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하는 고민이다. 여기저기 조언을 구해보기도 하고 수많은 검색을 통해 나름대로 육아 방식을 터득하게 된다. 하지만, 완벽하게 터득할 수 없는 법. 이에 아빠들이 직접 오랜 시간 고민한 육아 방법과 아이들과의 대화 방식을 담은 책을 써냈다. 아빠의 질문력과 어쩔 수 없이 허락했는데, 어느새 게임 중독이다. ■아이에게 말 거는 게 가장 힘든 부모를 위해 아빠의 질문력 아빠의 질문력을 쓴 저자는 아이와 편한 관계이자 힘이 되는 존재가 되고자 하는 아빠 조영탁과 아빠와의 대화를 통해 생각과 태도를 많이 바꾸게 된 아들 조예준이다. 이들도 과거 대화의 단절을 경험했다. 아들은 아빠는 늘 훈계만 한다고 말하며 아빠는 인생 얘기를 나누고 싶고 조언도 해주고 싶을 뿐이었다. 조영탁은 자신의 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가르치고 훈계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는 여러 가지 질문을 건네기 시작했다. 그러자 늘 단답형이었던 아들이 아빠보다 더 많은 말을 하게 됐다. 대화의 변화가 태도의 차이를 만든 것이다. 또 저자는 대화를 나누려면 좋은 질문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아이를 서술형 아이로 바꾸고 생각을 키워주는 방법을 알고 싶으면 좋은 질문이 필요하다. 아이와 대화가 서툰 아빠라면 책을 통해 좋은 질문을 알아가는 것은 어떨까. ■게임에 빠진 아들 구하기 어쩔 수 없이 허락했는데, 어느새 게임 중독 어쩔 수 없이 허락했는데, 어느새 게임 중독은 눈을 피해 게임을 하는 아이와 사투를 한 아빠 김평범의 기록이다. 아이가 게임 하는 것을 보면서 게임 하고 싶다고 조르면 어떻게 해야 하지?, 정해진 시간에만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저자는 이런 부모들에게 부모라면 게임과 관련된 긍정적인 말들에 호도되지 마라고 강조한다. 게임을 하게 만드는 게임회사의 전략에 넘어가지 말고 아이를 지키라고 꼬집는다. 저자는 문을 걸어 잠그고 숨어서 하는 게임 중독인 아이들과 한 번이라도 입씨름해본 적이 있다면 아이의 게임 문제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가 게임에서 아이를 적극적으로 꺼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아이를 게임에서 건강하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김은진기자
‘고기리문학’의 개척자 이형순 작가가 새로운 장편소설 <내 마지막 몸무게 1.8㎏>을 펴냈다. MBC 극본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지켜봐 주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며 이 책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광교산 기슭에서 4년여 기간 동안 일상 속 에피소드를 하나 둘 수집하면서 이 작가는 ‘지켜봄’의 행위가 사람들에게 살아갈 힘을 느끼게 해준다고 봤다. 그렇게 지난 10월 탄생한 책이 <내 마지막 몸무게 1.8㎏>이다. 책 중 주인공 ‘알도’는 사랑하던 여자 ‘사티’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다. 알도에게 남은 건 화장터에서 나온 사티의 마지막 흔적, 유골 1.8㎏뿐이다. 그런 알도에게 수상한 노인이 다가와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준다는 제안을 하고, 알도는 사티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에 노인의 말을 믿기로 한다. 노인이 준 차를 마시고 머리가 어지러워진 알도에게 노인은 두 가지 충고를 건넨다. 하나는 과거로 돌아가면 알도는 사랑하는 사람이 왜 죽었는지 모르게 될 것이고, 하나는 결코 하늘의 이치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다. 알도가 다시 눈을 떴을 땐 사티가 죽기 9일 전 과거다. 꿈 같은 현실에서 알도는 못다한 말을 전해야 한다. 이형순 작가는 “우리가 흔히 하는 사랑 이야기도 때때로는 관습적이지 않나 하지만 실제로는 관습적이지 않다”며 “누구든 본인을 바라봐주고 지켜주는 한 사람이 있으면 ‘살만하다’고 생각한다. 가족이건, 친구건 이 책을 통해 누군가를 집착도 갈애도 벗어난 사랑의 감정 등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작가는 장편소설 <날 버리면 그대가 손해>와 소설집 <마음이 나이만큼 안 늙어서><부처마을의 손바닥 이야기>, 정치 웹툰 <노공이산>가 드라마 <마을버스><복날이 온다> 등을 집필한 바 있다. 이연우기자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가 29일 인천 부평과 강화옹진 지역 여러 동네 이름의 유래와 뜻을 밝힌 책 주부토는 신성한 땅이란 책을 펴냈다. 협의회가 지난해 인천, 그 이름에 얽힌 역사의 첫 편으로 낸 미추홀은 물골이다에 이어 2편으로 낸 책이다. 이 책은 주부토(主夫吐)수주(樹州) 등 부평 지역의 옛 이름을 비롯해 부평구계양구서구강화군옹진군 등 5개 구군 99개 동네와 지역의 이름 유래 설명을 담고 있다. 앞서 발간한 미추홀은 물골이다는 중구동구미추홀구남동구연수구 등 5개 구의 115개 동네와 땅 이름 유래 설명이 담겨 있다. 이를 위해 삼국사기조선왕조실록훈몽자회호구총수조선지지자료 등 관련 자료를 꼼꼼히 조사했다. 또 고대어에서 중세어를 거쳐 현대어에 이르는 우리말의 흐름과 어원(語源)을 살핌으로써 역사적 사실과 국어학적 입장에서 땅 이름의 유래를 밝혀냈다. 특히 계양산(桂陽山)이 계수나무와 회양나무가 많아서 생긴 이름이라는 것이나, 손돌목이 손돌이라는 이름을 가진 뱃사공 때문에 생긴 이름이라는 등의 여러 틀린 통설(通說)을 바로잡고 구체적 자료를 통해 그 실제 뜻을 알려준다. 황규철 협의회 회장은 시간과 예산의 제약 때문에 지난해 다루지 못한 인천의 나머지 5개 군구의 지명 유래를 약속한 대로 이번 책에서 다뤘다고 했다. 이어 우리 시민들이 인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는데 이들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부조리, 불공정에 맞서 싸우는 실물 경제 전문가이자 한국 경제 팩트 저격수인 최배근 교수의 신간 누가 한국 경제를 파괴하는가가 오는 26일 출간된다. 최배근 교수는 풍부한 데이터를 활용한 차별화된 분석과 진단이 주특기다. 하나의 경제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수십, 수백 개의 데이터를 교차 분석한다. 책은 ▲1부. 경제 지표를 부정하는 사람들 ▲2부. K-방역이 실패해야 하는 사람들 ▲3부. 부동산 폭등을 즐기는 사람들 ▲4부. 재정안정주의의 그늘에 숨은 사람들 등 4개 목차로 나눠 언론과 관료가 각각 여론을 조성하고, 정책 수단을 활용하는 핵심을 파고든다. 부패세력이 어떻게 경제적 사실을 왜곡하고 부정적 여론을 확산시키는지 국내외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하며 현 경제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했다. 최 교수는 특히 지난 4ㆍ7 재보선에서 야당 후보들의 당선 결과 중 LH발, 부동산발 분노의 표심이 역설적이게도 부동산 투기 의혹 당사자들의 당선으로 이어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소득주도성장 공격, 조국 사태 이후 진행된 자영업자 몰락, 부동산 폭등, 국가채무 폭증 등 폭망 프레임을 주도한 보수언론과 포털의 파상공세에 더해 모피아의 집요한 작업이 먹힌 방증이란 것이다. 그렇다면 금융과 재정을 되돌리는 방안은 무엇일까. 책은 부패 기득권 카르텔에 대한 전면적인 해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과 재정의 민주화가 전제조건이다. 통렬한 분석과 비판에 이어 한국 경제의 구조와 현황을 모색해 나가는 방식이 돋보인다. 1만7천원. 김은진기자
경기도청에서 홍승표 前 용인 부시장(前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모르는 이는 드물 테다. 광주군 실촌면사무소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발을 내디뎌 경기도청 1급 공무원으로 명예퇴직한 그는 공무원들의 맏형 같은 도우미로 정평이 났다. 공직 입문 후 1988년 언론사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고, 한국시조 신인상(1991년)을 수상하며 꾸준히 시집과 수필집을 냈던 그가 다섯 번째 수필집 얼음장 밑에서도 늘 물은 흐른다(도서출판 위刊)를 펴냈다. 수필집엔 공직자로 살아오면서 겪은 숱한 일과 비서실에서 7명의 도지사를 모신 경험과 그 속의 이야기들, 4회 연속 경기도청 베스트 간부공무원으로 선정돼 공직자들에게 본보기가 됐던 이야기 등을 진솔하게 담았다. 진정성 있는 안정ㆍ화합 조처, 꼰대와 어른, 부모의 기대, 혹은 욕심, 코로나19 속 어느 식당,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유감 등등 소제목 속에 써내려간 글들에는 세상을 꿰뚫어 보는 혜안과 신념이 곧게 서있다. 하지만 묵직한 이야기들은 거대 담론 같지도, 전혀 불편하지도 않다. 옆에서 나와 주변의 일상을 말하는 듯 친근하고 편안하다. 사람의 마음 마음을 읽어내고 조금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달렸던 저자의 진정성이 글에서도 드러났기 때문일까. 한 자 한 자 사람과 일에 대한 태도가 담긴 그의 글에는어떤 일이든, 누구든 매 순간 공들여 정성으로 대한 그의 진심이 옮겨졌다. 글과 함께 어우러진은산 김양평 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장의 자연을 담은 사진은 편안함과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 40년간 공직에 있다가 명예퇴직한 저자는 이후 3년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일하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한국 시조시인협회 회원, 자유기고가 등으로 여전히 글을 쓰고 있다. 그는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고 힘들어도 엄동설한에도 흐름을 멈추지 않는 강물처럼, 코로나19로 고단한 삶을 사는 이들에게 책이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고 좋은 선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값 1만5천원. 정자연기자
아동문학가 윤수천 작가(79)의 동화책 <행복한 지게>(책마중 刊ㆍ저자 글 윤수천, 그림 최희옥) 가 20여년 만에 재출판 됐다. 책에는 어딘가 모자란 듯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덕보와 시골의 이야기, 이와 대비되는 서울과 자동차가 나온다. 서울에 사는 외삼촌 댁에 놀러 갔다가 자동차를 타고 나들이를 나가며 행복해 하시는 외할아버지를 보게 된다. ‘나도 울 아부지를 기분 좋게 해 드려야지!’ 감나무골로 돌아온 덕보는 아버지를 태워드린다. 바로 지게차다. 덕보가 ‘뛰뛰!’하면, 아버지가 ‘빵빵!’하고, 동네 주민들은 부자에게 행복한 미소를 건넨다. 내용은 여든을 바라보는 저자가 어릴 적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일을 빚어냈다. 저자는 “어릴 적 냇가에서 더위를 피할 때 아버지 등에 업혀서 다녔는데, 아버지와 아들로 바꿔서 글을 꾸민 것”이라며 “지게 자체가 가난한 농경사회의 이동 수단인데, 우리나라만이 가졌던 젊은 날, 가난한 시절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동화에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의 정서가 듬뿍 담겼다. 책에 등장하는 지게와 효도 사상, 따뜻한 정, 마을 주민들과의 소통 등은 각박해진 요즘 세상에 낯설면서도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지핀다. 주인공 덕수는 조금 어수룩하다. 하지만 우직하고 마음만은 뜨겁다. “모두가 똑똑한 세상이지만, 사실 어수룩하고 모자란 사람 속에서 풍성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게 작가의 말이다. 책은 윤 작가의 대표작으로 불린다. 지난 1996년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됐으며 ‘한국 대표 작가 50선’에 선정됐다. 윤 작가는 “지금 다시 나와 감회가 새롭다”면서 “요즘 친구들에겐 낯설고 색다를테지만, 효도라는 게 부모님께 ‘삐까번쩍’ 한 대접을 해드리는 것만이 아니라 조금 가난해도 진정한 효심과, 정 속에서 싹 튼다는 걸 이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입법을 빼놓고 경영을 논하지 말라 국내 1호 입법매니지먼트(입법 및 정책분야 위기관리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서인석 AP입법교육원 원장이 최근 입법을 알아야 기업이 산다를 출간했다. 서 원장은 지난 26년간 국회에서 입법 지원을 해온 기반으로, 규제 정책에 대한 대응 및 기업의 이해 관철을 위한 입법 등을 컨설팅하고 있다. 기업은 이제 스스로 기존 이익을 보호하고 나아가 새로운 이해를 관철할 수 있는 입법적 역량이 필요한 때다. 수동적 대응에서 벗어나 입법을 통한 적극적인 이해 관철을 이뤄낼 수 있을 때, 기업은 글로벌 차원의 치열한 경쟁과 규제 속에서 살아남는 건 물론 더 많은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 지은이는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입법마인드로 무장해야 하고 입법적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입법을 활용한 경영전략도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정치분야 위기관리 전문가가 필요한 시대에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한 국회 사용설명서로서 입법과 경영의 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어떻게 하면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또 속속들이 배울 수 있을지를 담았다. 서 원장은 입법 때문에 멀쩡하던 사업을 중단하거나 회사문을 닫을 수도 있다. 반대로 입법을 활용해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훌륭히 이끌어 낼 수도 있다. 규제 입법과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가라면 읽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한국정치를 전공하고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하다 왜 국회는 허구한 날 싸우기만 하느냐?라는 학생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해 직접 그 이유를 알아보고자 국회에 발을 내디뎠다가, 보좌관이 평생 직업이 됐다. 국회에서 일하는 동안 1948년 개원 이래 보좌진을 위한 업무지침서나 참고도서 하나 없는 국회 현실이 안타까워 국내 최초로 국정감사 실무 매뉴얼(2003년)을, 오랜 시간 홀로 맨땅에 헤딩하며 익힌 보좌진 업무 노하우를 담은 국회 보좌진 업무 매뉴얼(2008년)을 펴냈다. 그가 쓴 보좌진 업무 메뉴얼은 국회의원실과 국회에 근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교과서 같은 입문서로 통한다. 김재민기자
조지 오웰 진실에 대하여 동물농장, 1984로 알려진 20세기 대표 작가ㆍ언론인 조지 오웰은 언제나 진실을 추구했다. 책뿐만 아니라 기사, 칼럼, 서평, 에세이, 편지에서까지 진실을 말하고 생각할 자유를 중시했다. 조지 오웰 진실에 대하여(필로소픽 刊)는 그가 남긴 수많은 진실의 조각들을 엮고 있다. 1934년부터 1948년까지 연도별로 엮어 조지 오웰의 세계관을 세세하게 보여준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취미의 하나는 민주주의의 허점을 드러내는 것(파시즘과 민주주의 中)이라거나 예술과 프로파간다는 결코 완벽하게 분리될 수 없다(문학 비평 Ⅱ:톨스토이와 셰익스피어 中), 모든 프로파간다는 거짓이다(전시 일기 中) 등 내용을 통해 그가 어두운 세계의 거짓과 강압을 거부했음을 엿볼 수 있다. 조지 오웰은 제국주의와 전체주의, 전쟁으로 어두웠던 시대에 치열하고 끈질긴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다. 탈진실의 시대라 불리는 지금 우리는 과연 진실한지, 진실할 자유를 위협받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조지 오웰의 저작을 접한 독자들에게는 그의 마음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하는 한편, 처음 만나는 독자에게는 그의 정수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184쪽. 이연우기자
우리 동네 소박하고 시시콜콜한 밥상이 생의 절반을 담은 한 그릇, 음식이 빚는 예술 등 따뜻한 문구로 책에 담겼다. 2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경기아트센터 갤러리 앞 썬큰무대에선 의원식당, 경기의 맛을 찾아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 책은 경기도의회 의원들과 경기도 내 공공기관 임ㆍ직원, 언론인 등이 31개 시ㆍ군의 숨은 맛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지역 음식에 대한 유래 깊은 역사는 물론 재미있는 에피소드까지 읽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독자들은 의원식당, 경기의 맛을 찾아서를 통해 안성 안일옥, 의정부 평양면옥, 여주 천서리막국수 등 향토 음식점은 물론 평택 수제햄버거거리, 포천 이동갈비거리 등 다채로운 특화거리를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이우종 경기아트센터 사장은 용인 동백식탁을, 강헌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파주 복두부집 등을 지역 맛집으로 꼽았다. 이외에도 특히 눈길이 가는 부분은 이 책의 콘셉트다. 음식이라는 큰 타이틀 아래 식당을 주요 콘셉트로 잡고 김봉균 의원(더불어민주당ㆍ수원5)이 주방장을, 김강식 의원(민주당ㆍ수원1)이 홀서빙을, 김은주 의원이(민주당ㆍ비례) 카운터를 맡아 각자 다양한 음식 이야기를 전한다. 주방장 등 작가들은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사인회를 갖기도 했다. 현장을 찾은 200여명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워킹스루 방식으로 작가의 친필 사인을 받고, 기념촬영에 나섰다. 이번 의원식당, 경기의 맛을 찾아서를 기획한 주방장 김봉균 의원은 출판기념회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곳곳의 골목식당이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펴게 됐다며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연우기자
상 다 차렸으니 식사하세요. 이 문장의 화자(話者)는 누구일까. 대부분이 여자의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꽤 오랜 시간 우리네 글에서 양성은 편견적으로 그려져 왔다. 가부장제에 길들여진 탓인지 남자는 반말을, 여자는 존댓말을 쓰고 남자는 바깥일을, 여자는 안살림을 하는 게 낯설지 않게 여겨졌다. 하지만 사회 곳곳에서 성 평등 의식이 강조되면서 그때는 맞았던 것들이 이제는 틀리게 됐다. 특정 성별을 비하하는 언어나 행동도 달라지고 있다. 공직은 물론 교육계, 예술계도 예민해지고 있다. 책도 마찬가지다. 과거에 출판된 책들이 개정 과정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갖춰 새로 고쳐지면서 시대에 맞게 거듭나고 있다. 먼저 청소년 필독도서로 꼽히는 이금이 작가의 장편소설 너도 하늘말나리야와 후속작 소희의 방, 숨은 길 찾기 등은 지난 9월10일 개정판으로 재탄생했다. 기존에 불필요하게 묘사된 외모, 부계 혈통을 중시하는 문장 등이 수정됐다. 여성학 바이블로 꼽히는 프랑스 작가 스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도 9월께 전면 개정됐다. 원작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48년 만에 오역 등을 바로잡은 셈이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문구인 우리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로 만들어지는 것이 우리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되는 것이다로 고쳐졌다. 이 같은 변화 흐름은 고전에서도 나타난다. 세계문학전집으로 유명한 출판사 열린책들은 러시아 작가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에서 남성과 여성의 존칭 등을 수정해 개정판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열린책들은 책을 옮기거나 번역하는 과정에서 처녀작, 계집애 등 표현을 쓰던 관행을 없앴다. 지난해 유진과 유진 개정판을 낸 출판사 밤티는 내용을 바꾸지 않되 문장은 더 쉽게 읽히도록 보완했다며 오래된 작품들이 마냥 뒤처진 시대감각을 가질 게 아니라, 꾸준히 변해 오늘의 고전이 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