회수에 따른 막대한 비용의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기존 분석방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신속한 식중독균 검사기술의 개발이 시급하다.최근 들어 첨단기술을 응용한 바이오센서가 의료분야를 포함한 여러 산업분야에서 높은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바이오센서는 생물학적 감지물질을 이용하여 검출 물질에 대한 선택성과 측정 감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농식품 분야에서도 식중독균의 신속검출을 가능하게 할 기술로써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미국 퍼듀대학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가격이 싸고, 소형인 광섬유를 이용해 육류나 가금류에 잘 오염돼 많은 식중독사고를 발생시키는 살모넬라균과 리스테리아균을 수 시간 이내에 검출하는 광학식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 또한 바이오센서 제작과정을 간편하게 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추가의 시약이 필요없는 임피던스형 바이오센서와 표면플라즈몬공명형 바이오센서를 개발해 2시간 이내에 살모넬라 식중독균을 검출할 수 있었다. 임피던스형 바이오센서는 마이크로 단위 미세전극의 임피던스 값 변화를 이용하여 전극 표면에 부착된 식중독균을 신속하게 검출하며, 표면플라즈몬공명형 바이오센서는 금속박막 전자들의 집단적인 진동(Surafce Plasmon)을 광학적인 방법으로 유도하여 금속박막 표면에 부착되는 식중독균을 수십 분 이내에 검출한다.농촌진흥청에서도 현재 농식품 시료 전처리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검출시간을 빨리하면서도 검출 감도를 높일 수 있는 나노바이오센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나노기술 접목의 영향으로 분석에 필요한 시료량은 마이크로리터 이하의 양 또는 그 이하의 양만 필요할 정도이며, 반응 속도 및 신뢰성을 증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반도체 제작공정을 응용한 초미세기계가공시스템(MEMS) 기술을 이용하여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미량의 시료 및 시약을 사용하여 감도를 높인 소형, 고집적화된 마이크로칩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나노바이오센서 기술 개발이 성공할 경우 실용화에 필요한 검출 감도 향상, 오작동 감소, 현장 진단에 필요한 소형화 등을 만족시킨 신속검사 방법을 제공하여, 농식품 안전성 향상과 소비자의 안전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영 농진청 수확후처리품질과 농업연구관

아이리스, 새로운 도전

지난해 방영돼 큰 인기를 끌었던 첩보액션 드라마 아이리스. 최근에 후속작 격인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우리나라 드라마계에는 생소한 첩보액션 장르로 숨 가쁜 전개와 호쾌한 액션으로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필자는 드라마 아이리스의 숨 막히는 첩보전에 버금가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드라마 아이리스와 동명의 미국 복지정책인 아이리스(IRIS)를 접한 때문이다. IRIS는 Include(통합), Respect(존중), I Self-Direct(스스로 관리)의 약어로 서비스에 대한 장애 당사자의 자기결정 권한을 대폭 확대한 시스템이다. 이 서비스는 서비스 선호와 필요 여부는 장애인 본인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당사자 결정에 맡겨야 한다는 자기 결정 철학에서 시작됐다고 한다.경기도는 보건복지 전달 체계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시군과 함께 무한돌봄센터를 설치하고 있다. IRIS 가입 장애인은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하고 배정받은 지원액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데, 이는 위기가정이 조속히 경제적 위기 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선 지원, 후 심사의 원칙을 도입하고 있는 경기도 무한돌봄사업에 시사하는 점이 많을 것으로 본다. 무한돌봄센터가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복지시스템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스콘신 메디슨 카운티 웨스트고등학교의 직업전환 프로그램도 인상에 남는다. 18~21세까지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비장애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으며 지역사회 진출을 모색하는 직업전환 프로그램이다. 지역사회에서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 연결해 주기 위해 식당, 화장품 매장, 요양 병원, 자원봉사 단체 등으로 혼신을 다해 뛰어 다니는 프레드스완슨 교사의 열정적인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캘리포니아 레제다 지역에 소재한 밀러 전환기 지원센터도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프로그램이다. 이곳은 특수학교를 지금의 센터로 바꿔 기술교육과 실용적인 아카데미 교육을 병행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기본연산이나 시간과 돈 관리, 영어 단어, 취업신청서 작성, 인간관계 형성, 운동, 취미 등 실생활에 꼭 필요한 것만을 가르친다고 한다. 특히 직종별 평가 도구가 들어 있는 260개 상자가 눈에 띈다. 상자마다 해당 직종에 필요한 능력과 수행해야 할 과제가 기록돼 있었다. 도 소재 특수학교 중 한 곳을 밀러센터와 같은 직업전환기관으로 만드는 방안도 고려해봄 직하다. 미국의 발달장애인 복지기관들을 방문하면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은 오늘이 있기까지 장애인 부모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사실이다. 캘리포니아 발달장애인복지법인 랜터만법도 장애인 부모들이 주 의회 프랭크 랜터만 하원 의원을 설득하여 얻어낸 성과라고 한다. 올해는 한국의 장애인 복지가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던 70년대를 기준으로 마흔 돌을 맞이한 해다. 상이군경에 대한 보훈사업과 보호시설 운영이 주류였던 초창기에 비해 미흡하나마 장애연금 제도가 시행되고 중증 장애인 활동보조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오늘을 비교해 볼 때 괄목할 만한 성장이 있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재활기관, 전문인력 및 지원 예산 등이 양적, 질적으로 부족하고 장애 당사자의 특성과 욕구를 고려한 서비스도 아직은 미흡한 형편이다. 이러한 처지를 모르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미국보다는 우리의 장애인복지 수준이 높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필자의 무지와 자만이 이번 10박 11일의 연수기간을 통해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값진 연수가 선물한 통쾌한 자극이 더 무뎌지기 전에 경기도의 장애인 복지 증진에 어떤 모양으로 담아내야 옳을지 상념에 젖어 본다.

현행 수렵제도 개선돼야

요즘 각지에서 멧돼지가 출몰하여 사람을 공격하고 교통사고를 내는 등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얼마 전 고속도로에 멧돼지가 뛰어들어 달리는 자동차에 부딪혔고, 그 충격으로 자동차에 화재가 발생하여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부산에서는 심야에 멧돼지 2마리가 고속도로에 뛰어들어 차량 2대와 충돌해 운전자가 크게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고, 편의점에 멧돼지가 침입하여 물건을 망가뜨리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청주시내에는 멧돼지 6마리가 떼지어 출몰하여 상가출입문을 부수는 등 소동을 벌였고, 경기도 여주에서는 멧돼지가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로인해 한 지방자치단체는 시내 인근 야산의 멧돼지 서식지 실태조사에 나섰고, 멧돼지를 포획하기 위해 총기사용을 경찰과 협의한다고 한다. 매년 가을을 기해 멧돼지 출몰이 잦은 이유는 서식밀도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환경부자료에 따르면, 멧돼지의 적정 서식밀도는 1㎢당 1.1마리지만 무려 4배에 가까운 3.8마리가 서식한다고 한다. 수렵이 일절 금지된 수도권의 경우, 멧돼지 서식밀도는 전국평균 보다 배 이상 높은 7.5마리로 나타났고, 특히 경남은 서식밀도가 더 높다는 국정감사 자료도 나왔다.야생동물의 서식밀도가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밀렵이 근절 되었고 생태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멧돼지 개체 수 조정은 수렵 밖에 없지만, 총기로 멧돼지를 잡는다는 것은 재주 많은 사냥꾼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하지만 밀렵은 멧돼지 이동 통로에 올무를 설치하고, 꿩오리 같은 조류는 다이메 크론 같은 무색무취(無色無臭)한 농약을 먹이에 섞어 서식지에 뿌려 한꺼번에 많이 잡아 왔다. 따라서 밀렵의 주범은 올무와 독극물이지만, 총기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많은 규제를 받아왔고, 정책에서도 소외됐다. 또한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는 한해 200억 원이 넘지만, 신고된 것만을 집계한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피해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멧돼지의 잦은 출몰을 두고 혹자는 지나친 보호논리 때문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수렵과 유해조수 포획을 매년 허가하고 있고, 심지어는 1년 12달 유해조수 포획을 허가하는 자치단체도 있다.하지만 수렵과 유해조수 포획을 매년 무제한 허가해도 야생동물 개체수가 증가하고, 멧돼지가 인가에 출몰하는 등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면 현행 수렵제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환경부는 지난 2002까지 1년에 2개도(道)를 수렵 해제하는 순환 수렵장 제도를 운영해 왔으나, 모 수렵단체의 건의를 받아들여 군(郡)단위 수렵장으로 바꿔버렸다. 하지만 군 단위 수렵장은 1달 정도 수렵을 하고나면 많은 동물들이 수렵이 해제되지 않는 인근 지역으로 피해버리기 때문에 수렵인들은 사냥할 동물이 없다는 불만이 커, 우리협회는 도 단위 수렵장으로 수렵제도를 다시 바꿔 줄 것을 수차례 걸쳐 환경부에 건의했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이런 이유로 수렵이 해제되지 않는 인근 시군 지역은 농번기만 되면 야생동물에 의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매년 유해조수 포획을 허가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그러나 유해야생동물포획은 특정단체에 소속된 사람만이 할 수 있고 환경부 또한 그 단체만을 적극 활용하도록 지시하고 있어, 그 단체를 위한 정책이라는 비난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음으로 문제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수렵장 허가로 얻어지는 수익금이 적고 총포사고와 민원발생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수렵허가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또한 전국의 19개 시군이 수렵을 해제했고, 멧돼지 포획은 무제한 허가한다고 하지만 현행수렵제도를 바꾸지 않고는 멧돼지 개체 수 조정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오수진 한국총포협회장

유기농 배 재배의 희망을 살리자

고집스러운 일본의 한 농부가 11년이나 걸려서 성공했다는 썩지 않는 기적의 사과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사과나무 무농약 재배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크게 불러일으킨 주인공은 우리나라에도 왔던 기무라 아키노리씨다. 죽으러 갔던 산에서 자연이 키워내는 도토리나무를 보고 문득 깨달았다고 한다. 나무의 위가 아니라 아래 뿌리가 박혀 있는 토양을 먼저 만들어야 건강한 나무로 자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친환경 토양관리를 통해 사과 무농약 재배에 성공하게 되었다는 얘기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프랭클린 킹이라는 미국인이 우리나라를 여행하였다. 그는 미국 농무성 토양관리국장을 지낼 만큼 당대의 서구 과학에 정통하였다. 그가 여행 중에 느낀 대한민국의 농업은 그야 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그가 쓴 책 유기농업의 원류 중한일 - 4천년의 농부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있다. 미국은 동서 간 국제협약으로 야구와 같은 스포츠 팀 교류에만 국한해선 안 된다. 최고의 학생들을 교환하여 한국의 농업을 배워야 한다. 무엇보다 이들은 혼자 이익을 취하지 않고 서로 돕는 정신을 배우게 될 것이다. 이것은 세계평화를 위해서도 매우 효율적이며, 이를 위해 미국은 해군력 증강을 위한 예산을 조금만 줄여도 충분히 이룰 수 있다당시 프랭클린 킹이 자기 국민들에게 간절히 호소한 것은 서구의 과학농법에 비해 좁은 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대한민국의 농업기술, 그리고 서로 도와 가면서 땅을 가꾸는 지혜를 직접 가서 배워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 당시 우리의 농업은 지금 우리가 그렇게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는 유기농업으로 100년 전에 이미 미국인의 귀감이 될 만큼 우리 조상들은 유기농업에 대해 앞서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안전한 웰빙 식품으로 유기농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요구가 점점 더 높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를 앞두고 유기농업에 대한 관심이 최근 크게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배의 경우 유기재배는 이제 시작 단계에 있다. 현재 무농약 재배와 유기재배 농가를 모두 합쳐도 전체 배농가의 0.5%이고, 유기재배농가는 0.2%로 선진국 수준의 10~20%보다는 크게 낮은 실정이다. 배 유기농재배가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오랜 기간 화학적 방제에 의존하여 다수확 재배방식에 적응되어 온 식물체가 병해충에 허약하고 천적 등의 소멸로 재배환경 또한 매우 나빠져 있어 유기농업을 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둘째, 유기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부족하여 일반농산물에 비해 충분한 값을 받지 못하고 어렵게 생산한 과실의 판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셋째, 토양과 수질오염을 줄이고 생태계를 살리는 무농약 재배를 하기 위해서는 농약을 살포하는 인접 농가로부터 떨어져야 하므로 과수원 입지여건이 만만치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배 유기재배가 희망적인 이유는 배 재배농가가 가지고 있는 철학적 신념 때문이다. 일본의 기적의 사과가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기 전부터 우리는 지속농업과 친환경농업에 관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현재 배 유기재배 농가에서는 병해충에 강한 품종을 찾아내어 면적을 확대하고 있고, 병 방제에 효과가 있는 유기농자재와 식물추출물을 계속 탐색하고 있으며, 해충 방제를 위한 유인트랩, 교미교란제, 천적의 활용을 통해 점차 유기재배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가고 있다. 화학비료를 끊고 자연 초생재배로 토양내 생물적 환경이 날로 좋아지면서 나무가 더욱 병해충에 강해지고 있다고 한다.우리 농업인은 끈기 있고, 성실하고, 환경 친화적인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어 앞으로 배 유기농업이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법으로 자리 잡아 많은 기적의 배를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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