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는 1994년 안산시의 탄도·불도·대부도와 시흥시의 오이도를 연결하는 12.6㎞의 방조제가 모습을 들어내며 탄생했다.
시화방조제 건설은 시화지구 간척사업의 일환으로 169㎢에 달하는 국토 확장은 물론 해안선 단축, 농업용수, 농지 및 산업단지와 주거용지를 확보하기 위한 사업이었다.
그러나 방조제 완공 이후 늘어만 가는 산업시설들을 뒷받침 해줄 만한 환경기초시설은 턱없이 부족했고 결국 시화호는 심각한 수질오염으로 몸살을 앓아야만 했다.
수자원공사는 서둘러 정부의 각 기관 및 연구단체의 전문가들과 함께 시화호 수질개선 종합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시화호 유역에 대한 장기적인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먼저 급격하게 늘어나는 생활하수와 공장폐수를 처리하기 위해 하수처리장의 용량을 확장하고 고도처리시설을 도입했으며, 오염된 하천수를 자연정화처리하기 위한 인공습지 조성, 해수유통과 더불어 잘못 연결된 공공하수관로를 전면적으로 보수작업을 실시, 시화호 수질은 1997년 COD(화학적산소요구량) 17.4ppm에서 현재는 방조제를 막기 이전인 3~5ppm으로 회복됐다.
시화호 수질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100㏊)의 인공습지인 시화호갈대습지는 수질정화 기능 뿐 아니라 사계절 습지를 보금자리로 살아가는 야생동물과 텃새 가족, 겨울이면 찾아오는 7천여 마리의 철새들에게 다양한 생태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시화방조제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시설용량 25만4천㎾) 건설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으며 금년내 완공, 상업발전을 개시 할 예정이다.
조력발전소는 무공해 청정에너지를 생산함으로써 유류 수입비용 절감은 물론 이산화탄소를 저감해 지구온난화 예방을 위한 UN기후변화협약에도 적극 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시화호의 하루 해수 유통량은 현재 보다 5배나 많은 1억5천만t으로 늘어나게 돼 시화호의 수질도 개선하고 주변생태계도 외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화호 북측 간석지(9.47㎢)와 남측간석지(55.82㎢)는 시화호 주변지역의 천혜의 자연경관을 활용한 첨단복합산업단지와 해양신도시로 조성하는 사업이 진행중에 있다.
프랑스와 스위스의 관광명소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레만호도 거슬러 올라가면 시화호와 비슷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1960년대 레만호는 합성수지로 인한 수질오염으로 생물이 서식할 수 없는 죽음의 호수였다.
하지만 오늘날의 레만호는 국제휴양의 중심지이자 수질개선 및 성공적인 친수공간을 이루어낸 사례로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호수 주변의 도시는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 국제 재정 및 국제기구의 중심지로 거듭 태어났다.
이제 시화호는 더 이상 죽음의 호수가 아니다. 매년 150종에 15만여마리의 철새가 찾아오고 있으며 숭어와 전어 등 많은 물고기들이 서식하며 생태계의 보고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시화호가 희망이 넘치는 대한민국의 ‘레만호’로 거듭 태어나게 될 날을 기다려 본다.
박용순 K-water 시화지역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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