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오동명 소설 '소원이 성취되는 정원'

소원이 성취되는 정원 (멘토프레스刊) 우리는 모두 잠재적 정신질환자일 수 있다. 병원에서 정신치료를 받는 이들의 질환은 사실 현대인 모두가 겪는 물리적ㆍ정신적 생활 불안정과 압박, 구속에서 비롯된다. 정신병원에서 일했던 오동명 작가의 말이다. 소원이 성취되는 정원은 오동명 작가가 직접 정신병원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현대사회의 아픈 모습과 그것들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오 작가는 범람하는 정보, 편리하지만 위험한 요소 등으로 인해 현대인의 사고가 하나로 묶였다고 말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하나의 사고는 다수를 지배하고 다수의, 다수에 의한, 다수를 위한 폭력에 둔감해지면서 정신의 시비를 가리는 데 헷갈림을 준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진실과 반대로 가고 있지만 이 사실을 모르거나 모른척 지나치려고 한다. 오 작가는 과연 누가 정신병자이며 누가 비정상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모두가 획일화되고 똑같아지는 세상 속에서 사랑과 예술도 사라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드러냈다. 책 속 정신과 의사는 사진을 찍었던 오동명 작가를 예술치유의 일환의 목적으로 고용한다. 50대의 목사부인과 40대의 여성, 20대 초반의 대입재수생 등이 그에게 정신치료를 받는다. 오 작가는 병원에서 본 이들의 모습과 느낀 것을 소원이 성취되는 정원을 통해 풀어냈다. 아울러 오 작가는 사진과 미술로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자아를 찾는 것은 환자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치료사인 의사나 치유자로 참여한 사진가 역시 치유과정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얻게 된다는 뜻을 내포했다. 값 1만2천600원. 김은진기자

[신간소개] 오동명 소설 '장군어미귀향가'

장군어미귀향가(멘토프레스刊) 조선 말기 내방가사로 전해지는 덴동어미화전가와 1998년 출간된 책 봉순이 언니의 두 이야기를 조합한 소설이 등장했다. 오동명 작가의 장군어미귀향가다. 오동명 작가는 200년 전 영주지역에서 태어나 4번 결혼해 4명의 남편과 모두 사별하는 질곡 많은 삶을 살았던 덴동어미와 의붓아버지에게서 도망치면서 이 남자, 저 남자에게 전전하며 비극적인 삶의 말로를 예고했던 봉순이 언니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이 책을 만들었다. 그는 덴동어미와 봉순이 언니의 삶이 별반 다를 것 없다고 본다. 오 작가는 단순히 태생의 비극에 순응하는 여인상이 아닌 자신의 운명을 넘어서는 이를 장군어미귀향가에서 역동적으로 풀어냈다. 봉순이 언니가 가진 자의 입장에서 쓰였다면 장군어미귀향가는 없는 자 봉순의 입장에서 쓰였다. 작가는 봉순이 입장으로 자신을 대변하는 1인칭 화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덴동어미화전가에 난만한 해학과 천진한 지혜도 담았다. 오 작가는 책 속에 비극을 넘어선 해학과 천진함을 담았다. 서사문학이 지닌 넋두리와 한풀이를 뛰어넘는 해학, 신명성을 장군어미귀향가에도 불어넣었다. 장군어미귀향가는 고향마을을 따라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던 귀소본능을 되살리며 가족을 버리지 않고 삶을 예찬하는 책이다. 값 1만2천600원. 김은진기자

유승민 IOC 위원이 들려주는 '한 권으로 읽는 국제 스포츠 이야기'

한 권으로 읽는 국제 스포츠 이야기 사진(뒷면) 23일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 무관중 대회이지만, 땀방울을 흘리며 노력해온 선수들과 관계자들의 진정성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난다. 국제 스포츠에서 활약하는 선수들과, 경기를 빛내려고 노력하는 이들은 이면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국제스포츠 교양서가 나왔다.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박주희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위원 등이 저술한 한 권으로 읽는 국제 스포츠 이야기다. 책은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비롯해 아시안게임, FIFA 월드컵 등 우리가 한 번쯤 들어본 국제대회의 역사와 새로운 대회 등 다양한 정보, 대한민국 국제스포츠 흐름을 총망라했다.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대회를 앞두고 스포츠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도 있다. 국제스포츠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현직 스포츠 행정가들이 직접 써 내려간 글은 현실적이고 생동감을 더한다. 코로나19로 급변한 스포츠계의 변화, IOC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며 발표한 IOC 올림픽 어젠다 2020+5 등 현장의 최신 정보를 비롯해 실제 국제스포츠 현장에서 근무하는 실무자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겼다. 유승민 IOC 위원은 스포츠 현장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과 유익한 정보를 얻고 나아가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국제스포츠의 기본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넓은 견해를 확보하여 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세는 대한민국 스포츠발전을 위해 기부되며, 스포츠 꿈나무와 지역 청소년 등을 위해 지역의 작은도서관에도 기증된다. 값 2만4천원. 정자연기자

[이날e북] 젊은 ADHD의 슬픔 外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찾아왔지만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으로 바깥 활동에 제약이 생긴 나날이다. 안전하게 몸을 지키고 마음의 양식을 쌓으며 실내에서 조용히 독서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7월 넷째주 알라딘 ebook에선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인 정지음 작가의 젊은 ADHD의 슬픔(민음사刊)이 상위권에 올랐다. 이 책은 저자가 성인 ADHD 진단을 받은 26세의 어느 하루에서 시작한다. 무언가를 깜빡 잊고, 물건을 잃어버리는 것이 성격이라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질환이었음을 알았을 때의 허무함과 괴로움, 그리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과거와 현재의 기록이다. 종이책으로는 248쪽 분량이다. 소설이 아닌 에세이지만 속도감 있는 전개가 이어져 인기를 끌고 있다. 예스24 ebook에선 유럽에서 가장 재미있는 작가로 불리는 핀란드 소설가 안티 투오마이넨의 사장님, 아무거나 먹지 마세요(리프刊)가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첫 출간작이다. 이 책에서 주인공 야코는 어지럼증과 독감 증세로 병원을 들렀는데 갑자기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원인은 독버섯 중독. 치료할 방법도, 중독을 멈출 방법도 없는 상황에서 아내의 불륜 현장까지 목격하고 만다. 누가 버섯을 먹였는지 수사하는 과정을 블랙 코미디 스릴러로 표현했다. 이 소설은 현재 11개국에 번역 출간됐으며, 6부작 TV 시리즈로도 제작돼 방영될 예정이다. 네이버 전자책에선 7월 둘째주 알라딘 ebook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정유정 작가의 신작 완전한 행복(은행나무刊)이 가장 큰 독자를 품었다. 버스도 다니지 않는 시골집에서 늪에 사는 오리들에게 줄 먹이를 만드는 여자의 뒷모습에서 막을 여는 스토리다. 이달 1일 출판된 이후 꾸준히 인기순위 5위권 내에 오르고 있다. 이연우기자

[이날e북] 완전한 행복 外

기온이 올라가고 장마가 시작되면서 야외활동을 최소화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가운데 무더위를 날릴만한 스릴러를 다룬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집에 있는 시간으로 무기력한 이들에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질문을 던지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하기도 한다. 대체 불가한 작가로 자리 잡은 정유정 작가의 신작 완전한 행복이 알라딘 eBook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압도적인 서사와 적재적소를 타격하는 속도감 있는 문장, 정교하게 쌓은 이야기는 정유정 작가의 스타일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책은 버스도 다니지 않는 시골집에서 늪에 사는 오리들에게 줄 먹이를 만드는 한 여자의 뒷모습에서 시작된다. 여자와 딸, 집을 찾은 한 남자의 모습이 보이고 서로 웃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다른 행복을 추구하고 불협화음을 만들어낸다. 책은 인간은 행복을 추구한다는 말에서 출발하면서 나의 행복이 타인의 행복과 부딪치는 순간 발생하는 잡음에 주목한다. 예스 24 ebook에서는 안젤라 마슨즈의 상처, 비디오, 사이코 게임이 1위에 올랐다. 지난 2018년 너를 죽일 수밖에 없었어로 걸크러쉬 형사 반장 킴 스톤을 만들어냈다. 상처, 비디오, 사이코 게임은 누적 판매 200만권을 기록한 킴 스톤 시리즈의 두 번째 시리즈로 킴 스톤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나는 칼을 뽑아서 다시 그자를 찔렀어요. 그리고 기다렸어요 등 섬뜩한 대사와 함께 숨 막히듯 조여오는 전개 방식이 담긴 스릴러다. 처음에는 무관하게만 보이던 사건들이 김 스톤의 수사를 통해 하나로 모이게 되고 그의 수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짜릿한 결말을 맛보게 된다. 네이버 e북에서는 노아 세인트 존의 어포메이션이 1위를 차지했다. 자극적인 스릴러와는 다르게 조용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게 한다. 책은 기존의 성공법으로 삶을 변화시키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쓰였다. 왜 우리의 삶은 변하지 않는가?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 성공한 인생을 따라 인생을 살아왔지만 많은 사람이 왜 여전히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지를 한계에 대해 지적하며 깊이 고민하게 한다. 어포메이션은 단순하지만 확실한 기법을 제시해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성공을 이뤄내고 삶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한다. 김은진기자

여전히 깨지 못한...조남주 작가 신작 [우리가 쓴 것]

82년생 김지영의 확장판이 나왔다. 조남주의 신작 우리가 쓴 것(민음사 刊)이다. 조 작가가 전작 1982년생 김지영을 통해 한국 여성을 둘러싼 사회 문제를 풀어냈다면, 신작은 초등학생부터 80대까지 전 연령대 여성의 삶에 관한 서사다. 작가는 평범한 여성들이 겪었음 직한 삶의 경험을 얘깃거리로 풀어냈다. 여자아이는 자라서, 가출, 현남 오빠에게, 미스 김은 알고 있다 등 8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됐다. 매화나무 아래와 오로라의 밤은 노년의 여성들이 주인공이다.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서 여생을 보내는 큰언니와 이를 지켜보는 막내, 남편의 죽음으로 시어머니와 동거하는 며느리의 이야기를 담았다. 현남 오빠에게는 주인공이 쓴 이별 통보서를 통해 가스라이팅의 작동 방식을, 여자아이는 자라서는 몰래카메라 문제를 대하는 모녀의 세대 차이를 드러낸다. 오기는 페미니즘 소설로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된 소설가가 겪는 고통을 그렸다. 단편소설들은 가스라이팅, 몰래카메라, 돌봄 노동, 여성 노년의 삶, 페미니즘 내 세대 갈등, 가부장제 등등을 꿰뚫는다. 여성의 삶을 이야기 하는데 과거부터 현재까지 주요한 화두로 이어져 오는 문제이자 현상들이다. 김미현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책은 10대부터 80대에 걸친 다양한 여성들의 삶을 새롭게 보기 위해 그녀들의 이야기를 깨뜨리는 시간들의 집합체라며 그러기 위해 작가는 다르게 이야기하고, 잊었던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 다시 이야기하는 여성 서사에 집중한다고 평했다. 조 작가는 우리 사회에 오래전부터 실재해 온, 혹은 급격히 대두한 다양한 젠더 문제를 다루면서 지금 우리는 무엇을 더 물어야 하는지 되묻는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깨지 못한 것들을 위한 좌표 설정을 위한 지도인 듯도 하다. 값 1만4천원. 정자연기자

4人4色 수필가의 연륜을 담다 '틈과 여백의 소리'

수필가 4명이 모여 한 권의 수필집을 엮어냈다. 이들은 자신이 살아온 언론인, 수필가, 시인으로서 연륜을 담아냈다. 이창식, 이경선, 권영호, 맹기호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한 틈과 여백의 소리(신원커뮤니케이션刊)이다. 책은 ▲동서 그리고 남북 ▲오후 골목길에 앉다 ▲흰쌀에 뉘가 ▲아직도 꿈을 꾼다 등 4가지로 구분돼 4인 4색의 매력을 드러냈다. 작가들은 수필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자기고백을 하면서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존재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을 시작으로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지만, 질문을 하며 그 답을 찾아간다. 맨 첫 장은 이창식 작가의 동서 그리고 남북으로 시작한다. 2021년에 대한 염원부터 자신의 책꽂이에 대한 이야기, 언론인으로 살았던 날들에 대해 풀어냈다. 이 작가는 겪었던 고난을 이야기하며 교과서처럼 삶을 나열한다. 수필을 쓰며 세상을 배우고 깨우쳤다는 이경선 작가는 고향, 계단, 세탁, 여행 등과 같이 소박하고 따뜻한 일상 언어를 사용했다. 친숙한 단어를 사용했지만 이경선 작가의 삶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고향이 없는 삶, 신용어를 몰랐던 날들, 스님과 함께 울었던 시간 등 오히려 힘들었던 날들이 더 많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작가는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심심한 안부를 건네며 조금 더 멀리 나아가기를 갈망하는 속내도 담아냈다. 권영호 작가는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 현대사회에서 문을 닫고 들어가버리면 그만인 아파트 생활의 아쉬움을 그리며 이웃의 소중함을 담아냈다. 권 작가의 흰 쌀에 뉘가는 쌀이 귀했던 어린 시절 쌀에 뉘가 들어가 안절부절못하던 어머니의 모습을 생각하며 지었다고 한다. 옛 풍경을 생각하거나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 등 권 작가는 편안하게 독자들의 마음을 치유한다. 맹기호 작가는 문학의 기본 정서는 슬픔이라고 말한다. 외롭고 슬플 때 시를 쓴다는 그는 수필만큼은 마음이 편안할 때 쓴다고 설명한다. 맹 작가는 수필을 읽는 독자의 마음을 헤아리고 존재의 문제를 생각하며 평화가 오길 바라는 생각들을 그렸다. 맹기호 작가는 수필을 써내려간 4명의 작가는 저마다 개성과 다른 문학사상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수필에 대한 열정과 인식은 모두 같다. 4명의 개성을 만나며 그에 따른 열정을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이날 e북] ’그러라 그래’, ’나의 생활 건강’, ‘부의 시나리오’

교보 eBook에서는 부의 시나리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부의 시나리오는 금융천재 오건영의 똑똑한 투자 포트폴리오로 불안한 금융시장 속 흔들리는 투자자들의 다음 단계를 지켜주기 위해 출간됐다. 읽기만 해도 경제 흐름과 지식이 손에 잡히는 설명과 인플레 공포와 맞서 싸우는 것을 도와줄 시나리오도 완벽히 준비됐다. 그래프와 기사, 일러스트를 더해 경제 개념이 쏙쏙 정리되도록 한다. 코로나19로 위기 이후 금리 안정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중앙은행과 경기부양책,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면 어느 순간 경제를 보는 눈이 뜨이게 된다. 네이버 e북에서는 51년차 가수 양희은의 에세이 그러라 그래가 1위를 차지했다. 양희은의 에세이는 빨간 안경과 독특한 헤어스타일, 특유의 느긋하고 여유로운 표정의 캐리커쳐가 반겨준다. 어떻게 인생이 쉽기만 할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책은 그저 좋아하는 걸 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두고 나답게 살면 그만이라고 말한다. 매일 아침 라디오에서 청취자들과 친근한 대화를 나누듯이 친구, 엄마와 같은 필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위로한다. 10명의 여성 시인들이 쓴 나의 생활 건강은 약 3달 전에 출간됐지만 여전히 예스24 eBook에서 1위에 올랐다. 10명의 여성 시인들이 다채로운 단어를 사용해 생활 건강함을 선사한다. 생활 속 작은 일에 대한 감사부터 유쾌하고 엉뚱한 여행, 다양한 직업을 가지며 고군분투하는 삶을 그려냈다. 책을 통해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지닌 시인들의 흥미로운 일상을 통해 따뜻하고 섬세한 안부를 느낄 수 있다. 김은진기자

[신간소개] 세계가 주목하는 그림책 작가 이지현 신작 '마지막 섬'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해 국토 일부가 침수되고 있는 섬나라 투발루. 그곳에서 살아가는 폴리네시아 원주민은 삶을 위협받는다. 기성세대가 누려 온 자연은 미래 세대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 수영장, 문 등을 선보이며 아름다운 화풍으로 철학적인 질문을 던져 온 그림책 작가 이지현의 신작 마지막 섬이 출간됐다.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섬나라들을 보며 기획한 이야기 책이다. 책은 자연과 평화롭게 공존하던 노인의 터전이 대기 오염과 해수면 상승으로 점차 위협받는 과정을 역동적으로 그려냈다. 책은 글이 없다. 대신 그림만으로 독자가 상상력을 동원해 책을 읽는다. 노인은 왜 섬에 혼자 남게 되었을까? 노인을 따라다니는 동물은 어떤 존재일까? 매섭게 뿜어져 나오는 연기의 정체는 무엇일까? 등등. 궁금증을 품고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책 속에서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섬세한 색연필화로 표현한 환상적인 야생은 독자를 책 속에 흠뻑 젖어들게 한다. 작가만의 섬세한 연출을 살펴보는 것도 감상의 묘미다. 푸른 물결, 연둣빛 나무, 붉은 산호와 열매, 노란 나비 등 폭넓은 색채로 그린 섬의 생명력은 섬에 위기가 닥쳐오자 서늘한 푸른빛으로, 결국에는 무채색으로 표현된다. 작가는 색조 변화를 통해 스러져 가는 자연의 변화를 극적으로 담았다. 기후 위기 시대에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고 나눌 이야기가 풍성한 그림책이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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